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산행일지

이규도의 산행일지

2004 년

s/n	일시	산행지 및코스	비고
36	041225	국망봉	2004년 성탄.송년 번개산행
35	041219	두타산	총산 2차백두대간15차산행
34	041212	청계산	제93차정기산행
33	041114	관악산	제92차정기산행
32	041030	영남알프스신불평원 산행기	가을특별기획산행
31	041024	북한산칼바위능선과단풍	개인번개-이규도
30	041017	명지3봉(1199M)丹楓	개인번개-최택상
29	041017	설악서북주능	총산 2차백두대간 14차산행 설악3구간
28	04/10/10	남한산성	제91차정기산행
27	04/10/02	신불평원	답사
26	04/09/25	강화,석모도	번개 및 답사
25	04/09/12	청계산	글-오성학
24	04/09/12	청계산	제90차정기산행
23	04/09/05	오봉산,청평사
22	04/08/29	내설악,백운동계곡
21	04/08/21	금수산	번개및답사산행
20	04/08/08	관악산	제89차정기산행
19	04/07/11	북한산	제88차정기산행
18	04/06/13	중원계곡	제87차정기산행
17	04/06/12	북한산성돌기	번개산행
16	04/06/06	지리산삼신봉	답사산행
15	04/06/05	지리산당일종주	총동문산악회
14	04/05/29	곰배령점봉산	봄특별기획산행
13	04/05/09	빗속 관악산	제86차정기산행
12	04/05/01	곰배령점봉산	답사산행
11	04/04/25	호명산	4월번외-총동문산악회춘계산행합류
10	04/04/18	운교산	답사산행
9	04/04/11	상장봉	제85차정기산행
8	04/03/28	북한산땡산행	3월번외
7	04/03/14	관악암릉봄	제84차정기산행
6	04/02/29	검단~용마	번개산행
5	04/02/15	선자령	2월번외(총동문2차백두대간합류)
4	04/02/08	마니산	갑신년시산제
3	04/01/24	예봉운길종주기
2	04/01/11	갑신년 북한산산행독백	제82차정기산행기
1	04/01/04	갑신년 첫산행-북한산

산행일지2004

041225국망봉산행기

한북정맥의 백미(白眉) 국망봉에 올라
아~듀, 2004년 갑신년, 그리고 올해의 산행도 ...

* 일 시 : 2004년 12월 25일(토) ... 맑음
* 산행지: 국망봉(國望峰;1168m) ... 경기 포천 이동면, 가평 북면
* 구 분 : 2004년 성탄.송년 번개산행
* 코 스 : 국망봉휴양림입구(09:42출)~생수공장~장암저수지오른편임도~철계단~능선
~대피소~정상(11:38착...12:01출)~주능한지점(점심12:28...13:03출)~1102봉
~고개~신로령~신로봉(13:50착...14:03출)~신로령~광산골~휴양림~장암저수지
~휴양림입구회귀(15:40착)

- 12월의 끝자락, 성탄절 토요일에 눈산행을 할까하고 태백산을 한달전부터 생각도 하였으나, 2~3일전 일기예보에 의하면 눈이 내린다는 보장도 없어(실제로 12/25엔 눈이 쌓였다고 함) 망설이다가(05년 2월에 총산악 2차백두대간 17차산행지로 정해졌으니 기회는 있고...),
대신에 북한강을 굽어보며 뾰루봉~화야산~고동산 종주가 어떻겠느냐고 두서명이 의견을 모으다가, 그것도 이런저런 이유로 어렵게 될 것 같았는데,
서울22산우회에서 한가닥 산행들 하는 친구들이 국망봉을 산행한다기에 나도 따라 붙기로 하였다.

- 국망봉(國望峰;1168m)은 경기도에서 화악산, 명지산 다음으로 3번째 높은 봉우리이다.
또한, 한반도 산줄기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크게 갈라지는데, 그 13정맥 중 하나인 한북정맥은 북녘땅 금강산 훨씬 북쪽의 주가령부터 대간에서 갈라져 남쪽으로 쭈~욱 흘러, 강원도 철원군 하오현~광덕산~광덕고개~백운산~도마치봉~신로봉~국망봉~운악산을 거쳐 도봉을 넘고 북한산으로 이어져 한강변까지 내닫는 산줄기인데,
남녘 한북정맥의 으뜸봉은 무어라해도 국망봉이라 하겠다.
육중한 산세에 고산의 면모를 고루 갖추어 어느 계절에 찾더라도 웅장한 맛을 느낄 수 있고,
특히 겨울철에는 많은 적설량과 함께 주능선 일대의 설화(雪花)와 상고대를 흔히 볼 수 있다지만, 최근 2~3년전에 이 일대에서 조난 당하여 일가족이 사망하는 등 만만한 산은 절대 아니며,
일천한 산행 경험에 의한 졸견이지만 적설량이 많고 추운 날에는 산행경험과 단단한 장비를 갖추지 않고 국망봉을 오르는 만용은 금물이며 가급적 오르지 않는 것이 현명하고, 정상 서쪽 급경사로 내려서는 것은 더더욱 말리고 싶다.
그리고, 2001년 1월 21일, 적설량이 아주 많은 겨울에 박흥덕. 최택상. 오성학. 이상한. 서정항과 더불어(총동문 46명), 발목이 푹~푹 빠지는 한북정맥 주능선을 따라 광덕고개~백운산~도마치봉~신로령까지 왔다가 체력소모 및 하산시간을 감안하여,
신로령에서 국망봉을 바라만 보다가, 과감히 광산골로 내려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당시 리드 장헌수(14회;1차백두대간 등반대장)선배님의 적절한 판단이었다.
그 국망봉을 오늘 친구들과 함께 오른다. 그것도 겨울에...성탄절에...한해 끝자락에 ...

- 휴양림입구는 그럴듯하게 해 놓고 있었다(입장료가 2000냥씩이다).
생수공장 철담장따라 널널한 길을 올라가면 이내 만나는 저수지-장암저수지이다.
저수지 오른쪽 밑으로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임도를 만나고, 중간 지름길로 올라서면 철계단이 보이는데, 국망봉 오르는 능선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끊임없는 오르막의 연속이다.
중간중간 마루터에 이정표가 자세히 세워져 있어, 정상까지의 거리를 지도를 보지 않아도 좋을 정도다.
진호가 앞서다가 택상이 앞서가고 중배가 앞서다가도 경헌이가 앞서기도 하고, 때론 내가 앞선다.
나만 빼고 서울22산우회에서 한산행하는 친구들이 아니던가!
그렇다고 무리한 산행속도들은 절대 아니더라. 꾸준히 쉬엄쉬엄 오른다.
중간쯤 올라 왔을까?
어제 강원도 설악산, 오대산일대에 눈이 제법 내렸다지만, 여기에 눈이, 비록 장마철 염전에 소금 뿌린 듯이 내렸지만, 쌓였을 줄 전혀 예상 못했다.
성탄절 산행에 뽀드득~뽀드득거리는 눈길을 밟아 보는 것만도 어디인가!

- 정상을 500m 가량 남겨둔 마루터에 최근에 세운 목조대피소가 있다.
2년전이던가? 일가족등이 새해에 눈덮힌 얼어붙은 국망봉과 신로령사이 능선에서 조난 당하여 대부분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 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
오르는 도중 이정표가 국립공원 설악산보다 상세히 세워져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리라?
대피소 안을 한번 둘러보고 널널한 산길도 잠시 ...
앞을 탁~가로 막는 국망봉 정상을 오르기 시작한다.
정상까지 보조밧줄이 연이어 걸려 있으나, 경사 45도~50도는 됨직한 급경사 오르막이 거의 300m가량 계속된다.
더구나, 제법 눈이 쌓여 얼어붙은(아이젠하기도 좀 그렇고...) 오르막은 이마에 땀께나 흘리게 만든다.
겨울철 적설량이 많고 추운 날 얼어 붙은 이 급경사로 내려 온다는 것은 위험천만이겠더라!
오르는 중간에 우리들보다 먼저 산행을 한 60전후의 아저씨(?)들 7명이 쉬고 있으면서, 올라오는 우리를 보고 ‘ 그... 젊은 사람들 잘~도 올라 오는구만 ...’ 어쩌구 저쩌구 한다.
아니, 아~쩌~씨 ... 우리 보고 젊은이라고 라...? 허참... ㅎㅎㅎ ...
가픈 숨을 몰아 쉬고 땀을 흘리며 거의 논스톱으로 거의 동시에 능선에 붙었다.
능선에 붙으면 오른편으로 30m만 가면 국망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화강암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한북정맥의 주능선이 또렷이 남북으로 가로 질러 흐르는 산세를 금방 알 수 있으며,
동쪽 멀리 경기도 제1봉 화악산이 아스러히 보이고, 희미한 운무 속에서나마 명지산 자락도 아물거린다.
북으로 신로봉, 도마치봉, 백운산, 광덕고개, 광덕산... 으로 뻗은 마루금이 아물아물 이어지고, 남으로 개이빨봉, 민둥산, 강씨봉...으로 흘러가는 능선길이 부드럽다.
이 장대한 능선길에서 국망봉이 으뜸이요, 한북정맥의 백미(白眉)일러라!

- 정상에서 멋진 사진을 찍으려고 디~카를 꺼내니 아뿔사 ...
밧데리가 이만한 날씨에도 지장을 받는다. 품 속에 넣어 녹여 찍기는 찍어 보았다.
(결과는 실패 ... 근사하게 폼만 잡은 샘이었고, 그 후 수건으로 싸 배낭에 넣고 점심 후 주능선에서 찍은 것은 나오더라...)
정상에 머무는 동안 벗어 둔 털모자와 땀받이가 꼿꼿하게 얼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뒤늦게 올라 온 7명의 아쩌씨들의 멋진 사진만 찍어 주는 서비스만 남겨 두고 ...
정상에서 북으로 능선길따라 내려선다.
응달진 곳은 아주 미끄럽고 눈도 제법 쌓여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햇볕 잘 받은 널널한 능선길은 낙엽이 푹신 밟힌다.
1102봉으로 가는 도중, 햇볕이 잘 드는 움푹 파인 곳에서 우린 점심을 그야말로 소소하게 먹는다. 쐐~주도 두서너잔 하면서...
아침부터 갈구기 시작한 박중배 녀석에게 더 한 소리와 농담도 해 가면서 ...
도대체, 이넘하고 산행한 지가 얼마이던가?
정기.번외산행에서 얼굴 꼬라지를 본 지가 아마득한데, 오늘 이 독설가 eQ에게 딱~걸렸지!
이넘이 미워서 그랬겠나? 아직도 이넘에 대한 정이 식지 않아서 독탈거려 보았던거야!

- 1102봉에서 뒤돌아 국망봉을 쳐다본다.
오른편 급사면의 각도를 여기서 보니 정말 저걸 올랐나 싶더라.
1102봉을 넘어 신로령으로 가려면, 내리막을 한번 내려서 올라쳐 봉우리를 하나 넘어야 한다.
1102봉을 내려서는 내리막은 약간의 경사도에다, 눈도 있고 미끄러운 곳도 있으나, 고개(여기서 왼편으로 광산골로 내리는 지름길도 있다)주변은 마른 풀들이 푹신스럽게 느껴진다.
곧바로 봉우리를 넘으니, 신로령과 신로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고, 신로봉 서쪽 암릉따라 도도히 선 바위절벽들이 한풍광을 던져 주고도 남는다.
신로령 ... 4년전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여기에 서 보았었지!
2년전 일가족들이 조난 당하여 사망한 사고를 적어 놓아, 등산객에게 산행의 만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커다란 안내간판이 하나 더 세워져 있다.
신로봉(999m)은 신로령에서 불과 50여m 거리에 있고, 올라 서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저그만이다!

- 신로령에서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든다.
휴양림입구까지는 3.8km정도이고 2시간이면 널널하다.
내리는 초반만 급경사 내리막이지만, 대체적으로 여느 산과 다름없는 돌들도 불거져 나왔고, 꼬불꼬불 산길의 연속이다.
비교적 널널한 하산길은 광산골 계류를 두어번 건너면서 이어진다.
계곡은 얼어 붙은 곳도 있지만, 정갈스러운 계류물 소리 내면서 흐르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계곡의 물흐름과 암반이 근사한 곳도 많아 한여름엔 행락객들로 꽤나 붐비겠더라.
다시 임도를 만나고 이내 휴양림 통나무숙소에 닿는다.
숙소는 적막한데, 야영터에는 이채로운 커다란 텐트를 치고 바베큐 해먹는 사람들이 다소 있었다.

- 휴양림 부근은 야생화 조성밭과 산책로등 비교적 정성스레 가꾸어 놓고 있었고, 길은 신작로같은 널찍한 길이다.
휘파람이라도 불면서 걸으면 딱~좋은 그런 길을 내려서면 장암저수지를 만나고, 저수지 언저리에 얼어붙은 얼음 두께를 측정이라도 하듯이, 몇몇은 돌을 던져 튕겨도 본다.
얼음에 튕겨져 나가는 돌소리가 청아하게 들리기까지 한다.
뒤돌아 국망봉을 한번 더 쳐다보며 왼편으로 뻗은 능선의 굴곡을 보면서, 이내 휴양림입구에 발걸음을 멈추고는 오늘 산행도 접는다.
아~듀, 2004년 갑신년이여 ... 올해의 산행이여 ... ^Q^

<참석자>
최택상 김진호 송경헌 박중배 이규도(5명)

(후담)
* 일동에서 유황온천으로 땀내음을 말끔히 씻어내고 ...
비교적 수월하게 서울 강동대교를 오후 6:30전에 지났다.
나를 내려 줄려고 일부러 암사동으로 방향을 트는 핸들 소지자(경헌)...
그냥 갈 수 없어, 암사동 어느 복집에서 얼큰한 복매운탕에다 쐐~주...
이런 산행 기회 만들어 준, 녀석들에게 찡~한 고마움 느끼면서, 총~총 귀가.
* 내년 을유(乙酉)년에는 보다 건강하게 보다 즐겁고 아름다운 산행 함께 하자꾸나!
머리 복잡하게 만들었던 잡상들을 훌~훌 던져 버리시고, 새해엔 상(祥)스런 일들만 일어나소서!
넘들아, 아니 산원 산녀님들 .... 송구영신(送舊迎新)하소서! 합~장, 꾸~벅...^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41219두타산(頭陀山 ; 1353m) 산행기

참으로 오랜만에 찾은 무릉계곡, 어둠 속의 물소리만 듣고
두타산 정상에서 다시 보는 백두대간 마루금은 새삼스럽다.

* 일 시 : 2004년 12월 19일(일) ... 맑음
* 산행지: 두타산(頭陀山 : 1353m) ... 강원 동해시 삼화면, 삼척 미로면
* 구 분 : 총산악2차백두대간15차산행 ... B코스 합류
* 코 스 :
(A) 이기동(03:10출)...이기령~갈미봉~고적대~청옥산~두타산~목통령~댓재
(B) 무룽계매표소(04:05출)~삼화사~무릉계곡.쌍폭(04:55착)~박달령(08:05착)...중간조식~두타산(09:20착...09:35출)
~목통령(10:30착)~댓재(12:01착)

- 배낭을 꾸리고 집을 나설 때까지, 총동문산악회 2차백두대간15차산행에 어느 코스를 택할까 망설이다가, 비록 어둠 속으로 무릉계곡을 거슬러 오르고 박달령으로 오르는 가파른(그것도 야밤에...) 산길이 마음에 걸렸지만,
1999년 11월 7일 1차백두대간 산행시 A코스를 댓재~두타산~청옥산~고적대~갈미봉~이기령~이기동으로 산행해 보았고(당시 10시간 45분 소요), 24km에 달하는 장거리 산행에 대한 준비도 요즘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되어 B코스를 택하기로 마음 먹는다.
2차백두대간 본대는 03:10경 이기동을 출발하여 이기령으로 오르고, 그 속에 윤철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머지(몇명은 잔류하고) 21명은 04:05에 무릉계곡 매표소를 출발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 무릉계곡을 찾은 지가 도대체 얼마만이던가?
80년 여름, 그 무거운 배낭과 텐트를 짊어지고, 친구 한녀석(대학동기)과 함께 무릉계곡 어느 중간쯤 자리잡아, 2박3일간 산도 오르내리고 계곡에서 계곡욕도 하고 인근 망상해수욕장도 들락거리면서 보냈던 추억이 아련하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는 삼화사의 고느적한 기억도 아스러하고 ...
무릉계곡으로 쏟아지는 별빛이 무수하고 영롱하며 밝디 밝다.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우수수 쏟아 내릴 것 같은 아름다운 볓빛이 요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법고를 준비하는 스님이 기침을 했는가 삼화사에는 불빛이 하나 둘 켜져 있는데, 어둠 속에 언뜻 보아도 내 기억 속에 있는 삼화사는 아니고, 산사 건물도 많았고 주변도 엄청 확장 되어 있었다.
무릉계곡 초입에 있는 무릉반석만이 주변 다리 난간의 전등에 비치어 내 기억 속의 모습 그대로 인 것 같다.
쌍폭(박달령 갈림길에서 조금 위에 있다)까지 이어지는 무릉계곡 암반과 계류의 모습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본다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다만 물소리만 들으면서 그 아련한 추억들을 꺼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무릉계곡을 오르는 발품을 보상하고도 남지 않을까 생각된다.

- 그런 기억의 곶감을 빼어 먹으면서 쉬엄쉬엄 오르니, 박달령 갈림길이 잠시 인 것 같았다.
여기서, 조금 위엔 쌍폭이 있고, 문간재 용추폭포를 거쳐 연칠성령 청옥산으로 가는 갈림길이 시작되는데, 38회 후배는 컨디션 난조로 도로 하산하고, 20회 두분 선배는 문간재로 해서 연칠성령을 올라 청옥산을 거쳐 산행하겠다고 한다.
B코스 산행 양이 영 차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산행 리드의 마음도 헤아려 주었으면 했다. 산행 양이야 A코스로 붙어면 족할 것이고 ...
B코스 산행 리드 이선길(20회) 선배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였고,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중간쯤 본의 아니게 박달령까지 내가 후미 리드로 찍혔다.

- 박달령 갈림길까지는 랜턴을 켜도 한낮 산행 속도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논스톱이었고, 여기까지는 샌달끌고도 널널히 올 수 있는 산길이다.
그러나, 박달령으로 오르는 산길은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돌들이 불거진 산길에다, 이어지는 철계단의 연속, 계류를 좌우로 건너기를 두서너번에 길찾기도 쉬운 것이 아닌데, 산행 속도를 조절하랴 심야산행의 리드는 그래서 어렵고 후미리드는 더욱 힘들다.
계곡을 거의 벗어날 무렵, 후미를 맡고 있던 한성호(33회) 일행이 자꾸 랜턴 불빛을 놓쳐 산행의 리듬이 깨어진다고 판단한 이선길 선배가 느닷없이 나를 찾는다.
후미리드를 맡아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박달령까지는 후미를 맡아야 했고, 이선배의 생각도 옳았다.
A코스 대간팀 구간이 24km에 달하는 12시간 가량 소요되는 장거리 산행이지만, B코스 구간도 15km가 넘고 8시간은 족히 걸리는 산행이며, 더구나 박달령으로 오르는 가파른 산길을 감안하면, 널널한 산행일 수는 없다.
산행 난이도는 오히려 B코스가 더하면 더했다.

- 조명일, 송이익(각각33회)과 함께 후미에서 선두의 간격과 시간을 조절해가며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계곡 물소리조차 들리지 않은지가 오래고, 사방의 어둠 속에 우리 일행들의 랜턴 불빛과 하늘에서 별빛만이 찬연하다.
그렇게 가픈 숨을 쉬면서 오르고 오르니, 동녘에서 서서히 먼둥이 터오기 시작하고, 주변 산세의 윤곽이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도 박달령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23회 후배(박동완외 2명)들이 고전을 하기 시작한다. 후미를 맡은 나와 명일이와 이익도 산행 리듬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더라.
그래도 오르고 오르면 올라 지는 게 산행이더라.
선두가 박달령에 올랐다는 무전 교신 후, 후미 일행도 15여분 후 박달령에 도착하였다.
무릉께곡 입구에서 거의 4시간이나 걸렸던 만만찮은 산행길이었다.
박동완 후배에게 무전기를 건네고, 나름대로의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나는 백두대간 마루금에 다시 서 본다.
오른편(서쪽)으로 1.4km 거리에 청옥산이 있고, 왼편(동쪽)으로 2.2km거리에 두타산이 있다.
그리고, 우린 왼편으로 발걸음을 잡고, 대간길은 댓재까지 큰 어려움 없는 널널한 능선길이다.
박달령에서 10여분 거리에서 선두 일행은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명일이와 이익 후배와 함께 나도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운다.

- 두타산으로 오르는 산길은 서서한 오르막이다.
올해도 개인적으로는 산행이 적지는 않았다. 오늘이 51번째던가!
산행을 하면 할 수록 초심의 산행의 마음도 엷어져 가는 것을 가끔 느낀다.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는가 보다.
4년전 백두대간 산행을 끝내고 그 후 산행에 몰입할 때는 이 산하와 이 사람들을 사랑하며 언제가지나 산행할 것 같은 웅대한 마음도 있었고, 언젠가 남북통일이 되면 진부령에서 멈추었던 백두대간 발걸음을 백두산까지 계속해야 겠다는 믿음과 설레임도 있었건만,
언제부터인가, 무엇을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며 나는 왜 계속 산행을 해야만 하는가 하고 되묻는 횟수가 늘어만 간다.
그래 맞다!
졸생 eQ, 네가 감히 민족의 정신을 하나로 잇는 백두대간의 심오하고 원대한 의미를 설파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으며,
이 산하와 이 사람들을 사랑하며 산행한다고 시부렁거리지 않아도 출중한 산악 선.후배들이 다 느끼며 산행하고 있지 않은가!
산에서 기를 받아 기상을 높이고, 호연지기를 키우며, ..... 그런 산행 예찬론을 미사여구로 꾸미는 인격도 필력도 없지 않은가!
어쩌면, 네 처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에, 갑갑한 심사를 순화시킬 기분에, 몸이야 허약해 질 수 없어서 기를 쓰고 산행한다는 표현이 더 솔직하지 않을까?
아니면, 어쩌다 꼬부랑이 늙은이가 되어 벽에 똥칠하거나, 인연이 맺어준 주변 사람조차도 기억을 못하는 지경까지 늙어 추잡스럽게 죽지는 말아야지 하는 두려움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살아야지 하면서 산행하는게 본심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떤 때는 산행하다가 어느 능선이나 산마루에서 덜컥 심장이 멎어 그대로 죽어 버리면, 행복한 죽음일까 불행한 죽음일까 하는 쓸데없는 잡상도 해 본다.
그렇지만, 아직은 아니지! 꿈도 꾸지 말아야지!
처자식을 위해 할 일도 많고, 나와 인연이 되어 알게 모르게 지내는 주변 사람들에게 해 주어야 할 일과 갚아야 할 일도 많으며, 내가 사랑하는 친구.선후배들과 가야할 곳과 못 다한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건강하게 더 오래 살아야만 한다.
그래 맞다! 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죽기 위해서라도 나의 산행은 계속 될 것이다.
eQ, 네가 산행을 계속해야하는 이유를 거창하게 잡지 말고, 거기에서만 찾아도 훌륭하지 않을까?
.................................
이런 생각과 상상을 뒤덤벅이 해가며 오르다 보니 발걸음은 어느덧 두타산 정상이더라!

- 5년여만에 두타산 정상에 다시 올랐다.
두타(頭陀)는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 수행을 닦는다는 뜻이다.
정상에서 서북쪽으로해서 동북쪽으로 이어지는 청옥산~고적대~갈미봉~이기령으로 선명한 백두대간 마루금이 시원스럽고 장쾌하다!
겨울 백두대간 마루금은 그 속살을 다 내어 놓고, 여기에 오르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울컥한 이 산하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정상 표지석은 무릉계곡 방향으로 세워져 있고, 이정표에서 우린 사진을 찍고 또 찍는다.
33회 후배들...한성호, 조명일, 송이익, 조남혁들과도 함께 ... 29회 정영훈이도 끼어들고...
17회 선배님 두분의 사진도 근사하게 찍어 주고 ...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며 경치 감상을 한참이나 한다.
바람은 미풍이지만 옷속으로 파고드는 한기는 제법 매서웠다,
그 정상에 어느 분의 유택(幽宅)인지 몰라도 무덤 1기가 있다.
내가 본 중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데 있지 않나 싶다.
본인 당신이야 산이 좋아서 일지, 아니면 자리가 천하명당이라 여기 누워 계실지 모르지만, 어느 자손인지는 몰라도 여기까지 올라와 예를 갖추고 돌보려면 여간은 아니겠다 싶어 씁스러한 생각도 들더라.
한기가 오속오속 파고들기 시작하니 더 이상 머물 수 없어, 15여분만에 발걸음을 내린다.

- 두타산 정상에서 대간 마루금은 남쪽으로 뻗어 내린다.
한참이나 내려서다 보면, 1243봉 부근에 또 하나의 커다란 무덤이 있는데, 정상의 것보다 규모도 크고 사방은 석돌로 둘러쳐저 있다.
대단한 권세가(?) 정도는 되리라 짐작만 하면서, 17회 선배님과 이익과 함께 잠시 그 유택에서 다리를 달래본다.
두타산 정상에서부터도 송이익은 나와 붙어 산행을 계속한다. 조명일은 조식 후 그냥 내뺃다.
NBA 선수만큼이나 큰 키에 잘 생긴 외모 ... 모델이나 배우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런 넘이 짝달막한 키에 그저그런 외모의 소유자인 나와 붙어 산행하는 모습이 어떻겠나? ㅎㅎㅎ ...
그 무덤에서 내려서면 곧 만나는 급경사 내리막 ...
한동안 내려서야 한다. 두타산 오르내리는 길이 어찌 그리 호락호락 하껬는가?
내려서는 도중, 단독으로 백두대간 종주한다며 올라오는 분도 만났고, 부부가 보기에도 좋게 두타산을 오른다는 정겨운 모습도 보았고, 친구들과 함께 여럿이 올라오는 등산객들도 만났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면서, 가파른 내리막을 계속 내려선다. 목통령(속칭 통골)까지는 그런 내리막의 연속이다.
통골 갈림길(목통령)로 내려서는 일대의 넓은 산죽군락지는 아침 햇살에 그 푸른 빛을 조금도 바래지 않고, 이 겨울에 산행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
거기서, 쉬고 있던 이선길, 남경희, 박승훈등 20회 선배들이 이내 자리를 내어주며, 기어코 한마디 하고 내뺀다.
“ 거~, 키 큰 사람하고 키 작은 사람이 붙어 다니니 어쩨 그림이 좀 그렇다! ... ” 어쩌구 저쩌구 하며 ...
장다리와 숏다리가 함께 산행하지 말라는 법이 있남, ㅎ~응! .... 일순, 산중에 웃음이 흐르고 ...

- 목통령에서부터 산길은 그야말로 널널한 능선길이다.
1021봉, 1028봉이 있기는 하지만, 봉우리인지 산마루인지 분간도 어려운 두루뭉실하다.
그래도, 약간의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이어지고 ... 또 같은 산길의 반복 ...
조금은 지루하다싶은 그런 산길도 통발에서 댓재까지 약 3.3mk의 1시간반 거리다.
934봉을 왼편으로 감싸 안고 도는 산길은 동쪽으로 뻗었다가, 한번 크게 90도 휘어져 남쪽으로 이어져 댓재에 닿는다.
앞서나간 후배들 대부분은 대간길따라 산신각이 있는 뒤편 산자락을 휘어 올라서 돌아 갈 것이 분명했다.
조금만 봉우리지만 막판에 한번 올려 칠려면 입에서 단내를 토해내야 할 껄~ 하면서 통쾌해 하는 못된 나의 심보를 들어내 보인다.
20회 선배들과 송이익과 나는 휘어지는 길목에서 산신각 뒤편 산자락을 정면으로 보다가, 오른쪽 사이길로 들어선다.
봉우리 오른쪽으로 가로지르는 산길이다.
산죽들이 근사했다. 그 사이로 난 산길은 더 근사했다. 기온도 많이 올라 햇볕은 따사롭기까지 했다.
이른 봄날 산죽군락지 사이로 걷는 기분이더라!
댓재를 코앞에 두고 오른쪽 아래 여울에서 배낭의 남은 술도 함께 먹고 가자는 20회 선배님들의 유혹을 정중히 뿌리치고 송이익과 나는 댓재로 곧장 발걸음을 옮긴다.
해발 800m가 넘는 고갯길, 댓재 주변은 5년전보다 너무 많이 바뀌었다. 작지만 요긴한 휴게소도 들어섰고 ...
산신각 주변은 정비도 잘 되어 있고 ... 간이 주차장과 화장실도 간결스럽고 ...
먼저 내뺀 후배들의 모습이 한참 후에 산신각 옆 나무에 매달린 무수한 표지기를 건딜면서 보이기 시작한다.
산신각 입구에서 후배들에게 묘한 미소를 내던지니 부루퉁한 볼맨소리가 거침없이 쏟아진다.
지름길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항변이렸다. 누가, 먼저 내 빼라 했남? ㅎㅎㅎ...
산신각과 그런 후배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던지면서 오늘 산행도 접어본다. ^Q ^

<참석자>
* 22회 : 이규도, 윤철원
* 총동문2차백두대간팀 : 79명

(후담)
* 삼척의 한 소소한 식당에서 2차백두대간팀 갑신년 납회산행 및 송년회
한성호(33회) 한만엽(28회) 최광수.한태수(24회)등의 끈질긴 좌석 투~어 권유에도 끝까지 버텼다.
그러면, 완전히 도리뱅뱅 될 것 같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후배들과 권커니 자시거니 하다보니 꽤 마셨던 같다.
그리고, 김종교 선배님의 회유와 설득(?)에도 조금도 굽히지 않고 ...
난들, 이런 분위기, 이런 정답고 훌륭한 선.후배와 함께 산행하고 어울리는 것이 어찌 좋지 않으랴!
매번 산행에 합류한다는 것은 나의 여건상 매우 어렵고 ...
다만, 그 마음 그 정 항상 간직하며 나의 산행은 계속될 것이고 생활도 이어지리라.
* 그리고, 총산악회 2차백두대간팀들의 내년 산행도 무사무탈하기를 간곡히 빌어 주어야지!
이정호 단장님, 박기설 대장님, 한태수 총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꾸~벅, 캄~사합니다.
Happy New Year~ ^Q ^

-정리자- eQ 이 규 도

제93차정기산행041212청계산...04년공식쭁산행

가장 짧은 산행, 가장 긴 생각 ...
질풍노도(疾風怒濤) 같았던 갑신년도 이렇게 가는거야!

* 일 시 : 2004년 12월 12일(일) ... 맑음
* 산행지: 청계산
* 구 분 : 제93차정기산행 ... ‘04년 공식 쭁산행
* 코 스 : 과천(09;55출)~철탑능선~작은매봉~389봉~절고개갈림길~절고개밑공터~
군사도로.계곡~옛골(13:25착...후미13:40착)

- 겨울이란 계절이 실감나지 않는 요즘의 일기현상에 어느덧 갑신년도 저만치 끄트머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올해의 산우회 공식산행도 오늘로써 접어야 할 때라 생각하니, 세월의 빠름은 해가 갈수록 빨라지는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는 금년들어 오늘 산행이 50번째이던가!
질풍노도(疾風怒濤) 같았던 갑신년 올 한해, 그 산행 햇수만큼이나 방황의 발걸음이었던가, 아니면 살아 있음을 확신시키는 발걸음이었던가?
어쩌다 발걸음을 함께한 친구 녀석들과 그 많은 산행을 한 지도 어언 8년이라...
그래서 쉽사리 발을 빼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른 나는 어리석은 자인가 행복한 녀석이던가?
이런저런 생각은 집을 나서면서부터 산행 발걸음을 접을 때까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우선 눈에 확 들어 온다.
2002년 4월, 한강정맥 산행구간 금물산에 함께 산행한 이후로, 다시는 이 eQ를 산에서 볼 마음이 전혀 나지 않았을(졸편 산행기020421금물산산행기 보면 알 수 있음) 서병일 부인께서 나와 주셨고,
강남 한가운데 지점장으로 바쁘신 황대식도 대념(大念)스럽게 올해 처음 얼굴 내밀고,
북한산 언저리에서만 노닐던 남궁완, 김세윤이도 보인다. 무씬 소리를 들었던 것은 아니지?
이렇게해서 23명이나 되는 산원 산녀님들이 청계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작은매봉 밑 쉼터에서 숨고르기 한번, 작은 매봉 오르는 것도 생략하고 8부능선으로 둘러치기 산행하면서, 389봉 헬기장까지는 소소한 산보같은 산행길 ...
등산객도 그리 많지 않고 육산 특유의 널널한 산길을 울 마눌님도 곧잘 따라 붙고 있었다.
389봉에서 간식과 물 한모금하며 잠시 휴식 ... 옆에는 막걸리 장수가 어김없이 판을 벌리고 있었고, 홍~기~차이내외는 그 유혹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탐 하더라.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는 누구 누구 ... 친구들끼리 산행하는 재미 아닌가!
그래, 이젠 나도 대념(大念)스럽다는 말을 들어야지, 말린다고 안할 우리들이던가?

- 산행하면 초반 좀이 쑤시는 진호는 그냥 널널히 함께 산행할 리가 있겠는가?
오늘도 예외는 아니고...389봉에서 횡~하니 나가더니, 절고개삼거리에서 한참이나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일대는 휴일이면 항상 등산객이 드글거리는 지점이다.
이수봉을 거쳐 능선따라 옛골로 내려가는 산길은 오르내리는 등산객이 많아 어깨가 마주칠 지경일꺼야! 안봐도 비디오다!
우린 왼편으로 내려 절고개 오르는 지점의 널다란 공터에서 또한번 쉬면서 소소한 간식과 잡담으로 널부러진다.
응당 여기와서 우리 멋진 얼굴들을 찍어 기념으로 보관해야 할, 자기 직분도 잊어버리고 어디론가 좋은데로 갔을 못된(?) 산사 - 중회선생의 그 음음한 불참음모를 알지만 어떻게 해?
디~카 좋은 거 지만 가지고 있남? ㅎㅎㅎ ...
대신 이상한 산장과 최택상 산고의 덕분에 갑신년 공식 쭁~산행의 기록사진은 남기게 되어 천만다행이었다.
산사의 얼굴이 보이질 않으니 산녀님들의 얼굴이 더욱 빛나는 것 같고 ...ㅃ~요?

- 망경대는 고사하고 절고개도 오르지 않고서, 바로 군사도로를 따라 내려서면서 일부는 계곡길로 하산한다.
청계산에서 그런대로 일년 내내 계류물을 볼 수 있는 곳이 이 일대 계곡이다.
여름엔 수목도 우거지고, 비온 뒤면 계곡물도 콸~콸 흐르고, 암반에서 훌~훌 벗고 등목을 해도 길에서는 보이질 않는 곳이다.
요런 청계산 비경(?)을 되도록 많은 인원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십수명을 이끌고 그냥 군사도로로 내려서는데,
요런 내 매음도 모르고 최산고는 이산장등 산녀님들을 이끌고, 계곡길로 들어가 버렸다나...
계곡길을 빠져 나오면 만나는 도로다리에서 약간의 오르막 ... 언덕엔 건자재가 수북히 쌓여 있다.
곧장 도로따라 내려서면 옛골 경부고속도로 밑으로 닿는데, 그 언덕에서 우린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이 일대는 옛골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밭이 꽤 된다.
밭두렁마다 배추등 수확을 하고난 잔챙이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다.
햇살은 봄인지 겨울인지 구분도 못하겠고 ...

- 거기서 10여분 내려서면 계류물이 합수되는 지점에 팔각정자가 보인다.
이수봉에서 내려서면 보이는 이동통신기지국에서 왼편으로 난 능선을 타고 내려서면(몇군데 급경사) 이 곳으로 내려선다.
여기서 5분여 내려가면 관리사무소가 있고, 그 울타리를 나서자마자 즐비한 식당들은 옛골 입구 버스종점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이어진다.
청계산 등산안내판을 한번 쳐다보면서, 울타리를 나서자마자 나도 왼편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뒤풀이 장소로 정했던 식당이 위치한 지점이다.
가장 짧았던 산행-그러나 가장 긴 생각을 했던~~~
오늘 산행을 여기서 접어본다. ^Q^

<참석자>
이상한 오성학 서정항 최택상부부 이규도부부 윤철원부부 홍기창부부 서병일부부
김진호 이용남 한성섭 엄춘택 석영수 황대식 김유신 김세윤 남궁완 임충빈 (23명)
김진성 박기서 김달진 김남기(4명 ... 뒤풀이 합류)

(후담)
* 갑신년 각종 정기.번외산행에서 무고무탈하여 무사산행을 할 수 있었음에, 참석해 주시고 성원해 주신 산원 산녀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면서, 이 e.Q산대의 절 받으시오!
꾸~벅, 캄~사합니다~~~. 추~어~엉~성^Q^
* 오늘 하산 후 뒤풀이겸 정기총회에서의 주된 관심사는 뭐~니 뭐~니해도 산우회 제5기 회장 선출이 아니던가!
어쩌다 이 잡생 e.Q의 이름이, 저 흉악한 음심(?)의 소유자, 산사 중회선생의 오래된 치밀한 작전하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르내리고 있었으니, 참말로 말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겠다!
여기에 편승하여 부화뇌동한 이산장과 모산고와 오씸뽀등의 공략에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홀로 맞서 싸웠던 e.Q (엄~부만 내편이더라...)
... 이산장도 최산고가 했던 세월만큼해라고 열변을 토하여 거의 성사될 즈음 ...
아뿔사, 산사 중회를 능가하는 이상한 논리와 진행으로 교묘히 빠져 나가는 이상한 덫에 걸린 사람이 있었으니 ... 아, 그 이름-수금(守錦)선생 김진호라!!!
* 서울22산우회의 저높고도 높고 위대한 자리 - 산장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사람은 따로 있었더라!
아하, 그렇지 오늘이 12.12 아이가!
♬~~~산장은 아~무~나 하나?~~~♪
수금선생, 그 깊고도 깊은 지략과 탐시능력에 어찌 킴C산사와 리산장이 따라가리오?ㅎㅎㅎ.
* 우리 모두 함께 새로운 산장-수금선생에 대하여, 추~어~엉~성!!!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92차정기산행041114관악산 산행기

무수히 산행했던 관악산 이 코스를 오늘도 오르내리건만,
무심(無心)은 고사하고 단락(短樂)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 일 시 : 2004년 11월 14일(일) ... 맑음
* 산행지: 관악산
* 구 분 : 제92차정기산행
* 코 스 : 사당역(09:45출)...주택가능선~약수터~제1H장~계곡.암릉~제2H장~연주암위통신대
~너럭바위(12:34...점심등13:22출)~두꺼비바위능선~구세군회관(14:35착)

- 최근 몇 년간 계절은 만추(晩秋)의 고느적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조락(凋落)의 스산함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을 잊게 하는 듯, 울긋불긋한 단풍도 잠시, 곧바로 겨울로 접어든다.
이른 아침 바지사이로 스며드는 차가운 한기는 평범한 산행인에게도 선뜻 배낭을 짊어지고 집을 나서는 것을 망설이게 한다.
서울22산우회 산대라는 꼬리표가 없었다면 나도 나서기 싫은 초겨울 아침 기온이었다.
그럴진데 하물며,
어제(11/13) 밤늦게 부안일대를 다녀 온 십수명의 친구들이 나오리라고는 기대도 않았고,
기우회, 당사모, 저녁시간 친구아들 결혼식등에 참석한 많은 친구들이 애착을 갖고 나오리라고 바라는 것도 무리이고,
토요일 북한산 일대를 소소산행하는 친구들이 일요일에 또 나오리라고는 더더욱 아니지 ...
지금 나이에 나와라 종용하는 전화를 일일이 하는 것도 모양새나 할 짓(?)이 아닐 것이고...
그래도 얼굴 내밀은 6명이면 족(足)하지 않으랴하는 자위는 무언가 허전하고 엉성하다.
" ... 사랑이 식은 게지...? "하는 CF 멘트가 스쳐 지나가면서, 발걸음을 시작해 본다!
뒤에서는 최근 티벳트래킹을 다녀 온 진호의 히말라야 설산(雪山)과 풍경 설명이 들려오고, 그의 설명에 감탄사를 내뱉는 산장과 용냄이와 윤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주택가능선 사이로 수목이 만추의 분위기를 잠시 연출하더니, 이내 산길은 무수한 낙엽으로 깔려 있다.
약수터로 오르는 길에 등산객들이 많아 지더니, 제1H장부터는 오고가는 소매가 서로 스칠 지경이다.
마당바위와 갈라지는 길목에서 계곡으로 빠져 오랜만에 암릉을 타기로 하였지만, 이 코스도 예전에 비해 등산객이 제법 눈에 띈다.
하기사, 이 많은 수도권 사람들이 돈 안들고 시간 절약하며 갈 데라고는 서울 근교 6산이지 않은가?
오늘도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청계산에도 여기 못지 않게 등산객들로 붐비리라...
암릉 꼭대기에 올라 건너 주능선의 등산객 행렬을 바라보니, 그래도 이 코스는 그런대로 덜 붐비는 관악산 코스 중의 하나이리라.

- 연주대와의 갈림길에서 밑으로 연주암 가는 길도 사람은 여전하고, 돌부리 불거져 나온 산길도 여전하고, 산행인지 행락인지 분간 못하고 떠드는 사람도 여전한데,
관악사지(冠岳寺址) 주변은 조만간 새로 법당들을 세우려는 듯 주춧돌을 깔아 놓고 주변도 꽤 정리되었다.
법당들이 본격적으로 들어 설 동안은 이 일대가 조금은 어수선 하겠지 생각하면서, 연주암까지 깔딱고개를 오른다.
연주암에 꽉 들어찬 등산객을 보고, 또 반대편 위로 연주대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등산객들을 보고는 바로 통신대쪽 5봉 넘어가는 마루터까지 오르막을 올라 본다.
사회 경제적으로 불황이면 이 일대에 등산객이 더욱 많아진다는데, 최근 한국 사회 경제 단면을 반영하고 있는가?
IMF때 보다 등산객이 훨~많아 졌다고들 한다. 연주암 점심공양줄은 길~게만 늘어져 있다.
(결론적 이야기이지만, 우리 일행도 하루 산행하고 하산 후 과천에서 사우나하고, 고갈구이등 생선구이에 비지찌게에다 소주와 함께하는 소소한 뒷풀이에 1인당 1만원이면 족했다.
이만한 하루 놀이가 어디 있겠나?)

- 연주암위 통신대 바로 밑의 '서울22너럭바위'는 따스한 햇볕을 받고 있었는데, 다른 등산객들이 위는 차지하고 있어, 우린 바로 밑 양지바른 바위벽에 기대어 점심을 먹으면서 히히덕거린다.
2000.10.5 졸업30주년기념산행 때, 이 너럭바위에서 60여명이 함께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는 용냄이의 말에 ' 아, 옛날이여... ' 라고 노래라도 해야 하나?
그래도, 두꺼비바위능선 꼭대기에 있는 이 너럭바위는 올 때마다 항상 좋더라!
친구가 많으면 많은대로, 소소하면 소소한 대로, 아니면 혼자라도 ...

- 두꺼비바위 밑을 나무가지나 나무젓가락으로라도 누군가 받쳐 놓고 있나 없나를 확인하고 가야겠다는 용냄이의 익살을 아는 듯이, 두꺼비바위는 여러개의 나무가지로 받쳐져 있어 끄덕없더라.
새바위의 우뚝함도 오후 햇살에 더더욱 좋은데, 오늘 내려가는 발길은 어쩨 신이 나지 않는다.
무심(無心)산행은 아직은 언감생심이겠지만, 산행하는 동안 내내 즐거움은 없을지라도, 조그만 낙(樂)꺼리는 있어야 하는데, 요즘 산행에서는 통 찾을 수가 없다.
이런저런 사유로 마음이 뒤숭생숭하니 발걸음인덜 어찌 가볍겠는가!
구세군회관을 30여분 남겨둔 지점까지 올라 와 기다리고 있는 오산총을 보고도 그저 그랬다.
빛나는 구두에 넥타이 메고 근사한 콤비로 차려 입고서, 윤인배 여식 결혼식에 참가했다가, 여기까지 올라 온 녀석의 심뽀(?)는 무얼까?
의외라 여기며 속으로 '산총은 아무나 하나?' 하면서도
' 무엇하러 여기까지 올라 와~? 그냥, 집에 가 쉬지? ' ... 퉁명스런 내 말에 녀석은 빙긋이 웃기만 한다.

- 중간 잠시 쉬며 환담 잠깐, 그리고는 구세군회관까지 그냥 내빼어 본다.
구세군회관 뜰악엔 노오란 국화 화분들이 화사롭고 가지런하게 놓여 있어 좋았고,
과천 주도로로 나오는 주택가 길 양 옆으로 서 있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는 추색(秋色)을 아직도 달고 있었다.
짧지만 인상적인 그 추색의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오늘 산행도 접어본다.^Q^

<참석자>
이상한 이규도 윤철원 김진호 이용남 한성섭 (*오성학)

(후담)
* 하산 후 사우나 ...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는 그 순간, 잠이 쏟아 지더라!
간밤을 설쳤는데, 그대로, 푹~ 잤으면 좋으련만 ...
................................
그리고는 다른 할 말은 없~데이!!!
* 고갈구이와 다른 생선구이에 쐐주 한잔 후 ... 총~총 귀가(歸家).
어둠이 벌써 내려 앉아 있었다.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가을특별기획산행-041030영남알프스신불평원 산행기

만추로 접어드는 간월.신불.영취산 산자락들 ...
신불평원에도 은빛 억새물결 잔파고만 일렁인다

* 일 시 : 2004년 10월 30일(토) ... 쾌청
* 산행지: 영남 알프스 신불평원
* 구 분 : 04년도 가을특별기획산행
* 코 스 : 간월산장(06:31출)~간월재(08:18착,08:35후미)~신불산(09:28착,09:55후미...10:20출)
~신불재~1045봉~신불평원 한가운데(점심.휴식등...12:20출)~영취산(12:45착...13:05출)
~비로암(14:15착...15:25후미)~극락암...정법교...통도사(15:45경 집합완료)
<→시각산대기준임>

- 출발 당일 저녁까지 참가 인원이 들락거리며 몇몇은 마지막까지 애(?)를 먹인 결과, 수서역에 집합시각 거의 정확히 지켜 나타난 얼굴들 ...
총31명이다. 만만찮은 산행 인원이기도 하다.
이런 기획산행이던 정기산행이던 처음 또는 오랜만에 얼굴 내미는 반가운 얼굴들도 적지 않다.
박진도, 박원준, 이재홍, 강호윤, 김유신부인,지용붕부인, 그리고 이 산행을 위해 미국귀가도 늦춘 석균욱 ...
모두 반갑고 정다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10/29(금) 밤 11:20경 ....
버스기사의 말벗(?)이 되느라 한숨도 못자고, 버스는 쉬지 않고 달려왔건만 간월산장에 도착한 시각이 10/30(토) 새벽 04:55이 막 지나고 있었다.
비빔밥에 콩나물국으로 이른 아침들을 해결하고, 소소한 휴식등으로 선잠의 휴유증을 달래고는 산행에 나선다.
몇일 전 작업중 발목을 접지른 오성학 산총을 제외한 30명이다.
머리 속에 A.B 코스로 나눠 산행하느냐 여부도 명확히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각자의 산행 경력등에 따라 선두 후미 시간 차이도 상당히 날 것을 예상하면서,
새벽 6시경, 어둠의 장막이 거치자마자 산행 발걸음을 시작한다.
답사 산행 후 꼭 4주만에 같은 산길을 오른다.

