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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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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
일시 |
산행지 및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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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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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03/1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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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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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
03/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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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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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03/1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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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
03/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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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03/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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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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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
03/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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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
03/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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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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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03/1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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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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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03/09/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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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단련산행3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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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03/09/20(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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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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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03/09/13(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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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단련산행2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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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03/08/30(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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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단련산행1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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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03/08/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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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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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03/07/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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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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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03/07/19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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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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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03/07/17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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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번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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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03/06/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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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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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03/06/06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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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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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03/05/17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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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차 특별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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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03/04/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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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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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03/04/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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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총동창'03년춘계산행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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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03/04/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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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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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03/03/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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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20회이하합동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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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03/03/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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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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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03/03/08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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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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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03/03/0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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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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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03/02/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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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20회이하합동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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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03/02/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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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차정기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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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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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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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 삶의 무게를 다시 짊어지고
내려가더라도
기암천봉(奇巖千峰) 내외설악 추색(秋色)을 굽어보며
공룡능선에 올라서니 마음은 깃털 같아라!
* 일 시
: 2003년 10월 11일(10/10밤출발~10/12아침귀경) ... 맑음
* 산행지: 설악산 공룡능선
* 구 분 :
특별기획산행(10월번외겸함)
* 코 스 :
설악동(04:07출)...비선대(04:55착)~마등령오세암갈림길(08:37착...아침등09:22출)
~나한봉~1275봉(11:18착)~중간지점점심등~신선암(휴식등 13:55출)~무너미고개
(14:23착...휴식등)~천불동상류 탁족등~양폭산장(15:35착...15:47출)~귀면암(16:58착)
~비선대(17:33착...선두17:13착,후미18:10착)...와선대옆식당가휴식등...설악동(19:15착)
- 몇일전부터
일기예보에 오늘밤(10/10)부터 비가 내려 토요일 11일에는 전국적으로 종일 비가 계속된다는 소식은 내내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하였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하나 노심초사한 것을 부인하지 못하면서, 집합장소로 나서기 직전까지 일기예보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설악동으로 향하는
심야의 44번 국도 산언저리는 휘영청 보름달을 이고 있어, 그동안 내내 마음 조리던 가슴을 말끔히 씻어 내린다.
척산온천 인근 두부촌에서
먼저 내려온 홍기창부부와 조우하여 새벽참을 들고는 이내 설악동에 도착하였다. 서울 집합장소에서 출발할 시각에까지 참가 못하겠다고 통보한 7명에
대한 섭섭한 마음은 이미 접어 두고서 ...
외설악 유행(遊行)하는 6명(여기에 이철화는 낮에 합류)의 무사산행 기원의 배웅을 뒤로하고,
설악소공원으로 들어선다.
- 교교한 보름달빛 아래 우뚝 솟은 외설악의 산세가 뚜렷하다.
왼쪽(남쪽) 바로 위편 권금성의
자태는 물론, 서서남 저멀리 마등령일대 산자락의 세존봉도 금방 잡힐 듯 또렷하게 우뚝 서있다.
구름 한점 없는 밤하늘에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볓빛을 다 삼키고 있었고, 덩달아 설악의 준봉들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비선대까지 랜등 없이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나무들 사이로 쏟아지는 달빛을 이고서 걷는 기분을 무어라 해야할까?
저 권금성에 올라 신선주를 마시면서 월편장락(月編長樂)이라도
해야할까, 아니면 이 보름달
아래 늑대인간이라도 되어 온 산자락이 울리도록 쩌렁쩌렁 울부짖어 볼거나?
그런 달빛에 취하다보니
비선대까지 금방 온 것 같았다.
- 250여미터 직벽 비선대 장군봉의 위용은 언제나 보아도 압도한다. 달빛 아래 그 자태가 더욱
위풍당당하게 솟구쳐 있다.
고개를 오른쪽 위로 장군봉을 올려다 보면서 다리를 지나고 이내 험한 등산로로 접어든다.
마등령 능선에
붙기까지 1시간30여분은 땀께나 흘려야 하고 입에 단내를 토해내야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길과 부분 너덜길의 연속이다.
오늘
일행중에 공룡능선을 넘어본 친구는 너다섯에 불과하고, 유일한 산녀 기창부인도 있고, 새벽에 전격적으로 A팀 공룡능선산행에 붙은 김진성과 엄춘택을
걱정 안했다면 위선일러라.
그러다, 중간 무심코 가다 아차하여 금강굴로 가는 길로 잘못 들었던 순간도 있어, 10여분 낭비했지만, 일부는
달빛 아래 그곳 풍광을 볼 수 있는 행운(?)도 누렸다.
금강굴 갈림길로 이내 되돌아 와서 여기서부터 선두를 최택상 산고에게 맡겼다.
밤길을 뚫어야하고 속도조절도 해야하는 산대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들어주려는 택상이의 깊은 생각이었고, 나도 그래주었으면 했다.
된비알을 오르면서 교교한 달빛에 취한 감상적인 산행은 모두가 접어 둔 듯 싶다.
그래도, 틈틈히 쉬면서 뒤돌아 앉아 내려다보면
기지개를 켜고 있는 달빛과 설악의 기암과 암봉의 풍광에 흐르는 땀도 이내 잊어버린다.
- 돌길과 너덜길을 다 올라올 즈음, 먼둥이
트기 시작하고 길도 조금은 널널한 편이다.
곱디 고운 단풍의 빛깔도 때로는 힘든 발길을 달래 주고 ...
이 능선상에서 20회
김웅배선배(부인과 한국은행직원들과 왔다)와도 만나고 ...
옆에서 같이 오르는 동녀(冬女) 기창부인(박란이)은 첫 번째 어려운 구간을
무사히 통과한 것에 대한 뿌듯한 자부심과 앞으로의 험난한 구간에 대해 조목조목 물어오면서, 설악의 장쾌한 풍광도 빼놓지 않고 질문해 온다.
오르는 중간 한바위터에서 남서쪽 건너편으로,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서서히 들어나는 공룡능선의 위용과 추색의 조화로움에 경탄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千峰秋景 言念切 ... 산사(산우회 사부 또는 사범이라 부르자), 중회의 표현이 딱~이다!
세존봉 왼편
아래로 빙~둘러 오르는 내내, 만산홍엽은 사정없이 발길을 잡는데, 후미조 무전기에서 박효정이 곧 앞질러 갈 것이라는 전갈이다.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쌍스틱에 비상식량등만 들은 조끼만을 걸치고, 옆의 일행1명과 무서운 속도로 올라오고 있더라!
하산하여 함께 저녁하면서
들었지만, 우린 14시간에 걸렸는데, 이넘은 그 반밖에 안걸렸단다? 도대체, 이넘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나? 그래, 이녀석은 그 나름대로의
산행(?)을 하는 것이고, 나는 나 나름대로 산행하는거야!
결국에는 자기산행을 언제까지 건강하게 지속하는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같이 산우회일행, 특히 공룡능선산행에 처음인 친구들이 많을땐, 내 산행도 절제하고 우선 안전산행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런
산행은 언감생심이거니와, 서너명이 하는 산행이라도 저렇게는 못할 것 같다. 아니, 절대 하지 않으련다.
반가운 인사도 잠시, 바람처럼
녀석은 횡~하니 시야에서 사라진다.
- 마등령을 얼마남겨 두지않은 지점 바위여울에 기막힌 샘터가 있다. 졸졸 흘러내리지만 일년
내내 거의 마르지 않는 이 코스에서는 오아시스같은 곳이다.
시원한 한모금 물이 목줄기를 타고 내려서는 순간 아싸한 기분이여...
수통에 가득 채우고, 여분수통에도 콱~눌러 채운다. 베낭의 무게는 도루묵이 되었지만, 물걱정 하지않는 뿌듯함과 넉넉함을 여기에 와 본
사람은 다 안다.
- 마등령을 넘어 왼편으로 내려서면 곧 오세암과의 갈림길이고,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 갈림길
주변은 쉬기에도 좋고 대간꾼들이 비박하기에도 안성마춤인 장소다.
비선대에서 여기까지 후미조까지 3시간40여분 소요되었다면 우리 산우회의
산행도 만만치 않은 실력이다.
간식겸 아침식사를 하면서 조금은 여유롭게 휴식하면서 본격적인 공룡능선산행에 들어간다.
여기서부터는
소그룹별로 비교적 엄격히 간격과 시간을 유지하면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선두조...최택상, 김시영, 석균욱, 김용수, 최봉준
중미조...엄춘택 홍기창부부 손정수 박흥덕 이동준 박희수, 그리고 나,
후미조...이상한 윤철원 김진성
- 나한봉을
오르는 부분 너덜지대를 지나자마자 정상에서 펼쳐지는 설악의 추경, 내외설악의 풍광에 압도 당한다. 왼편의 설악골, 오른편의 가야동계곡으로
만산홍엽은 절정에 이르고 있고, 설악골에서 솟아오르는 구름이 한번 지나 넘어가면 그 경치의 장관을 어찌 아름답다 하지 않으랴!
나한봉을 지나자마자 내려서는 급경사 내리막과 나한대를 올려치는 급경사 오르막...
그리고, 나한대를 내려서는 급경사의
내리막, 밧줄을 타고 넘는 바위지대를 지나서 얼마 아니가면 다시 나타나는 1275봉으로 오르는 험한 오르막, 넘으면 다시 급경사 내리막 ...
이런 오르락 내리락을 아홉번이나 해야만 신선암에 닿을 수가 있다.
그런 고단한 발걸음을 하는 산행을 하는 도중, 설악
공룡능선상에서 좌우로 눈길을 돌리면, 설악을 왜 그토록 많은 등산가들이 때로는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오르내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
나한대를 내려서면서 1275봉일대를 바라보라! 그냥 바라만 보아라!
오른편 아래 가야동계곡 건너 위로 솟구친 용아장릉의 험준하고 힘찬 산세의 당당함과 아름다움을 바라보라! 특히, 추색이 절정인 오늘같이
기막힌 날에 바라보라!
1275봉 오르는 무거운 발걸음과 땀이 식기도 전에 내려서는 아슬아슬한 내리막을 지나, 왼편 아래로 펼쳐진
천화대의 장관과 범봉의 자태를 바라보라!
저멀리 보이는 신선암 일대의 바위군상과 도중 가는 능선길 곳곳에 솟구친 암봉들의 도열들을
바라보라!
때로는 좌우 절벽 아래로 불타는 설악의 단풍과 어울린 그 경치들을 바라보라!
..............................
험한길 땀내음 토해 내면서 여기에 올라오는 등산객에만 보여주는 설악의
보답이다.
- 1275봉에서 선두조와 중미조는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하고 후미조가 어디쯤 오는가 체크도 해 보면서, 앞으로의
갈길을 응시해 본다.
1275봉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고 또 하나의 마루턱을 넘어서 능선가 길옆에 아무렇게나 앉아 점심을 들며 후미조를
기다리는데, 예상보다 훨~일찍 후미도 도착했다.
조금은 지친 기색이 얼굴에 보이고, 점심도 억지로 먹어두는 얼굴도 서너명이 된다.
원기를 내어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고 ...
박희수는 아홉번의 큰오르내리막을 세면서 또 하나 넘으면 몇번째라고 중얼거리며,
스스로에게 힘을 북돋우고, 한편으로는 산대의 말이 거짓이면 어찌하겠다는 둥 협박도 곁들인다.
그렇게들 열심히 산행하다보니 마지막 신선암
오르는 길로 접어들었다.
그 오르막에 힘은 들지만 한편 생기도 도는 모양이다.
그러나, 주변에 구름이 점점 몰려오고 빗방울도
한두방 스쳐지나간다. 머리가 갑자기 긴장된다. 눈으로 독도를 거의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스가 서서히 몰려온다.
신선암 밑에 도착하니,
남쪽 저멀리 위로 보여야 할 대청봉일대는 물론, 오른편 건너 용아장릉도 가야동계곡도 만산홍엽도 구름 속에 숨어 버렸다! 아니, 이젠 그만 설악의
추경을 보라는 듯 거대한 구름천으로 가려 버린 것 같았다.
선두조는 15분전 신선암에서 내려섰고, 후미조는 한 20여분 뒤따르는 것
같았다.
춘택이는 힘든 기색이 역력한 것 같았고, 저아래 말없이 조용히 쉬고 있더라!
ㄸ~준과 정수도 지친 기색이고 흥덕이도
마찬가지인 듯... 여기에, 희수는 여기까지 아홉번 큰 오르내리막이 정확했다며 자신에게 하는지 나에게 하는지 몰라도 계속 씩씩대며 가쁜 숨을
고른다.
- 충분한 휴식을 했다고 판단되어 이젠 무너미고개까지 20여분이면 닿을 수 있다고 독려하면서 신선암을 내려선다.
도중, 아슬아슬한 내리는 곳이 한군데 있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여는 산길과 다름이 없는 널널한 산길이다.
무너미에서 선두조가 휴식
취한 후 천불동계곡으로 하산에 접어들었다는 연락을 받고서 10분 후 중미조도 도착했고, 휴식 후 우리가 천불동계곡으로 하산에 접어들
무렵(오후2:45경), 후미조도 신선암에서 내려선 지 5분이 된다하니, 비선대까지 내려가면 어둠은 만나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다.
- 천불동계곡이 시작되는 물이 흐르는 지점에서 휴식과 탁조등을 하면서, 여기까지 달구어진 발바닥을 식힌다. 선두조는 양폭산장
못미쳐 어딘가에서 탁족을 하고 있고, 후미는 무너미에서 쉬고 있다.
천불동계곡, 누가 무어라해도 난, 특히 가을 설악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죽음의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깊은 골짜기와 절벽,
염주골일대의 창창한 암봉들의 도열과 단풍,
양폭과 천당폭과
오련폭의 수려한 풍광,
귀면암으로 내려서는 도중 곳곳의 기암절벽과 추색이 절정인 수목들의 오묘한 조화,
이호담과 문수담의
에머럴드빛 계류와 암반들,
어느 한곳을 놓치랴! 어느 누가 필력으로 이를 다 담을 수 있으랴!
아직도 가보지 못한 친구들은 한번
가보라, 그리고 바라보라!
여기가 설악의 압권이다!
- 양폭산장에서 라면 먹는 넘, 막걸리 딱 한잔에 감자전 한토막을
갈망하는 넘, 음료수로 목추기는 넘 ... 마지막 원기를 돋구고는 비선대까지 거의 논스톱으로 내려선다.
여기에 처음오는 친구들은
내려서면서 틈틈히 경치 구경을 하는지 모르지만, 부분 너덜지대도 있는대도 불구하고 모두들 잘 내려서더라!
문수담을 지나자 멀리 비선대
장군봉의 자태가 다시 보인다.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빨라진다.
선두조는 이미 비선대를 통과하여 와선대일대 간이음식점에 도착해
있고,
나도 발을 비선대산장에 닿으니 오후 5시30분이 넘어서고, 중미조 모두가 합류할 즈음, 비선대 일대는 어스럼이 살금살금 내려앉기
시작한다.
후미조는 비선대 1킬로 남겨둔 지점을 통과했다는 전갈이다.
어둠이 몰려오기 전에 모두들 비선대를 빠져나갈 수 있으니,
오늘 산행은 대성공일러라!
여기서 설악동까지야 어둠이 오던 비가 오던 바람이 불던 아무 염려는 없으니까!
- 교교한 달빛을
이고서 시작했던 산행, 마등령 오르는 험한 야간산행, 공룡능선에 올라,
천근 삶의 무게를 다시 짊어지고 내려설지라도
기암천봉(奇巖千峰) 내외설악 추색(秋色)을 굽어보니
마음은 깃털같이 가볍더라!
그것이 비록 하루만의 느낌일지라도 어떠하랴~
그래서, 난 계속 1년에 한두번은 설악을 찾아 오고 싶다!
시간과 체력과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면 ...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가? 삶이 다 그렇고 그럴 걸 ...^Q^
<참석자>
*A팀: 이상한 최택상 박흥덕 김시영 이규도 윤철원
김용수 손정수
박희수 석균욱 최봉준 엄춘택 김시영 이동준 홍기창 박란이(기창부인) <16명>
*B팀: 오성학
서정항 윤지현 이철화 손훈재 김미정(훈재부인) 정영희(eQ부인) < 7명>
<후담>
*
비선대를 지나 와선대 옆 간이식당가에서 간단히 막걸리와 감자전에 무사산행 자축하면서, 선두조는 이미 몇사발 비우고, 박수 속에 후미조도 도착하여
다 함께 짠,짠,짠...
기창+부인(박란이 여사), 정수, 춘택, 진성아, 균욱이 녀석 말 너무 곱게 생각지 말자!
큰소리 뻥~뻥
치기는...산우회 험담을 거침없이 쏟아 내었다며,
녀석, 이 코스를 이만한 시간에 산행할 수 있는 우리들도 녹녹하지 않은
산행실력인데...
* 설악동에서 오성학이 노심초사 기다리다 어둠 속에서 모두들 무사산행 마치고 모습을 보이자 반갑게 맞이하고는
일일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꺼내주고 담배도 비로소 건넨다.
그래도, 의리있는 넘이야?
곧, 척산온천으로 이동하니, 나머지 일행들이
반갑게 환영해 주고, 공룡능선 산행한 몇몇은 개선장군인 듯 뿌듯해 하더라나...
박효정이 일찍 하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다리며
손을 내민다. 우리와 함께 저녁을 할려고...그래, 이넘도 의리있는 친구여...
* 주문진 바닷가의 횟집에까지 가게 되고 ...
양력 생일(10/12)인 희수를 위해 케익과 축하송도 그림 좋았고,
지난달 딸 결혼식때 모두들 자리 빛내주어, 다시 고맙다는
철화의 의리는 어떻고...
