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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도의 산행일지

2005 년

새소식으로

산행일지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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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2001

산행일지'97~'00

s/n

일시

산행지 및코스

비고

28

051211

관악산

제105차정기산행-05년공식쭁~산행

27

051120

도락산

11월번외산행

26

051113

진락산

제104차정기산행-총산악정기산행에 합류

25

051030

남군자산

총산백수회 및 13회산우회에 합류

24

051023

청량산

가을기획산행(제103차정기산행)

23

051016

도솔봉

번외 총산2차백두대간제24차산행합류

22

051008

청량산

답사

21

051001

오세암봉정암

번외

20

050925

선달산

번외

19

050911

작은동산

제102차정기산행

18

050828

관악산

제101차정기산행

17

050814

월악산

번외

16

050708

백두산

제100차정기산행

15

050612

서대산

제99차정기산행

14

050605

대관령

백두산단련2차산행

13

050522

소백산

제98차정기산행

12

050430

거문도

답사

11

050423

백령도

땡(11,22,33회)산행 봄날특별나들이

10

050417

소백산비로봉

총산2차백두대간18차산행합류

9

050410

도명산

제97차정기산행

8

050402

뾰루봉

답사 및 번개산행

7

050327

모악산

총산백수회에합류

6

050313

선운산

제96차정기산행

5

050220

태백산

총산2차백두대간16차산행합류

4

050213

시산제

제95차정기산행

3

050205

오대산

번개

2

050130

예봉~운길

번외

1

050109

북한산

제94차정기산행

~제105차정기산행(05년공식쭁~산행)- 051211관악산 산행기~

을유(乙酉)년 2005년, 나의 산행은 진지했던가?
코스없이 헤매는 내 삶의 방랑의 연속이었던가?

  • 일 시 : 2005년 12월 11일(일) ... 쾌청
  • 산행지: 관악산
  • 구 분 : 제105차정기산행 ... 을유년 2005년 공식쭁~산행
  • 코 스 : 사당(09:50출)~까치고개주택가~약수터~제1헬기장~암릉계곡길~제2헬기장~연주대갈림길(왼편)~산불감시초소능선~과천향교(13:40착)

- 을유(乙酉)년 시산제에서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님들과 경건히 제(祭)를 올리며 다음과 같이 빌고 빌었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중략~~~

우리에게 남은 세월은 마냥 기다려 주지는 않을 것 같기에,
이 산하를 사랑하는 정열이 심중에 아직은 꿈틀거리고 있기에,
우리의 100번째 정기산행의 뜻을 높이고자, 올 7월에는 함께 걸어서 백두산에 오르고자 하는
우리의 바램을 헤아려 주시고 굽어 보살펴 주시옵소서!

민족의 영산 백두산이 갖는 상징성(象徵性)과 당위성(當爲性)이야 자명(自明)할진데 ...
진부령을 넘어서 응당 백두대간따라 백두산에 올라 천지(天池)에 얼굴을 담궈야 하거널,
우매한 인간들이 쳐 놓은 저 철조망 짓밟고 넘어 걸어서 갈 수도 없기에,
차마, 그렇게 그렇게는 가지 않으려고 했건만,
白頭山 가는 길이 ... 비행기타고 남의 땅 밟아 빙빙 돌아서 가는 길이라도,
이제는 저 백두산에 올라야 한다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
                  ~~~·중략~~~

그 백두산을 산행하고 온 휴족증 여파가 채 가셨는가 했더니, 벌써 12월이라 ...
그리고, 올해의 공식 쭁~산행이라니 세월의 빠름은 무섭기까지 하다!

- 일주일째 한파가 수구러들지 않으니, 오늘 산행에 나선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예상대로 인원은 사전 확인하고는 많이 빗나간다.
그러나, 산행이야 인원이 언제 문제였던가?
산행을 나서는 마음이 문제이고 반이렸다!
우리들이 처음 산행을 시작했던 코스따라 걸으면서 올해의 산행도 서서히 접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니
추운 아침에 나서지 못한 넘~들을 탓하거나 서운한 매~음은 없었다.
산행에 참석 못한다며 일부러 집합장소로 나와 준 산사-중회의 마음 또한 더 고맙고...

- 지난주 눈덮인 관악산을 산행한 나로서는 아쉬울게 없었지만, 한주일이 지난 오늘 관악산 일대 눈은 북사면만 남아 있고,
주등산로는 부분 얼어 붙은데는 있으나, 산행하기 그지 없이 좋다!
하늘은 맑지, 바람은 거의 없지, 추운 날씨라 등산객이 많지 않지,....
낙성대쪽 까치고개 들머리 주택가를 가로 지르는 지능선에서 약수터까지 널~널~히...
제1헬기장에서 마당바위로 가는 길을 버리고, 곧장 내려서서 계곡길따라 제2헬기장에 이르는 호젓한 길,
이 계곡길엔 제법 눈도 쌓여있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눈밟는 재미도 느껴본다!

- 그 계곡의 암릉길이 휘돌아 계곡길 오르막에서(왼편으로 3분) 만나는 지점의 한 벙커 주변에서...
소소한 간식과 소담들 ... 최산고가 짊어지고 온 로얄살룻터가 순식간에 비어 지더라~~~ㅋㅋㅋ
각자 취향대로 포~옴 잡고 기념 사진 ... 산녀는 울~마눌님이 유일하여 더 빛났고~요. ㅎㅎㅎ
사방으로 휘돌아 보는 겨울 관악의 풍광들 ... 눈덮인 관악의 경치 어디에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련한 기억들~~~
1997년 3월, 요분(?) 박흥덕등과 함께 처음 산행하였던 나의 악전고투와 그들의 힐란성과 조롱성(?)이 덤벅이가 된 이야기들...
그때 오늘 참석한 김인성이도 있었~찌!
ㄸ~준이 녀석 말마따나 eQ 녀석 마~이 커~따 아이가!
그래, 올해 한해의 산행도 꽤 진지하게 임했던 것 같다!
태백산, 선운산,소백산, 청량산도 그랬고, 설악의 오세암과 봉정암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저 백두산에 36명이 함께 한 산행은 내 기억에서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으리라!

- 그러나, 처음 산행에서 헤매고 비틀거리던 그때의 삶이나 지금의 삶이나 코스없이 헤매는 방랑길의 연속인가?
산행에 진지하게 임하면 임할수록 내 삶의 방랑은 깊어가는 듯 하니 그게 알 수가 없더라!
그런 생각 저런 생각 하면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능선길로 내려선다.
중간 바위터에서 사진 한 장 더 찍고, 소담과 정담 한번 더 나누고, 관악의 경치를 한번 더 휘돌아 보고...
능청능청 내려서는 산행에 요즘 산행에 잘 나오는 강~태(태욱) 불곰은 자기에게 딱~이라며 여유를 부린다.
저 정상을 향하여 ~ 몇 시간에 주파해야지 ~ 하는 산행을 잊은 지가 나도 꽤 되었나 보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 그런 산행을 안할 것 같다~

- 잔설이 아직도 군데군데 남아 있고 계류물이 꽁꽁 얼어 붙은 연주계곡을 오른쪽으로 굽어 보면서 과천 향교로 발걸음을 내린다!
아직도 가 보고 싶은 이 강산의 산하(山河)가 많이 남아 있다!
가야만 하고 가야 할 나의 삶의 여정(旅程)도 아직은 많이 남아 있다!
내년에는 좀더 진솔한 나의 산행이 계속될 수 있다면 좋겠다...
나의 삶에도 방향타 고정되어 순풍에 돛달 듯이 매끄럽게 흘러 갔으면 더 좋겠다...
한해 함께 산행한 친구 넘~들에게 고맙고, 산녀님들에게 감사의 뜻 전하면서 내년에도 우리 변하지 않는 산행이 계속되었으면 더더욱 좋겠다!
그런 바램을 안고서 과천 관악산 입구 향교 앞에서 올해 산행 발걸음을 서서히 접어 본다! ^Q^


<참석자>
김진호 최택상 박흥덕 송경헌 한성섭 이용남 오성학 윤철원 이규도-정영희
김세윤 김인성 강태욱 이동준 임충빈 장창학 ... 산행16명
김시영 서병일 김남기 홍기창-박란이 홍승자 ... 하산 합류 6명


( 후 담 )
* 하산 집결지로 오겠다는 사람도 몇몇은 공수표 날렸고 ...
하산 후 몽~땅(울 마눌님만 빼고요...) 사우나에 가서 함께 탕을 점령한 벌거벗은 우정이 멋 있~찌...
하산 집결지에...
최산고 부인 홍여사님 나왔~찌, 홍기창 부부 나왔~찌, 서병일 전동기회장 나왔~찌, 김남기까지...
또한 산사-중회선생 추운 아침에 산행 함께 못한다는 미안한 마음 표해 우리가 더 미안했~찌..
공식쭁~산행 뒤풀이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오~
당일회비 걷었지만, 내년 시산제에 좋은 선물 산원 산녀에게 나눠 주자며 아끼고...최산고가 쏘~았지!
그래도, 오늘 같이 쭁~산행 파티에 당연히(?) 얼굴 내밀어야 할 몇몇이 기어코 나타나지 않으니,
꽁~하기로 하면 중회-고추가루에 버금가는 이 eQ의 매음이 조금은 썹~하더라~~~^Q^

* 어둠이 밀려오는 과천에서 쉽사리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
바람잽이 김인성이 노랫방 하나 잡아 놓고 독촉이라...
의리 빼면 뭐 있껬나? 오늘 인성이 소원 들어 주자며 몽~땅 가겠다!!!
와~~~
같이 가자고 않했으면 서운해 할 뻔한 녀석들과 싸~모님들....
자~알들 부르시고 돌리고 놀더라고요~~~♬♪
.....
내년에도 함께 산행하고 가끔은 오늘처럼 칼처럼 끊으면서 노~올기도 합시다~~~
넘~들아, 산녀님들 .... 건강들 하시~구요. 꾸~벅~ ^Q^

- 정리자- 산대 eQ 이규도

051120도락산

입산금지로 백두대간 황장산 구간 산행은 황~되었고 ‘도를 깨닫고 스스로 즐길만한 산’ 도락산은 무죄(無罪),무제(無題)다!

  • 일 시 : 2005년 11월 20일(일) ... 맑음
  • 산행지: 도락산(道樂山:964m) ... 충북 단양 단성면 가산리
  • 구 분 : 11월번외산행 ... 총산악2차백두대간25차산행에 합류
  • 코 스 :
    상선암(10:35출)~상선상봉~형봉삼거리안부...신선봉.도락산...삼거리안부~채운봉~검봉~범바위~ 큰선바위.작은선바위~상선암(14:52착) .... <도상거리7km>

국립공원에는 11.15~12.15까지 입산이 전면 통제되어, 오늘 산행 예정이었던 벌재~황장산~차갖재 구간도, 월악산 국립공원내에 속해 있어, 기대를 하고 갔던 황장산을 오르지 못하게 되었다.

대신 인근의 도락산은 열었으니 거길 산행하라는 권유와 집행부의 결정에 의해 도락산을 산행하기로 하였다.
월악산 인근에 왔던 다른 산악회들도 도락산으로 몰리는 바람에, 가을이 다 떠난 도락산 상선암부터 때아닌 등산객들로 북적거렸다.

도락산은 단양의 ‘공룡능선’이라 불릴만큼 단양팔경중 4경를 품고, 청송과 암벽의 멋진 풍광이 어우러지고, 암릉의 굴곡이 심해 아슬아슬한 산행 묘미도 곁들릴 수 있고, 작은흔들바위도 있는 산이다.

조선조 우암 송시열 선생이 ‘도를 깨닫고 스스로 즐길만한 곳’이라 하여 도락산이라고 전해 온다는 이 산은, 봄에 진달래 피고, 가을에 단풍이 한참일 때가 산행하기 제격이지만, 이전에는 6월의 퇴약볕에 올랐고, 오늘은 스잔한 늦가을도 지난 초겨울에 오르게 되었으니, 도를 깨닫고 스스로 즐기면서 오르려면 봄이나 가을에 한번은 더 와야 할 것 같다.

- 오르막과 철계단과 험한 지대에 안전시설은 보강하였지만, 정체되고하니 산행의 속도를 낸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예상 못했던 경사도와 암릉길에 강태욱이 조금은 고전했다는 것만 제외하면, 이전에 도락산을 오르던 감상과 풍경은 별반 차이가 없기에, 오늘 산행기는 2001. 6.10의 산행기를 한번 더 떠올리며 대신하고져 한다.

....................................................................................................................

<010610도락산 산행기 전문>

*도락산은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 단양 땅에 위치하고 있고, 월악산국립공원내에 포함된 바위산이며,
산을 끼고 북으로는 사인암, 서로는 상선암, 중서암, 하선암등 이른바 단양팔경의 4경이 접해 있어 주변 경관이 매우 빼어난 산이다.
이 산은 암릉과 계곡과 숲길이 어우러져 그 풍광은 가을에 더욱 멋있을 것 같고, 조선조 우암 송시열 선생이 ‘도를 깨닫고 스스로 즐길만한 곳’이라 하여 도락산이라고 전해 온다고 했다.
     
*최근 심한 가뭄으로 상선암계곡 다리 밑으로는 수량이 적어 허연 바닥이 드러나고, 개울물처럼 약간의 물만이 흐르고 있었다. 삼복더위도 아닌데 오늘 날씨는 찌는 듯한 더위를 느끼게하고, 상선암 입구에는 음식점 및 민박집이 많이 있어 번잡스럽기까지 느껴지니 산행 첫걸음부터 상쾌하지는 않았다.

*산행 들머리는 조그만 암자인 상선암을 통과하여 숲길에서 시작된다.
수목 우거진 숲길도 잠시, 상선상봉까지는 오르막 경사도가 심하고, 암릉 곳곳에 철사다리와 쇠줄도 잡아 오르면서 힘든 다리품을 팔아야 했다.
간혹, 청송과 바위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들이 쏟아지는 땀방울을 훔쳐내며 가뿐 숨을 고르게 했다.
상선상봉을 지나 능선에 닿으니 벌써 온몸이 땀으로 홍건히 적셔 있고, 바람도 없는 날씨는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 왼쪽(북서쪽)은 산성터를 따라 가산리로 내려 가는 길이고, 발걸음은 오른쪽(남쪽) 형봉쪽으로 돌린다.

*형봉지나 삼거리안부에서 곧장 암릉을 오르다 15분정도 가니 신선봉이다.
신선봉은 수백평 넓이의 암반으로 되어있고 노송이 군데군데 어우러져 전망이 매우 좋았다.
직경 1미터 크기의 암반 웅덩이가 패어 있어 독특했고, 남으로 황정산, 수리산, 황장산, 문수봉등 월악의 연봉이 펼쳐지고 있어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한참이나 조망을 감상했다.
북동쪽 바로 아래 광덕암과 텃밭이 바로 잡힐 듯 보였다.
도락산 정상은 10분 정도 떨어진 남동쪽에 있고, 더러는 베낭을 놓고 갔다오기도하고 일부는 신선봉에 그냥 주저 앉기도 하였다.
뒤로 북동쪽 멀리 소백산 연봉이 아스러히 가물가물 손짓한다.

* 신선봉 부근 나무그늘 밑에서 푸근히 점심과 휴식을 취하고는 암반위에서 기념촬영하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 삼거리안부까지 와서는 왼쪽(서쪽) 방면 채운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채운봉 가는 길의 암릉은 설악의 공룡능선 축소판 같고, 동쪽 건너편의 신선봉 거대한 암반은 바위 틈틈히 청송과 어우러져 도락산 정상과 함께 정말 멋진 모습을 드러낸다.
채운봉까지 곳곳에 철제사다리와 쇠줄등으로 안전시설을 해 놓아, 천천히 조심하면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채운봉도 노송과 바위가 조화를 이뤄 조망하기엔 그저 그만이었다.

* 채운봉을 내려 검봉가는 길도 쉽지만은 않았으나, 군데군데 조망하기 좋은 곳도 있고, 지나온 채운봉을 보니 아슬아슬한 암릉길도 멋있게 보여 쉬엄쉬엄 올라 노송 밑에서 한동안 휴식을 취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만 남았다. 간간히 시원한 바람이 부니 퍼져 누웠으면 딱 좋겠다고 느꼈지만 마냥 머물러 있을 수만 없었다(산대가 출~발 외치면 모두가 인상 쓴다).
경사도가 급한 내리막을 한참이나 가니 높이 20m나 되는 넓적바위로 마치 기와장을 세워 놓은 형상을 하고 있는 큰선바위를 만남다.
고사목.소나무가 그 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이런 가뭄에도 견뎌내는 생명의 끈질김에 그저 경아스러웠다.

* 작은선바위 지나, 암반과 노송이 어우러진 한지점에서 골짜기쪽을 바라보니 청아한 물소리는커녕 찌는듯한 햇살에 허연 속살을 다 내어 놓고 있었다.
철제다리를 건너며 밑을 보니 물한방울 흐르지 않고 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암릉,계곡,숲길의 풍취가 뛰어나다는 도락산의 명성에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메마른 길을 터벅터벅 10여분 내려서니 밭농사를 포기한 잡초만이 간간히 있는 곳도 더러 눈에 띈다.
여기를 지나니 음식점등이 모여 있는 상선암 입구에 다시 닿는다.
도상거리 7km치고는 사람도 많았지만, 꽤 산행시간이 많이 걸렸다.

* 단양팔경중 4경을 품고 있고 청송과 암벽의 멋진 어우러짐이 있는 도락산도 이번 가뭄에 매우 시달리고 있었다.
오후 햇살은 더욱 따갑게 내리쫴고 있었다.^Q^

<당시참석자> 최택상.이규도.오성학부부.윤철원부부.이상한.임충빈.김세윤.강효수.홍기창(11명)
            *주:총동창산우회 대형버스 5대 동원됨<총 200여명>

........................................................................................................................................................

<참석자>

  • 22회 : 김진호 오성학 이규도 윤철원 강태욱 이종현(6명)
  • 총산2차백두대간팀 : 89명(버스 3대 분승)

<후 담>

총산악2차백두대간3기(제25차산행) 집행부가 마련한 금년도 쭁~파티를 문경세재에 있는, KBS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의 촬영지 인근에 있는 고려궁에서 열렸다.

궁녀들은 없고 대단한 산머슴애들이 대부분인 자리는 화기애애했고 ... 이익효(11회) 선배님이 커다랗게 한시울 땡겨 쏘았다!
고맙습니다^Q^

* 덕분에 우리도 한자리 차지하여 배불리 먹고 마셨고, 선후배들과 쨘~쨘~ 할 수 있어 더 좋았고...
요즈음 산행에 참석하는 횟수가 늘고 있는 강태욱이 보기에도 좋고, 오랜만에 나온 이종현도 고맙고...
22회 산녀 산원들도 12월 정기산행으로 금년도 공식 산행을 쭁~할 때는 이렇게 와글벅적했으면...
그리고, 또 누가 알아?  누군가가 한시울 땡겨 쏘~올~지? ㅎㅎㅎ
그런데, 벌써 쭁~산행을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으니, 세월은 쏜살 같다...^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104차정기산행-051113진락산

진진하게 즐기면서 오르는 능선길 조망도 좋거니와, 보석사 일대 숲길의 풍경, 가을의 끝물 붓질도 아름답다.

  • 일 시 : 2005년 11월 13일(일) ... 맑음
  • 산행지: 진락산(進樂山) 732m ... 충남 금산군 남이면
  • 구 분 : 제104차정기산행 ... 총산악정기산행에 합류.
  • 코 스 : 수리넘어재(10:50출)~암봉~정상(12:00착..12:20출)~737봉~도구통바위~무덤~영천암~ 보석사(13:45착...경내구경)

진락산은 높은 산이 많지 않은 충남에서는 서대산과 계룡산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데 아직도 오염이 안된 깨끗한 산이라는 소문과, 정상과 주능선을 에워 싼 아기자기한 기암 절벽도 볼만하고 산자락에 옛 정취가 물씬나는 천년 고찰 영천암과 보석사를 비롯해 선공암, 원효암이 자리하고 있어 관광을 겸한 산행코스로도 그저 그만이라고 들었다.

진락산은 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군 남이면에 위치하고 있고, 금산에서 남이로 넘어가는 고갯길 - 수리넘어재가 오늘 산행들머리로 잡는다.

들머리는 다소 가파르게 오르나, 이내 널널한 산길 ... 낙엽이 수북히 깔려 있다.

북쪽으로 꼬불거리던 산길은 사거리에서부터 남동쪽으로 휘어 틀어진다.

이 지점부터 좌우로 조망 경치도 하면서 널부러지게 걷는 것이 좋을 듯 ...

멀~리 대둔산의 거친 산자락이 시야에 들어오고 서남쪽으로 넘어 넘어로 이어지는 충남의 산자락이 양반처럼 점찮게 부드럽게 이어지고 있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 암릉길이 있으나 밧줄도 있고, 서울 인근의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같은 그런 암릉길과는 쨉이 되지 않는 암릉길이다.

돌부리들이 칼날처럼 뾰족한 것들만 주의하면 경치를 감상하면서 널널히 걸을 수 있다.
이름도 재미있는 빈대바위를 지나면, 정상은 코앞이다.
수리넘어재에서 어린애 걸음으로도 1시간여면 충분히 닿는다.

- 정상은 꽤 넓은 평펴짐한 공터로 되어 있고, 암갈색 표지석이 서 있다.
동북쪽 아래 금산군 인삼밭이 인상적으로 펼쳐져 있고, 사방으로 시야가 탁 트여 경치 감상하기에도 좋다.
먼저 올라 온 각 기수별로 엉덩이 깔고 간식등을 들고 있는 틈새로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동냥질(?) 간식 사냥하는 재미도 솔솔했다.
오랜만에 산행에 나온 이영종을 가운데 두고 22회 11명도 진락산표지석에서 기념 촬영 후 이내 발걸음을 먼저 내린다.

737봉까지 능선길은 너무 잘 나 있어, 뛰고 싶은 충동도 느끼나, 횡~하니 내빼는 오산총을 따라 가고 싶은 마음은 없더라!
동쪽(왼편)으로 급경사를 이룬 절벽지대 등을 뒤돌아 보면서 능청능청 걷다가, 737봉 치고 오르는 오르막도 잠시 뿐이다.
737봉에서 내리는 길이 다소 가파르다.
내 눈에는 도무지 도구통처럼 보이질 않는 도구통바위에서 발걸음을 잠시 머문다.
옆에는 유치환 시인의 ‘바위’ 시 표지판이 서 있고 ...
다시 다소곧한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다. 낙엽이 수북하다 못해 발목까지 빠지는데도 있고...
보석사에서 올라오는 등산객 일부들이 오르막을 힘겨워 하는 숨소리를 들으며, 낙엽을 차면서 후다닥 내려본다.
널찍한 무덤 공터에서부터는 산길은 다시 널널해 지고, 발걸음도 널부러지게 속도를 늦춘다.

- 영천암은 보석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약200m 거리에 위치하고 ...
신라 정강왕 원년(886년)조구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송경헌(10여년전에 열흘정도 머물렀다고 자랑하더라)과 오산총은 영천암으로 발길을 올리고, 난 주변을 이리저리 구경하며 바로 보석사로 내린다. 여기서부터 보석사까지는 1km여 거리...
승용차도 올라올 수 있는 콘크리트와 비포장의 연속으로 된 산판길...
보석사에 이르는 좌우의 숲이 좋고, 아직도 가을의 끝물 붓질이 곱~더라!
보석사(寶石寺)는 유명한 마곡사의 말사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지휘했던 영규대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의선각이 보석사 대웅전 맞은편에 있다.
그리고, 보석사 앞에는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수령 1080년의 거대한 은행나무가 서 있다.
노오란 이파리들을 다 떨어뜨리고 서 있는 자태가 더욱 위풍당당하게 보였다.
아직 단청도 하지 않은 일주문에서 보석사로 뻗은 전나무 숲길도 인상적이지만, 보석사 일대 숲에서 단연 보석처럼 빛나는 천년 은행나무가 으뜸이구나 생각하면서, 은행나무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오늘 산행도 사실상 접어 본다. ^Q^

<참석자>

  • 22회: 김진호,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송경헌, 한성협, 강효수, 임충빈, 이영종, 강태욱+지인(총11명)
  • 총산악회: 총원???(버스 9대 분승)

(후 담)

석동리 폐교 교정에서 14회, 33회와 자리를 같이했던 것이 과했나?
돼지고기에 김치를 곁들이며, 이리저리 다니며 한잔씩 하다보니, 이내 배가 부르고 취기도 오르고...
라면 끓이는데까지 기웃거리며 한 젓가락까지 ...

오후4시반경 석동리를 떠난 버스는 밤8시경에 압구정동에 도착 ...
같이 동승했던 최광수(24회)는 내빼고 ... eQ 행님 돌고 돌지 말라고 했건만,
압구정동의 순대국 집에서 저녁 겸해서 또 한잔에 한잔 ...
그래도, 오늘은 도리뱅뱅하지는 않았다.
강태욱이 초청한 태욱의 지인(知人) - 반가웠고 또한 용인까지 차 몰고 가야하니 미안도 하고...
오랜만에 도중 하차하지 않고, 출발점에 다시 와 어울린 것이 얼마만이던가?
느~끼한 한만엽(28회)이 옆에서 슬~슬 약 올려도 그 모습조차 보기에 좋더라!
오늘 산행에 나와 준 넘들 ... 너무 넘~ 좋은 넘들이고... 한사람만 빼고..누구??? 씨~야!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51030남군자산(南君子山;827m)

가을이 떠나가는 소리, 떨어지는 빛깔따라
남군자산을 오르고 옥녀봉을 내리다.

  • 일 시 : 2005년 10월 30일(일) ... 맑음
  • 산행지: 남군자산(南君子山;827m) ... 충북 괴산군 청천면
  • 구 분 : 번개산행(답사겸함) ... 총산악백수(白壽)회 및 13회산우회에 합류
  • 코 스 : 하관평(09:45출)~집바위~삼형제바위우회~남군자산(15분휴식등)~세미클라이밍지대~단풍군락지~ 서쪽안부~698봉~646봉...중간점심등...낙엽송지대~옥녀봉(599m)~사기막재~상촌.중촌(14:40착)

-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질주하여 연풍IC에서 빠지면, 34번국도와 만나고, 우회전하여 괴산군 칠성면쪽으로 가다보면, 왼편으로 517번지방도를 만난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속리산자락 쌍계구곡으로 들어서는 길인데, 오른편으로 큰군자산(948.2m) 왼편으로 보배산(750m)과 칠보산(778m) 사이로 흐르는 계곡엔 피서객들이 붐비는 곳이다.
그 쌍계구곡을 지나고 남으로 뻗은 도로는 제수리재라는 큰고개를 넘으면 상관평에서 세갈래길 ...
경북 문경 가은과 충북 괴산 청천의 경계 지점이기도 한데, 우회전하여 조금더 가면 중관평, 그리고 이내 하관평이다!
유명한 선유동구곡이 10여분 거리 이내인, 이 조금만 마을 - 하관평에서 남군자산의 산행들머리를 잡는다.
(제수리재에서 서쪽 능선따라 오르는 산길이 있으나, 지금은 입산통제구역이란다)

- 남군자산은 군자산(일명; 북군자산 또는 큰군자산)의 명성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소년수련시설인 보람원이 들어서면서 알려지기 시작하여,
등산로도 잘나있어 가족단위 산행지로 알맞은 산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오르는데 글쎄~라... 고개가 갸~우뚱.
총산악백수회(白壽會) 정재우(7회),김문현(10회),장헌수(14회),이선길(20회) 등 선배들과 13회산우회 김진수,
최재성 선배 등등 ... 내노라는 대단한 산~뱅이들 ...
그 꽁무니를 따라 서서히 올라본다. 어떤 산인가 궁굼도 하였고 답사도 겸할 겸해서 ....  

- 남군자산에서 볼거리라곤 정상에서의 조망과 마을에서 50분쯤 오르면 누구라도 압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집채만한 바위 덩어리들이 하늘을 가리운 바위...
수천톤이 됨직한 바위 세 개가 조각품을 전시해 놓은 듯 하다는 삼형제바위 뿐이라고 알고 있건만,
대단한 산~뱅이 선배님들은 그것도 마다하고 왼편으로 틀어(삼형제바위는 갈림길에서 200여m), 정상으로 곧장 오른다.
서서한 오르막의 연속으로 한번도 쉬지 않고 1시간여만에 남군자산 정상 ... 조망의 경치는 빼어났다!
북쪽 6km 거리에 큰군자산이 보이고, 북동쪽 1~2시 방향으로 보배산과 칠보산이 다해 가는 가을빛을 토해내고 있고,
남동쪽으로는 대야산이 대야산 너머로는 속리산 문장대로 이어지는 능선이 그림같이 아스러히 펼쳐진다.

- 전혀 군자(君子)처럼 생기지도 않은 정상과 군자는 대로라 했거널,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서쪽으로 뻗은 능선...
정상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모두들 한기를 느낄 즈음, 산~뱅이 행~님들은 또 내빼기 시작한다.
큰군자산에 가려 쪽~을 쓰지 못하는 작은군자산 정상에서, 대단한 산~뱅이 선배들의 발걸음을 따라 붙기를 늦추고,
한성호, 송이익 33회 아우들과 함께 천천히 뒤따라 가기로 마음 먹는다.
오산총과 양명륭(25회), 김종문등(26회), 주대오(36회) 등은 산~뱅이 선배들에 질 수 없다(?)는 듯이 횡~하니 가 버린지 오래고...
다소 거친 바위지대가 나타났다고 생각하는데, 세미클라이밍 지대이다!
보조 밧줄이 걸려 있어 내리는데 어렵지는 않지만, 가족단위 산길치곤 글~쎄~라...
삐닥하게 선 바위 옆을 아슬아슬 지나야 하는 곳도 있지만, 소나무 밑에 널찍한 바위에서 퍼질러 앉아 경치 감상하기에도 좋은 곳도 여럿 있지만, 모두들 내빼기에 여념이 없는 듯 보였다.

- 가을 빛을 다 토해낸 단풍군락지는 그래도 아직도 고운 빛깔을 내뿜으며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왼편으로 내리면 보람원으로 떨어지는 갈림길 ....
가을이 떠나가는 소리를 들어 본다. 가을이 떨어지는 빛깔에 디~카를 꺼내어 본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산길엔 다소 불거진 돌들도 있지만, 사각사각 낙엽 스치는 소리가 좋~더라!
이 산중에 다른 등산객은 없는 듯 .. 주변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서쪽안부에서 다시 왼편으로 떨어지면 보람원으로 빠지는 또 다른 길...발걸음은 직진하고...
698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획~틀어 옥녀봉으로 향한다. 정상에서 여기까지는 1시간10여분 소요...
직진하면 남쪽으로는 군자재를 거쳐 보람원으로 가는 길이고(30여분 소요 예상) ...
하관평~삼형제바위~남군자산정상~단풍지대~서쪽안부~698봉~군자재~보람원으로 산행하면 4시간 이내면 충분하고도 남을 것 같다.
그러니, 대단한 산~뱅이 선배들이야 그것으로 어찌 만족할까?
서쪽 능선따라 옥녀봉까지 발걸음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더 이상하~찌!

- 646봉을 오르는 길이 조금 거칠고 경사도가 솔~솔찮다!
그래도 쭈~욱 뻗은 산길은 때론 낙엽이 많아 희미한 곳도 있지만, 양옆의 숲속엔 맷돼지라도 금방 튀어 나올 것 같은 울창한 숲이고,
시월의 끄트머리에서 가을의 마지막 빛을 내뿜는 잎새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봄여름 푸르디 푸른 청초한 힘과 색깔을 자랑했을 저 이파리들 ....
이 가을에 한껏 빛을 토해 내고는 미련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제 몸을 떨어뜨려 썩우고 거름이 되게 하여, 다음해에 더 싱싱한 이파리를 만들고 더 고운 옷으로 갈아 입었다가, 또 떨어질 것이고 ...
자연의 순리에 따라 ~~~
권력, 부와 명예, 좀더 좋은 잠자리와 먹거리와 배움을 위해서라면,
백년도 못살면서, 하나라도 더 놓치 않으려고 악~악~대는 우리네 삶의 연속은,
차라리 저 낙엽보다 부질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고느적한 산길을 낙엽 걷어차며 걸으며, 늦가을 오늘 딱~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숲속 정경이다.

- 646봉을 넘어서 평평한 능선 한지점에서 먼저 내달리던 선배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진을 쳤고 ...
엄지 검지 손가락만 가져온 나는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맛있는 것들을 강탈(?)하고, 선배들의 약(양주)도 두서번 입안에 틀어 넣는다.
항상 무거웠던 내 배낭은 오늘 꽤 가벼웠지! ㅋㅋㅋ ...
이런 날도 있어야~찌!
빽빽한 낙엽송지대를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안부 ... 왼편은 상촌으로 내리는 길(20분)이나 옥녀봉으로 직진...
옥녀봉 오르는 경사도가 다소 가파르다!
하기사, 옥녀봉이라는 이름가진 봉우리치고 오르고 내리는데 급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던가?
설악 용아장성의 옥녀봉은 두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여기 옥녀봉도 남정네들이 오르는 것을 쉬히 내주지는 않는다.
옥녀봉(599m)은 결코 옥녀(玉女)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분위기도 그랬다.
이 대단한 산~뱅이들이 오기 전에 어디로 내뺐나 싶게, 표지석 하나 덜~렁 ... 그리고, 나무 몇 그루...
옥녀봉에서 옥녀 어디갔냐며 모두들 한바탕 웃으면서, 사진도 찍고 물한모금에 한숨 돌리기도 잠깐..
옥녀봉을 탔으니, 내리는 것은 그만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듯 ... 반대편 사기막재로 내리는 급경사!
낙엽이 너무 많아, 자칫하면 낙엽 스키타기 십상이고 ...
그래도 대단한 산~뱅이들은 스키타듯 단숨에 사기막재로 내린다!
서쪽 건너의 아기봉까지 계속가지 않은 것만을 다행으로 여기면서, 나도 거의 마지막으로 사기막재에 닿고...
이 고개에서 오른쪽(북쪽)은 갈른구곡으로 빠지고, 왼편(남쪽)은 상촌으로 내리는 길 ...

- 쌍곡구곡, 선유동구곡, 갈른구곡, 화양구곡 ... 이 일대에 무~씬 “구곡”이 그리 많은가? 라고 생각하면서,
상촌으로 발걸음을 내린다 . 널~널~히 내려도 20여분이면 뒤집어 쓴다.
..........
추수를 포기한 오망졸망한 논도 있고, 통통히 알찬 무.배추 밭도 있고, 담벼락의 감나무엔 빨깐 감이 주렁주렁...
콩털기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더없이 아름답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왠지 쓸쓸해 보이기도 하고 ...
그리고, 을씨년스럽게 폐가(廢家)도 여럿 보이고 ... 새로이 들어서는 준펜션같은 깔끔한 집 두어채 ...
상촌에서 중촌으로 내리는 산골 풍경이더라!
..........
뒤돌아 옥녀봉을 쳐다 보면서, 옆 냇가에도 가을이 떠나가는 소리, 떨어지는 빛깔들 ...
냇물에 세수를 하면서 오늘 산행도 접어본다.^Q^

<참석자>
* 총산악백수회 및 13회산우회 + 25회1명, 26회2명, 33회2명, 36회1명 등 ... 총31명
* 22회... 이규도, 오성학(2명)


<후 담>

* 사기막리 냇가에서, 김문현 선배님이 마련한 포도주와 훈재연어 ... 하산 후 먹는 맛 솔~솔하고 ...
군더기 없는 분위기에 버스는 증평을 거쳐 서울로 ~ 서울로~
고속도로상에서 벌껗게 떨어지는 낙조도 좋았고 ...
쉽게 발걸음을 하기 어려운 남군자산을 산행하게 기회 만들어 준 선배님들에게 감사의 뜻 전하며 꾸~벅^Q^

* 막 내빼는 산행만 아니라면, 종종 따라 붙겠는데 ...
그래도 좋은 산 가실 때 일단 불러 주~세~요! 거듭 감사~꾸뻑~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51023청량산(제103차정기산행 겸 가을기획산행)

퇴계는 "청량산 아름다운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뿐" 이라 했는데,
이제는 팔도강산 등산객이 다 아는 듯, 가을 절정에 청량산은 붐비고...

  • 일 시 : 2005년 10월 23일(일) ... 쾌청
  • 산행지: 청량산(870.4m) ... 경북 봉화 명호면
  • 구 분 : 가을기획산행(제103차정기산행) ... 33회와 합동
  • 코 스 : 청량교(11:03출)...空걸음47분...입석(11:50출)~응진전~경일봉~841봉...<점심등50분>... 자소봉(불자봉;845m)~탁필봉~연적봉~뒷실고개~청량사~팔각정...空걸음30분...청량교(16:30착)

- 35번 국도에 있는 봉화군 명호면을 지나, 낙동강 상류를 끼고 도니 물도 맑거니와 청량산 언저리 산자락은, 2주전 답사 때와는 완연히 다른, 가을의 옷으로 한창 갈아 입고 있었다.
매표소 입구엔 등산객도 많았고, 서울에서 여기까지 내려 온 죄(시간이 늦었으니..)로 버스는 입석까지 못 들어가니, 청량교 건너편 주차장에 주차시키라 한다.
입석까지 공(空)걸음으로 50여분(하산 시에는 팔각정에서 30여분)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팔자(?)가 되어 버렸다.
당초 예상했던 산행시간에서 물경 1시간20여분 차질이 나고, 입석까지 오르는 동안 볼멘소리가 않나오면 이상하~찌?
봉화 춘양에 살고 있는 26회 후배(최봉준이 불렀다)가 합류하여 34명(우순명부부는 나중 청량사에서 만남)이 부지런히 아스팔트를 따라 입석까지 공걸음을 재촉한다.

- 청량산의 아름다움을 퇴계는 자신의 시조에서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뿐" ... 이라 했던가!
그런데, 지금은 지상파로 지면으로 팔도강산 등산객은 다 아는 듯, 오늘 가을의 절정 시월 하순에 청량산을 찾은 사람도 많고, 길따라 주차된 승용차도 많더라!
하기사, 우리 일행들 중에서도 이전에 청량산을 산행해 본 사람이 거의 전무(全無)하니, 오늘 많은 등산객과 차량을 탓할 권리(?)가 어디 있겠는가!
박~총도 왔~찌. 흥덕이도 어부인 동행했~찌, 윤~총부인도 오랜만에 나왔~찌, 쪌~화도 함께 했~찌, 호윤이도 인성이도 눈비비고 왔~찌 ....
여기에 33회 아우 5명이 함께하고 26회 아우도 현지에서 합류하니, 가을 청량산을 보려고 사람이 몰린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공평하다고나 할까???
ㅋㅋㅋ ... 각설하고 ...

- 입석에서 완만한 산길도 잠시 ... 첫째 갈림길에서 응진전으로 가는 길은 다소 가파른 오르막 ... 10여분.
그러면, 다시 완만한 산길 ... 그러나, 왼편으론 까마득한 절벽이다!
남쪽 건너의 축융봉(845.2m) 일대의 단풍이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고 ...
빙~돌아서면 앞을 가로 막는 거대한 봉우리 ... 금탑봉이다!
그 절벽 아래 그림처럼 걸려 있는 조그만 암자가 응진전이라...
가을 단풍과 파란 하늘과 거대한 직벽 봉우리와 암자와 그 앞의 터밭의 풍경 .. 그야말로 절묘하다!
응진전(應眞殿)은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청량사의 암자로 663년에 세워졌고 청량산에서 가장 경관이 뛰어나다고 할만하다!
그 응진전에서 물도 마시고 구경도 하면서 모두들 엉덩이 붙이며 휴식 .. 여유로와 보였다.