- 요즘은 폭포도 아니고 그냥 물줄기도 아닌 홍류폭포도 보는 둥 마는 둥 지나치면서, 간월재로 오른다.
동녘이 검붉게 타 오르고 이내 해가 떠 오르니, 주변 산세의 윤곽과 나무들마다 가을의 색깔을 뿜어낸다.
진한 가을의 색채를 떨구긴 하였지만, 여전히 갈색과 붉은빛등으로 곱게 물드린 나무들도 있고, 가녀린 바람에도 낙엽을 우수수 떨어뜨리는 나무들도 있었다.
가을의 절정이 지나고 만추로 가는 시기의 교차로인가?
중간 마루터에 있는 근사한(?) 무덤가에서 가픈 숨고르기를 하면서 잠깐의 휴식 ...
시월의 끄트머리이지만, 오늘 날씨는 쾌청하고 기온도 높은 편이다.
겉옷들을 훌~훌 벗고, 얇은 긴팔 또는 반팔차림으로 모두들 변신을 한다.
거기서 조금더 오르면 만나는 임간도로 ... 간월재를 넘어 백련암이 있는 이천리까지 이어진다.
그야말로 널널한 산길을 따라 오를 수 있어 좋고, 중간 중간 약수물도 있어 더더욱 좋다.

- 임도를 따라 오르면서 동서남북으로 변하는 경치도 좋거니와, 오르면서 높낮이에 따라 단풍 색깔도 뚜렷이 구분이 된다.
간월산 동편자락 암릉 일대는 퇘색한 가을의 빛깔이 역력하고, 저 아래쪽으론 아침 햇살에 비치는 가을 빛깔이 곱기만 하고, 멀리 언양 넘어서 산자락마다 아침 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 같다
임도 중간중간 가로 질러 오르는 불법(?)산행로를 오르지 말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균욱이 종현이 흥덕이등을 필두로 산대 몰래 잘도 가로 질러 올라가니, 점잖은 산녀들도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서 재빨리 가로 질러 오른곤 한다.
지용부인 박여사님도, 오총누이 정여사님도 ... 못된 또 다른 3조는 어딜가나 나타나게 마련이지 ...
그 원죄(?)가 누구렸다? 아, 지리산대종주 산행 때의 그 3조가 누구렸다?
그렇게 올라 간월재에 도착해도 임도따라 널널히 오른 넘들과의 차이는 10분도 안되는데, 그런 게 인간의 마음일꺼야!
이렇게 오르는데도, 느린 궁멩이 걸음으로라도, (중회선생)고춧가루가 아무리 고춧가루를 뿌려도, 간월재까지는 2시간이면 뒤집어 쓰고도 남는다!

- 간월재에 올라 둘러보니, 억새의 진한 은빛 물결은 한주전에 이미 지나간 것 같았다.
그래도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의 잔물결도 여심(女心)을 잡기엔 손색이 없다.
바람은 실바람이지만 제법 한기를 느끼게 한다.
희수.성협.재홍.용냄이와 울 마~눌님등은 간월재에서 왼편으로 오르라고 했건만, 이쪽 쉬고 있는 우리들을 간월재 산길 보수하는 일꾼으로 여기고,
오른편으로 간월산으로 오르려고 일행들을 찾았다나 ... 그래서 한바탕 웃고 ... ㅋㅋㅋ
간월재에서 신불산까지는 1시간여 거리는 서서한 오르막과 평탄한 산길의 연속이다.
용냄이의 갈대와 억새는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질문의 답을 하는데, 간월재를 굽어 내려다 보면서, 박진도가 의미심장한 구절을 알려준다.
' 갈대는 여자의 마음이고, 억새는 남자의 마음이다. ' 라고...ㅎㅎㅎ. 맞다!
신불산 오르는 도중, 답사 산행시에도 쉬었던 바위쉼터에서 영남 알프스 산줄기들을 일망 조망해본다.
너도 나도 탄성, 탁트인 조망에 파란 하늘, 경치가 그저 그만이다!
도착하는 일행들에게마다 영남 알프스 8봉에 대해, 낙동정맥에 대해, 똑같은 설명을 하고는 신불산으로 보내고 또 보낸다.

- 신불산 정상(1209m)에는 먼저간 일행들이 쉬고 있었다.
일부 무너진 돌탑도 그대로 이고, 커피와 오뎅을 파는 강원도 언니(041002답사기참조)도 그대로 있었다.
어제 귀빠진 춘~택, 과감하게 오뎅과 동동주 한사발씩 근사하게 쏘고 있었다.
후미를 기다리며 돌탑 주변을 둘러앉아 경치 감상도 하면서 어성이는 사이, 몇몇을 대동하고는 정상에서 또 조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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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산줄기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이루어져 있고, 백두대간 줄기인 태백산 북동쪽 구봉산에서 산줄기는 남쪽으로 쭉쭉 흘러 낙동정맥을 이루는데, 한반도 남동단인 영남지방에 1,000m 넘는 고헌산, 가지산, 운문산, 사자평고원(사자봉과 수미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일명 영취산<靈鷲山>)의 산군들 ... 영남 알프스 8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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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으로 흘러 내린 장대한 고원-신불평원, 여기서 보아도 은빛 억새물결 잔파고만 일렁인다.
은빛 억새물결 향연의 절정은 지난주 지나갔다고 했다. 예년엔 11월초가 절정이었는데 ...
지난 일요일에 신불평원엔 사람들 물결도 엄청 났다고 했다.
하기사, 인간이 자연의 순리에 맞추어야지, 자연이 인간의 발걸음에 맞추면 자연이 아니겠지!
한발짝 늦게 온 것에 대해 아쉬움은 묻어 있지만, 자연에 대한 원망은 추호도 없다.
요 몇 년간 단풍선(丹楓線)도 북과 남의 구별이 별로 없지 않은가!
한바탕 요란한 축제를 치루고 깨끗이 정리된 고원지대, 너무나 고요하고 등산객 거의 없는,
잔잔한 은물결이 간혹 일렁이는 갈색이 짙은 신불평원을 굽어 보는 것만으로도 신불산 정상에 오른 다리품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 후미조도 신불산 정상에 도착했다. 울 마눌님도 힘들이지 않고서...
삼삼오오 기념촬영에 소담들 ... 거국적으로 모두 모여 김~치하며 촬~깍!!!
산행 경력이 풍부한 녀석들이나, 오늘 같은 꽤 긴 산행에 처음인 산녀(산장 딸 하은양 포함)들도 영취산까지 펼쳐진 신불평원 한가운데로 가로 질러 보자는 의견에 일체 불평도 없고, 오히려 약간은 흥분된 듯한 감정들이다.
신불재에서 왼편으로 가천마을로 내려서는 B코스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했다!
(나중 이야기이지만, 신불평원을 가로 지르고 한가운데서 즐긴 만큼, 하산길의 소소한 대가는 지금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 신불재로 내려서는 일행들의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1045봉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신불평원으로 빨려 들어간다.
솜사탕같은 은빛 물결이 아니더라도, 그래도 억새 하얀털은 햇빛에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이젠 만추의 갈색으로 짙게 물들어 가겠지만, 여기 발걸음을 한 우리 일행들에게 올 마지막 은빛 물결을 잔잔히 일렁이고 있었다.
성숙의 절정기로 접어 든 우리 녀석들의 마음-'남자의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신불평원엔 억새 천지였다!
우락부락한 녀석들도, 아직도 아짐매 소릴 듣기 싫어하는 우리 산녀님들도, 모두모두 ...
신불평원 깊숙히 들어서면 들어 설수록 작은 탄성을 토해 낸다.
뒤따르는 후미조의 감탄사도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다.

- 신불평원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사방으로 키큰 억새군락지가 삥~둘러쳐있고, 가운데 널직한 평평한 지대 ... 영취산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곳,
앉아 있으면, 주등산로에서도 잘 보이질 않는 여기서, 우린 배낭에 짊어지고 올라온 점심 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30여명이 □자형으로 둘러 앉아 먹는 맛과 모습을 어찌 어릴 적 소풍 나온 기분을 비교하랴?
즉석, 뷔~페(꺼내니 메뉴도 다양했다) 음식도 음식이려니와 한~잔 마다 우리들의 진한 정이 풍긴다.
다만, 발목 때문에 혼자 통도사 주변을 배회할 오산총이 눈에 밟힐 따름이었다.
티격태격하지만 이 넘이 네 넘을 생각하지 않으면 누가 하랴?
이렇게 우린 억새천지 속에 파묻혀, 우리 나이만큼이나 만추로 가는 가을 길목에서,
드넓은 신불평원 한가운데에 들어 앉아 있었다! 갈색 추억을 만들면서 ...

- 거기서 영취산((靈鷲山;1092m) 정상까지는 30분이면 뒤집어 쓰고도 남는다.
선두.후미 구분 없이 모두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파란 가을 하늘이 내려 앉아 있었고, 다시 한번 영남 알프스 일대를 조망해 본다.
영취산 정상은 너른 바위지대이다! 다른 무리 등산객들도 있었다.
이 정상 봉우리의 이름에 대해서는 답사산행기(041002신불평원답사기)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다시 한번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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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는 그동안 ‘영축산과‘영취산,‘취서산(鷲棲山)과‘축서산’등 4가지로 쓰여 혼선을 빚어왔던 통도사 뒷산의 명칭을 영축산으로 통일하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의 지도에는 취서산으로 표기돼 있고 종교학대사전 등에는 영취산으로 올라있으며 법화경 언해본과 불교학 대사전, 통토사의 내력 등에는 영축산으로 기록돼 있다는데,
양산시 관계자는 “석가모니가 인도에서 법화경을 설파했던 곳이 ‘영축산’이며, 신라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할 때도 이 이름을 본딴 것으로 전해지므로 영축산이라는 명칭이 적합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래도, 일반인은 아직도 헷갈린다.
그런데, 나는 영취산(靈鷲山)이라는 명칭이 마음에 든다!
이 지방에서는 옛부터 이 봉우리가 영매스러운 독수리가 나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믿고 그렇게 불러 왔으며,
지금도 천년명찰 통도사의 일주문에도 뚜렷이 '靈鷲山通度寺'라고 황금빛 글씨로 씌여 있다!
그래서, 난 영취산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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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등산객 일행들에게 자리를 아까와 하며 내어 준다.
지나 온 신불평원을 언제나 또 올 수 있을까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길의 발걸음들 ...

- 답사산행시 산장과 윤부총이 내려 선 취서암쪽 본지산마을도 지루한 산길로 2시간이 넘게 걸리고(이상한 산장도 오늘은 아니라고 했다),
1058.9봉을 지나 1시간여 능선길로 가다가 백운암 갈림길로 내려서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그렇다고 나와 기창이가 답사한 애매하고 거친 내리막으로해서 비로암으로 내려서는 것은 더더욱 아니올시다이니,
선택은 한가지 ... 영취산 정상 서쪽 바로 아래에서 비로암으로 내려서는 길-
가장 빠른 하산길이고 가파르고 거치면 얼마나 거칠겠느냐는 다소 주관적인 판단도 했지만,
이정표도 세워져 있어 그길로 하산키로 결정했다.
그런데, 정상에서 막 내려서려는 순간, 저아래 오총으로부터의 무전연락 - 정법교까지 버스는 절대로 못 들어간다는 통도사의 방침이라나 ...
일순간 당황 ... 갈등... 신속한 결정의 의무 ...
그래도 극락암 지나 정법교에 가면 택시를 이용하던지 무슨 수가 있겠지 하면서 비로암으로 하산키로 한다.

- 뚜렷한 이정표가 무색할만큼, 비로암으로 내려서는 하신길은 가파름의 연속이요, 너덜같은 너덜너덜한 산길이었다.
비로암 10여분 남겨두고, 답사시 내가 하산길에 만났던 합수점 바로 위지대까지 그랬다!
그런 길이지만, 왠만큼 산행경력이 있으면 1시간여면 충분하지만, 산행경력 일천한 몇몇과 산녀들과 하은(산장 공주님)이는 그렇지가 않았다.
선두와 후미 시간차이를 어느 정도 각오했지만, 1시간여 산길에 물경(?) 1시간 이상 차이가 나는 것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던 그런 산길이었다.
그들에게는 내려서는 도중, 여러군데 고운 단풍도 눈에 들어 올 리가 없었겠지 ...
미안한 마음과 잘못(결코 아니지만?) 판단했나하는 자괴감의 연속으로 내려서다 뒤돌아보고 내려서다 무전으로 확인하며, 합수점 바로 위 부근까지 내려서고는,
비로소 개울물을 발견하고 세수를 하면서 후미조를 기다리기로 한다.
다른 일행들을 극락암을 거쳐 정법교까지 내려서서 택시를 부르거나, 극락암 스님등 차량으로 통도사까지 알아서들 재주껏 하라며 먼저 보내곤 했다.
기다리며 구름과자도 즐겨보고, 괜시리 낙엽도 발로 차보며 기다리고 기다려 본다.
내려 서면서, 일행들은 분명히 오늘도 산대에게 속았구나 어쩌구 저쩌구 궁시렁거렸겠고,
다시는 오지 않을꺼야 ㅆ~야, ㅆ~봐...하면서 남편을 훌켜 보는 마나님도 분명 있었을꺼야!
안 봐도 비디오요, 에프 엠 음악이렸다!
ㅎㅎㅎ...그래도 어쩝니까?
산길이 그렇게 생겨 먹었고, 매 산행마다 이렇게 고렇게 속아 가며 산행도 이력이 붙는 걸 난들 어찌하오리까?
신불평원이라는 좋은 곳, 근사한 억새천지를 구경하였으니, 그저 그냥 쉽게 내려 설 수 없다는 산의 지엄한 당연한 지침이라 여기소서!

- 한기가 온몸을 휘감을 만큼 오랜시간이 지나자, 울~마눌님도 내려섰고, 김유신장군 부부도 내려섰고, 오총누이도 이상한 산장 가족도, 후미를 도닥거리느라 일부러 늦걸음을 하고 있는 경헌.성섭.재홍도 내려섰다.
이제 가을의 절정기로 둘러쌓여 앉아 있는 고느적한 비로암과 극락암을 구경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던 시각이요 마음이었다.
극락암 입구에서 이상한 산장의 사모님과 공주님을 스님의 친절로 차량으로 보내고, 나머지 경헌.성섭,유신등도 택시로 보내고 나니,
남은 사람은 산장과 윤부총과 나 ...
콜로 부른 택시를 만나기 직전, 정법교까지 거의 다 나온 숲길에서 발걸음을 멈추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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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이상한+부인+딸 , 오성학+부인 , 이규도+부인 , 윤철원+부인 , 지용붕+부인 , 김유신+부인,
박흥덕 , 김시영 , 이동준 , 손정수 , 김왕철 , 한성협 , 박희수 , 강호윤 , 송경헌 , 이종현,
이용남 , 이재홍 , 박진도 , 한성섭 , 서정항 , 엄춘택 , 석균욱 , 박원준 <이상 31명>

(후담)
* 먼저, 오랜만에 얼굴 내밀은 박진도, 박원준, 이재홍, 강호윤, 김유신 마나님과 지용붕 마나님께 고맙고 반가운 마음 전합니다!
다음 기회에도 함께 산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종일 통도사 부근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지루하게 보내면서도, 무전으로 실시간 상황중계(?)까지 마다하며 수고한 우리 오총에게 꾸~벅하며 또 감사 ... 오총이여 영원하라!!!
* 도무지 두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 ...
통도사의 힘(?)과 절제(?)된 관리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버스를 경내 주차장에 세워 두나,
조금 더 올라와 정법교 옆 널다란 공터에 세워 두나 뭐가 다른지 이 중생의 머리로는 도무지 모르겠더라!
엄연한 주차비를 내고 기다리는데 말이다.
하기사, 산행일행 전원이 정법교에 집합되면 올라 가 실어 올 수 있다지만, 어느 분(?)의 발상인지, 30명이나 되는 일행들의 생김새와 보폭과 산행실력이 다 다른데, 어떻게 함께 같이 내려 올 수 있겠는가?
여기서도 후미평준화를 바라는 것인가?
물론, 선두가 후미를 기다렸다가 다 모였다고 통보하면 버스를 올려 보내주겠다는 말도, 보통 우리네 중생 인간들의 급한 기본성향을 모르고 하시는 말~씀!
1시간~2시간여 우두커니 앉아 기다릴 줄 아는 도(道) 통한 인간이 몇 된다고 ... 맥주나 까 면서 기다리면 모를까 ...
통도사의 지엄한 방침에 따라, (몇몇은 스님 차량을 타는 자비?를 받았지만...) 우리 일행들이 택시로 콜~로 날린 몇만원이 아까와서 하는 궁시렁만은 아니다.
* 통도온천랜드에서 온천을 마치고 나온 일행들의 얼굴엔 그래도 화색이 돌고, 일부(?)는 이 산대에 대한 원망과 불만을 온천물에 말끔히 씻어 버렸다니, 이 마음도 편하여 뒷풀이에서 한잔 할 수 있었겠다 이거야!
산사 중회선생, 도중 또 장딴지가 도져 고생하였지만, 산사 본연의 자세는 우리들을 든든하게 만들었소이다! 산사여, 영~영원하라!
* 마나님과 공주님을 모시고, 공주님의 온갖 탄압과 간섭(?)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어려운 산행 발걸음 발걸음의 연속이었던 이상한 산장님 ...
우리 산우회 가족의 귀감이요 표본이리라 ... 산장이여 영~영~영원하라!!!
* 언양 시장 가운데 진미불고기에서 언양불고기와 소소한 저녁 ...
춘택이를 위해 케익도 준비하고 해피버스데이도 박수와 함께 부르고 ...
작년 가을기획산행 설악공룡능선산행 때는 박희수도 이런 잔치를 받았었지 ...
당사자 친구의 마음은 찡~하더라나!!!
* 뒷풀이에서 약간은 잔을 돌리고 돌리다 보니, 버스 안에서 약간은 돌아 깊은 잠에 빠졌나 보다.
예전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점잖은(?) 버스안의 풍경들 ...
이래서 친구가 좋은 거 아이가! dj, 아이가?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시각 ... 경부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양재에 도착하니 10/31(일) 새벽0:35경...
그렇게 우리들은 또 한밤에 뿔뿔히 헤어져 각자 포근한 집으로 .... 다음의 만남을 위해서!!!
산원, 산녀님들이여 ... 오래오래 건강하게 재미있게 오손도손 살아 갑시다!!!
산원, 산녀님들이여 ... 영~영~영~원하라!!!
* 그런데, 서울22산우회 차기 집행부는 어~케 되남???
산장, 산사, 산총들 분위기에 취해 잊어 먹었남???
산대 딱지도 이쯤해서 떼는 게 서로 좋겠다! ^Q^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41024북한산칼바위능선과단풍 산행기

온통 추색으로 물드린 북한산,
칼바위능선 경치도 좋고, 단풍 빛깔도 곱더라.

* 일 시 : 2004년 10월 24일(일) ... 맑음
* 산행지: 북한산
* 구 분 : 개인번개산행
* 코 스 : 화계사(09:35출)~칼바위능선~산성주능~보국문~행궁지갈림길(12:18착:점심,12:45출)
~태고사~중흥사지~중성문~산성매표소(14:28착)

- 오늘 산행 발걸음을 ' 三角山華溪寺 ' 라고 씌여 있는, 수유리 소재 화계사 일주문에서부터 오랜만에 시작해 본다.
화계사 주변은 고느적했고 노오란 나뭇잎들이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등산객 발길도 뜸했고, 산길엔 벌써 낙엽이 수북히 깔려 있었다.
그 산길을 단둘이(한성섭과 나) 산행하니 또 다른 맛이 있고, 가을 깊숙히 들어가는 느낌이다.
삼성암 스쳐, 그 돌담길을 따라 거슬러 칼바위능선에 붙기까지의 산길은 가파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널널하지도 않은 그런 산길의 연속이다.
도중 약수터에 약수물 받으려는 등산객이 일부 있을 뿐, 조용한 산길엔 아침 햇살이 눈부시고, 간간히 화려한 붉은 빛을 발하는 단풍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 능선에 붙으면 널널한 산길, 정릉과 아카데미하우스로 갈라지는 사거리갈림길에서부터 등산객이 많아진다.
칼바위능선에 붙는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오는 고갯마루에서부터 호흡을 한번 가다듬어 본다.
칼바위능선은 짧지만 녹녹한 코스는 아니다.
그러나, 경치는 그저 그만이다.
이 코스를 그렇게 많이 다녔던 기억이 벌써 30년이 훨~넘었던가?
1969년 초부터 1981년 10월 결혼하여 수유리 화계사 옆을 떠날 때까지, 틈만 나면 이 칼바위능선을 올라, 대동문을 지나 진달래능선을 타고 내려서서 4.19묘까지 수없이 다녔었지!
특히, 1971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그해 추석 1주일전에 아버님마져 별세 하시고 허허로운 마음을 달래면서, 나를 단련시키면서 ...
또한, 대학가는 위수령으로 휴교가 되어, 갈 곳 없는 방랑을 한없이 할 수만 없다고 다짐을 할 때마다, 이 칼바위능선을 얼마나 오른곤 했던가!
그 칼바위능선에 오랜만에 또 붙어본다.

- 칼바위능선 꼭대기에서 바라본 북한산 경치는 정말 좋다.
성섭이도 여길 잘 왔다고 한다(녀석은 주로 관악산에 잘 다니지...)
북쪽 저멀리 도봉산 암봉들이 눈에 들어오고, 도열한 장군들처럼 5봉의 모습도 멋지고,
동장대를 넘어서 보이는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의 우람차게 치솟은 풍광은 압권이며,
보국문, 대성문으로 휘돌아 보현봉으로 돌아가는 산성의 곡선미와 암봉과의 조화에 시선을 빼앗기기에 충분하다.
거기에다가 추색(秋色)의 색채로 물들인 경치는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

- 대성문에서 형제봉능선을 타고 북악터널 쪽으로 하산할까 하던 당초 계획을 변경하여, 주능선에 오고가는 많은 등산객을 피해 태고사 방향으로 내려서 본다.
등산객도 많지 않고 단풍나무도 많은 지대이니, 북한산 단풍을 구경도 할 겸해서이다.
행궁지로 가는 갈림길까지는 널널하고 붉은 단풍도 고운 색채를 햇살에 유감없이 발하고 있어, 몇번이나 발걸음을 멈춘다.
그 갈림길 못미쳐 언덕 군장터 널직한 곳에서 소소한 점심과 휴식 ....
주변은 가을의 절정은 지나갔지만, 추색(秋色)을 뽐내기에는 아직도 손색이 없었다.

- 태고사와 중흥사지 부근엔 은빛을 흩날려버린 억새지대가 부분 있어 색다른 산행을 느끼게 한다.
이 일대의 단풍 색깔은 더욱 더 좋다.
끝없이 올라오는 등산객(행락객이 맞겠지?)들은 이 주변의 단풍을 구경하려고 올라 오는 듯 했다.
중성문 부근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
북동쪽 위로 거대한 노적봉이 듬직하게 비스듬히 솟구쳐 있다.
이 노적봉을 바라보면서 梅月堂金時習은 다음과 같이 詩를 읊었다고 한다.

三角高峰貫太淸 ( 삼각산 높은 봉우리 하늘을 뚫었으니 )
登臨可摘北斗星 ( 오르면 북두성도 딸만하다 )
非徒岳峀雲霧興 ( 높은 뫼에서 구름안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
能使王都萬世榮 ( 능히 왕도로 하여금 만세를 영화롭게 하리라 )

- 그렇게 북한산 삼각봉은 지금도 서울을 안고서 뒤에서 듬직하게 지켜주고 있다.
북한산이 바로 뒤에서 버팀목으로 받쳐주고,
오른편으로 빙글빙글...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이 ...
한강을 건너면 오른편으로 청량산(남한산성)산줄기, 청계산, 관악산이...
그 사이로 한강이 유유히 서해로 흘러가는 천혜의 지리적 여건 ...
그 속에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가 있다. 대한민국 수도(首都) 서울이 말이다.
이 서울을 두고 어디에다 대한민국 수도(首都)로 정한단 말인가???
수도권집중현상완화와 지방분권강화는 다른 차원으로 풀어야 함이 옳다고 본다.
애시당초부터 가당치도 않았던 행정수도이전이라는 공약이었고, 그것에 놀아났고, 그것을 믿었던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한다.

- 북한산은 오를 때마다 좋고, 매번 명산이라 느껴진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노적봉을 다시 한번 더 올려다 보고는, 발걸음을 빨리한다.
북한동 일대 식당가를 재빨리 벗어나고져 함이다.
여길 오고지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북한동일대가 아무리 사유지가 많다고 하지만, 국립공원 한가운데에 이런 난립식당가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특단의 조치(물론 충분한 이전 보상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를 누군가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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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오는 행락객의 숫자가 점점 많아지고, 산성입구 주차장으로 밀고 들어오는 차량도 많아지고 있었다.
그 물결을 뚫고서 산성입구 버스정류장까지 빠져 나오며 오늘 산행도 접는다.^Q^

<산행자> 이규도, 한성섭 ... 딸랑, 오붓이 2명

(후담)
* 오후 3시 이전에 산성입구를 빠져 나오지 않으면, 구파발까지 걸어서 가는 것이 더 빠를 듯한 인파와 차량들(언젠가 서울22산우회 산원 산녀들은 걸어서 구파발까지 간 적이 있었다) ...
여유있게 산성입구를 빠져 나와, 연신내까지 버스로 막힘없이 탈출(?)...
사우나하고 생맥주 마시면서 야구구경 약간하고도, 지하철타고 집에 도착하니, 해질녘 이전이라 ...
단둘이(또는 서너명) 산행의 오붓한 맛 이외에 이런 널널한 귀가 여유도 있어 좋더라.
* 공식산행 이외의 날, 이런 산행을 자주 가져 볼꺼나!!!
중회선생, 오늘 고향친구들과 주흘산은 좋았겠는데, 귀경길은 고생께나 했지~요? ^Q^

-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41017명지3봉(1199M)丹楓- 상판리 귀목마을 원점회귀산행

일 자 : 2004.10.17(일)
산행지 : 명지산(3봉)
코 스 : 과천(09:40출발)~상판리 귀목마을(12:00)~귀목고개(13:20)~명지3봉(14:50도착...15:30출발)
~아재비고개(16:10)~귀목마을(17:30)

어제(10월16일) 백두대간 서북주능 종주 코스에들 갔으려니 생각하니 좀이 쑤신다.
이 계절에 주말에 집에만 있을 수 있을까?
누구 연락할까 하였지만 너무 갑작스럽고 설악에 많이 붙었을 것도 같아

안식구와 포천방향으로 산행을 생각하며 집을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운악산(현등사코스)이나 상판리에서 귀목봉정도 생각하고.
현리 지나 현등사 입구에 도착하니 길가에 차량이 적어도 1Km는 넘게 줄이어 서있다.
이산은 아니다 하고 상판리로 향했다.

귀목마을은 그래도 호젓한 편이다.
연인산도 생각하였으나 일단 귀목고개까지 가본 후에 귀목봉을 갈 것인지
명지산을 향할 것인지 판단하기로 하고 산을 오른다.

귀목고개 능선 아래부터 명지산단풍의 진면목이 나타난다.
귀목고개에서 명지3봉으로 향하는능선에 단풍나무가 이렇게 많이 뿌리내리고 있었던가?
햇살에 비친 단풍이 너무도 정겹다.

명지3봉(1199)는 흰 바위 무더기인데 사방이 탁트여 전망이 너무 훌륭하다.(전망은 명지산 주봉보다 훌륭한 것 같다)
명지산 화악산 국망봉 귀목봉 연인산 모두 한 눈에 들어온다.
한동안 봉우리에 머물다 요기를 하고 아쉬운 걸음을 하였다.
주봉은 시간이 늦어 다음을 기약한다 일단 소기의 목적도 이루었고.

하산은 연인산쪽 북쪽능선 아재비고개로 향했다
인적이 드문 호젓한 길로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답다.

아재비고개에 도착하여 잠시 쉰 후에 귀목마을로 향했는 데
하산길 표지가 없어서 지도가 없으면 당황할 수 있는 길이었다.
호젓한 길로 한참을 내려와 계류를 만난다.
반신 반의하며 어디쯤 떨어지나 하고 내려오니 바로 등산을 시작한 지점에 도착한다.

나중에 다시 한번 오고 싶은 산행길이었다.

글-최택상

041017설악서북주능 산행기

설악은 화려한 겉옷을 벗어 던지고
진솔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 일 시 : 2004년 10월 17일(일) ... 맑음
* 산행지: 설악산 서북주능
* 구 분 : 번개산행(총산악 2차백두대간 14차산행 설악3구간 참석)
* 코 스 : 오색(06:03출)~대청봉(09:18착...09:35출)~중청산장(휴식.식사등...10:23출)~끝청
~1474.5봉~1397봉~3거리갈림길(13:40착)~한계령(15:06착)

- 새벽 4시경 설악동에 A팀(총산악 2차백두대간 종주대; 설악동...천불동계곡...희운각~대청~서북능~한계령 코스)을 하차 시킨 후, 버스는 다시 오색으로 ...
오성학과 윤철원은 A팀으로 붙고, 이상한 산장과 강효수와 난 B코스로 산행하기로 하였다.
오색의 남설악식당에서 황태해장국(11회;이익효 선배님이 쏘으셨다)으로 이른 아침을 해결하고 산행에 임한 시각이 새벽 6시경이다.
전날 밤11시(실제는 11시반)에 서울을 출발하여 새벽 6시경에야 오색 코스로 산행에 붙는 시간낭비(?)를 감수하였지만, 총산악 2차백두대간집행부의 진행에 대해 왈가왈부 할 입장은 아니렸다!
어쨌던 가을에 설악을 다시 산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즐거운 산행을 하면 그만이지 않는가.

- 작년 한여름(8월초)에 그것도 도중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이길을 거슬러 오르고는 오늘 다시 또 오른다.
어스럼의 장막도 곧 걷히고 주변의 수목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설악의 화려한 단풍은 절정을 다하고 몇몇 수목만이 아직도 화려한 옷들을 간신히 걸치고 있었다.
그것도 설악폭포(오색~대청 중간점이다)에 이르는 산길의 군데군데 일뿐이고, 그 이상 높은 곳은 낙엽만이 수북하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 ...
매번 올 때마다 힘드는 코스요, 된비알의 연속이며, 다리품께나 팔아야 대청에서 굽어보는 풍광을 비로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구간이다.
땀 흘리지 않고 설악의 자연 풍광을 어찌 그냥 볼 수 있게냐마는, 깔딱고개를 너다섯번은 올라야 하니, 매번 힘이 든다.
그래도, 설악폭포를 지나 길고 긴 오르막의 연속구간에는 토사흘림방지용 나무시설도 해 놓았고, 주산길 이외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줄도 설치하고 수목보호용 덮개도 덮혀 있어, 덜 지루하고 호흡을 맞추기도 편했다.
작년 여름에 오를 땐 이런 것이 없었다. 비가 쏟아지니 이 부근엔 그냥 도랑 버금가게 빗물이 흘러 내리니 오르기가 여간 버금지가 않았다.
진작 그럴 것이지 ... 입장료도 앵간한데 ... 만시지탄이 있지만 이제야 국립공원 설악을 돌보기 시작하나?

- 이런 생각 저런 잡념을 하면서 또 떨치면서 쉬엄쉬엄 오르니, 구름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바람이 점점 거세어 지고, 고사목도 보이고 주목도 보이니, 대청봉 바로 밑에 왔구나 느껴진다.
3시간여만에 올라왔다. 아는 산길이라 그랬는지 호흡조절을 할 줄 알아 그랬는지 이전처럼 고생하지는 않은 것 같다.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을 보니, 대청봉 정상엔 발디딜 틈도 없을 것 같고, 최근 장거리(?) 산행을 거의 못해 기고 있는 효수도 기다릴 겸해서 이산장과 함께 지금은 폐쇄된 대청대피소 위의 굴뚝에 기대어 거센 바람을 피해 본다.
후배 33회 한성호및 최용호와 부인등 일행들도 올라 오고 ... 그리고, 물경 20여분...
이 쬐금만 어른(?)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지하철에선 그넘 앞에선 모두들(노약자와 철심장 소유자가 아니면 거의 다) 발~딱 일어서 자릴 양보하는데 어른(?)이라 해야겠지?
이 넘 나만 보면 키 이야기로 대리만족을 할려고 하는데, 고교 3학년 같은 반이었던 이넘보다 내가 번호가 3번이나 높은 자리였다.
그런 사실도 잊었는지, 이넘 같이 사진 찍을 때마다 내 옆에 꼭 끼어 다리 고추세우고 능글맞게 웃는다.
주책인지 애교인지...ㅎㅎㅎ!!!
그런데, 이 어른(?)은 보이질 않고, 대청도 처음이라는데 ... 짜식, 줌~마 산행만 하더니만 ...
바람은 거세고, 점버 위로 바람막이까지 해도 더 이상 오래 머물 수가 없어서, 발걸음을 옮긴다.

- 대청봉에 다시 섰다!
설악은 화려한 겉옷을 벗어 던지고 진솔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구름이 일순 걷히고 저멀리 공룡과 용아의 자태도 뚜렷하다.
설악 저 아래에 까지 단풍이라는 화려한 색채 옷들을 다 벗어 던지고, 겨울나기로 가고 있었다.
가장 순수한 설악의 모습으로 가고 있었다.
긴~긴 겨울 모진 눈보라와 추위를 또 견뎌 내겠지. 그러면, 가장 설악다운 설악(雪岳)일러라!
그 雪岳일 때 대청봉(1707.9m)에 다시 서면 얼마나 좋을까!!!

- 예상했던대로 대청봉엔 등산객들로 붐볐다. 발디딜 틈도 없었다.
설악은 화려한 옷을 벗어 던지는데, 사람들은 형형색색 등산복을 더 껴 입고서 설악을 굽어보며, 고함도 지르고 희희덕거리기도 한다.
전라도 아가씨, 경상도 아~제, 충청도 아줌마, 인천 학생도 있었다.
나이 지긋한 분, 아저씨, 아줌마, 총각, 처녀, 학생, 어린이 ...
이들을 한데 모이게 하는 설악의 힘이여 ...
사분오열 편가리로 이리 찢기고 저리 흩어진 우리네 요즈음, 그 잘 난 사람들아 이 설악에 오늘 올라봄이 어떨지??? 물론, 택~도 없는 바램이지만...
그 인파 속에서 희운각에서 거슬러 올라 온 윤철원을 찾아내고는 함께 중청산장으로 내려선다.

- 대청에서 중청산장으로 내리는 산길은 소청으로 가는 오르막까지 등산객들로 길~게 이어진다.
이 사람들이 손잡고 일렬로 서면 아마 천불동계곡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
중청산장 일대도 등산객으로 붐벼, 엉덩이 돌릴 공간도 확보하기 어려운데, 그 와중에도 산장 앞 평상을 차지했으니, 난 역시 탁월한 호시탐탐 노림꾼(?)이렸다.
33회 후배들과 함께 이른 점심겸해서 식사를 한다. 이런 곳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라면에 김치가 최고다!
대청에서 내려오는 그 많은 등산객 줄 속에서, 강효수 이넘을 찾아내어겠다.
그래도, 이넘 없이 어찌 김밥이며 라면 국물이 목구멍을 넘어가랴!
먹다가 뒤돌아 보고 먹다가 뒤돌아 보고 해서 이넘을 찾은거야! 이넘 내 갸륵한 아우챙기기를 알거나?
한영균(29회)도 만나고서야, 오총은 소청.중청 갈림길에 장헌수(14회)선배등과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멀리서 보니 녀석은 시베리아인처럼 빨간 수건을 목에 칭칭 두르고 산장인파를 굽어보고 있더라.

- 한계령으로 가는 서북주능은 널널한 능선길...
언제나 타도 기분 좋은 길, 오늘처럼 멀리 대청봉으로 오르는 무수한 등산객 행렬을 뒤돌아 보며 가는 발걸음은 신바람이 나지, ㅎㅎㅎ...
바람은 거의 멈추었고 따가운 가을 햇살이 웃옷을 훌~훌 벗게 한다.
끝청(1604m)에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지???
저 건너 공룡능선의 마등령, 마한봉일대, 1275봉 일대가 뚜렸이 시야에 들어오고, 좀 더 가까이 소청 왼편으로 소청대피소가 능선에 걸터앉아 있고, 그 왼편 아래로 봉정암이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는데, 그 왼편 위로 용아장능이 도도히 솟구친 모습이라니!!!
백운동계곡따라 도열한 암벽과 암봉들은 또 어떻고...
서쪽 멀리 우뚝 솟은 귀떼기청봉(1408.2m)으로 이어지는 설악서북주능의 곡선미와 산행유혹은 또 다시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래서, 설악을 찾으면 또 찾고 싶고, 한 모퉁이를 돌고 내려서면, 다른 모퉁이가 유혹하고,,,
그것이 설악의 매력이요, 설악이라는 마약(?)이던가?

- 1474.3봉에서 박기설(24회;2차백두대간 등반대장)등과 만났다.
여기서도 굽어보고 사방팔방 돌아보는 풍광도 한풍광하고도 남는다.
독주골로 흘러내리는 거대한 너덜지대가 인상적이다.
그 널덜지대를 내려가지 않으니, 너덜지대조차도 경치거리라니...
황철봉 일대 너덜지대를 지날 때(2000년 백두대간 종주 끝무렵)의 넌저리 나던 기억을 떠 올리며 나도 모르게 묘한 웃음을 지어본다.
그리고, 널널한 능선길은 1397봉을 지나면, 반갑지 않는 산길의 연속 ...
부분너덜지대이고 바위길의 연속이요 응달진 곳은 물기마져 있어, 영~아니올시다의 산길이다.
주변의 주목도 아름드리 소나무도 묘하게 생긴 바위들도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이 싫고 싫은 구간을 어서 벗어나야지하는 일념 뿐인 것은 나만의 편협된 산행인가?
그 길을 벗어나자 마자 이내 만나는 산마루터 ... 소위, 서북주능 한계령삼거리이다.
계속 오르면 귀떼기청봉 밑의 또 다른 커다란 너덜지대가 기다리고 있다.
왼편((남쪽)으로 내려서면 한계령으로 내리는 길이다!
포인트를 놓치지 말라고 수많은 산악회등에서 메달아 놓은 표지기가 무수히 바람결에 나붓긴다.
그만큼 무수한 산악회등 등산단체에서 이 길로 오르고 내린다는 증표인 셈이다.

- 하산길로 내려서면 이내 만나던 샘터...
식수 공급처인데, 오늘은 바짝 말라 있었고 계류물기 흔적 조차 없다.
좀처럼 없는 경우인 것 같다. 해마다 이맘 때면 여기엔 장사치도 있었고, 오르 내릴 때마다 시원한 물 한모금이 발걸음을 달래 주었는데, 이상~타??? 설악이 노했나?
샘물 한모금의 기대는 날아 가버렸고 수통에서 물한모금 마시고는 발걸음에 속도내어 내려선다.
입이 방정이던가?
한참 내려서다 1307봉이 보이는 곳을 튼다 싶을 때, 뒤따르는 윤철원이 신이 난 듯이...
' 산대야 이제는 곧장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거네...으~희~희...' 라고 읊는다. 제~길...
그렇지 않아도, 1307봉이 보일 때, 저걸 한번 올려쳐야지...어~휴...하고 있는 참인데...
' 그래, 요녀석아, 그냥 쭉~내려서면 한계령이다, 한계령이야!!! ' 비아냥거리니, 이상한 산장도 곧이곧대로 듣는다.
녀석들 두고 보자!

- 다소 급한 내리막을 호흡과 속도를 조절하며, 10여분 된비알 오르기를 마음 가다듬는다.
산길은 1307봉을 살짝 비켜 돌아서지만, 내리고 오르는 구간은 녹녹하지가 않다.
백두대간에서 그냥 쉽게 내리막만 있고서 한구간이 끝나던 곳이 어디 있던가!
그제서야, 이 산장과 윤총은 우루락부루락거리며, 이 산대 뒤통수에다 무어라 궁시렁거리는데, 난 통쾌한 미소(?)를 머금고, 이제야 급내리막의 연속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내려서는 도중에 이전에는 보조밧줄이 걸려있던 급경사 바위지대에는 나무계단으로 잘 정비해 놓았고, 설악루 윗 지대에도 같은 시설을 해 놓아 오르내리는 등산객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산길 보호에도 일조하리라.
그런 걸, 왜 진작에 못 했을까? 내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가는 대목이었다.
이 참에 전국 국립공원 산길을 대대적으로 관찰하고 조사하여 보호대책을 강구하였으면 좋겠네...
마지막 나무계단를 내려서면 바위쉼터가 있고, 그 조금 밑에 설악루가 있다.
바위쉼터의 한 경상도 아지매가 다리가 아프다며 엄살을 떤다. 한계령에서 여길 올라 왔다고 했다. ㅎㅎㅎ, 나 못 살아 ...
한계령에는 차량이 버글버글하다. 교통정리 호르라기 소리가 거슬린다.
설악루에서 내려서는 콘크리트 계단길을 거의 다 내려 설 무렵, 아까 바위쉼터 아지매의 소리가 옆에서 들린다. 앞에 내려서는 젊은 청년을 보면서 ....
' 봐라...우~야~꼬, 저 총각도 다리가 마이 아픈가 보이제?! 다리를 절~룩 거리는 거 보~이...
애~고, 다리~야....%^&#@$...'
난 속으로, 'ㅎㅎㅎㅎ .... 아짐~마이, 나 졌~소!' 하며 흘낏 쳐다본다.
그 표정에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설악루 계단을 내리서며 나도 오늘 산행을 접는다.ㅋㅋ^Q^

<참석자>
* 총산악회 : 총88명 참석
* 22회참석자 : 이상한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강효수(5명)

(후담)
* 한계령 휴게소에서 집행부가 마련한 맥주 한켄과 컵라면은 꼬냑보다 맛 있었고, 팔보채보다 맛 있는 안주렸다!
하산 후 물경 2시간이 지나서야 모두들 합류하여 탑승하고 5시경 출발...
버스2대는 오색에서 낮잠을 자야 할 형편이었던 것이 한계령 주차 상황이었지...
자정 전에는 서울 입성이 불가능하리라는 예상을 깬 버스기사님들의 과감한 시골길등 돌파덕분에, 암사동 강변에 이산장과 선배두분과 내린 시각이 밤11시48분 경 ...
그때까지 도중 휴게소에서 잠자느라 간식도 못한 이산장님을 뫼시고 암사동에서 우동 한그릇씩하고 헤어지다. 결국, 자정이 넘겨서 귀가한 셈이네...
* 8도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은 설악산 일대 ...
그걸 예상하면서도 좋은 기획 무난한 진행해 주신 총산악 집행부에 노고와 감사를 표합니다.
이 가을에 다시 설악을 오를 수 있게 해 준 기회를 만들어 주신데 대해 더욱 더 ...
특히, (한)태수(24회;총산악 2차백두대간 총무)야, 고맙데~이 ...
수고 많았고...쐐주는 과하게 주었지???
한성호 최용호(계수씨 포함) 아우님들아, 즐거운 산행 함께하여 좋았다!!!
박기설 등반대장님, 함께한 산행 즐거웠고 든든했습니다!
그런데, 조병찬(14회) 선배님처럼 12:30경에 한계령 도착하는 과속산행하는거 딱지 떼지 않나요?
22회산우회 같으면 가차 없이 옐로인데...
선배님 산행에 부러움에 두려움에 살(?)이 떨려서~~~ㅎㅎㅎ ...
기회 닿는대로 2차백두대간 구간구간에 합류하면 오늘처럼 잘~부탁 해~요~요!!!^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91차정기산행-041010남한산성 소소한 산행기

가을은 깊어만 가고, 마음도 깊어져야 할 때
널널한 발걸음으로 성벽을 따라 걸어본다.

* 일 시 : 2004년 10월 10일(일) ... 맑음
* 산행지: 남한산성
* 구 분 : 제91차정기산행
* 코 스 : 하남광암동취수장(10:19출)~능선~연주봉웅성~서문~북문..중간점심.휴식...~옥정사터~
동장대~벌봉.한봉갈림길~한봉쪽~봉암성암문~엄미리쪽~엄미리~은고개(15:37착)

- 아주 오랜만에 남한산성을 오른다.
작년 지리산대종주를 위해 단련산행을 위해, 오늘 산행코스를 거쳐 은고개에서 용마.검단산 종주를 한꺼번에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훨~넘게 지나갔다.
그리고, 30여명이 함께하였던 남한산성산행(제71차정기산행)이 작년 2월 16일 이었던가.
가을이 깊어만 가고, 우리네 마음도 깊어져야 할 때, 남한산성 성벽을 따라 소소히 산행하며, 발걸음에 여유를 두는 것도 좋을 것이라 판단되어 오늘 산행코스를 남한산성으로 잡게 되었다.