이날(10/11) 문막에서 바로 설악동으로 와 B팀과 합류한 것도 고마운데, 뒷풀이 일체를 쏘았다!
그리고, 설악 유행팀을 위해 낮에는 서정항이, 봄 지리산산행때도 봉투 내어 놓았는데, 오늘도 쏘았단다.
덕분에 잠은 모두들 편한히
잘 수 있었다.
부부는 따로 방을 내어 주었고, 나머지도 큰방 4개에 분산되어 둥글면서 잘 수 있었다.
희수와 쪌~화가 있는
방에서 그냥 불을 끌 수는 없는 것은 짐작할꺼고...
나도 폭탄 두잔만에 그방을 탈출했다.
효정이는 밤을 내달려 서울로 가야겠다며
여기서도 바람처럼 사라지고...
* 10/12(일), 뽕~준의 안내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달래고...오전9:40경 서울로 출발,
운해가 간간히 지나가는 울산바위를 바라보면서, 미시령휴게소에서 잠깐의 휴식...실비가 뿌리기도 한다.
거의 십전대보탕으로
만족하는데, 미국에서 온 균욱이는 변강쇠탕을 마시지 않으면 마눌님에게 야단 맞는다나..? 제일 비싼 것 혼자 챙기더라! 하긴, 녀석은 튀는데도
뭐 있어...
* 막힘없이 서울로 접어드니 오후2시가 채 지나지 않고...
한분도 빠짐없이 송파에 있는 똑다리국밥집에서
점심들며 헤어지다....
그런데...그런데, 밥값 치루고 남은 돈 마지막까지 날려야 한다며 5명이 남았다니...
어찌 이넘들을
말리랴? 실명 거명 안하니 바람잡은 넘, 따라나선 넘들 맞혀보셔?
그리고, 아주 중요한 정보 ....
기창이와 부인, 이번
장거리산행에 발에 땀이 차지않고 발바닥도 아프지 않았던 비결이 있었다며, 천불동계곡 상류에서 나에게 자랑삼아 늘어 놓더라.
과연, 무엇을
등산화에 깔았을까요...? 궁굼하지...ㅋㅋㅋ,
다음 이런 산행 있을 시 단체로 사서 깔아보세...ㅎㅎㅎ!
-정리자- eQ
이규도
넉넉한 사패산정상 암반, 통쾌한 경치
녹녹치 않은 포대능선길, 빼어난 풍광
* 일 시 : 2003년 9월 28일(일) ... 맑음
* 산행지: 도봉산종주
* 구 분 : 번외겸 설악단련3차산행
* 코 스 : 회룡역(09:15출)~석굴암~사패산(11:05착)~사패능선~포대능선(중간12;35~13:30점심)
자운봉~우이암~원통사~우이동(16:38착)...백두산사우나
- 실로 오랜만에 회룡역에서 사패산을 오르는 것으로 기억한다.
산우회 초창기시절(1977년 봄) 정기산행으로 사패산을 올랐건만, 북한산은 그토록 자주 찾았지만, 상장능선, 여성봉에서 사패산을 바라만
보았지, 막상 발걸음은 이상하게도 사패산쪽으로 옮겨지지가 않았다.
회룡역 일대는 그동안 너무도 많이 개발되어 호젓한 시골내음은 이젠 찾아
볼 수가 없다.
길을 건너고 아파트공사현장 옆의 개울을 타고 한참이나 걸어야 사패산매표소가 나온다.
작금에 공사진행여부로 여론이
첨예하게 얽힌 서울외곽고속도로 사패산터널이 지나는 지점이기도한 입구에는 비교적 정돈이 잘되어 있으나, 그놈의 콘크리트는 사방으로 도배질하고
있더라.
- 갈림길에서 회룡사로 가는 왼편길을 버리고 오른편 깔딱고개로 오른다. 석굴암으로 가는 길이다. 초장부터 된비알에서
이마에 땀께나 빼야한다.
도동산 오봉의 서쪽자락 아래에도 석굴암이란 사찰이 있다. 물론 한자도 똑같다.
거긴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분위기는 이곳 석굴암과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백범 김구선생이 한때 피신도 하고 쓰신 글씨도 있는 이 사찰엔, 조금만 석굴안에
부처님을 모신 것이 아담하고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렇다고 경주의 석굴암과 같은 웅장한 규모는 아니다.
여기의 돌반굴 안의 약수물이
특이하고 시원하다.
암자는 고요하기 짝이 없는데, 우리 일행의 소담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듯 하여, 곧 민망하기까지 하더라.
사패능선에 붙기까지 등산객은 드문드문, 도동산 북쪽자락은 아직도 사람들의 발길이 그런대로 뜸한 편이다.
- 사패산정상의
넓은 암반, 쉬기에도 안성마춤이고, 남쪽으로 바라다 보면, 북한~도봉의 기암과 봉우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북쪽에서 서서히 동으로 시야를
시계방향으로 틀어보면, 경기도 일원의 산자락이 구름과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짜~악 그대로 눈을 사로 잡는다.
후미가 올라오는 동안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느긋하게 경치 감상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넉넉한 한가로움에 잠시 빠져본다.
미국에서 일시 귀국중인데도 오늘 산행에
참가한 석균욱이 한참후에 올라오며, 후미 4명은 사패능선에 붙자마자 포대능선으로 바로 슬슬 먼저 갔다는 전갈을 받고서야 우리도 슬~슬 움직인다.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15여분 도로 내려간다.
- 사패능선에서 포대능선에 닿는 길은 여유롭다. 경사도도 별로 심하지 않고 어려운
암릉길도 없다.
사패산에서 1시간안팎 다리품을 팔면 포대능선에 붙는다.
예의 일요일이면 포대능선엔 등산객들로 붐빈다고 들었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망월사 등 곳곳에서 올라온 등산객이 갑자기 넘쳐난다.
따라서 어느곳에서는 오고가는 교통이
지체하기까지 하고, 암릉의 빼어난 경치를 볼 수 있는 코스에는 줄을 서고 있더라.
오륙도 나이에 근접하는 우리 일행들이야 그런 암릉길이
확 터져 있어도, 이제는 가급적 우회로로 돌아가는게 상책이지... 나, 산대, eQ도 많이 변해간다.ㅋㅋㅋ...
오늘은 어렵고 위험한
암릉길을 거의 몽조리 피해 우회로로 돌아가기로 했다.
한참이나 가도 일행들이 모두 둘러앉아 점심자리 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하다가(29회
일부와는 이것 때문에 우이동까지 내내 따로 산행하게 되었다), 자운봉을 조금 못미쳐 등산로를 벗어나 들어서니, 우리가 앉기엔 근사한데, 먼저
차지한 등산객들이 삐쭉한다.
점심등을 먹고는 파장인 시점에 계속 서 있으니, 그들도 아주 인심쓰는 듯한 어투로 우리에게 자리를
내어주더라.
여기서, 사패산과 포대능선을 바라보면서, 점심 보따리를 펼치고는... 희희덕 담소들 ...
윤철원누이가 정성껏 싸
보낸, 돼지껍데기와 삶은양배추에 된장, 거기에 중회선생이 간탄 맥주와 양주 한모금...어떼? 군침이 돌지?
이상한 산장이야 말할 것도
없고, 박희수, 김경래도 그냥 지나치지는 못하지...!
- 자운봉 암릉길 쇠줄이 걸려있는 코스는 보나마나 지체와 정체의 반복일
것이나, 스릴을 맛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쉽기는 하더라.
칼바위 암릉길도 우회로로 돌아 내려서서, 한바위터에서 쉬면서 도봉의 빼어난
암봉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겠는가?
우이암에는 오늘도 자일 타는 산꾼들은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짜릿한 묘기를 보여주고,
여기까지 오면서 드문드문 뒤돌아 보며 지나온 도봉의 자락들을 감상도 해 본다.
원통사(圓通寺)로 내서서는 가파른 내리막에다 식수도 거의
동이 난 상태의 일행들은 조금은 지친 모습이지만, 원통사의 약수를 생각하면서 빨리도 내려서더라.
수통에 물을 다시 꽈~악 꽉 수셔
넣고는, 북고 두드리는 소리에 원통사 경내로 대부분 갔다가 온다.
원통사가 걸터앉은 자리는 우이암을 배경으로 기막히게 자리 잡고 있다.
우이동에서 1시간 조금 더 오르면 닿을 수 있으니, 아직도 여길 못 가본 분이 있으시다면, 이번 가을에 한번 쨤 내어 여기까지
유행(遊行)하는 샘치고 다녀 가 보심도 좋을씨~고?
- 원통사에서 가파르게 조금만 내려서면 널널한 산길이다.
오늘 산행의
마무리로는 다소 지루한 감마져 느껴지는 길이다.
그렇게 널널히 내려서도 1시간 이내면 우이동에 닿을 수 있다.
최근에 한번은 꼭
오늘코스를 산행하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산행하게 되었지만, 하필이면 간밤에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관계로 컨디션이 영 엉망인 상태에서 우이동에
닿으니, 땀내가 진동을 하더라!^Q^.
<참석자>
이상한 최택상 박흥덕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
김시영
박희수 주재훈 석균욱 최봉준 김경래
29회 6명(현도성, 정용훈, 송재진외 3명) -이상18명-
(후담)
*
경래야, 고맙고 즐거운 산행이었다!
간밤에 적지 않은 음주과 가무를 즐긴 것으로 아는데도 불구하고 약속 지키니 더욱 그렇고...(쪌~화
딸 결혼식 뒷풀이에 22회 악동들만 신이 났지? ㅎㅎㅎ...)
설악산에도 함께 산행하기로 하였고, 차후 산행에도 틈틈히 나올꺼라나...
그는 고교 같이다니다가, 사정상 한해 늦게 졸업했는데,
이젠, 김 봉(중학졸업후 예고로 진학하여 현재 경원대 음대교수 재직)과
더불어
22회 학생들과 더 잘 어울리고 많이 알고 있다.
녀석들하고는... 내가, 총통하던 8년간에 이넘들 만났다면 맨입으로는
넘어 갔겠어?
시절 잘 만난다고 생각하렴! ㅋㅋㅋ...
* 해병대 출신답게 균욱이는 하산길에서는 날아 내려서던군!
20대같은 헤어스타일에 까무잡잡한 얼굴에 여는 산꾼 못지 않은 산행실력이고..
하기사, 금년 여름에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에도
갔다왔으니, 무씬 말이 필요하랴?
근데, 등산화도 뽕~준이가 마련해 준 것 신고, 배낭도 없이.. 요건, 너무 하다 너무 합~니다!
* 원통사 약수물을 실컷 마시고는, 이제는 산대의 눈치도 볼 것 없다 하면서 내빼는 일부 산원들 ... 우이동에서 기다리기는 커녕, 곧장
사우나로 직행했다나 ...
우이동에서 이넘들을 찾으며 기다린 이 산대는 마음만 왔다리 갔다리 ...땀은 사정없이 흐르는데...
*
우이동 입구 조금만 음식점, 홀을 전세내어 이른 저녁 겸 뒷풀이...
엄한(?) 부인의 통제에서 풀린 철~원, 신이 났지?
10월
가을 설악산산행도 즐거운 산행 만들어 가자며, 18명이 짠,짠,짠!
"그래, C8 ... 즐겁고 멋진 설악공룡능선산행 해 보더라~고...
"
아니, 후배들 자리에도 술잔 돌리지 않았는데, 내가 왜 이런다냐? ㅋㅋㅋ.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최상의 날씨에
최저의 참가 ... 그래도
불성사계곡 맑은 물에 풍덩 담그면서
* 일 시 : 2003년 9월 20일(토) ... 청명
* 산행지: 관악산 불성사계곡
* 구 분 : 제78차정기산행
* 코 스 :
과천(10:00출)~구세군회관~두꺼비바위능선~팔봉갈림길~불성사~
불성사계곡(12:50~14:10점심등)~안양유원지(15:57착)
- 초가을 파아란 하늘, 아무렇게나 수놓은 둥실둥실한 흰구름과
새털구름, 엊그제 비로 말끔히 씻겨진 초록 잎새들, 거기에 여기저기 얽혀있는 바위와 암봉들...
관악은 여느날의 관악이 아니었다. 아주
빼어난 새옷으로 갈아입고 하늘과 땅을 치장한 듯 하였다.
두꺼비바위능선을 오르면서 오르막을 쳐다보면서, 때로는 뒤돌아 굽어보면서 몇번이나
생각해도, 그렇게 많이 올랐던 관악산에 오늘같이 시야가 통쾌하고 깨끗한 날씨가 있었던가 싶더라!
이렇게 좋은 날, 산행하기엔 그저그만인
날, 그것도 정기산행일인 오늘, 딸랑 5명이 산행에 나섰다.
참가 인원에 구애를 받지는 말자고 오래전부터 생각은 하였지만, 산우회
창립이후 정기산행에 가장 적은 인원이 참가한 오늘의 원인은 무엇일까?
- 요즈음 산우회가 조금은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조금씩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총동창산우회 행사에만 관심이 쏠리는 산원, 백두대간에만 빠져 있는 산원, 소위 119타입 산행이 아니면 참가하지
않으려는 산원, 하루에 15여킬로는 산행해야 직성이 풀리는 산원, 자기 스타일에 맞는 산행이 아니면 1년에 한두번 얼굴도 보기 어려운 산원,
집합장소가 자기가 움직이기에 조금 불편하면 영 얼굴을 내밀지 않은 산원 등등...
이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산행 프로그램을 잡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꺼야!
하기사, 산행은 자기에 가장 맞는 산행을 하는 것이 현명하고 건강에도 좋다. 그걸 부정하거나 바꿔라고 권유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22회산우회'가 있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 조직을 위해 산고, 산장, 산차, 산총, 산대 등 감투(?)가
있는 이유와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한번쯤 더 생각하면서 지나가야 하지 않을까?
정기산행을 토요일에도 시행하라고 침튀기며 집행부에 강력
요구한 산원들은 한번도 보이질 않고...
물론 각자 개인 사유가 뚜렷이 있는데 못 나오는 것에 누가 무엇이라고 하랴!
그래도
그렇지 않다면 정기산행에는 한번쯤 참석해 주고, 산행 방법도 함께 보조를 맞추자는데 그것이 그리도 어렵남?
그렇다고, 요즘 지위반란 사회
같은 사회분위기에 편성하여, 산우회마져 '개코' '비코' 해가면서 2분법으로 편가르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나도야 오늘처럼
단촐히 5~7명이 함께산행하면서 10~12시간 쭈~욱 쭉 뽑는 산행을 더 좋아는 하지...
대부분은 내가 좋아서 나서는 산행이지만, 어떤
때는 몸과 마음이 어렵지만, 산대란 감투(?) 때문에, 억지로 나선 적이 없다면 위선이리라?
그래도,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간직해 왔던
친구등 지인들에게 대하던 마음의 근간은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을 해 본다. 보편성(普遍性;Allgemeine)과
여실성(如實性;Verisimilitude) ...
산행에 나서는 마음도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 각설하고... 괜한
생각으로 좋은 산행 놓칠라...
오랜만에 조망이 시원한 두꺼비바위능선 상단 고개옆, 우리가 그렇게도 많이 앉아 보았던 너럭바위에 올라
서본다.
시계(視界)가 30km은 더 될 것 같다.
동동북 저멀리 용문산과 백운봉 자락들도 뚜렷이 보이고, 예봉산과 검단산 자락도
선명하며,
청계산 능선이 국사봉을 넘어 하우고개를 떨어졌다가 광교산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이 바로 손에 잡힐 듯 일렬로 가로 질러 유혹을
한다.
파아란 하늘과 흰구름, 그 사이로 나는 대형비행기 한 대는 한 마리의 새처럼 산자락을 넘어간다. 나는 그 비행기따라 자연 목운동을
하고 ...
한동안 산행을 게을리 한 박산고는 이제야 몸이 풀린다며 갈길을 재촉한다.
- 불성사에 얽힌 주지(서암)스님 및
그 스님의 스승(동호스님)과 나와의 조그만 인연의 이야기는 일전의 산행기(030719불성사계곡)에서 자세히 설명하였고, 불성사계곡에 대한 풍광도
어느 정도 늘어 놓았으니 오늘은 그냥 지나가리라...
이틀전 비로 더욱 깨끗해진 계류와 초가을 햇볕아래 발가벗고 풍덩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기 보다 특권이던가?... 오붓한 인원에 오고가는 등산객 없는 토요일 오후의 관악산에서 가질 수 있는 이만한 산행의 마무리가 또
있었던가?
거기에다 일광욕해가면서 즐겼던 점심... 박산고가 가져온 복분자술이 입에 짝짝 달라붙고 그 빠알간 빛깔은 얼마나 유혹적이던가!
요산군-고추가루-중회선생, 이것 하나만으로도 오늘 산행의 그림은 근사하더라...
인원이 많고 적음이, 산행의 속도가 느리고 빠름이
무슨 대수더냐!^Q^
<참가자>
박흥덕 이상한 이규도 윤철원 홍기창(이상 5명)
(후담)
* 안양유원지로 빠져 나와 허름한 가게에서 맥주와 골벵이,
과천에서 박흥덕 보내고, 4명이 뱅뱅사거리 순대국집에서 이른 저녁...
철원과 기창이도 찢어 발기고, 산장을 모시고 필링에 잠시 방문
(고추가루가 오라고해서 갔더니)...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이영범과 김용남, 그리고 김시영, 한성섭, 엄춘택과 담소...
이렇게 해서 밤늦게야 귀가를 하게 되더라!