- 응진전을 돌면 이내 만나는 한지점 ... 어풍대다!
어풍대에서 북쪽으로 굽어보는 청량사의 전경이 자소봉, 탁필봉, 자란봉, 연화봉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펼친다!
장인봉(의상봉), 외장인봉, 선학봉, 자란봉,자소봉(보살봉), 탁필봉, 연적봉, 연화봉, 향로봉, 경일봉, 금탑봉,축륙봉, 등 12봉우리와
어풍대, 밀성대, 풍형대, 학소대, 금가대, 원효대, 반야대, 만월대, 자비대, 청풍대, 송풍대, 의상대 등 12개의 대(臺)로
둘러싸인 청량산은 우선 산 곳곳에 깎아지른 듯한 층암절벽이 괴상한 모양의 암봉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절경이기도 하려니와,
풍수지리학상 청량사는 길지중의 길지로 꼽히며, 육육봉(12 봉우리)이 연꽃잎처럼 청량사를 둘러싸고 있어, 청량사는 연꽃의 「수술」자리에 위치하고...
청량산 남쪽 건너의 축융봉에서 건너굽어보면 청량사가 앉은 자리가 얼마나 기가 막히는가 감탄을 한다는데,
언젠가 가을에 다시 찾을 기회가 있으면, 나도 축융봉에 올라 그걸 볼꺼나~~~
청량산도립공원입장권에 나와 있는 ‘단풍과 청량산과 청량사’ 사진은 축융봉에서 찍은 것이라 알고 있다.

- 김생이 서도를 닦던 김생굴(막상 보면 실망이 앞선다)과 경일봉으로 가는 갈림길 ... 오른편으로 오르막의 시작이다.
녹녹치 않은 오르막을 30여분은 올라야 한다.
2주전 답사 때는 등산객이 없어, 만나는 사람이 반가왔는데, 오늘은 경일봉으로해서 한바퀴 도는 등산객도 많다.
그러나, 오르다가 소나무가 많은 지대에서 서북쪽(11시방향)으로 보면 자소봉 일대의 능선과 봉우리가 고단한(?) 발걸음을 달래 주기도 하고, 때로는 널널한 능선길도 제공해 준다.
경일봉은 능선에서 왼편으로 약간 비켜나 있고, 주변의 나무에 가려 전망은 그저 그렇다고 보아야겠~찌!
그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뒤에서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또 이상하~찌?
언제 어디서 밥 먹느냐고 중얼중얼~~~내가 보아 놓은 곳까지 아직 멀었는데, 답하면 입만 아프고~~·ㅎㅎㅎ
841봉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능선상의 한지점 ... 34명이 둘러앉을 자리는 여기 뿐인가 하노라~~~
퍼질러 앉아 먹자는데 누가 궁시렁거리겠는가!
약간의 소슬한 바람이 지나가든 말든 ... 모두들 맛있게 먹는다.
비장의 약(쐐주,양주)들도 야금야금 내 놓고...

- 자소봉 가는 길의 한지점,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자소봉이 추색(秋色)과 어우러져 뽐내는 자태가 일품이다!
금탑봉을 굽어보는 경치도 발걸음을 한 댓가를 보상받기에 충분하고 ...
자소봉은 빙~둘러 내려서서 오르는 것이 안전하다.
그것을 마다하고 암릉을 타고 오르는 등산객도 있는데, 사고 다발 지역이니 우리 나이에 구태여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티(?)내는 등산객은 항상 있으니, 이맘 때면 청량산구조대의 신경도 곤두서게 마련이지...
자소봉으로 오르는 철계단이 사뭇 가파르다.
왠만한 사람 다리가 후들거릴 경사도인데, 오르고 나면 약간의 실망???  널다란 전망대가 있다.
왼편(서쪽)으로 자소봉이 가로 막혀 전망이 어렵고, 동남북만 탁~트인 경치를 볼 수 있다고나 할까...
우리 일행들도 오르는 것을 자유의사에 맡기고, 일부(15~16명)는 여기서 바로 청량사로 내려가게 한다.
청량사를 좀 더 세세히 보고, 산꾼의 집에도 들리라고 ....

- 자소봉에서 얼마 아니가면 탁필봉이다! 그 옆에는 연적봉 ....
연적봉에 오르는 철계단은 20여개 ... 여긴 반드시 올라야 한다. 경치 감상하기에 그저 그만이다!
굵은 소나무도 있고, 사방으로 굽어보는 경치가 너무 좋~다!
서쪽으로 청량산 주봉인 의상봉이 보이고, 선학봉도 나란히 ...
남서쪽 아래로 자란봉과 연화봉 ... 그 주변을 휘뿌려 놓은 가을의 색채(色彩) ...
동쪽 바로 건너에 우뚝 솟은 자소봉의 위용과 그 건너의 부드러운 능선 ...
북쪽으로 봉화의 산자락과 단풍들 ...
청량산 산행의 백미는 의상봉 정상(정상은 나무가 많아 조망이 어렵고, 정확히 조금 떨어진 전망대)에 올라,
낙동강 줄기를 감싸안은 청량산 줄기가 치맛자락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을 조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뒷실고개에서 의상봉가는 길이 녹녹치 않은 급경사 내리오르막이 있으니, 막상 왕복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리고,
오늘같이 일행이 많은 우리들이라면 여기서 사방으로 둘러보는 경치로 만족하면 되었지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 뒷실고개에서 곧장(서쪽) 가면 의상봉 가는 길이지만, 우린 왼편(남쪽)으로 내려선다.
내리막이 급경사다!
곳곳에 고운 단풍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다리의 무게를 덜해 주고 ...
내리막이 끝나나 싶은 마루터 ... 자소봉으로 가는 또 다른 갈림길이다.
그리고는 다시 기~인 내리막 ... 토사방지 나무목으로 층층히 한참이다!
여길 거꾸로 올라치려면 입에서 단내께나 토해 내야하는 된비알이다!
그러나, 주변 수목은 울창하고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넝굴들도 가을의 빛을 토해내고 있더라!
의상봉으로 오르는 계곡길과 만나는 지점 ...  
연화봉, 자란봉을 왼편에 끼고 가파른 계곡길을 거슬러 의상봉으로 가는 험준한 산길이라고 들었고,
이 산길은 폐쇄시켰다고 알 고 있는데, 큰 소리로 간다며 자랑스럽게(?) 오르는 등산객도 본다.
ㅎㅎㅎ~~~잘~났~어~~~ㅎㅎㅎ  .. 가지 말라면 더 악착같이 가는 사람은 있다니~깐???

- 청량사가 코앞인 숲길 아래로 빨간 단풍이 햇살에 빛나며, 자랑스런 색깔을 뽐내는 것을 카메라에 잡고는
이내 청량사에 발걸음을 멈춘다!
고찰 청량사(663년;원효대사가 창건)에는 진귀한 보물 2개가 남아있다.
공민왕의 친필로 쓴 현판 "유리보전"과 지불...
유리보전은 약사여래불을 모신 곳이라는 뜻이고, 지불은 종이로 만든 부처이며,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지금은 금칠을 했다.
그리고, 석탑이 금탑봉을 배경으로 소나무와 함께 널찍하게 자리하고 있고, 그 앞엔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다.
금탑봉과 석탑과 늘어진 소나무를 한~컷에 담아도 본다.
그 아래에 범종 누각과 약수터가 있고, 그 아래에 안심당이 있다.
안심당에서 200여m 거리에 자칭 산허랭뱅이라고 지칭하는 이대실선생(도예가)의 ‘산꾼의 집’이 있는데,
오늘은 사람이 많아 발디딜 틈도 없다는 무전 연락이라 거길 포기한다.
나는 답사산행 때 들렀고 약차도 마셔 보았지만, 다른 넘~들은 아쉬움이 남았으리라!
거기엔 약차도 주면서, 산허랭뱅이의 수공품 악세사리도 팔고 하는데, 청량산에 발걸음을 내린지 20여년은 넘었다고 들었다.

- 안심당에서 우순명(전날 단양에서 머무르고 아침에 여길 왔다)부부와 반가운 만남 ...
핸드폰 꺼 놓은 나와 오산총을 힐란했지만, 막상 만나니 얼마나 좋은지 입가엔 웃음이 가득하다.
팔각정까지는 다소 지루한 콘크리트 내리막길 ...
인원 파악과 먼저 내려 선 일행들의 위치, 뒤에 남은 넘~들의 수배를 하면서 천천히 내려선다.
팔각정에는 각종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들 일행을 찾느라 좀 어수선하고 ...
최후로 김산사와 김유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서야 나도 맨 나중으로 또 30여분 공(空)걸음을 청량교까지 ...
오후 햇살에 빛나는 가을에 자태를 마지막까지 뽐내는 연화봉의 남쪽 암벽을 보면서, 언젠가 한번은 더 옴직한 청량산이라 싶고,
그땐 하청량에서 바로 의상봉으로해서(사뭇 가파르다 하지만...) 뒷실고개를 지나 자소봉에서 청량사로 내리는 산행을 하면 어떨까 싶더라!
좌우로 두리번거리며 이런저런 생각도 하며, 두 산녀 - 청우당(시영부인)과 울~마눌님을 거느리면서(?)...
어슬렁어슬렁 청량교를 건너며, 오늘 산행도 접어본다 ^Q^


<참석자> ... 총 36명
* 박흥덕부부, 김시영부부, 이규도부부, 윤철원부부, 장창학부부, 우순명부부, 홍기창부부
 김진호, 송경헌, 한성섭, 이용남, 오성학, 박기서, 강효수, 강호윤, 김인성, 김세윤, 김유신
 손정수, 강태욱, 이철화, 최봉준, 엄춘택 <22회;30명>
* 이종화, 한성호, 조명일, 송이익, 조남혁 <33회; 5명>
* 심임재 <26회;봉화 춘양에 거주 ...최봉준과 함께 이전에 조흥은행에 근무하였다고 함>


< 후 담 >
* 청량교에서 입석까지 50여분 공(空)걸음에다 팔각정에서 청량교까지 다시 30여분 ...
예상 못했던 시간과 발걸음이었기에, 예정보다 늦은 오후4:40경 온혜리(안동 도산면)로 출발~~~
청량산에서 35번 국도따라 10여분 거리 ... 온혜온천이 있고, 뒷풀이 장소 예약했던 식당도 있고...
온천시간을 다소 짧게 하고 식사시간도 줄이기로 하였~찌!

* 시설은 간이 비닐하우스를 좀더 개조시킨 엉성한 온천이지만, 물질은 일품이고 ...
토종닭 백숙에 송이버섯과 곁들이며 이만한 먹거리 이 산중에 어디일~꼬!
녹두를 넣은 닭죽도 불티나게 팔렸고, 칼국수도 솔솔하니 괜찮은 것 같고 ...
36명이 쨘~쨘~하다보니 시간은 우다닥 흘러만 가고  .... 오후6시45분에 온혜리를 떠났다.

* 안동을 거쳐서 서안동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기 전, 어느 편의점에서 ...
순~맹이는 부인과 함께 자가용 몰고 따로 올라가야 하니,...
버스 안에 오징어와 양주 한병 실어 주고는 바이~빠이~라!
그래도, 단양에서 와 준 것만도 어디인데, 그 정성까지 보태니, 어찌 이~넘을 산행에 않나온다고
타박만 할 쏘~냐? 순맹아, 고맙데~이~

* 서울로 오는 도중 박달재휴게소만 잠깐 들르고 버스는 어둠을 질주한다.
버스안에서는 오랜만에 주거니 받거니가 꽤 길~게 이어졌고 ...
과(?)한 듯 하지만, 아닌 듯(?)도 하였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서울에 닿을 때까지 계속되고...
산대와 일부는 암사동 강변에 내리고... 버스는 밤 11시경 압구정동에 도착 ...
그리고는 모두들 순순히(?) 집에들 갔다고 알고 있다!  오산총아, 맞~제? ㅋㅋㅋ...
수고 많았~따~~~~

* 함께한 33회 아우들아, 고맙고 즐거웠다면 좋~고, 시달렸다(?)면 누가 33회 해라 했~나?
오랜만에 참석해 준 박~총 및 산녀님들에게 거듭 감사의 말~씀 올리면서, 나도야 zzz~~~^Q^

<참고>  ... 다음에 가시는 분 참조하세요
*갈 때 ...
압구정(07:05출)~강변~중부고속~호법~영동고속~치악휴게소(40분)~중앙고속~영주IC~영주~봉화~918지방도
~봉성~명호(35국도)~청량사(11:00착)
*올 때 ...
온혜리(18:45출)~안동~서안동IC~중앙고속~제천IC~38국도~박달령휴게소(20분)~감곡IC~중부내륙고속
~여주IC~영동고속~호법~중부고속~강변~압구정(23:00경착)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51016도솔봉(兜率峰)

시리도록 밝은 달빛을 이고서 도솔봉에 오르니,
장엄한 일출은 온갖 욕계(欲界)를 삼킬 듯 붉게 물들이고,

  • 일 시 : 2005년 10월 15(토)/16일(일), 무박 ... 쾌청
  • 산행지: 소백산 도솔봉(兜率峰:1314m) ... (백두대간) 죽령~도솔봉~저수재
  • 구 분 : 10월번외산행 ... 총산악2차백두대간제24차산행에 합류
  • 코 스 : 죽령(03:25출)~삼형제봉~도솔봉(06:25착..사진등06:45출)~묘적봉(07:35착...아침등08:12출)~묘적령(08:25)~모시골정상(09:10착...09:20출)~뱀재헬기장(09:55착...10:05출)~송전탑(10:25)~ 흙목정상(10:45착...11:10출)~싸리재(11:35)~1053봉(11:57착...12:13출)~배재~1084봉(12:35착 12:50출)~시루봉~투구봉(13:35착)~촛대봉(13:55착...14:00출)~저수재(14:21착) → A팀(대간팀)은 저수재~벌재까지 산행함!

- 藉載〈?가을, 시월의 한가운데 (10/16) 새벽3시반경, 죽령에는 스잔한 가을바람이 스치고,
구름 한점없는 하늘엔 청청한 달빛(음력14일이니 보름달처럼 둥굴다)이 시리도록 밝았고,
다이아몬드 보석처럼 반짝이는 별들마져 하늘에 휘뿌려 놓은 듯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달빛과 별빛을 이고서 도솔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999년 5월 9일 저수재에서 죽령까지(1차백두대간 종주시기) 걸어 보았던 산길을 거꾸로 걸어 보는 샘이다.
죽령에서 저수재까지 25km가 넘는 산길따라 ... 난, 저수재까지만 산행하기로 처음부터 맘 먹었었다.
산사 중회(김시영)와 이전부터 도솔봉과 투구봉을 이 가을에 같이 오르자고 한 다짐도 있었~찌!
총산악2차백두대간종주팀은 오늘 그것도 모자라 저수재~벌재(보통3시간소요)까지 더 가야한단다!
가만 있으면 좀이 쑤시고 춥다며 조병찬(13회) 선배님의 성화(?)에 못이겨 모두들 새벽4시 산행시작(당초약속)을 30여분 앞당겨 우다닥 출발하였기에, 나도 후미에서 발걸음을 시작해 본다!

- 산길엔 낙엽이 벌써 수북히 쌓여 있고, 일부 벌써 앙상해 버린 나뭇가지 사이로 간혹 달빛과 별빛을 쳐다 보면서, 헤드랜턴 불빛따라 오르고 오른다!
1133봉까지는 기~인 서서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1291봉인가 싶은 봉우리를 지나니, 바람이 스산하다 못해 한기를 느끼게까지 한다.
거기에다 급경사 내리막과 오르막이 번갈아 이어지고, 달빛과 별빛은 이미 잊어 버리고, 랜턴 불빛도 급내리오르막 야간산행에서는 더듬더듬 거리게 만든다. 그게 안전 산행이기도 하고 ...
삼형제봉(1261m)을 지나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급내리막이 이어질 때 비로소 알았고, 달빛과 별빛과 렌턴이 있어도 사방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선두팀들의 렌턴 불빛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었고, 22회 6명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쉬임없이 도솔봉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솔봉을 오르기 위해 마지막 한번 더 올라치고 내리치는 마루터 ...
동녘에는 어느덧 먼둥이 터오기 시작하고, 바로 건너에 도솔봉의 실루엣이 시야에 들어온다.
예전의 급경사 바위지대는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어, 내리는데 한결 편했으나, 도솔봉 정상으로 가는 휘돌아 오르는 바위지대는 여전하였다.
죽령에서 꼬박 3시간, 한번도 쉬지 않고, 마침내 도솔봉 정상에 오른다.

- 그리고 일출(日出)을 기다린다!
동북쪽으로 소백산 비로봉 일대의 백두대간 마루금이 뚜렷이 하늘에 걸려 있고,
검붉은 동녘 하늘이 서서히 붉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해가 빼곱히 올라오기 시작한다!
산중에서 장엄한 일출을 본 지가 얼마만이던가?
욕계육천(欲界六天) 가운데 넷째 하늘이 도솔천(兜率天)이라 했었지...
하늘에 사는 사람의 욕망을 이루는 외원(外院)과 미륵보살의 정토인 내원(內院)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심오한 뜻은 모르겠고,
그렇다고 이 도솔봉이 설마 욕계육봉 가운데 넷째 봉우리라는 의미로 이름붙여 진 것인지 아닌지도 중요하지 않다.
다만, 이 도솔봉에서 장엄한 일출 - 저 태양이 온갖 욕계(欲界)를 삼켜 버릴 듯 떠 오르고 있더라!
이 도솔봉에서 일출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산행은 충분하고도 남을 것이다!
어쩌면 그 일출을 보기 위해 여기 도솔봉에 올랐고, 그 일출은 나머지 길고 긴 산길을 오늘은 만행(卍行)같은 산행을 하라고 나에게 일깨워 주었던가 싶다.

- 아침 햇살에 도솔봉에서 건너 보고 굽어 보는 풍광이 가히 일품이다!
묘적봉 일대에 이는 운해의 치솟음은 절정을 다해가는 단풍과 어루러져 한폭의 동양화이고,
사동리(단양 대강면)로 깊숙이 내려서는 골짜기의 단풍과 구름도 이에 못지 않으며,
그 넘어로 넘어로 이어지는 산자락과 사이사이의 운해들 ... 이 산하의 아름다움의 전형이다.
북동쪽으로 소백산 비로봉을 중심으로 한 백두대간 마루금, 그 넘어 넘어로 운해 위로 치솟고 있는 봉우리들의 연속...
망원 렌즈 있는 카메라로 잡을 수 없는 우리는 티~카로 그걸 잡아 보겠다고 안간힘을 쏟는다.
도솔봉에서 선두팀은 일출이고 뭐~고 간에 내뺀 지 오래고, 우리 6명은 한참이나 머물면서 증거품(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먼저 내빼는 넘들에게 묘적봉에서 아침 함께 먹자고 약속하고는, 나는 도솔봉을 맨 나중에 내려선다.
그러나, 묘적봉에서 철원이만 만나 먼저 내 빼게 하고는 다같이 만난 것은 하산 후 한참 뒤였을 줄이야...

- 도솔봉을 내려서면 이내 만나는 이정표 ... 오른쪽(남서쪽) 사동리로 내려서는 길을 이젠 확실시 표시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사동리로 내려서는 포인트를 찾는라 무수한 등산객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눈길이 유심히 갔다.
묘적봉(1148m)까지는 1185봉 지점의 암릉지대 급내리막만(지금은 나무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음) 내려서면 널널하기 그지없다. 약2km 거리, 우보(牛步)산행으로도 50여분이면 충분하고 ...
묘적봉에는 선후배 몇 명이 아침을 먹고 있었고, 나도 엉덩이를 붙인다.
최산고는 이미 보이질 않고, 철원이는 서서 간식만 들고는 벌재까지 가야하니 먼저 내 빼겠단다.
누가 말~려~? 그는 산행중독증 2기(?)쯤에나 들어 선 넘이라고 난 생각하고 있~찌~
아침을 대충 먹으면서 분명 내 뒤에 있었던 넘들(김산장,오산총,김산사)을 기다리니, 영~ 않온다?
산사 중회 시영이가 도솔봉에서 아침 먹자는 것을 말리고 내려 섰는데, 도중에 이 넘들 맛 있는 것 나 없을 때 먹자고 모의작당들 했구나 생각하고는,
저수재가는 도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이 괘씸죄를 반드시 물으리라 하면서 묘적봉을 떠났다.

- 묘적봉에서 10여분 내려서면 묘적령이다.
오른편(서쪽)으로 내리면 사동리로 왼편(동쪽)으로 내리면 예천군 고항리로 가는 고갯길이다.
도솔봉에서 묘적봉가는 길에서 다리를 삔 선배 한분을 모시고, 이선길(20회)부단장, 전영수(26회)총무등이 탈출하기로 한 지점이기도 하다.
죽령~저수재까지의 대간종주자들도 종종 이용하는 탈출로로 잘 알려진 지점인데, 남쪽으로 50여미터 올라서서는 길찾기에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대간길은 그 마루터에서 획~오른쪽으로 꺾어야 하는데, 산길은 직진 방향이 더 뚜렷하고 표지기도 무수히 많이 걸려 있다.
직진 방향은 나무들이 많아 표지기를 걸기 좋으나, 오른쪽 길은 키큰 나무와 잡풀의 연속이라 표지기 걸기도 애매한데, 실제로 그렇게 되어 있었다.
더더구나, 그 마루터 한켠에 낡고 낡은 이정표가 있으나, 묘적령에서 올라오면 바로 전방에 눈에 띄지 않고, 오른편으로 꺾어야만(그것도 대간길 옆 구석에) 볼 수 있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잘못 서 있어도 한참이나 잘못 서 있다!
이 지점에서 오늘 참가한 선후배들이 곤혹을 치루어, 고항리쪽으로 한참이나 내려섰다 올라 온 사람이 여럿되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비로소 알았다.

- 그 지점에서 대간쪽으로 내 표지기 하나 걸고 있는데, 묘적봉에서 오늘은 벌재까지 가야한다고 먼저 내 뺀 김승주(18회;2차백두대간3기단장) 선배님이 땀을 뻘~뻘 흘리며 뒤에 나타났겠다?
이상하다 싶고, 묘적령에서 다른 일이 있었나 보다하며, 먼저 가게 하고는 널~널히 모시골정상으로 발길을 계속한다.
혹시나, 이 넘들이 뒤따라 오나 보다하며 속도는 더욱 늦추고 ...
모시골정상에서 아랫마을에서 올라 온 약초꾼 3명과 강아지 한 마리 만난 것 외는 산속은 내 혼자였다.
그런데, 이 강아지 보소?  껑~껑~짖으면서 나를 졸졸 따라 온다?
뒤따라 오는 넘들 대신 강아지라...ㅎㅎㅎ, 나 못 살아? 스틱으로 겁 줘도 계속 따라 온다?
약초꾼 들으라면서 ‘ 내 니 잡아 먹으랄~꼬, 이 산중에 나타나지 않았으니, 안심하고 빨랑 주인에게
가, 이 녀석아...‘ 하니,
그 약초꾼들 껄~껄 웃으며 ’ 우리가 먼저 가야 겠~소‘ 한다. 다함께 크게 웃어보았다.
그리고는, 깊은 산중에는 낙엽이 발길에 스치는 사각사각하는 소리외는 다시 고요해지고....

- 모시골정상도 두루뭉술하니, 묘적령에서 흙목정상까지는 그야말로 널~널~한 능선길 ...
잡목과 잡풀도 헤치고, 가을을 떠나보내는 이파리들의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솔봉(1103m)을 넘고,
때론 아직도 걸려 있는 빨간 단풍에 반가움에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뱀재헬기장에서 피어나기 시작하는 억새에 발걸음도 멈추고 구름과자도 한개 즐기면서,
그야말로 널부러지게 걸어가도 뒤에서는 인기척이라곤 나타나질 않는다.
요~넘, 오산총과 산사 중회와 진호 산장은 도데체 무얼 하면서 오길레 코빼기도 보이질 않나 싶어,
송전탑을 지나고 오르막에서 괴이한 소리로 뒤돌아 힘껏 외쳐 보지만, 메아리만 답신을 보내고 있더라!
그리고, 다시 정적 .. 고독감마져 들게 하는 고느적한 숲과 산길 ...

- 흙목정상(1034m)에 도착하니 10:45경 ... 저수재까지는 3시간여는 더 걸리는 지점이다.
그래도 할 것은 해야지 하면서, 배낭을 내려 놓고 구름과자도 즐기면서, 저멀리 도솔봉에서 지나온 능선길을 감상한다.
간식도 들면서 아끼고 아끼던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며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어럅~쇼?
느~끼~한 미소로 항상 주위를 즐겁게 하던 한만엽(28회)과 선배 한분이 뒤에서 나타난다.
묘적봉에서 아침 먹는 사이 분명 나보다 한참이나 먼저 내뺐던 두사람인데 ... 왠~일이니?
사연인 즉, 묘적령 마루터에서 곧장 직진하다가 한참이나 내려서서야 대간길이 아니라고 알아채고는
다시 올라서서 막 달려오는 길이라나 ...
아, 그렇게 이 녀석이 잘못 들었다면 다른 몇 명도 분명 그랬을 것이고,
혹시 우리 넘들도...???  설~마???  산사, 중회는 사진 찍으면서 오느라 늦을꺼~야!
만엽이의 배도 깍아 얻어 먹고는 벌재까지 가야한다기에, 무리는 하지 말라며 먼저 내 빼게 한다.

- 흙목정상에서 싸리재까지는 서서한 내리막의 연속이다.
다시 산중에 혼자 남은(?) 이 eQ 산대의 고독한(?) 산행이 계속되는가 싶기도 하고, 만행같은 산행을 하니 또 너무 좋기도 하다.
그러나, 싸리재를 내려서다 올려다 보니, 앞을 턱~버티는 봉우리라 ... 괴상한 바위 하나 있고...
지도를 보니 1053봉이다! 발걸음에 맥이 순간 탁~풀린다.
저걸 넘어야겠~찌!
쉬엄쉬엄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찌!
바위에서 쉬며 다시 지나온 능선길을 바라보고, 단양유황온천쪽 단풍도 굽어보고,
서북방향으로 아득히 월악산의 험준한 산줄기도 부드럽게만 보인다!  

- 1053봉도 내 발 아래로다 하고 통쾌해 하는 순간도 잠시 뿐 ...
배재(오른쪽;북쪽으로 내리면 단양유황온천이다)로 내려서는 다소 가파른 내리막에서 다시 올려다 본 봉우리 ...
왼편(남쪽)은 잣나무들도 빽빽이 들어차서 푸르기만 한데, 오른편(북쪽)은 참나무들이고 이파리들은 벌써 낙엽으로 떨어져서 앙상하기까지 한데,
반쪽은 푸른 색이고 반쪽은 듬성한 갈색이라 대조적이었다 ... 1084봉이다!
다시 한번 다리에 힘이 쭈~욱 빠진다! 경사도가 만만찮다.
저것도 넘어야 하겠~찌!
그 오르막에서 내려서는 등산객들 너다섯명 ... 배재에서 단양유황온천으로 내려선다나 ...
죽령에서 넘어 온다니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는 훨씬 앞선 등산객이 일행들이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하면서
그들은 벌재까지 간다고 하니,
말도 않된다나, x쳤다나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다시 흔들며, 좋은 산행하라며 급내리막을 내려간다.

- 1084봉도 두루뭉실하기는 마찬가지 ... 주위에 큰 소나무도 있고 평평하여 앉아 쉬기는 안성마춤이다.
다시 배낭을 내려놓고 물도 마시며 느긋하게 쉬면서, 혹시나 오산총 이넘들이 올까하고 고함도 한번 더 질러 본다.
역시나, 대답은 메아리 뿐 ...
그런데, 이건 또 어떻게 된거야?
도솔봉 정상에서 보고 훨~씬 먼저 뺀 김완순(26회)과 1명이 가쁜 숨을 내쉬며 올라오고 있었다.
그 역시 묘적령 지점에서 곧장 직진하여, 거의 마을까지 갔다가 도로 올라와 여기에 지금 도착하는 것이란다.
뒤에는 4명인가 뒤따라 온다기에 오산총 넘들도 있겠구나 하면서, 난 더 기다리기로 하고...
완순 아우는 시간도 그렇고 힘도 소진하여 저수재까지만 가기로 했다며 옆을 독려하며 가 버린다.
또다시 산중엔 나 혼자 ... 주변은 고요하기 그지 없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이 넘들은 오지 않고 ~~~
소나무 가지에 내 표지기 하나 매달아 놓고, 나도 1084봉을 내려섰다!

- 내리막이라고 하기엔 너무 경사도가 없고, 오르막이라고 하기엔 너무 밋밋한 그런 산길을 1km이상 가다가,
다시 조그만 봉우리 하나 넘고, 다소곳한 내리막에서 앞을 막는 봉우리가 투구봉인가 했더니, 시루봉(1110m)이더라.
시루봉에서 한숨 돌리며 지나온 능선길을 다시 음미하면서 발걸음을 옮기니, 이내 투구봉(1108m)이다.
정상에 있는 바위 모양이 투구같이 생겨 붙인 이름 같은데, 정상에서 보면 전혀 투구같지 않고, 예천쪽에서 보면 그렇게 생겨먹은 바위란다.
암튼, 산사 중회 녀석, 지 고향이 예천이라 투구봉~투구봉~하며 함께 오르자고 해 놓고, 막상 지금은 나 혼자 올라 와 있다!
굽어보는 경치가 좋고, 타 내려가는 단풍 색깔도 곱더라!

- 촛대봉(1081m)까지는 500여m 단숨에 달려도 되는 평평한 산길이지만, 또 발걸음을 늦춘다!
짓궂은 등산객이 ‘촛대봉500m’라는 이정표에다 첫자 맨위를 지워 발음하면 괴상한 봉우리가 되게끔 해 놓은 것을 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촛대봉에 도착한다.
저만치 아래로 저수재휴게소가 보이고, 소백산농장의 빨간 지붕도 보인다!
언뜻보면 비석같은 까만 대리석에 흰글씨로 촛대봉이라는 표지석이 있고, 주변은 평평한데, 왜 촛대봉이라 이름 붙였을까 의아해할 정도였다.
수통에 남은 마지막 한 방울마져 마시고, 최후의 구름과자도 즐기면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해 본다!
저걸 내려서면 저수재라, 20분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거의 다 왔구~나! 시계는 오후 2시다.
99년 5월엔 저수재~죽령까지 초~짜 산행에서도 9시간45분 걸렸는데, 오늘은 거꾸로지만 10시간 50여분
걸려 산행하나 보다.
널부러져도 너무 심하게 널부러지게 걸었~따!!

- 저수재(低首嶺 850m)라...
충북 단양과 경북 예천이 만나는 높은고개로서(지금은 927지방도) 경사가 급하여 오가는 길손마다 힘들어 고개가 자연히 숙여진다는데 유래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그 옛날 외적(外敵)들은 모두 목이 잘려 죽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한데,
후자는 옛 위정자들의 소리일 것이고, 험준한 고갯길을 넘나들던 일반 백성의 고단함과 힘겨움을 나타내는 전자의 유래가 더 정감이 가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서, ‘경상북도 低首嶺 저수재’라는 큼직한 글씨로 아주 커다란 돌에 새긴 표지석 앞에 발걸음을 내려 놓으며,
오늘도 만행같은 산행을 접어 본다! ^Q^


<참석자>
* 총산악2차백두대간팀 ... 총41명
* 22회 ... 김진호 최택상 김시영 오성학 윤철원 이규도(6명)

<후 담>
* 저수재휴게소를 들어서니, 이선길부단장, 전영수총무등이 다리 불편한 선배님 모시고 중간 탈출하여, 이미 와 있었고,
김승주단장님,박승훈선배님,한만엽과 선배님도 벌재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고 느긋하게 쉬고 있더라...
김완순 아우님이 말한 뒤따라 오는 4명은 19회 일행들이라는 사실도 알았거니와,
그 훨씬 뒤에 최택상과 27회 후배가 오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비로소 알았다!
묘적령에서 곧장 직진하여 거의 다 내려 섰다가 다시 올라 와 산행하는 댓가를 치루는 것이다.
그리고, 더 경악(?)한 사실은 이 못된 넘들 ... 김산장, 김산사, 오산총 3명은 중간 잘못 빠진 것도 모자라,
인근에 있는 김산사 친구의 펜션에서 목욕도 하고 라면에 반주도 하고서는 말숙한 얼굴로 짚차타고 저수재에 나타나더라!
아, 이런 괴씸쬐를 어떻게 다스려야 한~담~
그것도 모르고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산행한 난 뭐~꼬? ㅎㅎㅎ ...

* 묘적령 마루터에서 산길 잘못들어 덤으로 산행하였던 에피소드는 오늘 산행에서 단연 화제거리였고 ...
산행은 속도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한번 더 느꼈고, 오늘 나처럼 너무 널부러지게 산행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래도, 난 나 나름대로의 산행을 계속하련다! 산을 따라 흐르면 되지 뭐~~~^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51008 청량산 답사

* 답사일 : 2005년 10월 8일(토) ... 맑음
* 답사자 : 이규도, 오성학, 송이익(33회)
* 산행지 : 청량산(870m) ... 경북, 봉화 명호면
* 답사코스
 입석(10:25출)~응진전~김생굴~경일봉~자소봉(보살봉)~탁필봉~뒤실고개(의상봉 왕복 생략)~청량사
 ~산꾼의 집~입석(14:45착)
< 탁필봉에서 라면도 끓여 먹고, 곳곳에 사진도 찍고, 산꾼의집에서 차도 하면서 널부러지게 4시간반..>

- 청량산의 아름다움은 퇴계가 자신의 시조에서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뿐" ... 이라 했던가!
장인봉(의상봉), 외장인봉, 선학봉, 자란봉,자소봉(보살봉), 탁필봉, 연적봉, 연화봉, 향로봉, 경일봉, 금탑봉,축륙봉, 등 12봉우리와
어풍대, 밀성대, 풍형대, 학소대, 금가대, 원효대, 반야대, 만월대, 자비대, 청풍대, 송풍대, 의상대 등 12개의 대(臺)로
둘러싸인 청량산은 우선 산 곳곳에 깎아지른 듯한 층암절벽이 괴상한 모양의 암봉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절경이더라!
특히, 탁필봉에 올라 둘러보는 경치는 쉽게 발걸음을 내리지 못하였고 ....

- 그 12봉우리가 연꽃 모양으로 둘러쳐진 기암괴석의 한가운데 - 연꽃의 꽃수술에 해당되는 자리에 절묘하게 자리잡은 청량사(신라 문무왕 3년(663년) 원효대사가 창건)를 굽어보는 풍광, 또한 빼어났다 아니하리오!
여기에, 청량산 주변에 있는 신라시대 최치원의 유적지로 알려진 고운대와 명필 김생이 서도를 닦던 김생굴, 김생굴 외에도 암릉을 따라 금강굴, 원효굴, 의상굴, 반야굴, 방장굴, 고운굴, 감생굴 등이 들어서 있고.
공민왕이 피란와서 쌓았다는 청량산성, 최치원과 김생이 바둑두던 난가대 등도 더듬어볼 만한 발자취라는 점도 보너스다!

- 그리고, 절벽 아래로 붉게 타는 단풍이 장관은 어떻겠는가!
그래서, 본 산행을 한주일 앞당겨 10월 23일(일)에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33회 아우님들도 함께 가기로 하였다!
절경에, 단풍에, 온천에, 송이백숙에 ... 더 이상 어떻게 구미맞게 해 줄 수 있으랴!!!

< 번외답사>

1) 청량사에서 안동쪽 10여분 거리 ... 온혜마을에 있는 온천이라~~~
온혜온천(일명;도산온천)에서의 온천목욕 ... 시설은 시골 구수한 냄새를 풍기나, 수질은 으뜸이었다!
청량산 산행 후 여기서 온천욕을 한~다~ 한~다!

2) 그 온천 바로 옆에 있는 온천식당 ... 때깔있고 화려한 치장을 거부하는 것도 수수하더라.
이 마을에 송이채집상이 있어, 송이를 확보해 놓고, 시골토종닭 백숙과 곁들이면...쪄~ㅂ,
이것도 사전 정지작업 마치고 왔다!

3) 그리고, 그날(10/8) 해질 무렵, 도래기재를 넘어서, 영월 옥동천변에 있는 ‘달마도사’라는 넘에게 가서
송이에 오가피주를 들이키고, 다음날(10/9) 새벽 운교산(雲橋산:935m)을 산행하고 귀경했습니다!


☞ 이래도, 이번 기회에 청량산 산행에 참석하지 않으시렵니까~~~ ^Q^

-답사보고정리-  산대 eQ  이 규 도

< 051001/02오세암봉정암 >

추색(秋色)의 절정에 오세암 가는 길, 봉정암 오르는 길
세심탈욕(洗心脫慾) 산행에 내설악 진경(眞景)에 취하다

* 일 시 : 2005년 10월 1일(토)~2일(일) ... 비온 뒤 갬(10/1), 흐린 뒤 갬(10/2)
* 산행지: 내설악산(오세암과 봉정암)
* 구 분 : 세심탈욕(洗心脫慾)산행
* 동행자: 이규도산대부부, 최택상산고부부
* 코 스 :
<10/01>
백담사입구(13:28출)~영시암(14:42착...14:55출)~오세암봉정암갈림길~망경대왕복~오세암(17:05착...1박)
<10/02>
오세암(06:55출)~다섯계류건너, 세번고갯마루넘어, 가야동계곡건너, 가파른오르막~봉정암.사리탑(09:58착...
풍광구경사진등 1시간20분체류~봉정암(11:20출)~사자바위(점심등...12:30출)~구곡담,쌍폭동,수렴동계곡~
수렴동대피소(10분휴식등)~영시암~오세암봉정암갈림길~백담사입구(16:45착)


- 설악산은 여러번 산행해 보았지만, 오세암이나 봉정암에서 1박하면서 설악산 품속으로 들어가 보고는 싶었으나, 지금까지 마음만 있었지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였었다.
그리고, 불심(佛心)이 있다고 자부(?)하는 울 마눌님 ...
오세암과 봉정암을 다 가고 싶은데, 산행이 뒷받침 되지 않았으니, 나에게 가자는 내색도 못하고 갔다 온 사람들의 말만 듣고는 부러움에 떨고 있는 것을 작년부터 눈치는 알아 채겠다.
올해는 울 마눌님이 하늘같은 서방이랍시고 나와 백년가약을 맺은 지 어언 24년째 ... 10월 5일이 그날이라!
몇 년째 남들이 다하는 결혼기념여행을 다녀 올 마음과 주머니가 올해도 그런지라, 생색도 낼 겸, 추석전에 퉁명스럽게 던져 본 말 ;  
“ 10월 연휴에 오세암과 봉정암에 함께 갈려면 산행하는데 지장없게 몸 단련 알아서 해 ... ”라고 했더니,
이 여인 보소 ! 다음날부터 한강 조깅도 하고 자전거로 다리 근육도 단련시킨다면서, 밥상에서도 사근사근 해지더라!
울 마눌의 산행경력과 실력을 익히 아는터라, 한편으론 ‘ 쾌히 응하면 우짜면 존~노? ’ 걱정도 했었는데 말이다. ㅎㅎㅎ~~~
그러나, 오세암에서 봉정암 가는 길과 그 오르막에서의 풍광등을 황금연휴에 딸랑 우리 두사람이 가기엔 좀 그렇고, 또한 다른 산원 산녀에게 산대의 직무유기같은 미안한 생각도 있어 동행하자고 던져 보았었는데,
몇몇이 간다고 했다가 여차저차 못 간다하고, 뜻밖에 작년에 그 코스를 다녀 온, 최택상 부부가 함께 가자고 했겠다!
울 마눌님은 홍여사(최산고부인)가 함께 한다니 무엇보다 반기는 눈치이고, 난 든든한 산행동반자가 있어 마음이 놓인 동시에, 그로 인해 함께 가기로 했다가 우리가 불편할까봐 슬그머니 핑계대어 빠진 L과 H에겐 송구스럽기도 하였던 그런 마음이었다!
내년엔 그 두친구를 우선 초청하고 몇이 더하여, 산원들끼리 화끈하게 산행해 보기로 하고, 긴 사설을 끊자!