- 산행들머리에서 행봉(봉암성)암문까지의 세세한 코스별 설명은 졸저 산행기 '030216'남한산성에서 언급하였으니, 오늘은 이 부분은 생략하고 지나가자.
취수장 언덕밑에서 능선으로 붙는 산행들머리 소소한 산길...(이름은 모르겠으나)하얀 들꽃이 군락을 이루고 아침햇살에 정결한 빛을 발하며,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한다.
서울22산우회 공식산행에 처음으로 얼굴 내민 강호윤이를 위해서도, 어렵게 딸(초등학교4년)을 대동한 임경락을 위해서도 오늘 산행은 더 널널히 할려고 했었다.
요즘 10시간이내의 산행이 아니면 산행한 것 같지 않다는 오총의 심뽀가 또 도져서, 혼자 횡~하니 먼저 사라지더라도 거기에 개의하지 않으리라 마음도 먹었었지...
그 못된 씸~뽀 어딜가? 혼자 내빼고는 연주봉웅성 언덕에서 한참이나 앉아 기다리고 있었지!
누구 말마따나, '잘~ 낫어! 잘~ 나...내 버려 둬...' ㅎㅎㅎ...

- 거여동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는 능선지점 전까지는 조금만 봉우리 2개를 넘으며 널널히...
등산객을 거의 만나질 못했는데, 여기서부터 서문까지는 오고가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성질 급한(?) 박~변(희수)은 서문까지도 못가서, 막걸리 장수를 발견하고는 얼씨구나 한다.
모두들 결국은 동참하고...
오총은 조금 더 올라 그 언덕에서 느리게 올라 오는 일행들을 보고는 묘한 미소를 던진다. 느끼하게~~~
서문 입구에는 거여동등에서 올라온 등산객과 아이스케키 장사등으로 혼잡스럽기까지 하고,
입장료 내고 서문으로 들어서자 마자 다소 빠른 걸음들...
우린 성벽을 따라 널널히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점심겸 너부러지게 휴식을 취한다.
성벽은 보수가 잘되어서 작년보다는 한결 정갈스럽고 성벽 곡선미도 능선따라 한층 부더럽게 보인다

- 옥정사터를 가로 지르는 숲길은 여느 큰산 못지않게 양옆으로 숲이 좋더라.
동장대 밑 암문을 빠져 나가면 이내 벌봉과 한봉으로의 갈림길이다.
가을의 색깔이 여기저기 뚜렷히 보이고, 성벽과 어우러져 한 그림을 토해낸다.
봉암성암문에서 직진하면 한봉으로 계속이어지는 성벽 능선길이지만, 오늘 산행은 엄미리로 내려서서 은고개까지 가는 것으로 잡았으니, 왼편 엄미리로 내려서기로 한다.
널직한 쉼터에서 또 느그지게 쉬고서 ...

- 내려서는 산길도 경사도를 거의 느끼지 못 할 정도의 서서한 내리막...
등산객은 우리들 뿐이고 ...
벌써 떨어진 낙엽이 제법되고 가을의 한가운데로 들어서는 나뭇잎들도 누런 빛깔을 더해간다.
그런 산길을 20여분 내려서면 산길은 거의 다 하고, 왼편으로 20여m 떨어진 곳에 정성드려 손질된 큰 무덤이 보인다.
이 무덤이 의안대군(義安大君) 이방석의 묘다!
이조 태조 이성계의 애비(愛妃) 신덕황후 강씨의 소생인 방석은, 태종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때 무참히 죽임을 당해, 이 부근에 아무렇게나 묻혔었는데,
강씨가 죽은 후 200여년 후 시호를 받고 복원되자, 방석의 무덤도 비로소 세상에 알려 졌다나 ...
그리고, 몇해 전 KBS 역사극 '왕의 눈물'에서 이 역사의 사건이 부각되었을 때, 의안대군의 묘를 지금의 규모로 새로이 단장되었다고 알고 있다.
이런 얄팍한 상식과 비화를 호윤이와 경락부녀에게 토해내는 나를 보고, 뭐~ 대단한 역사 지식이나 있는 듯, 추켜 세우는 산장등의 칭찬(?)에 괜히 머슥해지더라.
이 길을 한두번 다니다가 관심 갖고 책 한번 뒤젹거려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인데, 쑥 스럽게...

- 의안대군 묘를 내려서면 이내 산길은 끊기고 아스팔트 포장길 ...
엄미리 계곡도 몇 년전까지만 해도 발 담그고 물고기 모는 정경도 있었는데, 요즘은 음식점도 많이 들어 섰고, 따라서 계곡도 많이 망가졌다.
지금도 도로를 넓히는 공사가 진행 중이고 ...
25여분 다소 지루한 그런 도로를 따라가면, 43번 국도 상곡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은고개와 만난다.
은고개 바로 밑에 있는 그렇고 그런 식당, 개울가 평상에서 소소한 뒷풀이를 갖기로 하고,
여기서 발걸음을 멈추고 뛰따라 내려서는 일행들을 기다리며,
오늘 소소한 산행을 접는다.^Q^

<참석자>
이상한 최택상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부부 장창학
홍기창 박희수 임경락+딸 강호윤(12명)

(후담)
* 약속 시간보다 물경 30여분 일찍 집합장소에 나와 기다리는 강호윤...
산우회 첫신고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 이 산대의 마음을 잔잔히 흔든다.
약속 시간보다 20여분 늦게 나타났어도 택시로 우리를 따라 붙은 임경락과 공주님(초등4년),
전화하지 않아서 못 갔다고 변명을 늘어 놓는 산원들보다야 훨~낫지?
나도야, 오돗이 몇몇과 쭈~욱 쭈~욱 빼는 산행이 때론 생각도 나고 실제로 좋지만,
이들과 함께하는 산행을 어찌 마다 할 것인가! 산대라는 이름이 걸려 있는 동안만이라도...
* 경락이는 또 창원으로 밤새 내려가야 하길래 중간에서 하차하여 택시로 귀가,
일부는 천호동에서 내리고, 일부는 강변역까지 가서 귀가(?)...
천호동에서 내린 넘들, 그냥 갈 넘들도 아니지만, 내 관할구역이기도 하여, 근처 참치집에서 소소한 담소...
그런데도, 기~차~이~가 재빨리 쏘아버렸다.
* 최산고의 지난 추석연휴에 산행하였던 오세암~봉정암 기막힌 풍광을 듣고 또 듣고 ...
이산장의 해외산행 계획에 바람만 잔뜩 들어 설레임만 오고가고...
쨩~가(창학)와 기~차~이의 너스레는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eQ 산대 마~눌님, 불려 나와 합석하니 이야기 조금 길어졌지...
최산고 마~눌님-홍여사님, 그래서 쫴~금 귀가가 늦어졌죠? 이해 하시구려...
다음부턴 집안일 많이 도와 준다고 우리에게 맹세(?)했다오...ㅋㅋㅋ...^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41002영남알프스 신불평원 답사 - 여정및산행보고

* 일 시 : 2004년 10월 1일(금)~2일(토) ... 10/1 맑음, 10/2 쾌청
* 답사자: 이상한, 이규도, 윤철원, 홍기창
* 산행지: 영남 알프스 신불평원
* 답사산행코스(10월2일)
<A팀>
간월산장(등억리;06:27출)~홍류폭포,무덤,임간도로~간월재(08:15착...휴식등)~신불산(09:12착
...휴식.사진등등,B팀합류...10:00출)~신불평원~영취산(10:58착...휴식.사진등...11:10출)~1058봉밑
(점심등...12:00출)~1058봉~갈림길(12:40착)~비로암~극락암(...백운암~극락암)~정법교(14:25착)...통도사(15:17착;B팀과합류)
<B팀>
간월산장...차량이동...가천리,목장입구(07:30경출)~숲길,계곡~신불재(09:40경착)...신불산(A팀과합류)
...신불평원,영취산,1058봉밑까지 A팀과 함께 산행.점심...영취산으로회귀(정상에서 12:15출)~취서암방향 하산길~본지산(지산리;14:30경착)
...통도사(14:50착...경내구경, A팀과합류)

▷여정1◁ ... 10월1일(금)

-답사팀 집합장소로 가는 도중 비가 퍼 붓는다.
이상한 산장 집에서 산장님 픽~업 ... 약속장소에 기창과 철원, 그랜져 몰고 대기 ...12:05출발
서하남IC에서 기름 공급...기창이 차 입이 큰가?...만땅에 10만원가량(98,200원)...
굵고 가는비 오고가고 ... 금강휴게소까지 논스톱으로 질주하다(핸들은 이상한 산장..꿍꿍이가 있었다).
-금강휴게소에서 국밥으로 점심 때우려는데 원성이 터진다.
풍광 좋은 곳에서 비가 구질구질 오는데, 먹거리는 좋아야 하고 분위기도 있어야 한다기에,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안쪽(강변)으로 들어가 도리뱅뱅과 쏘가리탕에 쐐주...
이산장은 재빨리 소주를 입안에 틀어 넣는다. 기창이도 철원이도...
날더러 핸들 잡아라는 것이렸다! 고향(부산) 가까이 가니 길도 제일 잘 알꺼라나...핑계는,제길!
거금이 빠져 나가는 시린 것은 있지만, 분위기와 맛은 기~찼다. 50여분도 푸딱 지나고...
-서울을 출발하여, 기창이가 준비한 곳...노래;한승기- '연인'
느끼하면서도 찐~한 멜로디 ...캬바레에서 울려퍼지면 아줌마들 뿅~가겠더라!
수십번, 아니 수백번 틀면서(이틀동안) 4명은 가사와 박자를 따라하며 고함을 질러대었다.
덕분에 지루함은 달랠 수 있었고 ...요, 가사 아래 후담에 소개하니 많이들 배우세~요!
노래 다운은 내~못하니 관심있는 사람은 알아서들 다운 받고요...(기창에게 문의)
-추풍령을 지나니 날씨는 맑아졌고, 흰구름과 파란 하늘에 내일 답사산행에 안심을 한다.
평사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언양 등억리 온천단지로 직행...오후5:20경 도착!
등억리 온천단지를 두서번 돌면서 숙소 장소도 물색하고, 내일 산행 들머리도 확인하여 표지기를 두 개나 매달아 놓고...
숙소를 정하고(언양온천모텔...1박 5만원, 온천은 공짜), 간단히 온천하고는 소위 언양불고기 제일 잘 하는 집 수색에 나선다.
서울산IC에서도 모텔주인도 본토박이도 추천하길래, 경주방향으로 차로 30여분 거리의 봉계까지 갔겠다!
제일 유명하다는 집을 찾아 봉계에서 산길(울산방향)로 가보니, 영업 안하는 집이었고, 돌고돌아 봉계터미널 부근에 근사한(?) 집으로 들어가서, 먹어보니 이건(결과론적이지만) 아니올시다였다!
내일 다시 먹거리는 물색해 보자며, 맥주등 간단히 사서 숙소로 직행...
맥주 빨면서 내일 답사산행 코스 의견 교환...결국 두팀으로 나눠 답사하는 것으로 결론,
'연인' 연습하러 노랫방 가지는 이야기도 날아가고...밤11:15경 취침!!!!

▷답사산행◁ ... 10월2일(토)

<등억리(간월산장)~간월재>
-새벽 5시 기상 ...대.소재판들을 받고서, 어젯밤 아침을 부탁한 간월산장(간월재 오르는 산행들머리에 위치)으로...새벽 바람이 꽤 으시시하다!
간월산장에서 아침을 먹고 점심도시락을 챙기고...(아침.도시락 4인분 4만원, 그저 그렇다)
10/30 본산행시 아침을 여기서 해결하기로 결론도 본다!
(언양 주변엔 새벽에 아침해결 마땅한 곳 없었고, 산행들머리에 위치해 여러모로 편할 것 같았음...소소한 아침은 좋은데, 반찬 다양하게 주문 어려워, 그날 점심은 각자 준비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
-B팀은 차량으로 가천리로 가고, 기창이와 함께 서서히 오른다...간월재로 향하여...
도중 왼편으로 신불릿지(신불공룡능선이라나?)로 가는 갈림길이 두군데 있는데, 간월재는 곧장 직진하면 길이 헷갈리지는 않겠다.
산길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 홍류폭포도 잠깐 보고(폭포따라 가면 신불릿지로 간다), 되돌아 와 다시 오르고 ... 간이 너덜지대(산길은 잘 나 있음)도 지나고,
위치가 기막힌 무덤가도 지나면서, 왼편으로 뻗어있는 신불릿지 암릉지대의 풍광도 구경하고...
-50여분 오르면 임간도로를 만나는데, 간월재까지 거의 콘크리트 포장으로 되어있다.
무수한 산악회에서 꼬불꼬불 그 도로사이를 가로 질러, 지름길을 만들어 놓고 표지기를 달아 놓고 있었는데, 여름 동안 비가 와서 지름길이 훼손되어 도로 자체도 내려 앉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 여러곳 되었다.
우린 그걸 무시하고 임간도로따라 오르기로 한다.
간월재쪽 산세와 절벽을 구경하면, 이내 언양쪽으로 굽어보는 경치, 저멀리 울산 앞바다도 보이고, 동서쪽으로 번갈아 흘러 내리는 산줄기의 곡선미도 감상한다.
동서남북풍광을 조망하면서 오르니 힘도 들지 않고, 기막힌 날씨와 어울려 끝내주는 풍광에 취해 그냥 올라진다.
꼬불꼬불 경사도도 별로 느끼지 못할 정도이고, 두서너 군데 약수물도 마시면서...맛도 좋다!
(간월재까지 물걱정은 안해도 된다! 도중 공급하면 되니까

이렇게 오르는데도, 느린 궁멩이 걸음으로라도 간월재까지는 2시간이면 뒤집어 쓰고도 남는다!

<간월재~신불산>
-간월재 억새군락지엔 성질 급해 막 피어난 억새 은빛이 햇볕에 반짝이며 걸음을 붙잡는다.
기창이는 탄성을 지른다.
건너 간월산 정상쪽으론 등산객이 하나도 모이질 않는다.
억새군락지를 지나면 이내 잡목들이 즐비한 오르막의 연속...서서한 경사도다!
몇 명의 등산객을 만났는데, 거의 신불릿지로 해서 신불산에서 내려선다고 했다.
도중 바위터에서 조망도 하고 사방팔방 시원한 경치를 감상한다.
사진 찍고 쥬스 마시고 하면서 널널히 올라도 신불산까지는 50여분이면 초산자(초보산행자)도 문제없다!
-신불산 정상에서 이상한 산장과 교신하니 신불재에 거의 다 왔다나...
신불산 정상에 오뎅(진짜다!강원도 언니(기혼자더라)내외가 정상에서 가을에 여기에서 장사하고 있단다

,커피,약차등 있다고 하니, 신불산으로 온다나...
신불재에서 신불산까지 20여분 치고 올라야 하는데...
오뎅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약차로 몸보신도 하면서, 사진 찍고, 영남 알프스 전체를 조망해 본다.
북으로 간월산, 가지산, 운문산, 서쪽으로 재약산, 수미봉, 남으로 신불평원 건너로 영취산, 1058봉등 1000m이상 고봉들이 8개나 있는 영남 알프스의 장관을...
그렇게 널부러지게 구경하고 노닥거리니 50여분이 후~딱이었다.

<신불산...신불평원...영취산>
-신불재로 내려서면서 보는 억새군락지...아침 햇살에 일찍 핀 억새들이 하얗게 반짝인다.
신불산 정상 언니의 말에 의하면, 이번 가을에 기온이 높아 억새가 일찍 필 것도 같은데,
그래도 은빛물결 절정은 10월 셋째주 아니면 마지막 주 일꺼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던져 주더라.
그거야, 하늘에 맡길 수 밖에 ... 평년이면 11월초가 절정인데...
1045봉 오르는 중간에서 굽어보는 풍광도 일품이지만, 신불평원의 백미는 1045봉에서 영취산까지이다!
더넓은 억새평원, 아직은 억새의 맛빼기만 보여주고 있는데도, 서쪽으로 약간 경사도를 이루고 있는 이 일대는 정말 장관이다!
그리고, 아름답다!
우리 산야에도 이런 풍광을 지닌 곳이 있다는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1045봉을 넘어서자마자 기창이는 ' 날, 잡아 봐~라! ' 하듯이 신나게 억새군락지를 헤치며 내달리기 시작한다.
이상한 산장도 윤부총도 상기된 기분으로 뒤따르고...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걷다가 카메라 셔트를 연신 누르면서 나도 따라 붙는다!
10/30 본산행시 참석하는 산원 산녀들은 모두 이것을 보아야 하는데...특히, 산녀들은!!!
그럴려면 산행시간이 아무리 못해도 6시간여는 되어야 하는데, 어쩌나?
B코스 설정에 머리를 굴려보고 또 굴려 본다! 이상한 산장도 마찬가지로...
신불평원을 가로 지르는데 1시간여는 잡아야 한다.

<영취산...그리고 하산길 선정>
-영취산 정상은 너른 바위지대이다!
이 정상 봉우리의 이름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지나자!
양산시는 그동안 ‘영축산과‘영취산,‘취서산(鷲棲山)과‘축서산’등 4가지로 쓰여 혼선을 빚어왔던 통도사 뒷산의 명칭을 영축산으로 통일하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의 지도에는 취서산으로 표기돼 있고 종교학대사전 등에는 영취산으로 올라있으며 법화경 언해본과 불교학 대사전, 통토사의 내력 등에는 영축산으로 기록돼 있다는데,
양산시 관계자는 “석가모니가 인도에서 법화경을 설파했던 곳이 ‘영축산’이며, 신라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할 때도 이 이름을 본딴 것으로 전해지므로 영축산이라는 명칭이 적합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래도, 일반인은 아직도 헷갈린다.
그런데, 나는 영취산(靈鷲山)이라는 명칭이 마음에 든다!
이 지방에서는 옛부터 이 봉우리가 영매스러운 독수리가 나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믿고 그렇게 불러 왔으며,
지금도 천년명찰 통도사의 일주문에도 뚜렷이 '靈鷲山通度寺'라고 황금빛 글씨로 씌여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영취산이라고 표기하고, 앞으로 이 봉우리에 대해 산행기등 쓸 기회에도 나는 영취산으로 표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영취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한~조망하고도 남는다!
영남 알프스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 멀리 동해바다까지 펼쳐지는 통쾌한 경치는 압권이다!
정상에서 한 컷 또 찍고, 남서로 이어지는 능선을 한참이나 바라본다!
-한반도 산줄기는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이루어져 있고, 백두대간 줄기인 태백산 북동쪽 구봉산에서 산줄기는 남쪽으로 쭉쭉 흘러 낙동정맥을 이루는데, 한반도 남동단인 영남지방에 1,000m 넘는 고헌산,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사자봉과 수미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일명 영취산<靈鷲山>)의 산군들이 모여 있는 이곳을 영남 알프스라 불리고 있고, 이 여덟산들을 영남 알프스 8봉이라 한다.
이 낙동정맥의 산줄기는 이 영취산 정상을 지나 남서쪽 1058봉과 시살등을 넘어서 천성산을 거쳐 부산의 금정산까지 이어지며 낙동정맥은 거기서 끝을 다한다.
-1058봉 오르는 바위터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답사코스에 대해 또 의논도 하고, 느긋한 휴식!
기창이와 나는 계속 그 능선을 따라 영취봉 못미쳐 백운암 갈림길에서 왼편(남쪽)으로 내려서서 극락암을 스치고 정법교를 거쳐 통도사까지 가기로하고,
이산장과 윤부총은 영취산으로 도로 올라(10여분) 정상에서 남동쪽 취서암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답사하기로 한다.
신불산에서 만나 다시 헤어지며 통도사에 만나자며, 이산장은 느끼한 표정으로 감싸 앉으려 한다! 징그럽게...

<갈림길~비로암,극락암~통도사...한순간 방심이 고생 하산길로...>
-1058봉 정상에 근사한 소나무를 지나자마자, 신불평원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능선길이다.
잡목이 우거지고 평탄한 흙능선과 바위가 불거진 특유의 능선길...낙동정맥 산길답다.
시살등까지는 바위봉우리가 서너개 있는데, 제일 우뚝하고 험하게 생긴 것이 영취봉이라 불린다고 하더라(신불산 정상 장사하는 언니가 아르켜 주더라).
영취봉(지도상엔 표기되지 않고 있음) 못 미쳐 봉우리에서 백운암으로 내려서는 사거리갈림길이 있는데, 가다가 조금만 봉우리 넘으니 앞을 가로 막는 바위봉우리밑에 사방으로 표지기가 걸려 있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도 분명 사거리였다.
시간상으로 빨리 왔나(?) 생각하면서 지도를 꺼내어 보니, 비슷한 것도 같아, 왼편(남쪽)으로 내려선다.
표지기가 별로 없고 갈림길 이정표가 없어 의아했으나, 지도상의 갈림길은 하나만 표시되어 있어, 믿고 내려섰다.
20여분 내려서면 백운암이 보여야 하는데, 보이질 않고 암자가 있을만한 산자락도 아니었다.
도로 능선으로 올라 치려했으나, 군데군데 표지기도 있고 기창이는 다시 올라갔다가 도로 내려선다는 것이 끔직하기도 하다면서 그냥 이 길로 내려서 보자고 한다!
좌우지당간, 무사히 하산하여 통도사까지 가면 되지 않나 싶어 계속 내려섰다!
-한참이나 내려서서 지도를 보고 방향을 감을 잡았는데, 본래의 갈림길 한 봉우리전에 내려 서 버린 것이다!
내려 갈수록 길도 말이 아니다! 마른 계곡을 따라 내려서고 부분 너덜지대도 있고...
길도 끊겼다가 이어지고...아슬아슬한 곳도 한두군데 있는데...그걸 지나면 또 뚜렷한 산길..
제길...혼자 머리를 지어박고 궁시렁거리기도 하고...
도중 살모사 새끼도 만났는데, 이넘은 비키라고 지팡이로 주변을 툭~툭 쳐도 혀만 낼~름거린다.
등산객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서 그런지, 이넘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데, 꼭 날 놀리는 것도 같았다.
그래서, 더 약(?)이 오르고 ...
길은 자꾸 동남동으로 틀어진다. 다시 지도 꺼내서 보고 방향을 찾는데, 비로소 비로암 방향이라는 것을 알았다!
제길...머리에 굴밤 하나 먹인다.
-계곡 합수점에서 물을 만나 덕분에 세수도하고 휴식도 취해본다.
산길은 여기서 산길다운 산길이라는 것도 알았고...영취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이 길로 내려서는 이정표도 있었는데 말이다.
능선에서 비로암까지 1시간반이나 소요!
계획에도 없던 비로암의 정갈스런 풍경과 법당 앞에서 합장도 해본다.
여기서 부터는 콘크리트 포장길...극락암도 10여분 거리에 있었다.
당초 내려서려는 갈림길에서 백운암까지는 산길이지만, 백운암에서 극락암까지는 산판길과 포장길로 되어 있단다.
그 길 또한 지루한 하신길일러라(능선에서 극락암까지 1시간 조금 더 걸림).
극락암을 잠시 둘러보고 정법교까지 포장길로 내려선다.
주변의 소나무등 숲이 좋아 지루한 감은 없었다.
정법교 주변 논두렁에서 영취산을 올려다 보는 경치도 시선과 마음을 사로 잡아서 한 컷 찍었다.
-그런데, 정법교에서 통도사 가는 길...
모든 등산지도에는 20여분 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어찌 그렇단 말인가!
차량으로 20분 소요된다는 표시던가?
정법교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2:25경, 내 걸음이 아무리 느리다 한들, 아스팔트 길로 50여분이 훨~넘게 걸리더라!
이런 줄 알았다면, 정법교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차를 얻어 타고 오는 것인데...
고갯길을 오르면서, 10월30일 본산행때 당초 예상하고 있었던 A팀 하산코스는 여기로는 아니다하고 몇번이나 다짐을 한다!
1058봉에서 백운암갈림길이던 한피기고개이던 시살등이던, 그 능선길은 낙동정맥 종주산행의 통과 산길의 의미이고, 정법교까지 내려서는 것도 신불평원 이미지 하산길로도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았다.
-통도사 500m 앞두고, 다리 난간에 앉아 구름과자를 즐기면서, 이산장과 통화하니 그들은 벌써 통도사 경내를 구경하고 찻집까지 들렀다나...
통도사 일주문에는 ''靈鷲山通度寺''이라고 항금색 글씨로 큼직막하게 씌여져 있었다!
시계는 오후 3:30 가까이 와 있었다.
통도사 경내 구경을 아주 오랜만에 하려는 나의 계획은 시간상 접어야 했고,
일주문 앞에서 오늘 답사산행 발걸음도 접는다!^Q^

▷여정2◁ ...

-통도사 매표소까지 걸어 나와 택시를 타고, 가천리 목장 입구에 세워 둔 차량을 찾으려 간다.
택시 기사는 우리가 질문하는 것에 대해, 변죽을 장황하게 설명하고는 질문 핵심에 대해 답해 주기에 답답하고 당황스러웠는데, 친절하기는 끝내 준다.
온천 위치 및 원조맛을 내는 언양불고기집등...상세하게 알려주더라.
우리 차량으로, 가천리 가천회관을 지나, 목장 입구까지 관광버스가 과연 들어 올 수 있는 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가천리 주변을 빙빙 돌아 본다.
아슬아슬한 한군데가 있어 장담은 못하겠는데, 10/30 본산행시 B코스 하산은 가천회관 위 목장쪽으로 내려서는 것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버스가 들어오면 다행이고, 아니면 큰도로변(25분 소요)까지 걸어서 내려와도 큰 문제는 없겠다고 결론 내리면서, 냄새 나는 몸을 씻으려 온천으로 ... 이 일대에서 제일 크다는 통도온천랜드으로 간다.
-온천(1인 5000원)은 규모도 크고 물질도 좋게 느꼈다.
그리고, 먹거리 탐사에 나설 즈음, 벌써 어스럼이 슬금슬금 몰려오기 시작한다.
언양 초입 번잡한 시장이 있고, 옛날 주도로인 듯, 버스터미널도 있는 한 가운데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석쇠에 생선 굽듯 구워주는 불고기가 맛이 삼삼하였다.
비로소, 언양불고기집을 찾았다며 모두들 맛있게 먹고는, 10/30 하산 후 온천하고 여기서 뒷풀이 하는 장소로 결정지었다.
(200g 1인분; 13,000원 ... 된장찌개와 함께 쌈해 먹으면 좋을 듯함)
그리고, 본산행 시 A코스와 B코스도 완전히 확정하고...
그 맛있는 불고기를 쐐주를 곁들일 수 없는 윤부총의 눈에 섭섭함이 고기 굽는 냄새와 함께 묻어 나온다.
상경 길 첫 핸들 당번이었기에 참아야지 어쩌나!
-어둠을 뚫고, 악스레이타 밟고 밟아서 서하남IC를 빠져 나오니, 밤 11:58경...
서울 입성에 자정은 넘기지 않았다.
이산장 아파트 입구에서 구름과자 한모금씩 하면서 이번 답사산행여정을 마무리 짓는다!^Q^

040925 - 강화,석모도 해명산과 보문사 번개(답사겸)산행기

뱃길 반겨주는 갈매기, 서해바다 탁 트인 조망 해명산능선
그리고, 눈썹바위 마애석불좌상과 천년고찰 보문사

* 일 시 : 2004년 9월 25일(토) ... 맑음
* 산행지: 강화 석모도 해명산(327m)
* 구 분 : 번개산행(답사겸함)
* 코 스 : 석포리선착장...전득이고개(11:27출)~해명산(12:23착...조망,휴식등)~307봉(*조망)~
300봉(*조망)~새기리고개(13:35착)~240봉~낙가산갈림길(좌회)~조망너럭바위(*조망)
~상봉산갈림길(좌회내리막)~눈썹바위(14:38착)...보문사경내구경...해수온천...석포리

- 석모도로 가는 철부선 뱃길따라(겨우 10여분이지만...) 갈매기가 줄곧 따라온다.
야생을 잃어버린 갈매기들은 사람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길 들여진 지 오래인 듯, 여기저기서 던져주는 새우깡을 잘도 낚아채며 받아 먹고는, 석모도에 도착할 때까지 끈질기게 따라온다.
석모도를 처음 찾는다는 기~차~ㅇ은 신이 나고 신기하듯 새우깡을 아낌없이 던져주며, 온갖 포즈를 취하면서, 자기가 새박사라도 되는 듯이 갈매기들을 부른다.
그렇게 이상한 산장과 홍~기~차~이를 뫼시고 석모도를 다시 찾았다.
석모도 등산로는 해명산(327m), 낙가산(267m), 상봉산(316.7m) 일주 산행코스가 있지만(4~5시간 소요될 것 같더라), 보문사로 내려 서려면 왔던 길로 되돌아 와야하는 경우도 있고 하여,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은 해명산을 올라 능선따라 보문사 뒷 산자락 눈썹바위까지 산행하고 보문사로 내려서는 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한번은 이 코스를 산행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올해 긴~추석연휴를 맞아, 갈 곳없는 방랑자(?)를 수배하여 오늘 오게 되었고,
언젠가 우리 산원 산녀들과 함께 오 봄직한 코스라고 여겼기에 답사산행도 겸해서 였다.

- 산행들머리는 보문사로 가는 도로 도중의 전득이고개이다(왼편 산자락 공터에 여남대 주차공간이 있다).
상수리나무등 별볼일(?)없는 나무들만이 좌우로 나즈막이 촘촘한 숲 사이로 등산로는 뚜렷하고, 전 코스가 거의 육산이며, 높낮이 굴곡 심하지 않는 널널한 능선길이다.
왕초산자(왕초보산행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산길이고, 산행시간도 3시간 안팎이면 뒤집어 쓴다.
그러나, 간혹 봉우리마다 바위 쉼터가 안성마춤이고 주변에 소나무도 있어 풍광의 구색을 갖추는데에는 흠이 없다.
그래도, 등산객의 발걸음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오르는 걸음마다 잡풀들이 바지를 스치게 한다.
어젯밤 적지 않은 약주를 드셨다는 기~창과 산장의 발걸음이 무거운가 보다.
40여분이면 충분히 해명산 정상에 닿을 발길이 거의 1시간이나 소요된다.
하기사, 오늘 산행이야 답사도 겸했으니 바쁠 것은 하나도 없으니, 나도 널널한 발걸음으로 일관한다.
해명산 정상 바로 밑에는 다소 가파른 암릉능선길 100여m, 보조 밧줄도 걸려 있지만, 해마다 시산제때 찾는 마니산 암릉길에 비하면 게임도 되지 않는다.
모두들 몸이 풀릴 무렵, 해명산 정상에 섰다!

- 꽤 넓은 바위 쉼터도 있고, 삼각점 표지도 있고, 정상 표지석도 뉘여져 있다.
조망이 일품이다!
남동쪽으로 멀리 마니산 산줄기들이 뚜렷하고, 실루엣같은 비단천을 깔아 놓은 듯한 서해바다와 수많은 고깃배들, 그리고 섬, 섬, 섬들 ...
해변가 들녁에 풍요의 결실이 누렇게 익어 넉넉한 마음까지 전해지는 풍광...
해발 327m에 불과하지만, 여느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 선 기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과일로 간식도 들면서 바위터에서 널부러지게 쉬면서 경치를 즐겼다.

- 305.9봉(표지안내문은 307봉이라 적혀 있다)도 바위봉우리로 되어 있고, 300봉도 바위봉우리이다(여긴 평평한 바위쉼터가 좋더라).
조망하기에도 좋고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의 굴곡을 뚜렷이 볼 수 있어 발걸음 가늠하기에 편한 지점이다.
그러나, 그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산길은 부드러운 흙길이며, 해안의 산자락 나무들이 그렇듯이, 여기에도 나무들은 키가 크지 못하고, 모진 해풍을 이겨 내는라 옆으로 퍼져 있는 나무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그 나무들 사이로 난 산길은 햇볕을 가려줄 만큼 우거져 있고, 깊은 산중을 걷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더라.

- 새기리고개로 내려서는 길은 다소 가파른 내리막이 꽤 오래 지속된다
왼편으로는 개인땅이라고 시위하듯 철망으로 둘러쳐서 산길의 여유로움을 방해하고 있었다.
가을도 한참이나 가운데로 접어 들었는데도 한낮의 기온은 오늘도 높기만 하는데, 새기리고개에 이르자 산마루의 바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 고개에서 바로 낙가산으로 가는 오른편 길은 잘라진 나무들로 가로 막아 놓고 있엇고, 왼편으로 내리면 곧장 마을과 보문사 가는 도로로 내려서는 길이다.
240봉으로 올라서는 오르막은 평범한 오르막이요, 산길 주변엔 이른 억새도 간혹 피어 있고, 가을 들꽃도 군데군데 피어 있어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
240봉에 올라서면 오른편 1시 방향으로 낙가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정면으로 10시방향 멀리 상봉산이 뚜렷하다.
거기서 조금만 올라서면, 두리뭉실한 봉우리를 만나고, 왼편 내려서는 길은 표지기등이 많이 있고 길이 뚜렷하는데, 상봉산으로 가는 길(도중 갈림길에서 보문사로 내려서지만...)이다.
낙가산으로 가려면, 오른편 직선방향을 따라 30분이면 넉넉히 닿을 수 있는데, 표지기도 별로 보이질 않고, 길도 희미하게 나 있는 느낌이 든다.
왼편으로 내려서면서 나뭇가지에 서울22산우회 표지기를 꽁~꽁 또 매달아 둔다.
(산행들머리부터 눈썹바위까지 주요 지점에 표지기를 다 달아 놓았다.)

- 조금 내려섰다 다시 올려치면 산길 바로 비켜나게 아주 근사한 넓다란 조망대바위가 나타나는데(지도상에는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널부러져 쉬기에는 오늘 산행 중 가장 좋고 전망도 손색이 없다!
여길 그냥 지나치면 이상한 산장과 홍~기~이에게 무슨 이상한 야지와 원망을 듣겠는가!
포도와 배를 꺼내어 먹으면서, 발베개하면서 가을 하늘 쳐다보며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어느 친구넘을 안주 삼아 약 올리는 음모도 꾸미고, 누구에게 전화하여 약 올려 줄까 모의도 하다가도 아써라~ 하며 참기도 하고, 요렇게 널부러진 산행을 속닥히 다니기만 할까하고 산우회에 대한 배신의 마음을 은근슬쩍 떠 보기도 하고...
낄~낄거리며, 희희낙낙하며 ...
엉덩이가 무거워 한참이나 그렇게 노닥거리다가 겨우 일어선다.

- 경사도를 느낄 수 없는 작은 봉우리를 두 개를 넘어서도 내내 평평한 산길이 이어지다가, 눈앞에 바위길에 난간에 보조밧줄이 걸려 있는 지점을 만난다.
곧장 가면 상봉산으로 가는 길이요, 왼쪽으로 내려서면 (보문사)눈썹바위로 가는 길이다.
내려서는 길이 다소는 가파르다. 그러나, 그것도 10분 채 걸리지 않는다.
보문사 경내에서 3백개이상 돌계단을 올라야 닿을 수 있는 눈썹바위, 그 바로 밑에 닿는 길이다!
몇 십개의 돌계단을 올라서니 눈썹바위이고, 바위에는 마애석불좌상이 새겨져 있다.
1928년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낙가산 중턱 눈썹모양의 이 바위에 이 마애석불좌상을 조각하였다고 하는데,
이 눈썹바위의 마애석불좌상이 영험하다고 하여 불자와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고찰 보문사의 내역보다 눈썹바위가 더 알려져 있는 느낌을 보문사를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나의 편견된 생각일까?
눈썹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서해낙조의 절경이 장관이라 하는데, 아직 난 그 낙조를 보질 못했다.
눈썹바위의 마애석불좌상 앞에서 산장과 나는 예를 세 번 갖추어 본다.
무엇을 바라며 비는 것이 아니라 ...
단지 그저, 매번 무사산행 할 수 있도록 비는 무의식의 예라고나 할까!
그리고, 오늘 산행도 여기서 사실상 접는다!^Q^

- 석모도의 자랑은 무엇보다 고찰 보문사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에 지은 보문사는 야트막한 낙가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석모도의 주봉은 해명산이지만, 보문사를 품고있는 낙가산이 더 유명한 이유가 괜한 이야기는 아니리라.
고찰 보문사는 극락보전을 비롯한 경내의 건물이 깨끗이 단청 단장되어 있고, 극락보전 석굴암자 수백년 향나무와 은행나무도 또 새삼스런 감회로 돌아본다.
그래도, 눈썹바위로 향하는 불자들과 관광객의 모습이 제일 많이 띄이는 것 같더라.
일주문(一柱門)을 빠져 나오며 뒤돌아 본다.
일주문 현판에는 ' 洛迦山普門寺 ' 라고 씌여져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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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행한 사람>
이상한 홍기창 이규도(3명)

<후담>
* 전득이고개에 주차해 둔 승용차를 찾으러 버스를 이용 (1인 1000원)...
차를 몰고 보문사 방향으로 되돌아 오다 보면, 중간쯤 오른편에 해수온천 건물이 있는데, 아직 영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이유는 모르겠다),
그 조금 위에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임시 해수온천장 ... 일반인들 잘 모르지, ㅎㅎㅎ!
탕 하나에 샤워기 3개(맹물은 없다)!
비누, 세재등 사용할 수 없고, 수건과 갈아 입을 옷등만 휴대 가능하다.
이 해수온천을 공짜로 할 수 있다는데, 우리가 이걸 놓치면 말이 되질 않~찌!
짭잘한 맛도 느끼면서 뜨끈한 해수온천으로 산행 후 찐~내 나는 땀에 젖은 몸을 씻는다.

* 철부선으로 석모도를 빠져 나와, 부근의 한 횟집으로 ...
간식만 먹고 점심도 건너 뛰어 시장끼도 느끼는 오후 5시 무렵,
밴댕이회에다 왕새우구이에 쐐~주 한모금씩(3명이 쐐주 1병에 맥주 1병으로 족했다),
오늘은 이것만으로 자족하고, 다음 기회에도 이런 산행 또 하자며 음모(?)도 꾸미고,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앉은 바닷가를 보면서, 차를 서울로 내 달린다.
오고가는 길은 산대가 핸들을 잡았다.
답사 산행에 함께한 고마움은 표해야 했기에...^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9월 12일 청계산 단상

궂은비는 낮부터 산행내내 계속 뿌리고,
집에 들어오니 집사람은 친구들과 영화관람...
(밥먹고 올줄은 어떻게 알고?)

오늘의 정기산행(청계산-과천-옛골)
단상을 나 나름대로 적어본다.

토요일(어제) 저녁무렵에 산대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산행 일정 연기한다고 전화좀 해줘....
계속 비온다고 하는데 ..야 분담해 가지고...“
-산행에 참가한다고 나에게 연락한 사람이 없는데
누가 산행할 마음을 갖고 있는줄 알아야지...얘가 왜이래?-
“산행계획에 우천 불문이라고 적혔는데
내일 아침에 나가봐야 기본예의 아니겠냐
설사 비가 억수로 와서 산행계획을 포기할지라도
나가서 기다려 줘야지 단한사람이 올지라도
기본예의는 지켜줘야지“
“아 맞다 미안...내가 산장에게 연락할께...
맞아 오는 사람이 없어도 기다려 줘야지
맞아맞아..산장에게 전화할게“
-이녀석 술 취했나?..옛날에 안그러던 놈이..하긴 요즘
취하지 않고 사는 놈이 몇이나 되겠어...-

9월12일 아침 6시에 일어나보니 맞은편 (북창밖) 건물에 햇살이 비치고...
비가 많이오면 산행지를 청계산에서 관악산으로 바꿔야하는데...
하는 걱정을 일소시켜준다.

과천 그레이스 호텔앞에는 생각지도 않게 ·13명이 모였다.
-이녀석들 전부다 대한민국 정부 일기예보를 무시하는거 아냐 (아침뉴스에도 경기 서울 비 억수로 온다고 했는대)

청계산은 육산인데 비가 온후 땅이 지저분 할텐데 하는 걱정을 일소 시켜주고
과천에서 이수봉 정상까지는 탄탄한 흙에 간혹 휘날리는
비바람과 흐릿한 연무가 산행으로
후끈 달아오른 몸을 시켜주고-그것도 적당하게-
(덕분에 며칠동안 쌓여있던 몸살 감기기운이 사라지고)

계획대로 오후 1시경 옛골 산기슭에 있는 음식점에 도착하여, 엄청난 양의 음주와 식사를 마치고 나니 3시 30분
(음식류대는 서정항 동문이 아버님 문상에 온 산우회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전액 지불하였고...)

그래도 지금 시간이면 거꾸로 옛골 이수봉 과천산행을 다시 할수도 있고...맞아 다시 올라가면...

윤철원, 나 , 그리고 xx 등이 다시 옛골 이수봉 과천산행을 하려는 순간
서정항동문 “뭣들 하는거야? 생맥주라도 함께하고
전부같이 어울려야지 이게 뭣하는 것이야 야 같이 어울려야지“
- 상중에도 불구하고 동문들을 만나러 온 녀석의 큰소리에 기가 꺽이고, 그래맞다 건방진 마음 버리고 같이 어울려야지..-

그런데, 날씨 탓인지 그렇지 않으면 청계산이어서 그런지, 오늘은 공연히 산행시작부터
심통이 나고 마음이 심란스러웠다.
산에 오를때부터, 지금은 나올수 없는 이강진이 생각나고
-강진이가 산행을 열심히 하던 당시 내가 후미를 보고,
청계산에서는 나랑 항시 같이 걸었었는데...지금은...-

옛골에는 제대로 된 생맥주 집이 없다고, 양재역 근처에서 마시자고...
양재가는 버스안에서도 마음은 역시 스산스럽고 심통스러워진다.
(이것은 절대로 옛골 과천 산행을 포기해서가 아니라...옛날 생각때문에...)

오늘따라 버스비 계산을 각자 하자고 했는데도,산장이 전부 계산하겠다며 기사 옆에서 서성거리다
미리 잡아놨던 좌석에 앉지 못하고..서있는 것을 보니 그것도 마음에 안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산행을 하다보면 버스에 제일 먼저타서...버스비 계산등 뒤치다꺼리를 하다보면 내자리는 없고...
어떤 날은 다들 앉아서 가는데 나는 ...
오늘따라 치사스럽게 이런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심통은 풀어야지 한마디라도 해봐야지.,,그러면서도 치사하고 비겁하게 내 마음 알아줄 놈에게만 한마디..
“야 산대야 산장이 버스비 계산하느라고 고생했는데..
니옆에 서있는 산장에게 자리 좀 양보해라..“
-어이고 웬심통-(EQ야 오해하지 마라-미안하다-)

마음이 아무리 스산해도 집에 오면, 집사람이 반갑게 맞아줄 줄 알았는데 웬 영화관람...
그것도 내가 도착하기 5분전에 나갔다니...
오늘은 아침에 잠깐 햇살이 보이더니 계속 흐리고 스산스러운 날씨였다.
지금은 없는 사람이 계속 생각나는...

글-오성학

제90차정기산행040912청계산 산행메모

청계산 자락마다 우~우~우 바람이 불고,
빗방울 맞으며 우리의 산행은 계속되고...

* 일 시 : 2004년 9월 12일(일) ... 비!
* 산행지: 청계산
* 구 분 : 제90차정기산행
* 코 스 : 과천(09:56출)~작은매봉우회~388봉~삼거리~이수봉~옛골(13:38착후미)

- 과천 주택가를 가로질러 철탑이 있는 능선에 붙자마자....
우~우~우~ ... 바람이 분다.
나무가지마다 휘어질 수 있는 한 최대로 휘청거리고 있다.
나뭇잎들은 광란의 춤을 추고 있다.
하늘엔 어느새 먹구름들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빗방울 하나 둘 얼굴을 스친다.
우리들이 그렇게 많이 다녔던 이 청계산 능선에 오랜만에 걷고 있는 정경이다.
간밤에 억수로 쏟아지던 비는 새벽에 그쳤지만, 일기예보는 오늘도 무진장 쏟아진다고 했는데도, 13명이 함께 산행하고 있다.
이 정도로만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얼굴을 간혹 어루만져 준다면야 산행하기 더 없이 좋지!

- 쨩~가(창학)와 어부인이 오랜만에 얼굴 내밀었고, 부친이 별세하신지 얼마되지 않았고 모친께서도 중환자실에서 투병중이신데, 마음도 그렇고 그런 서산차(정항)도 나왔다.
이런 날씨에 산행하면 그의 마음도 스산하지나 않을까? 어쩌면 한순간 잊을려고 우리들 얼굴 보려고 나왔을꺼야.
(그 씨린 마음을 하산 후 한참만에 알았으니 ... 산원의 마음가지도 읽어야 진정한 산대인데, 난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다.)
오산총은 무엇인가 심통이 났는지 초반부터 훌~쩍 내빼기 시작하고 ...
그 오심통이 작동하여 이수봉 지날 무렵에는 무엇을 쫒아가 듯 내달리며 시야에 사라지더라.(후미보다 30여분 일찍 하산했지?)
처음부터 뒤에서 오르기로 작정한 나는 이산장과 함께 후미로 빠진다.
9월도 가운데로 접어드는 오늘, 산행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아서 더욱 그랬다.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도 시원찮을 이즈음, 어쩌면 잔인한 9월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요런 마음은 이산장과 함께 걸으면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하다가 꿍짝이 맞았다.

- 그런데, 388봉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이산장의 뒷꿈치만 보고 걸었는데,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한참 가다보니 능선길이 아니고, 엉뚱한 길로 자꾸 내려가고 있었다.
왼쪽 10시 방향으로 388봉이 보이는데, 어쩔거나? 길도 뚜렷하지 않은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수 밖에...
빗방울이 제법 굵어지기 시작하였다.
산장과 산대가 우리를 이렇게 기다리게 해도 되남? ... 가는 빗줄기 맞으며 볼멘 소리로 일제히 성토(?)하기도 하고...
언제는 앞치고 나간다고 투덜대고 언제는 너무 늦게 온다고 불평이냐? ㅆ~바...