* 불성사 동호스님
일대비 앞에서 잠시 묵상에 잠기면서 되내이던 싯귀,
桐千年 老恒長曲, 梅一生 寒不賣香
앞으로 살면서 흔들리지 않고 이런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설악공룡능선 갈껴? 말껴? ... 2차단련산행마치고, 3차(9/13)...
상장봉능선을 4명이 오돗이 오르며 산행한다. 주말마다 내리던 비는 오지 않았으나,
북한산 정상일대는 여전히 구름으로 휘감아 맴돌고,
다행히 상장봉능선을 거의 4/3 지났을 지점에서 오랜만에 북한산 위용의 자태는 엷은
구름 거텐을 하늘로 날려 보내더라
인수봉 직벽은 설악공룡의 범봉을 떠올리게 하고 ...
지리산 3조넘들아, 진정 공룡은 갈껴?
말껴?
육모정고개를 조금 더 내려가 한 계류가에서 계류에 발담그며 점심 먹던 정취도 꽤 괜찮았고...
바람만 잡은 녀석들과
홍기창(홍기댁포함), 너희들히 요 맛을 알랴? 공룡은 갈껴? 말껴?
북한산서북부 숨겨진계곡을 거슬러 올라 마당바위에 닿았을 때,
북한산을 바라보라!
고래등암릉과 돌고래(숨은벽골)암릉, 원효봉능선과 백운대의 맞닿는 힘찬 모습,
공룡의 1275봉에서 바라본
나한봉일대의 장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
산총은 여럿인데 오늘은 한명만 보이고, 산고의 그림자는 본지가 오래며, 말로만 공룡 가자며
바람잡은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나?
아, 글~씨 ... 공룡을 갈껴? 말껴?
숨은벽골로 하산하다가 하류지점에서 펜티만 입고
즐겼던 폭포안마의 시원하고 개운한 기분을 언제 느껴보았던가?
그것도 북한산에서 말이다. 이렇게 어렵게 발걸음하여도 산행 후 요런 행운도
가끔은 찾아 온다니까!
산원, 산녀님들아, 설악산을 갈껴? 말껴?
9월 6일(토)
이규도 윤철원 이종현
현도성(29회)...4명은
솔고개(08:46출)~상장봉능선~육모정고개(11:48통과)~계곡(12:04~13:00;점심.휴식)~숨은계곡~마당바위~숨은벽골...밤골(16:20착)
코스를
그야말로 오붓이 산행했다오.
설악산공룡능선에 가고자 하는 산원, 산녀님들의 산행실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함께 팀웍산행을 한두번 하지도 않고 함께 가자면 글쎄...
암튼, 단 한사람이라도 나온다면 단련산행은 예정대로 시행하겠으나,
3차단련산행 후에는, 참가의사 표명을 분명히 해 주셔야, 숙소 방을 몇개 잡던지, 차량을 대절하던지, 기타 준비를 할께 아닌가?
오늘처럼 오붓하게 공룡을 넘자면 이 산대야 얼마나 좋을꼬...ㅎㅎㅎ
<참고>요산군-고추가루, 산대
eQ가 꽁~해서 몇자 두둘긴 것은 아니외다. 말로만 산행하는 넘들이 미워서 그래 보았소!
여름을 보내는 비인가, 가을을 알리는
비인가?
의상봉능선 암릉 곳곳은 미끄러워 발길을 붙잡고
* 일 시 : 2003년 8월 30일(토) ... 흐리고 비
* 산행지: 북한산 의상봉능선
* 구 분 : 번개산행 ... 설악공룡능선산행 단련1차
* 코 스 :
구기동(09:31출)~청수동암문(11:58착)~나한봉밑능선한지점 점심,휴식(12:05..12:52)
~나월봉~부왕동암문~증취봉~용혈봉~용출봉~가사당암문~의상봉~용암사입구(15:38)
...북한산성입구(16:02착)
- 향로봉으로 향하는 능선상에서 본 족두리봉은 언제나 보아도 이쁘다.
그러나, 북으로 바라다 보이는 향로봉은 삐쭉 솟은
것이 완연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향로봉 직벽 암릉을 우회하여 비봉쪽 주능에 오늘도 붙기로 하였다.
보기에야 향로봉 직벽 암릉을
거쳐 주능에 붙고는 싶지만, 이젠 우리도 나이가 나이인 만큼 되도록 우회로가 있으면 무조건 우회하는 것이 발에 익어버렸다.
따라서,
비봉도 왼편으로 크게 돌아가는 것은 거진 습관적으로 되어 버렸다.
- 사모바위는 볼 때마다 참으로 신기하다.
삐딱하게 서
있는 것이 모진 바람에 금방 넘어질 듯 한데도 아직도 끄떡 없으니 자연의 조화로움은 그저 신비하기만 하다.
이렇게 그렇게 수없이 다녔던
주능길을 따라 청수동암문으로 발길을 옮긴다. 거의 무심 산행으로 ...
도중 바위터에서 쉬기도 하면서, 옆의 등산객과 사과와 비스켓의
물물교환하는 재미도 솔솔히 느끼면서, 오붓한 5명의 산행은 지루하지가 않더라!
문수봉 암릉도 우회하여 틀었으나, 항상 여길 산행해 보아도
청수동암문까지의 된비알은 항상 만만치 않더라.
쉬임없이 쉬엄쉬엄 올라도 15분여는 족히 걸리는 이 된비알에서는 얼굴에서 땀을 사정없이
쏟아낸다. 그리고, 암문에 닿으면 그 시원한 쾌감은 무엇에도 비교할 바가 아니더라!
- 얼굴에 빗방울이 하나 둘 스쳐 지나간다.
이만한 비라면 예정대로 의상봉능선을 넘어가는 거야! 모두들 쾌히 여기고 ...
나한봉을 빼꼽히 볼 수 있는 능선상의 한지점에서
오늘 일행 5명이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도 의기투합이 척척 맞는다.
설악공룡능선산행을 위해 단련산행을 첫 번째 실시하는
오늘, 말로만 오겠다고 호언하던 넘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써라, 그들을 생각하기보다는 진정한 산행동행자라고 할 수 있는 오늘
5명을 어여삐 생각해야지?
- 슬슬 출발하려 할 때, 우두둑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부왕동암문까지만 가보고 비가 지금처럼
계속 내리면 다른 코스로 탈출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나월봉 암릉지대도 정상쪽을 택하지 않고 우회로를 따라 간다. 그래도,
몇몇 곳은 주의를 요해야하나, 오른쪽 건너에 뻗어있는 행궁지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면 북한산의 깊은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 부왕동암문에 이르니 비도 아주 가늘어졌고, 하늘도 벗어지려는 징조도 보이더라.
그래서, 의상봉쪽으로 계속 산행을 하기로
하고는, 증취봉으로 오르는 아슬아슬한 암릉도 넘어간다. 증취봉에서 바라본 나월봉의 힘찬 봉우리가 구름에 가려 보였다 숨었다 반복을 한다.
여기서 돌아온 길을 뒤돌아(나월봉쪽) 보는 풍광과 앞으로 갈 용혈봉의 자태를 보느라면, 북한산 기묘하고 오묘한 멋을 또한번 느낄 수
있고, 참으로 북한산은 멋진 산이라고 다시 한번 감탄을 한다.
- 용출봉을 오르고 내리는 암릉지대는 어느 '~악산' 못지않게
험하고 머리를 곤두서게 한다.
주의를 집중하면서 오르내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만큼 경치는 그저그만이다.
자연의 조화는
그렇게 힘들이게 오르내리는 자에게만 그만한 풍광을 볼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겠지...?
가사당암문을 지나 널널히 걷느라면 오른편
아래로 국녕사가 보인다.
의상봉을 가는 중간쯤 한 암릉지대에서 쉬면서 국녕사를 굽어본다.
억수로 돈을 들인 듯 하는 거대한 불상
... 통일기원대좌불이라나... 동양 최대의 규모라고 하더라. 설악산 신흥사 입구에 있는 불상보다 확실히 크기는 클 것 같다.
북쪽으로
바라보며 앉은 불상은 주변의 사찰 건물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저렇게 큰 불상을 모셔야 하고, 동양 최대의 규모라고 불자들에게
자랑삼아 알리는 저의는 과연 무엇이던가?
중생들에게는 버리라고 그 얼마나 설법하면서, 이 산하 도처의 사찰에서는 자꾸자꾸 채우려는 모습이
뚜렷이 보이는 것은 나만의 편협된 시각일까?
하기사, 이 아무것도 아닌 범생이 저것을 기획하고 실행한 도승의 깊고 깊은 뜻을 어찌 감히
근접이나 할까?
그래, 나에게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같은 날 북한산 한 암릉지대를 산행하며, 주변의 풍광이라도 감상할 수 있으면
되었지, 국녕사를 굽어보며 왈바왈부 하는 것이 아예 어울리지가 않을지도 모르겠다!
- 그래서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아주
위험한 지대도 모두 지나고, 의상봉(정상은 헬기장이다)을 지나면 또 한 암릉지대에서 우린 다시 걸음마를 해야했다.
비가 점점 굵어지고
바위지대는 점점 더 미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지막 위험구간을 지나자 마자, 왠 낯익는 얼굴이 다가온다. 김정식이더라.
토요 근무 끝나고 지금 의상봉을 넘어 대남문을 거쳐 구기동으로 간다나...? 그것도 혼자서...
비가 점점 굵어지니 우리와 함께
하산하여 오랜만에 세상사 이야기라도 나누자고 해도, 그는 가야겠단다. 허..., 녀석하고는? 고생께나 하면서 오르겠구나 생각하면서 굳히 말리지는
않았다.
우린 다행히, 마지막 철책봉지대를 통과하고서야 비는 본격적으로 뿌리기 시작하였으나, 정식이 녀석은 지금쯤 빗속에서
고전할낀데...?
비가 이렇게 줄기차게 내리면 가사당암문에서 백화사나 북한동으로 탈출하는 용기는 있을꺼라고 믿어본다.
이내,
용암사 입구를 코앞에 둔 지점에 위치한 약수터에서 느긋하게 우리는 오히려 비를 즐겨본다.
이상한 산장은 덕분에 몇일 마실 수 있는 좋은
약수물을 담아 갈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며 그 특유의 웃음으로 얼굴을 빗방울에 내 맡긴다.
- 산성입구에서 북한동으로 이어지는
보도블럭길로 나오니, 비는 거침없이 뿌리기 시작하고, 우리 5명은 산행의 마지막 발걸음을 가볍게 하면서 즐겁게 그 빗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건, 비에 젖은 측은한 생쥐의 모습이 아니라, 진정 산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나이의 당당한 모습이랄까?
오늘 펑크 낸 녀석들아,
너희들이 이 빗속을 걷는 맛을 알랴? ㅎㅎㅎ! ^Q^
<참석자> 이상한 이규도 강효수 윤철원 한성섭(이상 5명)
(후담)
* 연신내에서 목욕 즐기고 ... 근처에서 빈대떡, 반파전, 굴전, 김치부침게 ... 흐흐, 침이 흐르지? 고렇게
간단히 소소한 뒷풀이만 했다오. 그 이상은 없었지?
* 궁굼하면 한성섭이에게 2편 듣던지 말던지 ? ㅋㅋㅋ...^Q^
-정리자- 산대 eQ 이규도
제목 : 북한산서북 숨겨진계곡-030810, 제77차정기산행기
언제나 찾아도 호젓하고
좋은 곳
북한산 서북 깊숙히 숨겨진 계곡
- 일 시 : 2003년 8월 10일(일) ... 흐림
- 산행지: 북한산
- 구 분 : 제77차정기산행
- 코 스 : 사기막골(10:05출)~능선~마당바위~영봉우회~숨겨진계곡~육모정고개 ~용덕사(16:00착) ... 우이동
- 7월 마지막 일요일 비 내리는 이 코스를 소소히 산행하고서 2주만에 다시 걸어본다.
금방이라도 하늘에서 빗방울이 내릴 것 같은 잔뜩 찌푸린 날씨, 거기에 후덥지근하다.
몇분을 못가서 이마에 땀이 주룩주룩 흐르고
... 한주 동안 몸안에 쌓였던 찌꺼기가 왕창 빠져 나가는 기분이다.
희뿌연 안개가 시야를 방해해 능선 오르면서 왼편(북쪽) 상장봉능선의
힘찬 굴곡은 평소 보다 훨씬 부드러워 보인다.
- 인수봉으로 치솟은 고래등암릉과 숨은벽골암릉(나는 돌고래능선이라 부른다)과
원효봉능선이 백운대와 맞닿는 암릉지대등, 북한산 북서쪽 기막힌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마당바위까지 오르려면 일순 단내를 각오는 해야한다.
그 마당바위로 오르는 능선길의 오르막이 만만치는 않다. 세윤이는 이 코스를 그렇게 왔는데도 이 오르막에서는 항상 고전하곤 했다나 ...
오늘도 예외가 아니더라.
마당바위에서 본 조망은 인수봉과 백운대 일대를 휘감은 구름 때문에 기대 만큼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해서도,
종현이는 북한산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믿어지지가 않는 표정이다.
북한산하면 구기동이나 평창동에서 오르곤 하였던 것이 거의 대부분이니 그럴
수 밖에 ...
- 한참이나 지난 후에 얼굴에 땀을 뒤집어 쓰고서 세윤이가 올라온다.
하기사, 덩치하고 산행은 비례하지는
않지? 몸관리 더욱 신경써야 할 것 같고, 윤총 부인의 침을 오늘은 맞아 보아야 할 것도 같았다.(점심 식사 후 예외없이 윤총부인에게 불려갔다)
마당바위만 오르면 오르막의 어려움은 거의 다 지났고, 이후 길은 약간의 주의를 요해야 길을 잘못 들지 않는다.
인수봉과 영봉
사이의 북서쪽 깊은 숲, 며칠전 비가 와서 그런지 길의 흔적이 많이 지워져 있더라.
오고가는 등산객은 드물고 길도 이리저리 제멋대로 나
있어 육모정고개로 가는 길은 세심히 살피면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엉뚱하게 인수봉 북서쪽으로 붙기 십상이다.
- 그렇게 깊은
산속을 걷는 기분으로 조금 더 내려서면 졸졸졸 계류물 소리가 들린다.
북한산 북서쪽 깊게 숨겨진 계곡이 시작되는 것이다.
좋은
곳은 설악산 어느 계곡 한 장소를 옮겨온 듯한 암반과 계류를 자랑한다. 다만, 비가 온 뒤 몇일은 그런데, 그 이후에는 계류량이 적은 것이
흠이다.
여기도 최근래에 아는 등산객이 많아 반듯한 암반과 계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최상급 장소는 일찍 오지 않으면 선점당하기 일쑤더라.
평소 정기산행보다 조금 빨리 산행을 시작한 덕분인가?
몇번 눈여겨 보아둔 장소를 우리 일행이 차지할 수 있었다.
먼저
탁족부터 하고서 ... 점심 보따리를 푼다. 예의 오총 부인의 비빔밥은 정평이 나 있고, 오랜만에 종현이도 싸모님이 싸 주신 메뉴를 자랑스럽게
펼친다.
그 많던 비빔밥을 누가 다 먹나 했어나, 한톨도 남김없이 비운 우리들이다. 쐐주와 맥주도 곁들이고, 오총이 3개월만에 정기산행에
나온 죄(?)를 아는지 홍삼액기스와 쐐주의 조합도 일미였더라.
- 그렇게 물가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을 무렵, 전명권이 마운틴빌라
선후배들과 지나가더라.
우리와 조우하는 것이 어색(?)한 것인지 지은 죄(?) 때문에 민망하던지 쭈삣쭈삣하더니, 한잔 나누고는 조금
아래에서 자리를 펼친다.
요산군 중회선생이 있었다면, 산우오적(山友五敵) 후보라고 한방 날리면서 꽁~하였을까?
선후배들이 잡는
것을 마다하고 우린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군부대 영역을 표시하는 간판과 철조망을 도독고양이 모양 살며시 기어 넘고서, 길 흔적을
조심해서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 이 계곡을 지나 조그만 산마루를 올라 내려서면 다시 만나는 또 하나의 계곡, 영봉 북서쪽에서
시작되는 곳이다.
여긴 등산객이 더 뜸한 곳인데, 계곡으로 내려서니 왠 굉성이 들린다.
어느 중년 남녀 3명이 찬계류물에 들어가서
좋아서 인지 알 수 없는 소리로 악을 쓰고 있더라.
제길 좋으면 좋다고 하지, 여우 울음소리 같은 공해를 이 조용한 산중에 토해 놓나?
그런데도 속으론 우리도 저렇게 한번 하고 가...하는 유혹은 있었다.
이 계곡을 건너면 곧장 가다 계류를 한두번 왔다리 갔다리
하면 육모정고개까지는 어렵지 않은데, 2주전 비 내리는 이길에서 어떻게 길을 잘못 들어 상장봉능선 끄트머리로 올라섰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거야! 요렇게 쉬운 길인데 ...
그때 동행했던 윤철원에게 되집어 물어도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
아마, 그땐 비가
내리고 계류물이 불어나, 평소길도 계류물이라고 착각하여 포인트를 왼쪽으로 꺾어면서 올랐던 것 같다.
아무리 자주 찾는 산이라도 기후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길을 잘못들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일꺼야!
- 육모정고개는 상장봉능선 산행시
우리 일행들이 지나치는 곳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여기서 널널히 30여분 내려서면 조금만 절 용덕사가 있다는 것도 일전의 산행기에
소개하였겠다.
풍천군 임지심이는 육모정고개에서 영봉은 왜 아니 가는냐고 여유까지 부리면서 이 산대를 끍고 지나간다.