- 10월1일, 간밤까지 줄기차게 퍼붓던 빗줄기는 새벽에야 멎었고, 그 비구름 꼬리따라 3시간만에 용대리에 도착하니, 하늘은 서서히 개이기 시작했다.
최강드라이브(최산고의 운전 실력을 이렇게 부르기로 하였다)의 덕분이고, 그 부부가 함께하니 날씨도 어쩌지는 못하는가 보다.
용대리에서 순두부로 점심을 간단히 하고, 백담사 입구에서부터 서서한 산행을 해 본다.
백담사(百潭寺)야 너무도 유명하니 새삼 설명도 필요없을 것이고, 전직 대통령의 영욕(榮辱)이 점철되어 일반인에게 더 알려진 내설악의 고찰(古刹)이 아니던가!
백담사는 여러번 들러 보았고, 앞으로도 더 찾을 기회가 있을 것이니, 오늘 발걸음도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백담계곡엔 물이 불어 물소리도 우렁차고, 주변의 나무들도 가을의 단장을 서서히 준비하고 있었다.
고느적스런 널찍한 숲길따라 가면 곧 만나는 산장 ... 백담산장이다!
우리나라 산악인의 가슴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고, 설악을 찾았던 산꾼들에게는 오아시스같은 보금자리였지!
내 피끓는 청년기에 이름만 들어도 이 내설악으로 달려 오고픈 충동을 자아내게 했던 백담산장,
백담사입구까지 버스가 들어오고 더 편리함에 젖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더 이상 붙잡을 수가 없어, 그 산장이 올해 4월부터 영원히 폐쇄되었단다!
설악을 사랑했던 무수한 산악인들의 아련한 추억만을 간직한 채, 설악의 등산지도에서도 사라지리라 ...
설악을 사랑했던 산악인들의 정이 박혀 있는 듯한 돌들이 벽에 촘촘히 박혀있는 백담산장에서 기념 사진도 찍으면서,
나 또한 조그만 백담산장 사랑과 추억을 가슴에만 간직해야만 한다.

- 영시암(永示庵)까지는 널널한 산길 .. 도중 계곡을 따라 걷는 맛도 느낄 수 있고, 백담산장에서 여기까지 1시간30분이면 뒤집어 쓰고도 남는다.
영시암 입구엔 범종누각 공사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 물맛도 작년 그대로이다.
우린 물 한모금 마시고, 구운 감자도 사 먹으면서 주변을 어슬렁이며 잠시 휴식 ...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계속 ... 15여분이면 오세암과 봉정암으로 갈리는 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 오세암까지는 2.5km , 봉정암까지는 7.1km(대청까지는 10.2km)이고, 봉정암은 직진이요 오세암은 왼편으로 오른다!
울 마눌님 여기까지 오면서 홍여사와 무엇을 담소 나누는지 희희낙락 여유만만이더라.

- 오세암으로 가는 산길엔 군데군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였고, 서서한 오르막과 서서한 산길 ...
주변의 수풀이 울창하고 여울물도 졸졸 흐르고 ...
그러다가도 소위 깔딱고개가 두군데 있으니, 그 두고개를 넘어야 오세암에 닿을 수 있다.
다람쥐가 졸~졸 따라 오는 모습을 보고 소녀같은 소리와 모습을 보이는 두산녀도 두 번째 고갯마루를 올라오면서는 땀방울을 흘린다.
갈림길에서 오세암까지 1시간20분이면 충분하고도 남고, 오세암에서의 저녁공양까지도 시간은 충분한지라,
망경대를 갔다 오기로 한다.
두 번째 깔딱고개마루(오세암은 5분 이내 거리이다)에서 우측으로 난 다소 가파른 산길과 바위지대를 올라서면 망경대라!
내설악 속살과 사방으로 둘러처진 암봉과 절벽들의 파노라마를 장쾌히 조망할 수 있는 빼어난 곳이다.
그리고, 망경대에서 굽어보는 오세암 ... 한마디로 멋들어지게 들어 앉아 있다!
오르는 길에 물든 빨간 단풍을 보는 보너스도 얻었다.
두산녀까지 기어이 위험스런 망경대 꼭대기바위에 걸터 앉아, 추색(秋色)으로 물들어 가는 내설악의 깊은 경치에 취하고 있었다.
아스러히 굽어다 보는 가야동계곡의 경치에 넋을 잃다가는 진짜~루 날고 싶은 충동이 생길까 두렵더라!
약간의 구름이 오고가며 암봉에 걸치면서 지나가니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에 들어있는 산녀가 따로 있던가?
오세암을 가는 사람들아, 망경대에 오르지 않고 오세암을 들렀다고 말하지 말지어다!
오세암에서 망경대를 올려다보면, 그 바위의 모습이 마치 부처님의 얼굴 같기도 하고, 오세동자의 얼굴과 닮아 보인다!  

- 오세암(五歲庵)이라....!!!
오세암은 신라시대 설악산에 불원을 개척한 자장율사가 장경을 전하고 구운의 대도를 찾아서 선덕여왕 13년(644)에 창건한 암자다.
조선 인조(1643)때 명승인 설정대사가 증건하여 개칭하였고, 한국전쟁때 소실된 뒤에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이 절은 참선도량이자 기도도량으로서 이름을 떨쳐 많은 스님들이 주석했다고 한다.
또한, 김시습이 한때 머물렀으며, 조선중기에 불교 부흥을  꾀했던 보우도 기거했었고, 근대에는 시인이자 스님인 한용운도 머물렀다고 하는데 ...
백담사의 말사이기도 한, 이 오세암이 나에게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위의 이런 설명이 아니더라!
부모잃은 다섯 살 어린 소년이 한 스님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다가, 어느 겨울 먹을 것을 구하려 하산했던 스님이 폭설로 인해 제때에 올라오지 못하고 눈이 그치고 나서야 눈을 헤치고 올라 왔건만,
소년은 그 자리에서 꼼짝않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못해, 마침내 成佛이 되었다는 아리고 아름다운 이야기 ...
그 오세동자가 성불이 되었다는 자리에 오세암이 들어섰고, 사찰 이름도 오세암(五歲庵)라 했다는 이야기가 나의 가슴에 더 와닿는 것이다!
그 오세암에서 간단한 공양(미역국에 밥 한술 넣고 오이김치 몇조각 얹인게 전부다)을 하고, 어스럼이 밀려와 덮고 있는 망경대를 한번 더 쳐다 본다.
부처님 얼굴 같기도 하고, 오세동자의 얼굴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산사(山寺)에서 - 내설악 오세암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 숙소를 배정 받고 옆의 계류에서 간단히 씻고는 오세암의 저녁 예불에 참석했다가 일찍 잠자리에 청해 보는데...
호텔이나 여관같은 잠자리를 애시당초 기대도 예상도 하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방에 10~15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을 사전에 알았고 각오는 하였지만, 쉽사리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새벽 1시경, 슬그머니 빠져 나와 오세암 주변을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도 시간은 더디게만 가고, 잠은 쉬히 오지 않는다.
한참 후 결심하고, 배낭을 챙겨 나와서는 새벽 예불(03:30시작 ..1시간여 소요)에 참석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법당안에는 부녀자들이 대부분 이미 만원이었고, 나는 범종과 법고가 있는 누각에서 좌선하고는 예불시간을 기다린다.
내설악 깊은 곳, 가을의 새벽 공기가 맑디 맑고 청아하기 그지 없다. 약간의 오돌한 한기는 문제가 아니었다.
청량한 독경 소리와 기도 소리들 ...
결코, 불자라고는 할 수 없는 나에게도 가슴의 찌릿함이 전율처럼 느껴 온다.

~~~~~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그리고 어머니 일찍 가시고 피끓는 청년기에 아버님마져 어머니따라 가시고...
서울이라는 곳으로 큰형님께 이끌려 올라 치열하게 공부하고 성공을 위해 달렸던 삶과 생활과 욕망들...
그 영감탱이(울 큰 형님께 못 마땅하면 난 이렇게 부른다)가 어느덧 칠순이 훨~넘었고, 건강도 많이 약해 졌다는 세월의 무게와 잔인함...
그리고, 울 마눌 이 여인을 만나고 아들 딸 낳고 살아 온 지 벌써 24년...
지나간 세월, 앞으로 남은 시간, 처자식을 위해 무얼 해 주었고 무엇을 남기고 사라 질 것인가 ...
서울中.高라는 터전에서 인연이 되어 미워했기도 했고 정이 들대로 들었던 친구 녀석들과의 추억과 감사들...
일부는 먼저 하늘로 올라 갔고, 몇몇은 병마로 어쩌면 또 먼저들 갈지 모른다는 아픈 이야기와 허망들...
그러면, 난 어떻게 가야하고 어디로 가야하나?
나는 나를, 내처자식을, 내형제를, 내친구들을 얼마나 사랑했고, 삶에 대해 얼마나 진지했고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왔나?
그럴려면 무엇을 얼마나 남겨놓고 가야 하나, 아니면 하나하나 솔~솔~ 버리면서 가야하나...
아니, 사지가 멀쩡하게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적이 있었던가?
~~~~~

독경과 기도 소리에 합장하면서 이런저런 상념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 간다.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 지고 피로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 이 새벽에만이라도 세심탈욕(洗心脫慾)으로 들어 가보자...
            ....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

- 10월2일, 아직도 오세암 산자락엔 어둠이 두껍게 드리우고 있는 새벽6시 훨씬 이전 ...
아침 공양을 위한 줄이 길다랗게 늘어 서 있다.
새벽 예불에서 주지스님의 법문에 감명 받아서가 아니리라!
...찡그리고 화내지들 마시오! 이슬 피하고 끼 건너지 않고 자고 먹을 수 있다는 것에도 감사들 하시오!..
...무거운 짐일랑 법당에 내려 놓고, 배낭과 주머니가 무거우면 넉넉지 않은 절살림을 위해 놓고 가시오...  
모두들 어제 저녁 공양과 똑같은 양과 메뉴에 성찬인 듯 맛있게 먹고, 주먹밥 한개 받아 들고 넉넉한 표정들이다.
우리도 그 줄에 끼어 아침 공양을 하고 주먹밥 하나씩 받아 들었다.
망경대를 한번 더 쳐다 보고는 이내 봉정암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침6시50경이었다.

- 봉정암으로 가는 산길은 성지순례자의 행렬 같았다!
언제부터인가, 오세암이나 봉정암에서 하루 묵고 오고가는 것을 불심깊은 사람들의 성지순례같은 것으로 인식되어 졌다고 한다.
어젯밤 오세암에서 묵은 인원이 600여명 ... 그 중 대부분이 봉정암으로 가는 사람들이다.
82세 할머니도 계셨고, 예닐곱살 어린이도 있었고, 평범한 산행인도 있었고, 전문산악인 차림도 있었다.
생전 처음(울 마눌처럼...)가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수십번 오세암과 봉정암을 오고간 불심 깊은 사람도 있었다.
울산에서 부산에서 광주에서 충주에서 강릉에서 서울에서 ... 팔도강산에서 다 온 것 같았다.
최택상 부부는 작년에 한번 그렇게 산행해 보고는 거친 잠자리와 식사에도 불구하고는 한번 더 하고 싶어서, 내가 간다기에 동행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했다.
난, 그런 순례자의 마음이라기 보다, 가을에 내설악 속살 깊은 곳으로 산행하고픈 의도가 더 컸고, 울 마눌님은 오세암과 봉정암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설레이던 발걸음이다.
오세암에서 봉정암까지는 약4km ... 오르내리막이 있어 산행만 3시간 꼬박 잡아야 한다.
봉정암으로 오르는 길엔, 다섯계류를 건너고, 세 번 고갯마루를 넘어서, 가야동계곡을 가로 질러서, 30여분 가파른 오르막(깔딱고개라 불린다)을 올라야, 봉정암 사리탑 위의 바위지대에 닿을 수 있다.
그런 산길을 팔칠순 할머니도 노래 부르며, 불문을 외우며, 즐겁게 걸어 가는데, 울 마눌님 힘 들다고 하면 않되지!

- 오세암을 떠나자 마자 뿌리던 비는 잠시 ...
봉정암으로 가는 산길엔 수풀도 울창하고 가을이 본격적으로 접어 들었고, 단풍도 막 절정으로 내달리는 순간이었다!
가야동계곡을 건너기 직전까지는 오르내리막의 연속이 계속되고, 그 오르내리막 사이에 조그만 계류가 깨끗하게 흐르고 있었다.
때론, 탄성이 터지는 고운 단풍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왼편과 오른편의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의 암봉 일부가 보이면 저절로 올려다 보게 되고 ...
오세암과 봉정암의 중간쯤의 다소 가파른 깔딱고개에서 휴식 ...
그 마루터를 내려서서 한참 내려서면, 희운각에서 시작되어 수렴동까지 이어지는 험하고 장관을 자랑하는 가야동계곡 허리를 만난다.
계곡 언저리에서 많이들 쉬면서 간식도 먹고 세수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우리도 사진 한 장 찍고는 다소는 평평한 산길을 계속간다.
그것도 얼마 아니간다. 가느다란 계류가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니 단풍은 더욱 아름답고 오르막은 점점 가파라진다.
쉬지 않고 올라도 족히 30여분은 걸리고, 경사도가 예사롭지 않더라!
그러나, 이 오르막에서 뒤돌아 보지 않고 단숨에 오르는 우(愚)를 절대로 범하지 말라고 하소 싶다!
봉정암에 이르는 바위 마루터에 이르기까지 내설악의 속살과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을 조금씩 벗겨가며 조망할 수 있는 기막힌 산길이기 때문이다!

- 거칠고(돌길)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땀 한번 훔치면서 뒤돌아 보니 오른쪽 머리로는 공룡능선의 일부가, 왼편으로 용아장성의 위용의 예고편인 듯한 절벽과 암봉이 서서히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가파른 된비알을 거친 숨을 토해 내면서 8부까지 올라서면, 아~ 하는 함성이 절로 터진다!
고운 단풍 사이로, 오른편 멀리 공룡능선의 나한봉과 1275봉이 보이고, 그 사이로 세존봉이 우뚝하다!
왼편 넘어로는 용아장성의 도도하고 위압적인 암봉이 건너 뛰면 잡힐 듯, 눈 앞에 장엄하게 펼쳐진다!
그 사이로 푹~ 꺼진 내설악의 계곡 깊숙한 숲과 가을 단풍의 조화 ...
그 장관의 풍광에 취하면서 올라라!
조금 오르다 다시 뒤돌아 보라,
조금전 보았던 풍광이 장면을 조금더 바꿔 눈을 즐겁게 하고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너다섯번을 반복하면서 오르다 뒤돌아 보고, 오르다 뒤돌아 보면서 봉정암 사리탑 뒤편 바위마루터에 올랐다. 용아장성의 끝머리 부분의 근방이다.
여기에 올라 아슬아슬한 바위에 올라 서 보자!
아~ 이를 무엇이라 어떻게 표현하랴!
오늘같이 가을의 절정에 추색(秋色)이 완연한 설악산의 파노라마를 ...
아홉시 방향 서쪽으로부터 아스러히 귀떼기청봉과 서북주능의 일부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열한시 방향으로 더욱 가까와 보이는 용아장성의 위용에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수구러지는 나, eQ 산대라...
가야동계곡 깊고 깊은 내설악의 속살은 최대한 치장한 옷으로 가을의 빛깔을 뽐내고 있고 ...
한시에서 세시 방향까지 보이는 공룡능선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나한봉도 1275봉도 신선봉도 부드럽게만 보인다.
거기에 한술 더 떠, 나한봉과 1275봉 사이로 울산바위도 약간 고개를 치들고 있고, 속초 앞바다도 뚜렷하다.
여섯시 남쪽 방향으로 봉정암 위로 소청대피소가 그림같고, 중청의 단풍은 절정을 넘어 밑으로 타고 있었다!
일곱시 방향의 봉정골 깊은 골도 이에 질세라 단풍의 고운 자태를 경쟁 하듯이 서로 뿜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깊은 산중에 서 있는 봉정암 사리탑의 절묘한 위치와 거기서 굽어 보는 봉정암이 기막히게 앉은 자리와 주변 바위와 단풍...
설악산을 오르는 친구들에게 여기는 평생 한번 올라 보라고 권하고 싶다!
설악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곳이다!

- 봉정암(鳳頂庵) ...
설악산의 대소사암 중 제일 먼저 창건된 백담사 부속 암자이며, 신라 선덕여왕 12년에 자장율사가 입당하여 부처님 사리를 얻어와서 오층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하고 절을 창건했다.
이름을 봉정암이라고한 것은 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이 이곳에서 수도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는데, 잘 모르겠고, ‘鳳頂’이라는 이름이 너무 좋지 않은가!,
전국 사찰 중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부처님의 뇌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으로 이름이 더 높고, 氣가 제일 세다나?
(5대적멸보궁; 양산 통도사,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불자들에게는 순례성지와 같은 절이라 하여 더 유명해 진 것 같다.
오늘도 연휴를 맞아, 우리 같이 오세암에서 오고, 대청을 넘어서 오고, 수렴동을 거슬러 올라 오면,
오늘밤에는 5천~6천명이 봉정암에서 묵을 것 같다고 한 스님은 걱정반 자부심반 얼굴이 환하다.
오층사리탑은 봉정암에서 200여m 높은 곳에 떨어져 있고, 두 산녀는 거기서 정성스레 합장하며 예를 올리더라.
어느새 발 디딜 틈도 없이 밀려드는 불자와 등산객등으로 봉정암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물 한모금 마시고는, 언젠가 한가하고 조용할 때 다시 꼭 봉정암을 들리리라 마음 먹고는 발길을 봉정골로 해서 하산하기로 한다.

- 봉정암의 북적거림을 피해, 봉정암깔딱고개(봉정골입구~사자바위까지 500여m 가파른 오르막)의 끝머리 사자바위(해발1180m)에서 점심 겸 휴식...
먹을 것이라고는 주먹밥과 참치캔 하나가 전부였다!
그래도, 사자바위에서 보는 경치만으로도 우린 배 불렀고, 설악의 단풍 속으로 점점 더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다시 되돌아 와,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 서는데, 올라 오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가 안쓰럽게 들린다.
얼마나 남았어요? 이제 다 왔어요? 물어 보는 사람들의 눈이 간절해 보이는 가파른 오르막이 이 부분이다!
구곡담폭포와 쌍폭을 보는 것만으로도 수렴동에서 올라오고 내려가는 사람들에게는 다리품을 팔고도 남는 경치인데,
내설악 파노라마의 장관을 본 우리는 이 폭포들과 주변의 단풍을 오늘 산행의 덤이라 여기면서 잠깐만 머문다.
새빨간 단풍 고운 빛깔에는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 찍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구곡담과 쌍폭동을 거치면서 수렴동계곡을 따라 수렴동대피소로 향하여 부지런히 발걸음을 내린다.
드디어, 울 마눌님 수렴동대피소를 얼마 남기지 않고서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 지는 것을 뒤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었고 ...
암반에서 탁족겸 휴식를 취해 본다. 단풍은 여기엔 아직 절정에 이르려면 한주일 걸릴 것 같다.
컵으로 그냥 계곡물을 떠 마시면서 느긋하게 쉬면서 간식도 곁들이고 ...

- 수렴동대피소엔 예전같이 맥주등 주류는 판매하지 않고, 감자전등도 만들지 않고 있단다.
대신, 컵라면이 2500원, 끓인 라면이 4500원으로 대폭(?) 인상되어 있었다.
그 곳에서 잠깐 발길 멈추고는 빠른 발걸음으로 다시 오세암봉정암 갈림길에 서고는 영시암에서 다시 구운 감자 사 먹으면서 물한모금...
백담사입구의 버스 타려고 줄이 길게 늘어 서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두산녀는 널부러지게 내려 서라며 최산고와 나는 빠른 걸음으로 내달리기로 한다.
숏다리와 롱다리가 절묘하게 박자 맞추면서 어제 올라 왔던 산길을 내려 선다.
백담산장을 한번 더 쳐다 보고는, 백담사는 전에도 들렀고 또 들릴 기회가 있을 것 같아, 하산길에도 생략하기로 한다.
추색(秋色)의 절정에 오세암 가는 길에서, 봉정암 오르는 길에서
세심탈욕(洗心脫慾) 산행에 내설악 진경(眞景)에 취했던 기억을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동행한 최산고의 부부에게 무언의 감사와 쉽지는 않은 산행을 해 낸 울 마눌님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으면서,
백담사 입구에 발걸음을 내리며 오늘 산행도 접어 본다. ^Q^


<후 담>
* 이번 산사(山寺)에 머물고 산행하는 것을 올해 울 마눌님과의 결혼기념일 여행을 대체하기로 했다는 말을, 사자바위에서 점심을 먹을 때 최산고에게 말하니, 동행하게 되어 영광이라나???
아니, 제가 영광 무지로소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최산고부부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 백담사 입구에 도착한 시각이 10/2 오후 4시45분경 ...
버스 기다리느라 길게 늘어선 행렬들 ... 족히, 2시간은 걸릴 것 같았고 ...
여기저기 산악회에서 온 집행부들, 7시면 버스 끊기니, 인원으로 보아 그 이전까지 버스 탈 수 없다며,
회원들에게 용대리로 걸어서 내려 가자며 독려를 한다!
(6km를 내려서는 길이지만 1시간밖에 안걸린다고 하는 대목은 너무 했더라)
빨리 전원 태우고 서울등 목적지로 한시라도 빨리 출발하겠다는 속샘인데 ... 저러면 않되~지...
그 용감한 산악회 대장인 듯 한 사람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버스는 교대로 쉴샘없이 오고갔다!
오늘은 등산객이 많고 야간에도 하산하는 사람을 위해 밤11시까지 운행한단다.
우리가 버스를 탄 시각이 오후6시57분경 ... 5분마다 한대(42인기준)씩 2시간이면 몇 명이었지?
걸어서 내려가는 시간과 기다린 시간이 거의 비슷했다.(내 앞뒤 실제 걸어서 내려 간 사람도 상당수였다)
때론 우직한 기다림이 더 나을 때가 많다오!
우리 산녀님들을 걸어서 용대리로 내려 서게 했더라면, 최산고와 난, 다음 날로 꽥~했을꺼야, ㅎㅎㅎ!

* 용대리에서 황태구이에 소소한 저녁과 간단한 샤~워 ...
서울로 출발한 시각이 밤8:30경 ...
뻥~뻥 뚫렸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44번 국도는 예상보다 막혔고, 양수리 부근에서는 엉금~엉금~
자정을 훨~씬 넘긴 것도 모자라서 최산고가 귀가하기 쉽게 서하남으로 빠져 나와 빠~이빠~이 한 시각이
새벽 1:30경 ...
꼬박 5시간반이나 걸리고, 간밤에 잠도 설쳤을 최산고가 피로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찌?
그래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하고 ...
울 마눌님과의 결혼기념산행에서 나보다 돈 더 쓰고, 차량대고, 운전하고...
eQ 산대야, 니 참~ 뻔~하다!
그래도, 우짜노? 우리가 남이가? 산대.산고 아이가! ㅋㅋㅋ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2005년9월25일 선달산-번외

능청능청 선달산을 넘어 늦은목이에 서서
삿갓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않되는 발걸음

* 일 시 : 2005년 9월 25일(일) ... 맑음
* 산행지: 선달산(先達山:1236m) ... 경북 영주. 봉화, 강원 영월 하동 경계
* 구 분 : 9월번외산행 ... 총동문산악회2차백두대간23차산행에 합류
* 코 스 :
<B팀>도래기재(11:10출)~옥돌봉(1242m; 12:10착..12:15출)~박달령(13:05착...점심등 13:45출)
     선달산(15:50착...휴식등 16:10출)~늦은목이(16:45착...16:58출)~생달(18:08착)
<A팀:대간팀>도래기재(11:10출)~옥돌봉~박달령~선달산~늦은목이~갈곳산~1057봉~마구령 ... 주차장


- 벌써 세월이 그렇게 훌~쩍 지나갔나?
총산악1차백두대간 종주에 참가하여, 1999년 6월 6일 고치령~마구령~선달산~박달령 구간을 산행하면서,
늦은목이에서 선달산을 오르고 있었을 때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 오르막이 그토록 지겹고 힘들었다고 기억된다.
오늘 다시 총산악2차백두대간23차산행에 합류하여 선달산을 다시 오르기로(그때와는 거꾸로) 하였다.
그러나, 당일 한나절에 도래기재에서 마구령까지 약19km 산행에는 조금은 주저했는데, B코스가 오전약수에서 박달령을 올라 마구령까지 간다고 하니,
그냥 내빼나, 오전약수로 차로 이동하여 박달령에 다시 올라서나, 시간은 그거나 이거나 였기에 22회 7명은 한두명이 걱정이 되나, 도래기재에서 마구령까지 내 뽑기로 일단 합의하였다.

- 도래기재는 봉화 춘양면에서 영월 하동리로 넘어 내리천따라 고씨동굴로 이어지는 88번 지방도로로 경북과 강원의 경계점이요(고개를 넘어 영월쪽으로 내려서는 풍광이 그저 그만이다),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태백산 구간과 소백산 구간을 구분짓는 해발 900m 가까운 높은고개다.
그런데, 짧은 내 상식으로 이 고개의 이름이 영~ 마음에 안든다.
춘양면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도래기라는 조그만 마을 이름을 따다 지은 것 같은데, ‘큰하늘재’ 정도로 불리면 어떨까 싶다.

- 압구정동에서 아침7시에 출발하였는데, 여차저차하여 돌고돌아(?) 도래기재에 도착한 시간이 11:10경...
도래기재에는 산사태 방지공사와 동물이동로(?)공사가 한창이어서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이고 ...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대간팀들은 그냥 내빼기 시작한다.
초반부터 토사방지용 나무목계단으로 난 오르막의 연속 ... 옥돌봉까지는 긴~오르막이다.
기창이와 부인은 각오를 단단히 했는지, 김진수(13회) 장헌수. 조병찬(14회) 선배등 뒤를 바짝 달라 붙는다.
저러면 얼마 못가는데 ... 말릴까 말까를 몇 번이나 망설이다 내 버려 두었다.
저런 속도로 옥돌봉까지 따라가도 잘가고, 옥돌봉에서 물한모금 마실 사이, 그 산행중증을 넘어 경지에 들어선 그 선배 및 후배들과 같은 속도로 산행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도래기재에서 옥돌봉까지 2.7km ... 서서한 오르막이지만 1시간만에 논스톱으로 쳤다.
그런데, 우리들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산행 했지만, 대간꾼들은 벌써 달아났고, 옥돌봉엔 어느덧 22회 7명이 제일 후미에 서 있었다.
사진 한 장 찍고 물 한모금 마시고 ... 다시 속도를 붙여본다. 서서한 내리막의 연속!
산길은 널널한 육산 ... 푹신푹신한 감촉이 발걸음에 착~착 앵긴다.
옥돌봉에서 박달령까지 3.1km ... 50여분만에 주파하였다.


- 박달령(해발 1000m 조금 못미침)에는 산신각이 6년전 모양 그대로 있고, 주변은 승용차정도 올라올 수 있도록 정비되었고, 화장실등 비교적 깨끗이 정돈되어 있었다.
헬기장에 옹기종기 모여, 먼저 온 대간팀들은 점심을 먹고 있었고, 오전약수에서 올라오기로 한 B팀은 도착전이었다.
그 B팀(한참만에야 박달령에 도착했다)을 이끌고 마구령까지는 나의 일천한 산행경험으로도 오늘은 무리라고 판단된다.
마구령에 도착되기 훨씬 전에 어둠은 필연일꺼고 ... (마구령 오후 6시까지 도착이 기준...)
우리도 점심을 먹고 있는데, 대간집행부에서 B코스를 선달산 넘어 늦은목이에서 생달로 빠지는 산행으로 결정했단다.
이전에 내가 한번 제안했던 코스이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랴???
기창이 부부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흐르고 나를 넌지시 바라본다.
2차백두대간종주 중인 철원이와 화끈한 산행을 한번 하고 싶어 오늘 시간낸 진호산장과 시영산사 3명은 마구령까지 가기로 하고,
나와 오총 기창부부는 생달로 빠지기로 하고는 ... 3명은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선달산으로 먼저 향했다.
(그들은 선달산에서 cut-off 시각 이전에 통과했고, 마구령에 오후6시 조금 지나 도착하였다)

- 생달로 빠지기로(언젠가 한번 내리고 싶었던 곳이다) 마음 먹고나니 그렇게 마음이 편하고 널널할 수가 없다.
늦장을 부리며 점심을 먹고는 선달산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박달령에서 선달산까지 약5km가량 ... 아주 서서한 오르막이다.
때로는 속도를 붙이고, 때로는 능청능청 널부러지게 발걸음을 옮기며, 푹신푹신한 산속으로 빠져든다.
탁~트인 조망은 없어도 가을이 몰려오기 시작하는 숲속 산중을 걷는 맛이 너무 좋더라!
중간 마루터에서 두 번 쉬면서 물도 마시고, 선후배들과 희희덕거리며 산행다운(?) 산행을 계속한다.
그렇게 올랐는데도 박달령을 출발하여 선달산 정상에 도착하니 2시간 겨우 넘게 걸렸더라!
선달산에서 오후3시에 cut-off 된, 김문현(10회)선배 및 후배등 내노라는 산꾼들이 쉬고 있었다.
나의 입가엔 알 수 없는 통쾌한(?) 미소가 절로 흐르고 ... %^&*#%
정상의 들머리날머리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형형색색의 각종 백두대간종주 표지기가 마치 야외 무당판에 서 있는 느낌마져 들게 하고 ...

- 선달산 정상 일대는 삼각점이 있고, 봉화산악회에서 세운 나무표지석이 있는 소소한 넓이의 공터 ...
주변 나무들이 많아 탁~트인 조망은 여기서도 어렵다.
사실, ‘99년 6월 이후 선달산을 다시 오르고 싶었던 코스는 오늘 코스가 아니었다.
이 선달산 북쪽 영월쪽에 기막힌 비경을 간직한 내리천 상류가 있고, 명경지수(明鏡止水)를 자랑하는 칠룡동계곡이 있다.
영월 삽살모랭이에 친구부부가 숙박업을 하고 있어, 두서너번 내리천따라 올라와 늪다리를 건너 칠룡동계곡 초입까지 왔다가 선달산을 올라 볼까 하였었다.
단종사당까지도 그렇고 선달산까지도 산길이 희미하고 거칠어 뭐~ 지저분한(?) 산길이라고 들었고 두 번이나
시도했었는데 ...
그때마다 동행했던 친구넘들이 칠룡동계곡 맑은 물에 발가벗고 계곡욕하면서, 라면 끓이고 쐐주 한잔 땡기고 내려가면 됐~찌 더 뭘 바라느냐며,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무산되었던 기억이 떠 오른다.
그런 기억을 되집으면서 선달산 정상을 이리저리 서성이며 한참동안 머무른다.
선후배들 사진 찍사 노릇도 톡톡히 하고 ...

- 늦은목이로 내려서는 산길은 서서했다가도 때론 급하고 ... 약1.9km거리 40여분이면 뒤집어 쓴다.
이 늦은목이 고개는 네갈래 갈림길 산길 ...
직진(서남쪽)하면 대간따라 소백산으로 쭈~욱 이어지고, 오른쪽(북서쪽)으론 부석면 남대리로 넘어가는 산길이요, 왼쪽(동남쪽)으로 내려서면 봉화 물야면 생달로 빠지는 길이다!
여기서 대간따라 20여분 오르면 갈곳산(966m)에 닿는데, 대간길은 오른쪽(서쪽)으로 크게 휘어져 내달리고,
바로 남쪽으로 능선따라 내려서면 봉황산(818m)이 우뚝하다.
그 봉황산 남쪽 기슭에 천하의 명당 자리에 서 있는 사찰이 유명한 부석사 [浮石寺]라 ...!!!
여기에 장황하게 浮石寺라는 사찰이름의 내역이나, 무량수전을 비롯한 다수의 국보를 소개하려고 꺼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부석사에 대한 여행기를 쓰려면 수십 페이지로도 모자랄 만큼 볼거리와 풍광이 있~찌...
그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 있는 안양루(安養樓)에 걸려 있는 김삿갓(金笠;金炳淵 1803-1863) 한시가 생각나서,
다소 옆길로 빠져 적어 보는 것이다!

浮石寺

平生末暇踏名區 白首今登安養樓
江山似畵東南列 天地如萍日夜浮
風塵萬事忽忽馬 宇宙一身泳泳鳧
百年幾得看勝景 歲月無情老丈夫    

平生에 여가 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 白首가 된 오늘에야 安養樓에 올랐구나.
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있고 천지는 부평 같아 밤낮으로 떠있구나.
지나간 모든 일이 말 타고 달려온 듯 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 마냥 헤엄치네.
백년동안 몇 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 세월은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있네.

                                       - 김삿갓(金笠;金炳淵 1803-1863) -

부석사를 아직 못 간 분이나, 가 본적이 있는 분도 안양루의 올라 이 시를 한번 감상하시기를 ...


- 김삿갓은 이 시를 부석사 안양루에 남기고, 표표히 봉황산을 넘어서 여기 늦은목이에 서지 않았을까?
그리고는, 북서쪽 남대리로 내려서서 영월 하동리로 넘어 갔으리라 ...
김삿갓 묘는 영월 하동리에 있고, 그의 명성따라 현재 관광지로도 유명하단다.
그 늦은목이에서 꽤 머물렀던 같다!
선후배들 거의 생달로 내려서고... 시각도 거의 오후 5시경
마구령에 어둠이 내리기 전까지 내달리는 것이 싫어, 생달로 내려서기로 작정은 하였지만, 여기서도 조금 있으면 어스름이 밀려올 것이고 ...
그럼, 서둘러 생달로 내려서서, 한밤이 되기 전까지 서울에는 도착해야지 ... 하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밀려 온다!

~ ~ ~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 ~ ~

세상을 희롱(?)하며, 구름따라 발길따라 바람처럼 떠도는 방랑객이 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인연에 얽혀 있고 삶의 무게를 짊어진 우리들 ...  아니 나, eQ !

능청능청 선달산을 넘어 늦은목이에 서서, 삿갓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않되는 발걸음이라면,
이몸아, 서둘러 어둠이 오기 전에 생달로 발걸음을 내려 놓아야지! 그래야, 서울도 일찍 도착하고 ...

~ ~ ~ .......................................... ~ ~ ~

김삿갓의 한시 마지막 부분을 웅얼거리며, 늦은목이를 떠났다!

- 생달로 내려서는 숲길은 너무 고느적했다.
큰티골이 왕바위골과 만나는 지점까지는 깊은 숲속을 느끼게 하고, 쭉~쭈~욱 뻗은 잣나무도 좋거니와,
울창한 산림 사이로 흐르는 여울물소리도 정겹고, 그 물소리와 어루러진 구절초등 야생화도 좋더라!
저멀리 주실령(오전약수에서 춘양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움푹 들어간 부분이 뚜렷하고, 양날개로 펼쳐진 능선들의 곡선 ... 경치도 일품이다.
널널히 산길은 완만히 내려서면서, 왕바위골과 만나는 지점까지이고, 거기서부터 생달까지는 콘크리트포장길,
그래도 주변엔 꽃도 피어있고, 계류도 흘러서 내려 오는데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기창부부와 함께 도중 계류에서 탁족도 하고, 나는 등목까지 하고 ... ㅎㅎㅎ
그렇게 널널히 내려서면 늦은목이에서 생달까지 1시간10여분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생달 산머루농장에서 뒤돌아 선달산 능선을 바라보니, 어스름이 슬금슬금 밀려 오고,
그 어스름따라 오늘 산행도 접어 본다. ^Q^


<참석자>
*22회 ... 김진호 김시영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홍기창 박란이 (7명)
*총산악2차백두대간팀 ... 총76명


< 후 담 >

* 정재우(7회) 김문현(10회) 김진수(13회) 장헌수.조병찬(14회) 선배님들 ...
산행중독증이 아닌 산행입신경지에 이르신 이 어르신네들을 두고,
‘ 이 영감탱이들 얼마나 잘 걷기에 그렇게 소문이 났나? ... ’ 하면서, ‘ 오늘은 나도 따라 붙어 보고야 말꺼야’라고 외치며 준비하였다는,
우리의 새로운 산녀 산행강자, 기창 부인의 장담은 10리도 못가 옥돌봉에서 슬그머니 사라지고 ...
서울 암사동(3명 도중 강변에서 하차: 죄송하고 고맙습니다)에서 오뎅에 쐐주 한잔하면서 나에게 건네는 말이
‘ 꼭, 삼청교육대 끌려가 훈련시키는 사람들 같다나, 뭐라나??? ’ ㅎㅎㅎ
그래도 선배님들 살~살~ 산행 하십시오! 꾸~벅

* 서울에 단 몇분이라도 일찍 도착하려고 생달까지 버스를 보내주고, 마구령까지 내달린 꾼들은 준비한 라면도 못 먹고, 모두들 합류한 시각이 오후 7시경...
버스 안은 땀내음으로 코를 찔러도, 어느 누구 하나 땀내 씻고 옷 갈아 입고 서울로 가자는 사람 없더라!
그렇게들 우린 서울로 빨랑빨랑 올라가야 하는 사연이 다 있을꺼야~~~
치고 오르고 내빼고 하는 산행 모습하고 꼭 빼 닮았다고요~~~
그래도, 우리(22회)끼리라면 난 그렇게는 않하리라 ... 서울에 한두시간 늦으면 어떠하랴 ~
이상은 eQ 생각이었습니다! 죄~송 꾸~벅!

* 박기설(24회) 대장님, 수고 많이 하셨고, 여기저기서 웅얼중얼 불평도 많이 들었~쬬?
단장님도 그렇고 전영수총무님도 그렇고요....
그런 자리가 아무리 잘해야 본전이라~예!
그래도 계속 수고 부탁하는 심~뽀는 정이라 여기소서...
그리고, 다음에 2차백두대간 산행에 참가하면, 전 무조건 B코스입~네~다!!!
B코스 개발 많이 노력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꾸~벅~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제102차정기산행 - 050911작은동산(東山)

이름만큼이나 정감이 가는 산,
아기자기한 암릉과 전망바위, 널널한 숲길

* 일 시 : 2005년 9월 11일(일) ... 맑음, 매우 더운 날씨
* 산행지: 작은동산(東山):545m ... 충북,제천 청풍면 소재
* 구 분 : 제102차정기산행 ... 총산악회가을정기산행에 합류
* 코 스 : 교리마을기점(10:38출)~제3전망대~안부~긴슬랩~제2전망대~제1전망대~정상~모래고개
        ~약물탕계곡~학현리(13:58착)...제천학생수련장

- 서울고총산악회에서 오늘 산행지로 선정한 충북 제천 소재 ‘작은동산’은 산이름치고는 생소하기도 하고,
재미있고 정감이 가는 산이름이기도 하여, 접근하는 길을 일편단식으로나마 자세히 기술해 보기로 한다.
최근 3년에 걸쳐 여름이면 이 코스로 내려 오곤 하였기에 ...
영동고속도로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내달리다가 남제천I.C에서 빠지면 82번지방도와 연결되는데, 우회전하여 금성방향(청풍문화재단지쪽)으로 내달린다.
이내 충주호를 끼고 고불꼬불 드라이브하기에도 좋은 곳이라 생각되고, 도중에 수석을 엎어놓은 듯 모양새가 그럴싸한 봉명바위를 만난다.
작년까지만해도 자연 그대로가 좋았는데, 지자제가 실시되고 이곳에도 뭔가 우다닥 짓고 있다.
자연미 그대로 두고 보는 것이 훨씬 모양새가 좋은데 말이다.
좀 괜찮다 하는 곳엔 어김없이 까페다 뭐다 들어서니 어안이 벙벙하기만 하고...
그 봉명바위를 지나면 왼편으로 난 길은 무암사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여 한번 더 꼬불거리면 호텔이 있고,
커브를 틀자마자 교리마을이 나타난다.