- 삼거리를 코앞에 둔 마지막 오르막, 근사한 조망대 ...
서울대공원을 굽어보고 지나온 능선길을 바라본다.
오른쪽 3시방향으로 망경대 정상으로 구름이 빠르게 올라간다.
항상 와도 또 새로운 느낌 ... 그래서, 청계산도 멋진 한판의 산행일러라!
삼거리에는 이런 날씨에도 막걸리장수는 여전히 터를 사수하고 있었다.
궂은 날씨에 평소보다 등산객이 팍~줄어 있는 것을 여기에서 확연히 알 수가 있었다.
조금더 가서 헬기장 옆에서 간식을 엉거주첨 자리잡아 간단히 하고나서, 이수봉을 스치며 하산...
그래도 비가 적당히 나붓기는 수준이니, 이수봉에서 옛골로 내려서는 능선길이 질퍽거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발걸음에 감촉을 느낄 정도로 좋았다.
맑은 날이면 이길이 얼마나 딱딱하고 굳어 있었던가?
비가 많이 오면 여긴 진창길이 한두군데가 아니지 않던가?

- 약수터로 가는 길(직진)과 옛골마을로 내려서는(왼편) 지점에서 왼편으로 내려서면 10분이내에 음식점들이 즐비한 냇가에 닿는다.
오심통(?적어도 오늘은...)은 벌써 내려가서 어느 음식점 잡았을터이고...
그 갈림길 옆의 무덤가에 서서 비로소 구름과자를 물어본다.
마지막으로 최산고 부인과 장산차 부인이 저만치 내려서는 것을 보면서 ...
주위에 들풀들이 무성하고 비에 젖은 들꽃들이 아무렇게나 피어 있었다.
모자와 배낭커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다시 굵어지기 시작한다.
스틱으로 들풀들을 괜시리 훑어보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Q^

....................................................................................................................................

<참석자>
이상한 최택상부부 장창학부부 김시영 서정항
오성학 윤철원 이규도 한성섭 김유신 홍기창(13명)

(후담)
* 옛골 한 음식점에서 서정항이 쏘아 올린 메뉴에 포식은 했는데, 과음은 절대 아니고...
김유신이 비빔밥 주문하고 내뺐는데(약속이 촉박하다나...), 그걸 성섭이가 차지하고서는 쌈밥으로 변해 여기저기 내밀었으니 더욱 그랬다.
양재동의 생맥주집에서도 입이 열두개인데 그만하면 과하지는 않았다고 생각되고...

*거기서 뿔뿔히 흩어지고 ...
서산차와 기~차이 근처 주점으로 사라졌는데, 비는 쏟아지기 시작하였고 ...
지하철로 내려서다 다시 발길 돌려 그들을 따라 간 이산장과 이 산대 ....
그렇게 끌린 것이 정이지, 우정이겠지!
쪌~화가 즐겨쓰는 ' 새드무비야..'는 오늘 만큼은 서정항의 몫이었다.
궂고 스잔한 날씨에 잊어보려고 산행에 참가한 서산차의 요즘 씨~린 가슴을 여기서 비로소 알았으니...
밖에는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었다.
그래, 정항아, 이 비에 마음껏 소리치렴! ' ... 새드무(sad無) 비(雨)야... '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040905오봉산과청평사

아기자기한 봉우리와 스릴있는 쇠줄암릉지대 오봉산,
그리고 천년고찰 청평사와 추억에 어린 소양호 뱃길

* 일 시 : 2004년 9월 5일(일) ... 갬
* 산행지: 오봉산(779m) ... 강원 화천 간동면, 춘천시 북산면
* 구 분 : 번개산행(답사 겸함)
* 코 스 : 배후령(08:11출)~능선~1봉(나한봉)~2봉(관음봉)~3봉(문수봉)~4봉(보현봉)~
5봉(비로봉)~급경사바위길~홈통바위~망부석~갈림길(직진)~쇠줄암릉지대~
청평사(12:13착) ...구성폭포... 매표소...(점심등)...선착장(뱃길:14:00출)

- 오봉산과 청평사는 참으로 오랜만에 찾고, 오봉산 산행은 1981년 여름인가에 동기친구와 후배와 함께 한 이후 오늘이 처음이다.
그 동안 여길 다시 한번 산행해 보아야지 하면서도 여차저차 미루었는데, 김진호의 제의에마침 9월4일(토) 김진호의 아성기술(주) 춘천지사 오픈 및 목조스틸하우스개관식이 있어 참석했다가, 친구들과 이 오봉산을 산행하게 된 것이다.

- 소양호 한쪽에 우뚝 솟아 있는 오봉산은 이름에 걸맞게 ５개의 기암봉이 절묘하게 이어져 있고 산자락에 고찰 청평사를 품고 있어 산행이 아닌 답사여행지(청평사일대만)로도 좋다
오봉산은 경수산, 혹은 청평산이라고 불리다 근래에 와서 소양호에서 보면 다섯 개의 봉우리(나한봉, 관음봉, 문수봉, 보현봉, 비로봉)가 연이어 있어 오봉산으로 부르게 되었다 한다. 각 봉우리의 표지석이 없고(자연사랑단체등에서 세운 둥근 간판만 일부 있다) 능선에서 보면 7-8개의 봉우리가 있어, 1봉~5봉의 구분이 언뜻 어렵다.
그러나,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하냐?

- 춘천에서 46번 국도를 따라 오음, 양구 방향으로 가다보면, 큰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이 고개가 배후령이다.
고개 정상에는 간이휴게소(오봉산수)가 있고 거기에 차를 세워두고 길 건너에 표시기가 무수히 나부끼는 기점에서 산행 들머리를 잡는다.
여기서 능선에 붙기까지 꽤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지만 천천히 올라도 20분이면 충분하다.
이른 아침을 과하게 먹는다고 여겼고, 최근에 산행을 통하지 않은 안종한이가 걱정이 되었는데, 아닌가 다를까 이넘 많이 힘들어 한다.
더구나, 여기에 성협이까지 아침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고 능선에 붙자마자 비지땀을 흘린다.

- 능선 안부에서 2봉(관음봉)까지는 널널한 거의 평지에 가까운 능선길이다.
1봉(나한봉)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두리뭉실한 바위봉우리이고 2봉은 약간의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하나, 그리 힘들지는 않은데, 원용이와 내가 도착하고서도 15여분이 지나서야, 성협이와 종한이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올라온다.
2봉에서 비로소 나무들의 시야 방해를 받지않고 발아래 경치를 굽어 볼 수 있었다.
3봉(문수봉)가는 도중, 소나무를 이고 있는 멋진 바위가 있는데, 이름하여 '하늘바위'라나...
주변의 소나무와 바위들이 어우러진 풍광도 그지없이 좋고, 지나온 능선길의 남서사면으로 이룬 바위절벽들도 멋들어진 경치거리였다.
널널한 산길도 도중 그만두고, 바위능선으로 되어 있는데, 관악산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암릉길 수준정도이니, 과히 어렵지는 않은 길이다.

- 암릉길이 거의 끝나는 지점, 3봉을 코앞에 둔 뭉퉁한 바위터에서 보는 경치는 오늘 산행 중 가장 멋지고 조망도 일품이었다.
오음리와 양구로 가는 46번 국도가 실뱀처럼 꾸불거리며, 산자락을 굽이굽이 돌고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구름의 역동적인 자태와 오른편으로 하얀 운해의 조화로움은 한폭의 살아있는 그림이었다.
이렇게 땀 흘리며 힘들게 왜 산행하느냐고 투정부리던 종한이조차 그 광경을 보고는 아~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이 맛에 산에 오르는구나하고 하고 탄식을 자아낸다.
그런데, 근엄하게 포즈 잡고 사진찍던 원용이가 이 경치를 보고서는 나에게 뜬 구름없이 이제부터는 자기를 '바람의 전설'이라 부르지 말고, '구름의 전설'이라 불러 달랜다.
제비에서 '한 춤 하실까요?...'라는 멘트로 유행된 '바람의 전설'로 바꿔 달라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구름의 전설'이라니...이게, 뭔 소린가?
그저, 저 멀리 피어 오르는 구름의 움직임과 운해와 산자락의 풍경이 너무 좋아 그런다고 하니, 돈 드는 일도 아니겠고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이넘은 오늘 이 순간부터 '구름의 전설'이 되었느니라.... 다음엔 또 무엇으로 개명할지 궁굼도 하고 ....
그렇게 모두들 웃고는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 조금을 더가니 3봉(문수봉)이라는 조금만 표지판이 있고, 오봉산정상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주변은 나무들로 가려 조망도 없고, 조금전 바위터처럼 풍광도 훨씬 덜하는 이곳이 정상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어째 좀 그렇더라.
김용수부부와 지용붕부부는 어제(9/4) 오후4시경 여기까지 왔다가 도로 청평사로 내려섰는데,
올라올 때 쇠줄암릉지대에서 고생께나 했다기에, 갈림길에서 청평사(해탈문)로 우회하여 하산하라고 전화로 일러도 주었었지...
어지간한 등산객에게는 그 쇠줄암릉은 올라설 때는 그리 힘들지 않으나, 내려설 때는 설~설 기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정도다.
정상이라니 종한이와 성협이는 좋아라 한다. 구름의 전설도 입이 벌어지고 ...
4봉(보현봉)과 5봉(비로봉)은 표지판도 없고 나도 정확히 어느 봉우리인지 모르겠더라.
다만, 예닐곱 봉우리들을 다 거친 능선길이 끝나면 배치고개로 가는 길과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여기에서는 부용계곡-청평사 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것도 글쎄다? 배치고개(동쪽;왼편)를 넘고 넘어서 가면 부용산(882m)이 있는데, 배치고개에서 남쪽으로 내린 계곡은 지도상에는 냉장골로 되어 있고, 이곳 사람들도 냉장골하면 금방 알아 듣는다고 했다.

- 청평사는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급경사바위길을 따라 내려서야 하는데, 홈통바위도 빠져 나가야한다.
종한이는 입가에 웃음이 사라진다.
거길 빠져 나오면 아주 근사한 송림지대...바위들과 조화로움에 그저 자연의 오묘함에 고개만 끄덕인다.
모두들 입가에 미소가 흐르고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는 또 바위길과 다소 가파른 내리막 ...
녀석은 군대시절 자랑삼아 늘어 놓던 이야기 보따리도 도로 싸고, 중얼중얼 이 산대를 향해 거침없이 발사해 대기 시작한다.
그러나, 요건 아무것도 아니다.
망부석을 지나면 안부가 나타나고 바로 눈앞에 봉우리가 있고, 오른편으로 보조 밧줄이 걸려 있는 길이 있다.
바로 가면 쇠줄암릉지대이고 청평사 경내로 바로 내려서고, 오른편으로 가면 처음엔 가파르다가 비교적 편한 길인데 주변 경관은 별로이고, 적멸보궁터를 거쳐 선동계곡을 따라 내려서면 청평사 해탈문으로 내려선다.
용수일행들에게 어제(9/4) 오른편 길로 하산하라고 통화가 되어, 하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이 갈림길에서 종한이와 성협에게 오른쪽으로 내려서라고 하니, 무씬 소리냐며 염려 말란다.
아무렴? 방위 출신인 이 산대보다야 못하는 육군 병장과 장교 출신이겠냐는 것이겠지?

- 쇠줄암릉지대는 초보 산행자에게 권하는 코스는 결코 아니다.
비가 올때나 눈이 내릴 때는 단연코 우회하라고 해야 하는 코스이다.
대신 내려서면서 소양호를 굽어 보면서 보는 경치 감상은 일품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조심하면서 천천히 내려서면 또 그리 어렵지는 않은 코스이지만, 숏다리 나에게는 달갑지 않은 구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왜 이리 내려서는냐고 ... 20년이 넘었던 추억을 다지는 것은 분명 아닌데, 이 길로 내려 오고픈 마음도 있었고 사전에 진호도 이 길로 내려서자고 하였다.
내려다 보면 빤히 보이는 청평사이지만, 이런 쇠암릉지대를 여러곳 거쳐야 한다.
배후령을 올라 섰을 땐, 등산객이 우리들뿐이었는데, 여기서 우리들이 설~설 기고 쉬다가 하다보니, 다른 등산객들이 우릴 앞질러 내려선다.
한 무리의 등산객 중 아줌마들은 엉덩이를 뒤로 하고 벌~벌 떠는(?) 종한이와 누구에게 야지 비슷한 말로 용기를 북돋구고 ....
그 일행들 아줌마들 겁도 없이 마구 잘 내려들 오고 있었다.
우리 일행들은 한없이 더디게 내려섰다. 여기서 근 50여분 더 잡아 먹었다.
구간구간 비교적 먼저 내려 선 나와 원용이는 때론 구름과자 즐기면서(요것 때문에 구름의 전설이라 불러 달랬나?)...
왼발은 이쪽으로 오른발은 저쪽으로, 저 돌부리 잡고 ...요런 잔소리도 늘어 놓으면서...
마지막 쇠줄암릉지대를 내려서면 10분이내에 청평사 경내로 진입할 수 있다.
경내로 들어서면 바로 극락보전이 왼편에 있고, 최근에 사찰 이곳저곳 증개축한 흔적이 뚜렷하다.
회전문 뜰아래 시원한 샘물에 모두들 마음껏 목을 축인다. 얼린 맥주도 ...
오늘 산행은 사실상 여기서 접는다.

- 신라, 아도화상이 창건하였다고 전하나, 고려 광종24년(973) 백암선원이 개창하면서 뚜렷한 연대를 지니게 되었다는 청평사(淸平寺)...
여러번 여길 왔었지만(배타고...) 올 때마다 색다른 감이 묻어난다.
경내에 보물제164호인 회전문이 있고, 사찰 뒷편으로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어, 주변 산세와 사찰의 자리의 조화로움이 흠 잡을데가 없다.
당나라 공주와 신라의 한 촌청년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전설도 지니고 있고 ...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이 어린 구성폭포도 좋고요, 계곡의 계류물도 비교적 맑고요...
선착장까지는 25분여이면 충분하고도 남는 널널한 내림길이다.
청평사까지 올라오는 관광객이 무수히 많더라.^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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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행한 친구들...>
김진호, 한성협, 최원용, 안종한, 이규도
(김용수부부, 지용붕부부 ...9/4, 산행함)

(후담)
* 전날(9/4), 김진호의 춘천행사가 다 끝나고, 모두들 서울로 귀경하고도 한참 후...
김용수부부와 지용붕부부는 막배로 소양호를 빠져 나왔다는 통화...
손승철(강원대 역사학과 교수)이 꼭 한번 들러보라는 음식점이 있었으니, 연산골막국수(033-242-2288)이라...
닭백숙(특히, 국물맛)이 감칠나고 막국수도 일품이었다. 승철이는 부득이 못 오고 ...
용수부부, 용붕부부에 9/5 산행한 오봉한 5명에 신대식도 ...
춘천에서 잔을 부딪히는 자리가 이렇게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오래 살고 볼 일이여...
* 매표소를 빠져 나와 선착장이 건너 보이는 간이음식점에서 감자전과 동동주에 막국수로 점심 겸해서 느긋한 시간 ...
빨리 내려가서 소양강처녀를 만나야 한다던 구름의 전설은 소양강처녀는 간데 온데 없어 서운하다 하는데, 그 주점 바로 옆에 있는 '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 ' 표지석에 새겨진 공주의 모습을 보고는 내 소양강처녀 저리 되었다고 애닯아 하더라???
* 소양호를 가로 지르는 뱃길이 새롭더라. 잊었진 아련한 추억도 떠 오르고 ...
배후령에 세워 둔 차량을 가질러 택시로 3명은 날랐고, 셔틀버스도 마다하고 걸어서 소양강 입구주차장까지 산허리 돌면서 걸어가기로 한 나와 종한의 만용(?) ...
그는 다리를 풀어야 한다기기에...
40여분 다리풀기 걷기로는 너무 과하더라...
주차장에 도착하니, 3명은 배후령에서 벌써 와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더라!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내설악과백운동계곡040829산행기

내설악 깊숙히 숨어 있는 백운동계곡 여긴 아직도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고 있다.

* 일 시 : 2004년 8월 29일(일) ... 흐리고 때때로 갬
* 산행지: 내설악 수렴동~백운동계곡
* 구 분 : 총동문2차백두대간 12차산행(설악1구간) 합류...8/28~29 무박
(A코스) 미시령~황철봉~저항령~마등령~오세암~수렴동산장~백담산장...백담매표소(용대리)
(B코스) 용대리~백담산장~수렴동산장 ...<자유산행> ... 수렴동산장~백담산장...용대리
* 코 스 : 백담매표소(03:05출)~7.1km~백담산장(04:48착...휴식등05:36출)~영시암(...06:48출)~수렴동산장(07:12착..아침.휴식등08:45출)~만수담~
백운동계곡(곡백골,직백골합수입구까지만산행...11:00출)...<회귀>...수렴동산장(12:11착)~영시암(12:44착)~백담산장(13:35착)
...계곡욕.점심등...백담사구경...(버스이용)...용대리(15:58착)

- 전날(28일) 밤11시가 넘어 서울을 출발하여 도중 두군데 휴게소에서 어영부영 쉬었는데도, 백담매표소에 도착하니 새벽3시밖에 되지 않았다. 잠은 거의 못잤고 ...
총동문2차백두대간12차산행(설악1구간)에 합류하기로 하고 왔지만, 단련산행도 못했고 황철봉 일대 너덜지대를 넘는 것도 자신이 없고하여, 집행부가 구상한 B코스로 산행하기로 하였다.
2000년 9월에 1차백두대간종주시 한계령~대청~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황철봉~미시령을 한꺼번에 산행한 경험도 있어 황철봉일대 너덜에는 너덜이 났기에 무리하여 가고픈 마음도 없었다.
최택상, 오성학, 윤철원은 A코스로 ... 이상한 산장과 홍기창과 나는 B코스로 찢어진다.
대단한 규모의 산행...총 110명이 참석한 동문들도 A코스에 68명, B코스에 42명으로 나뉘어진다.

- 적막감만이 감도는 백담(百潭)계곡의 초입, 새벽의 신선한 숲바람이 사뭇 상쾌하다. 하늘엔 구름사이로 보름달(음14일)이 휘영청 밝고, 서쪽으로 별들도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아침 7시에 백담사 셔틀버스가 첫차이니, 그때까지 기다릴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백담계곡의 웅장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숲향기를 맡으면서 7.1 km나 되는 콘크리트 산길을 따라 오르기로 하였다.
백담계곡을 휘둘러 오르는 길을 따라 오르다가, 아래의 물소리를 들으며, 예전에 이길을 따라 내려서다 보았던 백담계곡의 암반과 소(沼)와 담(潭)을 그려보면서, 어둠 속의 백담계곡을 굽어 보기도 한다. 칠흑같은 어둠뿐이지만...그래도, 이길을 얼마만에 걸어 본단 말인가!

- 중간 두 번 숨고르기 휴식을 하였을 뿐, 전원이 어둠을 뚫고 백담사(百潭寺) 일주문에 도착하니 2시간도 안걸렸다.
오른쪽 계곡 건너의 백담사는 불이 벌써 밝혀져 있고, 우린 행여나 스님들의 새벽 수행에 방해나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숨소리마져 낮추며, 비로소 흙산길을 따라 이내 백담산장에서 베낭을 내려 놓는다.
여기도, 글쎄 얼마만이던가?
백담산장,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설레게 했던 설악을 사랑했던 청춘의 아련한 추억이 여명과 함께 떠 오른다.
일부는 산장 안의 드럼통장작불난로 곁에서 새우잠을 청하고, 일부는 바깥에서 벌써 맥주를 까는 무리도 있었다.
오늘 B코스 단장을 자청한 장헌수(14회)선배님의 지시에 따라, 우리들은 여기서 어둠이 벗겨질 때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난, 백담산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산장안 벽면에 걸려 있는, 강건하고 결연한 글씨체로 씌여 있는 액자에 시선을 한참이나 고정시켰다.

<금강산 가는 길>

사무치도록
그리워서

우리 아들 이름조차
金剛山이라 했는데
기나긴 세월 그림으로나 그리던
금강산 가는 길이
이젠 돈으로 열렸는데

나는 그렇게는
가지 않겠다, 금강산을
호화유람선 타고
흥청거리며
남의 나라 여행이라도 하듯
그렇게는 가지 않겠다

끊어진 경원선
녹슨 철길 다시 이어
기적소리 울리며 가든지,

맨발로라도
저 철조망 짓밟아
피 흘리며 걸어서 가든지,

그렇게 나는 금강산에 가겠다.
그렇게 가야 한다.

- 김효사의 글 -

- 어스럼이 가시기 시작하니 다시 베낭을 짊어지고 발걸음을 옮긴다.
경사도가 거의 없는 산길을 따라, 때로는 계곡 바로 옆으로 걷고, 때로는 아득한 발아래 계곡을 굽어 보면서, 널널한 산길을 아직도 새벽의 서늘함을 느끼면서 걷는다.
양옆으로 소나무들 사이로 터널같은 근사한 산길도 있고, 바지에 스치는 풀들 사이로 야생화들도 군데군데 피어 있는 그런 길을 따라 오르니, 암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영시암(永示庵)이다.
암자 입구의 터밭에는 배추와 무와 상추등 풋성퀴들이 토롯토롯 자라고 있고, 주변의 풍경이 정답기 그지없다.
샘터에서 비로소 목을 마음껏 축여본다. 그리고, 숨고르기 휴식을 잠깐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영시암에서 3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아, 오세암 갈림길을 지나자 마자, 수렴동산장이 보인다. 백운산장에서 4.7km 거리이다.
여기서, 모두들 아침을 각자 해결하고, 산행은 자유의사에 맡기기로 하였다.
우리 3명도 코펠에 버너를 꺼내어 라면을 끓이고 밥 말아 먹으면서 기막히게 맛있는 아침을 즐긴다.
수렴동산장에는 라면, 감자부침, 통조림등 간단한 먹거리들이 있지만, 우린 구찮은(?) 식사를 조리하면서 아침을 즐겼다. 구수한 커피도 끓여 음미하면서 ... 너긋한 휴식....

- 일행들 일부는 수렴동산장에 죽치고 앉아 있기로 하는가 하면, 일부는 오세암으로...
또 다른 무리는 봉정암까지 갔다 오느니 어쩌구저쩌구...
우리 3명은 애당초 백운동계곡으로 들어 섰다가 백운폭포까지 가면 좋고, 아니더라도 회귀시간에 맞게끔만 오르기로 하였다.
우리 3명에 최광수(24회), 진효근 강승문등 27회 3명, 영화배우 한석규를 꼭 빼어닮은 33회 최후배, 모두 8명이 백운동계곡으로 향한다.
수렴동산장 바로 뒷편 언덕으로 오르면, 그 유명한 용아장성릉으로 오르기 시작한다는데, 출입금지 금줄이 둘러쳐저 있고, 아직도 난 자신이 없지만, 이후에라도 용아장은 산행(? 등반이 맞겠지)할 마음이 없을 것 같다.
나이 더 들기 전에 용아장성릉을 타 보자는 최광수 후배의 말에 그저 빙긋이 웃고만 만다.

- 수렴동이 달리 수렴동이던가?
곳곳에 암반과 소(沼)와 담(潭)이 예사롭지 않고, 계류물 또한 푸르디 푸르다.
만수담에서 사진도 찍고 세수도 하면서 계곡의 풍광을 즐기면서 서름서름 오른다.
일무리들의 등산객(?)이 우르르 몰려 내려온다.
대부분 아줌마들이고 더러는 할매 할배도 있다.
봉정암에서 내려 오는 길이라면서,
성불 하세요 하는 사람... 나참, 내가 그러면 모두가 부처일꺼야
늙지 말라는 어느 할매의 하소연(?)...아니, 가는 세월 따라가야지, 어찌 막는단 말인가!
임자 만났다고 구수한 농담도 마다하지않는 걸쭉한 아줌마...허허, 여기가 주막집은 아니거늘...
요렇게 인사하며 이야기 주고 받으며 오르니, 어느틈에 왔는지 모르겠더라!
수렴동이 끝나고, 쌍폭동이 시작되는 지점, 백담사와 대청봉까지의 거리가 표기되어 있는 백운동이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거기서 계곡을 건너로 보면 또 하나의 깊은 계곡이 보이는데 이곳이 백운동계곡 초입이다!

- 표지기도 거의 없고, 계곡의 집채만한 바위들 사이로 건너야 하기도 하고, 산길도 세세히 보아야 구분이 가고, 길이 끊겼다가 넘어진 나무를 타고 올라야 또 산길이 이어지는 백운동계곡길...
지도상에는 일반등산로가 아닌 길표시로 되어 있지만, 여긴 아직도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는 요소가 곳곳에 있는 것 같더라!
우리 3명이 초입에 들어서기 까지 수렴동계곡에서 늦장부리는 사이, 27회 후배들은 벌써 백운동계곡 입구를 지나, 성질 급하게 근사한 소(沼)를 점령하고는 아담의 후예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거기서 물놀이 실컷해라고 해 놓고, 나머지 5명은 좀 더 계곡을 거슬러 오르기로 하였다.
백담산장의 집합시간(오후 2:30까지)도 있으니, 백운폭포까지는 아무래도 무리라는 최광수 아우님의 제의에 토를 어찌 달겠는가?
24회 산원들이 작년에 여길 들어서서 텐트로 1박하고, 백운폭포를 거쳐 계속 올라, 한계령에서 올라오는 서북능선 삼거리 바로 옆에 붙으려고 했으나, 길을 잘못 들어 올라 보니 귀떼기청봉 바로 아래 였다나... 고생께나 했던 것은 불문가지(不問可知)이렸다.
백운폭포까지의 길도 만만찮다고 하고 ...은근히 겁도 준다.
백운동계곡은 상류의 두갈래 계곡이 합쳐저 이루고 있는데, 오른편이 곡백골이고 왼편이 직백골이라는데, 백운폭포는 곡백골 중간쯤 있다고 한다.
우린, 그 합수점 조금 못미쳐 작은폭포와 아담한 소(沼)가 어우러진 곳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못 미더워서(?), 어느새 우리들을 뒤따라 잡은 장헌수 선배님의 제지도 있었다.
그래, 백운폭포야, 어느 여름에 널널히 시간잡고 오면 되는 것이고, 지금은 무엇보다 급한 것은 풍~덩이다!
나이들께나 먹은 6명의 사내들이 또한 아담의 후예로 돌아가기로 하고 훌~훌~ 벗는다.
깨끗하고 차가운 계류물에 몸이 오~싹하고, 속된 표현으로 기분이 째~진다!
3분은 문제없다고 호언하던 이산장은 1분도 못 견디고 나온다.
장헌수 선배님의 베낭에서 나온 코냑 한모금...쨔~르~르하게 목구멍을 타고 내려서는 맛 죽~여 주더라!
A팀 선두는 저항령을 내려서고 있었고, 무전기에다 대고 여기 사항을 중계하는 헌수 성님의 우렁찬 목소리에 우린 희희덕거린다.
우린, 그렇게 저렇게 1시간 가까이 물속을 드나들며 노닥거리며 보냈다.
아쉽지만 언젠가, 올해 같은 맹무더위를 날려 보낼 장소로 찜~해 두고서 발걸음을 되돌린다.

- 수렴동산장에는 A팀 선두 박기설 응~아(24회;2차백두대간등반대장...나는그를이렇게 부른다.)는 벌써 도착하여 거기서 죽치던 일행들이 건네는 맥주를 맛 있게 마시고 있었다.
곧, 이어 우리의 자랑스런 3인방도 선두그룹에 끼어 도착하더라...
새벽에 헤어지고 만났건만, 무~지 반갑게 맞이한다.
그들도 맥주로 목을 축이고는 발걸음을 다시 돌린다.
영시암에서 샘터물로 목을 다시 축이고는, 우리 중 내가 앞장서서 백담산장까지 단숨에 내 달린다.
길도 되돌아 가는 길이겠다, 땀도 한번 쭉~내어 볼 샘도 있고, 백담계곡에 다시 풍~덩하고픈 마음도 꿀떡 같아서이다.
백담산장에 도착하니 오후1시반이 조금 넘어서고 있었다.
오늘 나의 산행은 여기서 사실상 접는다.^Q^

- 새벽에 대충 보아 두었던, 백담산장 건너 계곡의 커다란 한바위터,,, 소~옥, 들어가면 산길에서 거의 보이질 않는다.
집행부가 마련해 준 도시락과 맥주 한켄...각자의 베낭에서 나온 반찬과 쐐주등으로, 계곡욕을 하고서 6명이 비로소 둘러 앉아 즐긴다.
점심을 먹고서, 백담사(百潭寺)를 둘러 보려면, 이렇게 땀내 나는 몸으로 사찰내를 활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본의 아니게 하루에 두 번이나 내설악계곡물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기~창이의 좋아하는 모습을 상상이나 해 볼꺼나?
입가에 통쾌한 미소를 띄는 기~차이를 보면서, 속으로 중얼...중회선생, 이해 하시리라 믿으요! ㅎㅎㅎ.

- 백담사(百潭寺),
647년 신라 진덕여왕때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는 고찰은 여러차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복원되기를 여러차례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데, 이 사찰에 얽힌 전설과 야화는 책으로도 한권감이거널, 일천한 졸생인 내가 감히 언급하기엔 어울리지 않아 생략하기로 하자.
누가 뭐래도, 백담사 하면 만해(卍海) 한용운 선생을 먼저 떠 올리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일진데,
근래엔 전직 한 대통령의 유배지(?)로 더 유명해졌고, 용대리와 백담사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산길도 그 덕분이던가?
또한, 용대리 일대의 식당가도 그때부터 호황의 기반을 다졌다는 지나가는 소리도 헛된 바람소리는 아니렸던가?
참으로 오랜만에 백담사를 아내와 아들.딸과 함께 왔던 때가, 그 전직 대통령이 이 사찰에 오던 (겨울)해, 여름이었다고 기억난다.
그리고, 한참지나 오늘 또 백담사를 찾게 되었다.
내 머리 속에 각인된 고느적한 사찰의 내음은 간데 없고, 사방이 증.개축되어 있거나 진행중이고, 그 분(?)이 기거한 방은 전시되어 있었는데, 초라한 방이지만 관광객 발길이 제일 많이 잦는 듯 한데,
시간상 세세히 보는 것을 다음 기회로 미루었지만, 그래도 만해기념관이 나의 발길을 유난히 잡는다.

- 잔뜩 흐린 날씨에 기어코 실비가 한두방울 얼굴을 비빌 무렵 백담사를 빠져 나온다.

...................중 략....................
百潭寺 내려가는 길에 骸骨이 있다고 했다
해골을 줏어다가 술잔을 만들자고 했다
해골에 술을 부어 마시던 빠이론이
한 개의 해골이 되어버린 것 처럼
哲學을 부어서 마시자고 했다
해 . 골 . 에 . 다 . 가 . . . .
.....................중 략.................... <故 진교준(12회)선배님의 '설악산 얘기' 중 일부>

요즈음, 어느 누가, 특히 젊은이가, 백담사 앞에서, 그 앞의 콘크리트 다리에 서서, 다리 밑 잘 정비된 백담계곡을 굽어보면서, 이런 시를 읊을꺼나!
설악으로 향하는 정열에 불타던 무수한 등산가와 설악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는 백담사는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했다는데, 요즈음도 그럴까?
백담사도 세월 따라 변하고, 우리네 마음도 변한다!
그래, 맞다!
세월도 흐르고 세상도 많이 변했다!
나도 그 세월따라 흘러 가고 있고 ....^Q^

<참석자>
* 22회 : 최택상 이상한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홍기창
* 총동문 : 110명 (A팀 68명, B팀 42명)

(후담)
* 서울로 오는 길은 막히고 막혔다!
A팀 후미가 예상보다 늦은 하산도 한 원인이었지만, 차량이 많은 것에는 속수무책이지!
도중, 도로변 식당에서 늦은 저녁하면서 겨우겨우 동서울톨게이트 지나니, 벌써 밤11시반.
자정이 가까워서야 집에 들어선다.

* 이렇게 일요일 귀경길이 지옥길이 되어도 설악을 찾는 사람들, 설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설악은 그만큼 크고 넓은 것을 불어 넣어 주는가?
그걸, 느끼기에는 나의 산행은, 설악 사랑은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는가 보다!
피곤도 하고 .... 다음엔 가지 않을꺼야...중얼거리면서 잠자리에 든다.^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이규도 (08/31 12:48)
당분간 요 산행기 사랑방에 조금 숨겨 줘요!
적당할 때 산우회게시판으로 이사갈께요!
이유는 묻지 마! 알면 다~쳐요!

*eQ왈; 흥, 마음대로 생각하~슈! 엿장수 마음대로이니...ㅋㅋㅋ!

*고추가루(08/31 12:38)
포천 백운산이나 광덕산 가려고 하다가 못가고 백운계곡 다녀 오구서 설악산 백운동 계곡 갔었다고 뻥치는구만?

능강계곡과 얼음골과 금수산-040821산행기

6km 능강계곡 맑은 계류와 깨끗한 암반, 서늘한 얼음골
올해같은 여름이면 친구들과 꼭 같이 가봄직한 곳이다.

일 시 : 2004년 8월 21일(토) ... 흐림

산행지: 능강계곡과 얼음골과 금수산정상 ...제천 수산면~단양 적성면
구 분 : 번개및답사산행
코 스 : 능강교(10:03출)~능강계곡(6km)~얼음골(...13:00출)~얼음골재(사거리)~삼거리(점심등...15:00출)~금수산정상...삼거리~옹달샘~절터~남근석공원(...16:30출)...상학마을(17:00착)

금수산(錦繡山;1016m)은 작년 3월초 눈덮혀 있을 때 오르고(졸작 산행일지030302금수산답사산행기 참조), 올해는 여름이 거의 다 지나가는 시점에 다시 오른다.
그땐, 상천리 백운동에서 용담폭포~암릉~망덕봉~얼음골재~삼거리~정상...삼거리~상학마을 코스로 산행했는데, 오늘은 능강리의 능강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 얼음골을 거쳐, 금수산정상으로 산행하여 상학마을로 하산키로 머리 속에 이미 그려 놓고 있었다.

-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서 남제천I.C에서 빠져나와 금성쪽으로 82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드라이브 풍광이 죽인다

, 청풍문화단지로 가는 청풍대교에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좌회전하여 꼬불꼬불 가면, 이에스콘도단지가 나타나고 바로 지나면 다리를 만나는데 이것이 능강교다!
다리를 지나면, '금수산얼음골'이라는 이정표간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맑은 계류가 흐르는데 여기서부터 능강계곡 6km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상한 산장의 끈질긴 협박(?)과 위세(?)에 마음 약해서 홍기창과 더불어 아침 7시에 차를 몰고 서울에서 번개처럼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3명은 오붓한 산행을 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 물소리 들으면서 처서(處暑)를 코앞에 두고 여름의 잔챙이를 날려 버릴 샘치고 그야말로 널~널한 산행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영화 글리프행어에서 실베스타 스탠론이 애인과 함께 절벽과 절벽사이에 걸려 있는 아슬아슬한 줄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에 비할바는 택~도 없는 규모이지만 계곡에 걸려 있는 줄과 나무로 엮은 다리도 건너고,
돌들로 차곡차곡 쌓아 놓은 통일기원염원돌탑도 구경하면서 계곡을 따라 쉬엄~쉬엄 6km가 넘는 능강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울창한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하고 깨끗한 암반과 맑은 계류와 소나무는 어울려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당장이라도 풍~덩 뛰어들고 싶은 소폭포와 소(沼)가 한두군데가 아니더라!

- 삼분의 일정도 올라왔던가? 빠른 계류물을 건너야 하는 곳이 있는데(조심해야 빠지지 않는 엉성한 나무로 걸쳐 있다),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사이 일무리의 등산객들이 빠른 걸음으로 우르르 몰려온다.
산정산악회 멤버들인데 후미에 정기원 등반대장도 오늘 산행에 참석했단다. 올 6월에 지리산종주산행시 거림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하산할 때 하산 종료시점에서 이 분을 우연히 만났었는데, 오늘 이 능강계곡에서 또 우연히 만나게 될 줄이야 ...
산정산악회원들이 계류를 건너는 동안, 우린 더 거슬러 올라서 어렵지 않게 건너는 장소를 발견하였고, 또한 아주 멋들어진 작은폭포로 이루어진 계곡욕탕으로는 최고급급인 장소를 찜~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더 거슬러 오르면서 잠시 쉬는데, 곧 올라오는 정기원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차를 직접 몰고 3명이 왔다니까, 약간은 섭섭한 눈빛이다. 산정과 함께 왔으면 하는 눈치였겠지? 허나, 워낙 갑자기 오게 되었고 산정이 오늘 이 코스로 오는 것도 몰랐다.
하여간, 반가움에 서서 잠시 여담과 안부를 묻고는 각자의 산행을 하기로 하고 손을 맞잡는다.

- 홍~창의 입에서 너무하다 할 정도로 널~널~한 산행은 능강계곡이 끝날 지점까지 계속되었다.
이끼 낀 나무들과 바위들, 비단처럼 펼쳐진 계류포말들, 수영장같은 소(沼)들, 계곡길 옆에 간간히 핀 야생화 ...
6km가 넘는 능강계곡은 발걸음을 한없이 더디게 굳세게 붙잡아도 산행은 계속해야 했다.
거의 거슬러 왔다고 판단되고 이정표가 있는 얕은 바닥 자갈 높이의 계류물을 건너서 산길은 거의 90도 꺾여, 남쪽으로 서서히 올라치는데, 얼음골로 오르는 길이다.

- 이 일대는 아주 음습한 지대이다.
아무렇게나 걸려있는 넝쿨가지들, 너덜지대에 이끼 긴 돌부리들, 나뭇잎들을 치면서 오르는 발걸음은 쉽지가 않고, 뒤따르는 기창이는 힘 겨워한다.
그렇게 한참이나 오르니 산사태가 난 것같은 돌무리들이 흘러내린 지대가 있으니, 여기가 금수산 얼음골(寒陽地)이다!
이곳도 만병(?)에 좋다니까 인간들이 자리다툼과 땅꾼들의(주변엔 뱀이 드글드글한단다) 선점다툼이 아주 치열했다나...(하산후 능강교로 가는 택시기사가 들려 주더라)
옆의 샘터의 물은 잇빨이 시릴 정도로 차갑다.
한모금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순간, 땀으로 젖은 온몸이 오싹한다.
이산장과 기창이는 얼굴에 물을 끼얹는 것도 모자라, 머리에 쏟아 붇는다.
나도 따라하기... 몸에 소름이 돋는다.
얼음골 돌무더기 옆에 앉아 있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3명은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이 한기에 잔저리를 쳐본다.
그렇게 한참이나 머물면서 여름이라는 단어도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시각은 오후 1시가 가까웠다. 능선인 얼음골재까지 1km, 거기서 정상까지 거의 1km이나 남았다.
그래도, 일단 능선에 올라 서 보고 점심을 어디에서 할지 결정하기로 하였다.

-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려 있는 듯, 산길은 어두컴컴하기까지 하였으나, 울창한 수림과 아름다리 소나무들은 아주 아주 깊은 산중 속으로 걷는 듯 분위기를 자아내었고, 무서움이 들기까지 하였다.
가끔 뒤돌아 소리 쳐보면 이산장과 기창이의 대답만이 산중을 울린다.
30여분은 넘게 그렇게 호젓하게 오르다보니, 앞에서 사람소리가 들리고 곧 웅성웅성하는 소음(?)과 십수명의 등산객들의 모습도 보인다.
얼음골재다! 능선 사거리 갈림길이다.
우린 북쪽에서 남쪽으로 쳐 올라왔으니, 오른쪽(서쪽)으로 가면 망덕봉이요, 곧장(남쪽) 내려가면 상천리 백운동으로 가는 길이요, 왼쪽(동쪽)으로 가면 금수산 정상 방향이다.
작년 3월에 난 망덕봉으로 올라 여기를 거쳐 정상으로 갔었고, 이 능선엔 눈이 잔뜩 쌓여 있었다.
산정산악회 후미조(정기원님을 여기서 다시 만났다. 상천리로 리드하여 하산한단다)와 상학에서 올라 능강계곡으로 하산하는 다른 산악회 인원들이 여기를 점령하고 있어서,
점심은 정상 가까이 삼거리 부근, 작년에 봐 두었던 충주호를 굽어볼 수 있는 넓은 바위에서 하기로 하고, 우린 이내 정상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능선길은 비교적 평탄히 동쪽으로 향하다가 삼거리 부근에서 남쪽으로 꺾어 지며, 왼편(동쪽)으로 내려서면 상학마을로 가는 길이요, 곧장(남쪽)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길인 삼거리에서 바로 올라다 보면,
멋진 소나무와 바위터가 어우러진 곳이 있는데, 충주호를 굽어 볼 수 있고 멀리 월악산의 영봉과 문수암릉의 험준함을 뚜렷이 볼 수도 있는 곳이다.
망덕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상에 구름이 피어 올라오면서 경치의 한몫을 더해주고 ...
우린 여기서 참고 참았던 점심 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이산장이 무겁게 짊어지고 올라온 인삼막걸리에 얼음을 띄워 마시니 그 맛이 어떨까!
캬~하~ ....
꿀맛같은 점심을 먹으면서 굽어보는 풍광에 취해서 만사를 잊어 버리며, 이 여름의 잔챙이들을 날려보낸다!

- 정상으로 가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이 짧지만 두서너군데 있고, 나무계단으로 잘 정비된 곳도 있지만, 습기찬 나무뿌리와 둘부리들에는 아주 조심을 요한다.
15여분 이런 오르막을 오르고 나무계단이 끝나면 정상이다.
잔뜩 흐린 날씨이지만, 정상에서의 조망은 다리품 팔고 올라온 대가를 치루고도 남는다.
그리고, 3명은 김~치하며 한컷 찰~깍 ...
다른 산악회 등산객들이 올라와 소란스러움에 하산길로 바로 접어들기로 한다.
계속 남쪽으로 암릉을 타고 내려서다, 서피고개에서 상학으로 빠질까도 생각했으나, 가파르고 물기있는 암릉(북한산이나 관악산과는 다른 암질이다. 물기가 있으면 많이 미끄럽다)에 기어 내려가기보다,
삼거리로 되돌아 서서, 바로 상학마을로 하산키로 한다. 가장 짧은 하산길이요, 무엇보다 남근석공원을 이산장과 기창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도 ...

- 그러나, 절터가지는 거의 너덜지대이고 물기를 머금은 돌들은 하산속도를 한없이 더디게 만든다.
중간, 옹달샘에서 핑계삼아 널부러지게 쉬면서 목도 추기고...
약간은 힘에 겨워하는 기창이도 드디어 너덜지대를 다 내려서고 널널한 오솔길이 펼쳐지자,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지더라!
내 키보다 크게 자란 풀들이 무성한 달구지 다니는 길을 따라 내려서면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상야릇한 모양석이 있는데, 여기가 금수산 남근석 공원이라나...(030302산행기에도 언급되었음)
상학마을엔 음기가 하도 세어 여차저차하여 이조때부터 이 자리에 남근석을 세워 음기를 다스렸는데,
유교에 위배되고 풍기문란등으로 패쇄되었다가 현대에 다시 복원했다는데, 암튼 재미있는 곳이여...

- 퇴계 이황 선생이 이 지방에 부임하여 산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릅답다고 하여 '錦繡山'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원래는 백악(百岳?)산이라 하였다 한다.
그런데, 이 남근석공원에서 바라보면, 금수산은 여인이 누워 있는 상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글~쎄, 내 눈엔 도무지 그렇게 보이질 않으니, 아직 난 음기에 웅크려 쪽을 못쓰는 쪽에는 속하지 않는가 보다. ㅎㅎㅎ...
남근석공원에서 터덜터덜 15여분 내려서면 상학마을인데, 등산로 입구엔 금수산 표지석이 커다랗게 세워져 있다.
여기서 올려다 본 금수산 정상부근의 자태는 험준한 절벽에 가파른 산세는 느낄지언정, 요염(?)한 여인이 누워있는 자태를 도저히 느낄 수는 없는 이 평범한 산행가의 눈에 안경을 하나 더 끼어야 한단 말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뒤돌아 상학마을로 내려서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Q^

<함께 산행하고 답사한 사람>
이상한 이규도 홍기창 (3명)

(후렴)
* 상학마을 금수가든에서 두부김치에 우리가 남겨 온 맥주로 한모금씩~~~
택시를 불러 능강교까지 가는데 3만원 요구하니 어쩌랴...
가는 도중 잠시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기사양반덕에 얼음골에 얽힌 비화도 들었고,
신선봉.미인봉 일대의 송이버섯 보호에 사력을 다하는 주민들의 일화도 재미있고...
* 능강계곡 입구에서 발가벗고 3명은 몸을 단장하고는 한두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에 서둘러 서울로 엑세레이터를 밟는다.
내려 올 땐 핸들은 내가 잡았고, 올라 갈 땐 이산장이 잡았다.
밤 9:30경 석촌호수 부근 죽여주는(?) 김치찌개로 늦은 저녁에 쐐주 한잔으로 번개산행을 자축하며...
쨘~쨘~쨘~^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89차정기산행기040808관악산 - 무더운 열기 속으로 산행

참으로 무덥고 무더운 날씨
그 열기 속으로 산행

* 일 시 : 2004년 8월 8일(일) ... 맑음, 몹씨 무더움
* 산행지: 관악산
* 구 분 : 제89차정기산행
* 코 스 : 사당(09:46출)~까치고개주택가능선~약수터~제1H장~계곡길~제2H장~연주암
~두꺼비바위(점심등;12:37~13:40)~새바위~426봉~구세군회관(14:57착)

- 아무리 갑신년이라지만, 이번 여름은 해도해도 너무한다.
어제가 입추(立秋)이건만 가마솥같은 열기는 오늘도 아침부터 식을 줄 모른다.
대부분 휴가기간인 것을 예상하고 몇몇 산원만 나오리라 생각하였지만, 역시 소소 얼굴만이 이 한여름에 정기산행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나타났다.
서병일 전임동기회장의 등장은 힘을 실어 주었고, 약수터에서 합류한 김유신도 반가왔다.
29회 현도성이 몸이 근질근질하여 오늘 산행에 동참해 주었고, 성섭이와 충빈이는 전날 술기운에도 나와 주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 겨우 약수터에 도착했는데, 8명의 이마와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가 되어 있었다.
평소 산행 같으면 여기까지 거의 논스톱으로 쉽게 올랐는데, 오늘은 날씨가 날씨인지라 중간에 한번 숨을 골랐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약수터의 물은 거의 말라 있었고, 식수는 아껴가며 조절은 해야 했으니, 요럴 때 목구멍에서는 유달리 물을 더 요구한다니까....