'오냐,
다음에 영봉을 지나 인수봉 옆으로해서 한바퀴 실컷 돌려 줄게..' 속으로 다짐하면서 용덕사로 내려서는 길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Q^
<참석자>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이규도 이종현 임충빈 남궁완 이석영 김세윤(이상 10명)
(후담)
* 우이동으로 내려서서 '산에는 꽃이 피네' 집으로 일단은 들어섰는데, 석영이와 충빈이는 그것도 마다하고 일찍 간다면 횡~하니 사라진다.
와! 임지심이가 그냥 가다니 산우회의 사건일러라?
* 간단히 맥주로 입가심만 하고는 땀에 젖은 옷만 갈아입고 일찍
일어났다.
산행 뒷풀이 최단시간 기록이 아닐까 한다.
산장대 중회선생 요산군이 산우4적(山友四敵)?을 은근슬쩍 운을 띄웠더니, 그
5적에는 들지 말자고 마음 다짐들인가 ...
이 더운 날, 오늘 정기산행에 참가한 산원, 산녀에게는 5적 운운 하지는
못하겠지...ㅎㅎㅎ!
요산군이 꽁~해 점 찍을 산우5적중 한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7월 마지막 산행, 빗속 북한산을 오르며 ...8월에 만나요!
새벽부터 세차게 내리던 비는 일기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종일토록 내렸다.
8월정기산행코스 완전 확인도 할 겸, 소소히 산행도 하고픈 마음에 아침 일찍 빗속을 뚫고 베낭을 매고 집을 나섰다.
오늘로써 내
개인적으로 금년도 34번째 산행인가 보다.
한성섭, 윤철원이와 함께 빗속의 고느적한 북한산을 오른다.
비내리는 사기막골
능선을 거쳐, 고래등능선이 보이는 암반바위터,
숨은벽골로 솟구치는 운해과 백운대에서 내려오는 운해의 윤무를 감상하면서...
영봉
우회 북한산 서북쪽 골짜기 계류옆에서 플라이 치고 먹는 점심은 깊은 심산유곡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일전에 매달아 놓은 표지기는
단 하나 달랑 발견했는데, 비가 와서 계류물이 불어나 기어코 또 길을 순간 놓쳐버리고...
오르고 보니 상장봉능선(명상의집 갈림길
훨~이전 바위터 인근)이라, 다시 육모정고개까지 발걸음을 더 해야했고...
등산객이 거의 없는 이른 아침부터 빗속으로 북한산 산행을
음미하는 것도 또 색다른 맛이었다. 7월을 보내면서...
산원, 산녀 여러분!
무더운 삼복더위에 건강들 하시고, 즐거운
휴가철에 참된 시간 보내십시오!
그리고, 입추가 오면 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며, 그게 자연의 순리가 아닙니까!
그때 또 서서히
산행을 시작해~요!
8월 산행일정은 하기와 같으니 참조하시고, 상세한 내용은 8월5일경 공고하겠습니다.
캄~사합니다. ^Q^
<8월산행일정>
* 8월10일(일) ... 북한산 ... 제77차정기산행(둘째일요일로 1주일 앞당겨 실시함)
. 사기막골~영봉우회숨겨진곳~육모정고개~우이동 (산행5시간)
* 8월17일(일) ...총동창백두대간합류(8/16밤출발) ...
번외산행(77차정기산행을 1주일 앞당기고 이코스를 번외로 잡음)
. 단목령~조침령 구간 (산행7시간)
* 8월23일(토) ...
북한산의상봉능선 ... 설악산특별산행단련1차
. 구기동~향로봉~비봉~청수동암문~의상봉능선~북한산성입구(산행6시간)
*
8월30일(토) ... 북한산상장봉능선 ... 설악산특별산행단련2차
. 사기막골~영봉우회숨겨진곳~육모정고개~상장봉능선~솔고개
(산행8시간)
-산대- e.Q 이 규 도
여린 빗줄기와 구름과 바람이
반겨주는 두꺼비바위능선
시원한 계류의 불성사계곡, 관악산 여름산행 또 다른 맛이라!
* 일 시 : 2003년 7월
19일(토) ... 비 (오후개임)
* 산행지: 관악산
* 구 분 : 정기산행(제76차)
* 코 스 :
과천~구세군회관(09:35출)~두꺼비바위능선~통신대밑고개(1:28착)~능선~팔봉갈림길
~
불성사(12:25착)~계곡한지점(12:50착, 점심.휴식등13:35출)~안양유원지(14:39착)
- 토요일 다소 이른 아침, 과천
... 비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과연 몇 명이나 나오고 이런 빗속에 산행을 해야하나마나 하면서 생각에 잠겨 있을 무렵,
비를
맞으며 제일 먼저 나타난 녀석은 뜻밖에 김남기라!
어젯밤 전화를 받긴했지만, 반신반의 하였고, 그동안 3년여만에 산행에 나온다니 심적
부담도 솔직히 있었다.
아무턴, 반갑기도 하고, 한편 하필 비오는 날 산행에 참가하겠다고 나온 것에 걱정도 된다.
-
교회등 이유로 토요일에도 정기산행을 실시하자고 목청껏 외치던 무리들의 얼굴들은 한넘도 보이질 않고(그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토요일에 실시하는
정기산행 첫 번째가 아니던가
특히, 유일하게 나온 산녀님, 동녀(冬女)-기창의 부인에게는 한없는 감사의 마음이 앞서고...
그래, 9월말 설악산공룡능선은 어떻게(억지로 단련산행에 나오게)해서라도 모시고 가야지...
- 다소 약해진 빗속을 뚫고 10명이 관악산을 오른다.
관악산 줄기들은 여전히 비구름에 완전히 숨어 버렸다.
등산객은 아마 우리들 뿐인가 보다.
구세군회관 앞을 지나, 천천히 두꺼비바위능선을 오르기 시작한다.
얼굴을 스쳐가는 빗줄기가 시원하고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이 상쾌하기까지 한다.
연주암으로 올라가는 계곡엔 밤사이 내린 비로 소리가 여기까지 들릴 만큼 물줄기가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그 건너 능선으로 구름이 일순 솟구치고 오르면서 바위들을 보여주었다 숨겼다 하니, 설악의 한모퉁이에 온 듯한 착각까지 하게 된다.
비오는 여름 관악산을 오르는 산행에 이런 색다른 맛을 음미하기는 일년에 몇번 되지 않으리라?
빗속산행에 대비 완전무장한 최산고의 설명에 오늘 유일한 선녀 기창부인은 감탄만 하고 있더라.
- 우리 친구들이 관악산에 오르면 많이 지나치는 두꺼비바위와 통신대밑 고개위 너럭바위...
오늘은 우리 모두 널널히 산행하면서도 거길 그냥 지나친다.
능선에는 비구름만 가득하고 ...
팔봉과 국기봉과의 갈라지는 갈림길... 왼편은 국기봉이요, 오른편은 팔봉길이요, 곧장 내려서면 불성사로 빠지는 길이다.
- 팔봉능선 상부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조그만 절, 불성사(佛性寺)
참으로 오래만에 발걸음을 했다(7/13에도 왔지만, 그땐 그냥 지나치다 싶이 했다).
이 절에 대해서는 우리 친구 한성협이나 김시영이 나보다 훨~ 사찰의 역사를 더 잘 알고 있으니 그것을 설명하는 것은 도리도 아니요 어설픈 필력으로 자신도 없다.
다만, 이 절과 관련된 한 스님과의 인연을 잠시하고 지나갈까 한다.
- 불성사는 태고종의 한 사찰이다. 이 절의 현 주지는 서암(瑞巖)스님(속명은洪大峯)이신데, 이 스님의 스승이셨던 동호(東湖)스님과의 잠시 인연을 졸필로 몇줄 쓰고 가야겠다.
십년은 넘었을 무렵 처음 만나 뵙고, 나 또한 40을 갓 넘어 힘이 넘쳤고, 동호스님께서도 천성이 호방하시고 기골이 장대하신 근엄한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소위 사당패라 일컫는 우리들과 스스럼 없이 자리를 같이 하셨고, 곡차의 실력은 당시 우리들은 근처에도 얼씬할 실력도 안되었다. 동서고금의 역사등 구비구비 깊숙히 성찰하시고 계신 혜안과 지식은 감히 접근 조차하기 어려웠으며,
나를 화일(和一)이라 불러 주셨고, 사당패 다른 친구들에게도 죽호, 중회, 일맹, 일파, 수금, ...이라고 불러 주셨던 분,
경남 양산의 조금만 암자에 계실 때 우리들이 찾아 갔을 때마다 스스럼 없이 대해 주셨던 분이신데,
3년전 입적하시기 얼마전, 울산 한 병원에서 뵌 것이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셨다.
-그 스님의 일대기를 기리는 비와 부도가 이 불성사에 있다. 서암 스님의 지극한 배려의 덕분일진데, 나는 그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니 ...
목구멍에 풀칠하고 이슬 피하는 잠자리에 연연하느라, 그 스님께서 입적하시고 난 이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은 소치일러라.
桐千年 老恒長曲
梅一生 寒不賣香
그 큰 스님께서 즐겨 읊조리던 구절이라고 기억난다.
난, 과연 지금까지 살면서 변하지 않는 곧음이 있고, 잃지 않을 향기나 있을까?
- 그 죄스런 마음에서 한번은 이 불성사로 발걸음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였고, 지난주에 이어 오늘 또 들러보는 것이고,
다른 산원, 산녀들에게는 내려서는 불성사계곡이 너무 좋아 한번은 같이 산행하고픈 코스였기에 여길 택하였던 것이다.
다음에 여길 올때는 카메라로 동호스님의 일대비 사면을 촬영하여 가던지 해야 겠다.
- 10여분 내려서면, 과연 여기가 관악산인가 의아할 정도로 계곡의 미가 뛰어난 곳이 나타난다.
마치 설악산십이선녀탕 어느 한곳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더 그렇다.
지난주 봐 두었던 자리에서 점심 보따리를 풀고 계류에 발 담그며, 관악산 별천지를 즐긴다.
맥주, 쐐주도 곁들이고... 그런데, 모두들 자제들 한다. 특히, 남기는 엄청난 자제력을 발휘하여, 친구들이 홀짝거리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즐긴다.
느긋하게 푹 쉬면서 널널히 하산 하려했는데, 이넘 저 녀석 하산을 재촉한다.
이전의 산원들이 이미 아니더라. 산행 실력들도 그렇고 ...
- 안양유원지까지는 한시간 가량이면 닿을 수 있다.
5부능선을 따라 널널히 걷는 것도 산행 말미에 별다른 맛이리라.
다만, 대중교통까지 접근하기까지 다소 지루하지만, 오늘처럼 토요일에 행락객들이 뜸하는 날이면 여기로 하산하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으리라!
그래, 언젠가 여기로 정기산행 코스를 한번 더 잡아 보자며, 스틱을 접어 본다.^Q^
<참석자>
김시영 최택상 이규도 윤철원 남궁완 홍기창부부 한성섭 임충빈 김남기(이상10명)
(후담)
* 상기 한시에 대한, 동호스님의 유장한 필체를 여기로 가면 감상할 수 있다.
한성협치과의원에 가면 액자로 걸려 있다.
뜻 해석은 산장대 중회 김시영이나, 죽호 한성협에게 들으면 더욱 세세하리라!
* 한번 더 두고보자! 그리고, 어떻게 나오나 기대하리라!
정기산행을 매번 일요일에 한다고 볼멘소리로 성토하면서, 토요일에도 하자고 외치던 넘들은 다 오데로 갔~나?
비가 와서 안나왔다고 핑계나 하지 말지어다. 비오면 밥도 안 먹나?
중회선생, 이 산대가 요렇게 꼬~옹 합니다요!
* 안양유원지에서 과감히 택시로 탈출 ... 양해 구한 남기와 충빈이는 먼저 신림동인가 어딘가 간다며 횡~하니 먼저 내뺐고...
남기야, 오늘처럼 함께 꾸준히 산행하자~잉!
* 뱅뱅사거리 사우나에서 통쾌, 상쾌 ....
그리고, 순대국집에서 맛있는 이른 저녁과 쐐주 한잔, 청우당과 eQ022도 합류하고...
필링에서 구수한 커피 한잔 더 곁들이고,
그렇게 하고서도 귀가하여 한참 후에야 저녁노을이 지더라.
이건 사실이다! ㅎㅎㅎ....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숨은벽골로 오르며 흘린
땀방울과 다리품은
칼바위능선 북한산 풍광에 다 잊어 버리고...
* 일 시 : 2003년 7월 17일(목) ... 흐림
* 산행지: 북한산 서북~남동 종주
* 구 분 : 번외산행 ... 설악공룡능선산행 단련예비겸함
* 코 스 :
밤골(09:29출)~숨은벽골~호랑이굴(11:33통과)~백운대밑(11:45 점심등, 12:40출)
~주능
...용암문.동장대.대동문...~칼바위능선~화계사(15:52착)
- 상기 코스는 `01년8월15일 비내리는 가운데, 역코스로
동기산우회 산원.산녀들과 한번 산행해 보았던 코스다. 당시 지용붕이 부인을 대동하여 처음 참가하였으나, 코스도 예상보다 길고 비를 맞으며
산행하였기에 시간도 많이 걸렸고, 특히 지용붕부인은 무척 고생했던 산행코스이다.
이러한 기억을 더듬으면서 오늘은 그때의 역코스로
산행하기로 하였으나, 장마철이고 일기예상도 섣불리 할 수 없었던지, 새벽부터 참가 못한다는 통보가 연이어 핸드폰 벨을 울린다.
물경
7명이나 ....
그리고, 세세한 산행코스 설명은 `01.08.15. 산행기에서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오늘은 생략하기로 한다.
- 밤골로 접어들어서자 마치 한증막 속으로 들어서는 것 같다. 바람 한점 없고 하늘은 금방이라도 빗방울을 쏟아 부을 것 같은
찌푸뚱한 날씨다.
일행 5명 모두 10여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마에 땀방울은 이내 얼굴까지 세수하게 만든다.
그나마 숨은벽골
계류물 소리가 발걸음을 조금은 가볍게 하고, 손을 담그면 땀방울을 씻어준다.
그러나, 다른 등산객이 거의 없는 한적한 산길을 우리 일행은
그걸 즐기면서 열심히 올랐다.
숨은벽골 계류가 거의 끝나는 지점에 있는 샘터까지 거의 논스톱으로 오른다. 이왕지사 산행에 나선 김에
화끈하게 땀 한번 흘리자면서 ... 풍천군(충빈)이 오늘따라 쉬지 말고 마냥 한번 산행해 보자고 보챈다. 제길 쉬고 싶을 때 쉬어야 하는데...
오늘은 산대와 산원의 입장이 바뀐 것 같다.
- 샘터에서 시원한 샘물로 목 한번 축이고, 머리에 쏟아 붓는 순간의 짜릿한 시원함을
즐기고, 물통에 꾹~눌러 보충도 하고 ...
이 주변에도 바람 한점 없는 몹시 무더운 날이다.
호랑이굴(나는 여길 하늘문이라
부르곤 한다)까지 가파른 오르막은 조금전 샘터에서의 시원함을 보상이라도 해라는 듯 땀이 이마에서 뚝~뚝 떨어지게 만든다.
하기사, 오늘
산행의 오르막은 이 호랑이굴까지만 오르면 나머지 코스는 널널하다.
호랑이굴을 빠져 나와, 백운대로 오르는 릿지 암벽지대 밑 널다란
바위터에서 이른 점심을 한다.
아직도 녹지 않은 500ml 캔맥주 2개와 쐐주 한병으로 목구멍을 달래면서 동녀(冬女;기창부인)와
철원부인이 정성껏 싸 보낸 맛있는 반찬에 곁들이니 맛이 없으면 이상하지 ...
- 위문을 지나 주능에 발걸음을 내디디니 날은
서서히 개이기 시작하고, 마주치는 등산객도 점점 많아진다.
그래, 풍천군 말마따나 화끈하게 한번 치고 나가보자.
빠른 발걸음으로
주능을 내 달린다.
중간 용암문에서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을 그냥 마다하지는 않았고... 바람을 놓아두고 가기 싫을 정도로 돌문사이의
바람은 시원했다. 에어컨 바람은 저리 가란다. 동장대에서의 풍광 구경도 생략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내 발걸음을 재촉하고... 성벽따라
걷노라면, 성벽 틈틈히 난 돌구멍 사이로 불어주는 바람이 그리도 좋더라.
주능에서 칼바위능선으로 갈라지는 지점까지 아주 빠른 속도로
산행했다. 온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가 되어 있었고 ...
- 칼바위능선 정상에 올라서니, 북한산 풍광이 가히 일품이다.
중회선생과 철원이는 말할 것도 없고 풍천군과 기창이도 북한산이 이다지도 좋은 풍광을 갖고 있는가하고 감탄을 자아내고... 우린, 정상에서
한참이나 머물렀다.
남서쪽 보현봉에서부터해서 북한산주능과 성벽, 북쪽으로 노적봉, 염초봉,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를 거쳐, 그 건너
북북동으로 영봉, 저멀리 오봉, 자운봉, 만장봉등 도봉산자락들 ....
북한산의 파노라마 풍경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여기까지
오느라 흘린 땀방울과 다리품은 이 순간 다 아깝지가 않을 것이다.
북한산에 가걸랑, 칼바위능선 정상에서 이 경치를 꼭 한번은 보시라!
이 산대 e.Q가 과장을 하는지 아닌지를 알 것이다.
- 그 정상에서 조금 더 내려서면 아주 급경사 암릉지대가 나타나나,
이곳 바위들은 수정암처럼 각이 나 얽혀있어 발디디기에 편해, 조심하여 찬찬히 오르내리면 그리 위험하지도 않다.
이곳을 지나면 그야말로
널널한 능선길의 연속이다.