- 오늘 산행들머리는 이 교리마을로 잡는다.
작은동산의 산행길은 전체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난 방향이지만(또는 반대 방향)...
정상에서 모래고개까지는 약간 북쪽으로 틀다가 다시 서쪽으로 틀어지고,
조금 가다가 남쪽으로 약물탕계곡을 따라 내려서서 학현리로 닿는 방향이다.

-‘작은동산’ ...    
이름만큼이나 정감이 가는 산이고, 아기자기한 암릉과 전망바위, 널널한 숲길과 맑은 계류물이 좋고, 산행시간도 소소하다.
이 코스는 ‘금수산산악마라톤’ 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다.
또한, 무암사계곡 남쪽 산줄기(서쪽~동쪽 방향으로 뻗어있다)의 정상-동산(896m)과
학현계곡 남쪽(신선봉) 넘어 건너의 능강계곡(얼음골로 유명하다;최근 3년간 여름에 피서갔고, 추천 할 만한 곳임) 산줄기(서쪽~동쪽 방향으로 솟구친다)에 우뚝 선 금수산(1015.8m)과의
중간에 끼어 기죽어(?) 바짝 엎드려 있는 산이라 ‘작은동산’이라 이름 지었나?
산행 내내 왼편(북쪽)은 동산의 위세에 위축되고, 오른편(남쪽)은 금수산의 콧대를 올려다 보면서 산행하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작은동산 정상은 두루뭉실하고 바위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고, 주변은 키 높은 소나무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그래도, 전망볼거리, 암반과 널널한 숲길에 맑은 계류물까지 ... 다정다감한 맛이 있는 산이더라.

- 산행들머리부터 가파르게 10여분 올라친다.
등산객이 많지는 않을 듯한 오르막에 토사방비목를 설치하여 오르는데 도움이 되고...
백로(白露)가 지났고 추석이 코앞인데, 오늘 날씨는 한여름 못지 않고, 여기까지 오르는데, 온몸이 땀으로 뒤덤벅이 되고 있었다.
이내 만나는 암릉과 전망대(제3전망소) ... 뒤돌아 굽어 내려보니 시원스럽다.
서쪽으로 충주호가 펼쳐지고, 호텔과 청풍랜드가 멋들어지게 자리잡고, 번지점프장과 분수대의 물줄기는 다소나마 더위를 가시게 한다.

- 수풀이 이어지며 다소곳한 내리막에서 안부를 지나면, 약간의 긴슬랩을 만나고, 제2전망소가 지척이다.
서쪽 충주호에 청풍문화단지가 보이고, 서남쪽 건너 저멀리 월악산의 위세가 당당하게 솟구쳐 있고, 동남쪽으로 금수산 정상이 콧대높게 보이고, 동북쪽으로 동산이 작은동산를 위세있게 굽어보고 있는 듯 하다.
제2전망소에서 제1전망소까지의 널널하고 부더러운 산길, 산악마라톤코스로 잡은 이유에 감이 온다.
얼마 아니가면 제1전망소의 너럭바위 ... 여기서의 경치도 아주 멋들어진다.
이정호(17회)선배님 덕분에 우린 6명이 비로소 한자리에 어울려 사진도 찍을 수 있었고 ...
이번이 두 번째인 산행에서 강태욱은 자기에 꼬~옥 맞는 산행거리고 시간이라며, 오늘은 잘도 따라 붙는다.

- 바위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고, 주변은 송이버섯이라도 나옴직한 소나무들이 사방으로 둘러싸인 두루뭉술한 곳...
표지판이 아니라면 도무지 정상같지 않은 곳이 정상이란다!
동산과 금수산 사이에 끼어, 쪽~(?)도 못 쓰고 있는 산이라는 말에 우린 한번 더 웃고...
소소한 간식을 들며 널부러지게 퍼져 본다.
오산총의 시비는 럭비공처럼 튕기고, 그걸 즐기는 산사 중회의 심뽀도 여전하고...
2회부터 47회까지 ...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오늘 산행의 참가자들 ...
그저 지나치면서 인사하기에 바쁠 정도다.
송이익과 한성호(33회)의 넉살은 계류물에 세수하는데까지 계속되고...

- 모래고개에서 약물탕계곡으로 접어드는 중간쯤, 동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있는데,
오늘 13회선배님들과 김문현(10회)선배님은 이길로 내려서서 동산과 작은동산을 한꺼번에 산행하고 있다는 말을 장헌수(14회)선배께서 하신다.
김문현 선배님이 요즈음 13회선배님들의 산행중독증(?)에 감염되어 그렇게 산행을 하신다며, 은근슬쩍 비비 꼬아 보는 것이렸다!
그러면서, 나의 질문에 “ 난, 이젠 그런 산행 안하고 있어...&*^%# ” 일갈하신다.
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흐르고...

- 약물탕계곡 시작점인가에서 여러 선후배들과 세수도 하면서 땀을 식히는데,
누군가(선배인듯...)가 “ 최고로 치사한 녀석!...저기 오는 군...” 라는 소리에 돌아보니 최치석(16회)선배다.
현 총산악회 회장님이시기도 하는데 ...
빈틈없고 깐깐하게 산악회를 이끌고 계시고 선배님들에게도 바른 말은 하겠다, 겉모양새는 더 선배 같겠다,
여러 선배님들, 만날 때마다 속이 좀~그럴싸한 때가 많았으리라???
이름 석자를 그렇게 풀이하며 놀려(?)대는 선배에게 웃고만 마는 회장님의 여유도 서울총산악회의 마음의 여유라고나 할까!
ㅋㅋㅋㅋ~~~~

-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숲길이 너무 좋다!
널널하다 못해 뛰고 싶을 정도였다!
학현리 계곡입구에 나무방갈로가 최근에 들어서 있고, 주변의 계류물은 맑디 맑았다.
여기까지 횡~하니 내달려 내려와 여기에서 웃통 벗고 등목이나 할 걸 땀만 더 흘렸다고 중얼거렸더니,
오산총은 내가 저기 들어가면 꼴~깍한다나~~~
지나 내나 키에는 오십보백보인걸... 키 이야기 남에게 하면 제 얼굴에 침 맽기지 뭐~~~
송이익, 허~, 이 넘은 보란 듯이 장대같은 키에 무릅밖에 차지 않는다고 나를 들어오라며 희롱(?)을 하고...
9월답지 않은 날씨에 땀이 여전히 흐르는 이마를 훔치며,
“그래 됐다고 그래라..” 하면서 웃고는
오늘 산행도 접어 본다! ^Q^


<참석자>
* 22회 ... 김시영,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이용남, 강태욱(6명)
* 총산악회 ... 버스 10대(2회~47회까지 ... 세세한 인원 ??? )


( 후 담 )

* 제천학생수련장으로 가는 길(10여분)에 쏟아지는 햇살은 따갑기까지 하고, 세수와 등목한 것은 도로아미타불...
아스팔트의 열기과 햇볕에 땀이 다시 흐르는데, 도로가의 코스모스는 화사하게 피어 있어 가을이 왔다고 알린다.
수련장의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종화(33회)의 간계(?)로 11회,22회,33회가 한데 자리 잡고...
땡~이 한자리에 잡도록 사주 한 분은 따로 있지!
동승(11회,19회,22회)했던 19회선배님(박찬홍.권세혁..등 7명)은 어디에 계시는지 잊어버리고...
목심 김치 두루치기로 변해 버린(태욱이의 아이디어) 메뉴에 소소한 소주와 맥주 ...

* 오늘 벌초하러 간 친구들이 많아, 간신히 체면치레만 한 인원의 22회이지만, 어느듯 횟수마다에 얼굴 팔린
오산총과 eQ ...
오라는데는 많아도 가서 돌면 돌아 버리기에 18회 좌석에만 얼굴 내밀고 면피하기로 한다.

* 오후 4시반경, 학현리를 떠난 버스는 중앙고속도로에서 빠져 38번과 19번 국도를 번갈아 타면서, 다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해서 중부고속도로로 질주하는 노련한 운전 덕분에,
강변도로 암사동 부근에 내린 시각이 오후 7시반경 ... 예상보다는 겁(?)나게 일찍 와찌~랑?
오는 버스안에서 박찬홍 선배와 주거니 받거니 하던 강태욱 ...
윤~철과의 고교때 단짝이라는 인연도 있어, 윤~총하고도 묵은 감정(?) 털어 내려는 흔적들...
그래서, 그 넘이 좀 과음했지 싶었고 ...
그냥 중간에 내리는 내 마음도 약간은 개운하지가 않았지만,
워낙 불곰(녀석에게 내가 붙이는 별명이다)이라 누가 말~려?
뚝씸보, 오산총이면 몰라도 ...ㅎㅎㅎ~~

*딱~ 내 수준에 맞는 산행지와 이름의 산, 선정해 주신 총산악집행부에 감사드리면서...
양명륭 총무님 땡~볕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101차정기산행-050828관악산

아직도 무거운 배낭, 헤매는 산행,
그래도 또 다른 백번(200차정기)산행을 향하여...

* 일 시 : 2005년 8월 28일(일) ... 흐린 뒤 개임
* 산행지: 관악산
* 구 분 : 제101차정기산행
* 코 스 : 과천(09:55출)~중앙공무원교육원,백운사입구~계곡~폭포~일명사지~426봉~
         두꺼비바위(점심등...)~연주암~연주암계곡길~향교~과천(14:25착)

- 맹렬했던 무더위는 갔지만, 한낮에는 아직도 따가운 햇살과 더위를 느끼는 요즈음...
제100차정기산행기념특별기획산행으로 백두산종주및트레킹을 마치고, 한달이 넘어서야 산행 발걸음을 함께하는 오늘이다.
그 동안 모두들 백두산휴족증 때문인가, 산행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도 매주 산행은 했지만, 다리 푸는 정도의 소소한 산행이었다. 단독 아니면 한두명과 함께 ...

- 남궁 완 과 김세윤이 오랜만에 얼굴을 내밀었다.
반가왔고 왠지 모르게 미안도 하고(산행하자고 자주 전화 못해...)...
그들 역시 그동안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산행을 자주 하지 못하고, 그렇게 자주 다니던 북한산도 간지가 오래라니...
김산장, 오산총, 김산사,한산차, 용냄이, 큰수정엄마(오총댁)와 작은수정엄마(홍기댁), 울마눌님도 오랜만의 산행 발걸음이라, 우쩨 가벼워 보이질 않는다.
재홍이와 윤~철만 씩씩하게 발걸음을 내디디고...
윤~철 녀석만, 백두대간 종주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산행에 신이 나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백두산 갔다 온 그많은 산원 산녀들은 도대체 왜 안 온 거야 ...씨~야(eQ생각)

- 8년 5개월전, 산우회 창립산행에서 헤매던 나의 모습이 아련히 지나간다.
사당에서 과천까지 그 능선길을 악전고투하면서 내려서던 그 녀석이, 이젠 제법 산행도 할 줄 알고,
명색이 서울22산우회 산행대장 노릇하고 있으니, 누구 말마따나 컸긴 컸나 보다.
그러나, 내 삶을 낭비한 죄를 아직도 씻지 못했던가!
매번 산행에 나설 때마다 가벼운 발걸음을 느낀 적이 아득하다.
짊어지고 가야하는 삶의 무게(그것이 주머니가 되었던 마음이 되었던)는 좀처럼 가벼워지지 않는다.
버려야 가벼워지고 자유로울 수 있는데, 인연의 끈과 집착을 내려 놓기가 어디 쉬운가?
그래서 아직도 나의 배낭은 무겁고, 헤매는 산행을 계속하고 있는가 보다.
그래도 만행(卍行)같은 산행(山行)을 언젠가 한번은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또 다른 백번(200차정기)산행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디뎌 본다.
~~~~~~~~~~~~~~~~~
그때까지 산행을 할 수만 있어도 행복이라 깨달아야 하는데 말이다!
친구들아, 제200차정기산행 때에는 어느 산에서 함께 외쳐 볼꺼나!

- 이런 씨잘데 없는 잡생각이 머리에 가득한데, 옆에서는 무엇이 그리 재미 있는지. 재잘거리며 낄낄대며 걷고 있다.
과천, 중앙공무원연수원 가는 도중 만났던 시원한 한줄기 소나기를 은행나무 밑에서 피하며 서성이던 모습은 소풍 나온 남녀 학생들의 모습을 떠 올리게 하고...
백운사 입구에서 폭포까지의 계곡엔 관악산인가 싶을 만큼 계류물이 흐르고...
다리가 걸쳐 있는 물막이방제는 간이수영장으로도 손색이 없고...
그렇게 널널히 폭포까지 오르면 주변은 널찍한 암반지대다.
소나기가 지나간 후라 미끄러워 암반에 앉아 쉬기는 곤란하였고...

- 당초에는 여기서 오른쪽 일명사지로 해서 426봉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왼편으로해서 제2국기봉과 두꺼비바위능선 사이의 능선을 따라 올라, 장군바위 옆으로해서 너럭바위로 갈려고 했었다.
8월초 한번 답사했는데도, 그만 포인트를 헤갈려 일찍 오른편으로 붙고 말았다.
올라 서 보니, 아뿔사 도로아미타불...일명사지로 붙는 또 다른 길이렸다.
아직도 헤매는 나의 산행일러라!
옆의 재홍이 마무렴 어떠하랴, 물기도 있는 바위 능선길, 뚜렷한 산길이 안전하다며, 그냥 가잔다.
그래서, 426봉을 거쳐 두꺼비바위 능선으로 가기로 하였다....
소나기가 지나간 후에 이는 운무는 관악6봉을 비롯 두꺼비바위능선의 암봉과 어울려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설악의 한모퉁이를 보는 듯한 경치이다.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도 상쾌하고...

- 새바위를 지나 두꺼비바위에서 소소한 점심등...
오랜만의 오산총 누이(산사의 표현임)의 산상 비빔밥은 단연 압권이었고 ...
널부러지게 쉬면서, 출발 시간을 알리는 산대의 착각(물경 한시간을 더하니...)에 이젠 산대도 망령(?)이 났나 하면서 박장대소라...ㅎㅎㅎ
또 다른 백번의 정기산행을 위하여 오늘은 소소한 산행으로 하자는 모두의 제의에 나도 바라는 바였고...
연주암을 거쳐 연주암계곡따라 하산키로 하였다.
엊그제 비때문인가...계곡에는 물이 제법 흐르고 ...
오르 내리는 등산객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고 ...
그래도 걸었다고 옴몸이 땀으로 젖었고 ...
~~~~~~~~~~~~~·
향교 앞, 콘크리트 다리 아래에서 어린이들이 물장구치는 모습을 빙그레 쳐다보면서,
오늘 산행의 발걸음도 접어 본다. ^Q^

<참석자>
김진호 김시영 이규도부부 오성학부부 홍기창부부 윤철원 이용남
한성섭 이재홍 김세윤 남궁완 (김진성,윤~철댁 추후 합류) ...16명


( 후 담 )

* 후덥지근한 날씨에 모두들 땀께나 흘렸고 ...
과천에서 몽~땅 사우나로 직행... 시원한 물에 몸 담그니, 요 맛에 산행한다는 넘도 있고...

* 인근 호프집에서 모두들 찬 생맥주로 갈증을 소소히 풀고 ...
백두산 C.D를 요때다 하면서 배급하며 쪈~챙기는 오산총 ...
즉석에서 경비를 쏜~ 김진성 전임동기회장 ...
오산총 입이 벌어지지(당일회비도 걷었는데...)... 흐흐흐, 자주 그렇게 하~쇼~잉!

* 어지간히 씨끌벅적도 했겠다...모두들 헤어지고...
울 마눌님 차량 운전하며 홍기창부부와 산사님을 뫼시고 가는 도중,
썰~썰~ 바람잡는 여인 ... 홍기댁이라!
벌건 대낮에 어떻게 집에 들어 가느냐고~~나, 못 살아...
이에 맞장구 치는 산사, 중회선생...
간이 부었지 어떻게 집에 가서 마눌님에게 저녁하라고 하냐다~~청우당님을 나더러 불러 내란다.
그래, 날, 잡아 잡~슈~
한술 더 떠 쪌~화집을 지날 무렵, 전화해 보란다!
울 마눌 왈 ; 6명분 저녁 차릴려우? 나오실려우? ...쪌~화 돌아 가시겠다고 하고...
고렇게 7명이 만나 대치동에서 소소한 저녁을 먹었겠다!
오산총아, 그렇게만 하고 헤어 졌겠나?
쪌~화 왈 ; 겨우 저녁 먹자고 날 불~러?? 고렇게는 모~한다고 고~라~
징그러번 넘들...노랫방에서 한 시간...연장30분...그리고 또 한시간...

꿍~따라 삐~약 삐~약 ~~♬♪♬㉿~~아~싸~아....

"썰~썰~히 떠나가는 이름 모를 소~녀~“ ...
자기 노래 중간 중간 넣어가며 나의 흉내를 내는 쪌~화...왠수 넘!
청우당,울마눌,홍기댁은 물론 기~차~이와 산사까지 배꼽을 잡고 무너진다!
아, 산사 중회선생 마져...

* 이런 친구들이 있어, 나의 삶의 무게도 일순이나마 눈 녹듯 가벼워 지나보다.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능강계곡(금수산), 용하구곡(월악산)에서 이 여름을 날려 보내며

이 여름의 마지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14일(일)/15일(월)에 걸~쳐
번개같은 약속에 따라(모씨는 오래전 약속을 또 펑크 내었고 ...두번 다시 데리고 가나 봐~라


올 여름을 날려 보내려고 징그러번(?) 넘들과 함께
금수산 능강계곡과 월악산 용하구곡을 다녀 왔습니다!

능강계곡은 작년 여름에 이상한 산고와 홍기창 산차를 뫼시고 다녀 왔고,
그에 관한 산행기도 몇자 올렸으니(졸작 산행기 040821금수산 참조) 상세 설명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월악산은 차량으로 동서남북을 오고가며, 들머리~ 날머리~등을 확인하였고
미륵사지 전설의 덤을 제외하고도,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아도 월악산은 악~악~악~ 소리나게끔
아찔한 바위절벽, 험해 보이는 산길, 멋진 풍광을 느낄 수 있어,
산행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이 가을에나 한번 함께 산행할까나!!!

월악산 동편 산자락과  건너의 어래산 ~ 하설산 서쪽 자락 사이로 흐르는 첩첩 산골 용하구곡 ...
언젠가 어래산~하설산~매두막~용하수로 해서 용하구곡 따라 내리는 산행 발걸음도 그리면서,
용하구곡, 용하수 부근의 계류물에 몸을 담그고는
이 여름을 날려 보낸다!
후~우~
아~듀~ 여름이여... ^Q^
z~z~z~ ♨


산대  eQ  이 규 도

▶050710백두산종주및트레킹(제100차정기산행특별기획)◀

일 시 : 2005년 7월 8일(금) ~ 7월 13일(수)

산행지: 백두산 산행 및 트레킹

구 분 : 제100차정기산행기념 특별기획산행

일 정 :

  • ▷ 7월 10일(일) ... 흐리고 때대로 비
      <서북종주산행 및 천지탐방> → 백두온천구 국제호텔 여장
    (A팀)5호경계비~마천루~청석봉~백운봉~녹명봉~차일봉~달문~천지~승사하~장백폭포~백두온천구
    특별기고-'백두산 서북종주기'-박기석
    (B팀)5호경계비~천지로 내려감, 일출(잠깐)구경, 야생화, 천지에 세수등~5호경계비~버스로이동~백두온천구
  • ▷ 7월 11일(월) ... 개이고 흐리고 비 내리고
    ~~~ <북파능선종주> ... A.B팀공동
      천문봉일대~천지구경~절벽봉~고래등~흑풍구~불로봉~백두산산문입구 ...(점심)
      지하삼림구경(오후) ... 이도백하로 버스 이동 → 장백산빈관 여장
  • ▷ 7월 12일(화) ... 개임
      이도백하에서 용정까지 버스로 이동 (중간 휴식, 양봉, 휴게소등)...용정에서 점심
      윤동주 기념관, 도문 두만강변 관광, 북한특산물관 방문, 연길서시장 구경 ... 북한식당 해당화에서 저녁
      연길공항~대련공항 → 대련, 국제기장호텔 여장
  • ▷ 7월 13일(수) ... 맑음
      여순 감옥 탐방 (안중근 의사 독방등), 성해공원 구경등
      대련공항~인천공항 착( 오후8:10)

    * 참석자<총36명>

    김진호, 송경헌, 박희수, 한성협, 이재홍, 윤철원, 석균욱, 최원용, 이동준/이 석, 이재우
    이규도/정영희, 오성학/정윤덕, 홍기창/박란이, 김시영/이희숙, 김유신/임동희, 이상설/김용순,
    김용수/채미옥/김아연, 이상한/김미란/이하은, 박기석/이계명/박남영, 지용붕/박후자,
    이성철/백수경(용부친구부부)

제99차정기산행-050612서대산

오르내림이 다소 가파른 서대산
숲과 전망이 좋아 한나절 산행으로 딱~이다.

* 일 시 : 2005년 6월 12일(일) ... 맑음, 매우더움
* 산행지: 서대산(903.7m) ... 충남 금산 추부면, 군북면, 충북 옥천 군서면
* 구 분 : 제99차정기산행 ... 총동문산악회하계정기산행합류
* 코 스 :서대산주차장(10;41출)~용바위~신선바위~840봉~(중간;휴식.간식등)~장연대바위~ 정상~직녀탄금대~옹달샘~개덕사~(중간, 탁족등)~몽골캠프촌(15:25착)

- 한국의 산하에 들어가 보면 서대산을 이렇게 적고 있다.
 ...........
서대산은 충남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서 기암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충남 금산군, 충북 옥천군 군서면의 경계에 있으며, 원흥사, 개덕사등 유명사찰과 정상 직전에 직녀 탄금대, 정상에서 북쪽 546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주변에는 장면대, 북두칠성 바위, 사자굴, 쌀바위 등이 산재해 있다.  
협곡을 가로 질러 높게 설치된 약 50m의 구름다리 주변은 신선바위, 벼슬바위등 기암 절벽들이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
다소의 과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연함과 강함이 어우러져 있어, 한나절 산행으로는 다리품을 팔고 난 보상을 받기엔 손색이 없다고나 할까?

- 그 서대산으로 들어서는 길목은 비교적 교통이 용이하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대전을 지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조금 더 내려서서, 추부I.C에서 빠져, 37번 국도로 군서쪽으로 조금 가면, 성당리에서 우회전하면 앞을 가로 막는 산이 서대산이다.
운해의 잔영에 가린 산세가 제법 고압적이고 녹녹찮은 자태로 서 있는 모습이, 충청도 양반의 인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서대산 서쪽 산자락 아래에는 금산 일대 주민들이 즐기기에 알맞은 위락시설들이 들어서 있고,
그 조금 위에 몽골캠프촌이 들어서 있는데, 오늘 산행은 이 캠프촌에서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아, 다시 여기로 내려서는 산행길이다.
오메가 모양의 산행길이니 오르내림이 다소 가파르다는 것은 산세로 어느 정도 예상하고서 발걸음을 옮긴다.

- 벌써 성하(盛夏)의 계절로 들어선 요즘의 날씨다.
무더위를 느낄 정도의 날씨 속의 발걸음은 숲속으로 들어서자 제법 시원함을 느끼게 하고,
오늘 처음 산행에 참가한 강태욱은 한성협과 함께 서둘러 앞질러 갔는데, 글쎄 어디까지 그렇게 치고 나갈 수 있을까???
산장, 산고, 산차,  오산총도 빠진 오늘 정기산행-두자리 숫자의 마지막인데, 22회에서 딸~랑 10명이 참석했다.
울 마눌님과 창학 마나님 두명의 산녀가 참석하여 그런대로 그림은 그려졌지만, 왠지 조금은 썰렁한 인원이라 생각된다.

- 거의 후미에서 일행들과 함께 널부러지게 기어 오른다.
산사 중회는 사진 찍느라 먼저 내 뺐고 ...
한·박(성협)과 강태공(태욱)은 중간에서 땀을 훔치며 기다리다가, 슬며시 뒤로 빠진다.
녹녹치 않은 오르막을 어쩨 막 치고 나간다더니....
하루 이틀에 오르는 노하우를 터득할 수야 없지!
수많은 발걸음과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겨우 오르는 요령을 알진데, 성질들 하고는...ㅎㅎㅎ
신선바위에서의 조망이 좋다. 햇살은 따갑고....
저 아래 구름다리도 보이고...
이 구름다리로 건너는 등산로는 노후해 폐쇄함이 마땅하고, 그렇다면 아예 철거함이 더 안전하지 않은가?
모양과 사진 촬영을 위해서 그대로 둔다면야 할 말은 없지만....

- 주능에 붙어 840봉 조금 못미처 바람이 잘 드는 산마루에서 간식 들며, 일행들을 기다리는데, 도무지 나타나질 않는다.
아마도 신선바위에서 신선놀음을 하고들 있나?
손이 씨릴 정도로 꽁~꽁 얼린 맥주를 야금야금 마시다 보니, 다 마실 무렵에야 한.박과 강태공이 어슬렁 나타난다.
울 마눌님과 창학 부부와 산사를 먼저 가게 하고는 또 이들을 위해 엉덩이를 깔고 앉는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이 넘들 자연에 비료 준다면서 휴지를 가로채고는 숲속으로 가기까지 하고...
오늘 봐 주어도 한참 봐 준다!
이 산대도 더러분 성질 이젠 다 죽었남??? ㅋㅋㅋ....

- 장연대바위을 왼쪽으로 빙 둘러 내려서서 다시 올라 보고 ...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다!
정상 일대에서 바라본 조망은 탁 트여 너무 좋다!
충남에서 제일 높은 산이니, 가릴 것이야 있겠냐마는, 지나온 능선의 굴곡과 그 사이의 단애를 이룬 바위군상들 ...
뛰어 내릴 것 같으면, 금방 한 마리의 새가 된들 어떠하리 ...라는 망상도 가질 만한 전망에 한참이나 머문다.

- 정상에서 내려서는 산길은 습기도 있고, 군데군데 너덜거리는 길도 있어, 산녀들과 두양반(한.박과 강태공)이 조금은 고전하며 내려선다
내리막의 경사도도 제법이고...
직녀탄금대까지 이들을 데리고 갔다오기에는 시간도 그렇고 해서, 그냥 통과 시켜 버린다.
정상에서 내려오다, 왼쪽으로 비켜난 바위터에서 굽어 내려다 본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리고는, 옹달샘에 이르러서야 산길도 순탄해지고, 목줄기에 넘어가는 약수물이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 물소리 비로소 들리고 한켠의 바위에서 내려다 보니, 개덕사의 정갈스런 모습이 좋더라.
서대폭포가 있는 개덕사는 산길에서 왼편으로 조금 비켜나 걸터 앉아 있는데, 그것마져 그냥 지니치자는 두양반의 주문이다.
개덕사를 한바퀴 둘러보면 적어도 15여분 넘게 걸리고, 거의 후미 끝인 우리인데 앞선 일행들을 너무 기다리게 할까 하는 걱정보다,
적당한 곳의 계류물에 발이나 담가으면 하는 바램이 더 커서 발걸음을 그냥 직진한다.
널다란 산판로같은 산길따라 조금 더 가다가, 숨어 있는 계류물을 발견하고는 후다닥 웃통을 벗는다.
등목과 탁족의 시원함 .... 요걸, 어디에 비기랴 ???
점잖을 빼던 두양반도 탁족을 하면서, 어~허 시원해를 연발한다.
......................
땀을 씻어내고 웃옷까지 갈아 입은 나는 의기양양해 가며, 발길을 조금 더 하고는,
오후 햇살이 따갑게 내려 쏘고, 여기저기 흩어져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몽골캠프장에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발걸음을 내려 놓으며 오늘 산행도 접어 본다! ^Q^


<참석자>
* 22회 : 이규도부부, 장창학부부, 김시영, 윤철원, 이용남, 강효수, 한성협, 강태욱<10명>
*총동문: 버스 12대 ... 약400명 넘는 인원


< 후 담 >

* 몽골캠프촌에서 먼저 내려온 일행들을 한참이나 찾는데도 보이질 않고 ...
눈에 튀는 옷을 입은 울 마눌을 간신히 찾아 보았더니, 나무그늘 한켠에서 쪼그리고 갓구운 돼지고기 몇점을 일회용 접시에 담아 먹고 있는 처량한(?) 모습들을 보았으니...
이 산대의 매음이 얼마나 아파쓰랴!
산사여, 용냄아, 강~수야, 두양반아 ... 그렇게 해서 어디 먹걸이 제대로 얻어 먹겠나?
아무리 오산총이 오지 않아 설치지 않았기로서니 ... 흐흐흐~~~~

* 이리저리 둘러 보아도 나무 평상대는 다른 기수들이 다 차지하고 있었고...
이럴 때 만만한 아우들이 33회이던가? 아니, 멀리서도 눈에 금방 띈다.
나의 불호령(?)에 얼른 자리를 넓혀 내어 준다.
내가 어디 그들을 미워했던가?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은 더 있어서 그들의 자리를 조금 침입했을 뿐이야!
우리 산원 산녀들을 위하는 자리라면 그런 악역은 아무 것도 아니지? 그~치, 산사여...
그제서야 우리 일행들도 양반 다리하고 낄~낄대며 돼지 목심에 김치에다 쐐·주 한잔 땡길 수 있었다.
쪄~ㅂ... 캬~아~악 ... 맛 있다!
* 오고가며 한버스에 동승한 13회 선배님들 ..
이제는 산악특수부대 같은 산행을 접어두는 시점이라 했다.
서서 점심 빵 조각 한입 먹으면서 10시간 넘게 산행하던 것도 세월 앞에서는 꼬랑지 내릴 때 라면서...
우린 그런 산행도 해 보지도 않고 벌써 꼬랑지들 슬~슬 내리는데...
오고가는 버스 안에서도 13회 선배님들은 전보다 무척 부더러워 진 것을 느낀다.
알고 보면 13회 선배님들도 부더러운 남자인지도 몰라라!!!

* 우리 22회 넘들도 그럴꺼~야!!!
아흔 아홉 번째 정기산행 ...
그 동안의 무수한 산행과 이야기들 .. 절절하였고 즐거웠고 진지하였고...
이제는 정기산행도 세자리 숫자에 접어 든다!
세월만큼이나 산행 횟수 만큼이나 성숙해지고 부더러워져야 겠지?
...........................
그러나, 이 산대만 아직 더러븐(산사의 표현임) 성깔을 못 버렸으니 어찌 할거나 ?
정기산행제100차기념산행-백두산종주를 끝내고 돌아오면, 나도야 부더러워지고 싶어라!
산원 산녀님들아, eQ 산대도 알고 보면 비단결 같이 부더러운 남자요~~~
..........................
강태공-태욱아, 99번 정기산행 할 동안 이제야 얼굴 내밀었냐?
... eQ 산대 더러븐 성깔 보기 싫어 안나왔다! 어~쩔~래? ...
... 산사 말대로~~~ 아님~ 말~~고.. ㅋㅋㅋ~~~ ...
요래서, 난 부더러워지면 않된다니깐! ^Q ^


-정리자-  eQ 산대  이 규 도

050605백두산단련2차산행(대관령~소황병산~안개자니)

백두산 가는 길이 어디 그리 만만하고 쉬울건가 ?
광활한 초원지대를 거친 발걸음들은 마음의 산행이었다!

* 일 시 : 2005년 6월 4일(토)/5일(일) 무박 ... 청명
* 산행지: 대관령~소황병산(1328m)~안개자니
* 구 분 : 백두산단련2차산행 및 번외산행
* 코 스 :
(A팀) 대관령(04:29출)~새봉(05:15착;일출감상후B팀회귀)~선자령~곤신봉~동해전망대(08:03착..08:20출)
~매봉~1172봉~중간점심등(10:35...11:20)~학소대갈림길마루터~소황병산(11:52착...12:15출)~안개자니
(산나물탐사)~옥녀폭~부채폭~식당암(14:03착...B팀합류,계곡욕등15:00출)~거래개자니(15:28착)
(B팀) - 대관령(04:29출)~새봉(05:15착;일출감상후 대관령회귀)
     - 월정사 전나무 숲 산책, 월정사 경내 구경, 오대산계곡 산책등
     - 한국자생식물원 탐사
     - 거리개자니~식당암(A팀과 합류) 왕복


- 황금 연휴에 모든 고속도로와 국도로 쏟아져 나온 차량들의 정체는 한밤에도 계속되었고,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 간신히 도착하니 새벽 4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화려한 영광을 다한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 시설물들은 어둠에 쌓여 유령의 집을 방불케 하고,
맑디 맑은 새벽 하늘엔 비수처럼 휘어져 빛나는 그믐달이 더욱 적막감을 자아내게 한다.

- 거의 잠을 자지 못한 나도, 겨우 새우잠을 잔 다른 산원 산녀님들도 대부분 백두산 가는 길이 어디 그리 만만하고 쉬울거라 생각하고 이렇게 산고생하며 왔겠는가?
오늘 광활한 초원지대를 거치고, 오대산 일대 소소 발걸음을 하는 것은 백두산으로 향하는 우리의 정성일러라!
오늘 산행은 우리의 마음의 산행이리라!

- 눈 비비며, 투정하며 따라 나선 상한이 딸 하은양(초등5년)도, 기석이 딸 남주양(중2)과 아들 남영군(초등5년)도, 엊그제(6/3) 귀국하여 시차적용이 덜 된 박란이 여사(기창부인)를 비롯, 다른 산녀님들도 어찌 무박산행이 반가울까마는,
이렇게 함께 하는 산행이 백두산으로 오르는 각자의 마음 가짐이요 우리의 정성이라 여기고 나섰을 것이다!
국사성황당을 왼편으로 버려두고, 통신중계소로 향하는 발걸음에 어느덧 어둠은 점점 엷어지고, 동쪽으로 먼둥이 터 오기 시작한다.
서둘러 새봉까지 가더라도, 자칫 일출광경을 놓칠 것 같았다.
통신중계소에 닿으니, 동해는 벌써 벌겋게 물들기 시작했고, 주변의 야생화도 이슬로 세수를 하며 기지개를 켠다.
새벽 바람은 훈풍에 가깝고, 하늘은 구름 몇점 떠 있는 쾌청 그 자체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기 일행들이 백두산을 오를 때 오늘같은 날씨만 우리에게 내려 주시면,
오늘같은 긴 산행 발걸음을 어찌 마다하겠나이까 ... 웅얼웅얼 빌어도 본다.
모두들 사진도 찍으면서, 멀리 여명이 밝아오는 동해를 배경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생기를 찾는다.

- 새봉으로 향하는 길목엔 무수한 야생화가 아름답다.
새봉에 도착하니, 해는 이미 발갛게 타 올라, 동해를 빛내게 하고, 강릉 경포대는 벌겋게 물들어 있더라!
고개를 돌려 보니 횡계 일대는 안개구름이 낮게 깔려 마치 호수에 떠 있는 듯 보이고,
북서쪽으로 광활한 초원지대도 시원스레 펼쳐진다.
여기서, B팀 7명은 대관령으로 하산하여, 다른 여정으로 들어서고, 물경 14명(박기석 아들 남영군 포함)이 긴 산행의 발걸음을 다시 시작한다.
난다 긴다 하는 대간꾼들도 대관령~소황병산~노인봉~진고개 구간을 한구간으로 잡고 하는 산행길이데,
소황병산에서 안개자니, 거리개자니로 빠지는 오늘 우리 산행도 그 거리만큼하고, 산행시간만 꼬박 9시간을 넘게 잡아야 하는 장거리 산행이다.
2000년 5월 28일, 백두대간 종주시 진고개까지 산행도 했고, 햇볕 강할 때의 어려움도 겪어 보았고,
2001년 8월 19일 제53차정기산행으로 진고개~노인봉~안개자니도 익히 알지만, 안개자니로 내려서는 길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솔직히 몇몇, 특히 박기석부자 및 일부는 우려반 기대반 여기면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딘다.

- 선자령에서의 경치도 그저 그만이다!
사방으로 둘러 보아도 놓치기 아까운 풍광이 펼쳐진다.
특히, 서북쪽으로 초록 가피트가 깔린 듯 전개되어 있는 초원지대가 가슴을 시원스럽게 한다.
풍력발전기 4대의 모습도 이국풍의 풍광을 자아내고 ...
널부러지게 환담과 간식을 즐기며 모두들 여유를 한껏 부려본다.
곤신봉 일대의 초원지대도 그 못지 않은 경치로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에 나오는 한 장면보다 훨~ 좋~다.
길도 산행이라기 보다 트레킹에 가깝고...

- 동해전망대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다소 실망과 우려가 교차한다.
어느 세월에 동해전망대까지 차량으로 올라 올 수 있게 길을 내었고, 새벽부터 땀 흘리며 발길로 닿았건만,
차량으로 올라 온 사람들이 우리들의 무거운 배낭을 보고, 안 됐다는 듯이 신기롭게 쳐다 본다.
슬리퍼에 반바지에 커피등을 마시면서, 어디에서 올라오는 길인가 묻기도 하고 ...
예전 백두대간 종주시, 여기에 발길을 내려 놓고 동해를 바라보던, 그 통쾌한 기분과 멋스러움은 온데간데 없더라.
편리함에 젖어 우리는 자꾸만 자꾸만 멋과 맛을 스스로 내 던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 매봉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도 그걸 느낀다.
옛 초목로를 넓디넓게 넓혀 왕봉 4차선은 충분하리만큼 길을 내고 있었다.
백두대간 마루금이 도로로 변하는 현장을 목격하는 눈에 마음도 뒤숭생숭해 진다.
그래도, 매봉으로 올라서는 일대는 수목이 울창하고 나뭇가지 헤집고 나가는데 긴소매 아니면 팔뚝에 기스나기 십상이다.
매봉을 내려서면서 이 일대는 완전히 2분법으로 변한다.
왼편(서남쪽)은 초원지대이고, 오른편(동북쪽)은 울창한 수목지대이다.
그 수목지대 북쪽으로 그 유명한 소금강 절경지대가 숨어 있는 것이다.
산길은 그 사이로 계속 이어지고 ...

- 길은 어느새 초원지대를 벗어나 숲길의 연속이다.
마지막 열정을 꽃 피운 철쪽들의 잔해들이 산길에 무수하다.
겨우 한사람 지나갈 수 있는 수목사이 길엔 나뭇가지가 삐져 나온 것이 많아, 소매와 배낭이 걸려 발길을 더디게 한다.
아직 아침 10시경 밖에 되지 않았지만, 간식을 하면서 왔지만, 간밤 새벽 2시반경 야참을 한 후라 배들도 출출할꺼야!
뒤에서 무전으로 오산총의 비양거림이 시작된다. 어쩨 오늘은 조용하나 싶었지!
배 고파 못 살겠다~~~허기 져 못 가겠다~~ 어쩌구 저쩌구...
적당한 장소 물색해 보아도 보이질 않고, 발걸음은 어느덧 1172봉을 기어이 넘어 섰고...
말 않하지만, 용붕부인 박여사, 최산고 부인 홍여사, 특히, ㄸ~준이 ... 중얼중얼 했을꺼야!