- 병일, 성섭, 충빈이는 마당바위쪽 능선으로 천천히 오르기로 하고, 나머지는 능선과 계곡 갈림길에서 그래도 나무 그늘이 있는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서 제2h장에서 합류하기로 하였다.
평소 산행했던 암릉길 오른편으로 난 계곡길로 접어드니 햇볕은 가릴 수 있어도, 습기 많은무덥운 날씨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계속 땀은 이마와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가운데, 일순 소나기 구름이 지나가면서 한방울 스치고 지나갔지만, 병아리 오줌같은 빗줄기에 땀을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소위 깔닥고개를 치고 오를 무렵, 16회 김승남부부와 20회 이선길부부를 만났다.
낙성대에서 올라 소소한 산행하면서 하산길이라나... 이 더운 때 길게 산행하지 말고 같이 내려가 시원한 생맥주라도 같이 하자며 유혹하길래 미소로만 답한다.

- 제2h장에서 유신이는 아이스케키 2개나 먹으면서 기다리고, 오총은 점심을 후따닥 먹어치우고 있었다.
오총에게 조르고 졸라 우리도 아이스케키를 먹으면서 3명을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한참이나 지나서 3명은 오뉴월 뭐~같은 늘어진 걸음으로 어슬렁 나타난다. 이들도 아이스케키를 그냥 지나치지는 못했고...
당초 예상 코스보다 단축하여 과천으로 빠지기로하고, 조금은 원기를 북돋구고는 연주암으로 그냥 내 달린다.
벌써 동이 나버린 식수를 연주암 식당에서 겨우 조금 보충하고는 바로 두꺼비바위 능선으로해서 과천으로 빠진다니 몇몇은 쾌재(?)를 부른다.

- 두꺼비바위 옆으로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있어 뜨거운 몸들을 식힐 수 있었고, 타는 목마름으로 들이키는 얼린 맥주는 목구멍을 알~싸하게 한다.
그늘진 두꺼비바위에 바짝 기대어 가져온 점심등을 먹으면서 마냥 늘어져 본다.
달구어진 관악의 암릉의 열기가 불어오는가 하면, 그래도 계곡으로 타고 올라오는 시원한 한줄기 바람도 있었다.
이 한여름 속으로 산행하면서 벌겋게 달구어진 얼굴에 이런 바람을 맞는 순간, 여름 산행의 묘미도 있으리라...

- 426봉에서 국사편찬위 뒷편 계곡으로 가 보아야 물은 말라 있을게 뻔하니, 계곡욕의 미련을 아예 접고, 혹시나 구세군회관 오른쪽 뒷편 계곡에 지하수라도 펑펑 나오면 거기서 몸을 씻을까하고 내려선다.
달구어진 두꺼비바위능선에서 지열이 확~확 올라온다.
자연히 하산 발걸음은 더딜 수 밖에 없지만, 중간 바람이 불어주는 곳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금쪽같은 바람결에 땀을 식힌다.
역시나, 구세군회관 뒷편 계곡도 거의 말라 있어, 발걸음을 횡~하니 돌려 사우나로 직행하자며, 바삐 구세군회관을 빠져 나오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Q^

< 참석자 >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한성섭, 임충빈, 서병일, 김유신, 현도성(29회) -이상8명

(후담)
* 제2H장에서 아이스케키는 김유신, 사우나 값은 한성섭, 뒷풀이 맥주와 통닭은 서병일이 각각 쏘았습니다!!!
시원하고 개운하고 알~싸하여 좋았고, 또한 캄~사....
사우나에 들어설 때 거의 대부분 2kg이상 빠져 있었다.
땀을 엄청 흘렸다는 이야기 아니겠어~
중회선생! 그러니, 생맥주 맛이 어떻겠어?
근데, 두녀석(누구?)은 사우나도 마다하고 생맥주부터 찾아가더라???
다 합류할 때까지 단 한잔씩만 마셨다나? 믿어야지요!

* 유달리 힘들었던 여름 산행이었던 같다.
여름을 좋아하는 나 eQ이지만, 올해같은 여름은 나도 정말 싫다~싫어...^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88차정기산행-040711북한산 , 대단한(?) 기록을 남기면서...

갑신년 하반기 첫산행
대단한(?) 기록을 남기며...

* 일 시 : 2004년 7월 11일(일) ... 흐린 뒤 비
* 산행지: 북한산
* 구 분 : 7월정기산행(제88차)
* 코 스 : 사기막골(10:05출)~능선~너럭광장바위~영봉북서계곡(효자리계곡 상류;12:21...13:37 점심.탁족등)~육모정고개~용덕사(14:58착) ... 우이동

- 잔뜩 찌푸린 날씨, 후덥지건한 기온, 사기막골 입구에는 등산객이 거의 없었다.
오늘 코스는 여러번 산행해 보았고, 이에 따른 산행기도 작년에 여러번 게재되었으니, 새삼 설명하는 것도 진부하여 오늘은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매번 이 코스로 산행할 때마다, 능선을 따라 오르다 밤골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합쳐지는 널널한 능선길은 만만디인데, 숨은벽이 코앞에 보이는 너럭광장바위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은 항상 힘들고 입에서 단내를 토해내야 했다.
오늘도 이 오르막에서 땀을 엄청 쏟아내고서야(오늘은 유달리 땀을 더 많이 흘렸다) 너럭광장바위에서 너긋하게 풍광을 감상하며 한숨을 돌린다.
나뿐만 아니라, 이상한 산장, 오성학 윤철원 산총도 마찬가지였다.

- 그러나, 아무리 오총이 전화로 성화대지 않고 나이도 나이인 만큼 자율에 맡겼다지만, 명색이 정기산행인데 산고 산차 산원 산녀의 얼굴은 한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산장.총.대 딸랑 4명뿐이라니... 대단한(?) 기록을 남기며, 갑신년 하반기 첫산행을 한다.
산우회 실세(?)들만의 널널한 산행을 하는 맛도 싫지는 않았지만,
오총은 8월정기산행에도 전화질(?)을 하지 않겠노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고...
너럭광장바위에서 좀이 쑤시도록 머뭇거리다가 그래도 기념사진 한 장 찰깍은 했다!

- 영봉북서계곡, 소위 효자리계곡 상류로 거슬러 내려서다가 수량이 많아진 계류의 한 곳, 멋진 소(沼)도 있는 곳에서 4명은 똑같은 팬티만 걸친 채 등목과 탁족을 즐기면서 소소한 점심을 즐긴다.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뒤덮히고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질 듯 말 듯 하던 말던,
오늘 산행은 이 계류 암반에서 즐기는 것만으로도 족(足)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 효자리계곡으로 내려서는 곳에는 군부대가 있으니, 여기저기 새로 철조망으로 둘러쳐서 등산객의 출입을 더욱 엄격히 통제하는 듯 하고, 그럼에도 그 곳을 통과하려는 등산객의 유혹은 끈임없어 교묘히 개구멍(?)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어렵지 않게 우리도 그 비밀의 미로를 지나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 육모정고개까지 그야말로 널널한 산행을 계속한다.
바람 한점없는 육모정고개에서 연신 땀을 쓸어 내리면서, 제88차정기산행은 산장.총.대의 산행으로 만족하자며, 하산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 용덕사로 내려서는 산길엔 다른 등산객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하기사, 이 일대가 입산금지 지역이니 그걸 어긴 우리만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던가!
내려서는 도중, 신중하기로 소문이 난, 이상한 산장이 미끄러운 바위길에 넘어져 팔에 찰과상을 약간 입었는데, 우릴 대신하여 벌(?)을 받았다면 너무 과장인가? ㅎㅎㅎ...
그는 오늘 펑크낸 넘은 물론 다른 산원 산녀에게도 그 영광의 상처를 꼭 알려 달랜다.
명상의집으로 오르는 길목입구에 있는 노천 카페에서, 이산장의 영광의 상처를 위로하며,
시원한 생맥주를 한쪼끼씩 들이키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하였다!^Q^

<참가자>
이상한,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4명)

(후담)
* 7/10 지산명덕원에서 열린 기우회하계모임에 참석한 산원은 찔리는게 없을게다!
하지만, 그외의 산원이 이 산행기록을 보고 느끼는게 없다면 .... ????
좋은 산행지 즐거운 기획산행을 시행할 의무가 산장.총.대에게 있다면, 적어도 정기산행에는 산원이면 참여할 의무는 있다고 본다.
서울고22회산우회가 계속되어야 한다면 ....
* 여던여덟번의 정기산행에서 최소인원 기록을 남긴다!^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정기산행제87차중원계곡메모040613>

離俗을 잠시 꿈꾸어 보았던 자에게
가깝고도 너무 먼 중원계곡 ....

* 일 시 : 2004년 6월 13일(일) ... 청명, 매우 더움
* 산행지: 중원계곡
* 구 분 : 제87차정기산행 ... 총동문산악회하계산행합류
* 코 스 : 비슬고개(10:05출)~싸리봉(811.9m;10:58착)~싸리재(11:15착...1:50출)~중원계곡...도중 탁족등...중원폭포~중원리 청솔농원(13:57착)

- 오늘 산행은 비슬고개에서 싸리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을 50여분 치고 올라서면 산행다운 산행은 끝이더라!
중원계곡도 그냥 널널히 내려서도 1시간여이면 충분하고도 남는 거리이고...
내려서는 중간의 계류가에서 탁족을 하며 몸이 으씨시하게 한기를 느낄 즈음, 일어서 하산한 것 이외에는 산행의 강도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오늘 산행의 세세한 코스 및 산행기를 적는다는 것이 좀 쑥스럽고 좀~ 그렇다고 느낀다!
그래서, 기록의 의미를 두는 간단한 메모로 대신하기로 한다.

- 중원계곡을 끼고서 산행다운 산행을 할려면, 중원리 청솔농원에서 중원폭포로 해서 오르다가, 합수점에서 오른편으로 도일봉(道一峰;863.7m)을 올라 싸리봉을 거쳐 싸리재를 가로질러, 중원산(中元山;815m)을 넘어서 755봉 못미쳐 왼편 너덜지대를 타고 내려서서, 중원계곡을 따라 다시 산행기점으로 돌아오는 산행(5시간여 예상)이 한판의 하루 산행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머지 않은 날, 일요일이 아닌 날에 기회가 있으면, 오붓하게 그렇게 산행해 보아야지 그림을 그리면서, 그때에 도일봉~중원산~중원계곡 산행기를 쓰기로 할거나!

- 다만, 1997년 6월 15일 (22회산우회)제4차정기산행으로 도일봉을 올라 이 중원계곡으로 하산한 기억이 아스러하게 스쳐 지나가고, 그 당시와 비교하여 변화된 것이 거의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직은 때가 덜 묻은 곳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마음 먹으면 차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도 말이다!
그대, 이속(離俗)을 꿈꾸는가? 그러면, 중원계곡으로 가 보라고 누가 말했던가?
잠시 그 꿈을 꾸면서 갔건만, (갈 때는)가깝고도 (돌아 오는 길은 교통체증에)너무나 짜증나고도 멀고 멀더라!^Q^

<참석자>
* 22회 : 이규도부부,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홍기창부부, 이상한, 최택상,
김진성, 서병일, 엄춘택, 이용남, 김왕철, 우순명 ...이상16명
* 총동문 : 버스10대(정확한 인원???)

(후담)
* 다소는 어수선한 청솔농원에서의 점심겸 뒷풀이 ... 오랜만에 나온 서병일 우순명의 입가에 미소가 흐를 리가 없겠고...
더구나, 귀경길 물경 4시간반이나 소요되었으니, 불평이 심심하면 나오고, 괜히 나와 오총의 심기도 불편하고...
나도, 행락철 일요일은 아니다, 아니야!라고 몇번이나 되내인다.
* 싸리재에서 기어코 중원산을 올라갔다 와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4명(최산고, 김회장, 용냄이, 쪌~원)은 늦으막하게 호강하며 식사도 하였겠다, 산행도 많이(?)했겠다 불평이 나오면 않되지?
* 압구정동까지 가기에는 저녁식사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8:30경...도무지 못 참겠다는 일행(상기참석자 중...병일, 진성, 쪌~원부부만 제외)은 날따라 강변도로 암사유원지에서 내려, 암사동에서 뼈다귀감자탕으로 소소한 저녁을 게글스럽게(?) 먹으면서, 離俗의 꿈을 접는다. ㅎㅎㅎ! ^Q^

<사족>
나와 주신 산원 산녀님 덕분에 22회 얼굴에 체면(?)은 세웠~소!
그래도, 너무 아쉬우니 기창아, 병일아, 머지 않은 날(일요일은 절대 아님

오소고니...
중원계곡~도일봉~싸리재~중원산~중원계곡 산행 한번 하자꾸나!
그땐, 그야말로 계곡욕도 하면서 .... ㅋㅋㅋ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6월북한산성돌기메모040612

6월의 뙤약볕 아래 북한산성 9개를 돌고...

* 일 시 : 2004년 6월 12일(토) ... 청명, 무더위
* 산행지: 북한산(북한산성돌기)
* 구 분 : 번개산행
* 코 스 : 북한산성입구(08:38출)~계곡길~대동사~약수암~위문(10:35착)~용암문~동장대
~대동문~보국문~대성문~대남문(13:38착...13:57출)~청수동암문~부왕동암문
(15:00착)~삼천사(15:50착) ... 삼천장식당(16:10착)

- 상기 코스의 산행은 작년 11월 북한산성일주산행기(031130)에서 코스별 세세한 설명은 하였으니, 당시 산행기(산우회 03년산행일지)를 참조해 주길 바라면서 오늘은 그 기록만 남기기로 하자!
북한산성일주산행은 14개 성문을 도는 산행인데,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9개만 도는 것으로 만족한다.
서암문 북문은 북한산에서 제일 험한 원효봉 능선상에 위치해 있어, 우리 나이에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갈 필요가 있겠는가?

- 6월의 뙤약볕이 따가와도 수목의 이파리를 간질거리는 계곡과 능선상의 바람은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 주기에 충분하였다.
주능선에서의 지열도 가끔은 느끼면서 대남문을 지나, 의상봉 능선과 갈라지는 칠성봉에서의 북한산 전경은 청명한 파란 하늘 아래 한폭의 힘있는 그림이더라!

- 거의 메말라 버린 삼천사계곡에는 계류라고는 어울리지 않게 그 널다란 암반위로 겨우 졸~졸 흐를 따름이고 ...
작년에도 들렀던 삼천사 입구를 빠져 나와 계류옆에 있는 삼천장식당에서 시원한 맥주 한컵으로 산행을 접는 맛도 꽤 근사하지 않던가!
가을에도 이 코스를 산행해 보자며, 자리를 마련해 준 김진성 동기회장에게 보답의 건배를 권해 본다.^Q^

<참석자>
김진성 이규도 윤철원 손정수 김세윤 김왕철, 그리고 진성친구 2명 ... 8명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지리산삼신봉 040606-답사산행

여기 삼신봉에 오르니
유장한 지리산 백리능선 파노라마를 볼 수 있더라!

* 일 시 : 2004년 6월 6일(일) ... 청명 ...매우 더움
* 산행지: 지리산 삼신봉, 불일폭포
* 구 분 : 총동문산악회 지리산당일종주산행 뒷풀이산행 ...22회산우회답사겸함
* 코 스 : 청학동(10:11출)~샘터~안부(11:01착)~삼신봉(三神峰;1288m...11:14착, 조망11:29출)
~삼신산정(三神山頂:내삼신봉1354.7m...11:55착, 조망12:10출)~삼불재(13:03통과)
~불일폭포(14:26착...14:37출)~상계사(15:17착)

- 조금은 뻐끗한 다리를 매만지면서 쪌~원이와 용냄이에게 아침 먹고 어떻게 할꺼냐고 물으니, 대뜸 산대와 같이 행동한단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며 아부성(?) 대답에 한편 당혹해 하면서, 힐끔 쳐다보니 둘다 다리에 무리는 갔기는 간 모양이더라.
하기사, 이번 기회에 지리산당일종주보다 더 나를 잡아 끌었던 지리산 삼신봉...
그곳에 오르면 유장한 지리산 백리능선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고, 평생에 한번은 오를 만한 가치가 있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고 이곳저곳에서 보고 들었던 터라, 아무리 피곤하고 다리가 뻐끗하지만 이런 기회를 놓치지는 말아야지...

- 그런데, 아침 일찍 서울로 출발한다던 버스는 한 대(3대중)도 없고, 그걸 기다리는 사람들도 없더라.
삼신봉 산행파 아니면 불일폭포 쪽 계곡파로 완전히 나뉘는데, 산행에 붙는 인원이 42명이나 된다.
청학동 도인촌 입구에서 산행파도 두 구분으로 나뉜다.
가는골로 해서 삼불재로 올라 불일폭포로 내려서는 코스는 2시간이나 단축하는 코스이다.
오늘 산행이 어제의 몸풀기(?) 산행이라지만, 청학동~삼신봉 2.5km 삼신봉~불일폭포~상계사 8.9km 으로 논스톱으로 치고 나가도 꼬박 5시간은 소요되는 한판 하루 산행량이다!

- 수풀이 우거지고 옆으로 계류 물소리 들으면서 여느 산이나 마찬가지 산죽이 있는 평탄한 오르막이 있고, 주변엔 야생화가 반기는 곳도 있는가 하면,
지겨운 돌부리가 우숙우숙 돋아난 준너덜지대도 있고 하는 지리산 동편에 위치한 삼신봉 오르는 길은 거의 북쪽으로 빙긍빙글 돌면서 오른다!
샘터까지는 단내를 토해 낼만한 된비알은 없는데,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나면 가파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어 15여분은 치고 올라야 한다.
어제 그렇게 땀을 쏟아 내었는데도 등줄기와 이마에서 땀이 막 나온다. 가픈 숨도 몰아 쉬어야 했고...
안부에 닿으니, 그래도 능선에 올라오는 미풍이 있어 한결 살 것 같았다!

- 안부에서 쉬엄쉬엄 올라도 삼신봉 정상까지는 15여분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여기 정상에 서 본다!
" 설악에 올라도 설악을 볼 수가 없는데, 점봉에 오르면 설악을 볼 수가 있다"라고 했던가?
산악인들의 과장이 아니었다. 읽고 들었던 소문이 헛된 표현은 아니었구나 느낀다.
" 지리산에 오르면 지루하다고 했고, 지리산 백리능선길을 한번에 볼 수가 없는데, 삼신봉에 오르면 지리산을 한눈에 볼 수가 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의 벗 ㄸ~준(이동준), dj도 레코드 판 틀어주 듯 지리산 이야기 나올 때마다 말하지 않았던가!

- 과연, 그랬다!
청명한 초여름 날씨에 하늘엔 하얀 구름이 약간 수놓고 있어 배경은 더욱 삼삼하고...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볼거나!
노고단~임걸령~반야봉~삼도봉~토끼봉~명선봉~형제봉~벽소령~덕평봉~영신봉과 세석평전~촛대봉~연하봉~그리고, 천왕봉의 도도한 솟구침~오른편으로 내린 써리봉을 넘어 아스러한 웅석봉까지 ...
유장한 지리산 백리능선의 파노라마 풍광을 여기 아니면 어디에서 볼거나!
과연, 장관이었다!
달리 어떻게 표현할 필력의 한계를 절감한다.
디~카를 돌리면서 이 경치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 쓴다.
카메라 휴대 않은 선후배들의 애석함을 달래 주느라 찍~사 역할도 한참이나 해야 했다.
그래, 우리 산원, 산녀님들에게는 이 곳을 꼭 한번은 안내해야겠다.
특히 이상한 산장, 김시영 산사, 홍기창, ㄸ~준등등에게는 억지로 끌고라도 다시 한번 와야겠다!
그때, 오산총 이넘을 끼어 줘, 말~어? ㄸ~준아, 이 코스는 네 전용 코스이니 네가 알아서 하거라! ㅎㅎㅎ...

- 남서쪽으로 틀어지는 능선길에는 산죽이 터널을 이룬다.
산죽을 헤치면서 산행하는 맛, 그것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라!
다소의 오르막이 계속되고 수풀이 양옆으로 우거진 능선길을 20여분 가면 봉우리 하나가 나타난다.
삼신산정, 일명 내삼신봉이다!
여기에서의 조망도 삼신봉 정상에 비해 조금도 못할 바 없는 가히 일품이다!
그래서, 그냥 갈 수가 없었고 ...
김문현(10회), 김진수(13회;장헌수 선배랑 쌍수라 불린다

선배들도 디~카로 찍어 달래고,
최종호(24회)는 삼신봉 정상에서만 만족하지 않고 여기에서도 졸라댄다.
용냄이와 함께 또 찍고, 경치를 실컷 구경을 하고는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여기서 독바위까지는 굽어보는 풍경을 즐길 수 없을 정도로 수풀이 우거지고, 때론 산죽을 헤치면서, 때론 가파른 부분 내리막을 내리고 오르막을 오르면서 중간 간식 요기만 잠깐 하고 삼불재까지 단숨에 내 달린다.

- 삼불재에는 다른 산악회 대부대가 진을 치며 점심을 먹고 있었다.
삼거리 이정표에는 상계사까지는 5.8km라고 씌여 있다.
계속 남쪽으로 내리면, 가는골로해서 청학동으로 빠지고, 오른편으로 틀면 불일폭포로 빠진다.
여기서, 청학동을 굽어 보면서 스탠딩 휴식 잠깐 ...
그리고, 산죽터널을 뚫고서 내리막으로 내달린다.
다리에 조금은 무리가 오는 듯하여,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어 본다.
앞서가는 용냄이의 곰걸음이 산죽사이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혼자 묘한 미소도 지어 보고 ...
자주 나타나는 산죽길과 숲길이 이제는 조금은 지겨워지기 시작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끝나는가 싶더니, 너덜길이 또 반긴다?
요길이 끝나면 이제는 물이 있겠구나 하면서, 초코렛 하나에 물도 벌컥벌컥 마셔댄다.

- 불일계곡이 시작되는 여울물이 흐르는 곳에는 몇몇 등산객이 하지 말라는 취사도 하고 있고, 구름과자도 즐기는데,
뒤에 따라 오던 우리 김진수 선배에게 야단을 흠뻑 맞는다.
여울물보다 더 시원하더라!
불일폭포로 내려서는 길은 간간히 만나는 물소리와 지류계류물에 손 담그는 맛이 없다면 아주 지루하게 여길 정도로 비슷한 산길이 꼬불꼬불하면서 이어진다.
불일폭포라...
나의 벗, ㄸ~준이, dj가 어릴 적, 이곳에 올라 와 발가벗고 폭포에 들어가 호연지기를 키웠다는 곳(?... 실은, 폭포안마를 즐겼겠지...ㅋㅋㅋ), 지금의 요트에 미치도록 물과 친숙하게 되었던 곳이라고 자랑하던 곳이지 않던가!
내 언젠가, 니 어릴 적 추억이 콸~콸 쏟아지는 이 곳 불일폭포에 한번 와 본다 했거널, 오늘에야 와 보노라!
녀석아, 이 다음에 우리 산원 산녀님들과 함께 오더라도 너랑 나랑은 함께 발가벗고 폭포밑에 서 볼꺼나!
그 불일폭포는 산길에서 300여미터 숲속으로 들어 가 계곡을 내려서야 볼 수가 있다.

- 상계사까지는 2.1km거리, 널널히 걸어도 1시간이내 거리다!
길은 아주 일부만 빼고는 돌길이다.
불일폭포에서 내려서자 마자 산장 비슷한 쉼터에서 계곡조들이 시원한 맥주를 즐기면서 유혹을 하는데, 옆의 샘터에서 물을 머리에 끼얹는 것으로 만족하며 발길을 옮긴다.
상계사 사찰 건물이 일부 보이는 지점에서 쪌~원이와 수통의 물을 말끔히 비운다.
나도 다리에 조금은 무리의 증세가 나타나고, 쪌~원이도 내색은 하지 않지만 힘겨워 하는 것이 얼굴에 나타나 있더라.
6월초의 오후 햇살답지 않게 뜨거운 햇살은 상계사 돌바닥과 주변 사찰건물로 사정없이 내리쪼고 있었다.
대사찰, 상계사의 세세 곳곳 카메라에 담기에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훗날 산행의 여백으로 남겨는 두어야지 ...
사천문에서 일주문까지 일직선으로 난, 달구어진 돌바닥을 빠져 나오자마자,
김병우(21회) 선배를 졸라 사 마시는 스포츠음료 ...
타는 목마름으로 그 음료수를 목구멍에 부어 넣으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 ^Q^

<참석자>
* 22회 : 이규도, 이용남, 윤철원
* 총동문 : 김문현(10회)외 41명 ... 상세 내용은 총동문산악회 게시판 참조할 것

(후담)
* 상계사입구 식당가, 지리산산채정식집...양명륭이 제일 먼저 시원한 맥주 한 컵을 건넨다.
캬~ ...
그리고, 샤워를 할까하고 샤워장으로 향하다가, 식당가 뒷편의 계곡물로 내려선다.
27회(?) 후배 한 명도 따르고 ...
집채만한 바위틈의 계곡물에 풍~덩 들어가니 그 시원함을 어디에 비기랴?
바위가 가려주니 풍기문란은 면하고, 이틀간의 산행의 피로가 흘러가는 물살만큼이나 싹~가신다!
요렇게 좋은 곳 두고, 용냄이와 쪌~원은 상계사 나오자 마자 보이질 않으니, 발가벗고 올라가 찾을 수도 없고... 애석하도다...ㅎㅎㅎ!
* 소문과는 영 아니올시다라는 산채비빔밥을 입안으로 꾸억꾸억 집어 넣으면서, 쐐주도 한잔, 포도주도 한잔, 맥주도 한잔 하고 ...
대단한 우리 22회의 새로운 산행 실력자들...쪌~원과 용냄이와 함께 또 쨘~쨘~쨘 ....

* 이석영(23회)의 구수한 정감에 이끌려 최후의 소주 한 병까지, 그리고는
산행을 못하면서까지 도우미를 자청한 후배님들께 감사하는 마음과 미안한 심정으로...
기획하고 산행리드 하신 집행부 선후배님들께는 무거운 짐을 느끼면서...
이틀간 지리산에서의 산행은 나에게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했다.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지리산당일종주시도와포기040605

몸과 마음이 준비되고 정비하지 않은 자에게
지리산 백리능선길은 열어 주지도 보듬어 주지도 않더라!

* 일 시 : 2004년 6월 5일(토) ... 청명
* 산행지: 지리산
* 구 분 : 총동문산악회 지리산당일종주합류
* 코 스 : 성삼재(03:00출)~노고단(03:45착)~돼지령~임걸령(05:05착)~노루목~삼도봉
(05:55착...06:10출)~화개재~토끼봉~명선봉~연하천산장(08:00착)~형제봉~
벽소령산장(09:41착...09:55출)~선비샘(덕평봉)~칠선봉(탈출결심)~영신봉
~세석산장(13:31착...휴식등후미인솔14:30출) ~~~거림(17:58착)

- 서울을 출발하던 6월4일 오후9:30경 ...
그 하루전까지도 총동문산악회의 지리산당일종주산행에 참여할 의도와 마음의 여건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오성학 산총의 끈질긴 꼬드김과 그에 대한 의리(?)에 이끌려 전격 참가하기로 결정하고 6월4일 오후에야 주섬주섬 베낭과 짐을 꾸리고 나섰다.
작년에 벽소령에서 1박하며 유평리까지 산행해 보았고, 오총도 가고 우리 산원 용냄이(이용남)도 총동문산악회 최장기록도 보유하고 있어, 난들 못 할소냐는 다소의 시건방도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나를 부추긴 오총 이 넘은 못 간다하고 못 간다던 용냄이는 얼굴을 보인다.
쪌~원(윤철원)이야 이번 기회를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는가를 잘 알고 있으니, 당연히 얼굴을 내밀어야 했고, 오총 이 넘에게 또 한방 먹고는 22회 참가자 수를 최소의 면피는 했다.

- 참가자 65명중 도우미등 지원조 빼고도 52명이 성삼재에서 03:00경 지리산당일종주산행에 나선다.
지리산태극종주팀 5명(24회;박기설 김재주등)은 전날 노고단산장에서 1박하고 본대와 오늘 합류한다하니, 적지 않은 인원이 지리산당일종주산행에 나섰고, 선두는 있어도 중미.후미 개념은 출발 직전부터 아예 없다.
다소는 산만하고 조금은 무모한 이 산행에 합류한 나로서도 전체 산행리듬에 누가 되는 산행은 하지 않으려고 바싹 따라 붙어본다.

- 노고단산장까지 논스톱, 그리고 어둠을 뚫고 돼지령을 지나고 임걸령에서 물 한모금과 식수보충, 지금쯤 반야봉정상이 근사할 시절인데 그 오르는 길목 노루목도 그냥 스쳐 지나치고 ...
삼도봉에 이르니 해가 떠 오르고 비로소 모두들 휴식과 간식을 들며 다리를 뻗는다.
도중 일출에 나타난 지리산 산자락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엄두를 낼 수 없는 산행속도다.

- 명선봉을 지나면서 발걸음의 속도를 조금 늦추어 본다.
쪌~원이와 용냄이에게 이제부터 내 산행을 할 터이니 개의하지 말고 선두에 끼어 산행을 하라고 이르고는 먼저들 보낸다.
도중 한 바위터에서 간밤에 휴게소에서 산 햄버그로 아침을 떼우는데, 이미 식어 버린 햄버그가 목구멍으로 잘 넘어 갈 리가 있나...
미식가루 꿀물로 대충 입안에 넣고서 빠른 속도로 연하천산장에 도착하니, 일행들은 여기서 아침을 먹고 있었고, 선두는 일어서고 있었다.
다시 쪌~원이와 용냄이와 함께 선두 그룹에 붙어 산행해 본다.
선두는 물론 장헌수(14회) ... 이 선배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올해가 환갑인데 그 새다리(실례?)로 지리산당일종주 10여번, 우리나라 산하를 누비지 않은 곳이 없는 실력의 소유자 ... 내 상식으로는 불가사의한 인물일러라!
그 뒤를 김송연(33회)이는 한시도 놓치지 않고 가며 세재까지 갈꺼란다.
지리산이 처음인데 그것도 당일종주에 나서겠다니 이 넘은 더 불가사의한 인물이로고...
장헌수의 전설에 도전장을 내미는 녀석인가?
전설은 전설로 남겨두어야 아름다운데...
ㅎㅎㅎ...
(그는 결국 세재까지 지리산 백리능선길을 주파하였다. 대단한 넘, 무서운 넘, 독한 넘~~~.)

- 그 선두그룹에 붙어가니 나도 모르게 차츰 나의 산행을 잃어버렸다.
도대체 리듬이 도무지 맞질 않는다.
형제봉에 못미쳐 다시 뒤로 빠져 산행해 본다.
내 산행을 찾아보려고 산행 속도를 늦추어도 보고 복식호흡을 거듭해 가면서 산행해 가는 동안,
연하천에서 나보다 늦게 출발한 선후배들도 나를 스쳐 지나가기 시작하고 ...
그리고는 벽소령에 다시 서 본다.
97년 9월 6일, 백두대간종주산행시 어둠 속에 다리 질질 끌고 겨우 들어섰고, 그후 내 산행에서 일대 전환점을 만들었던 그 벽소령,
작년 6월 6일에 우리 산원 산녀와 29회 후배들과 함께 지리산종주산행을 할 때, 저 언덕에서 비박을 하면서 널널하였던 그 벽소령,
이곳에서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무엇이 현명한 판단일까하고 잠시 생각해 본다.
선두는 15분전에 출발했다고 하고, 용냄이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넘도 갈등이 되는 모양이고 설상가상 산행도중 무릅을 돌부리에 부딪혀 약간의 상처와 조금 부어 올라 있었다.
그래도, 이 녀석은 작년 지리산당일종주(중산리로 하산) 서울고산악회 최장의 기록보유자로서 올해는 그 불명예(?)를 깨어보려고 한다고 솔직히 고백했던 순진한 넘이지 않던가!
지리산 산신령이 그러한 불순한(?) 마음의 동기를 이 넘에게는 받아 주고 넘어가 주었으면 했다.
그를 독려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서 세석에서 cut off 시간을 넘기지 말라며, 먼저 보낸다.
세석산장에서 cut off는 12:30이고 늦어도 오후 1시에는 도착해야 한다!

- 선비샘에서 목을 추기는데, 저만치 용냄이가 또 기다린다.
이 eQ 산대와 같이 산행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물을 보충하고는 다시 발걸음을 빨리하며 재차 그를 먼저 보낸다.
나는 나의 산행을 해 보겠으니 세석에서 일행들을 놓치지 말라고 또 잔소리하고...
칠선봉을 조금 못미쳐 근사한 바위터에서 다시 발걸음을 늦춘다.

그리고는 끈임없는 자아문답의 연속 ...

' eQ야, 22회 명예를 위해서라도 천왕봉을 넘어 세재나 중산리로 가야하지 않은가?'
「 아니야, 오늘은 너 산행을 이미 잃어 버렸어! 지리산당일종주가 산행의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작년에 친구들과 1박하며 넘어 보았으면 됐지? 뭐가 부족해?」
' 그래도, 지금까지 산행해 온 일천한 경험이지만, 나이 많은 선배도 어린 후배도 심지어 여자도 다 가고 있는데, 그만한 배짱과 깡~도 없냐? '
「 임마, 오늘만 산행하고 말꺼니? 아니다 싶으면 중간에서 빠지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거야! 평소 네가 22회 산원 산녀에게 그랬잖니?」
' 지리산 백리능선길을 하루에 넘어 봐! 22회 다른 산원 산녀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겠니? 그걸 못했다면 선.후배에게도 얼마나 쪽~팔려? '
「 그건, 아니지! 성삼재~노고단 2.5km, 노고단~세석평전 20.4km, 세석~거림 6km 거의 29km 산행도 상당한 하루 산행량이고, 한판의 멋진 산행일진데, 무얼 그리 욕심을 내고 무리를 하나? 」
..............................................................................................................................

- 그러다보니 어느새 칠선봉이다.
지금부터라도 바짝 따라 붙으면 세석을 지나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까지 오후 4시30분 이전에는 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다음이 문제다.
세재로 하산하던 중산리로 하산하던 선두와는 상당한 시간 차이가 날 것 같고, 전체 산행에는 누가 될 것이 확실하다!
혼자서 어떻게 천왕봉을 넘어 어디로 하산하던 오늘밤 안으로 숙소에야 갈 수야 있지만, 이런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고 해서도 아니되는 단체의 구성원으로써 상식이 아니던가!
지리산당일종주산행이 내 산행일지에서 훈장을 다는 일은 더 더구나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결심을 한다!
내 산행을 찾아야 하고 내 리듬대로 거림으로 하산하기로...
일곱 선녀는 진정한 산꾼 등산가들인 선두그룹를 쫓아 다 가 버렸는지, 칠선봉 주변은 너무도 고요하고 적막하다.
그리고는 비로소 지리산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주변의 풍광과 나무들 ... 지리산 산자락의 아름다운 곡선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 이제부터는 세석에 오후1시 이전에 도착하지 않으려고 기를 써며 산행한다!
인천의 한 회사에서 단체로 왔다는 젊은 남녀와 간식도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도 주고 받으면서...
이들은 연하천에서 1박하고 출발하여 오늘 장터목에서 1박하고 내일 천왕봉 일출을 보고 중산리로 하산한다고 했다.
그야말로 널널한 산행인데도, 이들은 나보다 더 힘들어 한다. 산행 경험이 너무나 없었고 회사행사이니 이를 악물고 간다고 했다.
속으로 사장이 누구인지 몰라도 꽤 괜찮은 기획 산행이라고 여기면서, 난 다시 내 산행을 계속한다.
영신봉 오르는 가파른 나무계단를 오르면서 뒤돌아 한숨 쉬면서, 일대 풍광을 구경도 하고,
작년 지리산종주산행시 22회 넘들과 함께 사진 찍던 바위터에서 물도 마시면서 산사 중회의 얼굴도 떠 올리리며 , 사진기를 꺼 낸다.
저멀리 장터목 위로 천왕봉이 보이고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도도한 능선이 오늘은 내가 가야하지 않는 길이라며 또렷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 영신봉에 올라서니 여기저기 야생화가 곱게 피어 있고, 그걸 넘어서니 더넓은 세석평전이 시원스럽게 시야에 펼쳐진다.
그 위로 촛대봉 부근에 사람들이 많은데, 아마도 우리 일행들의 선두그룹이 아닐까 짐작된다.
한참이나 주변을 둘러보고 사방팔방 지리산 자락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 나타난 한만엽(28회:세석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는 그는 단숨에 세재까지 내달렸다)이 나의 즐거움을 방해(?)하며 능글맞게 웃고는 함께 풍광을 감상하면서 세석산장으로 발걸음을 내린다.

『몸과 마음이 준비되고 정비하지 않은 자에게,
지리산 백리능선길은 열어 주지도 보듬어 주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그런데도, 이상하게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진다!

- 세석산장에 도착하니 이외로 많은 선후배가 머무르고 있었고, 나를 무척이나 반긴다?
52명중, 반이상이 거림으로 하산한단다.
두목 최치석(16회) 선배, 보스 김승남(16회) 선배, 규율반장 이선길(20회) 부부, 유명한 산악인 한왕용을 연상 시키는 거구 이규중(16회) 선배와 그리고 기라성 같은 산행경력의 후배들...
더구나, 산행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양명륭등 25회 후배들도 이미 거림으로 하산했단다.
그리고는, 나에게 후미를 챙기고 하산 하라는 두목의 명에 도리어 내가 반긴다.
용냄이도 당일종주 의욕을 접고는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즉석 비빔밤을 안주삼아후배가 내어준 쐐주도 한잔씩 나눠 마시면서 나도 다리를 달랜다.
.............zzzz.................................
세석산장에 머물던 선후배들을 거의 하산 시키고 남은 사람은 용냄이와 나, 그리고 27회.28회 후배 3명 모두 5명인데, 27회 강승문 진효근등 4명 가량이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타나질 않는다.
연하천에서 아침 먹을 때, 아마도 그들은 벽소령에서 탈출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떠 올리는 후배의 말에 우리도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현명한 후배들이니 지금 시각까지 도착 안한 걸로 보아, 벽소령에서 빠진 것이 확실해 보였다(그들은 의신으로 하산하여 택시로 숙소까지 거금을 지불해야 하는 대가를 치루었다).

- 두 번 다시는 오르고 내리고 싶지 않은 길 ...
세석에서 거림으로 내리는 길은 돌부리의 연속이다.
지리산 능선에서 가장 짧은 탈출로라 하지만, 6mk 거리고 3시간 잡아야 한다.
하기사,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리는 가파른 돌부리 길에 비하랴 마는, 이 길도 그에 못지 않다.
세석 샘터에서 잠깐 특유의 산길은 대성리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잠시 뿐이다.
우거진 수풀로 뒤덮혀 주위 풍광이 있나, 계곡 물소리만이 유일한 낙인 그 길을 27회 후배는 악전고투하며 내린다.
세석까지 오는 도중 돌부리에 넘어져 코잔등에 상채기도 있고(잇빨이 무사하여 다행이었다), 무릅도 긁혔고, 용냄이도 작년같지 않은 지 약간은 고전을 한다. 계류에 발도 담그면서...
그래서, 내려 서다 휴식을 취하고, 비상약통에서 물파스 근육이완제등도 꺼내 바르고,
있는 간식 나눠 먹으면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내려 서는데, 길~기만 하다.

- 거림골을 거의 다 내려 설 지점에 너럭바위가 있고 근사한 소나무가 아름드리 서 있다.
다른 산악회 회원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 그 풍광을 디~카에 담질 못했는데, 조금 더 내려서서 뜻밖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언 듯 스치고 지나칠 무렵에는 서로 몰랐는데, 거의 다 내려와 만나 확인하니 '산정산악회' 등반대장 정기원님이다!
몇번 산정멤버와 산행도 같이 해 보았고, 일천한 내 산행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했던 분이다.
2년전 희양산에서 조우하고는 여기서 또 만난다.
오늘(새벽 4시출발) 성삼재에서 여기로 하산하고 다음 번에 거림에서 세석으로 올라 천왕봉을 넘어 세재로 간단다.
지리산종주를 두 번 나눠 하는 샘이다.
날고 긴다는 산정산악회 정예멤버들에게도 지리산당일종주는 권하지는 않는다며, 거림으로 하산하는 나를 부추겨 세워 준다.
아까 사진 찍던 사람들이 산정멤버라는 사실도 알았고, 언젠가 인연 있으면 함께 멋진 산행해 보자며 껄~껄 웃으며 헤어진다.

그리고, 우리 하산동지 5명은 내려서자 마자, 먼저 시원한 맥주를 찾는다.
그 알싸한 차디찬 맥주를 입안에 부어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Q^

<참석자>
* 22회 : 이규도, 이용남, 윤철원(천왕봉 넘어, 중산리로 하산) ... 3명
* 총동문 : 65명 + 태극종주팀5명 + 숙소합류 2명 ... 지리산당일종주 30여명
(상세 내역은 총동문산악회 게시판에 게재 될 것임: 참조 바람

(후담)
* 산청군 시천면 반전리에 위치한 숙소 ... 서지관광농원(055-972-1451)
산자락에 위치한 아담한 곳, 간단한 저녁식사겸 반주등...
내일 몸풀기(?) 산행이 있기에 대부분 일찍들 취침한다.
지도를 보니 몸풀기 산행이 꼬박 논스톱이면 5시간이더라!
선후배님들, 졌~소이다, 졌다!
* 이만한 장소 섭외, 이런 기획산행 준비한 집행부의 노고가 아주 많았으리라 짐작하고도 남는다.
내일은 만사를 제끼고 일찍 서울로 가는 버스에 편승해야지 하면서 잠이 들었는가 보다.
...zzz...^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봄특별기획산행기:곰배령점봉산040529-첩첩산중 산행보다 길고 깊은 우리들의 정담들

첩첩산중 산행보다 길고 깊은 우리들의 정담들
진동계곡을 진동시키고 한밤을 뛰어 넘는다.

* 일 시 : 2004년 5월 29일(토)~30일(일) ... 청명
* 산행지: 곰배령~점봉산
* 구 분 : 2004년 봄특별기획산행
* 코 스 :
(A조) 삼거리(07:55출)~강선골~곰배령(10:05착...10:27출)~작은점봉산~점봉산(11:58착...점심등휴식13:10출)~홍포수막터
~너른이계곡갈림길~961.5봉~855.5봉~단목령(15:45착...16:05출)~삼거리(16:30착)
(B조) 삼거리(07:55출)~강선골~곰배령~작은점봉산~주목군락지 ... 왕복산행

- 금요일(5/28) 하루종일 줄기차게 내리던 비는 밤에야 가늘어지고 급기야 멎었다.
그래도 일기예보에는 토요일 아침까지 비가 내린다니 마음이 편할 리가 있었겠는가?
어떻게 기획하고 준비한 산행인데 연기하거나 취소시킨다는 생각은 엄두도 못내고...
마지막날까지 돌출행동(?)하는 못된 새로운 조까지 생기니(이러한 부류의 원조는 작년 지리산종주산행시 3조 무리들이다. 중회,일파,지~붕등) 이래저래 마음은 뒤숭생숭...
잔뜩 찌푸린 밤하늘을 보면서 한숨도 못자고 차창밖으로만 시선을 던지고 현리까지 ...
5/29 새벽3:30경 현리에서 그 못된(?) 4조(최봉준,엄춘택,한성섭,김경래)을 찾아내어,
짚차를 뒤따르게 하고서야 진동계곡 32km를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었다.

- 첩첩산중 어둠을 뚫고 쇠나드리를 통과할 무렵, 주변 산줄기들의 뚜렷한 곡선의 윤곽이 들어나니, 날씨는 비는 오지 않겠다고 확신이 섰고, 진동초등분교에 이르니 먼둥이 터오고 북쪽 점봉산 일대 하늘이 밝고 깨끗하게 보인다.
그래도 이 산대 eQ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을 해한 일이 없고, 소탐대실하지 않으려고 선하게 살아 왔거늘, 많은 산원 산녀가 함께하는 이번 산행에 하늘도 무심하면 안되지, 암 안되고 말고 ...중회선생 맞~죠?
'꽃님이네'로 진입하는 다리밑으로 옥수가 철철 넘쳐나고, 그림처럼 아담한 소로길을 따라 우리는 '꽃님이네'에 닿는다.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청아하고 주변 수목은 우거지고 계류물은 깨끗한 그 곳에 모두들 보따리를 풀고 잠시의 휴식으로 들어간다. 첩첩산중 자연의 품으로 ...

- 꽃님이네 주인(홍순경.박성실 부부)이 정성스레 준비한 아침을 먹고, 전원 도시락도 준비하여 산행에 나선다.
당초 예상했던 인원보다 많은 산원 산녀들이 A조 코스에 참가하고, B조는 12명에 홍선생이 들꽃과 산나물 및 수목에 대한 강의도 하면서 산행에 동행하게 되었다.
총 38명이다!
강선골 초입에서 A조가 먼저 오르기로 하는데 산녀는 박란이(기창 부인), 채미옥(용수 부인) 2명만이 붙었다.
A조 코스의 산행에 대해서는 지난 답사산행기 '곰배령점봉산답사기040501'에서 자세히 언급하였으니, 세세한 코스별 설명은 오늘 산행기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 강선골 계곡물 수량은 지난 답사 때보다 훨씬 불어 나 있었다.
주변 수풀사이로 산나물은 지천인데, 봄 들꽃은 이미 시들어 버렸고 여름 들꽃은 이제야 꽃몽오리를 키우기 시작하는가 보다.
산고사리들은 훌쩍 자라 심심산골의 분위기를 더해 주고 있는데, 무슨 바쁜 일이 있는지 두넘(진호, 성협)은 산대의 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을 횡하니 치고 나간다.
산사만은 직무상 앞으로 치고 나가도 좋다고 했는데, 글세라 죽호 성협마져...
그렇다고 내주 지리산종주에 나설 성협이도 아닌데 ...
점봉산 정상에서 만났을 때까지 이 두넘의 그림자는 내내 보이질 않았다.
무엇이 그들을 저리도 바쁘게 하는가? 그리 빨리 올라 무엇을 할거나? 그리 빨리 오르면서 무얼 볼거나?
가다가 이숲 저숲을 보면서 때로는 폭포밑에서 육각수 산소도 흠뻑 마시면서 가면 얼마나 좋은데 ...
알 수 없는지고 알 수가 없도다!