화계사까지는 그야말로 널널히 걸어도 한시간반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내려서는 도중 약수터를 지나,
삼성암을 거쳐 화계사로 내려서려 했는데, 괜한 호기심으로 줄로 막아 놓은 곳을 넘어서 내려서니, 아뿔싸 화계사 경내로 바로 내려서더라 ...
괜시리 몸이 움추려 들더라.
어쩐지 길에 등산객 발길 흔적이 거의 없더라니 ...
- 보통 7시간 잡아 보는 산행코스인데,
6시간반이 안걸렸다.
땀도 오늘은 유난히 많이 흘려 보았고 ...
5명이 쭈~욱 쭉~ 뽑아본 산행, 모처럼 산행의 묘미와 쾌감을
느껴본 하루였다.^Q^
<참석자>
김시영 이규도 윤철원 임충빈 홍기창 -이상5명-
(후담)
* 화계사 인근 사우나에서 신나는 목욕 ... 산장대행 중회는 일이 있어 먼저 가고 ...
사우나 바로 앞의 가게에서 생맥주
두쪼끼씩, 화끈한 산행 후의 뒷풀이 치고는 너무나 소소한 자리였다. 모두들 좋다고 하고 ....
* 새벽부터 바람맞힌 죄(?)를
면할까하고 하산 후 자기집으로 오라는 (남궁)완의 요청을 완곡히 거절한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금요일에 할 일들이 전부 있는지라 일찍 귀가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완아, 이해하거라.... 다음엔 동행하여 하산 후 끌고가면 확실하지?
* 장마가 지나가고 불볕더위가 가시면,
설악공룡능선 단련산행도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 같다.
단련산행 한번도 없이 공룡능선을 넘보지 말지어다. 공룡능선에 들어서면 탈출로는
없다.
지리산종주산행과는 판연히 다른 산행이다. 9월말 설악골룡능선산행에 과연 몇 명이나 붙을까?
이상한 산장이 귀국하면 윤곽은
파악되겠지... 그동안, 내 산행이나 게을리 하지 말자!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6월정기산행(제75차)-궂은비 내리는 그야말로 널널한 청계산
빗속을 널널히 청계산을 산행하며
* 일 시 : 2003년 6월 15일(일) ... 비!
* 산행지: 청계산
* 구 분 : 제75차정기산행
*
코 스 : 과천(09:28출)~작은매봉~이수봉~옛골(13:32착)
-최택상 산고와 송경헌의 배웅(?)을 받으면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참석한 10명은,
6월15일, 일요일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왕초산자의 발걸음으로 청계산을 올랐다.
-금년도
상반기 공식산행의 마지막 날 산행, 정기산행에 비가 내린다.
3월과 4월의 정기산행시에도 비가 내렸는데, 오늘 6월 정기산행날에도 비가
내리는누나!
-지리산대종주의 들뜬 마음도 이제는 차분히 가라앉았고(이용남의 무용담은 산행도중 내내 이어졌지만),
7년전
다시 산행을 시작했던 마음과 자세로 발걸음을 한발한발 내디디고 싶었다.
남쪽 산하에서 가장 긴 지리산종주를 하고 나면, 누구나 어느
산이라도 자신감에 가득 찬다는데,
이때일수록 산행에 조심과 초산자의 자세로 산행해야 한다고 생각되어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오르기 싶고, 등산객이 많이 붐비는 청계산 코스를 잡았나?
다른 친구들은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는 그러고
싶었다.
졸작 '지리산대종주산행기' 말미에 언급했듯이, 나의 산행은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일런지 모르겠다...
-모처럼 나온
박흥덕, 김인성, 이길용이 반가왔고, 지리산종주에 부득이하게 함께 못한 홍기창의 마음을 위로해 주려고 애도 써 본다.
옛골 늦은
점심자리에 일부러 합류한 김진성 동기회장의 배려에 감사드리면서 ....
상반기 공식산행을 마치는 청계산 산자락엔 여전히 궂은비가 내리고
있더라! ^Q^
<참석자>
이상한 박흥덕 이규도 한성섭 남궁완
이용남 이길용 이규장 김인성 홍기창
-이상10명-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지리산 대종주 산행기(성삼재~천왕봉~유평리)-030606~030607
크고 깊고
넓고 포근한 지리산대종주산행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넘어 유평리까지 그 품속을 걷다
- 일 시 : 2003년 6월6일~6월7일
- 산행지: 지리산대종주
- 구 분 : 특별기획산행
- 코 스 :
<6월6일> ... 맑음
성삼재(05:13출)~노고단산장(06:12착)~돼지령(06:42착)~임걸령(07:28착...08:18출)~노루목(08:30착)...반야봉...노루목(09:40출)~삼도봉(10:00착)~화개재(10:32착...점심.휴식11:35출)~토끼봉(12:14착...12:30출)~명선봉~연하천산장(14:00착...14:25출)~형제봉(15:14착)~벽소령(16:27착...후미16:55착) ........ 벽소령산장에서 1박함
<6월7일> ... 갬
벽소령(05:58출)~선비샘(덕평봉;06:57착)~칠선봉(07:58착)~영신봉(08:47착)~세석산장(08:58착...휴식등 09:40출)~촛대봉(10:00착)~연하봉(11:20착)~장터목(11:38착...후미12:03착...점심등13:00출)~세석봉(13:20착)~통천문(13:40통과)~천왕봉(14:00착...휴식,사진14:25출)~중붕(15:00착)~써리봉(15:48통과)~치밭목산장(16:32착...후미16:57착...휴식등17:09출)~무재치기폭포(17:46통과)~삼거리(세재와 갈림길;18:10착)~유평리밤밭골(19:57착...후미20:50착) ... 유평식당에서 1박함
< 드디어 출발하다...
>
* 지리산(智異山) ....
천(千)의 얼굴을 지니고 백(百)계류를 품고, 1500m 봉우리를 16개나 거느리며,
백두산에서 뻗어나온 백두대간이 1정간 13정맥을 다 쏟아내고도 크고 깊고 넓고 포근한 산줄기를 다시 감싸안은 지리산 ....
박경리
선생의 '토지' ,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 , 이병주 선생의 '지리산' , 이 태 선생의 '남부군' 등의 대하소설에서도 다 담아내지 못했던
지리산 ...
우리 현대사의 한굴곡과 반목의 아픈 상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서도 넉넉한 어머니 품속 같은 산, 지리산 ...
일천한 산행경력과 짧은 지식으로 어찌 그 지리산을 다 언급할 수 있으며, 또한 서너번 부분 산행과 한두번의 지리산종주를 하고서 감히
지리산에 대해 필설을 휘두루겠는가?
그래서, 여기서는 여러 박학다식한 분들의 산행기를 흉내내거나 미사여구는 접어두기로 하자! 그
지리산대종주를 드디어 다시 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나도 조금은 흥분된 것 같다.
* 4월말부터 단련산행도 하고 참가자의 변화도
무상하였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6월5일 밤10:30 압구정동을 출발하였다.
당일까지 간다고 흥분과 준비를 많이 하였던
홍기창이 갑자기 못가게 되었고, 못 간다던 윤철원부인은 갑자기 동행하게 된 것도 마지막까지 나를 당혹하게 만들었지만, 중회선생(김시영) 동생을
비롯 후배4명과 22회산우회원 14명, 총19명이 지리산대종주 산행에 나섰다.
* 김진성 동기회장, 서병일 전임회장 등은 전화로
격려도 해주었고, 출발날 밤에 박기서 총무, 서정항(격려금은 너무도 요긴하게 사용함), 홍기창, 박효정(6/7, 당일종주하는데 여유도 있더라)의
배웅을 받으면서 버스는 이내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백두대간(총동문 2차백두대간에 앞서서...) 남쪽 구간을 거의 마치고 있는 24회후배
3명(김재주부부, 박기설)을 지리산 I.C.에 내려주고(이들은 사치재에서 성삼재로 산행함)는, 뱀사골 입구 반선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3시경
....
거의 틈잠도 못자고 내려왔지만, 공기가 맑아 피로는 덜 했다.
작년 여름에 들렀던 '전주식당' 주인과 반가운 악수를
하고, 주인 부부는 아침을 서둘러 지어준다. 작년의 이틀 인연으로 찾아왔지만, 이런 이른 새벽에 상차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배려에 고마웠다.
< 반야봉을 다시 오르고 ... >
* 6월6일 새벽 5시, 19명은 성삼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는 곧바로 지리산대종주산행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모두들 베낭의 무게가 평소 지는 것보다 훨씬 무겁게 보였다. 나도 짐을
줄이고 줄였는데도 거의 16kg은 넘는 것 같다.
그래도, 모두들 2.7km나 되는 성삼재~노고단산장의 지루한 돌길을 잘들 오른다.
dj(동준)는 벌써부터 아예 반소매를 걸치고 무언가 열심히 떠들면서 오른다. 목소리나 작나?
숲속의 새들이 떠들지 말라는 듯
요란하게 지져기고, 바람은 간혹 상쾌하게 불어주더라!
* 노고단산장에는 등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아침을 지어 먹는 모습들이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의 얼굴같이 무언가 결의가 가득하다.
인원 점검을 하고는 곧장 노고단밑 돌탑에 도착하고는
다시 숨을 골라본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지리산종주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강효수, 남궁완, 한성섭, 이종현 등은 이것을
시작하려고 그동안 얼마나 노력하고 기대도 했던가? 중회선생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고, 일파(김용수), 지~붕(지용붕)은 얼마나 흥분될까?
나도 7년전 종주를 하고 여기에 도착할 때의 감회가 새삼 떠오른다.
그래도, 윤철원부인만큼이나 할까?
* 돼지령을
거쳐 임걸령까지는 거의 논스톱으로 산행했다. 간밤에 버스안에서 겨우 새우잠들만 잤을터인데, 그 무거운 베낭을 지고서도 발걸음들이 가볍게 보인다.
임걸령 그 시원한 물을 마시지 않고 지나가면 후회 막심 ... 예전 그 맛이다. 목줄기가 아싸하다!
그러나, 주능선에서 노루목
오르는 오르막에서는 짐의 무게들을 비로소 실감하는 모양이다.
작년 여름에 반야봉을 올랐던 나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은 반야봉이
처음(하기사, 지리산이 이번이 처음인 사람도 있지만)이고, 이상한 산장조차 지리산을 여러번 왔지만 반야봉은 오르지 못했다 한다.
지리산의
4대 경관은 '천왕봉 일출' '반야봉 낙조' '노고단 운해' '피아골 단풍' 이라 했는데, 이 시각에 비록 낙조는 없을지라도 어찌 반야봉을 그냥
지나치랴!
노루목에서 일부는 자리깔고 휴식 취하고, 일부는 베낭을 놓고 반야봉을 오른다. 노루목에서 가볍게 30여분이면 오를 수 있다.
< 비상, 한성섭이를 찾아라.... >
* 반야봉 정상에서 촬영도 하고, 그 바로 밑 너른 지대에는
철쭉은 끝물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서쪽으로 건너 보이는 노고단일대의 풍광이 가히 일품이다. 야생화도 여기저기 피어있는 곳에서 올라온
녀석들과 후배(24회 이필구, 29회현도성)들은 한껏 폼을 잡으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중에서도 강효수와 김용수는 ' 나, 반야봉에
올랐다! ' 라고 자랑스런 인상으로 온갖 폼을 과시한다.
이런 좋은 풍광을 마다하고 노루목에서 잠을 청하는 녀석들 하고는...나중에
알았지만, 그 사이 그 소중한 17년산을 홀짝거리며 늘어지게 누웠다고(명예를 위해 실명을 생략한다) ... 벽소령에서 마시자고해 놓고서...
나쁜 녀석들....
* 노루목에 도착하자마자 삼도봉으로 내리선다. 삼도봉...전남, 전북, 경남의 경계점이다.
등산객들이 많이 모여있다.
그러나, 우리는 반갑지가 않지!
나무계단길이 기다리고 있다. 800여개는 넘을 것 같은 지리한
내리막 계단길 ... 허나, 오르는 것 보다야 낳지 않은가!
나무계단길을 내려서면 바로 화개재다. 뱀사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점이다.
바로 5분 거리에 뱀사골산장이 있고 식수도 공급 가능하다.
작년 여름 뱀사골로해서 반야봉을 올라 성삼재로 내려섰는데, 그동안 화개재
일대에도 많이 변했고 한곁에서는 토사방지 공사가 한창이다.
* 그늘진 숲속을 찾아 겨우 일행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는
각조별로 이른 점심을 들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후미 리드 이상한 산장이 도착하고, 삥둘러 점심을 맛있게 먹는데, 무언가 허전하다!
아뿔싸, 한녀석이 보이질 않는다. 나와 같은 조인 한성섭이가 없다... 후미는 분명 그넘이 자기들보다 먼저 갔다고 했다.
핸드폰
해보지만 터지지 않고...30여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으니... 벽소령에서는 만나겠지 자위하면서 체념도 해보지만, 마음이 영 아니올씨다!
괜히 치받는 3조(산행 내내 이 산대를 살살 끍었다, 중회동생만 빼고...)넘들에게 화도 부려보지만, 내 자신에 대한 화풀이다.
* 먹은 것이 좋게 내려가지 않을 무렵, 윤부총부인이 갑자기 "여기요! 여기요!.."라며 고함을 지른다.
일제히 시선을
돌려보니 성섭이 녀석이 발에 모터 달린 듯 빠른 걸음으로 토끼봉쪽으로 올라가고 있더라!
반갑기도 하고 화도 나고 ... 이실직곡인 즉,
삼도봉에서 내려서면서 길곁에 잠깐 앉았는데 잠이 오더라나? 녀석은 1분만 잤다고 우기는데, 그것이 30여분 지나간 것이렸다.
백두대간
산행시 야간에 걸어가면서 졸았던 경험이 있는 나도 이해는 하나, 등산객이 수없이 지나가는 길곁에서 30여분 졸 수 있는 배짱이 부러웠다.
그 덕분에 우린 웃을 수 있는 화제꺼리를 하나 얻었고 ... 녀석은 맛있게 점심을 먹더라!
* 토끼봉 오르막은 휴식을 푹
취하였는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명선봉 일대의 오르막은 만만치 않았고, 또한 풍광도 지리산다운 풍광을 과시한다.
명선봉을 넘어서
30여분이면 연하천(煙霞泉)산장이다.
연하천산장에 들어서니 등산객이 장난이 아니더라!
어디서 이많은 등산객이 쏟아져 나왔던가!
발디딜틈이 없다. 여기저기서 라면 끓이는 냄새가 제일 진동한다. 제일 조리하기 쉽고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산악인의 주식 라면 ....
이
라면이 대~한민국 산악인이 세계로 우뚝 서는데 그 공이 낫다고는 말 못하리 ....
오는 도중 동준이를 비롯 여러명이 연하천에서 시원한
맥주는 괜찮는냐고 끈질기게 물어오는 터에 그냥 승낙하고 말았다. 음주산행 금지 원칙을 깨는 순간이다. 아냐, 노루목에서 몇녀석은 그걸 어겼지
... 바로 즉결심판을 안한 나의 잘못이렸다... 산대 하기 힘들다, 힘들어...
* 여기까지 여유롭게 왔겠다. 짐도 조금은
가벼워졌겠다. 그렇다고 안심하면 큰코 다치지 ...
삼각고지를 올라 내리고 형제봉에서 벽소령까지 1시간여의 돌부리 불거진 길을 가벼히
여기다간 낭패보기 일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손정수는 이 구간에서 기어코 발목을 접질렀다.
녀석, 단련산행 한번 나오지
않고, 누구라 말하지 않겠지만(지리산자락이 고향이라며 부추기던 녀석) 지리산은 그냥 능선따라 널널히 걸으면 된다는 말을 철썩처럼 믿었고,
등산화도 발목까지 올라오는 것을 신고와야 하는 데...
<아, 그 벽소령이여 .... >
* 벽소령에
도착하니 오후4시반경이라 ... 오늘은 여기서 1박하기로 하였으니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라! 모두들 신나고 좋~지! 후미도 오후5시전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벽소령 일대 등산객(대부분 비박인듯)을 보니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린다.
세석쪽에서 넘어온 등산객 이야기로는
세석일대는 거의 900여명이 산장 주위를 포위하고 있단다. 여기도 거의 300여명은 족히 될 것 같았다.
산장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한켵을 다행히 확보할 수 있었고, 5명만 산장안으로 들어가 잠을 잘 수 있으니, 나머지 14명은 비박을 해야한다.
* 그건,
나중의 문제라 ... 각조별로 저녁을 조리하며 맛있게 먹는다. 애지중지 무겁게 가져온 쐐주등도 곁들이고 ... 각조는 각조의 비장의 음식들을
꺼내는데 다른조가 달라붙으면 온갖 야유와 육두문자가까운 언어도 불사하더라. 특히, 3조(김시영,김용수,지용붕,김향태..시영동생만 빼고...ㅋㅋㅋ
유일하게 산녀가 속한 1조는 음식의 다양함과 질적인 면에서 제일이고 인심도 후했다.
그래도, 내가 속한 2조(성섭,종현,효수, 완, 그리고 나)의 섞어찌게가 단연 으뜸이었고, 그걸 안준다고 꽁~하는 중회.일파와 나의 신경전은 어둠이 내릴때까지 계속되었다. 일전의 단련산행시 이영종이 나에게 놓고간 남겨둔 발렌타인을 냄새만 풍긴다고 윽박지를 때는 요산군의 애칭이 무색해지더라....
이 와중에 이넘의 손정수가 발목사건을 고백하고 ... 한잔하고 자고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애써 위안을 주었지만, 녀석의 얼굴엔 불안의 그림자가 가득 끼었더라.