- 안부 비슷한 모양새의 자리를 겨우 찾아, 점심을 먹기로 통보한다.
모두들 눈에서 빛이 난다. 산대에게 아부성 발언도 서슴치 않고 ...
화상들 하고는 ...
펼쳐 놓으니, 모두들 배낭이 무겁지 않으면 이상하지 ...
영양가 만점인 반찬들은 꼬~옥 싸가지고 왔더라.
암튼, 입맛이 돌고 ... 기석과 남영군은 조금은 지쳤지만, 아직 끄덕없고...
이렇게 둘러 앉아 먹는 순간만은 누가 뭐래도 산행 중 최고의 즐거운 때이다!!!

- 소금강 학소대로 갈라지는 능선지점까지 오르막의 연속 ...
모두들 점심 먹고 난 후라, 오르기가 쉽지는 않을꺼라고는 이미 짐작하였고 ...
남서쪽으로 틀어지는 산길은 소소하고 평탄하다.
나물 캐는 아주머니 한분 만나고, 자전거를 들고 오르는 괴상한 사람(?)을 만난 것, 이외에는 이 숲속도 한적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다시 펼쳐지는 초원지대 ....
소황병산 일대의 초원지대가 시원스레 눈 앞에 나타난다.

-백두대간 마루금은 오른편으로 휘어지고, 우리는 초원을 가로 질러 소황병산 아래에서 다리를 뻗어본다.
소황병산 표지석에도 길이 나, 짚차가 올라 오고, 자전거 동호회인 듯 무리들이 자랑삼아 소리들을 외치고 있었다.
그 괴상한 사람이 자전거를 들고 올라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6월초의 강렬한 햇볕이 쏟아지는 초원에는 바람은 조금 산들바람이었고, 우리는 여기서 여유로움을 찾아본다.
황병산으로 향하는 군사도로로 내려서다 오른편으로 금줄이 있는 포인트 ...
여기로 내려서야 안개자니로 내려설 수 있다.

- 안개자니로 내려서자마자, 이재홍의 제안에 따라, 산나물 탐사...
곰취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우리 일행들이 내려가서 먹을 양만큼만 채취하고 ...
그리고는 널널하다가도, 약간의 돌부리 산길들 ...
현호색, 쇠부쨍이...등 들꽃도 아름답고, 산목련도 눙네 띄고,  흐르는 계류물도 맑고 청아하다.
옥녀폭에서 잠시 흐르는 땀을 추수리고 ...
부채폭의 아기자기한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도 거두면서...
거북바위에 풍덩 들고서는 큰대자로 눕고 싶은 야스름도 날려 보내면서...
울창한 숲과 부토 내음 풍기는 산길을 따라, 발걸음을 계속한다.
무전으로 교신하니, B팀은 이미 식당암에서 물놀이 하고 있다하고 ...

- 식당암에서 더 올라오는 울~마눌을 비롯 B팀과 다시 만나고,
박기석 부인의 영남이의 걱정스러움을 단번에 날려 보내는 나의 시원스런 답변에 이여사의 얼굴엔 미소가 환~하고...
.......................................
식당암 계류에서 널널한 오솔길 따라 30여분이면 거리개자니이다!
오늘 산행은 사실상 여기 식당암에서 발길을 다 한다.
......................................
식당암 위쪽에 진을 친 산원들은 거침없이 훌~훌 벗고 물속으로 뛰어든다.
훨~씬 아래쪽에 자리 잡은 산녀들이 고개를 돌리지는 못하리라 믿으면서 ...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나도 시원한 계류물에 몸을 담그면서 오늘 산행을 접어 본다. ^Q^


<참석자>
김진호, 오성학, 이규도+부인, 최택상+부인, 지용붕+부인, 홍기창+부인, 이상한+부인+딸
송경헌, 이동준, 이재홍, 손정수, 박기석+부인+딸+아들 (총21명)


(후 담)

* 다소는 무리라고 여기면서도 끝까지 아들과 함께 긴 산행해 낸, 박기석부자...
백두산 북파종주면 만족할 것 같았던 자신감이 이번 산행으로 백두산서북종주도 문제가 없겠더라!
무박산행에 온 가족을 이끌고 나와 준 그 정성이 헛되지는 않으리라!

* 백두산 함께가는 기대감이 점점 멀어져 가는 회사 사정이지만, 백두산 가는 우리들을 위해 무박산행에 기꺼이 함께해 준 손정수와  최택상 산고 및 홍여사님께 무한한 정감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시차적용이 덜 된 상태에서 나온 홍기창부인 박여사님과 용기의 발걸음을 내디딘 지용붕부인 박여사님,
백두산 가는 일념으로 무박산행을 마다하지 않은 이상한 가족
모두 모두에게 어찌 고맙다고 하지 않으리오~~~
아니, 백두산을 제대로 보고 오자는데 이의가 어찌 있겠는가!

* 그런데, 온다했다가 이런 저런 핑계를 삼아 불참한 분들...
그 중에서도 산사의 배신(?)을 어떻게 응징을 할까 하는 산대의 고민을 산장도 고개를 끄득이고...
더군다나, 단련산행 한번도 참석 안하고 백두산엘 가겠다는 분들의 강철같은 심장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소이다.
남들은 시간 내고 돈들이고 잠도 설치며, 소백산이던 소황병산이던...
함께 하는 산행이 좋아서만 하는 짓거리가 아닐진데 ...

백두산 가는 길이 어디 그리 만만하고 쉬울건가 ?
백두산 가는 길은 우리들의 마음의 길일러라!
오늘 참석한 분들에게 백두산은 진정으로 제 모습을 보여 주리라...

* 오는 길 인근 평창 도암면 소재의 유명한 ‘유명식당’(033-332-6441) ...
막국수 맛이 일품이었고, 우리들의 소소한 뒷풀이도 간명 깔금하였다.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050522제98차정기산행(소백산)

소백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능선, 비로봉~국망봉 구간
철쭉 연분홍 꽃잎은 살포시 얼굴만 내밀기 시작하고 ...

* 일 시 : 2005년 5월 22일(일) ... 맑은 뒤 흐림
* 산행지: 소백산
* 구 분 : 제98차정기산행
* 코 스 :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10:15출)~1170지능선~비로봉밑갈림길(12:33착...후미13:08착;
         점심등13:55출발)~국망봉밑(15:00착...15:25출)~석륜암계곡~초암사(17:03착...후미17:35착)
         ~죽계구곡~배점리주차장(영주시 순흥면)

- 거의 한달 사이에 소백산을 세 번이나 오르게 되었다.
4월 17일에는 어의곡리~비로봉~제1연화봉~제2연화봉~죽령 코스로 내려 섰고,
5월 15일엔 죽계구곡을 거슬러 초암사를 지나, 국망봉~상월봉을 왕봉하고 비로봉을 거쳐 비로사로 내려 섰었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 산원 산녀들끼리 소백산을 다시 오른다.
하기사, 소백산이야 매주 오를 수 있다한들 싫증이 나고 지겹겠는가?
아니,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부러운 삶의 한부분이 아니겠는가?
한달 사이에 세 번이나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야, 행복 무지로소이다라고 해야 겠지???

- 하루 산행으로 만만치 않은 오늘 산행에 처음 얼굴을 내민 박기석과 부인 이계명 여사,
7월 백두산에 간다고 통보해 와 나를 당황시키더니, 오늘 산행에 붙겠다고 나섰다.
백두산에 함께 동행시키지 않을까 봐 그러지는 않았겠지만, 평소 산행을 거의 않은 터라 솔직히 기대반 우려반 이었다.
더구나, 오늘 산녀는 남영(기석 아들; 백두산에 같이 가기로 하였다)모친 이외에는 항상 기는 산행의 실력자 울 마~눌님 밖에 없으니, 더욱 그랬다.
선두는 내가 맡기로 하고, 후미는 이상한과 윤철원에게 부탁하고....
그래서, 출발부터 평소보다 더욱 널널히 산행하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이럴 땐 꼭 튀어 나오는 녀석은 한두명이 있더라!

- 4월엔 등산객이 없어 어의곡계곡 초입엔 적막감마져 들 지경이었는데, 오늘부터 소백산 철쭉제가 열린다고 해서 그런지, 어의곡리 주차장에도 벌써 각종 산악회 버스들이 가득 차 있다.
내려 오는 길, 치악산 휴게소에서 아침 겸 휴식 때, 그 많은 버스들 앞창엔 소백산...소백산...소백산...무수히
붙어 있었는데, 거의 천동리 또는 희방사 아니면 비로사 방면에서 올라서는 것을 예상하여,
비교적 한가한 어의곡리로 산행들머리를 잡았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덜 붐빈다는 사실을 비로봉밑 주능에 붙고야 모두들 실감들 했다!

- 각설하고 ....
계류물 소리 청아하게 들리고, 어의곡리 언저리는 완연한 봄도 지나고 신록으로 치달리는 듯, 수목은 더욱 연초록으로 짙게 물들어 있었다.
한달 전하고는 판이하게 다르다.
세월이 무섭고 자연의 변화에 그저 고개 숙일 밖에...
지능(枝稜)의 포인트 - 1170마루터까지는 널널하다가도 약간의 오르막의 연속이다.
때론, 돌부리가 있고 때론 가지런히 정돈된 돌산길 ...그러다가도 푹신한 흙길도 있고...
급기야, 지능에 붙기까지 마지막 오르막의 연속, 꽤 가파르다.
후미를 생각해서 오늘은 절대 선두 앞을 산사 중회선생 말고는  허가없이 치고 나가지 말랬는데,
기어이 치고 나가는 넘~이 있었다.
최~뿅~ ... 이 넘, 소백산이 처음이란다. 그리고, 무진 오고 싶어 했던 산이란다.
오랜만에 산행 나왔으니 몸이 근질근질할 것이고 그 못된(?) 성질에 후다닥 치고 나가는 버릇을 익히 안다마는, 적당히 이 eQ 산대의 눈치를 보더니 내 뺀다.
그 넘을 따라 가려는 낌새가 있는 몇 넘은 잡아 두었으나, 이 최가 넘은 그냥 두었다.
필경, 비로봉까지 갔다 올 것이고, 국망봉 밑에서도 국망봉까지 갔다 올 넘이기 때문이다.
1170마루터에서 무전으로 체크하니 기석이 부부와 울 마눌님 그런대로 잘 올라오고 있었다.

- 산죽 군락지대를 지나면 이내 초원지대 - 주능이 코앞이다!
시원스레 펼쳐지는 고산 특유의 풍광 ... 거장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의 한 장면을 찍었던 아름다운 지대이다!오른편 건너에 비로봉이 보이고, 대피소도 보이고 저멀리 통신대도 보인다.
비로봉 정상엔 등산객들이 개미떼 마냥 많고, 제1연화봉에서 올라오는 나무계단길엔 그 행렬이 연이어 이어져 있다.
왼편으로는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이 부더럽고, 그 국망봉을 지나 능선은 힘차게 계속된다.
소백산 구간의 백두대간 마루금의 장쾌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비로봉의 인파(?)에 질려 거기까지 갔다 오고 싶은 마음이 싹~사라진다.
최~뿅은 기어이 거길 갔다 오고 ...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언덕받이를 물색하고는 후미를 기다리며,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30여분 후 후미도 도착하고 ...
박기석 부부는 약간은 힘들지만, 소백산이 이렇게 좋은 곳인줄 오늘 비로소 알았다며, 이마의 땀을 훔치면서 가픈 숨을 토해 낸다.
울~마눌님도 힘들어 하는 모습이고 ... 언제는 안 그랬던가 !
이 남편따라 종종 산행에 나서지 않은 댓가 이렸다!
그래도, 소백산 경치는 좋은 것은 알아가지고 감탄도 해 본다.

그리고는... 소소한 점심과 소담들 ... 경치 구경 ...
그냥, 안 내려가고 싶다는 영남이 엄마의 무심코 내 뱉는 말이 가장 진솔하고 담백한 표현이리라!

- 소백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장쾌한 능선, 비로봉~국망봉~상월봉 구간,
나는 이 구간을 이렇게 표현하고 또한 가장 좋아하며 가장 신이 나는 구간이다.
국망봉으로 가는 처음 마루터...주변은 철쭉 천지다!
그러나, 아쉽게도 철쭉 연분홍 꽃잎은 무엇이 수줍은지 이제야 막 연분홍 얼굴은 살포시 내밀기 시작한다.
올해도 철쭉의 꽃불은 소백산에서도 보지 못 하고 지나가나 보다.
간간히 화사하게 반기는 철쭉 앞에서 사진도 찍고 ...
산길 옆에 핀 현호색 보랏빛은 이제 막 절정을 지나가고 있었고...
이름은 모르겠으나, 노오란 야생화가 그런대로 우리의 발걸음을 편하게 한다.
높낮이를 거의 못 느낄 정도의 능선길 발걸음은 1시간10여분이면 국망봉밑까지 닿을 수 있다.

- 국망봉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이 조금 있고, 조금밑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석륜암계곡, 초암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국망봉을 거쳐 상월봉까지 왕봉(40여분)하는 것은 시간상 어렵고,
최~~뿅은 국망봉을 또 갔다 재빨리 온다.
이 고산초원에서 앞(서쪽)으로 비탈진 곳의 철쭉군락지에 불그랗게 몽오리 진 꽃잎을 보면서, 느긋하게 다리를 뻗어 보고,
상월봉을 배경삼아 갖가지 포즈로 사진도 찍으면서
지나 온 능선길 ...비로봉으로 뻗어있는 힘찬 산의 흐름을 감상도 해 본다.
아직도, 소백산을 못 올라 본 분이나, 이 곳을 와 보지 못한 분은, 5월에 이 곳 국망봉 일대는 한번 꼭 올라 보라고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
다리품 팔고 땀 흘린 댓가를 충분히 보상 받고도 남을 풍광은 보장 하리라!!!

- 가파른 흙길과 나무계단길을 10여분 내려서면, 석륜암터다.
봉두암(鳳頭岩)-봉황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 근사하고 약수가 일품이다.
초석만이 군데군데 눈에 띄는 너른 공터는 앉아 쉬기에는 안성마춤이고 ...
여기서부터 초암사까지는 물소리 들으면서 널널히 내려 설 수 있는 한적한 산길의 연속이다.
물론, 간혹 돌부리도 있고 물기도 있는 여울을 지나가야 하지만, 이 정도의 산길이 아닌 곳이 어디 있던가?
초암사까지 이어지는 깨끗하고 정갈스럽고 아담한 계곡이 석륜암계곡이라 한다.
주변엔 산나물이 깔려 있고, 간혹 야생화도 피어 있고, 계류물 소리도 솔솔하다.
소백산에서 아마 가장 깨끗하고 사람의 발길이 덜 한 곳 중의 하나이리라(구인사로 내려서는 구간과 더불어)!!

- 주능에서 초암사까지 보통은 1시간30여분 잡으면 내려 설 수 있으나, 석륜암터에서 개기는 바람에 조금은 더 걸린 것 같다.
초암사(草庵寺) - 조그만 사찰이나 무척 정갈스럽게 앉아 있고, 부속 건물도 별로 없는 수수함이 더욱 숙연함을 느끼게 한다.
그 앞을 흐르는 계류물 또한 깨끗하고 차갑다.
여기서부터 배점리까지 퇴계 이 황 선생이 반하여 명명하였다는 ‘죽계구곡’ 이다.
그 계곡따라 콘크리트 산길은 약 3.5km이다.
그러나, 오늘 산행은 사실상 여기 초암사에서 접어 본다! ^Q^

- 당초에는 선두는 배점리 주차장까지 죽계구곡따라 걸으려고 했다.
거기까지는 콘크리트 산길이고 시간도 1시간여 소요되지만, 죽계구곡을 보면서 발걸음을 내리는 것도 별로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후미는 초암사에서 차량으로 어떻게 해 보려는 나의 짱구 굴림이었지...
시계는 벌써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후미를 위해서도 차량 수배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 우리가 타고 온 버스기사분에게 아침에 혹시나 하여 적당한 식당 알아 보라고 부탁했었는데,
그 식당과 전화가 연결되어 초암사까지 차를 보내 달라니까 흔쾌히 좋~다고 한다.
나와 함께 선두에 끼었던 다른 넘들은 이게 왠 떡이냐 싶어, 재빨리 초암사 아래 계류물에서 웃통 벗고 탁족까지 하면서 신이 났~다. 구름과자도 즐기면서~~~
그래, 여기서 탁족을 하면서 후미를 기다리기로 하자.
연이어 내려서는 다른 넘들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이고, 나도 솔직히 그 딱딱한 콘크리트 산길은 죽계구곡이 아무리 좋다지만, 오늘은 내려서는 발걸음이 별로 내키지 않더라.
계곡물에 화장을 끝낸 9명을 먼저 봉고에 태워 보내고 ...
후미도 탁족과 세수등으로 땀과 피로를 씻어내고 차로 죽계구곡을 통과하여 배점리를 빠져 나왔다!
시계는 오후 6시를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Q^


<참석자>
김진호 이상한 박흥덕 오성학 김시영 윤철원 홍기창 이용남
엄춘택 한성섭 최봉준 김진성 임충빈 박기석부부 이규도부부 (17명)

<후 담>

* 산우회에 처음 나온 박기석부부 ...평소 일산의 야산을 오르내리기를 꾸준히 했던 경험도 있었다고 한다.
처음 붙기에는 다소 긴 산행이었지만, 무난히 해 내어 안도했고 보기에도 좋았다.
백두산 북파산행은 문제없을 것 같고, 종종 산우회 정기산행만이라도 나오겠다니 다음엔 거국적(?)으로 환영하자!
오늘 산행을 또 개기면서도 해 낸 울 마~눌님에게도 박수 좀 쳐 주~라!
씨~야~

* 미국에서 정착하기로 했던 김진성 전임동기회장도, 잠시 서울 체류 기간중에,  참석하여 오늘 산행이 더 빛났고,
올해 처음 나 와 준 박흥덕 산고에게는 박수를 쳐야 하나, 힐란을 해야 하나 아리숭 하여라!
명색이 산우회 고문인데... 이상한 산고님 알아서 하~슈~

* 영주시 순흥면에 위치한 ‘ 순흥명가-소문난 암소갈비집(054-633-2030) ’ ...
맛도 일품이고 값도 괜찮은 집이었다.
뒷풀이도 솔솔했고 정감어렸고 ....
남영이 엄마, 아빠를 위하여...쨘~쨘~쟌~
박기석이 신고식으로 내려는 것을 만류하고는, 김진호 산장과 박흥덕 산고가 함께 쏘았다!
그 모양은 더 더욱 좋았고~요~~~
하산 후 풀만 먹인다고 불평하던 엄~부...암소갈비에 연신 입이 벙글벙글~~~

* 어느덧 서울22산우회도 제98차정기산행을 치루고, 6월이면 제99차정기산행 ...
제100차기념 백두산산행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구나...
백두산 참가 신청자들...얼마나 산을 잘 타는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함께 산행하며 팀웍 다져야 하는데???
백두산 1차단련산행을 겸한 오늘 산행이었는데, 백두산 신청자들이 다수 빠졌던 오늘이다!
다소 늦은 밤10시반경, 수서역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뿌리기 시작하고 ....
모두들 빠~이 빠~이~하면서
6월4일~5일, 백두산2차단련산랭엔 신청자들 전부들 나오겠지 하면서, 속으로 중얼거려 본다.
..........................
‘ 백두산 산행을 모두들 너무도 쉽게들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 그게, 결코 아닌데... ’ zzz ^Q^


-정리자- 산대 eQ 이규도

050430/0501-海霧로 霧散된 거문도 답사

짙은 해무(海霧)는 거문도.백도 답사뱃길 조차 끝내 열어 주지 않고 ...

* 일 시 : 4월 29일(금)~5월 1일(일)
* 목 적 : 거문도 트레킹 및 백도(白島)해상관광 답사
* 일 행 : 아성기술(주) 임직원 노동절단합여행에 합류(오성학, eQ산대)


- 전날(4/29) 오후 5시반경, 서울을 출발하여 5시간반 넘게 걸려 남으로 남으로 질주하여,
전남 고흥군 도양읍 ... 녹동항 외곽 해변 민박집(장예가든)에 간신히 닿고는 ...
4/30(토) 새벽 녹동항 해변은 해무(海霧)가 서서히 내려 앉더니, 점점 짙어진다.
거문도 뱃길이 심상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도 들지만, 설~마 여기까지 왔는데, 쾌속선이 출항 못할까 하는 자위도 하면서 숙소를 떠난다.
녹동항에는 거문도행 ‘오가고’호가 정박 중인데, 바로 건너 소록도는 커녕, 코앞의 등대조차 짙은 안개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출항이 지연되고 아예 배가 못 뜰지도 모른다는 안내인의 불길한 판단은 현실로 점점 다가 온다.
비가 흩뿌리더니 제법 굵어지기 시작한다.
춘우(春雨)와 해무(海霧)에 오도가도 못하는 ‘오가고’호 앞에서 서성이며 ...
급기야, 지루함을 달래려고 차 뒤편에 좌판을 펼치고...
주변 식당가에서 새벽밥을 먹을 수 있는지 여부와 장소 물색,
거문도 트레킹 코스별 들머리 날머리 위치확인 및 소요시간, 그리고 백도(白島)해상관광 소요시간등...
최악의 경우 이것 정도는 완전 숙지하고 가야겠다는 판단에서다.

- 아침 08시 출항이 완전 취소되고 오후 2시 출항을 기다릴 겸 해서 외나도로항으로 점심 먹으러 이동 ...
여기서도 여수에서 거문도 가는 배가 중간 정착한단다(비로소 알은 정보다).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쳐다보면서 즉석 횟감과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외나로도 거문도행 오후 2시반 배를 기다려 보는데...
비와 안개는 나의 가느다란 바램조차도 가려 버린다.
이 일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전체에 출항 금지 통보란다.
거문도 해신(海神)이 나를 처음 맞으려니 수줍어 다음 기회에 다시 오라하나 ...?
아니면, 지난주(4/23) 백령도에 그 좋은 날씨에 갔다 왔으니 연이어 절경을 보는 것은 과욕이라는 노여움의 표시인 해무이던가 ... ?
그래, 그것도 일리가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 최북단 백령도와 남해 거의 최남단(제주도만 빼고..)에 위치한 거문도.백도를 한주 걸러 보겠다는 욕심에 대한 경고일러라!
그것이 비록 답사 명목일지라도 ...
이 산하를 좀더 오래 세세히 보아라는 메시지라 여기고서 외나로도항을 완전 철수 한다.

-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해수욕장 민박촌 ... 정갈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다.
500년 넘는 소나무가 줄지어 있어 일품이고, 왼쪽 해변따라 있는 상록수림(천연기념물제362호)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모래사장에서 멀~리 오른편 건너에 우주센타가 건립 중이라 한다.
비 내리는 해수욕장을 거닐어 보고, 상록수림을 한바퀴 돌면서, 거문도 트레킹이 무산된 아쉬움을 달래본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바다에는 안개가 드넓게 드리워져 있었다.
... 싱싱한 횟감에다 라면 ...
... 웃음 터지는 썼~다와 도리뱅뱅짓고땡 ...
... 밤비 내리는 낙수물 소리에 악~악 대며 노랫방 기계에다 화풀이(?)하고...
... 비워지는 쐐주병, 보드카, 양주, 맥주
아성기술 임직원들은 노가다 아니랄까 봐 잘도 마시고 잘도 흔들어 대더라!!!
이에 합류한 오~산~초~ㅇ 와 나도 질세라 끼어 들고 ...

- 꿩대신 닭이라 했던가 ?
5/1(일) 아침, 거문도의 미련을 날려 보내고, 외나로도해상관광을 나선다.
날씨는 조금 흐렸지만 점점 개일 것 같았고, 파도는 약간은 일렁인다.
나로도 해상 비경을 따라 잡기 해본다. 간밤의 숙치가 완전 가시지 않은 컨디션을 안고서...
부채암, 곡두여(꼭두녀), 카메레온, 부처바위, 용굴, 사자암(마침머리), 거시기한 바위, 남근석 등...
우주센타 건립지를 바다에서 쳐다보고, 어젯밤 묵었던 나로도해수욕장도 지나치고 ...
2시간여 소요되더라!
나로도를 빠져 나오니, 햇빛이 슬~금 슬~금 나오려고 한다.
이번 여행길(고흥쪽은 처음이다)에 거문도 해신에 완전히 농락(?) 당하고 가는구나 생각하며,
다음에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님과 꼬~옥 다시 올끼다 하면서 다짐도 하면서...
금년 10월(억새와 갈치)이던 내년 3월(동백과 갈치와 쑥)이던 거문도 트레킹과 백도 해상관광의 숙제만 안고서 떠나온다.

- 서울로 오는 길에 조계산 남서쪽 자락에 위치한 송광사를 들른다.
승보종찰 송광사(松廣寺) ... 1300년이나 된 고찰이요 명찰이다!
조계산 남동쪽 산자락엔 그 유명한 태고종 본산 선암사가 위치하고 ...
먼저, 송광사을 거쳐 선엄사로 넘어가는 고갯길 들머리를 확인하고, 조계산 정상(장군봉;884m)을 거쳐 선암사로 내려서는 코스를 계산도 해본다.
송광사사적비와 부도군이 있는 정연된 모습에 발길 멈추고 ...
대웅본전에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며 소소한 시주도 하고 ...
관음전 앞에서 폼도 잡고 ...
임경담 우화각의 멋진 조화로움을 놓치지 않고...
널널한 산길을 따라 내려서며 주변 산세와 수목을 보면서 발걸음을 내린다.

回頭靑山 ... 고개들어 산을 보라 !

의미있는 화두에 나는 산행을 해야 제격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번 한번에 거문도 해신이 트레킹 답사 발길조차 허락하지 않은 것을 너무 염두에 두지 말자.
이 산하를 사랑하는 마음과 정성이 되었다고 할 때, 거문도 해신은 아주 멋찐 날에 나를 반기며
트레킹 발길도 백도의 절경도 열어 주실 것이다!

송광사 입구 식당가에서 산채비빔밥과 더덕에다 동동주 한잔을 들이키며 이번 여행의 끄트머리를 찍는다.
eQ ^Q^


<같이한 일행들> 김진호 산장의 아성기술임직원 10몀+오성학, 이규도 ...총12명

050423/24백령도여행

심청의 전설이 서려있는 환상의 섬 - 백령도
분단의 아픔이 씨려오는 현실의 섬 - 백령도


* 일 시 : 2005년 4월 23일(토)~24일(일)
* 여행지: 서해최북단 백령도(白翎島)
* 구 분 : 땡~(11,22,33회)산행 봄날특별나들이 ... 총81명
* 여 정 :
(4/23:토)     08:00  ... 인천연안부두 출발
            12:00  ... 백령도 용기포 도착
                    - 여장 풀고, 점심...이화장
                    - 사곳천연비행장(천연기념물 제391호)
                    - 해병대 흑룡부대 방문 등
                    - 두무진 절경 관광
             18:00 ... 흑룡부대 연봉회관(회식 및 장병들과의 대화등)
                    - 숙소 귀환 ... 자유시간
(4/24:일)      08:00 ... 숙소 출발
                    - 중화동 교회
                    -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
                    - 창바위해변
                    - 등대해안
                    - 심청각
                    - 해물메밀칼국수,쨘지떡 점심(소갈동 소재 식당)
              13:00 ... 백령도 출발
              17:00 ... 인천연안부두 도착 (기념 촬영 후 해산)

- 일기예보는 쾌청이라는 다행한 뉴스를 듣고, 다소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인천연안부두에 도착하고는,
4월23일(토) 아침 정각 08시에 쾌속선 ‘데모크라시’ 호는,
남녘 서해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로 향해 물살을 가르며 바다 위로 질주 한다.
중국대륙에도 북녘 땅에도 보다 진전된 민주화의 물결이 일렁이게 하려고 배의 이름을 ‘데모크라시’라고 명명했을까?
소청도, 대청도를 거쳐 비행기 시간보다 정확하게 4시간만인 낮 12시에 데모크라시호는 우리를 백령도 용기포에 내려 놓는다.

- 백령도의 명동이라는 진촌리에 위치한 숙소 ‘이화장’에 짐을 풀고는 매운탕에 간단한 점심 식사 후,
곧 바로 천연기념물 제391호인 사곳천연비행장으로 향한다!!!
세계에서 단 두 곳뿐인 천연비행장 ...
또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에 있고, 사곳 천연비행장은 길이 2.5km 폭이 간조시에 300m나 되며,
이탈리아보다 조금 더 길단다.
유사시에는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6.25때 맥아더 장군이 이 백령도를 제일 먼저 탈환하여 북진의 반격 전초기지로 이용했다고 한다.
40여명을 실은 대형버스가 전력 질주하더라도 바퀴자국이 겨우 날까말까하는 부더러운 고운모래입자들이고,
또한 단단한 모래사장이더라!

- 사곳천연비행장을 걸어 보고는 이곳 청룡부대를 방문한다.
무적 해병대 흑룡부대의 대대장으로 있는 권영배 중령(33회)의 권고도 있었고, 우리 땡~산행의 일꾼들 33회 후배들의 적극적인 추진이 있어 이루어진 의미있는 방문이다!!!
백령도 여행 기획 단계에서 이미 두서너 차례 통화한 적이 있는 권중령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는다.
중대장의 백령도에 대한 인문, 지리, 군사적 중요성등을 브리핑을 받고, 거미줄처럼 뚫여 있다는 동굴지대를 지나 본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몇 달은 견딜 수 있다는(탄약과 식량과 식수등) 것만 여기 표기하겠다.
구체적이고 세세한 내용 보고 들었어도 부대 밖으로 나갈 땐 몽조리 잊어 버려 달라는 문구와 부탁도 있었으니 ...
다만, 부대 꼭대기에서 바라보니 장산곶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직선거리 15km에 불과하다.
해병특수부대들이 이용하는 쾌속고무보터로 몇분 이내에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깝다.
그 장산곶과 백령도 두무진 중간쯤 만고의 효녀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제물이 되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 푸른 사나운 물결이 지금도 꿈틀거리고 있단다!!!
두무진 - 백령도의 해금강이라는 절경을 간직하고 있고 이런 아름다운 전설도 간직하고 있는 백령도 ...
중대장의 브리핑에서 백령도가 장산곶에서 오른쪽으로 ㄱ자 모양의 북녘땅으로 포위(?)된 듯한 위치에서
북방한계선 최북단에 들이내밀고 있는 위치이니,
이 백령도는 절대로 지켜 낼 것이라는 해병대의 각오이고 자신감이라고 하니, 한편 든든하더라!!!
가져 간 위문품을 전달하고 권중령및 중대장과 함께 기념 촬영도 하였다.

- 담수호 방조공사로 농토가 넓어져 우리나라 8번째로 큰 섬인 백령도...
4000여 주민의 주업은 어업이 아니라 농업이라고 한다. 일년 농사로 5년 식량 걱정은 없단다.
그리고, 국가 간성의 무적 해병대가 그 주민 수만큼이나 주둔하고 있는 곳이 백령도다.
예부터 유배지로 애용(?)되었던(고려 개국공신 유근필 장군도 한때는 여기에 유배되었다고 한다) 절해고도 ... 백령도,
자연 그대로의 경관과 평화로운 삶이 있는가 하면, 첨예한 대립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랬다!
2005년 4월 23일 현재에도 ....

심청의 전설이 서려있는 환상의 섬이기도한 백령도!
또 한편, 분단의 아픔이 씨려오는 현실의 섬이기도 하더라!

그런 두가지 생각을 안고서 백령도의 백미(白眉) - 두무진으로 향한다.

- 두무진 일대는 절경 그대로다!!!
유람선에 부닺히는 물결도 거의 없을 만큼 바다는 잔잔했고, 올려다 보고 뒤로 보고 앞으로 보고 ...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촛대바위, 심선대, 잠수함바위, 선대암, 형제바위등 ...
제2의 해금강이라 불리는데 손색이 없는 기암 괴석들의 파노라마가 펼쳐 지더라!!!
유람선에서 먹는 해삼과 쐐~주 한모금도 빼 놓을 수 없는 추억 거리였고 ....
통일기원탑에서 다시 한번 장산곶으로 응시하고...인당수 푸른 물결을 상상도 해 보고 ...
절벽 사이로 난 계단길로 내려가 선대암등을 더욱 가까이 보기도 하고 ...

- 우리들이 지원하고 권영배 중령이 마련한 자리 - 해병대 연봉회관에서 회식겸 저녁식사 ...
사이사이 해병대 장교 및 사병들과 함께한 자리다!
조명일(33회;당산여고 지리선생)의 사회로 진행된 자리 ....
백령도 여행 기획에 대한 간략한 배경 설명은 나의 몫(추진자 한사람이로서...)이었고,
권중령의 중대장 소개 및 인사등...
이익효(11회; 그 분은 자길 삼팔 따라지라 한다) 선배님의 격려와 감회 말씀과 건배 제의...
멀리 미국에서 이번 여행에 참석한 김브라이언문(11회)와 석균욱(22회)에 대한 감사 박수...
4/24 생일 맞는 22회 박효정을 위한 생일송과 케익절단 ... 효정이 부부의 감격과 인사...
그리고는....
장병들과의 대화, 소담, 화기애애한 분위기들 ...
그들의 건장하고 빛나는 눈빛과 굳은 의지와 자신감들 ...
우린, 그들이 있기에 편안한 잠자리와 활기 찬 삶을 안심해도 좋겠더라!
그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굳건할 것이다!!!
2시간여 시간이 짧기만 한 그런 자리였다!
떠나는 버스를 향해 칼같은 경례로 답하는 그들이 있기에 우린 안심할 것이다!
권영배 중령이라는 든든한 후배를 둔 우리들의 마음도 든든하였으리라.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백령도 하늘엔 보름달이 휘영청하고 별빛이 영롱하더라.

- 각자 배정 받은 방으로 뿔뿔히 선후배는 흩어지고 또 끼리끼리 자리하고 ...
우리도 101호 거점방에서 산원들이 거의 대부분 모여, 비장의 술들을 꺼내어 환담하고 ...
이렇게 둘러 앉아 낄~낄대며 즐기는 자리,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
그 즐거운 웃음소리에 잠을 청하지 못하겠다는 울 마눌님의 심뽀~~~
나를 끌고 나간다. 이 좋은 달빛에 방안에서 술만 마시겠냐는 항변이렸다.
달빛밟기 나가자는 강압(?)에 슬며시 한번 죽어 줘야지...ㅎㅎㅎ
그걸 재미있어 하는, 야지 놓는 우리 넘들이었다!
..............
보름달은 밝았다. 별빛도 영롱하다. 밤하늘 색깔이 너무 아름다웠다.
고요한 백령도 한복판을 그렇게 달빛밟기를 30여분 ....
숙소로 돌아오니,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남?????
..............
대령 출신의 K와 밤늦게까지 언쟁(?)의 실타레를 결국 풀지는 못하고 ...
새로운 로코모티브 - 손오공의 우렁찬 코골이에 아랑곳 않고 모두들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나도, 새벽 3시경에야 잠자리를 청해 본다.

- 다음날(4/24) 이른 아침 백령도 바람은 제법 쌀쌀하다.
정각 08시에 중화동으로 향한다.
유배지로 각광(?) 받았다는 이 백령도에 설립한지 100년이 넘는 교회로 알려진 중화동교회를 보러 가기 위해서다!
기독교인인 우리 몇몇에게는 의미있는 발길이기도 하고 ....
그야말로 자그마한 언덕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교회당,
설립 배경등 자료들이 간결하고도 정성스레 전시되어 있고,
주변에 이제야 만발한 개나리와 동백등이 분위기를 더해 준다.

- 그리고는 백령도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곳 - 콩돌해안(천연기념물 제392호)
해안에 콩처럼 둥글둥글하고 작은 돌이 있는 900여m의 해안이다.
우리 일행들은 거의 전부 맨발로 그 해변을 걸어본다.
깨끗한 물결과 콩돌들 ...
무좀 예방에 일품이라고도 한다.
주머니에 마구 담아 가고픈 유혹을 느끼기에 충분한데, 그럴 수는 없지!
저마다 그런 유혹에 못이겨 하나 둘 가져다 보면, 몇 년안에 이 아름다운 해변이 어떻게 되겠는가?
가이드 겸한 버스기사의 신신당부가 없더라도 말이다.
....................
버스는 다시 창바위해변으로 향한다.
백령도에서 가장 긴 다리(물경 30m...ㅋㅋㅋ) - 담수호 제방에 있는 다리 부근에 버스는 닿고...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 용궁에 갔다가 타고 온 연꽃이 조류에 밀려 와 그 연꽃이 걸려 있다는 연봉바위를 가려다,시간상 진로를 변경한다.
사곳천연비행장과는 지척의 거리이다.
버스는 사곳천연비행장을 가로 질러 우리를 등대해안으로 가게 한다.
부산 영도의 태종대와 비교함직 하다는 과장을 직접 보고서야 알았다.
부산 태생인 내가 태종대를 어디 한두번 가 보았어야지!!!
태종대와 비교하는 것은 택~도 없고, 그런대로 발길을 닿을만은 하다고나 할까...?

- 심청각의 위치는 장산곶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인당수 물결도 보일 듯한 전망이 빼어난 곳이다.
여기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 간다.
북녘 해안이 바로 잡힐 듯 있고, 해주 방향으로 산자락에 산불이 났는지 연기가 올라온다.
버스기사는 심심찮게 저런 산불을 목격한단다.
효녀 심청의 조각상을 두고서, 이러쿵저러쿵 우스개 소리도 하는 여유도 가지면서,
백령도 마무리 관광코스인 심청각 주변을 둘러본다.
9시 방향으로 두무진 절경의 코빼기가 살며시 내밀고 있고, 어제 방문한 해병대 산꼭대기도 보이고,
북쪽으로 북방한계선을 들락거리며 불법조업하고 있는 중국 어선(버스기사의 설명) 몇척도 보인다.

- 소갈동(맞은 편 동네는 대갈동이라 한다)에서 쨘지떡에다  해물메밀칼국수로 소소한 점심 ...
쨘지떡이 이채로웠다. 간이 만두라고나 할까???
배는 정각 13시에 출항하니 모두들 서두런다.
우리의 고마움과 성의에 답하여, 기사분은 백령도 노랫가락 두곡을 틀어주고,
마지막 서비스로 사곳천연비행장을 전속력으로 한번 더 왕복 질주하면서 안녕을 말한다.

환상의 섬 - 백령도
현실의 섬 - 백령도

하늘엔 구름이 몰려오고 빗방울 한두개가 뺨을 스친다.
‘데모크라시’호는 정각 오후1시 백령도를 빠져 나가고 있었다!!!


<참석자>  ... 총81명 + 도서여행사 가이드(김용선 과장)
* 11회 ... 23명
한희연 최경식 정응수 정주오 신동철 이태봉 최규석 이선자 이형국 김명환
백진숙 김관수 박철림 이종복 김두영 이익효 박흥규 김수전 김기웅 이병수
한동목 권오훈 김브라이언문
* 14회 ... 4명 (장헌수 최명자 연능구 공숙영)
* 16회 ... 1명 (김종교)
* 18회 ... 7명 (현철수 윤병철 박영옥 박정대 허순임 경명호 현 옥)
* 21회 ... 3명 (한효택 안혜숙 윤태호)
* 23회 ... 1명 (한계남)
* 24회 ... 2명 (한태수 김천희)
* 29회 ... 2명 (정용훈 장인수)
* 33회 ... 6명 (조명일 조남혁 조경훈 송이익 이종화 이현성)
* 22회 ...32명
김진호 김시영 이희숙 이상한 김미란 이하은 이규도 정영희 오성학 정윤덕
박효정 강복희 김달진 민매실 전민수 김정아 이상설 김용순 김인성 임성진
서병일 이철화 홍기창 장창학 윤철원 엄춘택 이재홍 송경헌 임의순 서정항
손정수 석균욱


(후 담)
* 밤늦게 숙소에서 예비역 대령인 k군과 언쟁의 실타레 풀기...???
난, 그렇다.
후배인 권중령은 최선을 다해 우릴 맞아 주었고 베풀었고 고맙고 든든했다.
아무리 여단장과 막연한 사이일지라도 ....
연대장도 여단장도 우리에게 얼굴 내밀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지 않겠나!