- 계류물을 두 번이나 건너야 하는데, 첫 번째 계류물에서는 자칫하면 물속에 빠질 염려도 있어 먼저 건너간 일행이 여기저기 돌들을 놓아 징검다리를 놓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도 B조에서 나중에 무전으로 부실 징검다리라고 흴란하며 약을 올린다.
그렇게 널널히 오르는데도 폭포가 있는 곳에서 쉬었다 가는 사람은 진성이와 세윤이 밖에 없었다.
전부들 곰배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초라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나?

- 하늘을 가린 수풀을 벗어나 오르니 곰배령이라!
곰배령에는 잔잔한 바람이 일고 작은점봉과 호랑이코빼기 쪽으로는 얇은 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들꽃대궐, 천상의 화원이라는 곰배령에는 오늘은 봄들꽃은 시들어 있었고 여름들꽃들은 이제야 꽃망울을 맺으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길목에서 이들 들꽃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피고 지고 있건만, 우리네의 갈망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쪌~화와 희수는 이상한 표현으로 이 산대에게 속았다며 야~지를 놓고, 다른 산원과 두 산녀도 이에 동참하며 눈을 훌긴다.
자연의 이치가 날씨와 온도와 습도에 따라 이 들꽃들을 다스리거늘, 이 산대를 탓하여 무엇하랴?
그래도, 이 넘들아, 찬찬히 살펴 볼지어다!
주변을 돌아 다니며 볼진데, 여름 들꽃들이 그들의 향연을 위해 지금 한창 준비하며 꽃대를 솟구치고 일어서는 모습들은 왜 보이질 않는가?
구름이 일순 지나가고 저멀리 설악이 보이고 수만평 너른 초원이 해발 1100m에 펼쳐져 있는 이 곰배령에 올라 서 보는 것만으로도 어디인데 ...
그리고, 단 한번 이 곰배령에 올라 그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려니 하는 우리들의 욕심은 과하지 않던가!
나는 더 머무르면서 찬찬히 이곳저곳 구석진데까지 보면서 사진도 찍고 싶은데 ...

- 작은점봉산으로 오르는 오르막은 약간은 가파르다.
나무들은 고산 특유의 비바람에 자세를 낮추면서 생존을 해야 하기에, 나뭇가지들이 요상한 형태로 자라나 있다.
뒤돌아 굽어내려보니 곰배령은 다시 엷은 구름이 지나가고, 그곳에서 B조를 기다리는 오산총의 기이한 고함소리만이 들려온다.
작은점봉산에 오르니 하늘은 다시 말끔해 지고, 저멀리 북쪽으로 점봉산이 구름에 가렸다 다시 내밀고를 반복한다.
작은점봉산에서 점봉산으로 오르는 완만한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지면서 우리를 반긴다.
이 일대 철쭉도 몇일 이른 듯 했다.
어제까지의 비에 꽃몽오리들이 많이 떨어졌지만, 대부분 꽃몽오리을 이제야 펴기 시작 직전이다.
활짝 피었던 꽃잎은 어제 비바람의 위세에 이겨내지 못하고 흐늘흐늘한 것이 많았지만, 일부는 아주 요염한 농도의 분홍빛을 발산하면서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 곳곳에 피어 있는 철쭉이 그래도 곰배령에서의 아쉬움들을 달래주고 양옆으로 펼쳐진 깊은 산자락의 경관에 불평하는 넘들은 없더라!
오른쪽 강선골 우거진 수목의 연속과 그 너머로 조침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아스러함...
왼쪽으로 귀둔리로 흘러 내려서는 깊은 골짜기와 용수골 산자락들의 아름다운 곡선, 가리봉의 우뚝함과 설악 서북 주능 서쪽 끝자락 ...
이런 풍광을 보면서 때로는 철쭉이 양옆으로 반기니 이런 산행을 어디에서 해 볼거나!
그리고, 능선 중간 못가서 있는 주목군락지를 어찌 그냥 지나치랴?
주목의 생김새가 다른 고산에 있는 자태와는 완연히 다르고, 누워 있는 형태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주목을 여기 아니면, 이 산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일러라!
B조는 여기까지 왔다가 왔던 길로 되돌아 하산하기로 하였다.

- 점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오르막에는 약간의 바위지대다.
오르면서 뒤돌아 볼지어다!
작은점봉까지 이어져 있는 능선의 부드러운과 아름다움을 어디에 비길까?
먼저 치고 나간 두넘은 이 능선에서 무얼 보았고 어떻게 느꼈을까?
정상으로 오르는 오르막의 철쭉군락지대의 철쭉도 일부는 아주 예쁘게 피어 있지만, 대부분은 1주일 정도 이른 시기인 듯 꽃망울만이 탱탱하게 솟아 있었다.
김일동의 안타까움과 탄식이 바로 뒷귀가에서 들리는 듯 하더니, 이내 바람결에 멀리 사라진다.
저만치 5월초 내가 매달아 놓았던 표지기가 보인다.
점봉산 정상에 다시 올라서는 순간이다!

- '설악에 가도 설악을 볼 수는 없는데, 점봉산에 오르면 설악을 볼 수가 있다'고 누가 말했나!
그랬다!
점봉산 정상에 올라 서 보라!
설악의 서북주능의 위용을 한눈에 다 볼 수가 있다.
안산, 귓때기청봉, 한계령, 소청, 중청, 대청, 화채능선, 집선봉, 권금성 ... 그 오르편에 속초 앞바다까지 ...
오늘은 설악의 허리에 운해도 없이 그 속살을 다 보여주고 있더라!
정상에서의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여기에 토를 다는 녀석은 한넘도 없었다.
먼저 와 있으면서 정상주를 홀짝하고 있던 진호와 성협이를 질타도 하고,
쪌~화와 최~봉, 경래가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르면서, 25명이 함께 1424m라고 표시한 정상표지석 주변으로 둘러서서 기념촬영도 하고, 사방으로 흩어져서 여기저기 풍광을 감상한다.
그리고는, 정상 바로 아래의 평평한 곳, 백두대간 조침령~한계령을 넘고 있는 대간꾼 4명이 앉아 쉬고 있던 자리까지 양보 받아 점심을 먹기로 한다.
그 4명에게는 이제 설악만 넘으면 대간종주를 마치는 것이라며 백두대간종주 경험을 신나게 설도 풀고 ...
허, eQ 산대도 이제는 많이 컸다 컸어 ... ㅋㅋㅋ!

- 그 무렵 B조도 점심 먹을 자리를 잡았다는 무전 연락 ...
그런데, 꽃님이네에서 곰치등 산나물을 싸 주었는데, 그 귀한 것을 베낭에 넣은 사람은 A조에서 나 뿐이고, 세봉지는 B조 넘들 베낭에 들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았겠다!
이상한 산장 한술 더 떠서 자기들은 수박도 있다는데, 오산총 베낭에서 나왔단다.
그 맛이 꿀맛이라고 무전기에다 떠들어 댄다.
꽤심한 넘, 곰배령에서 그 무거운 것 좀 나눠 주면 어디 덧나나? 산총의 직무유기 아이가?
곰치 한잎을 여러갈래 찢어서 아끼고 아껴 먹는 여기 일행들의 모습을 보았어야 했는데...
어디에서 숨겨 놓았는지 베낭에서 정상주(양주등)는 잘도 나오더라!
성협이와 진호는 먼저 치고 나간 저들의 죄(?)를 사해 달라고 꼬냑 한잔으로 이 산대의 노여움을 풀려고 애를 쓰고,
쪌~화의 입담은 여기에서도 여전하고, 두 산녀님들도 좋은 풍광을 보면서 정상에서 먹는 점심을 한껏 즐기고 있었다.

- 싫증이 나도록 점봉산 정상에서의 경치 감상도 했고, 점심등도 배불리 먹었으니 슬~슬 엉덩이들이 무겁지.
그렇다고, 마냥 여기에서 머물 수는 없는 것, 하신길로 접어 들어야 했다.
홍포수막터까지 다소 가파른 내리막에 돌들이 불거진 부분도 많고, 다리는 무거우니 여기저기서 불평 불만이 들려온다.
그래, 떠들어라... 이만한 내리막과 오르막이 없는 큰산이 어디에 있던가?
20여분 내려서면 그야말로 널널한 심산산행인데, 고걸 못 참고 벌써 실룩거리다니 ...
그래도 마음 약한 이 산대 가다가 쉬고 가다가 발걸음을 또 멈춘다.

- 오색과 너른이계곡으로 갈라지는 안부 지대 ...
여기서 두서번의 약한 오르막이 있지만, 그냥 내치면 1시간, 널널히 걸어도 1시간20여분이면 단목령인데,
그것도 못 참겠다며 너른이계곡으로 빠지자는 넘도 있고, 오색으로 내려가서 온천하고 가자는 넘도 있으니,
이건 완전히 산대에 대한 도전이고 야~지 수준이다.
산행이 모자란다는 이야기인가 생각보다 산행이 시시하다는 이야기인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냥 내 치기 시작하니, 그래도 전부 따라오고 있었다.
성협이는 울창한 수풀 산행경험이 일천한지 바짝 내 뒤를 붙는다.
이런 숲속 산행이 얼마나 좋은데, 우리 일행들은 아직은 경치가 보이는 능선산행이 더 좋은가 보다.
삼림욕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961.5봉과 855.5봉을 오르는 오르막은 약간의 경사가 있으나, 거의 평지처럼 느껴지는 숲길을 빠른 걸음으로 내디딘다.
산죽군락지를 가로 지르며 사~각 사~각하는 이파리 때리는 소리를 들어 보라.
곳곳에 깊이 파 헤친 멧돼지들이 파먹은 둥글레 군락지에서 나오는 부토흙 냄새가 얼마나 좋던가!
단목령으로 내려서는 가파른 내리막, 여기에도 산죽이 터널을 이룬다.
단목령(檀木嶺)에 닿으니, 산사 중회선생 시영이가 카메라를 만지락거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후미도 중간에서 한번만 잠깐 쉬고 15여분 후에 단목령으로 내려선다.
여기서 삼거리까지는 30분이내면 닿을 수 있다고 하니, 여히 못된 버릇들이 또 나온다.
여기저기서 본심은 아니지만 산행 더 하잔다.
그래?
쪌~화도 붙고 춘택이도 일어서고 일동이도 준비하고 용냄이도 베낭을 챙겨,
조침령까지 가자고 하니 얼마나 걸리냐 묻길래 4시간반정도라고 하니 꼬리를 슬그머니 내린다.
넘~들하고는 ...ㅎㅎㅎ!

- 퍼지게 쉬고서 또 일어들 선다.
대부분 중간길인 대간길이 내려서는 길이라 여기고 그 방향으로 발걸음을 향하는데,
거의 150도 오른편으로 난 길로 내가 방향을 잡으니 도로 되돌아 오며 참말로 하산길이 맞는가라고 의심도 한다.
답사기에서도 지적했듯이 감으로는 삼거리 하산길이 아닌 듯 하지만, 착각하기 쉬운 지점이다.
거의 평탄한 길로 계류를 두 번 건너고 20여분 내려서면 너와집을 개조한 산장 하나가 나타난다. 그 옆 터밭사이 밭두렁따라 나오면 오늘 산행은 사실상 여기서 접는다.
개울을 건너고 조금더 내려서면 계류를 또 만나는데, 너른이계곡으로 빠지면 여기로 나오게 된다.
부근은 한창 집들을 개조하여 민박집으로 만들고 있고, 한옥 스타일로 짓고 있는 집도 있어 조금은 어수선하다.
그 조금 아래에 색바랜 목조남녀장승은 그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후 햇살에 의연히 버티고 서있다.
산행 출발지 삼거리다.^Q^

<참가자> ...총37명
(산행)
A조 : 이규도 김시영 장창학 최택상 김용수-채미옥 홍기창-박란이 서정항 박희수
한성협 이동준 이철화 김진성 손정수 송경헌 김진호 김세윤 이용남 지용붕
김일동 최봉준 엄춘택 한성섭 김경래
B조 : 이상한-김미란-이하은 오성학-정윤덕 정영희(eQ) 이희숙(산사) 유경실(창학) 홍승자(최산고) 박석순(충빈)
임충빈 김왕철... 홍순경님 동행

(후담) ... 첩첩산중 산행보다 길고 깊은 우리들의 정담들

* 간밤에 거의 자지 못했던 피로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제각각 몸단장을 하는데, 일부 산원도 꼭 샤워실 있는 방에 가서 몸을 딲아야 한단다?
바로 옆 계류에서 계곡욕을 하면 얼마나 좋은데 ...
최산고 성협 진호 경헌 용남이등과 함께 가시거리에 있던지 말던지 훌~훌 벗어 던지고, 차디찬 계류물로 끼 얹는다.
시~원하더라...
이걸 두고 어디에서 몸을 적시나?

* 진동리 꽃님이네 그림같은 뜰에서 바비큐판 2대를 설치하고는 뒷풀이를 준비한다.
어둠이 서서히 밀려오니 불꽃은 더 활활 타 오르고, 지글지글 돼지목삼겹이 익어가고...
곰치, 피나물등 산골먹거리가 푸짐하고 토종닭 백숙도 나오고, 참외 수박도 곁들이니,
첩첩산골에서의 한밤은 마음도 먹거리도 풍성하기만 하다.
우리 언제 만나서 이렇게 한자리에 이런 산중에서 한밤을 할꺼나?
하은이엄마와 하은이, 큰 수정엄마 작은 수정엄마, 청우당, ginam님, 유여사님, 정연이엄마,
2번아가씨, 그리고 울 마눌님...산녀님들
그리고, 무진 좋아도 하고 때로는 미워도 해보는 좋은 넘들, 우리 산원들...
산중 한밤에 함께 어깨 기대어 주거니 받거니 하니 좋지 않~소?
어느 넘은 자기 마눌 못 모시고 온 걸 후회도 하고, 어는 넘은 이제야 이런 기회를 만든 산대를 야단(?)도 치고 ...

이런 세월이 우리에게 얼마나 남아 있겠는가?
우리가 만난 것이 필연이고 운명이라면 그 남은 세월동안 이런 자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돌리고 돌려 보았던가!
꽃님이네 홍선생도 박여사님도 함께 어울리고 ...

* 간밤에 내려오면서 그 귀한 양주병 2개나 따고, 정상에서 꺼내 마시고도, 또 숨겨 논 병이 2개에다, 쐐주 60여병에다 맥주 캔2박스에 병2박스, 그것도 모자라 막걸이까지 거의 동이 나고, 꽃님이네 돌배술까지 보충되었다나...
난, 자정이 못되어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스르르 잠이 들었고....zzz
참나무 불꽃은 더 맹렬히 춤을 추는 동안 정자 위에서 무대삼아 신나게 불러 재끼던 쪌~화, ㄸ~준,일동, 용냄이, 최산고등이 잠자리로 찾아갈 때가 새벽 1:30경이라 했다.
징한 넘들이여 ...

* 첩첩산중 산행보다 더 길고도 깊은 우리들의 정담은
진동계곡을 진동시키고 한밤을 이렇게 뛰어 넘었다.
그리고, 우리들의 산행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들의 정담도 계속 이어지리라!^Q^

<참고>...꽃님이네 찾아가는 길
* 44번국도~홍천~인제~31번국도 현리~방대교앞삼거리~좌회전(방태산자연휴양림쪽)~진동방향
~쇠나드리~진동초등분교~설피밭~삼거리다리 지나자마자...오른쪽 200여미터
* 전화 : 033-463-9508
* 홈페이지 : www.sulpi.co.kr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86차정기산행기

빗속 관악산행,또 다른 산길로-제86차정기산행기040509

비구름 속으로 솔솔한 관악산 산행
또 다른 색다른 산길을 따라서 ....

* 일 시 : 2004년 5월 9일(일) ... 비~비~비!
* 산행지: 관악산
* 구 분 : 제86차정기산행
* 코 스 : 과천구세군회관(09:57출)~두꺼비바위능선~너럭바위마루터~장군바위능선~
팔봉갈림길~불성사...(점심.휴식등)...~약수터길~팔봉능선3.4봉사이가로지름
~계곡길~삼거리약수터~서울대입구(14:42착)

- 다소 쌀쌀한 바람도 불어 오는데 비는 계속 내리고 있는 과천은 아직도 고요하기만 하다.
의리(?) 있는 산원은 그래도 솔직히 비가 많이 내리니 집을 나서기가 뭐~해 산행에 동참 못한다는 사전 통보는 그래도 봐 줄 수 있지만, 가타부타 통보도 없고 막연히 나오겠다던 넘들은 아예 헨드폰도 꺼 놓고 있더라.
그런 사소함에 개의하여 이만한 우중에 산행을 포기할 우리들이 아니지 않은가!
이 보다 더한 빗속을 뚫고 산행해 본 것이 한두번이던가?
이른 아침 과천 도서관에 있던 송경헌이 설마 이 빗속 산행을 할까 의문으로 찜찌레했다는데, 연락을 받으니 반갑다고 부리나케 베낭 꾸리고 뒤따라 왔다.

- 오랜만에 두꺼비바위능선을 오른다.
사방은 비구름으로 산세를 감추고 있었고, 비에 깨끗이 씻긴 수목의 이파리들이 한결 싱그럽기만하고, 간혹 구름이 벗겨지면 관악의 산자락은 어느 심산 깊은 산자락에 못지 않은 자태를 드러낸다.
그렇게 소소히 6명이 오른다. 다른 등산객은 거의 없고, 여기가 대도시를 끼고 있는 관악산인가 싶을 지경이다.
6월초 지리산당일대종주산행에 요즘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오산총은 시야에 보였다가 이내 구름속으로 사라졌는가 싶으면,
조금만 가면 저만치 암릉 근사한 곳에서 괜시리 폼잡고 서서 우리를 내려다 보며 통쾌해 하고 있고 ...
두꺼비바위에서 한숨 돌리며 사방으로 구름으로 휘감긴 관악 산자락을 감상도 하고 ...
활짝 피었던 철쭉도 이제는 더 버티는 의지도 잃은 듯, 줄기찬 빗줄기에 맥없이 꽃잎을 떨어뜨리며 화려한 분홍빛 잔해만이 산길 곳곳에 널부러져 있다.

- 이 코스를 오면 항상 올라 쉬고했던 너럭바위는 구름으로 온통 뒤덮혀 있어, 오늘은 굳이 올라 설 마음이 생기질 않는다.
그래서, 모두들 그냥 통과하기로 한다...
팔봉갈림길까지 능선에 핀 철쭉은 마지막 화사함을 뽐내려고 빗줄기를 튕기면서 분홍빛을 쏟아낸다.
아하, 관악에도 철쭉이 이렇게 피고 지는구나...
새삼스러운 것도 아닌데, 오늘 우중산행에서 이런 감상적인 면을 생각하다니 ...
돌아가는 우회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같이 비오는 날 굳이 암릉길을 택하는 오산총을 또한번 산장과 더불어 씹어가며 팔봉.국기봉.불성사 갈림길에 이른다.

- 비는 계속 내리는데, 불성사는 여느때 보다 활기가 있어 보이고, 대웅전도 단청만하면 그럴듯한 사찰의 구색은 갖추겠구나 생각하는데, 동호(東湖)스님의 생전 모습이 순간 스쳐 지나간다.
이제는 입적하신 이 스님과 그분의 수제자인 불성사의 주지 서암(瑞巖)스님(속명 洪大峰)과의 조그만 인연등은 졸작 산행기 '030719관악산불성계곡'에서 자세히 언급하였으니 참조 바라며 ...
요사채에서 점심공양 준비 냄새가 나고, 불성사 한번 쭈~욱 둘러보며 돌아서는 순간, 서암스님의 모습이 보인다.
동호스님이 입적하실 때 뵙고 오늘 처음이다.
합장하고 예를 갖추니 대번에 알아보시고, 죽호(한성협) 중회(김시영)등의 근황도 물으신다.
방 하나 비워 줄터이니 친구들과 공양이라도 하고 내려가라는 스님의 요청을 간곡히 사양하였다. 비옷등 벗기도 번거롭고 다른 친구들도 오늘은 마음만 가지고 내려가잔다.
대신 아직은 보름가량 남았지만, 부처님오신날에 등 2개라도 달아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내 가족의 건강 건승과 서울고22산우회의 무사 무탈 산행을 기원해 달라는 등값으로 얼마되지 않지만, 지갑의 천원짜리만 남겨두고 모두 내어 놓았다.
나는 스님의 건강을 빌며, 스님은 나와 친구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 서로 합장 ....
그리고, 속으로 웅얼거려보며 발길을 돌린다.
' 동호스님, 이 모자라는 화일(和一) 이 넘이 오늘은 불성사를 찾았다가, 서암스님을 뵙고 가니, 스님의 얼굴을 다시 뵙는 것 같아, 마음 편하니 산을 내려 갑니다...'

- 불성계곡과 약수터로 갈라지는 길 언덕에서 가져온 소소한 점심을 들며 휴식한다.
김밥 몇줄, 유부초밥 여남개, 윤총부인이 싸 준 족발 소량, 과일 서너개, 김치등이 식단의 전부다.
근사한 소나무 밑에서 쐐주 한두잔을 곁들이며 먹는 맛이 어디에 비견할까....
6명이 둘러 앉아 오늘 안 온 몇몇을 또 안주 삼아 한바탕 웃는다.
으스스한 한기가 서서히 밀려 올 즈음, 주섬주섬 베낭을 꾸리고 일어선다.
불성사계곡으로 해서 안양유원지로 하산 하려던 당초 계획을 변경하여, 팔봉능선 허리를 가로 질러 서울대입구로 하산하여, 뜨끈한 물에 사우나를 하기로 하였다.

- 불성사에서 약수터 방향으로 가다가 6부능선을 휘돌아가는 산길이 한적하고 이 빗속을 걷기에도 부드러운 길이다.
평소에도 이 길에는 등산객이 아주 드물 것이라고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렇게 솔솔히 비를 맞으며 가다보면, 팔봉암릉을 만나는데, 제3봉과 제4봉 사이를 가로 질러 내려선다.
이 내리막으로 해서 무너미고개와 만나는 큰산길까지는 역시 평소에도 등산객이 붐비지는 않을 관악산의 속살의 한부분 지대라고 생각된다.
삼거리약수터까지 한가롭고 널널한 산행은 빗속에서도 좋았는데, 여기에 오니 등산객이 많다.
길도 이건 산길이라기보다 신작로를 방불케하고 ...
그런 길을 6명은 모두 힘차게 빠른 걸음으로 서울대입구까지 단숨에 내달린다.
빗줄기는 가늘어지기는 커녕 더 굵어지고 있었다.^Q^

<참석자> 이상한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한성섭 송경헌 -6명-

(후담)
지하철2호선이 닿는 서울대입구역 부근에서 사우나 ...
비에 젖은 노곤한 몸을 녹이니 피로가 화들짝 날아간다.
인근 조금만 식당에서, 황태구이 황태두부탕 빈대떡으로 의리의 사나이 6명 ...
5월말 곰배령~점봉산 산행을 멋있고 의미있게 해 내자며, 짠~짠~짠 ...
밖에는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곰배령점봉산답사기040501 ... 천상화원길과 원시림산행, 이건 예교편에 불과하다!

천상화원-들꽃대궐 곰배령 오르는 강선골
또 다른 천상화원길 작은점봉~점봉산 능선
숲안개 헤치며 원시림 속으로 단목령까지...

* 일 시 : 2004년 5월 1일(토) ... 개인 후 흐림
* 산행지: 곰배령~점봉산~단목령
* 구 분 : 04년봄특별기획산행 답사산행
* 참가자: 이상한 이규도 오성학
* 코 스 :진동삼거리(08:02출)~강선골~곰배령(1099.4m;09:58착...10:08출)~작은점봉산(1293.5m;10:30착...10:45출)~점봉산(1424.2m;12:01착...점심등12:55출)~홍포수막터~너른이계곡 갈림길(13:35경통과)~961.5봉~855.5봉~단목령(14:57착...15:10출)~삼거리(15:35착)

(가) 첩첩산골 꽃님이네에서 하룻밤

* 어제까지만해도 자기차로 갈터이니 답사팀에 꼭 합류시켜 달라고 신신당부하던 홍기창 이넘이 어렵게 입산허가까지 받아 놓은 상태에서 발~랑 나자빠지는 바람에, 제일 후진 내 차로 내달렸다.
홍천을 지나 철정검문소~상남~현리까지 사이의 아홉고개등 아리랑을 3번 넘고 현리 방대교에서 진동계곡 32km을 거슬러 첩첩산중 속으로 ...
4월의 끄트머리, 꽃님이네에 닿았을 때 남설악 깊은 골짜기 진동계곡 상류에는 어둠이 내리기 막 직전이었다.
* 나를 맥빠지게 만들었던 기창이의 보이코트(?)도 이내 잊어 버리고 ...
꽃님이네 주인 홍순경선생 내외와 반가운 인사 ...
이상한 산장이 가져온 와인으로 글라스 쨍~하며 새로운 만남의 인연을 자축도 하며,
야들야들한 백숙과 산채나물등으로 소소한 저녁을 이 깊은 진동리 산골에서 즐기는 동안,
바깥에는 밤안개가 소리없이 내려 앉고 밤공기에 살갗은 아직도 시리도록 차가왔다.
* 오래전에 잊어버렸던 연탄보일러로 뜨끈뜨끈한 황토방에서 등어리를 지지며 자는 맛은,
두李 상전을 기차소리로 잠을 설치게 했던 와일드울프(이넘은 다음날까지도 우리 두넘 때문에 자기가 못잤다고 우겼다. 이를 적반하장이라 했던가..zzz)의 뻔뻔스러움도 넘겨 줄만 했다.
더구나, 새벽 골짜기 하늘은 말끔했고 간혹 구름만 점점 떠 있어 더 그랬다.

(나) 들꽃대궐, 천상화원 곰배령 오르는 강선골

* 맑은 계류, 막 이파리들은 연초록으로 내밀기 시작한 우거진 숲들, 여기저기 핀 야생화들, 그 사이로 난 널널한 산길 ... 천상화원 곰배령으로 오르는 강선골 초입은 그렇게 시작되고 ...
* 그냥 막 마셔도 좋은 그런 옥류는 곳곳에서 발걸음을 잡고, 작은 폭포에서는 아예 엉덩이를 깔고 한참이나 머문다.
때로는 군락을 이룬 들꽃, 얼레지 현호색 양지꽃 피나물(노란마름꽃) 속세 바람꽃 개별꽃등,
은 땅으로만 시선을 잡고 곰배령 오르는 동안 하늘을 볼 기회를 주지 않는다.
특히, 요즘 얼레지가 한창인데 그 군락지를 지날 때마다 디~카를 들이대지 않을 수가 없고
오르던 길을 뒤돌아 굽어보기도 한다.
* 그렇게 하면서도 널널히 오르니 하늘이 탁 열리고 천상화원이라는 곰배령이라 ...
작은 점봉산에서 호랑이코빼기(1214.1m)봉 사이에 너른 초원지대 ...
세찬 바람을 맞으며 장승 둘이 의연히 지키고 있다.
저멀리 5월에 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설악대청과 화채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
그 너른 초원지대에서 나는 두 팔 벌리고 빙~빙 돌아본다.
계절은 오는 봄을 막지는 못해도 시기는 하는 듯 ... 곰배령 가까이 오니 복숭아뼈까지 빠지는 잔설이 군데군데 있었다.
4월 26경 이 일대에 내린 많은 눈이 아직도 다 녹지 않고 있었다.
여기에는 아직도 화신(花信)은 커녕 봄의 기운이 완연하지도 않더라.
요즘 온화한 날씨만 믿고 내밀었던 얼레지등 들꽃은 여지없이 얼어 버렸고, 바람도 차갑기만 하다.
그러나, 아무리 막아 본 들 어쩔건가? 조만간 여기에도 완연한 봄이 오면 들꽃의 향연은 펼쳐질 것이고 ... 그때 우리 산원 산녀들이 오니까!

(다) 또 하나의 천상화원길, 작은점봉산~점봉산 능선길

* 작은점봉산을 오르는 길은 잔설이 발목을 잡는데, 올라서 보니 사방팔방이 철쭉지대이다!
점봉산으로 가는길은 하얀 천을 깔아 놓은 듯 잔설의 형태가 뚜렷하지만, 5월말이면 이 일대의 철쭉은 우리나라 으뜸으로 손색이 없다던, 꽃님이네 부부의 장담이 과장이 아닐 것 같다!
5월말 우리 산원 산녀들이 오면 B조가 곰배령만 오고 내려가면 너무너무 서운하고 애석할 것 같다. 곰배령에서 작은점봉을 오르내리는데 1시간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데 말이다.
그래서, B조는 무조건 작은점봉산까지 와야하고 이 일대 또 하나의 천상화원지대을 보아야만 한다고 이상한 산장은 결론 내리더라! 무뚝뚝한 오총도 동시에 같은 생각이었고 ...
* 점봉산가는 널널한 능선길, 눈을 이고있는 설악의 대청과 화채봉은 더욱 선명하고 ...
가는 곳곳에 이제사 막 진홍빛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산상의 진달래는 너무너무 유혹적이었고, 우리 와일드울프 오총의 발걸음마져 잡고 그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게 만들더라.
그러니, 이상한 산장은 어떻게 했을지 상상하고도 남으리라!
도중에 천년은 족히 넘을 주목이 능선길에서 약간 들어가 있고, 너른 공간은 쉬기에 머무나 좋은 자리 ... 표지기 두 개나 묶으면서 그 포인트를 단단히 해 두기도 했다.
저 아래에서 구름이 형성되어 바람결에 올라오는 운무의 물결이 일순 지나가면 더 환상적인 장면이 연출되고 ...
* 점봉산 정상 가까이에 약간의 바위지대만 제외하면 그야말로 널널한 능선길 ...
등산객은 딱 3명만 만난 것이 전부였고 ...
또 하나의 천상화원지대를 뒤돌아 굽어보며 점봉산 정상에 올랐다.

(라) 숲안개 뚫고 산죽 헤치며 원시림 속으로 단숨에 단목령까지 ...

* 점봉산 정상에 또 서 본다.
81년도 가을에 왔고 백두대간종주산행시 13시간 비바람 뚫고 서 보았던 이 정상..
오늘도 설악은 그 장엄한 능선은 다 보여주질 않는다.
어느새 설악의 산허리까지는 구름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고, 안산과 대청과 화채능선만이
구름 위로 빼꼽히 내밀었다가 다시 구름으로 가리고 ... 이를 몇번이나 반복하면서 나를 시험한다.
* 바람도 잔잔해지고 햇볕도 따사로우니 정상 바로 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한다.
곰치에 보리밥에 쌈 싸 먹고, 열무 오이소배기등에 정상주도 한잔 곁들이며, 오늘 피치못할 사정(?) 때문에 못 온 홍기창에게 핸드폰으로 약도 올려 주면서, 두다리 뻗고 느긋하게 즐겨본다.
오색에서 올라왔다는 일부 등산객 서너명 이외에는 우리뿐 정상 일대는 고요하기 그지 없었다.
* 베낭을 정리하며 일어 설 순간, 설악의 능선이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니, 한참이나 카메라 셔트에 실랑이를 해 대고 ...
구름이 정상 부근까지 서서히 밀려 오기 전까지 내려서야 하겠다고 마음 먹고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짐을 꾸린다.
홍포수막터까지 내려서는 군데군데 너덜지대와 잔설을 조심하면 이내 울창한 숲 사이의 특유한 산길 ...
백두대간쟁이들만이 주로 다니는 우리나라 최대의 원시림 숲 남설악 일대이다.
* 얼레지군락지를 수도 없이 지나치고 푹신푹신한 산길은 완만히 이어지는데, 산죽군락지를 지나칠 때는 옷깃에 스치는 이파리소리가 좋더라!
산죽을 헤치며 가면 절로 신이 날 지경이더라!
이런 길은 너른이계곡과 오색으로 빠지는 갈림길 안부까지 널널히 이어지고...
961.5봉과 855.5봉을 오르는 완만한 오르막을 제외하면 첩첩산중 산길은 뛰어가고 싶은 충동이 날만큼 부드럽고 쿠션이 좋다.
맷돼지들이 둥글레를 파먹은 흔적이 뚜렷한 곳을 수없이 보면서, 이 넘들은 이 부근 어디엔가에 웅크리고 있으면서 반갑지 않은 우리같은 인간들이 빨리 꺼져 버렸으면 하고 째려 보고 있을 지도 모르리라!
* 숲속은 어느덧 비안개가 소리도 없이 밀려왔고,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앞선 이상한 산장의 모습이 영화속 한 장면처럼 신비스러워 보였다.
다시 산죽군락을 만나고 855.5봉을 올라서면 내려서는 급경사지대, 그것만 내리면 단목령이다!
이 구간은 빗속에서도 산행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중간 한곳에서만 잠깐 휴식하고 거의 논스톱으로 점봉산에서 여기 단목령까지 백두대간중 가장 숲이 울창한 지대를 내빼어 보았다.

(마) 우리 산원 산녀님들께 천상화원길과 원시림 산행을 권하면서 ...

* 단목령에도 장승 둘(백두대장군 백두여장군)이 비바람에 굴하지 않고 의연히 서 있다.
나뭇색갈이 그 풍상의 흔적을 말해 주고 있다.
여기서 바로 직진하면 오색초등교로 내려빠지는 길이고, 45도정도 오른쪽으로 비켜 나 있는 길은 백두대간길이 이어지며 조침령으로 가는 길이다.
진동삼거리로 내려서려면 오른편으로 거의 150도 틀어서는 길따라 내려가야 한다.
대단히 착각하기 쉬운 지점이다.
내려서는 길로 표지기를 두 개나 연이어 꽁꽁 묶고서는 하산길로 내려선다.
* 이만한 산행코스 잡기도 힘든데, 5월말 우리 산원 산녀님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오늘 산행하면서 본 들꽃과 풍경과 숲은 5월말에 비하면 예고편에 불과한데 ...
단언컨데, 이런 산행 앞으로 할 기회도 기획할 마음도 아마 없으리라고 장담하면서 ...
발걸음을 더욱 빨리한다.
* 졸졸 여울소리도 정답고 울창한 산림도 좋고 뚜렷한 산길을 20여분 내려서면 민가(민박)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 옆 터밭사이 밭두렁따라 나오면 사실상 산행은 여기서 끝난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옛가옥들을 개조보수하여 민박집으로 짓고 있는 어수선한 널다란 길을 5분 내려오면, 산행싯점인 삼거리이고 여기에서도 장승 둘이 지키고 있다.
장승 앞에서 이상한 산장의 익살스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 ^Q^

<후담>
* 실비가 첩첩산골 이 진동리에 가늘게 내리기 시작하고, 꽃님이네와 5월말 준비사항등 의논이 끝나고, 커피 한잔 목구멍을 타고 내려서는 뒷맛을 다지면서 시동을 건다.
진동계곡 32mk을 빠져 나올 무렵, 부근은 말짱하게 개어 있었고, 양옆 산자락으로 울창한 수림은 봄을 보내고 신록으로 치닫고 있는 듯 소위 땍~깔이 너무나 싱싱하고 아름다웠다.
그래도, 차는 내달리고 현리에서 31번 국도로 인제를 거쳐 서울로~ 서울로~
* 기창 녀석이 기차게 우리를 위한 죄값을 사할 기회를 만들겠으니 어떻겠냐는데, 여기까지 꽁~할 내가 아니지 않은가!
밤9시경 암사복집에서 맛있는 저녁을 하면서 한잔 쨍~하고 ...
기창아, 고맙데~이!
그런데도 이상한 산장은 5월말 본산행에 우선권 고려해 보아야 한다는 심통은 무얼까?
ㅎㅎㅎ....^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호명산산행기040425

청평호를 굽어보는 호젓한 능선이 좋고
사방이 물로 둘러쳐 놓은 듯한 아담한 산세

* 일 시 : 2004년 4월 25일(일) ... 청명
* 산행지: 호명산(虎鳴山; 632.4m) ...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청평리
* 구 분 : (4월)번외산행 ... 총동문산악회춘계산행합류
* 코 스 : 조중천교 건너공터(09:55출)~감로사~우무내골~아랫고개(장자터고개:11:05착)~
주능~550봉~618봉~575봉~정상(12:04착...휴식등 12:44출)~호명리식당가(13:28착)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청평리에 우뚝 솟아 오른 호명산은 옛날 산림이 우거지고 사람들의 왕래가 적었을 때 호랑이들이 많이 서식하여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오곤 하였다는 데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경춘가도를 달리다 보면 청평댐 위로 솟은 이 산을 그동안 한번은 산행해야지 하는 마음은 많았으나, 교통편도 그렇고 막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는 차에, 총동문산악회에서 춘계산행지로 택해 오늘에야 발걸음을 여기로 옮겨본다.
오늘 산행은 동쪽으로 우무내골로 거슬러 오르다가 90도 방향을 틀어 장자터고개에서 서남쪽 능선으로 올랐다가 정상에서 다시 거의 90도 틀어 동남쪽으로 내려서는 찌그러진 Z자 형태의 산행길이다.

-조중천교를 지나 감로사(甘露寺) 가는 길의 이정표가 보이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콘크리트 포장길(최근에 포장한 듯하다)을 따라 가다보니 간이석재체취집하장도 보이고, 경춘선 복선공사로 터널공사도 한참이다보니, 등산로입구부터가 왠지 어수선하다.
이런 콘크리트 포장길은 감로사까지 계속 이어졌고, 사찰이라기 보다 암자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감로사를 지나자마자 비로소 좁다란 산길이 시작된다.
감로사 한 스님이 때아닌 대부대 등산객을 보고는 몇 명이나 왔는가 빙글레 묻길래, 버스 11대에 분승하여 왔다고 하니 눈을 커다랗게 뜨며 또 한번 웃는다.
평소 주말에도 등산객이 비교적 한가하다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리들의 행렬을 저만치에서 바라만 보고 있더라.

-우무내골 여울은 졸졸 소리를 내고 흐르는 물도 비교적 깨끗하여, 이름만큼이나 등산로도 마구 훼손된 상태도 아니고 수목도 깊은 산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진달래 꽃잎은 이미 허물어졌고 간간히 철쭉이 눈에 띄이고 산길은 부분 돌부리가 불거져 나와 있으나 비교적 부드러운 산길이었다.
우무내골 거의 끝날 지점에서 여울을 건너면 바로 급경사 오르막 지대이다. 아랫고개(장자터고개)까지 발품을 좀 팔아야하는 된비알이 200여m는 됨직하다.
장자터고개에서 한숨 돌리고, 이정표에는 밤울이계곡으로 빠지는 방향과 정상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 정상까지 3.2km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훨씬 짧은 거리다.
답사팀이 이정표의 시간과 거리는 무시해라는 코멘트를 정상에 닿아서야 비로소 나도 그걸 무시하기로 하였다.

-주능선은 간혹 바위지대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널널한 육산능선로이다.
장자터고개에서 이상한과 김진호는 뒤에 오는 용남이와 철원, 왕철 일행들과 합류하여 온다기에, 난 먼저 내 빼었다.
가다가 멋진 철쭉이 피어 있으면 디~카에 담고 눈에 유난히 띄이는 들꽃도 찍으면서 거의 논스톱으로 정상까지 치기로 한다.
550봉을 지나면 평평한 평천지 같은 곳도 나타나고 앞 뒤 일행들이 보이지 않으니 매우 호젓한 산길을 걸어가는 기분도 든다.
여기저기 철쭉들이 피기 시작하여 져물어가는 진달래와 봄의 화신의 임무교대를 한창하고 있었다.

-618봉에 이르니 선후배들이 많이 쉬면서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고, 남쪽으로 시야를 돌리니 저아래 청평호의 파란물이 나무사이로 시원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한숨 돌리며 이내 내려서면 보조밧줄도 있는 약간의 내리막(정상까지 이런 비슷한 오르막이 한군데 더 있다)이나 굳이 보조밧줄을 쳐 놓아야 할 만큼의 경사도는 아니다.
618봉에서 575봉으로 가는 부드러운 능선상에 노송이 많이 눈에 띄인다.
바라보는 경치는 양옆의 연두색 이파리들과 어울려 근사하게 보이고 고느적한 풍광마져 뿜어내고 있었는데,
실은 양옆 9부능선까지 참나무들이 다 점령해 올라와 있어, 노송들은 능선에서만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 산에서 자리다툼에서 밀려 올라와 능선상에 쭉~늘어선 노송들이 참나무들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천년은 더 버틸 자신있다는 듯한 위풍당당한 모습에서 자리다툼에서 결연한 능선결사대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편협된 시각일까!

-노송들의 와이~팅을 성원하면서 발길을 옮기니 능선 양옆 비탈진 사면으로 참나무들의 이파리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우~우 거리기 시작한다. 나를 휠란하듯이 말이다.
보드러운 흙길을 그렇게 조금 더 가면 오른편 2시방향으로 호명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은 산길에서 30여m 비켜나 있고, 일대는 평평한 곳으로 여럿이 둘러 앉아 쉬기에는 안성마춤이었다.
남서쪽 아래로 청평댐과 청평호를 굽어볼 수 있고 저멀리 남쪽으로 용문산 자락도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이 일품이다.
26회 아우님들 틈바구니에 정상주 한잔 얻어 마시고, 18회 현철수 선배를 졸졸 따라가며 기어코 그 귀한 양주 한모금도 뺏는데 성공하고, 한참 후에야 나타난 우리넘들에게서 샌드위치도 한입 먹고 ...
오늘은 베낭에 물통 하나만 지고 올라오니 부지런히 돌아다니면 더 동냥에 성공할 것도 같으나, 그만큼만 하기로 하였다.
낯설지 않은 선후배들이 대부분인 정상부근에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더 이상은 좀이 쑤셔 못 있겠다 싶어, 하산길로 접어 들 무렵에야 왕철 녀석이 엉거적 올라온다.
다른 넘들과 쉬면서 원기도 회복하라며 먼저 하산길로 접어 든다.
김형주(28회)가 아직도 하산길 길목에서 선후배들을 안내하고 있었고, 날더러 6월(6/4)에 지리산당일종주하자며 여기서도 꼬득인다.
정상에서 김완순(26회) 양명륭(25회)등 후배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을만큼 구찮게 꼬씸을 받았는데, 하산길목에서도 꼬뜩이고 현철수 선배마져 6월에 지리산능선 보자며 야~지틀며 꼬득인다.

-지리산당일종주, 성삼재에서 유평리까지라 ...ㅎㅎㅎ, 요걸 한번 해 봐~?
하기사, 최산고는 벌써부터 슬~슬 나를 떠 보며 변죽을 울리고는 있지만, 글쎄라 ...
그렇게까지 해가며 지리산종주산행을 할 까닭을 나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그건 그것이고 ...
하산길은 내려서자마자 꽤 급경사 내리막부터 반긴다?
호명리 거의 다 내려가 냇가에 이를 때까지 이런 약간의 급경사도는 곳곳에 있었다.
하산길 2.2km 1시간이라는 이정표는 여기서도 무시하고 널널히 내려서니 40여분이면 충분하고도 남을 것 같더라.
호명리식당가에 도착하니 벌~얼~써 판 벌리고 있는 선후배들이 제마다 좋은 자리 차지하고는 고기굽는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렇게 한번은 와야지 했던 호명산 산행의 발걸음을 오늘 나도 여기에서 접는다.^Q^

<참석자>
* 22회 ... 이상한 이규도 윤철원 이용남 김진호 김왕철(6명)
* 천체 ... 11대 버스 동원 (400여명은 넘을 것 같다)

<후담>
* 바람이 불고 세세한 나뭇가지들이 흩날리는 물가에 둘러앉아, 소위 땡(11.22.33회)들이 그래도 맛있게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이야기 주고 받으니 운치도 그런대로 있더라.
내가 가지고 간 버너와 조금만 불판에도 예닐곱 달라붙어 김치두루치기로 점심겸 먹는데, 잘 익었는지 아닌지 따질 게재는 못되고 ...
* 선배 후배들 사이로 왔다갔다 하다보니 귀경길 버스안에서 33회의 비장의 무기 복분자 몇잔에 광수생각(24회 최광수)으로도 돌면 돈다는 것을 잊어 버렸는가 보다.
그래도 해 있을 때 서울로 입성하고는 선후배들이 야~자 하는 소리도 아랑곳하지 않고서는 강변도로 암사유원지 입구에서 과감히 이상한 산장과 함께 내린 용기(?)는 가상하지 않은가?
압구정동에서 나를 찾았을 광수생각은 또 그러겠지...'규도 형은 오늘도 날랐다! ㅆ~~~'
좀 봐 주구려.... ㅎㅎㅎ^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천애절벽과 태산준령 장쾌한 경치-운교산답사산행기040418

구름이 걸려 있으면 이름값을 더하는 雲橋山이지만
天涯絶壁과 泰山峻嶺 장쾌한 조망만으로도 足하지 않으랴!