* 과연 누가 누가 산장에서 잘~꼬? 벽소령 일대에 어둠이 밀려오고 우리도 배가 그득하고 한잔씩들 기분좋게 걸쳤고, 주변의 비박 등산객들도 하나둘 잠자리를 청하니, 그걸 결정해야 했다.
유일한 산녀는 산장안에 자고 싶지 않다고 하고, 철원이는 자기 색씨가 들어가면 경호차 들어가야 한다하고, 이상한 산장은 이상한 유도질문으로 머리를 헷갈리게 만들고, 중회를 비롯한 3조일당은 막판 안주와 술로 은끈슬쩍 뇌물를 바치면서, 자기들이 들어가야 할 당위성(?) 비슷한 이야기를 흐물흐물 흘리니 ... 어찌할~꼬!
산장안에 들어가 보아야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을터인데,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비박이라는 것을 한다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께야?
중회의 면밀주도한 포섭작전에 말린 이상한 산장과 나는 3조가 산장안에서 자는 것을 윤허(?)하고야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산장안에서 잔 넘들은 새벽2:30경에 깨어나야 했고, 비박하는 친구들은 일어나라고 할 때까지 푹 더 잘잤단다)
* 김영선, 현도성, 정용운(한용운선생을 많이 닮았더라), 이필구 후배들이 준비를 단단히 해 온 결과, 나쁜 녀석이 침낭을 빼앗아 두겹으로 자는 옆에 잔 넘만 제외하고는 비교적 편한히 잠들었더라!
그런 가운데, 이상한 산장의 안경 사고가 발생해 버렸다.
바로 윗 비박하는 다른 등산객 일행들이 떠들썩거리며 왔다가다 하다가 우리 산장님의 안경을 발로 밟아 버렸다나... 더구나, 이날따라 그 철두철미한 산장께서 보조안경도 지참하지 않았단다!
내일 산행이고 뭐고 앞이 보여야 무얼하지 하면서, 이상한 산장의 탄식이 잠들려던 나를 깨워버렸다.
그 부산을 떨고 있는데, 같은조의 이동준과 손정수는 코를 골며 잘도 자더라....
철원부인과 산장은 함께 산장관리소에 가 방도를 구해 왔다는데, 다음날 아침에 알았지만 작살난 한쪽을 반창고로 멋있게 테두리로하여 한쪽은 검은테요 한쪽은 하얀테로 변해 있더라!(다음날 산행도중 여자 등산객에게 얼마나 관심과 인기가 있을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 산장의 불은 꺼지고 ... 사방의 비박 등산객의 소란스러움도 잠잠해졌고, 우리들의
떠들석도 김영선 후배의 알듯모를듯 독백으로 막을 내리고 ... 벽소령 일대는 어둠과 고요함만이 내려 앉았다. 하늘엔 찬란한 볓빛이 사정없이
쏟아내고 있더라!
벌써 7년이 흘렀나? '97년 9월 백두대간산행에 처음 나서서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넘어서, 세석을 거쳐 여기 벽소령에
도착했을 때 ... 어둠이 내린 한찬 후였었지...
발에는 쥐가 나 엉망이었고, 온몸은 거의 파김치가 되어 선배들 부축을 받으면서
들어섰던 벽소령 ...
너무 피곤해 잠이 안와 몰래 나와서 이 언덕 저켠에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보면서 오줌을 갈기며, 눈가에 알 수
없는 이슬을 훔치던 올챙이 배를 가졌던 이 넘...
내 인생을 낭비한 죄의 짐을 더 지게 하라는 지리산 산신령의 노함이라 생각했던 그
넘이,
오늘은 친구들과 후배들과 함께 지리산 품안으로 올라 이 벽소령에서 포근히 잠을 청한다.
<칠선봉과 세석평전의
아름다운 풍광>
* 6월7일, 새벽에 10여분간 가느다란 비구름이 지나가는 소리에 4:30경 잠에서 깨어나다.
사방은
칠흑같이 어둡고 하늘엔 드문드문 별빛이 영롱하다.
주변의 비박 등산객의 부시럭 소리가 하나둘 들리면서 먼둥이 터 오기 시작한다.
지리산 산줄기들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서둘러 아침을 지어 먹고(이때 3조는 별로 자지도 못하고 물가에서 씻고 어슬렁어슬렁
나타나 같이 아침을 짓는다), 짐을 챙겨보니 05:30이 지나가고 있었다. 예정보다 30여분 일정이 늦을 것 같다.
손정수의 발목은
아무래도 산행이 불가할 것 같았다. 세석까지 가는 것도 무리라고 결론 짓고, 본인도 여기서 탈출하산하겠단다. 세석에서 거림으로 탈출하려고 서울서
출발할 때부터호시탐탐(?) 노리던 이동준도 얼굴에 긴장이 돈다. 녀석은 세석평전은 꼭 구경하고 싶었던 게야! 의리의 돌쇠, ㄸ~준이 그냥 있을
수 없지? 정수 혼자 보낼 수 없다며 같이 하산하겠다고 자청한다.
고향이 지리산 쌍계사 부근이라 이쪽 지리는 밝으니 안심인데, 녀석에게
너무 넘~ 미안하더라!
정수녀석, 한번의 단련산행도 없이 지리산을 쉽게 보다가, 지리산 산신령의 노여움을 받았나? 아니, 우리 다른
넘들을 대신해서 액땜을 치렀다고 생각하자!
지리산 하루 산행의 추억만 간직한 채, 두 녀석과 헤어졌다. 어지간하면 오늘밤 유평리로 다시
오라는 말만 남기고...(우리가 유평리에 하산 못하더라도 두녀석은 숙박할 수도 있으니...)
* 05:58, 널널한 산길을 따라
선비샘(덕평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벽소령을 조금 지나서도 곳곳에 비박하는 등산객이 많다. 중간중간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아슬아슬한 바위지대도 있다.
도중 경치가 근사한 곳에서는 잠시 숨도 고르고, 주변도 구경을 하면서 1시간여 가니 선비샘이다. 이곳에도
야영객들이 많고 대부분 세석에서 비박하려다 여기까지와서 숙영하는 등산객이라고 짐작된다.
칠선봉가는 한마루터에 올라서니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들린다. 처음엔 우리와 같이 산행하려다 산장 예약 때문에 어긋나 버린 김진호 일행들이 쉬고 있더라. 그들은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올라
세석에서 간밤에 숙박했다.
반가움에 잠시 쉬면서 산행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내 서로의 산행을 계속하고 ... 진호 녀석은 향태가 꿀단지처럼
그렇게 숨겨논 코냑을 빼앗아 먹어 버렸다. 재주도 좋~아, ㅎㅎㅎ.
* 간밤에 미남들이 하도 많이 와 일곱선녀들은 모두 어디로 가
버렸다는 어느 등산객의 농담을 들으면서 칠선봉에 도착했다.
주변 일대의 풍광이 가쁜 숨조차 안심시킨다. 아주 멋있고 힘차다.
여기서 간식도 들고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를 부려본다.
벽소령 출발 후부터 바짝 내옆에 붙으면서, 중회와 일파가 계속 압력(?)과
공갈(?)을 섞어가며 때로는 회유도 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간밤에 산장안에서 자보니 영 아니올씨다 라나...
어떻게 3조만이라도
치밭목에서 자지말고 유평리로 그냥 내빼면 안되겠는가 하는 요지이렸다( 이 거센 바램은 써리봉을 지날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더라).
가타부타 말할 이 산대가 아니지? 넘들은 그럴수록 속이 탓을 꺼야?
치밭목에 후미가 오후4:00전후 도착 못하면 어림도 없다는
뉴앙스만 풍기고, 칠선봉 풍광에 취해 시간 보내는 이 산대가 얼마나 미웠을까? 나 나름대로 다 계산이 있는데...ㅎㅎㅎ!
그래서 그런지,
칠선봉에서 시영이는 산사의 직무를 유기하더라...
이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재미 있어하는 후배 현도성은 빙긋 웃기만하고,
진영(시영동생)이는 혹 친구사이에 금이 갈까 몰래 시영이와 용수에게 산대말에 따르지 않는 형들을 나무랬다나...잘한 일이야,,ㅋㅋㅋ!
* 칠선봉에서 1시간여면 영신봉이다. 영신봉은 두리뭉실하나, 영신봉 못미쳐 한절벽지대의 풍광은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온 대가를
치루고도 남는다.
지리산의 분위기보다는 설악산 한모퉁이를 감상하는 듯 하다.
영신봉을 넘으면 세석평전이 펼쳐진다.
그
풍광이 실로 아름답다. 세석철쭉이 봄의 지리산중 으뜸이라 하는데, 철쭉은 이미 다 떨어지고 더넓은 잔목지대가 펼쳐져 있다.
세석산장은
그동안 많이 증축하여 상당한 규모로 되어 있고, 지리산 능선상의 대피소 중에서도 시설이 제일 낫다는평판을 받을만했다.
화장실다운 곳에서
대소재판도 받고, 컵라면도 사먹고, 식수도 보충하면서 느긋하게 후미를 기다린다.
이젠, 지~붕까지 합세하여 산행을 재촉 안하는 나를 물고
늘어지려한다. 꿍~짝들이 잘 맞아... 난, 세석평전 이곳저곳에 눈길을 돌리고 ...
* 그런 여유로운 휴식시간에 박효정이
나타나, 주위를 놀라게 한다.
새벽2:30 성삼재 출발하여 세석에 지금시간에 닿았다하니 얼마나 빠른 속도로 산행했단 말인가!
하기사, 운동화에 반바지에 쌍스틱, 전투조끼같은 옷 입고 주머니에 500리터 물병하나 간식등이 전부다. 그건 산행이라기보다 구보였던 것
같다.
여름의 거대한 지리산에서 일기불순할 때 비바람이라도 만나면 아무 대책없는 장비와 복장이지 않겠나?(실지로 오후3시경 천왕봉엔
우박이 떨어지고 주변 일대는 비가 내렸다. 그때쯤 녀석은 중산리에 내려갔을꺼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던가? 인생사가 아니고 산행에서도 말인가?
향태가
처가(구례)에 들렀다가 오늘중으로 서울에 올라가야 할 일이 있다면서, 세석에서 바로 거림으로 빠지겠단다. 3조녀석들 어느 누구에게도 언질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또 한명의 친구가 부득이 하산하고 ....
박효정을 부러움 반 시샘 반 ... 우리 일행들과 함께
촛대봉으로 같이 오른다.
< 연하봉 일대의 경치를 놓치면 후회하리...>
* 촛대봉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세석평전은 더욱 아름답다.
촛대봉에서 효정이와 사진 한 장 찍고, 녀석을 제 산행을 계속하라고 하면서 먼저 보냈다.
1667봉
가까운 지점이던가, 23회 한계남 후배를 만났다. 유평리에서 출발하여 치밭목에서
1박하고 세석을 거쳐 백무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잠깐의 반가운 인사를 뒤로 하고 서로의 산행을 또 계속한다.
연하봉을 바라보는 한바위터에서 효정의 사촌동생(6/7
당일종주팀에 합류한 것임)을 만났고, 형아우가 산행하는 스타일이 비슷하구나 생각하면서 내가 먼저 앞서 나섰다.
연하봉으로 가는 능선길
주변의 풍광에 입이 벌어진다. 가장 지리산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중 한곳일러라!
연하봉을 넘어서면 바로 장터목산장이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숨고르기를 한번하고는 천왕봉을 오르기로 했다.
무전교신을 하니 후미도 20여분이내면 도착할 것 같았다.
그래도, 당초
산행예정보다는 1시간이 늦추어 질 것 같았다.
* 신발 벗고 다리도 달래면서 지나온 길을 보니 송경헌이 보인다. 당일 종주팀
중에서도 상당히 빨리 온 샘이다.
총동문산우회당일종주팀 중, 내가 예상했던 김진수(13회), 장헌수(14회), 한영균(29회)등의
선.후배가 제일 선두가 아니고 22회 넘들이 선두에 서서 치달리니 한편으론 기분도 좋았다.
우리들의 박수속에 또 한번 반가운 조우를
하고는, 경헌이는 이내 간식만 약간 들고 천왕봉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후미가 도착하자마자 미리 넣어온 점심들을 먹고는 천왕봉을 오르는
준비를 서둘렀다.
< 구름속으로 천왕봉을 오르다>
* 장터목을 출발한 시간이 오후1시 ...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여기출발 시간을 12:00로 잡았는데, 꼭 한시간이 예상과 빗나간다. 벽소령 출발시간이 거의 한시간 늦었으니 전체 산행은 지금까지
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고 봐야겠다.
세석봉 오르는 길은 양옆으로 나무 가드레일를 쳐놓아 주변 수목을 보호해 놓고, 따라서 길은 자연히
외길, 끝없는 돌밭길이다.
그래도 구름이 몰려오고 몰려가는 속으로, 양옆의 고사목을 배경으로 걸어가니 천상으로 오르는 길같다.
같이 오르는 종현이는 영화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하면서 지리산에 오길 너무나 잘했다고 한다.(녀석도 비박이라는 것을
생전처음해서 간밤을 설쳐 벽소령에서 하산할까하고 몇번이나 망설렸다나...)
* 저만치 통천문이 보인다. 하늘로 통하는 문이려나?
천왕봉을 오르려면 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도, 하늘을 오르고 천왕봉을 오르는 대가로는 통천문 오르는 수고로움은 매우 적다. 넉넉한 지리산의
어머니 품안 같은 배려일러라!
통천문을 지나 20여분이면 동쪽으로 천왕봉의 위용이 서서히 보인다.
천왕봉, 1997년 9월5일
12:00에 서보고 오늘 오후2:00에 다시 서 본다.
그때는 중산리에서 이 표지석에 섰을때는 거의 기진맥진하였는데, 오늘은 아직도 힘이
많이 남아있다.
세월이 나를 키웠나, 지리산산신령이 그동안의 무수한 산행을 어여삐 여겼나?
* 3번 도전에서 실패하고
4번째 도전만에 천왕봉에 올랐다는 한성섭이는 이유없는 이슬이 눈가에 맺혔다고 하더라!
석달전부터 지리산 천왕봉을 함께 산행하자고 덜덜
볶던 중회선생, 일파 용수, 강효수의 감회도 남보다 유별날 것이고, 등산화가 작아도 아픈 기색을 못하던(지리산 동행에
불참시킬까봐...)용붕이도, 남궁완이도, 그토록 오르고 싶어했는데 여러번 번복하다가 기어히 올라온 윤철원부부 등도 어찌 어느산 정상에 섰는 것과
같으랴?
24회 일행들과 동떨어져 우리와 합류한 이필구 후배도 감회의 사연은 있으리라!
김영선, 현도성, 정용운 후배들은 어떤
마음으로 천왕봉 정상에 섰을까 궁굼하기도 하고 ...
이렇게하여, 16명은 무사히 천왕봉에 올라 함께 김~치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발걸음을 옮긴 시각이 오후2:25 ...
과연 치밭목을 통과하여 유평리까지 가야하나? 안전하게
널널히 산행하면서 치밭목에서 1박해야 하나?
3조녀석들의 조바심 표현이 더욱 역력해진다.
현도성 후배는 일도 8시간이상
안한다하면서 치밭목1박을 강력 주장하고 ....
결정권은 산대가 알아서하라는 산장의 동의도 있고하여,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나 나름대로의
방침도 굳어졌다.
선두 오후4:30이전, 후미 오후5:00이전 아니면 무조건 치밭목에서 1박하기로....
< 써리봉
일대에서 바라보라, 천왕봉의 위용을...>
* 중봉쪽으로 일순 구름이 장대하게 솟구친다. 역동적이고 아름답다.
급내리막을 내려서서 다시 다소곳한 오르막, 무엇보다 천왕봉 일대의 바글거리던 등산객이 거의 없는 한적한 산길이다.
중봉을 코앞에
두고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뒤돌아보니 천왕봉은 구름에 완전히 가려있다(이때 정상에는 우박이 떨어졌다고 한다). 비옷을 꺼내야하냐고 뒤따르는
후배와 친구녀석들이 재촉한다.
길게는 내리지 않을 것 같아 그냥 가자고 했다.
중봉 일대에 활짝 핀 연분홍 철쭉들이 너무나
화사하고 환하다. 지리산에서 철쭉을 기어코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보니 천왕봉은 구름을 다물리고 도도히 장엄하게 솟구쳐
있더라!
* 후미가 도착하고는 완이가 다리에 무리가 온다는 전갈 ... 이러면 점점 유평리까지는 어렵지? 일파의 얼굴이 일순
찡그려진다. 함부로 말도 못하겠고, 알만 하지....
천천히 평상시대로 산행할 터이니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하면서, 선두조는 써리봉을
향하여 본격적인 내리막으로 발걸음을 내디딘다.
길도 만만치 않다. 때로는 철사다리가 발걸음을 잡고, 부분 바위지대를 넘는 것도 힘을
요구한다.
그래도, 단련산행을 한 결과인지 무전교신으로 후미를 체크하니 아무도 이상없이 잘 내려서고, 선두조도 부드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써리봉을 코앞에 두고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곳에서 간식과 휴식를 취하면서
천왕봉을 올려다 본다!
하늘의 왕다운
봉우리다.
왼편(남쪽)으로 깍아지른 절벽, 벽계리(중산리)로 하산하는 내리막 경사도를 짐작케 한다.
그 천왕봉을 볼 수 있는
지점은 여기까지이다. 써리봉을 지나면 천왕봉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저멀리 후미가 줄지어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약 15여분 거리가
되겠더라.
그래서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고 ....
< 그림같이 앉은 치밭목산장, 편리함에 젖은 우리는 그걸
거부하고...>
*써리봉에서 치밭목 가는 길은 거의 90도 꺽여 동북쪽으로 향한다.