* 백령도에 오기까지 간다 못간다 수없이 들락거리면서 우리 오성학 산총을 괴롭힌 분들 ...
백령도 해병부대에서 듣고 본 것은 떠날 때 다 잊어라는 방침에 따라, 오산총도 백령도를 떠날 때 다 잊어 버렸다고 하네요!!!
아~자, 아~자 하이팅 오~산~초~ㅇ !
선배들의 자자한 불평과 요구도 마다않고 이번 여행을 주도했던 33회 아우들 ... 고맙고 캄~쌰!
언제 쐐~주 한잔 대접 해야지!!!

* 우리 22회도 인천연안부두에서 일부는 헤어지고 ...
나머지 20명 ...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소소한 저녁 먹고 가자고 의기투합...
재미 있었던 시간을 조금은 아쉬워 하면서 ...
석균욱이 동기회 대권을 잡으려는 음모를 꾸며 보기도 하고 ...
이에 동조하는 일부들 ... 조건을 다는 일부들...
이름하여 - 4.24 음모 가담자들-의 명단을 술병 카바에 적어 놓았다!
누구누구냐고???
그걸, 함부로 발설 할 수 있남???
...................
서울로 오는 길엔 버스 차장에 빗방울이 내리고 있었다.
백령도 빗방울이 이제야 수도권에 도착했나???

* 참석해 주시고 도와 주신 모든 분께 감사 드리면서 ...
나도야, 이 밤을 깊게 잘 볼꺼나!


_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050417소백산비로봉>

시원스럽고 담백한 소백산 백두대간 마루금에 다시 오르니
정상 비로봉 일대는 아직도 갈색초원이고 봄바람도 만만찮더라.

* 일 시 : 2005년 4월 17일(일) ... 맑음
* 산행지: 소백산(小白山;1439.5m)
* 구 분 : 답사겸함 ... 총산악제2차백두대간18차산행합류
* 코 스 : 단양 가곡면 어의곡리(10:31출)~1170지능선(11:30착)~국망봉갈림길(주능선;12:30착)~
         비로봉(12:35착...사진등12:40출)~대피소(12:45점심등13:20출)~제1연화봉(14:15착)~
         천문대(희방사갈림길)~제2연화봉(송신소; 15:15착)~죽령(16:29착)

- 거의 6년만에 소백산 비로봉을 다시 오르는가 보다!
1999년 5월 22일, 백두대간 종주산행시, 죽령에서 거슬러 올라 소백산 비로봉에 섰었고,
백두대간 마루금 따라 국망봉(1420.8m)~상월봉(1394m)~늦은맥이고개~고치령까지 ...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로 빠져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세월은 그렇게 흘렀나 보다!
그땐 봄의 한가운데였고 제1연화봉 일대 철쭉은 발걸음을 무던히도 붙잡았고 비로봉 정상엔 바람도 거세어 한기마져 느낄 정도였고, 산행시간도 11시간30분이나 걸렸었다.
그리고, 그 이전에(8년전이라 기억된다) 소백산 비로봉을 올랐었는데, 그땐 비로사에서 올라 정상을 밟고 단양읍 천동리로 하산하였었는데, 정상에서 비바람과 천둥번개에 시달리고 천동리 하산길에서 고전했던 아련한 추억도 생각난다.
그런 기억들을 더듬으면서, 오늘 산행은 단양시 가곡면 어의곡리에서 산행들머리를 잡고 오르는 총산제2차백두대간18차산행에 끼어(당일 산행이기에) 나도 오르기 시작한다.
언젠가 서울22산우회에서 소백산 코스를 잡을 때, 한번은 어의곡리로 올라 가던지 내려 오던지 해야 겠다는 계산도 있고,
소백산 절정기인 5월경엔, 수많은 등산객이 산행기점 또는 하산지점으로 잡는 비로사나 천동리는 사람들로 붐비니 더더욱 기회라 여겼다.

- 어의곡리로 들어가는 주변은 소백산 일대에서 개발이 가장 덜 된 듯, 오랜된 집들이 주위에 아무렇게나 자란 나무들과 잘 어울린다(?)다고나 할까?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느껴지는 상큼한 산행길 ...
이끼 수북히 낀 바위와 깨끗한 계류와 헝클어지게 제멋대로 가지뻗은 수목들이 반긴다.  
일요일인데도 등산객 발길은 거의 없다!
때때로 북사면이라 계곡엔 잔설이 군데군데 남아 있고, 나뭇잎은 이제야 나올둥 말둥 하는데,
그 흔한 진달래조차 피어 있지 않은 4월 중순의 어의계곡 입구 풍경이다!
다만, 생강나무만이 지금이 봄이라고 전하는 듯 고군분투하며, 노오란 꽃잎을 펼치고 있었다.

- 산길은 서서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때때로 불거진 돌부리 길도 있고, 부토 내음 풍기는 널널한 흙길도 있고, 토사방지 나무로 계단길도 있는데,
오르막은 쉬임없이 계속된다.
그리고는 지(支)능선에 붙기까지 사뭇 가파른 나무계단(토사방지)을 한참이나 올라야하고 경사도도 제법이었다.
어의계곡 계류물 소리는 왼쪽 아래로 사라진지 오래고 ...
그 나무계단을 오르고 지능선에 발걸음을 내디디니, 특유의 부더러운 능선길 경사도도 쫴금 느껴 질 정도였다.
1170지점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바라보니 소백산 주능선이 굽이치고, 곧 이어 만나는 산죽밭을 통과하는 산행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여기서 비로소 카메라를 꺼내어 산죽지대를 찰~칵하고 이마의 땀을 훔치며 한숨 돌려본다.
여기까지 거의 논스톱으로 쉬엄쉬엄 올랐다.
함께 온 김산장, 오산총, 윤부총은 시야에 사라진지 오래였으나, 난 나의 산행을 하기로 출발 때부터 작심하였었다.

- 산목지대를 벗어나 초원지대에 오르니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소백산 바람이야 알아주는 바람이지 않던가!
오른쪽으로 거대한 초원지대가 보이고,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객 행렬이 일렬로 그림처럼 펼쳐진다.
왼편으로 국망봉(1420.8m)~상월봉(1394m)~늦은맥이(백두대간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틀어진다)로 이어지는 시원스럽고 담백한 백두대간이 마루금이 보이고, 신선봉(1389m)으로해서 구인사로 내려서는 산줄기들이 희뿌연 연무 속에서도 뚜렷하다.

나의 발걸음도 이내 국망봉 가는 갈림길 이정표에 닿고 (국망봉 방향은 출입금지줄이 쳐져 있었다) ...
소백산 백두대간 마루금에 다시 서 본다!
여기가 어디던가!
임권택 감독의 걸작 ‘서편제’ 영화의 한부분을 촬영했던 유명하고 아름다운 장소가 아니던가!
봄바람 드세고, 아직도 갈색초원이지만, 한 봄 또는 초여름의 이 일대의 풍경은 목가적이고 환상적이다!
소백산 줄기에서 어디가 가장 아름답고 경치가 빼어난 곳이냐고 누가 물으면,
난 주저없이 말 하리라!
비로봉에서 여길 거쳐(국망봉쪽으로 조금 더 가면 철쭉 군락지도 일품이다) 국망봉과 상월봉에 이르는 능선구간이라고 ...

- 바람이 스쳐가는 소리가 제법 빠르다.
바람막이를 꺼낼까하다가 시원한 봄바람에 몸을 내 맡겨도 한기를 느낄 정도는 아니니 그냥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는 소백산 정상 비로봉(1439.5m)에 다시 서 본다!
8년전 같이 비바람도 천둥번개도 오늘은 없~다.
6년전처럼 바람이 거세어 머무리기 조차 버겁지도 않은 오늘 날씨다.
다만, 희뿌연 연무가 얇게 깔려 통쾌한 시야를 확보할 수 없어 시원한 경치를 감상할 수 없다는게 아쉬움이다.
비로사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이 꽤 많아 보인다.
정상 표지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한다.
정상에 올랐다는 증거 확보에는 남녀노소도 체면도 없는가 보다.

나도 얼른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 한 컷 찰~칵하고는 한바퀴 둘러보고 ...
그 옆엔 서 있는 돌표지석에 눈길을 한참 멈춘다.
조선전기 문신, 학자인 서거정(徐居正;1420~1488)이 지었던 한시가 새겨져 있더라.
이제는 이런 것에 눈길이 자주 가니 나도 나이를 먹나?

- 小白山 -      

小 白 山 連 太 白 山
逶 這 百 里 揷 雲 間
分 明 劃 盡 東 南 界
地 設 天 成 鬼 破 慳

태백산에 이어진 소백산
백리에 구불구불 구름사이에 솟았네
뚜렷이 동남의 경계를 그어
하늘. 땅이 만든 형국 억척일세

- 나무계단(등산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자연환경보호차원)따라 조금 내려서면 대피소가 그림처럼 걸터 앉아 있다.
김산장, 오산총, 윤부총이 의리(?)가 있다면 바람 피해 저기서 점심을 들고 있을꺼라고 확신하면서 내려선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고총동문산악회 온갖 거물선배들과 함께 그들은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희희거리며 비아냥 던지면서, 나도 배낭을 풀고, 33회 후배들과 함께 맛있게 먹는다.
송이익(키가 192cm)은 자기 파트너 왔다고 반기며, 쐐주도 한잔 건네주고, 그걸 그냥 못보고 지나가는 오산총은 둘이 나란히 사진 찍어야 한다고 야유(?)롭게 재미 있어하고 ...
언제부터인가, 33회 송이익하고 내가 파트너가 되었냐고요???
자기 키는 뭐 대단히 큰 줄 아는가? 내랑 너랑 백보오십보다, 이 넘아!
바람이 스쳐 지나지 않으면 따스한 햇살이 얼굴에 내려 앉고, 바람이 오면 움츠리다가 우린 그렇게 수다를 떨다가 또 일어선다.

- 제1연화봉 가는 길목에서 18회 현철수 선배 일행들에 붙잡혀, 연어무침에 양주 딱 두잔 얻어 먹고는 발걸음을 빨리한다.
그 틈에 이 세 넘은 또 내뺃다. 한 컷 찰칵해 주려도 도리가 없지 않은가?
제1연화봉(1394.3m) 일대의 철쭉들은 아직 몽우리도 기웃거리지 않고 있었고(소백산 철쭉제는 이 일대에서 펼쳐진다),
비로봉으로 향하는 등산객은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았다.
제1연화봉을 스쳐 지나치고, 내리막으로 난 나무계단 중간쯤에서 소백산 비로봉 정상쪽으로 눈길을 다시 한번 돌려본다.
소백산의 아름다움을 또 언제 볼거나 생각하면서 이내 발걸음을 내리고...
저 아래 헬리포터를 막 지나가는 김산장, 오산총, 윤부총의 모습이 보인다.
하여간...그리 빨리 가서 무엇을 할려나?

- 천문대에 이르면 그야말로 산판길, 널널한 길 ...
희방사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이 무수히 많아 보이고, 거꾸러 올라가는 등산객에 비하면 우리야 휘파람 불며 내려서는 길이지 않은가!
그러나, 죽령까지 내려서는 길은 만만하지만, 긴~ 인내를 요한다.
계속되는 콘크리트 산길, 다소 내리막의 연속은 다시 오르막을 거친다.
제2연화봉(1357.3m) ... 송신소가 우뚝 서 있고, 길은 옆을 스쳐 지나간다.
앞서 가던 선후배들이 전망대(나무정자)에서 나머지 먹걸이들을 처분하고 있었다.
대부분 그냥 스쳐 지나지 못하고 ... 그런데도 우리 의리없는 세 넘은 또 그냥 내뺀다.
어~휴, 화상들 하고는 ... ㅋㅋㅋ

- 지리한 내리막, 콘크리트 산길 ...
이 길을 따라 낮에는 올라오고 내려서는 것을 결코 권하고 싶지 않은 길이다.
백두대간 길이니 대간꾼들이야 어쩔 수 없이 오르내리는 길이지만, 일반 등산객들이 오르내리는 의미는 별로 없겠다 싶다.
야간에 랜등 켜서 비몽사몽간에 주파해야 덜 지루한 길이다.
죽령에서 천문대까지 7.2km의 거리이다.
서울22산우회에서 소백산 구간을 잡으려면, 희방사~비로봉~어의곡리 코스가 좋을 듯 하다.
죽령으로 내려서면서 건너편 산세를 쳐다본다.
죽령에서 도솔봉을 올라 묘적봉을 거쳐 저수재에 이르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기억이 새롯새롯하고,
그 코스를 언젠가 다시 갈 수 있으려나?
짊어진 삶이 있는데, 배낭만 짊어질 수야 없지 않은가?
어의곡리에서 비로봉까지 5.7km, 비로봉에서 죽령까지 11여km ...
짧지않은 산행이었지만 거리에 비해 산행시간은 소소했다.
마침내,
죽령 고개에 발걸음 내리고는, 훌~훌 웃옷 벗고 수돗가에서 땀내를 닦아내며
5월에는 서울22 산원 산녀님들과 소백산을 다시 오면 좋겠네 ... 웅얼거리면서,
오늘 산행도 접어 본다! ^Q^


<참석자>
* 총산악제2차백두대간18차산행참석자 ... 총89명
* 22서울산우회 ... 김진호, 오성학, 윤철원, 이규도 (4명)

<후 담>

* 화려했던 죽령휴게소의 이야기도 전설이 되었다!
고속도로에 죽령터널이 뚫려 오고가는 차량이 전보다 뚝~하니 어쩔건가?
보다 빨리 보다 편리하게 ... 빠름을 추구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겠지?
그럼, 인간은 더 행복해질건가? 느림의 미학을 한번쯤 생각해 보자!
나의 산행의 발걸음은 어쩌면 빠름을 추구하는 모든 것에 대한 반항일러라.
김산장, 오산총, 윤부총 .. 이넘들아, 왜 그리 빨리만 가려고 하는냐?
숏다리 좀 봐 주면 어디 덧 나냐??? ㅎㅎㅎ

* 죽령 도로변 풀밭에 앉아, 뒤풀이 겸 후미 기다릴 겸해서 선후배들의 다정다감한 소소한 파~티(?)
파~티가 별 게 있나? 둘러 앉고 서서 담소하며 맛있고 즐겁게 지내면 되는게지.
새우깡에 육포에 치즈에 .... 모두들 비장의 간식들은 잘도 챙겨 놓고 있었다.
그리고는, 교가제창을 하고는 오후6시 ... 서울로 출발...
밤 9시반경 서울 도착...난, 암사동에서 내린 덕분에 그 보다 이른 귀가...
서울22 산원 산녀님들 이만한 시각들이면, 소백산 산행 구미 댕기~죠?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050410제97차정기산행(도명산)

내 인생 걸어 온 길(道)이 명확(明)하지 않았다는 암시인가...
도명산(道明山) 수려한 산자락엔 비안개만이 휘둘러 감싸고...

* 일 시 : 2005년 4월 10일(일) ... 비온뒤 차차 갬
* 산행지: 도명산(643m) ... 충북 괴산면 청천면
* 구 분 : 제97차정기산행 ... 총동문산악회 05년 봄정기산행 합류
* 코 스 : 공림사주차장(11:31출)~공림사~절고개~684봉~685봉갈림길~산악훈련장~도중점심등
        (12:50...13:40)~헬리포트,관람대,미륵산성지~학소대갈림길..정상...마애삼존불~학소대교
        ~매표소~야영장(16:07착)

- 간밤에 전국적으로 봄비 치고는 꽤 많은 비가 내렸었다.
배낭을 챙기고 집을 나설 때도 부슬부슬 비가 내렸었는데, 오늘 산행에 비 맞지 않고 산행한다면 천만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온다고 해 놓고 않나오는 녀석들에게는 핑계거리가 그저그만인 그런 구질구질하고 띨~한 새벽이었다.
충북 괴산 일대 산자락엔 비구름들이 그득하고 차창 밖에는 아직도 비가 부스스 오고 있었는데, 산행 들머리 공림사까지 가는 선두 차량은 비안개에 헤매이던가?
괴산 읍내를 지나 37번 국도따라 가다가 상신리 사담이라는 마을 국도변에 ‘公 林 寺’라는 커다란 돌표지석이 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리뱅뱅하면서 예정시간보다 물경 1시간 넘게 걸려 공림사주차장에 12대 버스는 우르룩 우리들을 토해 낼 수 있었다.
말은 없어도 집행부의 초조함이나 미안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여기저기 볼멘소리도 일리는 있지만, 암튼 산자락에 걸려 있는 구름과 비안개 속을 헤매었다고 그냥 넘어 가자꾸나!
총산악 동문들 360여명(당초 470여명이 이렇게 줄었고, 서울22산우회도 22명에서 15명으로 팍~줄었다)이 비는 그친 가운데 공림사로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우리 일행도 그 속에 끼어 발걸음을 내디딘다.
공림사 경내도 한바퀴 돌며 구경하고, 그 틈새를 이용하여 두 산녀님은 대웅전 앞에서 합~장~ 꾸~벅!

- 도명산은 서울22산우회에서 2000년 11월 19일, 늦가을에 함께 산행했던 산이다.
당시에는 화양동주차장~학소대~삼거리~마애삼존불~정상~끝봉~능운대휴게소~주차장으로 회귀산행이었고,
특히 이철화도 참가하여 우리들의 귀와 입을 즐겁게 해 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공림사로 해서 넘어가 정상을 올라 화양구곡으로 내려서는 오늘 산행 코스는 나도 처음이다.
예의 서울22 산원 산녀들은 오늘도 거의 후미에 서서 오른다.
이젠 이골이 났는지 나도 후미를 지키며 서서히 오른다.
오늘 서울22 산녀는 최산고 마나님 홍여사, 그리고 울 마눌님 .. 딱 두분이시다.
‘00.11.19에도 참가하셨던 분이시지!
울 마눌~, 오늘도 울~라~라 하면서 거의 기기 시작한다.
일부러 그런지? 날씬(?)해졌다는 몸매 자랑하느라 널부러지는지 알송달송하여라?
홍여사가 동무한답시고 오늘 답답한 산행을 하겠구나 생각하면서, 나도 모른 척 한다.
산행에서는 부부일심동체는 없~다!

- 절고개를 올라 684봉을 스쳐 지나며 685봉갈림길 ... 직진하면 낙영산이 지척인데, 희뿌연 가스 때문에 산자락이 보이기는 커녕, 앞사람 놓치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을 만큼 비안개가 휘둘러 쳐져 있다.
그래도, 능선에 서서 구름 바다를 굽어 보면서, 때로는 근사한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
어느 지점엔 괴이한 바위와 멋들어지게 휜 소나무가 구름 속에 둥~떠 있는 듯 보이는 모습은 신비하게 여겨진다.

- 비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산행의 맛도 그럭저럭 한판의 멋진 산행이던가!
오늘은 내 귀가 빠진 날 ...
내 인생 여정이 어느새 만55년이 되었던가!
내 걸어 온 길(道)이 명확(明)하지 않았을진데, 앞으로 가야할 길도 이런 안개 속을 헤치면서 가야만 하는가?
내 인생 걸어 온 길이 이런 안개 속을 더듬더듬 헤치면서, 오늘 내가 존재하는 것에 감사도 하지만 무수히 회환하고 아쉬움을 토해 내면서 오늘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때론, 앞으로도 얼마나 이런 안개 속을 헤매 듯, 살아 남은 시간을 허우적거리며 살까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런 암시라도 주듯이 도명산 일대 산자락엔 비안개가 아직도 그득하게 휘둘러져 있더라!
그러나, 이런 비안개가 아무리 짙게 깔려 있어도 많은 사람들이 다녔던 길따라만 간다면, 안전에는 이상이 없고, 가다보면 언젠가는 안개도 걷힐 것이다.
이런 날은 용기랍시고, 경거망동(輕擧妄動)하거나 오만(傲慢)의 충동에 의에 주등산로를 버리거나 지름길을 택하면 위험천만 하듯이,
지나 온 길이 더뎠고 높지 않다고 할지라도, 앞으로 살아 갈 날이 비록 짧을지라도, 사도(邪道)를 택하지 않고  정도(正道)로 간다면, 나에게도 조그만 정상의 봉우리에 발을 디디게 되는 기쁨은 오지 않을까!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만이 정상이 아니다!
도명산 정상도 정상이고 거기에 딛는 발걸음의 통쾌함도 나름대로 있지 않는가?
요~런, 씨잘데 없는 잡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한 숲속 - 너른 공터에서 점심을 들고 가잔다.
좋을~씨~고!

- 사방이 비안개로 커턴을 둘른 듯, 폭신한 낙엽이 깔려 있고 주변 수목에는 이제야 새잎이 새록새록 쏟구쳐 나올려고 한다.
그 수목들 사이로 생강나무만이 노오란 꽃잎을 피우고 비를 흠뻑 머뭄고 있더라!
술래잡기하는 모양으로 15명이 삥~둘러 앉아서 ....
내 귀 빠진 날이라고, 한성협이는 마오타이주를 짊어지고 올라왔고, 비록 만(滿)병은 아니지만, 30살짜리 가져온 엄춘택 ... 이들의 마음이 갸륵하지 않은가!
아니, 여기까지 와서 해피버스데이 해주는 이 넘들이 산녀님들이 어찌 고맙지 않은가!
사방에 내려 앉은 비안개는 축폭이 지나간 포연이 자욱한 그런 분위기였다!
이 멋진 넘들과 함께 산행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 존재하는 나는 결코 안개 속을 헤메이며 살아 온 것만은 아니리라!

- 도명산 정상도 비안개로 덮혀 있었다.
전체 후미도 볼 겸, 정상에 올라야 시야도 경치도 별로 없을 것 같고, 5년전 정상 추억을 흐리게 만들지 않으려, 정상 밑 갈림길에서 서성인다.
그리고, 뒤따라 오던 선후배의 꼬리를 확인하고는 학소대로 발걸음을 내린다.
조금 더 내려서면, 거대한 바위 세 개...
각각에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이것이 도명산 제1승지라고 하는 마애삼존불이다!!!
조각의 윤곽은 희미하지만 거대한 바위에 예사롭게 새겨져 있지 않다.
그 바위 밑에 암반수가 있는데, 간밤의 비로 물은 탁하여, 그 시원한 청량감을 맛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마애삼존불에서 다소곧이 내리막과 평범한 내림길로 30여분이면 학소대교에 충분히 닿는다.
학소대교를 건너자마자 뒤돌아 보면, 유명한 학소대가 있다!
웅장한 멋보다 아기자기하고 단아한 멋을 풍긴다!
그 앞을 흐르는 계곡이 화양구곡(華陽九曲)이다!
5km에 걸친 구간이 화양동소금강이라 불리는데, 계류물이 맑고 곳곳에 암반이 빼어난 곳인데, 간밤의 비로 오늘 계류물은 탁해 있었다.

- 여기서부터 매표소까지는 지루한 보도블럭과 아스팔트의 길 ... 족히, 40여분은 잡아야 한다.
너덜너덜 걸어 내려서면 중간 상가 및 민박집단이 서너군데 있는데, 그건 현재의 상황이고 ...
이 일대의 계류와 암반에는  조선조 중기 대학자이고 정치가였던 우암 송시열 선생의 당당하고 기세 높였던 화양서원터를 비롯 만동묘정비, 암서재등이 산재해 있다.
능운대를 지나, 화양3교를 건너면서 돌들이 층층히 쌓여 있는 모습이 이채로운 첨성대를 지나고
오른편으로 틀면 계곡 건너에 보이는 근사한 자리와 정자...
우암이 만년에 울분을 삭이며 칩거했다는 암서재(巖棲齋)의 위치가 절묘하다.
또한, 암반 위 노송 전면의 화양4곡인 금사담(金砂潭)은 어떻고 ...
범상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필부인 나에게도 발걸음을 붙잡아 놓기엔 충분하고도 남는다.
과연 노련하고 늙은 우암이 눈앞의 명리(名利)가 아쉬워 사약을 거부했을까?
아닐 것이다!  
암서재 앞 하이얀 바위에 쏟아지는 한 밤의 달빛이 아쉬워 차마 죽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노론(老論)의 거두요 북벌(北伐)의 입안자(立案者)로 주자(朱子)의 반열에 오른 대학자,
그러나 사약(死藥) 앞에서 구차스러이 83세의 목숨을 구걸한 잔인한 비겁장이라 욕하기 보다,
그를 그토록 사로잡아 둔 화양구곡의 빼어난 자연 경치가 죄라면 죄가 아닐까???

- 암서재 건너편에는 우암 송시열 선생 유적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약 앞에서 선비의 지조도 접고 타협하여, 화양구곡을 사랑하며 살았던 대학자의 뜻을 받들어,
자연친화적인 유적지를 세웠으면 하는 바램으로 그 앞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서면 ...
적벽바위와 푸른 계곡물과 그 앞의 모래사장 .. 한 폭의 동양화 그 자체이다!
사극 촬영지로도 많이 TV에 내비치던 곳이다!
운영담(雲影潭)의 빼어난 자태를 요것 밖에 설명 못하는 나를 탓할 뿐이로다!

- 화양2교를 지나면 지루한 아스팔트 길 ...
매표소를 빠져 나오고 화양1교를 지나치면 하산 집결지 야영장이 나타난다.
매표소 일대는 5년전보다 훨씬 잘 정비된 공원도 조성해 놓았고, 뒤돌아 보니 화양구곡 언저리 산줄기엔 비구름도 비안개도 말끔히 걷히고 있었다.
비안개 속을 헤치고 내려서서 시야가 툭~트이니 무엇보다 시원하더라!
내 지나 온 길이 안개 속을 헤치면서 왔을지라도, 앞으로 갈 길이 비록 짧더라도 이렇게 뻥~뚫릴 날이 올 거야 하는 마음으로 한번 더 뒤돌아 보면서,
화양1교를 지나 야영지에 발을 내려 놓으며, 오늘 소소한 산행도 접어본다! ^Q^


<참석자>
*총산악회 : 2회~51회까지 ... 총360여명
*서울22산우회 : 15명
김진호 김시영 한성섭 오성학 윤철원 이용남 강효수 한성협
이종현 엄춘택 임충빈 최택상부부  이규도부부


(후 담)

* 이 eQ 산대의 55번째 생일날이라고 ....
그 흔한 호텔에서 칼질하는 것은 고사하고, 정담서린 곳에서 우아하게 찻잔 부닺히는 것도 없는
이런 산중으로 따라 나선 울 마눌~님! 울~라~라~ 캄~사합니다!
허기사, 우리가 신혼여행을 어디로 갔더라!
누구나 갔던 제주도도 아니고 ... 불타는 설악 속으로 들어 갔었지!
그런 나를 만난 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이니 너무 탓 하지 마소~~~

* 또한, 야영장에서 케익에 춧불 밝히고 해피버스데이~♪~♬ 불러주던 이날의 15명 산원 산녀님들...
고맙고, 감탄!!!
서울로 돌아 와 압구정동에서 오뎅에다 쐐주 한잔 더 ...
아~눈물이...아주 쬐끔.ㅋㅋㅋ!
티격태격해도 그넘 오총의 정감은 오늘따라 따스하냐???

* 그러나, 그래도, 앞으로의 산행에서 갈구끼~다!!! ㅎㅎㅎ.
고것이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산대하남???
아니 그렇소? 중회선생...
음~냐~~~.zzz
“... 서울22산원 산녀들이여, 행복하세요♥~~~ZZZ" ^Q^


-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50402뾰루봉~화야산

예닐곱 봉우리 오르내리는 아기자기한 뾰루봉 가는 길
능선따라 고느적한 숲속으로 널널한 산행, 화야산 가는 길

* 일 시 : 2005년 4월 2일(토) ... 흐림
* 산행지: 뾰루봉~화야산 종주 ... 경기 가평 설악면, 외서면, 양평 서종면
* 구 분 : 답사 및 번개산행
* 코 스 : 뾰루봉식당앞(10:41출)~능선(11:15착)~뾰루봉(709.7m; 12:29착...12:40출)~도중 점심등
        (13:10~13:40)~655봉~V안부~화야산(754.9m; 15:25착...15:40출)~고동산(591m) 가는길~
        고동산 못미쳐 안부(16:10)~사기막골매표소(17:29착)...사기막...가일미술관...18:00서울로출발

- 북한강이 홍천간과 합류하면서(청평댐이 들어서 있다) 청평에 이르러 남쪽으로 크게 굽어지는데, 이렇게 북한강의 물줄기를 굽이지게 만드는 산줄기가 뾰루봉, 화야산, 고동산을 잇는 10km가 넘는 산줄기이며, 북에서 남으로 쭈~욱 이어진다.
홍천강과 북한강 강바람 맞으며 걷는 능선길과 고느적한 숲길과 화야산 서쪽 큰골과 사기막골의 깨끗한 계류가 한데 어울려, 6월경 산행이 딱~ 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아직도 나뭇가지에 새순이 나올동 말동하는 오늘(금년 봄은 유난히 늦장을 부리고...), 초여름에 친구들과 함께 옴직한 산행이라고 여기면서, 답사도 할겸 근질근질한 다리품을 좀 팔아 볼까하고 산행에 나섰다.

- 37번 국도를 따라 청평댐을 스치면서 호명나루터가 있는 청평유원지 조금 못미쳐, 나이아가라호텔를 지나자마자, 급커브길에 등대식당(뾰루봉식당)이 있는데, 뾰루봉 오르는 오늘 산행 들머리를 여기로 잡는다.
매표소(주민들이 자치적으로 관리하는 듯...)입구 간판에는 뾰루봉 정상까지 2.1km, 2시간10분소요..라고 표시되어 있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오른다.
조금 오르면 한무리 무덤군이 나타나고, 산길은 왼편으로 계곡따라 서서히 오르면서 잣나무지대도 지나치게 되는데, 산길은 곧 오른쪽 45도 굽어지면서 오르막이 사뭇 가파라진다.
능선에 붙기까지 이만한 땀방울은 이마에 흘러야 하지 않나 하는 뾰루봉 오르는 산행의 맛빼기를 보여 주는 듯 하다.

- 능선에 붙자마자 뒤돌아 본다!!!
북쪽 1시방향으로 청평호를 굽어보면서 우뚝 선 봉우리가 눈이 들어온다.
호명산(632.4m : 졸서산행기040425참조)이다.
그 아래로 청평호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청평댐이 1자로 가로 놓여 있다.
왼편으로 굽이치는 북한강따라 시선을 돌려 보면서, 탁 트인 조망을 즐겨본다.
능선엔 나뭇가지들마다 물은 올랐는데, 이파리들은 새롯새롯 나올 생각도 하지 않고, 산수유 몇그루만이 노오란 자태를 뽐내면 무엇하나!
봄을 느끼기에는 그것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모처럼 산행 도중, 전화를 받아 아래에서 지체했던 이상한 산고를 한참이나 기다려봐도 모습이 보이질 않고, 때마침 올라오는 남녀 등산객 서너명에게 물으니, 뒤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홍산차와 함께 발걸음을 옮긴다.

- 그 능선 마루터에서 서서한 오르막은 계속되고, 때론 돌들이 불거진 산길도 있지만, 어렵지 않게 또 하나의 마루터에 오른다.
여기서 이상한 산고를 기다릴 겸, 물 한모금 목구멍으로 타고 내려가는 시원함과 청량감을 맛 본다.
호명산은 더욱 선명하게 들어오고, 청평호가 더욱 아마득하게 느껴진다.
남쪽 7시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니, 뾰루봉 일대 예닐곱 봉우리들이 연이어 도열해 있고, 제일 오른편이 정상인 듯 했다!
이산고와 합류하여 발걸음을 다소곳이 빨리 해 본다.
그렇다고 가다가도, 수목이 없어 시야가 좋은 전신철탑에서 호명산과 청평호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는 것을 잊지는 않았지!

- 뾰루봉 정상으로 가는 도중의 봉우리들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예상보다 산행시간이 길어 진다.
들머리에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더 표시되어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백년 묵은 구렁이가 꽈리를 튼 듯하는 요상한 소나무도 구경하고, 보조 밧줄(길어야 10m)이 걸려 있는 두서너 군데도 오르고, 능선 얖쪽에서 뺨을 간질어 주는 봄바람에 코를 흥얼거리면서 오르내린다.
예닐곱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아기자기한 산행 맛이 솔솔하고 재미도 있더라!
뾰루봉 정상은 회색 화강암의 표지석이 세워져 있었고, 옆에는 조그만 뾰쬭한(?) 바위가 있고, 그리 넓지 않았다.
그러나, 서쪽으로 굽어보는 조망이 좋고, 북한강 건너 대성리 쪽 경치가 시원스럽더라.
물러 터지게 느린 발걸음으로 올랐다 보니, 12시반이 다 되었고, 약간의 과일로 입을 달래고는 이내 발걸음을 내린다.
뾰루봉에서 화야산까지는 약5km, 널널한 능선길이라고 믿고서 발걸음에 힘주어 내 달린다.

- 화야산 가는 도중, 655봉이 있으니 내린 만큼 올라쳐야 하고 또 내려야 하니,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들기로 한다.
마침 우리 세명이 둘러 앉으라고 있는 듯, 삼각형으로 나뭇받침대도 있는 평평하고 바람없는 곳에서 배낭을 내려 놓는다.
주변은 너무도 고느적하고 낙엽도 수북히 아직 깔려 있고, 그 밑으로 풍겨오는 부토 내음이 향긋하기까지 하였다.
소찬의 점심에 맥주 2캔에 조그만 쐐주를 간 타서 마시니, 이산고와 홍산차와 나의 입에서 캬~아 하는 소리가 안나오면 이상하지?
소소한 산행의 즐거움 중의 하나렸다!
다른 산원들을 어떻게 약 올려주나를 궁리도 하고, 한편 미안한 마음도 가지면서 희희닥거리기를 한동안...
그리고는 다시 배낭을 울러메고 발걸음을 옮긴다.

- 655봉을 올려치는 것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연이어 나타나는 마루터에서 숨 고르기도 하면서 오른다.
두루뭉실한 655봉을 넘어서는 한참 내리막 ...
V자 형태로 만나는 안부에 이정표가 있다.
왼편(동쪽)은 설악면 화곡리 안골로 가는 길이요, 오른쪽(서쪽)은 외서면 삼희리 큰골 방향이다.
우린 직진하면서 또 다시 오르막을 치지만, 그것도 잠시 한군데 바위지대를 빼고는 화야산 정상 400m지점의 갈림길까지는 그야말로 널널한 능선길의 연속이다!
평전지같은 넓은 숲길도 만나고, 거의 일직선으로 난 평탄한 능선길에서는 내달리고 싶은 충동도 느낀다.
낙엽은 수북히...발목까지 빠지는 곳도 여러 군데 있고 ....
화야산 정상 아래 400m지점에 이정표가 있고, 오른쪽이 큰골 방향이고, 왼쪽은 설악면 아래율림의 약수골로 빠지는 갈림길이다.

- 1999년 6월 20일,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들과 함께 이 길로 올라왔었지!
큰골에서 운곡암을 거쳐, 이 갈림길로 올라서 화야산 정상에 올라서서, 고동산으로 가는 능선을 따라 가다가,
고동산을 조금 못미쳐 오른편으로 내려서서, 사기막 남쪽 아래에 있는 우미리골 송어양식장에서 뒷풀이도 가졌었고 ...
그런 아마득한 생각을 떠 올리며 화야산(禾也山) 정상에 발걸음 내려 놓는다.
정상은 헬리포터이고 6년전과는 주변이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정상 일대 몰상식한 등산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일부가 눈에 더욱 거슬렸고 ...
한바퀴 빙~둘러 조망을 감상하면서, 하필 오늘 하늘은 흐려 희뿌연 연무가 끼어 통쾌한 경치 감상을 할 수가 없었다.
마침 젊은 남녀가 정상에 뒤따라 오르는 덕분에 우린 3명이 함께 찰칵 할 수 있었던 것만도 다행이던가?
시계는 오후3시반을 넘어 가고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이 점점 더 짙게 드리우는 것 같았고...
다시 발걸음을 내려 놓으며 빨리 해 본다.

- 당초 오늘 산행은 뾰루봉~화야산~고동산 종주를 생각하고 나섰고, 이산고와 홍산차도 오랜만에 땀 한번 흘려 보자며 흔쾌히 동의 하였었다.
고동산으로 가는 능선길엔 부분부분 제법 어둑해지고, 시간상으로 고동산까지 갔다가 하산길로 접어드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산행시작 시간이 예정대로 아침10시에 시작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산고가 꿈작거렸는지, 홍산차가 비비작거렸는지는 몰라도, 만나기로 한 시각보다 30여분 늦게 합류했었다)
고동산 가는 안부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지도를 꺼내어 다시 확인 해보며, 이산고와 홍산차를 기다린다.
시계는 오후 4시를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하늘은 잔뜩 흐려 빗방울이라도 뿌릴 것 같고, 어스럼이 금방이라도 밀려 올 것 같았다.
세명이 머리 맞대고 숙의해 본다.
홍산차는 걱정이 되는 표정이지만, 이미 나는 속으론 결심이 섰는 걸...ㅎㅎ.
고동산까지 적어도 40분, 거기서 우미리 가일미술관(차 주차 시킨 곳)까지도 1시간여 ...
여기서 바로 사기막골매표소로 내려서면 1시간 20여분(약3.1km), 거기서부터는 마을주택가 ...
마을을 거쳐 사기막으로해서 차 주차 시켜 놓은 곳 -우미리 가일미술관까지야 비가 오던 어두워지던 염려는 없다.
물 한모금, 숨 고르기 한번 하고는 사기막골로 내려선다.

- 제법 미끄러운 진흙길도 잠깐, 계곡길 돌부리들엔 이끼도 끼어 있고, 군데군데 잔설도 남아 있는 다소 거친 길로 발걸음을 내디딘다.
한참이나 계속된 그런 거친 계곡길엔 나무들도 아무렇게나 자라나 있고, 넝쿨들도 많다.
하지만, 사람의 때가 아직은 훨씬 덜 묻은 지대를 지나는 기분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화야산 정상에서 바로 사기막골로 내리는 산길과 합류하는 지점까지, 그런 다소 거친 산길은 계속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산길은 다시 널널하고 때론 정연된 돌길도 있고 잣나무 숲도 두군데 지나가며, 여울도 두서너 군데 건너면서 계류물 소리 졸~졸 듣는 즐거움도 있는 길이다.
물도 깨끗하고 당장이라도 풍~덩 계곡욕을 하고픈 간이수영장 같은 소(沼)도 여러 있었다.
거의 다 내려 왔다고 판단되는 지점에서 그 깨끗한 계류물에 얼굴에 묻은 소금끼를 씻어내며...
우린 비로소 여유를 가져 본다!
구름 과자도 즐기면서 ... 조금은 환해지는 하늘을 원망(?)하 듯 바라보면서...
언젠가 우리 산원 산녀님들이 여기로 산행와서 이 계류물에 탁족이라도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는, 다시 널널히 ...
사기막골매표소(이 지역 주민이 관리함) 간이주차장에 발걸음을 내리면서 사실상 오늘 산행의 발걸음을 접어본다.
시계는 벌써 오후5시3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Q^

<산행에 함께한 님 ... 이상한, 홍기창, 이규도>


(후 담)

* 이상한 산고와 홍기창 산차(승용차는 홍산차 것)를 우미리 가일미술관에서 합류하고 홍산차 차는 거기에 주차해 놓고(예정 시간보다 30분이 늦게 합류했다),
울 마눌님이 손수 운전하여 뾰루봉 들머리까지 태워 주었기에 산을 드랄거리는데 도움이 되었~찌!
이른 아침에 거기까지 태워주고는 다시 서울로 고본고본 돌아 가는 울 마눌님에게 감사 해야겠~찌!
이 eQ산대의 ‘카리스마’(?)에 순순히 응한 울 마눌님아, 종~종 그리 해주면 얼마나 더 이쁠~꼬?
홍산차 이걸 들으면 그럴꺼야! ...
“야, 상한아~  eQ산대, 늙으면 어쩌려고 저래??? 말려라, 말~려!”
그래도, 난 믿는다!  나의 카리스마여 !