* 일 시 : 2004년 4월 18일(일) ... 청명, 매우더움
* 산행지: 운교산(雲橋山 : 925m) ...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중동면 위치
* 구 분 : 소소산행(답사산행 겸함)
* 코 스 : 제비마을(06:45출)~급경사~제1송전철탑(07:16착..휴식)~532봉~제2송전철탑(07:25착)
~주능선(07:55착...휴식)~급경사~정상(08:41착...간식.휴식등09:38출)~2.3.4봉(885m)
~석이산~TV안테나기지(11:10착)~급경사내리막2곳~무덤(11:45...휴식등)~녹전중학교 (12:13착) ...제비바위(점심)

-산행기에 들어가기 전에 한 녀석을 소개할 거리가 있어 몇자는 꼭 적고 가야겠다.
강원도 영월의 옥동천과 내리천이 만나는 삽살모랭이(녹전과 봉화로 갈리는 갈림길이다)에 오희찬 녀석이 '배꼽장승'이라는 식당을 하고 있어서(지금은 녀석은 안산에 올라와 있고 가끔 여기로 내려 온단다. 경영은 친척이 대신하고 있고...) 최근 몇 년간 해마다 한두번은 내려가곤 하였고,
올 때마다(주로 여름) 삽살모랭이에서 녹전 방향보이는 구름에 걸려 있는 운교산의 멋진 모습을 보고는 언젠가는 한번 산행해야 하겠다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한달여전에 같이 오자는 친구들의 강권(?)도 있고 하여 오늘에야 산행하게 되었다.
또한, 오희찬의 중학동창이며 김포출신인 일명 '달마도사' 녀석이 있는데, 한성협과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고 있는터이고, 나와도 막트고 지내는 사이인데, 과감히 화려한 옛시절(?)을 다 접어두고,
삽살모랭이에서 녹전방향으로 가다보면 '제비바위'라는 곳이 지방도로와 바로 붙어 있고, 바로 거기서 이 도사(?)가 젊은(?)부인과 함께 간이음식점을 하면서 이곳 영월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벌써 7년째던가? 그리고, 그 사연을 일일이 알려고 하지는 말자!
'달마가 영월로 온 까닭'은 나도야 잘 알지는 못한다.
이 넘이 바로 운교산 산관리책임자로도 있으니, 요즘 같이 산불 때문에 예민한 강원도 이시기에 운교산을 산행할 수 있는 특혜(?)도 주겠다고 하여 내려가게 되었고, 제비바위와 조금 떨어진(녹전방향으로) 제비마을에 있는 달마도사의 집에서 하룻밤(4/17)을 묵기로 하였다.
나는 나의 옛애칭을 도용(盜用)한 이 도사를 '아끼바리'라고 부르곤 하였지만, 생김새가 영락없는 달마대사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 녀석을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달마도사'라 불렀고, 덕분에 그가 개발한 '달마족발'은 농번기에 주변 논밭으로 부지런히 새참으로 배달된다고 들었다.
이 eQ 산대와 키재기를 하면 정밀한 자가 없으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이 녀석을 2년만에 만나니 자연 술잔이 오고가지 않을 수가 있으랴?
머릿카락은 우리의 홍기창과 맞먹을 만하고, 어느새 허연 수염도 덥수룩하나, 몸뚱아리는 강철같은 탄력과 검게 그을린 피부는 이곳에 터를 내리는 순박하고 행복해 하는 한인간의 모습이고 아름답더라.
최원용(이제까지는 최제비라고도 불렀는데, 한 춤 할 줄도 모르면서 오늘부터 시대에 걸맞게 '바람의 전설'이라 불러 달랜다.ㅎㅎㅎ)도 술 못하지만 몇잔을 들이키고,
송경헌(나는 '송골매'라고 부르리라...)은 이 달마도사와 언제 보았다고 야자 틀며, 오랜 죽마고우를 만난 양, 연신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죽이 척~척 맞는다.
새벽에 산행에 나서야 하는 것을 잊은 듯, 옆에서 타박(?)주는 성협의 눈치는 아랑 곳 하지 않고...
자연생리 해결을 위해 나서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쏟아지는 별빛을 우수수 맞으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여기에 나까지 끼어 드니, 밤 깊도록 송이술. 오디술 등이 다 동이 나서야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제비마을 한 수수한 시골집, 달마도사-이재석의 보금자리에서 이 eQ가 하룻밤을 묵는다. z~z~z...

- 산행기에 들어가는 글이 다소 길었지만, 어쩔건가? 각설하고 ...
'한국의 산하'에 들어 가 자료를 찾으니, 운교산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는 없었고, 등산지도도 개념도만 있었으니, 작년부터 몇번 올라갔다 온 '竹湖'(성협의 아호)와 '바람의 전설'의 이야기도 참조하며 나름대로의 이미지 산행을 해 보면서 산행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한국의 산하'에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었다.

「태산과 준령이 끝없이 이어진 첩첩산의 고장 영월에서도 변두리 오지에 이름 그대로 구름이 다리를 놓은 까마득한 벼랑의 산이 운교산이다.
구비구비 동남녁을 여울저 흘러가는 맑은 옥동천을 굽어보는 운교산은 오름길과 내림길 모두가 무척이나 가파름의 연속이다.
바위 끝에 서서 동쪽을 보면 그 끝이 까마득한 벼랑이다. 운교산 산행의 진수는 능선길이다. 제일봉인 정상으로부터 시작되는 2봉, 3봉, 4봉 까지 약 1km의 암릉길은 절경능선의 백미를 보여 준다.」

그래서, 다소 긴장도 하고 베낭에는 보조밧줄과 안전장비등을 넣었으니 무게는 꽤 되었다.
그 베낭을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는 달마의 배웅으로 예정보다 조금 늦게 산행에 나섰다.

- 제비마을 입구에는 운교산등산안내도가 비교적 상세히 그려져 있는 간판이 서 있고, '입산금지'라는 붉은글씨가 선명하게 발걸음을 잡는다.
'달마'가 미리 들머리 마을사람과 하산지점 마을사람에게 이야기 하였으니, 염려 말라는 말도 있고 하였으니 우리는 거리낌없이 진입을 시도한다.
경운기 다닐 수 있는 좁은 콘크리트 길도 이내, 대추나무밭을 지나자마자 산길이다.
두룹나무가 막 새순을 내밀고(우린 그걸 따지 않았다

산고사리가 많고 가을이면 억새도 한들거릴 야산지대를 통과하니, 빽빽히 들어찬 삼나무와 소나무가 뒤엉켜 있는 지대로 들어선다.
오늘 산행 중 4곳 정도 급경사 오르내리막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첫 번째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이다.
20여분 오르는 경사도가 만만치 않고 길도 선명한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군데군데 다른 산악회등 등산객이 걸어 놓은 표지기가 눈에 띄이고, 나도 가져 간 표지기를 달면서 오른다.
간밤에 약주 많이 하신 '송골매'는 나와 같이 뒤에서 오르고, 그래도 서너번은 이 코스를 산행해 본 '바람의 전설'과 '죽호'는 앞서 오른다.
미리들 보아 두었던 쉬기 좋은 지점에서 걸터앉아 올라오는 우리들을 보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머금고 ...

- 제1송전철탑에 이르니 경사도는 완만히 누구러지고, 오른편 위로 운교산 봉우리들이 시야에 확연히 들어 온다.
동녘밑으로 까마득한 절벽을 이루고 우뚝 선 봉우리들이 연이어 있어서 사뭇 긴장감을 자아 내기까지 하는 산세이지만, 막상 붙으면 암릉의 연속 이어짐이 아니고, 약간은 둘러 우회하는 산길이라 보기 보다는 위험하지도 않고 어려운 산길은 아님을 나중에야 알았다.
저것보다 어렵고 험한 백두대간 구간도 있고 설악 공룡도 넘었는데, 애당초 너무 긴장했나?
하기사, 매번 산행에 그것도 초행 산행지에 다소 긴장하고 신중한 것이 나쁘지는 않으리라.
안전을 제일 먼저 염두에 두는 나는야, 순수산행인이지 않은가!

- 제2송전철탑을 지나면서 주능선에 붙기까지 좌우로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척이나 많다.
가을철이면 이 일대에 송이버섯을 많이 수확한단다.
'달마'는 가을 송이철이면 이 산속에서 하루를 보낸다고 하고, 아랫 제비마을 사람들도 솔솔한 수입을 올린다고 하니, 자연에 기대어 살아 가는 사람들의 순박함이 그렇게 나오는가 보다.
그래도, 좌우로는 경사도가 아주 깊고, 아무데나 송이가 있는 것이 아니니, 이 산에 친숙하고 땀을 많이 흘린 사람만이 그 자연의 혜택을 누리리라!
'가을까지 송이야, 꽁~꽁 숨어라! '달마' 녀석이 찾을 때까지 꽁~꽁 숨어라!'
그래. 이넘아, 이 가을에 송이 많이 발견하여 이놈이 내려 오걸 랑, 한입 주렴!
속으로 '달마'를 위해 중얼중얼 해본다.
끝물에도 불구하고 진달래가 사방에서 방실방실 웃으며 산행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었다.

- 간밤에 맛있는 술에 탐하더니, 기어코 송골매가 재판(큰 것은 이렇게 부르고, 쒸~는 간이재판이라 부른다)을 받고 가야 겠다며 화장지 챙기더니 주능선 중간쯤 한켠 숲으로 들어간다.
괜시리,내 배속도 꾸~륵하는 것 같아, '바람의 전설'과 '죽호'를 먼저 보내면서 오르막 마루터에서 쉬고 있으라 해 놓고, 나도 한고비 오르막 바로 위에서 볼 일을 보기로 했다.
산새들이 이상한 짐승이 와서 고약한 냄새를 피운다는 듯, 여기저기서 지저댄다.
등뒤의 진달래들이 무얼 하고 있나 호기심이 작동하는 듯 꽃잎을 더 활짝 편 듯 하다.
이런 산속에서 재판받는 쾌감도 나쁘지는 않는 걸...ㅋㅋㅋ!
편해 진 뱃속을 느끼면서 오르막을 오른다. 두 번째 경사지대를 만난 것이다.
200여m 급경사를 올라치고 한번 숨을 고르고 한번 더 올라치면 정상이다.

- 정상은 예닐곱 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바위터가 있고, 바로 밑에도 길 가운데 그만한 넓이의 장소가 있었다.
나무표지판은 해발935m라 씌여 있는데, 지도상에는 925m로 표기되어 있다.
표지판 높이가 1m쯤 되니 전혀 틀렸다고 볼 수는 없겠지..ㅎㅎㅎ
'바람의 전설'이 정상 바로 코앞에서 제일 먼저 정상에 오른다며 뛰어 올랐고, 나머지도 이내 정상에 섰다.
정상표지판에 작년에 이곳을 올랐던 김진호 유인식 한성협 최원용 이름이 깨알처럼 씌여 있었고, 그 밑에 나도 오늘날자와 '서울고22산우회 산대 이규도'라고 낙서를 하고서는 그밑에 '바람의 전설' '송골매' '죽호' 이름도 쓴다.
표지기도 두 개나 단단히 매달아 놓고 ... 기념 촬영 '촬~칵~' 서너번 ...
3명은 간식 먹을 자리를 만들고 ... 달마족발에 송이술 한병에 나물 조금 ...고게 전부였다.

- 저 아래에서 구름이 걸려 있을 때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운교산 정상 일대 ...
오늘은 여름같은 봄날이라 구름은 한점도 없고 바람마져 나뭇잎 한잎 흔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치만은 끝~내준다.
동쪽 아래로 천애절벽을 이루고 동남으로 구비구비 흐르는 옥동천의 물줄기가 아침햇살에 비단이 하늘하늘 거리 듯 하면서 내리천과 만나는 삽살모랭이까지 보이고,
바로 건너 오른편으로 목우산 산세가 운교산에 비할 바는 아니올시다라고 업드려 있다.
삽살모랭이에서 봉화로 가는 큰고개, 도래기재로 넘어가는 도로가 실뱀처럼 꾸불꾸불 가물가물대면서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동으로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북동쪽까지 멀리 시선을 던져 보자!
아스러히 멀리 소백산 줄기 일부가 시야에 들어오고, 왼편으로 쭉~ 파노라마 능선들 ....
부석사를 앉고 있는 봉황산으로 해서 선달산으로 이어진 능선은 옥돌봉까지 이어지고 도래기재에서 한번 푹~ 내려 섰다가, 구룡산에서 한번 더 올라치고 그대로 태백산으로 내달린다.
백두대간 마루금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장쾌하고 통쾌한 시야 ...
위 아래로 이어지는 첩첩산줄기들 ...

구름이 걸려 있으면 이름값을 더하는 雲橋山이지만
天涯絶壁과 泰山峻嶺 장쾌한 조망만으로도 足하지 않으랴!

- 구름타고 내리는 손오공의 재주도 없고, 한 마리 새 되어 훨~훨 날아 내린 들 어떠랴고 세상사 초월한 도사도 아닌 속물인 주제에, 운교산 정상에서 까마득한 아래를 굽어보며 마냥 만사를 잊어 버리며 경치에 취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저 첩첩산줄기처럼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인생사 삶을 부닺히고 헤치며 살아 갈 때까지는 가야만 하지 않은가!
만남과 인연의 끈을 함부로 끊으려 말고 ...
부귀와 집착의 끈을 억지로 붙들지 말라고 했던가 ...
그래, 저 아래로 걸어서 내려가야 한다. 세상 속으로 또 다시 들어서야 한다.

- 달마가 넣어 준 송이술이 모자라(소주병 2/3정도) 최후의 한방울까지 아껴 마시던 '송골매'도 이제는 하산해야지 하는 나의 성화에 못 이기는 측 하면서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한다.
1봉(정상)과 2.3봉은 연이어 이어지는데, 봉우리~봉우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돌아가는 산길이 나 있어, 예상했던 것보다는 어렵지는 않은 산행의 계속이었다.
4봉(885m)까지 가는 동안 중간중간 애매하고 길을 놓칠 위험이 있는 지점에는 꼬박꼬박 표지기를 달아 놓으면서 발걸음을 옮기는데,
곳곳에 간벌을 위해 잘라 놓은 나무들이 산길을 가로막아 널부러 있어 속도는 내지는 못하겠더라!
또한, 봉우리들을 지나 올 때마다 뒤돌아 보면 지나온 봉우리들의 멋진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면서 어느덧 4봉을 지났는데도, 아래를 쳐다보면 아직도 아마득하다.
해발 885m이니 표고상으로는 내려 선 것이 거의 없는 샘이었다.

- 오른쪽 끝아래로는 아마득한 절벽이지만, 왼편으로는 그래도 드문드문 완만한 경사도로 숲을 이루고 있어 연분홍 꽃잎을 화려하게 뽐내던 진달래들도 이봄 마지막 유혹의 빛을 다 토해 놓고 있고, 멋진 소나무에 감탄도 하고, 산새들의 지저귐에 발걸음을 종종 멈춘다.
정상에서 2km(실은 훨씬 더 길 것 같다) 지점인 TV안테나기지가 있는 산마루터에 도착하니, 비로소 산길에 아무렇게나 솟아 난 돌부리들이 없고 흙길이다.
여기서 뒤에 오는 송골매와 죽호를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하고 퍼져 앉는다.
산세는 곧장 동북쪽으로 뻗어 있으나, 하산길은 오른편(남쪽)으로 휘어지고 두곳의 급경사지대를 만난다고 알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치열하게 영역싸움을 하는 숲도 있으나, 그래도 소나무가 많은 숲길은 마루터를 내려서자 마자 거의 45도 가까운 내리막으로 나를 반긴다?
떨어져 쌓인 수북한 낙엽과 솔잎은 내려서는데 미끄러지게 딱 좋게 깔려있고, 발이 그 속으로 빠질 때마다 바짝 마른 산길은 먼지를 토해낸다.
그런 내리막이 끝나나 싶으면 바로 이어지는 급내리막 ... 소위 장난이 아니었다.
이 길을 성협이는 작년 늦가을에 왔다 비를 만나 내려서는데 혼쭐이 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내려 서 보니 그 실감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겨울에 눈이 쌓여 있을 때나 비가 와 질퍽거릴 때는 아예 미끄럼 타고 내려서는 것이 더 안전하고 쉬울 것 같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마루터에서 그렇게 35여분 내려서니 소담한 무덤 1기가 있고, 녹전중학교 파란지붕이 바로 시야에 들어 온다.
바로 뒤따라 오던 '바람의 전설'은 오늘도 미끄러졌다며 투덜투덜 거리고, 죽호와 송골매는
15여분 후에나 도착하였다.
무덤에 핀 할미꽃을 찍으면서 구름과자도 즐기면서 바람이 간간히 부는 나무밑에서 팔베개를 하며 송골매를 기다린다.

- 그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마자, 한숨 돌리고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원용이와 나는 먼저 터덜터덜 내려선다. 여기서 10여분 내려서면 녹전중학교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담장 넘어로 깨끗한 교정, 주변에 들꽃도 피어 있는 밭두렁따라 내려서니 봄볕은 여름인양 따갑기만 하다.
옥동천 물은 그래도 아직 깨끗한 여울을 자랑하고 있더라!
학교 바로 옆 가게에서 시원한 캔커피로 목을 추기며 오늘 산행을 접는다. ^Q^

<산행동행자>
한성협 송경헌 최원용 이규도(4명)

<후담>
* 택시로 달마집에 가서 우리차를 몰고 제비바위에 위치한 달마주점으로 가니, 이 녀석 벌써 매운탕을 맛갈스럽게 끓여 놓았고 수제비도 넣었다.
우선 땀내 나는 몸뚱아리를 가게 뒷켠의 수로물에 풍덩 담가 냄새를 씻고서,
머루주에다 점심 겸 반주로 곁들이니 맛이 일품이다.
* 이런 성찬에 우연히 나타난 고교 후배가 있었으니, 26회 정용상이라한다.
부인과 딸을 대동하고 일요일인 오늘 점심 먹으러 왔는데 우리를 만났다.
오희찬이 이곳에 내려 올 즈음, 그는 짧은 판사시절을 접고 서초동에서 변호사 활동을 했는데, 여차저차 한 사연으로 영월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나...재미있고 의연한 사연의 후배다.
오희찬으로 인해 달마-이재석도 정변호사를 알게 되었고, 가끔은 여길 들린다고 한다.
우린 금방 화제가 통했고 함께 자리도 한다. 그 부인도 남편의 용모에 뒤질세라 서글서글한 눈매와 복스런 얼굴에 키도 훤출하였다.
그리고는, 짧은 만남과 긴 여운 ... 함께 한 것도 인연일진데 기념촬영이 없을까! 찰~칵 ...
후배 가족도 그렇고, 달마내외도 그랬다.
더 머물다 가라는 후의를 잡지 못하고 또 서울로 들어가는 우리들 ...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원초적 명제를 되내이며 ...
* '달마야, 또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잘 살아야 한~데~이...' 웅얼거려보는 사이, '바람의 전설'의 차는 벌써 김삿갓묘 입구를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Q^

<참조> 제비마을 입구 표지판에는 산행거리 8km, 5시간 소요 ...라고 되어 있는데,
거리는 그보다 조금더 길어 9km조금 더 되고 산행시간은 휴식등 감안해도 5시간이면 널널한 산행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됨!

산대 eQ 이 규 도

진분홍진달래상장봉-040411제85차정기산행 편편단상

화려한 봄날 빛나는 햇살 북한산상장봉
농염한 진분홍 꽃잎에 흠뻑 취하다

* 일 시 : 2004년 4월 11일(일) ... 청명
* 산행지: 북한산 상장봉
* 구 분 : 제85차정기산행
* 코 스 : 솔고개(10:48출)~쉼터바위(11:18...)~상장봉~중간점심(12:35...13:45)
~육모정고개~용덕사(15:30착)

- 솔고개에서 들머리로해서 북한산 상장봉으로 산행하는 것도 이제는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부터 많은 등산객이 모여들어 버스안을 가득 채우고는 출발을 하니, 구파발까지 중간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휴일이면 아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산우회 정기산행 역사상(?) 가장 적은 인원이 참석한 오늘 제85차정기산행에 딸랑 7명이 얼굴을 내밀었다. 봄의 한가운데로 진입하는 오늘같은 날씨에 제각각의 사연은 있겠지만 그래도 해도 너무했다(?) 싶었으나 이내 잊어 버리고 만다.
언제부터 산행에 참석하는 인원에 연연했단 말인가?

- 어렵게 더디게 속도를 내는 버스는 북한산성 입구를 지나자마자 속도를 내고, 솔고개에 막상 내리는 인원은 우리 일행들 뿐이라...
굿집 형제당을 가로지르며 오르막 능선에 붙자마자, 오늘 나오지 않은 면면의 얼굴들은 이내 잊어 버리고 버스로 여기까지 오는 과정의 짜증스러움도 일시에 날아간다.
화려한 봄날에 빛나는 햇살아래 농염한 진분홍 진달래는 발걸음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고 시선을 도처에서 빼앗고 있었다.
오르막 중간지점 쉼터바위에서 한숨 돌리며, 봄날같이 않은 더운 날씨에 한모금의 물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설 때는 짜릿한 시원함은 더욱 상쾌하게 느껴지는데, 바위터 서북쪽 아래 진달래군락에서 뿜어나오는 농염한 진분홍 꽃잎 유혹에 발걸음을 한동안 붙들어 매고도 남는다.
북한산 상장봉 오르는 능선에는 이렇게 진분홍 꽃잎 살랑대며 봄날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여기에 나뭇가지마다에는 연초록 새잎들이 송~송 돋아 나오며, 진달래의 화사한 축제를 거들고 있었다.
상장봉 능선에 붙기까지 이러한 진분홍 꽃잎들은 말 그대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농염한 진분홍 꽃잎의 절정이다!

- 상장봉 주능에 올라서니 이 일대의 진달래는 이제 반쯤 피어 있고, 화사한 자태를 뽐내기 위한 숨고르기를 한참 하고 있는 듯 하다.
그건 그렇고, 주능에 올라서자 마자 소나무 어울러진 바위터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경치는 정말 끝~내준다.
상장봉 산행에 나서면 이 지점에서 언제나 바라보는 경치이지만 항상 새롭고 멋있다.
그런데, 오늘같은 화려한 봄날 진분홍 꽃잎이 지천인 날에 아무도 그 흔한 디~카도 가져 오지 않았으니, 멋들어진 풍광과 자태를 오늘 나오지 않은 산원 산녀들에게 어떻게 약(?) 올릴건가? 필설로 할 수 밖에 없는데 문장 실력은 딸리고... 애고, 애고 애석하도다!
그건 다 산사의 직무유기 탓이렸다?

- 상장봉 능선에도 이제는 알만한 등산객은 다 아는 듯 오늘따라 등산객이 많게 느껴진다.
따라서, 예의 상장봉에 오면 점심터로 점 찍어 둔 지점에는 이미 다른 등산객 일행들이 자리차지를 마친 상태이고, 그럴싸한 곳도 삼삼오오 등산객이 엉덩이를 내린 상태라, 그 암릉 밑 등산로에서 더 내려서서 평평한 곳에서 자리를 깔 수 밖에 없었다.
느긋한 점심, 말도 안되는 이야기꺼리에도 낄~낄대며 웃고, 산우회간부 단합산행같은 오늘 안나온 몇몇을 안주삼아 막걸리도 한잔하며, 따갑기까지 느껴지는 햇살아래 녹아 내린다.....
거기에다 어제 이 산대의 귀빠진 날을 몇번이나 축하(?)한다며 잔을 부닺히고...
그리고, 이상한 산장의 스트레칭 강의와 시연에 따라하기로 찌든 마음과 육신을 일순 잊어 버린다.

- '명상의 집'과의 갈림길 바위터에서 쉬면서 오총과 용남이를 기다리는데, 한참 있어도 나타나지 않는다.
맨뒤에서 오다가 마지막 '무명봉우리'(나는 이렇게 부른다)에서 우회하지 않고 곧장 암릉을 올라탔다는 기창의 말에 걱정반 괘심반으로 서성이는데, 속으론 편치 않았다.
조금전 인수봉 훨씬 밑고도로 헬기가 쏜살같이 앵~앵~거리며 염초봉쪽으로 날아가는데, 틀림없이 추락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느껴지더라.(이날 밤에 뉴스에서 거기서 추락사고로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듣고 화면으로 보았다)
작년 봄, 상장봉 다음 봉우리 암릉을 내려서다 I군의 아찔하였던 순간도 기억나고해서, 오늘은 그 지점에서도 우회했는데(시간은 훨씬 더 걸린다), 육모정을 꼬 앞에 둔 봉우리 암릉을, 일반 등산객이 더더구나 잘 안가는 길을 ... 오늘은 정기산행인데...
선두의 허락도 없이 올라섰다? 요, 꽤심죄를 어떻게 다스린다?
명상의 집으로 하산했겠지 생각하며 육모정으로 내려섰는데, 이 두넘 거기서 한참을 우리를 기다렸다나...?
이넘 오총 화상하고는 ...우씨~우씨~
하지 마라는 짓(?)은 골라 하다니...하고 싶으면 내 없을 때 하던지?
용남이는 솔직히 고백(?)했다. 그런 암릉을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다시는 오르내리지 않겠다고 ... 막걸리 힘으로 내려 왔다나... 이넘 보소, 더 살 떨리는 소릴하고 있지 않은가? 어~휴!
eQ산대야 참아라 참아... 한소리만 하고 더 이상 말하지는 않았다.
산은 한순간의 자만심과 공명심을 결코 받아 들이지 않는다. 안전장비 있어도 우리 나이에는 무리 할 필요는 절대 없다!
다른 산원 산녀들을 위해 앞으로 소생이 산대에 있는 한 암릉길에서 우회로가 있으면 무조건 우회로를 택 할 것이다!

- 요런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용덕사로 내려서는 길 양옆으로도 진달래가 만발하고, 서쪽 능선으로 기우는 오후 햇살에 비치어 분홍 꽃잎들은 화사하다 못해 차라리 터질 것 같더라!
여기에 동하지 않을 여심(女心)있던가? 그래서 뒤따라 내려서던 남녀 등산객 10여명 속의 여자들의 웃음소리는 그리도 컷고, 피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빠른 걸음으로 내려서고 ... 용덕사 주변 분위기는 화려한 봄날이 왔다 가는지 빛나는 햇살이 넘어가고 있는지 상관없다는 듯 조용하기만 하더라!
약수 한모금을 들이키며 오늘 산행을 접는다.....^Q^

<참석자>
이상한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김진성 이용남 홍기창-7명-

<후담>
* 이 eQ 산대의 귀 빠진 날(사실은 4/10 어제였는데...)이라고 하산 후에는 선택권을 나에게 주면서 인심쓰는 김진성 ... 마음이야 얼마나 고맙나! 가끔은 산대의 복장을 긁어서 탈이지만...
하산 지점 입구의 오크밸리에서 시원한 생맥주로 뒷풀이에...
덕담인지 야~지인지 모르지만, 암튼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아라는 친구들이 베풀어 준 성찬!
70명이 모여서 산해진미를 차려 놓은 들, 오늘 같은 날 이런 곳에서 7명이 둘러앉아 먹는 맛에 비길까?
* 그리고도 우이동으로 내려서서 기어코 발목을 잡는 김진성, 누가 말려?
말리는 녀석들은 한넘도 없고 모두들 속으론 그럴 길 바랬다는 듯이 잘도 먹더라...
이른 저녁겸 감자탕에 내장탕으로 속을 달래면서 또 한잔 ...
핑계는 산대의 생신날 그냥 갈 수 없잔아...였다. ㅎㅎㅎ!
* 오돗히 7~8명 산행하면 최적이지!
하지만, 산우회라는 이름이 없다면 나도야 그런 산행 좋은 코스 얼마든지 할 수야 있지!
그렇지만, 그넘의 산대라고 따라 다니는 이름이 무엇인지...내키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나올 때가 한두번이던가?...
산고, 산사, 산차, 산원, 산녀님들아 ... 오늘 그렇게 바빴고 얼굴 내밀기 힘들었어? 응!
있을 때 잘 봐 줘~요!
산대직무도 올해면 충분하고도 족하지 않을까? ^Q^

3월번외-북한산땡산행횡설수설040328

개나리 진달래 꽃망울 터트리며
춘삼월이 가고 기어코 4월이 오는구나 ...

* 일 시 : 2004년 3월 28일(일) ... 청명
* 산행지: 북한산
* 구 분 : 3월번외산행(땡~산행 2번째...11,22,33회 합동산행)
* 코 스 : 구기동(09:40출)~탕춘대능선서쪽계곡~절터~철탑따라
~능선~마당바위~진관사계곡~진관사(13:00착)

- 3월의 끄트머리, 어느새 개나리 노오란 잎새를 활짝 열기 시작하고, 진달래도 꽃망울을 더 이상 오무리기 버금다는 듯 터트리기 시작하는 북한산 구기동 언저리 ...
날씨는 기가막히게 화창한 날이니, 등산객이 붐빌 수 밖에 ...
10년 터울을 두고서 갖는 소위 땡~산행, 오늘이 그 두 번째이다.
선후배들 사이에 일명 '헌수'코스라고 일컫는 코스로 오늘 산행하기로 하였다.
일전에 산장, 산대, 산총등과 답사도 하였고, 북한산 그 많은 등산객들과 비교적 덜 부닺히는 코스이고 난이도도 수월한 편이라 이 코스를 택했는데,
막상 주최하는 22회 산총이 늦게 도착하여, 후미(대부분 22회 악동들)를 이끌고 오는 바람에,
마당바위에서 합류할 때까지는 완전히 따로 산행을 한 꼴이 되었다.
11회 선배님과 33회 아우님들과 함께 산행하면서 궁시렁 궁시렁 오총에게 화살을 퍼부어 봐야 내입만 아프지...
어차피 진관사 입구 뒷풀이 장소에서 만나면 되는 걸 ...

- 세월이 화살 같다. 눈길 산행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 마지막 주라...
예년이면 4월 초순에 피기 시작하는 개나리 진달래도 계절의 순환을 잊은 듯,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니, 벚꽃도 1주일 내에 피기 시작할 것 같다.
이렇게 춘삼월이 오는 듯 하다가 벌써 지나가고, 4월이 오는구나...
저 아래에서 악~악~대는 우리네의 요즈음 사회 분위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자연은 어김없이 제 갈길로 가고 있는데,
4월이 오면 우리는 '4월의 노래'를 부를까 아니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다시 한번 되씹을까?

- 오늘도 북한산 여기저기 소위 말하는 4오정 5륙도 부근의 등산객이 제일 많이 눈에 띄이고, 11회 선배님과 같은 6십대도 많이 보이는데,
소위 요즈음 잘 나가는 386세대와 실세군들은 6십대를 무어라 부르고 있을까? 6골통 쯤이라고 하겠지??? 광수생각은 어떻소?
사회의 거친 소용돌이에 적응을 못해서 오늘 우리 땡~들이 산에 오르는 것은 절대 아닌데 ...
하기사, 그들에게 산행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 준다는 자체가 애당초 무리일 지 모르겠다.
............................
그런데, 무슨 씰~데없는 잡생각이 오늘따라 유달리 많이 떠 오르냐?
아써라, eQ야, 선배님이나 잘 모시고 산행할 지어다!

- 철탑 7번째 지나 전망 좋은 바위터, 그 옆에 진달래가 요염하게 비비꼬며 분홍빛 꽃망울을 열기 시작한다. 봄은 이제 절정으로 들어서나 보다.
따스한 햇볕, 파란 하늘, 멋들어진 북한산 구석구석 바위들...
이런 것을 느낄 줄 아는 세대가 퇴물은 결코 아니다!
최광수(24회), 한효택 윤태호(21회) 선후배와 바위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산행의 여유로움을 느껴본다.

- 능선에 붙어 마당바위에서 약간의 간식과 기념촬영들을 할 무렵, 오총은 일행들을 이끌고 진관사 능선쪽에서 도로 올라와 겨우 합류한다. 녀석하고는 ... 타박을 오히려 내게 퍼붓는다.
장헌수 선배님의 허허로운 웃음이 무얼 의미하는지 그 넘은 알아 차리지도 못하고 있더라 ㅋㅋㅋ....
진관사로 내려서는 계곡길 ... 계류는 바짝 말라 있는데, 중간중간 산수유 노오란 빛 좋고, 간혹 진달래 분홍빛과 어울려 더욱 좋다.
10년을 넘어선 터울에도 함께 산행하는 선후배의 모습도 아름답지 않는가!
앞서 가던 이필중의 자동녹음기가 꺼지면, 김송연(33회)과 함께 야지(?) 비슷하게 시비를 걸면 또 들려오는 노랫소리 ... 가곡에서 최신 유행가까지 그넘의 목소리는 보통이 넘어도 한참 넘고, 레퍼터리도 다양하더라.
그렇게 널널히 40여분 내려서면 진관사 ... 일주문 빠져 나오니 오늘 산행 발걸음은 여기서 접는다.^Q^

<참석자>
* 11회(22명) ... 이익효 외 21명
* 33회( 6명) ... 김송연 외 5명
* 22회(15명) ...
이상한 이규도 오성학 장창학 최택상 김진성 이석영 김세윤
한성섭 임충빈 이규장 송경헌 이필중 홍기창 윤철원
* 초청인사 ... 장헌수(14회) 한효택 윤태호(21회) 최광수(24회)

<후담>
* 4산을 마치고 게슴츠레한 눈동자로 뒷풀이 장소로 바로 온 윤철원... 요즘 이넘은 거의 산행 중독의 일보직전까지 왔으리라?
작년엔 박효정이 일 내었는데 올해는 윤~철 이넘이 또 무슨 일을 낼 것 같다?
철원아, 살~살 다니자!!!
* 33회 아우님들이 복분자 술 ... 물경 11병을 베낭에 나누어 지고 왔다. 힘(?) 딸리는 선배님들을 위한 갸륵한 마음씨에 그저 탄복할 따름 ...
근데, 22회에서 제일 많이 마시던 넘은 역시 산행을 게을리 하는 넘이더라. 명예를 위해 실명은 생략하기로 하자 ...
* 11회 선배님들 뒷풀이 장소에까지 다 합치니 22명이나 되고 ... 22회와 33회 합쳐도 거기에 못 미치니, 이를 어쩔 건가?
아무리 숫자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도 면목이 없는 대목이더라! 오총아, 너 뭐 했노?
암튼, 선후배 47명이 둘러 앉아 맛있게 먹으면서 주거니 받거니 그 장면 하나만이라도 오늘 산행은 보람이 있었지 않겠나!
장헌수, 한효택, 윤태호 선배님 어려운 시간 내어 함께 산행해 주셔서 감사 드리고요,
최광수 아우님께도 감사 드리면서 차후에도 참석해 주시면 더욱 감사...꾸~벅^Q^
* 모두 모두 다음 산행때까지 건강들 하세요~~~~
근데, 요건 뭔 소리여 ...
뒷풀이에서 빠져 나온 22회 서너명 구파발에서 생맥주하고서 다시 북한산을 가로 질러 넘어 갔다나 ... 주동자가 누군지 알고 말고 ...
이 산대 eQ는 최산고 이산장 오산총 윤부총을 모시고 구기동으로 가서 선배님들과 생맥주 한쪼끼 더 했다! 크~윽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84차정기산행일지-관악암릉봄040314

악~악 거리는 우리네들 아우성이야 있던 말던
소리없이 다가온 봄은 관악산을 휘감고 있더라 ...

* 일 시 : 2004년 3월 14일(일) ... 맑음
* 산행지: 관악산
* 구 분 : 제84차정기산행
* 코 스 : 사당(09:57출) ...주택가능선~약수터~제1헬기장~갈림길.계곡~암릉~제2헬기장
~갈림길~연주암~두꺼비바위능선~구세군회관(14:04착 선두) ...과천

- 관악산 상기 코스는 우리 산우회에서 수없이 산행했던 코스이고, 이에 대한 산행기도 여러번 올렸으므로, 오늘 산행기는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만 부여하고져 몇자 적어보기로 한다.
이틀전 이란현장(현대건설)에서 휴가 차, 일시 귀국한 이영종의 얼굴을 보니 우선 반가움이 앞선다.
한편, 많이 나오기로 공언하였던 산원, 산녀들의 얼굴이 다수 보이지 않으니 속으로는 약간의 실망을 하기도 하고, 울 마눌님 꼬드겨 나온 나의 장담이 또 한번 빗나가니 어찌할꼬...?

- 관악산에도 봄의 기운이 완연하다. 오늘따라 등산객이 유난히 더 많은 것 같다.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네들 아우성이야 있던 말던, 자연은 어김없이 제 갈길따라 흐르고, 봄의 기운을 느끼려 산행을 나온 많은 등산객의 행렬이 관악산 주능을 기다랗게 수놓고 있다.
주능의 마당바위 남쪽 건너편 암릉지대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 일행도 소리없이 다가온 관악의 봄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본다.
봄은 이렇게 오고야 말고, 또 봄날은 그렇게 갈 것이다!
우리네 4월이 아무리 잔인할 지라도 ...

-여기서 산사의 직무를 이행해야 할 산사-중회선생은 영종이와 함께, 여기 멀쩡히 같이 있는, 진호와 박산고 흥덕이를 따라 잡으려 갔는지, 도대체 연락이 되지 않고(마당바위쪽으로 간 것 같았다)...
오총은 무슨 심보가 발동했는지, 아니면 간밤에 부부싸움(?)이라도 했는 지 알 수 없지만, 씩~씩거리며 두넘을 따라 잡는다고 횡~하니 먼저 날랐다고 하고 ....
(먼저 두넘은 과천 하산 후에야 합류할 수 있었고, 오총은 연주암에서 장승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 산사의 역할을 오늘도 이 산대 eQ가 하긴 하는데... ㅆ바, 내가 이거 할 군번인가?
그래도, 기창이의 기찬 ment에 모두가 한바탕 웃었지 ...
부부싸움을 할 정도로 마눌님이 같이 놀아 준다면 얼마나 다행이냐고 ... 자긴 상상도 할 수 없다나 ... 오총누이도 여기에 거들며 서방님 편을 들고 ...

- 이 암릉지대에서 너부러지게 휴식을 취하고서는 연주암을 거쳐 두꺼비바위능선으로 가는데, 연주암에는 등산객들로 북적거렸고, 점심공양 줄은 아주 길~게 늘어져 있었다.
산사의 밥맛이 별미라 하지만, 다른 때보다 유난히 긴 줄에 고개만 갸우뚱하며 지나친다.
육신의 배를 채우려고 온 것이라기보다 마음의 배를 채우려고 기다리고 있으리라 ...
두꺼비바위에서 또 한번의 휴식과 간식 타임으로하고는 희뿌등해지는 하늘을 올려다 보고, 새순이 감도는 능선 좌우로 수목을 굽어보면서 하산 걸음...구세군회관을 빠져 나오며 소소한 산행을 끝낸다.^Q^

<참석자>
이상한 박흥덕 오성학부부 이규도부부 윤철원 김시영 김진호 김왕철
김용하 김세윤 남궁완 이용남 이규장 임충빈 홍기창 이영종 -18명-

(후담)
* 과천, 삼보청국장 식당에서 뒷풀이 ... 건너편 식당에서 산사와 영종이는 이미 식탐을 즐기고 파장 분위기, 슬~슬 산대를 긁으면서 뒷풀이에 다시 건너 온다. 못된 작년 지리산종주3조 심보가 도지는 모양이지 ...
* 영종이는 3/23경 다시 이란으로 간다나 ... 가기 전에 산행을 한번 더 할까나? 이넘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나 ...
암튼, 건네 준 술 한병 요긴하게 쓸~께!
* 해 있을 때 귀가하면 안되는 이유가 있는가?
용하, 세윤, 철원이는 엉덩이 붙이고 끈질기게 앉아 있는 것을 보고도 나머지는 모두 일어섰다. 철~원이, 잘 간~남?^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검단~용마 종주 - 번개산행040229

싱그러운 하늘 탁 트인 시야, 상큼한 바람따라
봄은 기어코 아주 가까이 다가 오고 있었다.

일 시 : 2004년 2월 29일(일) ... 청명

산행지: 검단산~용마산 종주

구 분 : 번개산행

코 스 : 하남 에니메이션고교(10:15출)~총현탑~주능~검단산~(산곡초교)갈림길~중간점심등 ~566봉~524봉~용마산~죽림원계곡~엄미리입구(15:58착)...할머니청국장(뒷풀이)

이 코스 산행에 대해서는 여러번 산행기에 언급하였으니, 여기서는 자세한 코스안내 설명등은 생략하기로 하고, 졸작 산행기 '020113 검단~용마종주기'를 참고하시면 감사하겠다는 양해부터 하고 지나감을 십분 이해해 주시길 바라면서 ....

- 간밤의 비로 인해 아침부터 흩뿌리는 비와 바람이 걱정되었으나, 새벽에 일어나니 하늘엔 구름 한점없고 아침바람도 부드럽기만하다.
그래도 번개산행이니 서너명만 나와도 좋은 산행을 기대하면서 집을 나섰는데, 세윤이와 용남이도 나오고, 봉준이는 일당(실명 밝혀? 3명이나?)들이 몽조리 펑크내었는데도 헐레벌떡 의리있게 동참하였으니 마음이 뿌듯한데도 일파 김용수는 어부인 뫼시고 하남으로 직접 출발하였다니, 오늘 산행이 좋은 산행이 되지 않으면 이상하지? 이상한 산장의 얼굴에도 미소가 그득하다.

- 오랜만에 충현탑 옆으로해서 주능에 붙으려고 발길을 돌려서 가는데, 충현탑 입구까지 완전히 포장길이다!
그래도 작년까지만해도 소로길의 정취가 조금은 남아 있었는데, 이젠 여기도 그런 시골의 정서는 온데간데 없고 바쁜 일상의 편리가 잠식하고 있더라!
그런저런 생각에 잠겨 삼나무 지대를 지나 주능에 붙으니, 역시 등산객이 많고 등산로는 가는 겨울의 끄트머리와 오는 봄의 전위대와 치열하게 교차하면서 일부는 질척거리기까지 한다!

- 이 코스를 처음 온 김세윤과 작년 지리산단련산행시 역코스로 비봉사몽간에 넘었던 이용남은 바위전망대와 주능 마루터에서, 파란 하늘아래 팔당댐을 굽어보고 예봉산과 예빈산을 건너보면서 한컷 조망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오른다! 용수와 어부인(채미옥,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더 말할 나위없이 부드럽게 오른다.
검단산 정상을 지나, 산곡초교로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틀면, 용마산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육산 능선 ... 세윤이는 이런 흙산능선이 자기는 좋아한다면서 이상한 산장 및 일행들과 열심히 주절대면서 따라오고 있었다!
능선 중간 햇살이 따스한 곳에서 점심을 들며 한가로이 잡담도 하면서 여유를 즐기고 ...
오늘의 단연 으뜸의 화두는 ' 산대야, 바쁘니..? ' 하면서 시비(?)거는 윤철원의 일성이었다!
'흠, 이 넘 봐~라? 나와 쪌~화가 많이 써 먹었던 카피를 여기서 희트 치는군.. '
그러다보니, 용남이는 산장에게, 산장은 충빈에게, 충빈이는 이 산대에게, 산대는 용수에게,
철원이는 봉준에게 ... 돌아가면서 한마디 내뱉을 때마다, 비싼 술통에 넣어온 그 금쪽같은 양주와 소페트병에 담아온 상황버섯술이 가면 얼마나 가겠는가?
그래서 다들 한번 더 웃고 ...

- 566봉을 넘어 팍 떨어진 길은 다시 오르막, 524봉 오르는 오르막엔 낙엽밑으로 얼음이 도사리고 있고 ... 그렇게 오르내리기를 너다섯번 해야만 용마산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용마산에서 한강을 굽어보면서 일대 조망을 즐기며, 지리 공부도 하고, 먹이를 달라고 주변을 맴맴 도는 산새의 절박함을 외면해 버린 것도 모르면서 한참이나 휴식을 취한다.
다른 일행의 등산객과 사진사를 교대하면서, 우리도 함께 여기서 찰칵~.

- 퇴촌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서 하산길은 죽림원이라고 불리는 계류쪽으로 방향을 잡고, 중간능선에서 오른편으로 떨어지는 길로 접어든다.
계류를 조금 남겨둔 언덕 위, 잘 다듬어 놓은 무덤군이 있는데 한결같이 비석은 없다.
여기 평평한 잔디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면서 다리를 달래는데, 채박사의 한마디가 또 한번 히트를 치고 ...
각자 오늘 산행에 대한 자평과 감상을 언급하는 가운데, 채미옥 여사의 불쑥 한마디 ....
" 저는 오늘 비로소 산행하면서 개안(開眼)을 하였습니다! .... " 하면서 나를 당혹케 한다!
이상한 산장과 최봉준 등과 뒤에서 함께 산행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몰라도, 하여간 의미 심장한 일성이었으리라!
이에 이용남의 한마디가 더욱 죽인다!
'너 바쁘냐?' 와 ' 개안하였습니다!' 가 오늘 산행의 주제였다나 ... ㅎㅎㅎㅎㅎ!

- 은고개에서 엄미리계곡으로 들어서는 입구 왼편으로 보면, 적벽돌집 평범한 식당이 보인다. '원조할머니청국장' 집인데, 값도 그렇고 맛도 손색이 없는 곳이라 생각되는 집이다.
빨간모자 충빈이는 바삐 가야할 일이 생겼다며 횡~하니 먼저 버스를 타고가고 나머지 8명이 다리 쭉~뻗고 뒷풀이를 즐겼다.
청국장, 여남가지 밑반찬, 삼, 콩치, 황태구이, 손두부, 도토리무침, 누룽지 ... 쐐주에다 맥주 입가심까지 ...
오늘도 펑크낸 물경 5명의 넘들아, 다, 얼마냐고? 두당 일만원이 채 안되더라! 진짜야!^Q^

<참석자>
이상한 이규도 윤철원 최봉준 김세윤 이용남 임충빈 김용수+부인(채미옥) ... 9명

(후담)
* 번개산행이었으니, 오늘도 펑크낸 녀석들에게 무어라 궁시렁거려 보았자지만,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인지 이 산대의 차후 힐란을 피하기 위해선지는 몰라도, 아침도 굶고 나온 ~뽕에게 그저 고마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엄~부, 오늘 뭐 했~어? ㅋㅋㅋ!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선자령에 이는 바람소리와 내음새 - 선자령040215 산행일지

선자령에 이는 바람은 잔설을 다 쓸어 모우고
더넓은 초지엔 어느새 봄기운을 돋우고 있더라

* 일 시 : 2004년 2월 15일(일) ... 청명

* 산행지: 선자령

* 구 분 : 2월번외산행(총동문2차백두 대간7구간합류)

* 코 스 : 대관령(832m, 10:08출)~통신중계소~새봉~선자령(1137.1m)~중간점심(12:15..12:52출)~곤신봉(1127m)~대공산성로~974.8봉~임도~보현사입구(15:41착...후미)

- 참으로 오랜만에 선자령을 오른다. 2000년 5월 28일에 백두대간종주산행 시, 대관령에서 진고개까지(24.5km, 봄에 환상적인 초원산행지다) 봄이 한창일 때 솔~솔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푸른 초원지대를 거슬러 올랐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 가까운 세월이 훌쩍 흘러 버렸던가?
그동안 이 주변 지형지물도 크게 변하여, 새로 뚫린 영동고속도로로 인하여, 주말이면 그 많은 차량과 인파로 북적이던 옛대관령상행휴게소도 산악회차량과 몇몇 등산객들만이 들락거릴 뿐 화려한 시절은 온데간데 없더라! 그게 세월의 흐름이요 시대의 변화이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국사성황당 가는 길을 버리고, 통신중계소 쪽으로 방향을 튼다.
바람이 사뭇 거세고 차다. 하기사 대관령 일대 바람이야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바람이지 않던가?