비가 부슬부슬 또 내리더니 이내
우두둑 우두둑 하면서 양옆의 산죽 이파리를 때린다.
괜시리 마음이 급해진다. 아써라, e.Q야, 이럴 때 일수록 천천히...바쁠수록
돌아가라고 그렇게 되내이던만, 왠 일이니... 그래, 속도를 더 늦추면서 산행하자!
빠른 걸음으로 내려서니 저만치 치밭목산장이 보인다.
한판골 상류 산중턱에 그림처럼 아담하게 앉혀있다.
비록 건물은 낡았으나 주변 산세와 어울리는 자리이다.
내부는 주능선상의
다른 산장과 비교도 되지 않지만, 하루밤 비바람 피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것 같다.
도착 시간 오후4:32 ... 문제는 후미도착
시간이다.
이러는 도중에 산장(여긴 개인이 운영하는 산장임) 주인에게 물어보니, 오후8:00까지 기다려야 안에서 잘 수 있는 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름대로의 원칙은 있더라...
어린이, 부녀자가 우선이고, 다음은 지친 상태에 따라, 그 다음이
나이순이라나 ....
그럼, 우리 16명중 일부가 또 비박해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말씀...?
일순, 3조 녀석들과
종현등은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고, 현도성 후배는 여전히 당연하지 않느냐는 표정이다.
* 다행히 후미도 오후4:57에 도착했다!
여기서 1박하는 줄 알고 열심히 뒤따른 후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니, 일부만 빼고 그냥 하산하잔다.
또 비박하며 비좁게 산장안이라도
도무지 영 아니올씨다...라는 표정들이다.
문제는 안전이다!
산장 주인은 천왕봉에서 여기까지 산행시간을 묻고는, 그런 산행속도라면
2시간30분(그는 보통1시간30분 걸린다고 했다)이면 유평리에 도착된다고 하나, 그것은 나와 몇몇의 이야기이고...
이상한 산장은 지도를
꺼내 다시 확인하자며 머리를 맛대는데, 빨라야 3시간이다.
그렇다고 밤8시까지 여기서 대기한다는 것도 난감하고 ...
*
김영선은 하산해도 좋고 여기서 1박해도 좋단다.
순간, 결단을 내린다. 오후5:10 ...
노련한 이상한과 김영선을 후미를 맡고,
윤철원부부, 한성섭, 강효수, 남궁완과 함께하고, 나머지는 내가 선두를 이뤄 함께 모두들 랜턴 산행도 각오가 되어 있으면 하산하기로 했다.
초원위의 오두막같은 그림같은 치밭목산장을 뒤로 하고 내려선다.
일상 편리함에 젖은 인간, 우리들도 그걸 거부하고 내려서고 있다.
내려서자마자 길이 예서롭지가 않다. 작은 도랑을 이루는 길인데 물기와 돌들이 즐비하다.
이 산길에서 한남자와 두여자가 내려서고
있었다. 한여자는 다리가 무척이나 불편한 듯했다.
눈 인사만 주고 받고는 우리의 산행을 계속한다.
< 한판골 깊은
계곡 5부능선 따라 유평리로...>
* 한판골 상류에 위치한 무재치기폭포를 둘러 볼 여유가 없는 하산길이다.
폭포
소리만 들으면서 부지런히 산행한 지 한시간 반 소요 ....오후6:10경 삼거리에 도착하다.
삼거리(세재로 넘어가는 갈림길)까지 왔으니
앞으로는 길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돌린다.
야간산행에 눈이 조금 문제 있다는 현도성이는 어두워지기 전에 유평리까지 가야만
한다며 곧장 앞서 간다고 하여 정용운 후배와 함께 보냈고(그들은 오후7:20경 유평리에 무사히 도착함), 후미에게 통과 시간 메모 및 표지기를
본격적으로 달기 시작할 지점이라고 마음 먹는다.
물론 세재로 넘어가면 한시간 소요되면 큰길이 나오나, 넘어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라고
들었다.
* 그러나, 나의 예상은 조금 더 가서 완전히 빗나갔다. 계곡따라 길이 나 있을 줄 알았던 길이 한판골 깊은 계곡
5부능선으로 오르내리막의 연속이다.
그것도 부분 너덜지대가 많고... 여기서 어둠을 만나면 길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표지기를 왠만한
곳에는 다 메달아 놓고 간다.
이런 길은 유평리를 2.6km를 남겨 둔 지점까지 계속 되었다.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 도달한 시각이
오후7:05경 ... 후미가 여길 오후7:30전후로 도착한다면 하산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듯 보였다.
길도 잘나 있고 산죽사이로
쭉~뻗은 길도 있으니 렌턴산행을해도 염려는 없을 것 같았다.
* 이 예상은 맞았다.
토사방지 나무길을 한참이나 내려서니
산죽이 양옆으로 울창하고 길도 비교적 널널한 흙길이 많고, 계류를 지나는 길도 뚜렷했다.
지용붕은 다리가 불편해 와도 이젠 이런 길로
40여분이면 시원한 샤워와 백숙을 생각하니 절로 힘이 난다며 신나게 내달린다. 어둠은 서서히 밀려 오는 것 같고 ...
급기야, 유평리를
15분 남겨둔 지점에서는 이 못된(?)3조 녀석들(시영, 용수, 용붕)과 종현이도 가세하여 이젠 산대 눈치 볼 것 없다는 듯 앞을 치고 나간다.
여기서, 한사내를 만났는데, 치밭목에서 내려오자마자 만났던 남녀3명과 일행인데 그들이 걱정이 되어 올라 왔다는 사람이 입에는 술냄새
풍기고 렌턴도 없고 베낭도 없더라. 그리고도, 그들이 걱정이 된다?
한심도 되고 걱정도 되는데, 그 사내와 이야기하는 사이 4명은 냅다
뺀 것이렸다.
나중에 후미에게 들었지만 그 남녀3명은 시간단축을 위해 세재로 넘어갔다고 들었다.
(다음날 아침 그들은 무사히
세재로 넘어가 민가에서 1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유평리 밤밭골로 빠져 나오니 어둠은 완전히 내려 앉아 있었다.
지리산
동쪽 깊숙한 한판골도 잠자리에 들어서나 보다.
유평식당 주인이 몰고온 차량을 타고, 유평식당에 도착하여, 후미를 무전으로 교신하니,
유평리2.6km 이정표를 오후 7:40전에 통과했단다.
그래, 그럼 안심이야! 렌턴산행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니까...
먼저 도착한
일행들의 박수환영 속에 후미는 개선장군처럼 차량에서 의기양양하게 내리더라!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넘고 써리봉을 내려 유평리까지, 1500m
봉우리를 16개나 넘는 도상거리 46km, 지리산대종주를 우린해 내었다!
< 지리산이여, 그리고 당신의 이름을 불러
보았습니다 >
* 한반도 산줄기들이 갈갈히 갈라지고도 나머지 남은 산줄기들을 다 보듬어 앉고 우뚝 선 봉우리, 천왕봉 ...
지리산의 그 넓고도 아늑한 품속으로 들어갔다 나와 보았습니다.
이만한 산하를 걸을 수 있는 이 땅을 더욱 사랑하렵니다.
그래서,
불러 보았습니다.
' 지~리~산~이~여...여..여...! '
이렇게 이만큼한 친구, 후배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함께 그 넉넉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생명을 주시고는 떠나신 당신에게 감사 드립니다.
47년 망각의 세월을 변명삼아, 지천명(知天命)에 들어서서야,
지금까지 냄새와 모습을 뚜렷이 떠올릴 수 없었던 당신의 이름을, 어머니 품속 같은 산 ...
지리산 한판골 깊은 계곡 5부능선
한바위터에서 비로소 외쳐 불러 보았습니다.
' 어~머~니...이...이 ! '
* 나의 산행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르겠다 ! ^Q^
< 지리산종주참가자> ... 19명
* 이상한, 윤철원부부, 이동준, 손정수
*
이규도, 한성섭, 이종현, 남궁완, 강효수
* 김시영, 김진영(시영동생), 김용수, 지용붕, 김향태
* 이필구(29회), 김영선.
현도성. 정용운(이상29회)
(사족)
* 최택상, 송경헌, 박효정, 박우규, 이필중, 이용남, 오성학 ...7명은 6/7
지리산당일종주(총동문팀)에 합류하고는, 오성학은 세석에서 후미탈락조 거두느라 종주 못하고 나머지 6명은 중산리까지 종주하였다 함.
*
김진호는 동생친구등과 함께 별도 일정과 코스로(중산리~천왕봉~성삼재) 6/6 세석에서 1박하고 6/7 오후5:30경 성삼재에 도착함.
(후담)
* 유평리 '유평식당'(055-972-9587) ... 사전에 주인과 전화로 약속되어 있어 하산 후
당혹함이 없었다.
말끔히 씻고 해 내었다는 자신감과 무사하산의 안도감이 교차한 가운데, 밤9:30경 뒷풀이..
쌍계사로 무사히
하산한 동준과 정수가 혹시나 하고 전화햇다가 그 밤에 단숨에 달려 오고 싶은데, 차편이 그들을 막는다. 내일 아침 대원사 입구에서 조우하기로
하고 ...
* 백숙, 닭도리탕, 쐐주, 복분자술, 당귀주까지 두다리 쭈~욱 뻗고 마실 수 잇어 모두들 즐겁다.
끝내 합류 못한
홍기창이 전화 한 이후 더욱 아쉽고 아쉬웠다.
* 여기까지 와서도 못된(?)3조는 이젠 산대에게 막 대들고 먹는 것도 따로 논다!
흥, 두고 볼끼다!
* 6/8, 유평리 대원사를 구경하였다. 신라 진흥왕때 창건했다는 이 사찰은 여순반란사건때 등 소실을 여러번
당하고도 새로 지어졌다고 한다.
현재 비구니 정진도량터로 유명하단다.
* 유평식당 주인부부의 친절함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떠나는 시간까지 차량 제공 마다 않고 ... 버스에서 마시라고 머루주와 당귀주에 오징어까지,
언젠가 대원사계곡을 찾으면 다시
들리리라...
* 이번 지리산종주산행에 함께 해 주고, 비밤장비등을 준비하고, 일천한 산행경력의 22회산우회에 조언도 해 준
후배님들...이필구, 김영선, 현도성, 정용운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면서 인사를 대신합니다.
* 무엇보다 이번 산행 내내 나의 심기를
끌쩍끌쩍(?) 대던 중회선생 아우님, 김진영께 불편한 잠자리, 다소 소홀한 점 있더라도 넓은 양해 구하며. 종종 형님께 윽박(?)질러 주세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 홍기창, 너무 상심말게... 수년내 꼭 지리산동행산행해 줄게..꼭!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제74차특별정기산행기
고고한 주목은
1800년을 한결같이 서 있고
철쭉군락지에는 연분홍 봉우리만 살포시 내민다.
* 일 시 : 2003년 5월 17일(토)
... 맑음
* 산행지: 두위봉 종주 ... 강원 사북~ 정선 신동
* 구 분 : 제74차 특별정기산행
* 코 스 :
도사곡(11:18출)~도사골~샘터~주목단지~안부~능선.1~6헬기장~두위봉~철쭉군락지~
아라리고개~감로샘~단곡계곡...주차장(17:27착...후미18:34착)
- 매달 3째일요일에 실시해 오던 정기산행 일자를 이번엔
토요일로 앞당겨 실시하는 특별정기산행(제74차)으로 산행지는 주목과 철쭉이 좋다는 강원 사북의 두위봉으로 정하였다.
이상한 산장의 특별한
관심으로 기념품도 마련하고 전화로 참여 독려도 하여, 의외로 많은 인원들이 아침부터 몰려 나왔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산행에 반가운
얼굴들이 여러 보인다.
일시 귀국중인 김용남, 한동안 뜸했던 이동준, 이철화, 송경헌, 김유신이 보이고, 처음나온 김향태부인도 새로웠고,
조보형부부도 반가움에 고맙기까지 하고, 부군은 필드에 나갔으나 산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나온 김시영부인도 의외였고 이문식부부는 지난 용봉산에
이어 본격적으로 참가하기 시작하나 보다.
또한, 이날 산행에는 참가 못하나 출발을 지켜보며, 오늘 특별정기산행이 뜻깊게 시행되도록 격려차
나와준 서병일 전임동기회장의 마음이 푸근하게 만든다.
이리하여 34명의 산원, 산녀들이 정기산행 치고는 조금은 멀고 긴 두위봉산행에
나서게 되었더라!
- 두위봉에 대하여는 2001년 6월과 2002년 2월의 산행일지에 세세한 코스 및 풍광등은 이미 설명하였기에
여기에서는 다소는 생략하기로 하며, 졸저 '산행일지'를 참조해 주시면 감사 하겠다.
요즘 산우회의 앞으로 운영 방안과 재정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고 의견 개진도 활발한 녀석이 물경(?) 30분이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도중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시간도 줄이고 버스기사님 비위(?)도
맞추면서 열심히 달렸건만, 사북 도사곡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11시가 훨~지나버렸다.
여기서 도사골 입구까지는 방갈로 시설물이 들어서
있고, 길은 보도블럭으로 도배를 해 놓고, 다리는 회색화강암 일색이요, 방갈로 사이로 흐르는 계곡은 불도저로 아무렇게나 비자연친화적인 석축을
쌓으며 공사 중이더라!
여러번 이리로 올라오면서 생각하였지만, 보다 자연친화적인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 이렇게 지리한 길로 만들 수가
있다 말인가? 자연 도사골 입구 숲길까지 오르는데는 조금은 진이 빠지는 것이 모두가 느끼는 공통점일 것이다. 덕분에 초반부터 산대에게 또 속아
넘어갔다고 투덜대는 소리가 안나오면 이상하지?
더구나, 도사골 입구 이정표에는 정상 260분, 안부 140분이라 표기해 놓았으니,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산녀들은 재차 이 산대에게 진실을 말해 달라고 윽박지른다.
여기서 아무리 설명하고 변명한들 수긍하겠는가?
결코 그렇지 않으니 널널히 산행할 터이니, 오르면 자연 알게 될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그런데도 우리 짱~가는 몇번이나 확답을 요구한다. " 가
보면 알~아! 그 시간과 정열이면 한발짝 발걸음을 더 옮겨라!" 라고 속으로 궁시렁 거리며 송경헌등을 먼저 앞장 서라고 하면서 베낭을 고쳐
맨다.
- 널널한 육산이라고 하였는데, 왠 돌들이 이리 많으냐고 일파(용수)와 지~붕(용붕) 녀석이 뒤따르면서 또 궁시렁거린다.
이만한 돌들이 없는 순수한 흙만 있는 산이 어디에 있던가?
널널히 오르면서 도사골 계류소리와 새소리, 무수한 다양한 식물의 분포가 뒤덮고
있는 주변의 숲과 냄새를 느끼면서 산행하지 않고 녀석들은 뚱단지 같은 화제로 시비(?)를 건다?
도사골 오르는 중간 중간 돌들이 불거진
길도 있기는 있다. 그러나, 주변의 식물들을 보고 냄새를 맡아 보라. 이렇게 싱그러운 냄새가 어디에 있던가? 때론 더덕 냄새가 진동을 하고...
그리고, 오늘 이 코스 산행은 우리 일행들만 있을 것 같다. 이 얼마나 호젓한 산행이던가!
물론, 이렇게 지천에 깔린 산나물을
그냥 놓아 둘 인간들은 아니니, 도중 산나물 가득히 따다 베낭에 꾹~꾹 눌러 담아가는 나물채취꾼을 몇 명 만나 것 이외에는 이 산속에 우리들
뿐이었다.
- 오르는 도중 계류물을 그냥 떠마시고 널널히 휴식하고, 샘터에 이르면 안부1km, 정상 3.5km 이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바로 뒤에는 정상 4.5km이라고 또 표기되어 있다. 이정표를 그제서야 믿지 못하고 산대의 말을 믿어야 되겠노라고 문식이는 특유의
발뺌으로 얼렁뚱땅 넘긴다.
도사골에서 주목단지 밑까지는 그야말로 널널한 산길이다! 경사도가 심하나 길이 뚜렷하지 않나? 이름모를 야생화가
여기저기 피어있지 산새들은 멀리서 지져기지...
그래도 오늘은 오산총의 부부가 평소같지 않게 고전하며 뒤쳐지고 있었다. 오총이야 아는
사람은 알지만 사서 고생하는 것이고 한달가량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하였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의 오총누이는 무릅이 좋지 못함에도 산녀의 보스
위엄(?;물론 책임감이지만)을 지키려고 무리를 하면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윤총부인도 울 마눌님도 다른 산녀들도 여기에 보조(?)
맞추면서 이상한 산장과 함께 아예 후미에서 뒤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冬女(기창부인; 한때는 우리는 이렇게 불렀다)는 바짝 내 곁에서 앞장서
나간다. 마치 ' 산대님, 이래도 제가 지리산을 못 간단 말인가요? ' 라는 시위를 하는 듯이 ... 오늘따라 몸이 유난히 가볍다나
...ㅎㅎㅎ. 그분은 하산때도 나와 함께 선두로 내려왔다. 몇십 평생에 일등해 보긴 처음이라며 느스레를 떨면서...
- 주목단지는
안부의 코 밑에 있다. 여기를 오르는 경사도는 만만치 않다. 아마, 오늘 산행 중 오르막의 제일 힘든 코스일꺼다.
앞에 보낸 일행들이
1800년 수령의 주목 밑에서 널부지게 쉬면서 풍광을 감상하고 있더라!
강~수(효수)와 순맹이는 그 아름다리 주목 주변 풍광에 취해 자뭇
근엄한 모습까지 풍긴다.