* 사기막 마을을 빠져 나오는 중간에, 친절한 아저씨(우리보다 어리지만...) 덕분에 픽업 얻어 타고,
가일미술관까지 다소 싶게 도착하여 이내 서울로 출발...
아~제, 복 많이 받을끼~요! 감사합니다!
서울로 돌아와서 방이동에서 꿈결같은 사우나탕 ...
오랜만의 중거리 산행에서 다리품을 팔았던 피로를 날려 보낸다.
그리고는, 아주 소소한 저녁 ... 맛 있는 기사식당에서 돼지불고기와 된장찌개에 쐐주 한순배...
캬~악 ... 직~인~다!
쨘~쨘~쨘~
eQ 카리스마를 위하여... (이건, 이산고와 홍산차가 진짜로 했던 소리였음!!


울 마눌님 듣지 않았을꺼야...zzz...

-정리자- eQ 산대  이 규 도

<050327모악산과 금산사>

‘악(岳)’자 달린 이름과는 판이한 널널하고 부더러운 산,
금산사(金山寺)를 품고 있어 더 유명한 모악산에 안기다.

* 일 시 : 2005년 3월 27일(일) ... 흐리고 가끔 비
* 산행지: 모악산(母岳山 : 793.5m) ... 전북 김제시 금산면, 완주군 구이면
* 구 분 : 번개산행(답사겸) ... 총산악 백수회(百壽會)에 합류함.
* 코 스 : 완주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관광단지(10:10출)~대원사~수왕사~무제봉~정상(11:40통과)
        ~730봉(점심등...13:05출)~심원암~금산사(14:02착...사찰구경등15:10출)~용화동(15:25착)

-한국의 산하에 들어가면 모악산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
김제평야의 동쪽에 우뚝 솟아 호남평야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모악산은 전주, 김제 일원의 근교산으로, 유명한 금산사와 함께 이 고장 사람들의 당일 산행지로 각광 받는 산이다.
모악산 정상에는 큰 송신탑이 우뚝 버티고 있어 정상일대가 출입금지 지역이어서 송신탑 바로 아래까지만 올라갈 수 있고 정상을 밟을 수는 없다. 따라서 처음 등산하는 사람들은 다소 실망하기도 한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다. 산아래 금산사는 호남 4경의 하나로 10종의 각종 주요문화재를 갖고 있다.
..................
어머니가 아기를 포근히 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모악산’이라 불린다는 이 산을 작심하고 오르려고 온 것이 아니라, 우연찮은 기회를 편승하여 오르게 될 줄이야!!!
한번은 오르고 싶었던 산이고, 금산사를 꼭 한번은 들러 보리라고 이전부터 벼루고 별렸는데 말이다.

- 총산악회 베테랑 선배들이 주축이 되어 소위 백수회(百壽會?)라는 등산모임이 있는데, 거기에 여러번 참가했던 오성학 산총의 끈질긴 협박(?)에 못이겨 배낭을 메고 나갔지!
전주시 외곽 만덕산으로 간다고 알고서 말이다.
그런데, 나가보니 산행지는 모악산이라 하니, 속으론 오산총을 궁시렁거리면서도 이참에 모악산과 금산사에 발걸음을 하게 되어 은근히 좋았다.

-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로 들어서는 도로에서 바라본 모악산의 형세는, 굴곡없는 능선과 정상일대의 바위와 통신탑등... 과천에서 바라본 청계산의 산세와 너무 흡사하였다.
대원사로 올라서 정상을 거쳐 모악정이나 심원암을 지나 금산사로 내려서는 코스(동에서 서로 거의 일직선으로 가는 코스)는 3시간반이면 충분하고도 남는 산행시간일 것 같았다.
계류물은 그런대로 깨끗하였고 산길 주변도 서울 변두리 산만큼 크게 훼손되지 않아 산행 정취를 돋군다.
선녀폭포(폭포라 해야 되나?)를 지나면 왼쪽으로 가는 산길이 있는데, 0.5km거리에 그 유명한(?) 전주김씨시조묘가 있다고 한다.
천하의 명당 자리이고, 북한의 김일성이 제22대손이라나 뭐라나 ???
하기사, 전주이씨가 이조500백년을 군림하였고, 현대판 북한왕조를 50년 넘게 그 전주김씨 후손이 군림하고 있으니, 예사 자리는 아닌 듯 싶은데,
그 자리를 탐하거나 흠모하여 일부러 그 곳으로 발걸음을 하는 것은 내 좁은 생각에는 영 내키지 않는다.

- 전주에서 그 이름난 한정식을 이른 저녁 겸 먹을려면, 산행 발걸음을 빨리해서는 안된다는 선배들의 이상한 주의와 당부를 핑계삼아, 발걸음을 널부러지게 더디게 옮긴다.
땀 한번 훔치고 오르면 좋을 대원사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시간을 소진하고, 앉은 자리는 기가 막히는데 암자라고 하기에도 초라한(?) 수왕사에서 머뭇거리며 흩뿌리는 빗방울에도 아랑곳 않고, 희희덕 거리며 시간을 죽인다.
이런 산행을 해 보기도 근간에 없었던 같았다. 진짜로 시간 죽이는 산행이다.
무제봉에 이르니 비가 제법 부실부실 뿌릴 태세였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여기서 또 얼마나 죽치고 있었을까?
여기까지는 거의 서서한 오르막에 돌계단의 연속이다.
정상일대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 정상을 밟는 통쾌감은 접어 두어야 한다.
산길도 흙길이고 등산객이 다소 많아 일부는 진창을 방불케 한다.
제법 바람도 불고 빗방울은 오락가락하니, 정상 옆을 바람처럼 스치면서 지나칠 수 밖에 ...

-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서면 널널한 능선길의 연속이다.
730봉 바로 밑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모악정을 거쳐 금산사로 바로 내려서는 산길이지만, 730봉에서 그래도 배낭에 넣어 온 먹걸이를 풀고는 내려가야 하겠기에, 730봉(헬기장이 있다)에서 점심을 하기로 한다.
동쪽 기슭 아래로 굽어보니 금산사가 아물거리며 보인다.
후다닥 내려서면 1시간 이내면 족할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여기서도 최대한 시간을 죽여 본다. 더 먹을 게 없고, 바람과 비가 이젠 내려가라고 뺨을 어루만질 때까지 우린 버텼다.
이런 산행 우리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님들 무척 좋아할낀데...ㅋㅋㅋ!

- 730봉에서 그냥 직진(북서쪽)하면 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712지방도로 내리는 길이니, 금산사로 내려서려면 도중에 금동계곡으로 빠져야 한다. 아주 우회하는 산길이다.
우린 바로 왼편(동쪽)으로 내려서서 심원암을 거쳐 금산사에 들러 세세히 구경하기로 하고 우두둑 뿌리는 빗방울에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처음에는 다소 급내리막도 잠시, 아주 널널하고 부더러운 흙능선길이다!
양 옆의 산죽을 헤치고 내리는 발걸음은 백두대간 어느 마루금을 지나는 느낌마져 들게하고, 등산객도 드물다.
어느새 산죽잎엔 물기가 홍건히 젖었고, 바지에 스치는 산죽 소리는 더욱 커진다.
이런 산길은 심원암으로 갈라지는 갈림길 능선까지 이어졌다.
‘악(岳)’자 달린 이름과는 판이한 널널하고 부더러운 산길이다!

- 심원암으로 내려서는 산길 숲에는 봄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수목은 긴~긴 겨울에서 확연히 깨어나기 시작했고, 간간히 산수유도 노란 자태로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남도 특유의 대나무 숲은 여기에도 있었다. 대나무가 우거진 비탈을 배경으로 심원암이 조용히 자리잡고 있었다.
거기서 조금 더 내려서면 혜덕왕사탑비(보물제24호)가 있고, 주변은 부도전이다.
여기서, 선후배들과 또 만만디 소담을 나누며 안내판도 세세히 읽으면서 머뭇거려 본다.
그리고, 조금더 내려서면 커다란 사찰 ...
전북에서 선운사와 더불어 2대 명찰이라는 금산사(金山寺)가 자리 잡고 있더라!
금산사 천왕문을 들어 서면서 오늘 산행의 발걸음은 사실상 접는 순간이다. ^Q^

- 금산사는 백제 법왕 원년(599년) 왕의 복을 비는 사찰로 창건되었다고 하는데, 국보 제62호인 미륵전을 비롯, 대적광전(보물제467호), 5층석탑(보물제27호)등 많은 문화제를 지니고 있다 한다.
그러나, 나는 후삼국시대 때 견훤이 자기 아들에게 유패되어, 후삼국통일을 왕건에게 넘어간 계기가 되었던 절이라는 사실만을 더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니 ...쯔쯔쯔, eQ야~~~.
어쨌거나, 친절한 보살님이 계셔서, 우린 금산사를 세세히 자세히도 설명 들으면서 사찰을 구경할 수 있었다.
미륵전의 11.82m나 되는 금을 입힌 미륵불이며, 여기서 ‘태조 왕건’ 사극을 촬영했다는 에피소드등...
적멸보궁과 5층석탑에 대한 세세하고 재미있는 화술로 빗방울도 못 느낄 정도로 진지해 보기도 하고 ...
대적광전의 일곱 불상들의 구분과 모습등의 설명 ...
나한전의 화재와 복원에 얽힌 이야기등 ...
1시간 넘게 재미있고 유머 넘치는 그 보살님의 설명에 우리 일행은 오늘 산행에서 얻고도 남았다.
미륵전을 한번 더 뒤돌아 보면서 발걸음은 일주문을 빠져 나와, 김제 금산면 용화동 모악산입구 주차장에 내려 놓는다!
하늘엔 비구름이 물러가고 서서히 햇빛이 나기 시작한다.^Q^

<참석자>
총산악 선후배(최고참 3회, 최하참 41회, 여대원2명) 29명 ... 22회는 오성학 & eQ 산대

(후 담)

* 전주 시내, 전주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 한정식집 ... ‘수라청’ 이라 했다!
이른 저녁 겸 뒷풀이, 가지수를 세다가 말았지만, 상이 그득하더라!
별미라는 동동주에 곁들여 ... 그리고, 특유의 환담들 .. 선후배의 격의 없는 대화와 농담들...
그렇게들 웃고는 오후 6시경 서울로 출발 ....

*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전용차선을 따라 내달리니, 압구정동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8시30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는 뿔뿔히 흩어지다???
나는 그냥 내 뺐는데, 일부 다른 선후배님들 그냥 갈 리가 있었겠는가? 오산총이 거길 빠지면 말이 않되지!!!
요 부분만 빼면 우리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님들 군침(?) 땡기는 산행 아이겠~소!
그런데, 이런 경우 답사비 않주~남??? 아님 말~구요~~~ㅋㅋㅋ^Q^


-정리자- eQ 산대  이 규 도

<제96차정기산행-050313선운산>

선운산 자락에 꽃샘 바람이 매섭고, 춘설마저 흩날려도
소소한 산행길, 솔솔한 볼거리따라 봄날은 오고 있더라

* 일 시 : 2005년 3월 13일(일) ... 흐린 뒤 갬
* 산행지: 선운산(禪雲山).선운사((禪雲寺) ... 전북 고창군
* 구 분 : 제96차정기산행
* 코 스 : 일주문(10:58출)~부도군~마이재(11:30착)~선운산(도솔산)~개이빨산(견치산;12:35착...12:50출)
        ~만월대(13:13착, B팀과합류...점심등 13:56출)~낙조대~천마봉~도솔암(내원궁)~계곡산판로~
        선운사(사찰.동백숲구경)~주차장(15:40착) ......16:14서울로 출발


-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워지고 있다는 선운산은 일명 도솔산으로 불리우며, 선운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조계종의 도내 2대 본사로 한국의 명승고찰로 유명한데, 577년 백제 위덕왕 24년 검단선사와 신라의 국사이자 진흥왕의 옹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오고 있고, 창건 당시에는 한때 89암자에 3000승려가 수도하는 국내 제일의 대가람이었다고도 한다.
요즈음은 선운산 뒷자락의 동백숲으로 더 유명해 졌고, 꽃무릇 군락지로 알려져 많은 행락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 선운사와 선운산으로 우리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들의 발길을 향하기로 하였다.

- 관리사무소를 지나자 마자 개인 하늘에서 춘설이 흩뿌리기 시작한다.
햇빛에 반사되면서 흩날리는 눈발은 얼굴을 간지러주는가 쉽더니 이내 멈추고, 또 뿌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한다.
왼편에 있는 송악(천연기념물 제367호)이 우선 우리 일행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계절 푸른 넝쿨식물로 10~11월에 황록색 꽃을 피운다는데, 난 아직 보질 못했다.
부도군에서 추사 김정희의 백파율사비(白坡律師碑)를 구경하면서 우루루 몰려다니는데, 그 바로 옆의 부도에 이름도 선명하게 ‘聽雨堂’이라고 씌여 있더라.
산사 중회선생 김시영의 부인의 아호가 청우당이지 않은가!
산사는 그 옆에서 묘한 미소로 사진 촬칵하면서 먼 훗날 부인을 위해 미리 만들어 두었다고 넉스레를 떤다.
우리들도 엷은 미소로 부러운듯이(?) 바라보면서, 한바탕 웃음꽃이 바람결에 퍼져 나갔다.
여기서, 산행팀과 문화탐방팀(B조)으로 갈라서서 오늘 발걸음을 시작해 본다.
문화탐방팀에는 오산총이 리더, 울 마눌, 오산총마님, 병일이 사모님, 효종이 안주인이 함께 했고,
산행엔 23명이 나섰다.

- 지난 3월1일, 답사 때에는 마이재 오르는 길목엔 봄기운이 완연하였는데, 오늘은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산자락 아래에서도 제법 심술을 부린다.
마이재로 오르는 널다란 산길 오른쪽 아래 작설차 밭에는 그래도 봄이 오고 있다는 기지개로, 파릇파릇한 풀들이 솟구치며 나오고 있었다.
석상암(石床庵)까지는 신작로같은 산길이고, 여기서부터 마이재까지는 그저 그런 오르막의 산길이라 산행엔 별 어려움이 없다.
석상암 앞에서 한숨 돌리고, 마이재까지 논스톱 ... 고갯마루에서 땀 한번 훔치고 능선에 발걸음을 놓는다.

-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그냥 맞으면서 가는 널널한 산길 ... 꽃샘 바람치곤 제법 새고 매섭다.
선운산(336m) 정상에는 더욱 바람이 세고, 간간히 춘설이 몰려왔다 몰려오고를 거듭하지만, 변산반도와 그 서쪽의 위도에 서해바다와 어우러진 풍광은 근사하였다.
눈발을 이고 달려오는 구름군이 건장한 우리 산원 산녀들에게 돌진해 오는 듯 하고 ...
정상의 넓이가 그리 넓지 않은 터라, 일행이 오르면 먼저 오른 일행은 곧 자리를 내어 준다.
씨~병은 산대 앞으로 가지 말래도 또 앞서가니, 이 산대가 또 앞지르고 ...
재홍이는 내 뒤를 바짝 따라 붙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이 넘이야 약초와 식물등을 따라 이산 저산 발길이 닿은 곳이 어디 한두군데이던가!

- 참당암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린 오른편으로 내려서야 개이빨산으로 가는 산길이다.
한 10여분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야 한다.
바람이 더욱 세차나 싶더니 내리목에 닿으니, 언제 그랬냐 싶게 훈훈한 봄기운이 산길에서 느낄 정도로 널널하고 호젓하다.
저멀리 개이빨산 정상의 바위가 개의 송곳니처럼 삐쭉 튀어나와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발걸음을 좀더 빨리 해본다.
산길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길이다.
후미와의 거리를 무전기로 체크하면서 ...
봉준이는 점점 다가 갈수록 뭉게진 개이빨처럼 보인다며, 이 산대의 심사를 간혹 긁어 보기도 하고,
씨~병은 이젠 몇분 남았는가를 몇 번이나 묻곤 한다.
녀석하고는 ... 서울 출발하면 서울 도착 걱정, 산행 시작하면 하산 시간 따지고 ...
보기보다는 성미가 급한가???
개이빨산 정상으로 오르는 마루터에서 바람도 피할 겸, 후미도 기다릴 겸 잠깐의 휴식 ...
그리고는 약간의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 개이빨산(일명;견치산 345m) 정상은 제법 넓은 바위지대로 되어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변산반도와 위도와 서해바다의 조망이 이 일대에서 제일이다!!!
바로 북쪽 건너 270봉의 바위지대가 또한 조각품처럼 근사하게 도열해 있다.
남쪽으로 낙조대와 천마봉이 보이고, 그 건너에 배맨바위로 가는 하늘길 철계단길이 아스러히 보인다.
그러나, 바람은 여지없이 세차지만, 경치는 그저그만이니, 여기까지 온 발품을 하고도 남는 게 아닌가!
산사 중회선생의 솜씨를 발휘해야 하는 지점인지라, 꽤 머문 것 같았다.
후미에게 5분이내에 내려서라며 발걸음을 다시 내린다.

- 한 7분여 내려서면 잘 다듬은 커다란 무덤이 있고 소나무도 한그루 근사하게 서 있는 지점에서, 왼편으로 산길을 따라가면 이내 만나는 푸른 대나무 숲...
이 산중에 이만한 대나무 숲이 있다는 것도 이채롭지만, 연이어 대나무터널을 지나는 솔솔한 재미도 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 나올 줄 모른다는 말에 재홍이와 봉준이는 처녀면 귀신인들 가리겠냐며 너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소리재 ...
왼편 참당암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이 일대는 등산객이 제법 있어 산길은 벌써 질퍽거리기까지 하고 ...
낙조대가는 방향으로 조금 올라서면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일순 조망이 탁 트인다.
저 아래 멀리 만월대에서 미리 자리 잡고 있는 오산총의 모습도 보이고 ...
내원궁으로 가는 협곡지대의 기암괴석과 절곡, 낙조대, 천마봉...
그리고 그 건너로 비학산~구황봉~노적봉으로 이어지는 도솔천 동쪽 산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발걸음을 내리면 내릴수록 경치는 더더욱 좋아지고 ...
선운산 일대에서 경관이 제일 뛰어난 지대이기도 하다!

- 문화탐방팀은 널널히 구경하면서 도솔암과 내원궁도 들리고 천마봉을 거쳐 낙조대로 돌아 여기에 자리 잡은지 꽤 되었다고 했다.
그 바로 밑에는 용문굴이 있다. 연속극 ‘대장금’의 한상궁이 어릴 적 시절 한부분을 찍었던 곳이라 한다..
28명이 다시 만나 배낭에서 점심등을 풀어 헤치고 빙~둘어 앉아 입을 즐겁게 한다.
여러 가지 개성에 따른 먹걸이를 돌아 다니며 나누어 먹는 맛 ...
이 맛에 이런 산행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야 없지!
그건 정(情)을 나누어 먹는 것이렸다!
시끌벅적~~~
맛 있는 것 저것들이 다 가져 갔다고 이르는 무리들 ... 우리도 좀~ 줘라하고 투정도 부리고...
워낙 귀한 약(양주 내지 쐐주)을 몰래 감추고서 끼리끼리 홀짝 거리다가 들켜 집단 원성을 듣고...
오산총 누이, 아~ 실례 ...
여산장님이 가져온 보쌈 김치와 오곡밥은 엄부, 쪌~화. 경래. 봉준등 넘들에게 입을 즐겁게 해주고도 남아겠지?
따스한 햇볕에 바람만 없다면 더없는 자리인데, 고놈 꽃샘바람은 또 심술을 부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모두들 엉덩이 털면서 배낭을 다시 짊어진다.
효수, 쪌~화, 성협, 엄부, 봉준, 경래, 세윤이 ... 먹을 것 다 먹었겠다 산행도 어느 정도해겠다 싶었는지,
용문굴로 해서 기암협곡따라 도솔암으로 바로 내려 선다며, 문화탐방팀 산녀들을 보호한답시고 재빨리 몰려간다.
하기사, 그 코스로 내려서는 것도 경치가 괜찮고 구경거리도 솔솔하니, 굳이 말릴 필요가 없겠더라.
주차장 집합시각 통보하면서, 여기서부터 자유산행 및 탐방에 맡기기로 한다.

- 선운산에서 가장 경관이 좋다는 낙조대!
인기 연속극 ‘대장금’의 대미(大尾)부분 직전,  최상궁이 자살하는 장면을 찍기도 했던 곳이다.
아직도 한낮인데, 낙조(落照)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렸다!
바람이 거세지만 경치만은 좋~더라.
최산고는 기어이 낙조대 바위터에 걸터 앉아 보고 ...
산사와 함께 모두들 낙조대를 배경으로 황야의 무법자처럼 도열하여 사진도 찍고 ...
바로 200여m 지점에 천마봉이 있다.
오른쪽으로 배맨바위로 가는 길엔 절벽과 절벽사이에 걸려 있는 하늘길-철계단이 아슬아슬하고, 배맨바위는 천마봉에서는 빼꼽히 보인다.
최산고와 김유신(장군이니까?)은 배맨바위까지 갔다오겠다며, 기어이 내뺀다.
왕복 60여분이 걸리는 거리인데, 주차장 집합시간까지 맞추겠다니 놓아 줄 수 밖에...
(결국, 이 분들 때문에 서울로 출발시간이 30여분 늦었다...그런데도, 산대는 벌금을 물리지 않아~찌ㅎㅎㅎ)

- 천마봉에서 굽어보는 경치도 멋지다.
제비집처럼 절벽에 걸터 앉은 내원궁 일대와 용문굴에서 내려서는 협곡 옆으로의 기암괴석과 지나온 만월대로 이어지는 능선과 저 멀리 아스러한 선운사까지 어우러진 풍광은 어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천마봉은 동쪽으로 직각 절벽이라는 사실을 잊을만큼, 정상 일대는 널찍하고 평평한 바위지대다.
그래도, 워낙 바람이 세차니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도솔계곡.선운계곡이 남동에서 북동으로 흐르는 계곡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말굽모양의 빙 두른 산세를 여기서 한눈에 볼 수 있으니, 그냥 내려 설 수는 없지!
우리가 걸었던 능선을 북에서 서쪽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시야를 움직여 보면서,
다시 남에서 동으로 북으로 시야를 돌리면서 산세를 감상한다.
그렇게 한바퀴 돌면서 산행하면, 족히 8시간은 걸린다고 하고, 배맨바위 지나, 희어재 넘어서 비학산~구황봉~노적봉~형제봉 코스는 산길도 녹녹히 않은 길이라고 들었다.
이번 기회엔 여기까지의 산행으로 만족하기로 도솔암으로 내려선다.

- 가파른 내리막을 일순 내려서고 조금가면, 다시 급경사 내리막 철계단길 ...
설악의 어느 한부분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내려 서면서 내원궁을 보라! 기가 막히게 자리잡고 절벽에 걸터 앉아 있다!
그 절벽 바위에 마애불상(보물 제1200호)이 조각되어 있고, 내원궁 오르는 돌계단도 제법 가파르다!
내원궁에서 올려다 보는 낙조대와 천마봉의 모습도 또 다른 멋을 풍기게 한다.
그 아래 도솔암이 들어 앉아 있고, 여기서부터 선운사까지는 평평한 산판로 산책길이다.
중간쯤 자연의 집까지가 도솔계곡이라하고 그 밑으로는 선운계곡이라 표기되어 있는데, 도솔암과 선운사가 답합하여 반씩 부르기로 했나???
요건, 이해가 잘 가지 않더라...##$&*%$!@
조금 내려서면 왼편에 진흥굴이 있고, 조금 더 내려서면 장사송(長沙松;천연기념물제354호)이 우뚝한데,
지난 답사 시에 오산총은 백두대간 종주산행할 때 우린 저런 소나무 수없이 보았고, 이 장사송보다 더 우람한데 아무 팻말이 없으니, 나무도 태어나는 곳을 잘 택해야 대접 받구나하면서, 둘이 껄~껄 웃었던 기억이 난다.

- 자연의 집에 이르는 양옆 숲으로 꽃무릇(일명; 석산, 또는 상사화) 군락지 안내 표지판이 여러군데 눈에 띄이지만, 가을에 붉은 빛깔의 꽃은 가히 환상적이라 한다.
그런 내용들을 읽어 보며 구경하며 내려 섰는지 아닌지는 몰라도, 중간지점 매점의 참나무 장작불 난로옆에서 불을 쬐는 우리 일행들 ...
쪌~화, 엄~부, 봉~준, 경~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 가???
복분자를 한컵 즐기고 있더라! 재홍이와 나도 끼~고...
조금 후 효종이도 ㄸ~준이도...
그리고는, 널널히 ...
선운사 작설차 밭(대장금 남녀주인공이 사랑 고백하던 장면 촬영지)이 정연하고 정갈스레 가꾸어져 있고...
그 건너에 선운사가 자리잡고 있더라!!!

- 사천문을 들어서면 앞을 가로 막는 만세루(萬歲樓) ... 기둥과 대들보 등 부재 전체가 천연각목을 사용하여 건축된 매우 희귀한 양식의 건물이다.
사찰의 중심 ... 고색이 물씬 풍기는 대웅보전(大雄寶殿;보물 제290호),
그 앞에 세워진 6층석탑, 양 옆에 수령 묵은 해당화 두 그루,
절로 방자한 자태와 마음을 여미게 한다.
뒷산자락에 있는 수백년 동백숲(천연기념물 제184호) ... 아직 동백꽃은 일부만 몽우리만 살짝 내밀고 있었다.
눈물처럼 동백꽃이 뚝뚝 떨어진다는 선운사 동백꽃이 유명하여, 해마다 동백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데,
난 동백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 진홍 꽃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섬뜻한 느낌마져 들고, 한순간 불태우다 사그라지는 불정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던가?
그 핏빛 동백꽃을 기억하다가, 떨어진 꽃잎을 보면 너무 처연하지 않던가!
그런데도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는 아직도 불러지고 있으니 ...나의 감상은 너무 이지적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찰을 빙 둘러 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일주문을 빠져 나오면서,
오늘 산행의 발걸음도 접어 본다^Q^


<참석자>
최택상부부  오성학부부  이규도부부  윤철원부부  서병일부부  박효정부부  김용수부부
김시영  이상한  김세윤  장창학  김유신  강효수  이종현  이재홍  한성협  이동준
엄춘택  이철화  최봉준  김경래 (총28명)


<후 담>

- 오후 4시10경, 서울로 출발 ....
벌써부터 씨~병은 서울에 몇시에 도착 예정이냐고 닥달(?)거린다!!!
그거야, 도로와 차량이 알지? 내가 아남?
오늘 귀 빠진 ㄸ~준이를 위해서도 그냥 갈 수야 없지!
서해고속도로를 따라 질주~질~주...
천수만에 위치한 홍성 서부면 남당항으로 방향을 틀다.

- 새조개와 쭈꾸미(알배긴)를 먹으면서, 낙조도 볼 겸 ...
새조개 샤부샤부와 쭈꾸미에 쐐주들 한 순배식 들 ...
김진호 산장과 함께 답사시 상경길에 보아 둔 곳이다!
신토불이 횟집(041-632-8000) 2층에서 서해로 떨어지는 검붉은 해도 보고 ...
주거니 받거니 ...
정을 주고 정을 담고서 ...
밖은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모친의 갑작르런 입원 때문에 함께 못한 김진호 산장과 바이어에 붙잡혀 못 온 송경헌 산차의 얼굴이 밟혔다.
그러나~~~
온다고 했다가 새벽에 일어나지 못해 못 왔다는 녀석들 ...
이 eQ산대를 배신 때린 넘들에게는 어떻게 약 올려 주남???
거둔 돈이 모자라 안절부절하는 오총의 매음을 쬐끔은 이해하려나???
배신자들이여, 언젠가 그 댓가를 치루리라! ㅋㅋㅋㅋ....

- ㄸ~준이를 위하여, 쨘~쨘~쨘~ ,
이 넘아, 나이 나 보다 더 먹지 말고 오래 건강히 살아래~이!
어려운 발걸음 해 준 산녀님들을 위하여, 다시 쨘~쨘~쨘~ 건강하고 즐겁게 오래 삽시다!
남편넘들아, 말들 잘 들으레~이~ㅎㅎㅎ
..............................................................
배도 포만해졌겠다 얼굴들도 홍그레하겠다, 이젠 서울로 서울로 가는 일만 남았지...
서해대교 행담도에서 효정이부부와 빠~이 빠~이 ...
천안에서 새벽에 차 몰고 여기서 우리와 합류했다~~~
아침에 못 일어나 못 온다고 하신 분들 본 좀 보~이~소!
씨~야!
..............................................................
병일이의 걱정과는 거리가 멀게 밤9:56에 양재에 도착하다!
씨~병아, 이만하면 됐~제???
모두들 수고했고, 또한 함께한 시간 즐거웠소?
4월에 오늘 이 멤버만 뫼시고 백령도에 갈까 보다?
(배신자들에게만 하는 소리) ....씨~야!

-정리자- 산대 eQ 이규도

050220겨울태백산행기

겨울 태백, 눈과 바람이 빚은 순백한 눈꽃
그 순백(純白)을 갈망하는 긴~ 산행 행렬

* 일 시 : 2005년 2월 20일(일) ... 청명, 매우추움
* 산행지: 태백산(太白山;1566.7m)
* 구 분 : 2월번외산행 ... 총산2차백두대간 16차산행합류
* 코 스 : 화방재(11:28출)~산령각~1174봉~유일사갈림길~주목단지~정상(14:25착)~천제단(14:35착)
        ~망경사(점심등...15:20출)~당골(16:22착)
       <대간팀>화방재(11:25출)~1174봉~주목단지~정상~천제단~부소봉~문수봉~당골

- 겨울 태백산을 다시 찾는 발걸음이 도데체 몇 년만이던가?
백두대간 종주산행 시, 1999년 9월 5일, 애당2리에서 곰넘이재로 올라 신선봉~깃대배기봉~부소봉~천제단~태백산정상~유일사갈림길~1174봉~산령각으로 해서 화방재에 발걸음을 내렸었는데, 그날은 가을을 알리는 비가 줄기차게 퍼 부었었지! 10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걷고 또 걸으면서, 조만간 눈덮힌 태백을 올라야지 하면서 벼루던 것이 차일피일 미루어지더니 오늘에야 눈덮힌 태백을 찾게 될 줄이야...

- 화방재(어평휴게소가 있다)에 도착하니, 각종 산악회 버스들이 계속 들이밀면서 등산객들을 쏟아낸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지만, 겨울 태백 산행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어찌 우리뿐이랴!
총산악2차백두대간 16차산행을 의도적으로 태백산구간만 정한 탓인지, 서울고동문만 총198명이 붙었고, 우리 22회도 22명의 산원 산녀가 합류했으니, 몇일전 1미터 가량 눈내린 소식에 수많은 산악회가 온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총산악2차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윤철원이만 오늘 A코스로 산행하고 나머지 21명은 함께 B코스 예상하며 산행하기로 하고, 화방재에서부터 완전무장을 한다.
철원이를 먼저 보낸 우리 일행은 비교적 선두 그룹에 붙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적설량이 보통은 아니지만, 산길(백두대간 마루금)은 잘 나 있었고, 경사도도 널널하여 휘파람이라도 불면서 가 봄직한 눈길이었다.
산령각(어평매표소에서 500m지점)까지는 비교적 널널히 왔다.
주변은 눈이 그득하고 흰눈에 파묻힌 산령각의 모습이 고느적하게 느껴지고...
우린 신나는 마음으로 사진도 찍고...
눈 밟는 소리만이 간간히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소리 틈사이로 뽀드득~거리며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 그러나, 1174봉을 넘고 내려서 유일사갈림길에 접어드니, 왼쪽에서 올라온 인파와 합쳐져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른쪽 아래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은 때때로 이 긴 산행행렬을 무너뜨릴 것 같이 세고 눈가루도 사정없이 얼굴을 때린다.
그러니 산행의 발걸음은 가다 멈추고 가다가도 또 멈춘다.
이건, 산행이 아니었다!
알록달록한 복장을 한 무슨 순례의 행렬 같았다.
우리의 일행들은 이미 제각각 흩어져 있었고, 바람도 더 매몰차게 때리면서 능선에 쌓인 눈을 훓으면서 뺨과 등에 사정없이 쏘아댄다.
그래도, 체온을 뺏기지 않으려면 조금씩 무조건 움젹여야 한다.

- 이렇게 오르면서 기어코 주목단지에 이르렀다.
먼저 올라 와 있던 오산총이 무겁게 짊어지고 올라 온, 큰 보온병에 담긴 따끈한 정종 ... 한모금에 추위가 눈녹듯 가라 앉는다.
녀석, 이런저런 일로 종종 티격태격하지만, 요럴 땐 이~뻐 죽겠다니깐!
연이어 올라오는 일행들을 챙기면서, 그 따끈한 정종 한모금에 일행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변 주목에 핀 눈꽃의 장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
주목군락지에서 태백산 정상에 이르는 겨울 태백의 화려함과 순백함!!!
눈과 바람이 빚은 이 순백(純白)의 눈꽃과 상고대를 보려고,
그 순백을 갈망하는 무수한 사람들이 긴 행렬을 이루면서,
눈에 푹푹 빠지고 매서운 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오르는구나!!!
.......................
이 추위와 바람에 누가 돈 준다고한들 여기까지 오르랴?
억지로 끌고온들 미끄러운 눈길을 걸어서 여기까지 오르랴?
눈과 바람과 온도와 천년 주목과 고목들이 어우러져 빚어낸 자연의 작품 앞에,
인간들이 엎드려 기고 숙연하며 감탄하며 환호하며 올라온 것이리라 ...
그래서, 백설(白雪)이 뒤덮힌 태백을 이 무수한 사람들이 올라오는구나!
나도 우리 일행도 올라오는구나!
자연의 위대함이여, 그 앞에 겸손할지어다 인간들이여 ...

- 정상에서 북으로 함백산 일대 산줄기마다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모습이 시원 장쾌하고,
주변의 나무마다 핀 설화(雪花)는 좀처럼 발걸음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살속까지 파고드는 바람과 추위가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게 할 뿐이다 ...
태백산 정상에서 천제단에 이르는 설능선(雪稜線)에 길~게 이어진 등산객들의 행렬이 이채롭게까지 느껴진다.
그 행렬에 끼어 천제단(1560.4m)에 이른다.
천제단의 주변벽에는 하얀 눈이 얼어 붙어 더욱 이채롭게 보이는데, 일행들을 찾아 소리치는 수많은 등산객들의 목소리는 소란스럽기까지 하여, 천제단에서 경건함이나 숙연한 마음을 가지려던 나의 작은 바램은 바람결에 날라가 버렸다.
부소봉(백두대간은 부소봉에서 남으로 이어진다)에서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면서...
백두대간 종주 산행 시, 비를 철~철 맞으면서 부소봉(1546.5m)으로 해서 이 천제단에 올라, 빗물에 밥 말아먹던 으쓰스한 추억(?)을 또렷이 기억해 낼 수 있더라.
마니산 참성단을 오르고, 태백산 천제단을 올랐으니, 7월에 백두산 천지(天池)에 얼굴을 묻는다면, 올 한해 내 산행에서 더 무엇을 바랄 수 있으랴!
이런 저런 생각과 주변 경치에 멍하니 한참동안이나 천제단 주변을 서성이었다.
천제단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면서 발걸음을 당골로 내린다.

- 당골로 내려서는 내리막부터 비료포대로 엉덩이 썰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조금더 내려서면 망경사 ...
바람을 피해 무수한 등산객들이 눈위에 자리잡아 점심등을 먹으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일부 배신자들?은 후딱 당골로 내빼었는지 모이질 않고...) 망경사 대웅전 계단 아래에 진을 치고,
비로소 배를 채운다.
호윤이는 이젠 안도의 기색이 역력하고 ... 성협이도 희수도 의사고 변호사고 체면을 따지랴?
그냥 퍼질러 앉아 시장기에 가져온 도시락과 약(양주)을 곁들여 맛있게 먹는다.
나 특유의 걸식증세를 발휘하여, 다른 등산객들 자리를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매생이 국도 얻어 먹고, 드디어는 스님으로부터 곡차도 얻어 마셨으니, 누가 나를 말리랴! ㅎㅎㅎ...

- 때론 일부러 미끄러지면서 자연 엉덩이 썰매도 타 보고 ...
어린이들이 눈위를 뒹구는 천진난만한 모습들에 격려하고 부추기면서 ...
아저씨, 아줌마들이 타고 내리는 비료포대 엉덩이 썰매 타는 모습에 미소를 던지면서 ...
널널한 눈길을 쉬지 않고 1시간여 내리니 태백석탄박물관이 보이기 시작하고, 왼쪽 아래 식당가 주변엔 사람들이 그득하다.
당골로 거의 다 내릴 지점에 단군성전이 있는데, 세세히 둘러보지 못하고 내렸다.
태백 눈축제가 열렸던 장소엔 아직도 눈조각품이 조금은 헝커려진 모습으로 남아 있었고,
그 눈축제의 잔영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산행의 발걸음 접어본다.^Q^


(참석자)
* 총산악2차백두대간16차산행참석자 ... 총198명(버스6대)
* 22회참가자 ... 윤철원만 백두대간코스, 나머진 B코스산행
김진호 이상한 오성학 이규도 김시영 송경헌 한성섭 최택상부부 홍기창부부 윤철원
서병일 박희수 한성협 강호윤 이종현 박효정 손정수 이동준 김인성 임충빈<총22명>


(후 담)
* 오랜만에 다시 산행에 나와 산사의 임무를 충실히 해 내는 중회선생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져,
춥고 바람 불고 발시린 눈길을 마다않고 낭군님따라 나선 두산녀님께 경의와 감사의 마음으로,
졸생의 산행기와 졸작의 사진을 보아 주었으면 좋겠네~요...
그렇다고, 망경사에서 자리 잡지도 않고 뜨끈한 국물 생각에 당골로 그냥 내뺀 산대 배신자들(?)의 행위에 꽁~하지 않을 내가 아니지요?
주동자 다음에 꼭 찾아 낼끼다!
산사는 작품 찍느라고 늦게 내려와 아무 것도 먹질 못하고 당골로 내려섰는데, 그러면 않되죠? 중회선생...