- 통신중계소까지 가는 길엔 눈이 아직 그득하였다. 아이젠이 없어도 오를만 하지만, 스펫츠는 군데군데 요긴하였다.
새봉까지 북으로 거의 직선으로 뻗은 신작로 같은 길, 눈길이 전혀 부담되지 않았고 탁 트인 시야는 잉크빛 하늘아래 대관령 일대 초원지대를 펼쳐 보인다.
북쪽 저멀리 황병산 군사기지도 보이고, 풍력발전기도 바람개비인양 빙글빙글 돌아가고, 길게 늘어선 등산객행렬이 길따라 다정다감하게 보인다.
새봉까지 가는 길에 간혹 언덕을 돌아가는 길엔, 바람이 쓸어다 모아 놓은 잔설이 무릅까지 푹~푹 들어가는 곳도 있지만, 내디디는 발걸음은 감촉이 더없이 좋더라!
새봉에서 동으로 굽어보면 강릉시내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해바다가 가까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바다 위로 허연 연무같은 것이 뿌옇게 끼어 통쾌한 전망은 기대만치 얻지를 못하여 아쉬웠다.

- 산자령으로 가는 왼편(서쪽) 일대는 온통 초지지역이다.
겨울 눈산행을 잔뜩 기대하고 왔으나, 이 일대부터 곤신봉가는 일대까지 초지에 잔설은 모두 바람이 북사면 언덕 넘어로 다 쓸어 버렸고, 강한 바람에 버티려는 누른 풀들은 빗질을 하는 듯 바람따라 한편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선자령 일대 눈산행은 겨울산행지로 몇손가락 꼽히는 지역인데, 오늘은 그게 아니더라!
엉덩이 썰매는 언감생심이요, 탁트인 설원구경도 못하겠으니, 우리 산원, 산녀와 함께 다음 겨울에 다시 오라는 전령인 양, 바람만이 나를 맞이한다.
백두설원산행을 잔뜩 기대하였으나, 그 기대는 바람처럼 날아 가 버렸고 ...
그래도 얼마만에 들어보는 바람소리이고, 풍향(風香)이던가?

- '싸~아~악~싹, 싸~악 ...' 아직은 겨울이 다 가지 않았다는 듯, 바람의 세기가 예사롭지 않고, 얼굴에 스치는 매운 맛은 코 끝을 훌쩍~훌쩍 거리게 만들며 위세를 떨치면서 한바람이 지나간다.
' 워~워~ 우~어 우~어 ...' 잠잠해진 뒤 또 한바람 소리가 들려온다. 뺨을 스치는 감촉이 한결 부드럽다. 초지의 잔설을 다 쓸어 버렸으니, 머잖아 저 누른 풀에도 생명을 넣어서 푸르디 푸른 초원을 만들꺼야 라고 속삭이 듯, 얼굴에 와 닿는 바람결이 기분마져 상쾌하게 만든다.
머리까지 싸감은 바람막이를 걷우고 파커 윗단추들을 풀어 헤치며, 그 바람을 들이마시고 풍향(風香)에 코끝을 대어본다.
이렇게 선자령 일대 이는 바람도 겨울을 보내느라, 봄을 당겨 오느라 힘겨루기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자연의 흐름이야 무슨 수로 당하랴? 선자령엔 조만간 봄기운을 몰고 오는 바람이 더욱 잦겠지!

- 선자령에서 얼마가지 않아, 보현사로 가는 갈림길이 있으나, 오늘 산행은 곤신봉에서 대공산성로로 따라 보현사쪽으로 하산하는 산행코스이니, 곤신봉으로 계속 북으로 직진이다.
중간, 먼저 도착한 선후배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펼쳤는데, 앉으면 바람이 자나, 서면 바람이 조금은 매서운 평평한 지대다.
여기도 잔설은 북동쪽으로 다 쓸려버렸고 ... 우리 일행 5명도 점심먹거리를 펼친다.
뜨거운 물에 컵라면은 이럴 때 더욱 인기이고, 한모금 쐐주도 약이던가?
그렇게 파란 하늘아래 바람이 부는 초원에서 먹는 모습이야, 이런 곳을 와 보지 않은 넘(?)들은 어찌 알랴? 오늘 펑크 낸(물경 3명이나..) 넘들 상상이나 해 볼까?

- 곤신봉 오르는 일대, 초원지대에 나무 두그루가 유난히 시선을 잡는다.
오른쪽은 주목과 나무이고, 왼편은 소나무다.
이 일대 강한 바람결에 한쪽으로 잎들이 쏠려, 근사하게 빗질을 한듯 단정히 서 있고, 주변 초원과 대비되어 더욱 근사하게 보인다.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가 대수더냐?
카메라를 가져 오지 못했으니, 그 풍경을 어찌 다 글로 표현하고, 중회, 씨~병을 비롯한 우리 넘들에게 어떻게 약을 올려준다? 왠통(?)한 일이로고...
내 마음 속에나 담아갈꺼나!

- 곤신봉 바로 아래에서 오른편으로 언덕을 넘어서서 내리면 대공산성 가는 길이고, 왼편으로 틀면 백두대간은 이어지고 도중의 동해전망대까지는 여기서 30여분이면 되는데,
동해전망대에서 보는 동해바다와 강릉일대나, 이 언덕에서 바라보는 경치나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고 생각되어, 동해전망대까지 갔다오는 것을 그냥 접어둔다.
대공산성(백제초기시절 산성이라 전해지나, 정확한 연대는 미상이라고...상세내용은 생략)을 북쪽으로 시계방향으로 빙둘러 둥글게 그리며 내려서는 하산길, 내려서는 지점부터 얼어붙었고 급경사이다.
대소 선후배들 거의 내려갔고, 거의 후미에서 하산하기로 마음 먹은 김에, 아예 엉덩이 붙이며 설설기면서 때론 부분 엉덩이 썰매 잠깐하면서 하산길로 접어든다.
때로는 무릅 중간까지 빠지는 눈길을 따라 널널히 평탄한 능선길도 걸으면서 40여분 가면, 봉우리 하나 - 974.8봉이다. 바위도 있고 전망도 좋을씨~고...
산아래로 굽어보니 저아래에는 봄기운이 물씬 묻어나는 기색이 뚜렸하다.
강릉 일대가 오후 햇살에 희뿌게 아른거리며 졸고 있는 듯 시야에 들어온다.

- 산길은 북동으로 가다가 다시 틀어 동남방향으로 흐른다.
중간 근사한 참나무 군락지대를 지나면서, 머잖아 이 일대에 산나물이 송송 돋아나겠구나 생각도 하고, 나무들이 바람결 탓인양 모두가 키재기를 거부하고 높이가 거의 비슷하여 보기에도 산뜻하다.
거길 통과하니 이젠 아이젠은 구찮은 것이 되어 버렸으나, 스펫츠는 아직도 요긴하기 그지없었다.
고도가 낮아 질수록, 남동면으로 난 산길은 때론 진창을 방불케 했고, 눈은 녹아 아예 질퍽거렸고, 오른쪽 개울 얼음장 밑에는 계류물소리가 졸졸 들려온다.

- 용소골로 이어지는 임도에 도달하니, 대공산성에 대한 설명문이 조그맣게 세워져 있고, 보현사까지 3.7km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도중에 임도를 두 번 가로질러서 널널히 가니,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보현사로 가는 길목, 냇물이 흐르고 다리가 있는 곳에 아침에 우리를 실어 날랐던 버스가 보이니 오늘 산행은 여기서 끝이지 ... 보현사까지 1km여...그러나, 보현사는 끝내 구경도 못하고서 ...
깨끗한 냇물이 흐르는 다리곁에서 먼저 하산한 대부분의 선후배들이 오뎅국물에 하산주를 들고 있었고, 우리 5명도 이에 질세라 머리를 들이 밀고 동참한다!
국물 맛이 끝~내 줘~요! ㅋㅋㅋ...^Q^

<참석자>
* 22회 ... 이상한 이규도 장창학 윤철원부부(5명)
* 총동문... 92명?+25회,28회(별도차편 정기산행으로 참석)

(후담)
* 새벽에 집을 나서려는데, 전화벨소리 ... 22회 총무를 놓았는지 오래거늘 부고같은 긴급전화는 아니련만, 오총 왈...'나, 이제 일어났는데 ...어쩌구 저쩌구... '
글쎄, 어쩐란 말인가? 오늘 산행에 오고 안오고는 자신의 의지의 문제이지 누구 허락이나 인가가 필요한가? 어~휴, 속 긁는데 무엇 있는 넘이야!
* 하산 오뎅 끓이신 후~배~님, 누군지 몰라도 국물 맛이 끝~내 줬어요! 다음에 만나면 특별약(쐐주는 아님) 한잔 주리다!
* 선자령 눈산행은 산사-중회의 주문대로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자기를 빼고 가면 선자령에서 발병난다고 웅얼거렸겠지? 추후 자기와 함께 가자는 영험한 주문이 약발을 받았으니 통쾌해 하리라? 그러나, 천만에, 만만에 ...
선자령에 이는 오늘같은 바람소리를 그대는 들어 보았는가 맡아 보았는가!
* 하산 후 급하게 쐐주를 이상한 산장과 두병 가까이 비우고, 상경 버스에서 골아 떨어지려 했으나, 고게 내 마음대로 되어야지?
쓰~을~쩍 긁는 후배들의 심사도 때론 맞쳐줘야 하는 선배의 비애(?)가 아니던가?
이건 광수생각이던가 eQ생각이던가?
7잔반 돌리고 나니 거의 돌기 일보 직전이라 ... 그런 연후에 어느덧 서울에 온 것 같은 데, 이상한 산장과 함께 암사동에서 내리려는 것을 그만 놓치고 압구정동까지 와 부~렸더라.
밤9시45분 경 ...장~부(창학이를 차후 이렇게 부르기로 했다)와 윤총부부도 재빨리 사라지고..
* 이산장과 함께 택시를 타고 일단 날았는데, 악착같이 암사동으로 향했다!
그걸 포기하면 어찌 산장과 산대라 하겠느뇨?
김치찌개에 쐐주 한모금씩 하고 헤어졌~지! 크, 크, 크!
실은 둘다 늦게 저녁 차려달라고 마눌님께 감히 고할 자신이 없었던 거지, 뭐~ ㅎㅎㅎ^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甲申年 2004 始山祭文

유세 차(維歲次), 甲申年 2004년(단기4337년) 2월 8일(음력 1월 18일) 吉日에, 서울고22회산우회 가족들이 간소한 음식과 술을 차려 놓고, 올해로 칠고칠배(七顧七拜)하며, 민족의 영산 마니산 함허동천 산줄기 산신령께 고(告)하옵나니,
여기로 하강내림(下降來臨) 하옵시고, 1대간 1정간 13정맥 한반도 산줄기 산신령이시여 들어 주옵소서!

유난히 잦았던 비와 태풍의 상채기가 아렸었고,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이해갈등의 골은 깊어 국민 대부분이 피곤하였던 작년 한해, 그 와중에서도 우리는 우정을 나누며 우리들의 산행을 계속하였습니다.

천년 세월을 뛰어 넘고도 푸르름을 간직한 두위봉 주목과 능선들 ...
넘실대는 산줄기따라 지리산의 장대하고 수려한 품안으로의 산행 ...
설악공룡능선의 기암천봉 역동적인 위풍당당한 자태들 ...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 등으로 구석구석 내디뎠던 발걸음들 ...
그리고, 다시 백두대간의 마루금에 올라 이 산하를 사랑했던 마음들 ...
이 모든 산행에서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지난 한해 이만큼 건강하고 무사산행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산신령님의 은덕에 어찌 감읍하지 아니하오리까!

아무리 역사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던 갑신년이라고는 하지만, 두배로 시끄러운 세상을 만들어야 좋은 세상이 된다고들 떠들어 대고, 2태백 38선 45정 56도라는 신조어가 허탈감을 자아내도, 올해도 우리들은 우리들의 산행을 계속할 것입니다.

산신령이시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년 만큼만 건강하게 산행할 수 있게 굽어 보살펴 주옵소서!

여기에 우리들의 가정에 화목과 넉넉함이 더해 진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나이까!

천년 고목의 당당함을 보았고, 지리산의 너른 품에 안겨보았거늘,
어찌 朝三暮四의 잔재주로 小貪大失하는 우(愚)를 범하겠나이까?

설악의 역동적인 기상을 느꼈고, 백두대간의 장엄함을 기억하거늘,
옳고(義) 착하고(善) 아름답고(美) 상(祥)스런 일들을 어찌 마다 하오리까?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이 천수(天壽)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이 산하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다면, 만났고 함께한 삶이 더더욱 복(福)이련만,
아니더라도 그런 마음으로 산행하다가 그대로 나무가 된들 바위가 된들 어떠하오리까!

서울고22회산우회 산원 산녀들이 마니산 함허동천 산자락에서 한반도 모든 산줄기 산신령께 거듭 빌고 비나이다.

마니산갑신년시산제040208

칠년째 찾아 산행하고 시산제를 올리는 마니산,
우리의 정성이 부족하다면 열번인들 못 오겠는가!

* 일 시 : 2004년 2월 8일(일) ... 청명
* 산행지: 강화도 마니산
* 구 분 : 갑신년2004시산제(제83차정기산행)
* 코 스 : 매표소(10:04출)~단군로~314봉~참성단~주봉~함허동천(14:05착...후미)

- 입춘이 지났건만, 날씨는 요며칠전 보다 훨씬 기온이 올랐다지만, 새벽 공기는 아직도 차갑기만 하고,
하늘엔 별들이 아직 잠들기를 거부하며 반짝이고 서쪽녘으로 달도 휘영찬 한강변은 어스름을 서서히 거두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서역으로 향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새벽에 베낭을 꾸리고 집을 나서는 기분이다.
비교적 시간엄수하여 나온 우리의 산원, 산녀들을 수서에서 1진을 태우고, 영등포역에서 마지막으로 달려온 석균욱을 태우고는 강화도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면면히 다시 살펴보니,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여럿 보이고, 어려운 동행을 한 산원, 산녀들에게 고마움도 느낀다.
일단, 오늘 예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오산총의 얼굴에 안도의 빛을 넘어 희색(?)의 느낌마져 감돌더라...
어제 뉴질랜드에서 귀국한 이상한 산장의 얼굴에도 엷은 미소가 흐르고 ...

- 한때 산우회5賊감이라고 힐란(?) 받았던, 창립산행멤버 김진호의 죽여주는 등산복장(상.하 하늘색으로 날렵하게 빼 입었다.)이 우선 눈에 띄이고,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석균욱은 파카, 등산화등 이친구 저친구 것 빌려 입고 신고서 나타난 정성이 고맙고, 아쉽다면 김용남처럼 아래 위 쨕~한벌, 장비일체를 갖추면 더욱 그 모습이 빛날 터인데...요건, 그 답지 않더군...ㅋㅋㅋ...
동기회 인천지부회장 김유신 장군님도 시산제에는 아마 오랜만에 행차하셨기에 자리가 더욱 빛나고, 어느덧 22.5회에서 22회로 기울어진 김경래(인하대 의과대학 의사)의 어려운 동행 발걸음에 감사의 뜻 다시 표하고...
그러나, 무엇보다도 산우회 초대회장 최택상 고문의 어부인님(나는 2번 아가씨라 부른다. 그 내역을 알려고 하지는 마

과 일파선생 김용수의 어부인 채미옥 박사님, 두분 산녀님의 얼굴을 보니 이 산대의 기쁨은 두배로소이다! ...이건, 최산고와 일파에게 보내는 아부의 문구는 절대 아니다? ㅎㅎㅎ...

- 구름 한점없는 맑은 하늘아래 오늘도 예년처럼 단군로를 따라 오른다.
올해로 7년째, 마니산 이 코스를 따라 산행하고는 함허동천으로 하산하여 시산제를 올렸고, 오늘도 그럴 것이다!
능선 좌우로 잔설이 허옇게 남아 있으나, 능선로는 군데군데 얼어있어 아이젠을 하고 오르는 것이 더 편한 것 같았다.
주능에 붙으면 거진 90도로 왼편(동쪽)으로 꺾이고 여기서부터는 주봉을 넘어 정수사까지 거의 암릉지대이며, 남쪽으로 강화 앞바다를 조망하면서 널널히 산행할 수 있다.
해마다 연초에 오지만 해발고도는 높지 않으나, 여느 높은 산에 온 듯하고, 특히 바다를 조망하면서 통쾌한 시야가 더해 진다면 산행의 발걸음은 한결 가볍고 상쾌한 마니산 암릉코스이다!
참성단를 지나 주봉을 넘어 정수사까지 이어지는 암릉지대는 마니산 산행의 백미일러라!

- 314봉을 지나면 참성단이 저만치 보이고 가파른 오르막이다.
어느해는 봄날처럼 따뜻한 날씨에, 어느해는 눈발이 흩뿌리는 속에, 어느해는 찬 바닷바람이 뺨을 후려갈기는 꽁꽁 얼어붙은 이 오르막을 올랐던 발걸음들...
우리는 왜 그렇게 올랐고 오늘도 이길을 따라 산행하는가?
해마다 시산제에서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소원했던가?

언젠가 한번 읽었었고 TV 화면에서 보았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줄기에 티벳인들이 성산(聖山)이라고 섬기는 카알리스(해발6688m?)라는 산이 있고, 그 산밑에는 만년설이 녹아 이룬 호수(바알리카스?)가 있다고 한다. 그 호수는 바로 붙었는데도 두 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한호수는 생물이 살고 있는 맑은 물로 채워져 선호(善湖)라 하고, 다른호수는 생물도 살지 않고 탁한 물로 채워져 있어 악호(惡湖)라 부르며, 이 선호를 힌두교도인 인도인은 성호(聖湖)라 하여, 한번 이 호수에서 목욕하며 죄를 씻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여기며 그 먼먼 길을 차를 대절하여 간다고 한다. 종교적 신념이 있어도 아무나 (돈과 거리 때문에)감행할 수 없다고 들었다.
그런데, 라마교인 티벳인들은 오체투지(五體投地)로 이 카알리스까지 가 보는 것이 일평생의 소원이요 갈망이며(그 산자락 아래에 머리카락을 붙여 놓으면 다시 환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나...), 실제로 감행하여 이룬 사람은 극히 적지만(종교적 신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시도하는 그자체 만으로도 대단한 종교적 자부심으로 여긴다고 알고 있다.

- 옛부터 선조들이 상스런 정기가 서려있고 신성히 여겨 참성단이란 제단을 쌓고, 후대에까지 국가적 대소사 행사에 거기서 채화도 하니, 섬에 있지만 예사스런 산이 아닌 것만은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마니산이 아니던가!
오체투지로 카알리스로 향하는 티벳인과 어찌 감히 비교나 할 수 있겠냐마는, 종교적 신념도 필요없고, 돈도 별로 들지않고, 거리도 멀지 않은,
이 마니산을 7년째 찾아 산행하고 시산제를 올리며, 그저 우리와 가족의 건강과 무사산행만을 굽어 보살펴 달라는 바램은 해마다 되풀이하는 우리의 작은 간원(懇願)이 아니던가?
그래도 우리의 정성이 부족하다면 열번인들 못 오겠는가!

- 참성단을 바라보며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서, 오늘 낭독할 시산제문을 다시 한번 읊조려 본다.
그래, 거창한 것을 소원하지는 말자! 가장 인간적이고 인간적인 우리들의 정을 담을 수 있는 바램만을 빌자!
우리들이 천수(天壽)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이 산하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가 만났고 함께한 삶이 얼마나 복(福)된 일이련만, 설령 아니더라도 그런 마음으로 산행하다가 그대로 나무가 된들 바위가 된들 어떠하리!
우리가 해마다 마니산을 산행하고 시산제를 올리는 의미는 여기에 있다고 하면 나만의 편협된 생각일까?

- 참성단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들었거늘, 많은 등산객이 모여 있었다.
동쪽 바로 건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너른 헬기장에는 어느 산악회인가 제물(祭物)을 차려 놓고 시산제를 올리고 있었다.
우리 산우회도 7년전에는 마니산 주봉에서 저렇게 시산제를 지냈던가!
그 헬기장 바로 남쪽 바위지대에서 우리 일행은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들며, 눈이 시리도록 빛나는 바다와 갯벌지대를 바라보며 조망을 즐긴다.
후미와의 차이도 별로 나지않고 중간 휴식시간도 거의 없이 모두들 여기까지 산행이 부드럽다.
동쪽으로 쭉~뻗은 암릉지대는 언제나 보아도 하늘과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더구나, 근사한 소나무가 있는 지대에서는 더욱 그렇더라!

-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두 정여사님(오총누이와 울 마눌님)을 모시고, 바로 함허동천으로 가 시산제 준비 체크를 하고 주봉까지 올라온 오산총(두 산녀는 함허동천 내리는 능선까지 왔다 내려감)은, 혼자 기다리기 심심했던지 못된 심뽀가 동했는지 왜 빨리 오지 않느냐고 성화를 무전기에다 사정없이 쏟아 붓는다.
설마, 티격태격하던 이 산대 eQ가 보고 싶어서 불러 재끼지는 않았을 터인즉, 느긋하게 풍광을 조망하면서 오는 꼴을 못 보겠다는 심사가 아니고 무엇이랴?
어느때는 빨리 간다고 무어라 하더니, 이젠 빨리 안온다고 야단이냐?
한참만에 주봉에 도착하니, 박산고와 김유신장군등과 산행증명사진 찍고는, 이넘 재빨리 내려선다. 아하, 산행증명사진이 목적이었구나...
부분 얼어붙어 있어 주의를 요하는 지대를 지나고, 손정수가 발을 접질러 뒤로 쳐지니 그것도 핑계겸 중얼중얼 거린다.
'그래, 내 얼굴 보았으니 속은 풀렸겠다...함허동천 내려서는 능선 갈림길부터는 내가 후미를 서마 ...됐나? '

- 함허동천 계류는 얼어붙어 빙판비탈을 근사하게 펼치고 있는데, 햇살은 따스한 느낌까지 들며 눈부시다.
우리가 2년전까지 시산제를 지냈던 곳, 단군마니숭모비가 있는 곳에는 누른 잔디가 오후 햇살을 받아, 군용담요를 깔아 놓은 듯 포근하게 보이고, 그곳에서 쉬고 있는 서너명의 등산객의 자태가 사뭇 한가롭다.
여기서부터 콘크리트 포장길, 매표소까지 거의 1km다.
관리사무소 바로 옆의 야영지에서 시산제를 지내기로 했다.
단군마니숭모비까지 제물(祭物)등을 올리는 수고를 덜하기 위한 일상에 젖은 우리들의 게으름이던가!
산신령은 오늘 시산제를 올리는 우리들의 정성을 그걸 가지고 탓하지는 않겠지...!

- 성의껏 준비한 제물(祭物)을 차리고, 촛불을 켜고 향을 짚히고는...
이상한 산장을 필두로 술잔을 올리고 예를 갖추고는 ...
산대가 제문(祭文)을 낭독하고 (시산제문 참조)...
산고, 산차, 산총도 술을 따르고 ...
산원, 산녀들도 함께하니 ...
...................................................
소지(燒紙)의 재를 허공에 날리면서 ...
마니산 함허동천 산자락에서 갑신년 2004년 시산제를 올렸다. ^Q^

<참석자>
이상한, 최택상+부인, 박흥덕, 서정항, 장창학, 오성학+부인, 윤철원+부인, 이규도+부인,
김진성+부인+친구, 김용수+부인, 서병일, 김세윤, 석영수, 엄춘택, 최봉준, 한성섭, 홍기창,
이철화, 이문식, 김진호, 김유신, 손정수, 이동준, 이용남, 김왕철, 석균욱, 김경래 <34명>
(이길용, 남궁완, 필링 김여사님 ... 뒷풀이 참석함.)

<후담>
* 작년 산행점수에 따른 상품을 포기(?)한 산원, 산녀가 다수 있어 참석자들은 골고루 한점씩은 갖게 되었는데, 이상한 산장 오성학 산총 eQ 산대는 하나도 못 건졌으니, 중회선생-산사님 너무 노여워 하지 마소! 오총이 몰래 빼돌려 놓았겠지요?

* 비록 새벽에 못 나와 함께 산행하지는 못했지만, 시산제 장소까지 오는 동기회장의 정성을 어찌 모르리까? 거기에다 금일봉까지 챙겨 주니, 올해 산우회 살림살이 걱정이 없어라?

* 영등포에서 한무리들이 내리고서 대치동에서 이른 저녁자리 ...
'여수 오동도' 식당 ...서대회에다 연포탕이라,
회계손 놓았다고 산행은 몰라라하다가 상계동에서 단숨에 달려 온 남궁완과 종일 무얼 했는지 어슬렁 나타난 이길용의 의리(?)에 그저 고마울 뿐, 이 산대 eQ가 무슨 말이 필요할꼬...?
그러나, 22회 넘들에게 항상 잘해 주시는 필링의 김여사님의 동석이 저녁자리를 더욱 빛내 주었더라! 성섭아, 이만하면 잘했지...ㅎㅎㅎ!

* 미국에서 오자마자 시산제에 참석한 석균욱, 의리의 돌쇠 아니던가!
이참에 차기 산장이나 산대를 노린다? 그것도 좋을씨~고...
그리고, Dr. 김경래, 참석해 주어 정말 고맙고 차후 산행에도 가끔은 함께해 주면 더욱 좋~지!

* 시산제 참석자는 산행점수 3점이고, 뒷풀이에 나온 분들에게도 1점은 주어야겠지요!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아, 좋고 좋았고~요-눈길능선예봉운길종주기040124

가까이 있으나 가끔 찾아지고
쉬운 듯하나 다리품은 만만치 않은 산행
눈길 능선은 일품이더라!

일 시 : 2004년 1월 24일(토) ... 쾌청

산행지: 예봉산~운길산 종주

구 분 : 1월번외산행

코 스 : 팔당대교옆철길(10:31출)~예봉산(11:57착)~철문봉못미처능선(점심등휴식;13:10출) ~적갑산~운길산(15:38착...16:00출)~수종사(16:31착...다도즐김...17:00출)~송촌초등교(17:35착...고춧가루팀18:00착)

-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팔당대교를 사이에 두고 오른편은 검단산 왼편은 예봉산이 엇비슷한 높이로 산세를 서로 견주고 있는 모습을, 이 부근을 지나다닐 때마다 보느라면, 산행의 유혹을 느낀곤 한다마는, 막상 베낭을 꾸리고 산행에 나서는 것은 일년에 고작 한두 번이던가?

예봉~운길은 물론이고 검단~용마 종주 산행은 힘들기도 그렇고 산행시간도 그렇고 엇비슷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항상 가까이 있으나(나의 거주지가 암사동이니 더 그럴까?) 가끔만 찾아지고, 쉬운 듯하나 다리품은 결코 만만치 않은 산행지인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러라!

-설날 전후로 휘몰아쳤던 한파도 한숨은 돌렸다고는 하지만, 오늘 새벽에도 영하13도나 되었고, 지난 일요일과 화요일 밤에 내린 눈은 꽁꽁 얼어붙어 산줄기마다 눈이 그득하니, 눈길 산행은 틀림없는데, 어느산을 택할까는 모이는 인원과 의견을 물어 결정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이 추운 아침에 몇 명이나 나올까 하는 나의 기우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10명의 녹녹치 않은 산행실력가들이 나타난다. 예봉~운길을 산행하자는 결론도 내리고 ...
예봉~운길 산행 코스에 대해서는, 산세 봉우리 이름과 내역 수종사등에 대하여, 졸필 "2002.3.1 산행일지"에 보면 대단히(?) 상세히 언급되어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세세한 것 등을 생략하기로 한다.

-예봉산 정상으로 오르는 산길은 눈이 쌓여 있으나, 아이젠을 할 정도는 아니어서 모두 그냥 올랐다.
중간 능선상에 있는 무덤가의 전망 좋은 곳에서 한숨 돌리며, 한강 건너 검단산을 바라보니 일대 산줄기에 눈이 그득하다. 북사면쪽이라서 여기보다는 적설량이 많은 듯 하니, 예봉을 넘으면 능선상에도 저만큼의 눈이 쌓여 있으리라 짐작하며, 급경사 오르막으로 발걸음을 힘겹게 옮긴다.
작년 여름에도 없었는데, 급오르막지대에는 쇠줄 난간을 잘 설치하여 오르는 다리품을 한결 가볍게 할 수 있었다. 운길산 오르막지대와 수종사로 내려서는 급내리막에도 이런 쇠줄 난간을 잘 설치해 놓고 있었다.
그만큼 여기에도 등산객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렸다!

-잉크빛 하늘과 하얀 눈이 어울려 멋진 광경을 연출하는 눈길능선을 땀께나 흘리면서 정상에 도착하니, 사방의 시야가 더욱 통쾌하다.
석영이의 모자에는 땀 고드름이 달려 있고, 세윤이의 얼굴에도 땀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다.
기온은 아주 차가운데 바람이 거의 없어 오늘 산행은 아주 좋은 눈길산행을 예고한다.
정상에서 사방의 경치를 조망하면서도 이내 한기가 몰려오니 본격 능선산행 준비에 들어서면서 아이젠등으로 무장한다.

-부채꼴로 이어지는 능선상에는 눈이 그득하다.
철문봉으로 가는 중간 헬기장 남쪽사면 평평한 곳에서 점심을 들고 가기로 한다.
햇볕이 따스하기까지 느껴지는 억세밭 눈위에서 가지고 온 도시락등을 펼쳐 먹으니, 진수성찬이 부럽지가 않고, 약으로 가져온 17년산 스카치와 메실주로 한모금하니 더욱 좋을시고...
겨울 산행, 특히 눈길산행에서의 이맛은 경험해 보지 않은 친구는 모를꺼야!
씨~병 왈, " 이 좋은 눈길산행을 마다하고 집에 있는 넘은 누구야?... 어쩌구 저쩌구...."
라면 국물을 돌리면서 내뱉는 말에 고춧가루도 거들고, 얌전이 세윤이 마저 거들더라!
바로 건너 산줄기들은 하얀 떡가루를 이고 있는 듯 넉넉하기까지한 주변 풍경들 ...
산사 고춧가루의 명에 따라 각자 멋진폼으로 자세를 잡고는 기념촬영, 촬깍 ...

-눈길을 뽀드득 뽀드득 밟으며 때론 올랐다가 거진 미끄러지듯 내려서는 눈길능선...
철문봉을 단숨에 지나고 적갑산을 그냥 스치면서, 간혹 만나는 등산객과 새해 덕담을 던지면서, 도곡리와 운길산 갈림길 삼거리까지 1시간여를 논스톱으로 신나게 눈길을 걸었다.
씩~씩대는 김진성회장의 불평도 일순간, 얼굴에 땀이 그득하고 김이 모락모락 솟아 오르니 좋긴 좋다는 표정들이라고 생각했다면 이 산대의 오~버일까?

-운길산으로 가는 북사면쪽은 눈이 만만치 않았고, 오르막이면 이내 평평한 능선, 내리막인가 싶으면 다시 오르막의 연속 ...
그렇게 오르다보면 운길산이 코앞에 보이는 듯 한데, 60여미터 급경사를 내리고 다시 오르막을 쳐야하니, 이 코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한숨이 나오겠지!
오랜만에 나온 필중이는 내리막이 딱 질색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씨~병님의 볼멘소리도 들린다. 저만치 진성이는 바위에 걸터앉아 몰래 구름과자를 즐기고 ...
이 지점은 503봉이고 부근에 소나무도 근사하여 한숨 돌리면서 휴식하기에도 안성마춤인데 말이다.

-어느덧 운길산 턱밑까지 왔다. 이석영이 다리에 무리가 온다는 신호...긴급 근육이완제를 바르고...윤철원과 함께 후미를 맡고 나머지 일행들을 올려보낸다.
제법 바람도 불고 매섭다. 장갑을 벗자마자 손이 얼어 붙는 것 같다.
모자는 이미 얼어 붙었는데, 귀마개 좋은 것 있으면서 베낭에 모셔놓는 석영의 ~고집은 알아주어야지. 잔소리 들으면서 꺼내 둘러고는 운길산 정상으로 오른다.
여기에도 쇠줄난간 설치를 비교적 잘 해 놓아, 오르는데 많은 힘을 덜 할 수 있었고, 석영이도 무사히 정상에 올랐다.
산사(고추가루라 하면 안되지

와 성섭이가 고히 아껴 온 약통(요 술통 값이 꽤 나간다)의 코냑과 17년산 한모금이 이런 날엔 진짜 끝~내준다.
지나온 능선과 저멀리 아스러히 보이는 검단~용마의 산줄기들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이 산대의 설명에 얌전이 세윤과 다리 마사지 받은 석영이는 진지하게 들으면서 시선을 그쪽으로 놓치 못하더라.
여기에서도 산사의 명에 따라 제각각 폼을 잡으면서...김~치!

-겨울 수종사(水鐘寺)는 고느적한데, 오늘같이 추운 날 더욱 고느적한 느낌을 자아낸다.
필중이는 여기의 다도(茶道)를 매우 고대하고 왔었다고 한다.
몇몇은 경내를 둘러보는 사이, 나머지는 다도를 음미하러 들어가고 ....
굽어보는 양수리 일대가 오후 햇살에 평화롭게 보인다.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는 긴긴 겨울의 인고를 아무렇지도 않은 양 도도하게 서 있다.
여기를 찾을 때마다 사찰의 위치는 기가막히게 자리 잡았다고 매번 생각되고...
서쪽 산자락으로 햇살이 점점 기울어 갈 즈음, 우리들도 수종사에서 내려서기 시작했다.

-늘 가까이 있으나 가끔 찾아지고, 올라보면 쉬운 듯하나 다리품이 만만치 않은 산행, 예봉~운길 종주는 매번 그렇게 느끼지만, 오늘은 겨울산행의 눈길능선산행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Q^

<참석자>
최택상 이규도 김시영 윤철원 김진성 김세윤 이석영 서병일 이필중 한성섭(10명)

(후담)
* 송촌초등교 인근 한 음식점...작년 설악공룡단련산행 차 예봉~운길을 넘고서 들렀었는데,
팔당대교밑 버스정류장까지 태워 준 것을 굳게 믿고, 또 들렸으나...
기사 양반 설날 집으로 가서 월요일에나 온다나...순간 난감!
* 수종사에서 고춧가루팀(6명)은 제멋대로(?) 차도로 따라 내려서고는 생고생 30분을 더 걷고 ...고것이 우쩨 이 산대를 책할 일이던가? 성섭이 고춧가루님 여길 한두번 왔소?
순간 통쾌(?)! ㅋㅋㅋ.
* 여차저차하다가 함께 다시 모이고, 간략히 만두국에 칼국수에 조깐술로 다리도 풀고 배도 채우고는, 과감히 택시를 불러재끼고는 천호동까지 Go~ 했단다! 그때 시각이 오후7시라...
* 그리고는 모두들 얌전히 귀가했다고들 합니다~요! 최산고님, 맞~제? ^Q^

-정리자- 산대 eQ 이규도

갑신년 북한산산행독백040111-제82차정기산행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년만큼만 산행할 수 있다면 ...

* 일 시 : 2004년 1월 11일(일) ... 맑음
* 산행지: 북한산
* 구 분 : 제82차정기산행 ... 총동문산악회시산제 참석후 독자산행
* 코 스 : 구기동(10:35출)~연화사~비봉능선~불광사쪽 암릉~기자촌갈림길~진관사(14:15착)

- 매번 산행에 나설 때마다 느끼고 또 사실이지만, 배낭을 짊어지고 집을 나서면 그날 산행의 반은 한 것인데, 오늘도 집을 나서기까지 갈등을 시작한다.
내가 이 모양인데, 마눌님은 더 하겠지? 회유와 협박(?)을 해 가면서 집을 나서니, 시간이 또 빠듯하다.
구기동으로 가는 도중, 이제야 일어났으니 오늘 산행에 불참한다는 통보 전화가 한두건이던가! 이제는 화도 싫은 내색도 않고 의례 그려려니 하고 인이 박혀 버렸나?
자기 건강과 심신 단련에 도움이 되는 산행이어야지 억지로 나와라 말라 하고 싶지는 않더라. 올해는 더욱 그럴 것이고 ...

- 구기동에 도착하고서야 이북5도청 광장에서 총동문산악회의 갑신년 시산제를 올리기로 한 사실을 알았다.
당초 비봉 오르는 중턱의 포금정사터에서 시산제를 올리기로 한 계획을 물건등을 올리는데 애로도 있고 하여 그렇게 정한 것이기도 하지만, 인원도 많은 것이 주요인이리라.
그래도 시산제를 이렇게 좋은 날, 시멘트바닥 위에서 갖는 것이 모양세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그건 그렇고 ....
수백명이 자세를 경건히 한 가운데, 서울고총동문산악회 갑신년 시산제는 엄숙히 진행되고...
제문낭독에 이어 임원단, 고문단, 각기수별대표 등 ... 올 한해 무사 안녕 산행을 빌고 또 빈다!

- 총동문산악회 시산제가 끝나고 ... 각 기수별로 독자산행에 나선다.
우리도 그 속으로 한무리 지어 비봉능선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개인적으로야 지난 1월4일에 북한산 상장봉능선을 산행했지만, 갑신년 들어 처음 갖는 정기산행이니, 실질적으로 올해의 첫산행이던가!
포금정사터로 오르면서 지난해의 산행 발걸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폭설이 내린 새벽의 은세계 계방산 산행...
설국(雪國)으로 들어가는 듯했던 오대산 비로봉과 엉덩이 썰매 하산길...
얼어 붙은 문경의 신선봉과 단양의 금수산 산행 ...
천년의 세월을 훨씬 뛰어넘고도 푸르름을 고히 간직한 주목과 두위봉 능선들 ...
그리고, 장대하게 넘실대던 능선과 봉우리따라 산행한 지리산대종주 ...
관악산과 북한산 구석구석까지 헤치며 다녔던 산행과 계곡욕의 즐거움 ...
기암천봉(奇巖千峰) 내외설악의 추색을 굽어보며 공룡능선을 넘었던 발걸음들...
.....................................................................................................................................................

어느 산행이 기억에 남지 않으련만, 올해도 그만큼 산행할 수 있을까?

22회산우회의 갑신년 시산제는 예년처럼 마니산 함허동천 산자락에서 올릴 것이고 ...
그야말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년 만큼만 산행할 수 있게 빌어나 볼거나!
그것이 욕심이면 근교산이라도 자주 갈 수 있는 마음과 생활의 여유만이라도 있었으면 하고 빌꺼나?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잔머리로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게 해 주십사라고만 빌어볼까?

- 이런저런 잡생각에 발걸음은 무심코 내디뎌지고 포금정사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서 한숨 돌리려는데, 다른 등산객인가 우리 일행중 누군가가 방금 대통령 일행들이 옆을 스쳐 올라갔다는 말을 들었다!
암, 좋은 일이지 ... 일반등산객과 어울려 함께 등산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상상만해도 근사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많은 등산객과 우리 일행 중, 그 분과 눈길이나 악수 나눴다는 말은 못 들었다.
그렇다면 등산객이 아주 붐비는 이 코스로 왜 올라 왔을까? 내일 조간에 한컷 낼려고 올라 왔단 말인가? 충성스런 현명한 아랫분들의 뜻을 헤아리기에는 내 머리로는 따라 잡지 못하겠더라! 이래서 나도 오륙도에 근접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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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잡생각에 다리품을 팔다보니 어느새 포금정사터라 ...

- 비봉 주능선에 붙으니, 오고가는 등산객이 줄을 잇는다.
비봉과 사모바위쪽으로 가는 등산객의 줄이 기다랗다!
우린, 역방향으로 불광사쪽으로 내려서는 암릉을 지나, 기자촌 갈림길로 가다가,
북한산 삼각봉이 근사하게 보이는 곳(작년 12월정기산행 시 머물렀던 곳) 바로 밑,
움푹 파인 공터에서 입을 즐겁게 한다.
요렇게 베낭을 둘러매고 산에 올라 둘러 앉아 먹는 재미에 이야기 꽃 피우는 일행들 얼굴에서 싫거나 괴로운 표정은 하나도 없더라! 울 마눌님도 예외는 아닌데,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까지 왜 그리 굼맹이 짓을 하는지?
입가에 환한 웃음기가 가득하니 건강에도 좋고 재미나는 이야기꺼리도 얻어 듣고 ...
몸의 찌꺼기를 빼내고 웃을 수 있어 엔돌핀이 솟아나니 건강에도 좋을시고 ...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를 바라다 보면 북한산은 역시 좋은 산이다라고 절로 감탄을 하게 되고 ....
그래, 짬 나고 마음의 여유만 조금 있다면 올해도 북한산을 자주 오르리라!

- 조금전 올라왔던 한지점에서 왼편으로(불광사쪽) 등산객은 붐비나, 기자촌과 진관사로 내려서는 이길은 등산객이 아주 드문드문하다.
조금 더 내려서면 또 갈림길, 왼편은 기자촌으로 빠지고 곧장이면 진관사쪽이다.
널널한 능선따라 걸으면서 3시방향으로 의상봉능선을 올려다 본다.
저 능선도 작년에는 3번이나 넘었었지! 설악공룡단련산행시에는 소록소록 비도 내리는 암릉길은 스릴도 있었겠다!
금년 가을에 설악을 또 가자는 산원, 산녀들의 요구는 틀림없을 것 같고, 그러면 단련산행코스로 북한산에서 저만한 코스도 없으리라?
그런 기회로 또 설악을 넘나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저 아래 진관사가 시야에 확 들어온다.

- 진관사는 참으로 오랜만에 찾는다.
중학교 때 소풍 왔던 기억과 고교시절 여름인가 몇몇이 어울려 찾았던 기억이 아스름한데,
북한산을 그렇게도 많이 왔건만 좀처럼 여기로 산행 들머리로 잡거나 하산 지점으로 잡지는 못했다.
접근하기에 대중교통이 불편 한 것이 주된 원인이겠지만, 편한함에 익숙한 나의 게으름이 더 큰 원인이리라!
북한산에서 비교적 한적한 이 코스를 외면하였던 나는 아직도 북한산을 논 할 자격이 없으리라!
암, 그렇고 말고 ... 난, 산꾼은 언감생심이요 진정한 산행가만 되어도 감지덕지(感之德之)일러라!

진관사 일주문 바로 앞에 있는 다리 난간에 걸터 앉아, 사찰 경내를 구경가는 일행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독백 한마디 내 뱉는다.
' 녀석들아, 산녀님들아, 지난해 산행 만큼만 할 수 있다면 이 eQ산대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나도 지리산을 한번 더 대종주를 하고 싶다.
난들 월악산의 풍광을 어찌 보고 싶지 않겠는가?
십이선녀탕, 설악의 또 하나 비경을 보고 싶지 않으랴!
덕유산 설원을 걸으면서 통쾌하게 바라다 보는 조망이 눈앞에 왜 삼삼하지 않으리오?
한라산 눈꽃축제를 마다할 사람이 있던가?
선운산 동백꽃도 보고 싶고요 ...
....................................................................................... '
그래도 주어진 여건에서 노력은 해 보자꾸나!
마니산 시산제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년만큼만 산행하게 해 주십사라고 그렇게 간절히 빌어나 봅~세! ...
아무튼, 갑신년 올해 산행은 오늘로써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Q^

<참석자>
최택상 이규도부부 오성학부부 윤철원 남궁완 홍기창
김세윤 이문식 임충빈 이용남 장창학 우순명(14명)

(후담)
* 진관사를 빠져 나오자 마자, 몇몇 음식점 ...
구파발까지의 마을버스도 있다고는 하나, 서울막걸리 한잔 생각과 전철역까지 책임진다는 말에, 이문식이 바람잡고 ....
완, 충빈, 기창이는 일이 있어 바람처럼 마을버스에 올라 타 사라지고 ...
소담스런 이야기 속에서 ....
바로 옆의 장작불 쬐러 간, 울 마눌님과 오총누이가 다른 등산객과 담소하는 장면을 도무지 묵과할 수 없다는 순맹이와 문식이 ...
졸지에 순맹이는 울 마눌 부군이 되고, 문식이는 오총누이 부군으로 둔갑하여, 다른 사내(?)들의 함부로의 근접을 차단하더라. 의리 있는 넘들이여...ㅎㅎㅎ.
* 해 떨어지기 전에 귀가하면 발에 무좀이 나나?
문식이의 제2바람잡이에 두산녀들에게 낙지를 꼭 대접해야 한다면서...
삼성동 용덕이네 낙지집까지 7명이 왔고...
덕분에 울 마눌님과 오총누이는 저녁 설거지 걱정 안해도 되어 좋았다고 ...
문식아, 고맙~다! 2월8일 시산제 때 마눌님 모시고 꼭 나오기요! 보답하~마~^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갑신년 첫산행 - 쾌청

오늘같은 날씨를 쾌청이라 했던가!
갑신년 새해 첫산행 발걸음, 발걸음...
黴動無爲 , 산자락은 긴긴 인고의 동면에 들었는데...
북한산 상장봉 능선에서 본,
인수봉 북사면은 허연 잔설을 살짝 걸친 채 위용은 도도하고
도봉산 오봉과 자운봉.만장봉 암봉들도 파란 하늘아래 우뚝 뽐내고 있었다.

김진성, 김용하, 김세윤, 남궁완, 이석영, 이규도, 이상경(22.5회) 7명이,
북한산 상장봉 능선을 만만디로 걸어 보았다!
사진 한컷은 자유게시판에 올렸고요 ...

1/11 ...제82차정기산행 ...북한산(총동문산악회시산제 참석 후) 22회독자코스로
1/24 ...1월번외산행 ...예봉~운길(눈이 많이 쌓이면 검단~용마 검토중임) 화끈한 산행
2/8 ...시산제(제83차정기) ...마니산(단군로~첨성단~함허동천)
2/15(무박)...2월번외산행 ...설원산행(진고개~황병산~곤신봉~선자령~대관령)
.......................................
지리산대종주, 설악산, 덕유산, 소백산, 월악산, 금수산, 곰배령 ...등등 가자고 하는 넘들도 많고 ...
갑신년 올해에도 가고픈 산행지는 많으나 ...
일상 생활의 여유가 그걸 따라 줄 지는 몰라라!

아무튼, 올해에도 주어지는 여건에서 최대한 지혜를 짜 내어,
열심히 산행해 보자꾸나~
산원, 산녀님들 복 많이 받으소서.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