* 버스가 기다리는 옆 포장마차에서 먹던 오뎅과 라면에 쐐주 한잔은 추위를 많이 누구려뜨려 주었고...
이만한 인원에게 순백 태백을 보여 주려고 느끼게 하려고, 2차백두대간16차산행을 태백산구간만 잡아 준, 총산2차백두대간집행부의 배려와 수고에 감사 드리면서 ...
또한, 이 추운 날씨에도 22명이 참가하여 22회의 이름을 세워준 우리의 산원 산녀님들에게 어찌 고맙다는 말을 잊으리오?
특히, 어려운 걸음 고생한 강호윤 김인성 한성협 박희수등에게 고맙다는 말 곱하기로 한다.
암튼, 모두들 수고했고 고생들 했~따!
예상보다 이른 밤10시반경, 암사동 강변에 하차하니 바람은 아직도 매서웠고 추위는 옷속을 파고들더라!^Q^


-정리자- 산대  eQ  이규도

제95차정기산행-050213을유년2005시산제,마니산 산행메모

눈이 덮혀 있기는 커녕, 먼지 풀풀 날리는 능선과 암릉이라...
그래도 역사의 땅, 강화도 마니산에서 올해도 시산제를 올리다!

* 일 시 : 2005년 2월 13일(일) ... 청명, 기온 온화
* 산행지: 강화도 마니산
* 구 분 : 제95차정기산행 ... 을유년 2005 시산제
* 코 스 : 마니산매표소(09:32출)~단군로~314봉~참성단~주봉(A.B팀합류)~능선~함허각(팔각정)
         함허동천야영지(13:10착...후미)


- 며칠전까지 오늘 일기는 바람불고 추울 것이라는 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온화하고 미풍만 살랑살랑 부는 정도의 날씨다.
몇일 후면 벌써 우수인데 ....
이런 좋은 날씨에 올해 시산제를 올릴 수 있어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매표소를 지나 단군로따라 산행의 발걸음을 시작해 본다.
오늘 산행에 참가한 총36명 중, 오총 및 울 마늘님등 6명은 함허동천으로 바로 가서 일전에 답사한 코스대로 주봉에서 만나기로 하고, 30명이 함께 오른다.
선두리드는 송경헌 산차에게 맡기고, 내가 후미를 맡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30여명의 산원 산녀들이 길~게 이어지면서 능선을 오르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 올해로 여덟 번째 마니산에서 시산제를 올리려고 같은 코스따라 산행을 하지만, 오늘 능선길엔 먼지가 너무 많이 날린다.
눈이 이만큼 쌓여 있어도 시원찮을진데, 앞사람의 발걸음에서 이는 먼지는 너무 심할 정도이었다.
314봉에 이르러야 암릉이 나타나니 차라리 빨리 암릉에 붙고 싶을 정도였다.
어느 해이던가?
너무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아이젠에다 스펫치하여 걷기보다, 차라리 맨흙 산길을 부러워 했는데, 오늘은 거꾸로 눈이 쌓여 있는 것을 바라니 인간의 간사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 나 자신도 ...
찍사 박효정이 디~카로 동영상을 찍는다고 무슨 주문을 하고, 여기에 구닥다리 우스개소리를 풀면서 오르니 314봉에 언제왔나 싶었다.
정기산행에 근 5년만에 나타난 안종한 군(君), 예상대로 발걸음이 지지부진하다.
이 넘, 배낭과 복장 또 한번 보소!
완죤히 70년대 소풍가던 배낭에다, 신발과 양말 신은 모습과 아래 위 복장은 대성리 야유회가던 스타일이다!
나의 궁시렁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겠지만, 이 넘 그동안 운동 게을리한 표시가 발걸음에서부터 나타난다.
먼지 풀~풀 나는 급경사 오르막을 이 넘을 독려하면서 오른다.

- 참성단 주변은 작년보다 더욱 삼엄한 철책선과 밧줄등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너무들 함부로 올라 참성단 축석대등이 조금씩 기우는 것을 방지하고져 하는 고육책이다.
그런데도, 그 방어망을 뚫고서 올라 간 등산객이 여러 있으니, 무씬 씸뽀들일까???
참성단 건너 산불감시소가 있는 주변은 등산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일행들은 그 조금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주봉쪽으로 난 암릉 위로는 오고가는 등산객이 작년보다 훨씬 많았고, 암릉에는 안전장치를 해 놓고 있었는데, 바위에 쇠말뚝을 박고 굻은 밧줄로 이어 놓았으니, 자연 경관은 많이 훼손 되어 있더라.
그러나, 쪌~화 같은 고소공포증 내지는 암릉다리후들증 증세가 있는 등산객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고, 암릉도 자유로히 경치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어 좋겠더라.
자연 경관이냐 안전산행이냐 ...
어느 것을 우선에 두어야 하는지는 오르내리는 등산객 숫자를 참작함이 더 우선일 것 같다.

- 그래서 그런지, 모두들 주봉까지의 암릉구간을 별 어려움 없이 통과하였고, B코스(함허동천~팔각정~능선~주봉 왕복)로 올라 온 일행들과 주봉에서 거의 동시에 만났다!
쪌~화가 가져 온 비장의 안주 - 말린 대구에다 고추장을 보고는 우르륵 달려들고 ...
암반에서 모두들 모여 기념 촬영도 함께 하고...
주봉을 점령하고 있었던 모 산악회 일행들과 뒤섞여 함허동천으로 하산길에 접어든다.
후미를 계속맡으면서 뒤에서 한참이나 서성이며 내려서는데, 여기도 먼지가 풀~풀 일어나긴 단군로 못지 않다.
하기사, 최근 서울 경기지역은 너무 가물었다. 눈이나 비라도 2~3일 계속 내려 주어야 할터인데...
뒤돌아 주봉쪽에서 정수사로 이어지는 암릉의 마루금을 쳐다보면서, 함허동천 계곡쪽을 굽어보면서,
널~널~히 발걸음을 내린다.
팔각정 주변에 성협, 원용등이 퍼질러 앉아 쉬고 있더라...
왼편 아래 함허동천야영장에서 가장 양지 바르고 산자락에 붙어 있는 장소에 발걸음을 멈추면서, 오늘 산행의 발걸음도 접어본다.^Q^
.............................
그리고, 올해로 9년째 ...
역사의 땅, 강화도 마니산 함허동천 산자락에서 팔고팔배(八顧八拜)하며 ...
서울22산우회 가족들이 을유년 2005 시산제를 경건히 올렸다!!!


<참석자>
김진호 최택상 이상한 송경헌 한성섭 홍기창부부 이규도부부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이용남 김진성 서병일 이종현 이철화 엄춘택 최봉준 이석영 김용수부부 신학수부부
한성협 박희수 최원용 강호윤 김왕철 강효수 김유신 허철령 안종한 임충빈 박효정
*시산제및뒷풀이참석 ... 김달진 동기회장, 이규식 <총 38명 >


(후 담)
* 김달진 동기회장도 함께한 을유년 2005 시산제 ...
김진호 산우회장의 초혼 술잔 올리기...
이규도 산행대장의 제문 낭독 ...
동기회 운영고문들의 제배, 산녀회장과 산녀들의 제배...
그리고, 산우회 집행부 및 산원들의 제배 ...
배추잎들은 쌓여만 가니 오산총의 입가엔 미소가 번지고 ...

* 함허동천회관에서의 소소한 점심과 뒷풀이 ...
산우회 가족은 아니지만, 김정일의 늦둥이 준수군의 돌잔치에 참석하려고,
예년보다 훨씬 빨리 자리를 파하고 강화를 벗어난다.
뒤늦게 참석한 이규식과의 짧은 만남과 대화를 아쉬워 하면서...
참석한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특히 시산제에 처음 참석해 준, 신학수부부 한성협 최원용 안종한 산원에게는 곱빼기로 캄~싸드림.
을유년 우리의 산행은 지금부터 시작일러라!^Q^

-정리자- eQ 산대 이 규 도

乙酉年 2005 始山祭文

 

유세 차(維歲 次), 을유년(乙酉年) 2005년(단기4338년), 2월13일(음력 1월 5일) 吉日에,
서울고22회산우회 가족들이 올해로 팔고팔배(八顧八拜)하면서,
역사의 땅 강화도, 마니산 함허동천 산줄기 산신령께 고(告)하오니, 여기로 하강내림(下降來臨)하옵시고,
백두대간 1정간 13정맥 한반도 산줄기 산신령이시여 들어 주옵소서!

 

우리가 매달 모여 산행을 계속한 지도 어언 9년 째, 함께한 수많은 산행에서 오늘 이 자리에 있기까지
봉우리와 능선과 계곡을 휘돌아 굽어 보살펴 주신 산신령의 은덕에 어찌 감읍하지 아니하오리까!
우리 모두가 금년 한해에도 건강하고 무사산행을 할 수 있게 굽어 보살펴 주신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나이까!

 

천년 세월을 뛰어 넘고도 푸르름을 간직한 고목과 장대하고 넘실대는 능선따라 했던 발걸음들 ...
기암천봉의 위풍당당한 역동적인 자태와 수려하고 넉넉한 봉우리들의 모습에 여미었던 마음들 ...
우리는 이렇게 이 산하의 아름다움(美)을 보았고 선(善)한 운기를 느꼈으며, 사람에게 옳음(義)이 무엇인지
국운의 상서로움(祥)이 어디까지 뻗어야 하는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남은 세월은 마냥 기다려 주지는 않을 것 같기에,
이 산하를 사랑하는 정열이 심중에 아직은 꿈틀거리고 있기에,
우리의 100번째 정기산행의 뜻을 높이고자, 올 7월에는 함께 걸어서 백두산에 오르고자 하는
우리의 바램을 헤아려 주시고 굽어 보살펴 주시옵소서!

 

민족의 영산 백두산이 갖는 상징성(象徵性)과 당위성(當爲性)이야 자명(自明)할진데 ...
진부령을 넘어서 응당 백두대간따라 백두산에 올라 천지(天池)에 얼굴을 담궈야 하거널,
우매한 인간들이 쳐 놓은 저 철조망 짓밟고 넘어 걸어서 갈 수도 없기에,
차마, 그렇게 그렇게는 가지 않으려고 했건만,
白頭山 가는 길이 ... 비행기타고 남의 땅 밟아 빙빙 돌아서 가는 길이라도,
이제는 저 백두산에 올라야 한다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이것은, 이 산하를 더욱 깊이 사랑하는 우리의 열정(熱情)이며,
우정넘치는 우리의 산행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무언의 다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천수(天壽)하는 날까지, 이 산하와 사람들을 보듬어 안고서,
함께 만났고 함께한 삶이 건강하고 즐겁다면 더더욱 복(福)이련만,
아니더라도 그런 마음으로 산행하다가 그대로 바위가 된들 봉우리가 된들 어떠하오리까!

 

부디 바라옵건데, 이 자리에 모인 우리뿐만 아니라 이 산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북녘의 산하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염원(念願)하면서,
자연의 위대함과 고마움 앞에 겸손하여, 불신과 미움도 탐욕과 오만도 훠~어이 날려 보내는
그런 발걸음이 되게 해 주소서!

 

서울고22산우회 가족들이 마니산 함허동천 산자락에서 한반도 모든 산줄기 산신령께 거듭 빌고 비나이다!

050205오대산비로봉~상왕봉 雪산행기

상왕봉에서 본 백설(白雪)을 이고 흐르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산줄기들
파란 하늘 아래 펼쳐 놓은 거대한 자연의 수묵화(水墨畵), 그 자체였다!

* 일 시 : 2005년 2월 5일(토) ... 청명
* 산행지: 오대산, 비로봉과 상왕봉
* 구 분 : 번개(회오리)산행
* 코 스 : 상원사(10:59출)~중대사~적멸보궁~비로봉(13:02착...13:15출)...도중점심.휴식(13:32...14:20)
        ~상왕봉(14:57착...15:10출)~북대사.두루봉갈림길(15:42통과)~446지방도~상원사입구(16:55착)

- 2년여만에 오대산 비로봉(1563m)에 또 다시 섰다!
2003년 3월 8일, 온통 은세계였고 엄청난 눈길을 뚫고 올랐던 비로봉이었는데, 오늘은 그때만큼 적설량은 적었지만, 그래도 눈산행을 하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파란 하늘 아래 오대산 일대는 흰눈을 그득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땐, 김향태 김용수와 산사 김시영 중회선생이 함께 했는데, 오늘은 김용수부부. 지용붕부부. 홍기창부부. 이상한 산고와 그리고 나 eQ 산대 마눌님도 포함된 핵심(?) 멤버를 이끌고 비로봉에 오르게 되었다!

- 오대산으로 오기까지의 약간의 우여곡절과 에피소드는 비로봉 정상에 서는 순간 다 잊어 버린다.
처음엔 몇몇이 함께하면 S산악회에 동승하여, 눈덮힌 덕유산을 눈산행할까 하여, 이리저리 전화를 하였는데,
덕유산이던 어느 산이던 눈산행이면 오~케이하던 분위기가, 방태산을 계획했다는 분이 나오질 않나...
계방산을 다시 가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선자령을 못 가 보았다며 거길 가자는 유혹도 떨치지 못하는 분도 나오고...
금요일 밤늦게 결정하겠다는 분도 나오시고(실제로, 오밤중에 통보오더라), 갈까말까하는 울 마눌님 금요일(2/4)자정이 다 되어서야 귀가하여 동행하겠다고 아양(?)떨고, 함께하기로 결정했다가 밤늦게 마음 바꾼 분도 계시고(마나님들 많으니 쑥~스럽다나 어쩌다나...한두번 본 아줌마들도 아닐진데~~~)...
그런데, 모두들 눈산행이면 어디던지 산대의 재량에 맡긴다고 하였고, 산녀님들이 4명이나 되니, 적설량 좋고 안전하고 회귀하기 쉬운 산행지를 고심하다가 오대산으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여차저차하여 9명이 함께 산행하기로 하였는데, 용수부부는 무조건 동해에서 자고 올라 오겠다고 하엿고, 용붕부부는 무조건 당일에 서울로 와야만 한다고 했다. 나도 그렇고 이산고도 기창부부도 그랬다.
인원은 9명이고, 차량은 승용차 2대이니... 한두명은 고속버스로 올라 와야할 처지라 ...
그래도, 누굴 빼고 말고 할꺼나? 가면 해결책이 나오겠지 하면서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잠을 청했다.
이것이 결국에는 번개.회오리 산행이 되고, 철~썩거리는 파도소리 들으며 ‘하늘과 땅사이’에서 모두들 1박하고 오게 될 줄은 출발할 때만 해도 아무도 예상 못했다.

- 새벽 7시경 서울을 출발하여, 문막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친 후 곧바로 영동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동안, 평창으로 접어들기 전까지 산자락엔 눈다운 눈을 이고 있는 산자락이 보이질 않아, 몇몇은 눈산행도 못해보는게 아닌가 하고, 투덜대는 눈치가 영력하였는데,
진부IC를 빠져나오자, 논밭까지 눈이 그득하게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한다.
월정사 입구 전나무숲 터널을 거쳐 상원사입구 주차장까지 이르는 산길과 계곡엔 시리도록 빛나는 하얀 눈이 마음마져 하얗게 하는가? 같이 탑승한 기창마님은 더 좋아한다.
울 마눌님조차 가슴이 시원하다며 따라오길 잘했다나? 간밤엔 그렇게 타박하면서 궁시렁대면서 따라 나서더니만 ... 갈대와 같은 여자의 마음을 누가 알랴?

- 상원사 언저리를 서성이며 스페츠에 아이젠에 장갑에 완전무장을 하고서 서서히 산행에 나선다.
이럭저럭 하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11시가 다 되었다.
중대사까지난 8부능선길은 아이젠이 없어도 오를 정도로 길이 미끄럽지는 않았으나, 왼쪽으로 흘러내린 사면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중대사에서의 잠깐 한숨 돌리기 ...
적멸보궁까지도 산길엔 눈이 잘 치워져 있었고, 때마침 적멸보궁에서는 어떤 행사를 하는지, 스님의 독경소리가 청아하고 경건하게 울러퍼지니, 주변에 쌓여 있는 눈에도 울려퍼지는 듯 바람결에 눈이 흩날린다.
용수부부와 나와 울 마눌님, 적멸보궁에 살며시 들려 조용히 합장을 해보고, 나머지는 밑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눈산행이고 오르막도 서너군데 나오니, 산녀님들께 마음가짐 당부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뽀~드뜩 뽀~드득 ... 눈길을 밟는 소리 ... 올 겨울엔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렸다!
오르내리는 등산객은 드문드문 있었고, 잉크빛 파란 하늘 아래 쌓인 눈은 하얗다 못해 푸르스럼하기까지 하였고, 그 새하얀 산길따라 오르는 우리 일행들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였다.

- 그러나, 비로봉 오르는 눈덮힌 오르막은 그리 녹녹치는 않다!
역시나, 울 마눌님 용수어부인 용붕마나님 발걸음이 더뎌진다. 기창마님은 최연소 산녀답게 잘도 오르고...
비로봉 500m 남겨둔 마루터에서 숨고르기를 한번 더 하고는, 꽤 가파른 마지막 오르막을 붙어본다.
정상이 코앞인 오르막 지점에서 뒤돌아 본다.
저멀리 황병산 정상일대가 흰 비단을 덮어 놓은 듯하고, 흰눈을 뒤집어 쓴 산줄기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울 마눌~ 힘 내라 하면서, 다른 산녀님에게 뒤돌아 경치를 보라고 소리쳐보며 독려하면서,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상원사에서 정상까진 약 3.3km이고, 보통 1시간 40분이면 충분하지만, 우린 2시간이나 걸렸어도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 이렇게 2년여만에 다시 비로봉 정상에 서 보았다!
울 마눌~님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
다른 녀석들도 자랑스럽게 부인과 함께 김~치 ... 이상한 산고는 의연하게 혼자서 폼 나게 찍어 달라고 했고...
그리고, 경치 감상을 한다.
남동쪽 멀리 황병산과 노인봉 ... 진고개로 내려 섰다가 다시 솟구쳐 올라 동대산이 우뚝하고 ...
동대산에서 백두대간 마루금은 북으로 쭈~우~ 쭉 이어져 북쪽 아스러한 구룡령까지 ...
오대산 주능선의 넘실대는 장대한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은 상왕봉이 보인다.
백두대간 마루금과 주변 산줄기 나무들은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여기에 서서 어찌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겠는가?
이 풍광을 보고서 어떻게 우리 산하가 아름답지 않다고 할 수 있으랴!
모두들 이 순간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새벽처럼 달려와 힘들게 오르지 않았겠는가!

- 한기가 옷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하니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지!
2년전 적설량이 너무 많아, 비로봉에서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럿쎌하면서 뚫고 나갈 자신이 없었고, 그땐 바람도 심하고 기온도 차가왔고 흐려서 안전상 도로 상원사로 하산 하였는데,
오늘은 기온도 알맞고 하늘도 청청하며 능선길이 뚜렷이 뚫여 있어, 그야말로 널널히 상왕봉까지 갈 수 있다.
양사면으로 바람결 자국만 난 눈이 그득한 가운데로 능선길따라 일열로 산행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파란 하늘과 하얀 눈과 어우러져 무슨 구도(求道)의 행렬처럼 보인다.
- 상왕봉 가는 길목의 주목군락지 초입의 주목아래에서 햇볕도 따스로운 지점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산녀님들이 정성스레 준비해 온 족발과 족발조림, 스팸구이, 김치, 김밥등에다 용붕이 가져온 비장의 약-중국귀주를 곁들이니 아니 정말 좋을소냐!
올라왔던 가파른 능선과 비로봉을 바라보고 주변의 산세와 흰눈을 굽어보면서 먹는 그맛은 겨울산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니고 무엇이랴!
어젯밤 늦게 합류 못한다고 통보해 온 이종현에게 전화해야지 하는 기창마나님의 능청에 모두들 아써라하면서도 박장대소하고 ...
산사 중회선생에게는 우린 오대산에서 눈을 밟은 적이 없으며, 발 아래 눈도 모두 소금가루 뿌린 것이라 하자고들 하고 ...
그만큼 그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함께 못한 아쉬움에서 나왔으리라.
말도 안되는 이야기, 어디서 들은적 있는 재미있는 소~스들 ... 그렇게 맛있게 먹으면서 희희낙락하니 금방 동이 나고 시간은 후딱 흘러갔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상왕봉으로 향하여 ...
비로봉에서 상왕봉까지는 약2.7km, 1시간여 거리이다.

- 상왕봉(1491m)에 올라 다시 한번 백설(白雪)을 이고 흐르는 백두대간 마루금과 산줄기들을 남에서 북으로 따라 올라가면서 조망해 본다.
비로봉에서 본 것 보다 더욱 선명하고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진다.
진고개에서 다시 솟구친 동대산에서 두로봉~신배령~만월봉~응복산~마늘봉~약수산에서 다시 뚜~욱 떨어져 구룡령으로 ...
그 넘어 아스러히 흰눈을 이고 있는 점봉산과 설악대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서북쪽 명개리 쪽 깊은 계곡에 가늠할 수 없이 쌓인 눈과 산줄기들 ...
그 산줄기 허리를 따라 실뱀처럼 꼬불거리며 힘겹게 구룡령으로 이어지는 56번 국도 ...
어느 대화가가 이런 수묵화를 그릴 수 있으랴?
이 졸생 졸필로 감히 표현할 수 있으랴?
그것은...파란 하늘 아래 펼쳐 놓은 대자연의 거대한 수묵화(水墨畵), 그 자체였다!

- 산길은 북동쪽에서 갑자기 남동쪽으로 내린다.
북대사(미륵암)와 두루봉가는 갈림길까지는 약1.8km ... 다소곧이 내리막의 연속이다.
부분지대에는 엉덩이 썰매라도 타고싶은 충동을 자아내는 구간도 있다.
그 갈림길에서 북동쪽으로는 두루봉 가는 길이고, 2.7.km의 거리이며,
남쪽 8부능선따라가면 북대사(산길에서 조금 비켜나 있다)가는 길이고 446지방도와 만나 상원사주차장으로 내리는 길이다.
갈림길이정표에는 상원사주차장까지 5.8km이라 씌여 있다.
446지방도와 만나기 전까지의 숲길엔 눈이 더욱 그득한데, 표면에 물결같은 자국이 나 있는 무늬가 아름답고
오후 햇살에 비치는 눈길은 눈(眼)에 넣고 가기엔 벅찼다.
그 눈길을 따라 조금만 더 내려서면 도로를 만나는데, 446지방도이다.

- 446지방도는 홍천군 내면 명개리까지 이어지는 비포장도로인데, 일반 차량은 통행할 수가 없다고 들었다.
인적도 차량도 없는 도로에는 눈만이 가득 쌓여 있고, 비켜가는 오후 햇살만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도로따라 5km 내려선다는 것이, 오늘처럼 눈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으나, 다른 계절엔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산길이다.
그래서,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급경사지대로 가로질러 내려가는 산길이 있는데, 오늘 보니 등산로 폐쇄안내판과 나무로 입구를 봉쇄해 놓고 있었다.
허기사, 산행 시작부터 산녀들도 함께했고 적설량도 많아, 그 샛길 눈속에 무슨 복병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고해서, 아예 그 샛길로 내려서지 않을 작정이었다.
이렇게 눈이 가득 쌓여 있는 길을 따라 널널히 내려서도 1시간여만에 상원사주차장에 닿을 수 있는데, 그런 샛길로 내려서겠는가!
그 포인트를 일행들에게 말하지도 않고 모른척 도로따라 내려선다.

-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눈덮힌 널찍한 신작로따라 산녀들은 신이 났고, 기창이도 기~차게 좋아한다.
급기야, 드라마 겨울연가에 나오는 주인공 흉내를 내기도 하면서, “배용존”과“최지오”라 불러달랜다.
내가 못 살아...ㅎㅎㅎ!
다른 산녀들도 큰大로 눈위에 벌~렁 누워 지나간 추억이나 영화 한 장면을 떠 올리는 흉내를 내어 보지만,
어~휴 ... 내 눈엔 울 마눌님이고 친구들 마나님이시네요...ㅋㅋㅋ, 가는 세월 그 누가 잡을 수 있나요?
스키가 있으면 타고 내려서면 금방일텐데 하면서, 옆에서 쌍스틱을 열심히 해대는 기창이와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뒤돌아 위로 산모퉁이 돌아서는 후미조를 확인하면서, 눈길을 싫증나도록 걷고 또 걸었다.
상원사주차장입구가 보일 즈음,
산골엔 어스름이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했고 기온도 으실으실 해지기 시작하였다.
시계는 오후 4:55을 막 넘어서고 있었고, 15분여 뒤, 울 마눌님과 함께 나머지 일행도 무사히 도착했다.
상원사주차장에 다시 발걸음을 내리며 아이젠과 스펫치를 풀면서 오늘 산행도 접어본다. ^Q^


<함께 산행한 사람들...>
이규도부부, 김용수부부, 지용붕부부, 홍기창부부, 이상한(9명)


(후담 ... 산행보다 길었던, 번개.회오리 여정)

* 눈산행을 실컷했겠다!
주문진에서 회라도 먹고 서울로 가자는 것은 만장일치였고, 기대도 출발할 때부터 가졌으니 빼 놓을 수는 없었더라!
문제는 오랜만에 신혼같은(?) 기분으로 왔다는 용수는 동해바다를 보면서 1박은 꼭 해야 한다하고,
용붕이는 내일 교회일로 무슨 수로든 당일에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용수차를 제외하면 기창이 차만 남는데, 아무리 머리 굴려보아도 7명이 한차에 탈 수는 없겠~찌?
속으론 나와 상한이는 심야고속버스로 올라간다는 최후 복안을 감추고는, 일단은 주문진으로 출~발...
용붕이 녀석 가는 도중, 머리가 복잡했을꺼야! ㅎㅎㅎ...

* 주문진에서 조금 북쪽 ...남애항 ...‘처녀횟집’(033-671-7558)이라나...
2년전에도 나도 들렀었지...
싱싱한 모듬회에다 어죽, 멍개,가리비등 ... 남자는 쐐주, 여자는 복분자라! 어쩨, 주종이 반대다.
그런데, 분위기에 취해, 파도소리에 취해, 일을 저질러 버린 사람이 있었으니 ...
강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
나와 이산고가 주문진에서 막차(밤10:30)를 타고 가자며, 흔쾌히 결론 짓고 쐐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기창이도 이미 돌아오지 못 할 강을 건너, 한병 가까이 마셨겠다.
운전대는 기창마나님이 쥐어야 하는데, 그 싱싱한 회에다 어죽을 보고는 에~라 모르겠다며 어느새 쐐주와 복분자를 꽤 마셔 버렸다!
그러면서, 우리 다 무너지자며, 용붕부부에게도 교회일 일요일 오후로 미루게하고, 이상한 산고에게도 집(부인)에게 전화해라고 득달하고,
누군 남고, 누군 버스타고 가고, 누군 승용차로 서울가고 ... 핵심 멤버(?)가 이러면 되느냐며 퍼 붓는다.
아, 이 eQ마져 흐믈어 뜨린다.
그래,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말도 있지!
일요일에 할 일도 많은데, 울 마눌님도 싫지는 않은 듯 작은 수정 엄마(기창마나님; 참고...큰수정엄마 오성학부인, 중간수정엄마 지용붕부인이시다

편에 서고 만다!!!
........................................................
결국, 이견분분하던 분위기를 일순에 바꾸고 결정짓는 그대는 가냘픈 산녀가 아니었소!
우린, 쐐주를 8병이나 마셨는데 말짱했고...남애항으로 밀려드는 파도의 하얀포말은 더욱 높았다.
숙소는 남애항에서 조금 북쪽에 위치한, 용수가 찜~했던 광진모텔..‘하늘과 땅사이’(033-671-0055)였다.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하늘과 땅사이에서
이 eQ더러 어쩌란 말이냐?

광란의 밤을 부르짓던 넘들의 호기는 오데로 갔나?
숙소에서 간단히 샤워하고 6층 카페에서 모였는데, 맥주 몇병과 커피 몇잔에 밤11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모두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라이브에 생음악에 노랫방에서 광란의 밤 기획은 파도에 휩쓸려 갔고,
‘하늘과 땅사이’ 앞 바위에 때리는 파도는 점점 거세지고, 하얀포말은 더욱 높이 솟구치더라!

* 2/6(일) 아침8시에 칼같이 집합하여, TV에도 나왔고 용붕이가 알고 있다는 ‘물(치)곰탕’으로 해장하자며,
북으로 속초 동명항으로 질주 ... 어쩨, 자꾸 설악 가까이로 점점 간다???
동명항을 한바퀴 돌고도 못 찾는 용붕 ...붕~붕 거리면서 빽~차잡고 소곤소곤 물어가면서 ...
입가에 여유와 자신만만하게 손가락질하며 따라 오란다???
더 북쪽으로 장진항까지 ... 해변가횟집단지 중 ‘이모횟집’앞에 선다.
ㅎㅎㅎ, 아뿔사, 자기가 찾던 집이 아니었고 식당은 고요한 절간 같았다.
굳어지는 용붕 얼굴 ... 속으로 붕~붕 거리겠지!
서울집으로 딸에게 명함집에서 이모네, 이모집, 이모... 같은 명함 찾으라고 해 놓고, 바다가로 왔다갔다 한다.
그런데, 또 그런 명함 없단다 ...
거길 가 보았다는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불통이라 .. 난감한 용~붕...
물곰탕이면 어떻고 황태해장국이면 어떠랴하고 포기할 즈음, 명석한 용붕 딸(중간 수정양)의 전화 ...
..아빠, 이모네집이 아니고 사돈집이 아니냐는 그런 내용이었겠지... 순간, 용붕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리하여, 그 유명한 물곰탕집의 이름이 ‘사돈집’(033-633-0915)이라는 사실과 동명항 부근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용붕의 그 집념 ... 나는 그걸 꼭 먹고야 말꺼야! 과자 CF방송도 아닌데, 그 표정하고는 ...
그런데, 이모집하고 사돈집이 어떻게 같아, 이 넘아? 흐흐흐, 나 졌~다!

* 주문진으로해서 영동고속도로따라 서울가자고, 아침식사 후 출발하였는데, 영랑호 건너로 보이는 눈덮힌 설악을 보니, 가슴이 요동친다!
이상한 산장이 설~설 꼬득이고, 핸들 잡은 기창이 감탄사만 연발하니, 어찌 미시령을 넘지 않을소냐?
뒤차량에게 전화하고는 미시령으로 방향을 트니, 잘도 따라 온다.
미시령 오르는 길목에서 바라본 눈덮힌 설악이라니!
그래, 달리 설악(雪嶽)이라 했겠나!
미시령휴게소에서 너긋하게 차도 한잔씩 마시면서, 눈덮힌 설악을 구경한다.
이번 여정의 마무리 사진도 미시령에서 찍고는 ...
그리고는, 각차량 재주껏 인제 홍천을 거쳐 서울로 서울로 내달렸다.
산행보다 길고 힘들었던(?), 재미 있었던 번개.회오리같은 산행이여, 여정이여...^Q^


-정리자- eQ 산대 이규도  

050130 예봉~운길 종주 하였습니다!!!

이 겨울에도 어김없이 예봉~운길을 종주하다!

*일 시 : 2005년 1월 30일(일) ... 청명
*산행지:예봉~운길종주
*코 스 : 철길(10:32출)...들머리(10:55출)~예봉정상(12:02착)~철문봉~적갑산~중간점심등~운길정상~수종사(16:50착)~송촌리(개성집;17:28착)


겨울에 예봉~운길종주 산행을 해마다 한번쯤은 계속해 왔던 최근 몇 년간이다.

따라서, 예봉~운길 종주 산행기는 여러번 게재하였으니, 오늘은 세세한 코스등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이 코스에 처음 산행하는 박희수부부 ...특히, 부인의 산행 실력이 내가 여태 가졌던 기우를 완전히 허물었고(예봉정상에 오를 때까지, 가파른 오르막을 단한번 숨돌림 휴식만 하고 거뜬히 올랐다),
녹녹하지 않은 산행을 6시간반만에 주파한 희수부인 ...
서울22산우회 산녀 다크호스로 등장하는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그리고, 적갑산을 지나 양지바른 곳에서 먹는 점심 ...
부인이 큰 보온병에 넣어 온 따끈따끈한 김치찌개의 맛과 이상한 산고가 가져 온 과메기(미역과 양파와 고추장에다...)에 희수와 최산고가 가져 온 약(양주)을 곁들이니 천하 일미였다는 사실은 알려야 하지 않겠는가!

서울로 쉽게 가기 위해 마~눌님 꼬득여 차량 갖고 송촌리로 오게 부탁했는데, 거기에다 오늘 산행에 합류 못해 뒤틀렸던 홍기창 부부까지 차량 몰고 송촌리 한음식점(개성집)에 합류했으니,
서울 가는 걱정 뚝~이라 하면서 느긋하게 두다리 뻗고 즐겼던 소소한 뒷풀이 ...
기창이의 병아리 목욕시키다가(샴프를 풀었단다.) 죽게 만들었던, 지니간 에피소드에 모두들 뒤집어 지고 ...

눈산행 하자며 꼬득이다가 배신 때린 넘들(일명; 희수배신자들) 보다, 오늘 산행에서 눈을 뽀드득~뽀드득 밟게 만들어 준, 최산고와 이산고와 이 eQ 산대 따라 산행하는 맛이 더욱 맛이 있다는, 희수부부의 충~성(?)에 건배하면서(저녁을 그래서 희수가 쏘았다),
최택상, 이상한, 박희수부부, 이 eQ 산대가 눈덮힌 예봉~운길을 종주했다오!
울 마눌님과 홍기창부부도 소소한 뒷풀이에 합류하였으니, 어찌 근사하지 않으리오!!!

- eQ 산대 이규도-

제94차정기산행-050109북한산(족두리봉.향로봉)>

차가운 바람결에도 청청한 파란 하늘 아래
북한산 암봉과 능선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더라.

* 일 시 : 2005년 1월 9일(일) ... 청명
* 산행지: 북한산 (족두리봉, 향로봉)
* 구 분 : 제94차정기산행(총동문산악시산제 참석 후...)
* 코 스 : 총산악시산제참석후(이북5도청 10:31출)~탕춘대능선~계곡길~족두리봉~주능선~
         향림담쪽~솔밭(점심등...)~향로봉~탕춘대능선~구기동주택가(14:58착)

- 간밤에 서울일대에 흩뿌렸던 눈발에 스모그등 잡스런 공기들을 어디로 날려갔는지, 구기동에서 바라본 북한산자락은 청청한 파란 하늘아래 암봉과 능선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영하 10도가 밑도는(체감온도 영하15는 된다) 차가운 날씨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서울고총산악회 을유년 시산제를 구기동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이북5도청 청사 뜰에서 뺨이 얼얼한 날씨 속에서 많은 선후배들이 참석한 가운데, 격조있게 치루었고,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님들도 여기에 함께 하였다.

- 우리의 새로운 산장(김진호) 영도하에 소위 ‘산우회신5적’에는 포함되지 말아야 하겠다는 다짐이던가 박효정이 1년여 만에 얼굴을 내밀었고,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식산행에 처음 얼굴 내민 박희수 어부인께서도 참석하여, 여산장(오총부인)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흐르고,
이종현과 이석영과 이규장이도 간만에 얼굴을 내밀어 김산장을 푸근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김산장 영도하의 첫공식산행에 박산고, 이산고(불참통보 전화는 왔다), 김cc산사, 한산차(불참전화옴), 이용남부총등이 보이질 않아, 을유년 첫공식산행부터 흠을 내었다고나 할까?

- 총산 시산제를 마치고, 구기동 주택가를 가로질러 탕춘대능선 초입까지 ... 입장료 아낄려고(오산총은 항상 여길 좋아한다) 우린 여기서 왼쪽으로 계곡방향으로 틀고서, 족두리봉으로 향한다.
족두리봉(일명;수리봉)으로 오르는 도중, 북동쪽으로 향로봉, 비봉, 보현봉등 북한산 암봉과 능선이 파란 하늘을 이고서 그림처럼 깨끗하게 솟구쳐 있다.
족두리봉의 턱밑에서 바라보니, 족두리봉은 거대하고 도도하게 보였고, 보조밧줄에 의지하여 오르내리는 등산객이, 이런 추운 날에도 어김없이 보인다.
해마다 여기서 사고가 여러건 발생하는 산행경력 일천한 사람들에게는 결코 권하고 싶지 않은 봉우리다.
이 나이에 우린 그 족두리봉의 아름다운 암봉을 코앞에서 바라만 보고, 발걸음을 뒤로하여 주능선따라 향로봉쪽으로 가다가,
향림담 방향으로 왼쪽으로 내려선다.

- 향림당 근처의 솔밭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소소한 점심과 간식을 들려고 자리 잡는데, 벌써 웬수(?)처럼 자랑스런 14회선배님들이 제일 좋은 자리 차지하고 있었고,
우리의 땡~멤버 33회 아우들도 옆에 진을 치고 있었지만, 한켵에 더 좋은 자리를 우리도 점령하고는 입을 즐겁게 하였다.
와짝지껄~~~끼륵끼륵~~~ 먹는 것은 역시 즐거운 것이여~~~

- 오늘은 을유년 첫공식산행이고 날씨도 차가우니, 소소한 산행으로 만족하자며, 일명 ‘헌수코스’(14회 장헌수 선배님이 즐겨다니는 북한산 코스)의 하나인 산길을 따라, 등산객 뜸하고 지름길로 바로 치고 올라 향로봉에 붙기로 한다.
여름이면 앵간한 북한산 메니아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그런 산길을 우리 일행은 조금도 힘들이지 않고 잘도 오른다.
울 마눌닌도, 박희수 부인도 ...

- 향로봉 주변은 겨울철이고 여름철이고간에 직벽을 타고 오르내리는 것은 아주 위험한 구간이다.
해마다 사망사고가 꼭 나는 곳인데, 산행에 조금 자신 있다고 과욕을 부리는 것은 만용에 가까우리...
우린 산행저지선을 넘어 경치만 구경하고 사진만 찍고 나오기로 하고, 향로봉 정상에 올라본다.
북한산 경치가 끝~내준다.
그리고, 기념사진을 얼른 찍고 되돌아 향로봉을 우회하는 하산코스로 발걸음을 총총 내린다.
초반 약간의 가파른 내리막이 있지만, 찬찬히 내디디면 전혀 염려없는 산길은 얼마가지 않아, 포금정사터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나고, 다시 탕춘대능선의 널널한 길을 만난다.
탕춘대매표소를 지나면, 아침에 우리가 올라와서 계곡으로 빠졌던 포인트 못미쳐, 구기동 주택가로 바로 빠지는 길이 왼편으로 나있다.
오늘은 산행내내 후미를 지켰다.
앞으로 가능한 한 그렇게 할려고 마음 먹고 있고 ...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으면서, 산이 흐르는 대로 나의 발걸음도 따라 하리라.

을유년 첫공식산행의 만만디 산행 발걸음을 구기동 주택가에 내려 놓으며, 오늘 산행을 접어본다.^Q^


<참석자>
* 총산악시산제 ... 너무 많아 세어 보지 않았음!
* 22회산우회;
 김진호, 최택상, 송경헌, 홍기창, 서정항, 이종현, 이석영, 이규장, 박효정, 임충빈,
 이규도부부,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박희수부부 (김진성..호프집합류) ... 총19명

(후담)
* 구기동 입구, 한 호프집 ...
여러군데에 기웃거려봐도 우리 대식구들이 들어갈 만한 곳이 없더라.
8회, 14회선배님등이 자리차지한 호프집에서 선배님들이 어떻게 자리를 만들어 주었기에,
우리 19명도 엉덩이를 차지할 수 있었다.
구수한 입담과 정감으로 다가서는 심양홍(14회;텔렌트)선배님의 인기는 캡~이었다.
특히, 산녀들에게는...
* 을유년 올해 서울22시산제를 내달(2/13;음력1월5일)에 멋있게 치루면서, 올 한해의 산행도 무탈무사 산행을 하면서, 우의를 다지자는 김산장님의 맺는말로 소소한 뒷풀이도 잔잔하게 총~총했다.
서울22 산원 산녀님들이여 ....
우리 그렇게 올해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산행을 계속해야 되겠지요!^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