그런데, 그 주목으로 바둑판을 만들면 어떻고 주목도장을 만들면 몇 개를 만들 수 있을까 하고 머리를 굴리고
있으니... 강~수다운 발상이렸다?
통쾌한 경치를 주목아래에서 실컷 구경하고 쉬면서 후미를 기다려도 기다려도 후미는 보이질 않으니,
안부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점심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고, 시간도 배에서 아우성 칠 때가 되었다.
그렇게 올라 왔는데도 안부까지
2시간이면 우수리가 남지 않은가? 이 보다 더 널널히 어찌 산행할 수 있단 말인가?
- 20여분 후에야 후미도 도착하고 ...
화절령(왼편;동쪽)과 두위봉 능선(오른쪽;서쪽)으로 갈라지는 안부에서 모두들 맛있는 점심을 먹느다!
배추에 쌈 사서 먹고, 나물에
비벼서 먹고, 각종 반찬에 김밥까지 ...
그러나, 쐐주나 맥주는 모두의 입에 감질날 만큼만 가져 왔더라! 점점 클린 산행에 접어 드나?
먹는 즐거움을 뒤로 하고 또 출발해야지...시간도 벌써 오후 2시가 훨~넘었다.
- 이 산대가 앞장서고 10여명이 선두를 형성하여
나간다. 조금만 가면 바위전망대가 나오고 서쪽으로 사북정상(1460m)이 보이고 시야가 장쾌하다. 사북정상 밑에는 산죽쉼터가 있는데, 산행은
사북정상으로 곧장 치고 오르지 않고 약간 옆으로 8부능선을 따라간다.
산죽쉼터에서 바위전망대에서 내려오는 후미를 바라보며 앉아 쉬고 있던
엄~부(춘택)는 ' 후미가 나타나면 우린 또 후다닥 내빼는 거야! ' 라며 여유를 부리며, 선두 그룹에 끼어 산행하는 통쾌감(?)을 누린다.
사북정상을 휘돌아 지나면, 헬기장이 두위봉까지 연이어 여섯 개나 나타난다.
그야말로 널널한 육산이다! 뒤따르는 기창이는 ' 야,
비로소 길다운 길이다! ' 라며 반색을 하는 것인지 이 산대에게 야지를 놓는 것인지 몰라도 신이 나서 힘차게 걷고, 일파와 지~붕도 여기서는
말없이 뒤따르고 있더라.
향기롭기까지 하는 부토내음, 좌우로 수두룩한 두룹나무(두룹은 깨끗이 누군가 이미 작살을 내 놓았다), 야생화들,
이리저리 뒤지면 산나물이 그득할 것 같은 수풀들, 여기에 간간히 산새들이 지져기지, 경사도 거의 없는 능선길에 어느 누가 불평을 한단 말인가!
- 제3헬기장 주변의 경치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을 감상한다. 철쭉은 이제 막 몽오리가 솟아나고 때늦게
지고 있는 진달래의 꽃잎은 진분홍의 빛깔이 오후 햇살에 더욱 유혹적이다. 순간, " 아, 아라리고개로 내려가는 산등성이의 철쭉군락지의 철쭉도
아마 이러한 상태일러라! 올해도 두위봉 철쭉은 나와 인연이 맞지 않나 보다? " 나도 모르게 한탄조로 내뱉는다.
그렇게 널널한 능선길을
유유롭게 나가다 보면 어느덧 제1헬기장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두위봉의 자태는 아주 멋있다. 남쪽으로 거의 직벽의 절벽을 이루고 직벽바위 곳곳에
때늦은 진달래가 끝물을 자랑하고, 주변의 수목도 조화롭거니와 헬기장 주변의 넓은 시야도 놓치기 아깝더라!
순간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정상에는 산림청에서 표지석(1460m?)을 세워 놓았다. 그 정상에서 서쪽 바로 건너로 보면 또 다른 정상표지석이 있는데, 정선군수가
두위봉철쭉비(검은 화강암)를 커다랗게 세워 공적(?)을 기리고 있다? 그 옆에 '두위봉(1448m)'이라고 아주 조그만 회색화강석이 세워져
있다. 자기 공적을 기리는 비는 크고 화려한 검은화강석으로 해 놓고 등산객의 길잡이 노릇하는 표지석은 작고 초라한(?) 화강석이라?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다! 암튼, 보통 등산객들이 두위봉 간다면 이곳을 정상이라고 여기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밑에 철쭉군락지가 있고, 대부분
봄철에 단곡계곡이나 자미원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은 철쭉을 구경하고 여기까지 왔다가 하산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믿고 내려 갈 것이라고 산행
일천한 나는 생각한다. 여긴 신동정상(1448m)이라고 지도에 표기되어 있으니 엄밀히 따지면 두위봉 정상이 아니다!
사북에서 올라와
능선을 따라 제3헬기장을 지나 조금 오르면 '두위봉'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그야말로 두리뭉실한 봉우리가 있는데, 여긴 지도에는
두리봉(1466m)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 봉우리가 이 능선상에서 제일 높으니 산을 사랑하는 산꾼들이 항의조(?)로 여기에
'두위봉'이라는 표지판을 설치한 것은 아닐까?
각종 산행기에서 소개하는 두위봉정상은 대부분 산림청에서 표지석을 세워둔 제1헬기장 바로 위
봉우리의 풍광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 두리봉은 몇 사람이 올라서면 꽉차고 두위봉(산림청표지석)은 그보다는 더 많이 올라설
수 있지만 약간은 위험하고 신동정상은 그래도 수십명이 한데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자연히 등산객들이 어디에 많이 모이고 사진을
찍겠는가?
사북에서 신동을 넘는 종주를 처음 산행해 본 사람은 같은 능선상에서 '두위봉'이라는 표지를 3개나 보니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리도 없고 상상도 못했을 이상한 산장에게 신동정상에서 무전을 때리니, " 산대님, 우리 후미는 두위봉정상에
방금 도착했습니다!"라고 힘차게 대답한다. 저멀리 보니 두리봉에서 우리 일행들의 모습이 아련히 보이더라!
그래서, 후미는 기쁨도 잠시
기를 쓰고 신동정상에 한참 후에야 도착했다.
자미원에서 올라왔다는 젊은 청년 4명이 옆에서 족발과 쐐주를 먹는 것을 구경도 하고 나는
한입 얻어 먹으면서(오총이 그냥 지나치냐? 온갖 야유를 퍼붙는다), 선두와 중미는 후미가 올 때까지 늘어져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34명이 신동정상(소위;두위봉)에 올라 앉으니 정상을 가득 덮어 버렸더라!
그리고, 기념 촬영 ... 촬깍, 촬깍, 촬깍,
촬깍...
- 예상대로 철쭉군락지의 철쭉꽃은 이제야 꽃망울을 가득 내밀기 시작했고, 올해는 6월초에 활짝 그 연분홍 장관을
보여 줄 것 같더라! 재작년 6월초에 왔을 때는 다 지고 없더니, 올해는 얼굴도 내밀지 않는단 말인가?
두위봉 1800년 주목은 변함없이
나를 반기건만, 철쭉군락지 연분홍 고운 자태들은 나를 언제 또 오라고 하는가?
아쉬움에 발길을 내리막으로 재촉하면서 또 웅얼거린다.
'신동정상의 정선군수 철쭉비에 대해 어쩌구저쩌구하니 나와 인연이 없나?... '
아라리고개를 내려서는 한곳만 급경사이고 단곡계곡까지는
거의 평탄한 산판로의 연속이다.
도중 감로샘에서 시원한 물로 목줄기를 적시고, 단곡계곡 북쪽 산등성이의 빼꼭한 수풀을 바라보면서
계류물소리 들으면서 널널히 내려서면 1시간 가량이면 하산길은 충분하다.
- 경헌이 향태 동녀등과 함께 하산지점 윗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5시 반이 다 되었더라!
그런데, 땀에 젖은 몸과 발을 그냥 지나치랴?
내려서다가 탁족등을 하면서 느긎하게 내려오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으니..ㅉㅉㅉ.
아무리 둘러보아도 버스가 보이질 않더라. 간신히 전화가 통화되어 물은 본 즉, 아래 주차장에서 윗주차장으로
올라오는 길(보도블럭으로 깔았다) 한곳이 주저 내려앉아 못 올라온다고 한다.
마침, 주변에서 조경공사하던 인부들에게 물으니 도보로 15분
내려서야 한다고 했다.
후미를 무전으로 때리니 대답은 없고, 일파 지~붕 경헌 향태는 그 사이 계류 어디엔가 들어서서 탁족등(일부는
시원스럽게 몸을 담갔다나?)을 즐겼고, 동녀님은 먼저 아래주차장으로 내려 보내고 ...
대충 세수만 하고는 아래주차장에 내려가 후미를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고 ...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그야말로 널널히 후미는 하산했을꺼야! ... 선두 하산후 물경 1시간
만에...
- 아무런 사고도 없이, 특히 울 마눌님과 오총누이, 청우당을 비롯한 산녀님들의 얼굴을 다시 보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산대하기 힘들다, 힘들어...!
만만치 않은 산행코스(산악회에서 보통 5시간반 산행으로 상품을 내 놓고 있다)를
봄특별산행으로 기획한 내 잘못이지 누굴 탓하랴? 그리고, 34명이나 되는 산행이지 않던가?
산행코스 너무도 좋았고 신선하더라는
조~뽀(보형) 사모님의 한마디에 심적 피로가 봄눈 녹듯 사라지더라! ^Q^
<참석자>
이상한 이규도부부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김향태부부 조보형부부 이문식부부 홍기창부부
김시영부인 김용남 송경헌 김용수 지용붕 김유신 김세윤 김진성 서정항
이철화 장창학
우순명 강효수 손정수 엄춘택 한성섭 남궁완 이동준 황대식 (이상 34명)
(후담)
* 후미가
도착하자마자 영월 외룡리 '배곱장승'으로 직행 ...
태백에서 온 장경덕부부는 우리 일행을 두시간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오희찬부부도 더불어 반갑게 맞이하고는 저녁식단을 완전히 준비해 놓았더라...
표고버섯 구이를 비롯한 산나물을 중심으로 ...
이렇게 하여 까까머리 때부터 친구들이 이 먼~(?)곳에서 한데 모여 건배하고, 담소 나누고...
밤세워 나누어도 모자랄 녀석들도
있건만, 마냥 머물 수 만은 없는 우리의 인생사...
만남의 여백을 남겨 두어야 사노라면 또 만나면 반갑고 이야기꺼리가 있을 것이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는 밤8:35경 손을 흔들며 버스는 떠나야 했다.
* 밤의 고속도로, 버스기사님은 최선을 다해 달렸다.
뒷좌석에서 좌판이 벌어지지 않을 리는 없고...다만, 정도는 예전보다 훨~부드럽고 약했다.
산행이 늘어갈수록 더하면 더할 것 같은
예감이다. 쩔~화야, 좋은 것 아니겠~어?
밤11:56경 수서역에 도착 ...그런데, 중회선생(시영)이 청우당을 맞이하러 나와 있었다.
무사산행을 기원했고 수고한 산우회원들을 환영하러 나왔다지만...에이, 둘러대기는, 캥기는 구석이 있었지?
* 친구들과 함께
산행하리라고 오래전부터 마음 먹었던 김용남, 이번에 등산화도 새로 장만하고..산행이 재미 있더라나?
처음 산행 나온 것에 비하면, 꽤
장거리 였는데...하산 도중 한번 넘어져 옆의 친구들을 긴장시켰으나, 다음에도 나오겠단다. 용남이, 멋~째~이!
일부 녀석들은 애당초
산대가 이야기한대로 B코스 시행하지 않았나 하면서 또 속았다고 하던데...
아니, 이럴 때 사북에서 정선으로 넘어가는 두위봉종주 한번 해
보는 것도 아니좋~소?
산전체를 완죤히 전세내어 산행하는 코스 잡아 준 것에 대해 포상은 못해 줄 망정...
중회선생, 이 화일이
말이 일리 있소 없소? ㅎㅎㅎ...^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오랜만에 산우회 게시판을 보니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고 있네...
그중에 당일
종주를 계획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 작년 6월 나의 지리산 당일 종주 시도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 해. 당일이 아니라도 구간 간의 시간 / 준비물
등이 참고 되겠지.
지리산 당일 종주는 근 10년 꿈을 꿔 오던 것이었지.
그러나 해가 길 때가 아니면 어렵고, 해가 긴
6월 중순부터 7월 초에 날씨가 나쁜 날도 많고, 봄 학기가 끝나면 외국 출장을 갈 일도 많고 해서 쉽지가 않았어.
그런데 작년 6월
21일 (금) 오후 서울 출장을 갔다가 그 다음날에 계획되어 있던 일이 취소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는 바람에 갑자기 꿈을 실행시켜볼 생각을 하게
되었지. 마침 일기예보도 특별한 비에 관한 소식도 없었고.
우선 호남고속버스터미널로 가서 남원행을 알아보니 22:20에 출발하는
심야우등이 좌석이 많이 남았기에 한장 샀지.
저녁 회의에 참석하고, 같이 2차 노래방에 가서 먼저 2곡 부르고 먼저 빠져 나와 터미널에
도착했어.
참 내 준비 상황을 간단히 이야기하지.
* 늘 준비되어 있던 것: 배낭(35L), 등산단화(바닥만 등산용),
Y셔츠, 신사복 바지, 비상용 얇은 잠바, 보온병(350mL), 나침반, 손가락 만한 손전등, 휴대용 칫솔, 치약, 사탕 10알,
비상약(해열제, 소화제, 연고제, 일회용 반창고), 휴지말이, 안경닦는 천.
* 서울서 산 것: 생수 1병(500mL), 바나나 5개,
감귤 5개, AAA건전지 2개, 지도가 포함된 등산책(개별지도가 없어서), 물파스 1개.
* 남원에서 산 것: 쵸콜릿바 10개(김밥 등
도시락은 더위에 쉴까 걱정되어 남원에서 사기로 했으나 불행하게도 시간이 너무 늦어 살 곳이 없었음.)
* (부담이 되었던) 필요없던 짐:
노트북컴퓨터와 서류들(포항에서 월요일부터 사용해야 하니 어디다가 맡기거나 하기도 문제라서 그냥 들고 다니기로 했음)
* 부족하다고
생각했으나 준비를 포기한 것: 여벌의 내복 및 양말, 두터운 잠바, 갖고 있는 것 보다 강력한 손전등.
흔들리면서 어설픈 잠을
자며 남원에 도착하니 02:00. 김밥 찾아 조금 헤메다가, 터미널 앞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 기사에게 삼성재까지 가자니까 4만원을 달라고
하더군.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안갈 수 있나? 그러자고 하고 갔지. 가는 길에 좀 더 잠을 잘까 싶었는데 워낙 좌우로 흔들려서 잠은 더
자지 못했고, 도착하니 03:00. 바로 출발 했어.
다행이 노고단의 KBS중계소가 훤하게 바라 보이고 별 빛도 밝아서 손전등
없이도 넓은 길을 따라 가기에 문제가 없었어. 03:40에 노고단 산장 앞, 곧 손전등 없이는 길을 갈 수가 없어져서 속도가 늦어졌어. 다행이
04:20 정도가 되니 조금씩 밝아져서 다시 손전등이 필요 없어지더군. 05:10에 임걸령에 도착했어. 간단히 바나나 등을 먹고 짐을 줄였어.
글 재주도 없고, 길게 쓸 시간도 없어서 간단히 도착한 곳에 시각만 쓸게.
05:55 반야봉입구, 06:18 삼도봉,
06:35 화개재, 07:10 토끼봉, 08:30 연하천산장 (라면 사먹음. 당귀차 보온병에 받음), 09:15 형제봉, 09:55 벽소령산장,
11:00 선비샘, 12:20 칠선봉, 13:10 영신봉, 13:25 세석산장, 13:45 촛대봉, 15:00 연하봉, 15:15 장터목 산장.
계속 종아리와 허벅지에 물파스 발라 가면서, 고픈 배를 너무 달아서 지겨운 쵸콜릿으로 달래 가면서 거의 쉬지 않고 12시간 15분
만에 삼성재에서 장터목 산장에 도착한 거지. 그랬는데 사람들이 산장으로 우루루 몰려 들어가면서 하는 소리. “월드컵 중계를 한데!” 스페인과
우리나라의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에 두시간 정도 쉬어도 중산리까지 내려가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아서 나도 산장에 들어갔어. 29인치
TV를 70여명이 둘러 앉아 “대~한 민국”을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열심히 보았지.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고도(1750m)에서 중계를 보지
않았나 싶네. 연장전도 승부차기도 하면서 끝내는 이겨서 4강으로 진출하는 것을 보고 나니 18:10. 이미 밖에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고,
일기예보에는 없던 비도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어. 해가 많이 남았던가, 비가 안오던가 둘 중에 하나라도 조건이 좋으면 마무리를 할까 했는데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그냥 남의 팀에 묻어서 저녁도 얻어먹고 끼어서 잤어. 그리도 다음날 아침 가랑비 안개 속의 천왕봉을 올랐다가, 중산리로
내려와서, 진주로, 부산으로 해서, 포항으로 돌아 왔지.
금년도 다시 시도를 해 볼 생각이 있기는 한데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다음에는 먹을 것도 확실히 준비하고, 일기예보에는 맑다하더라도 휴대용 비옷도 준비를 하고, 쓸데 없는 짐은 줄이고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야. 혹 시간이 되어 이번 6일 밤에 떠나는 팀에 합류할 수 있으며 연락할게. 이만 줄여.
이필중.
봄비 내리는 상장봉에서 일유일락(一遺一樂)
진달래 꽃잎이 한잎 두잎 비바람에
떨어지고
봄비 맞으며 상장봉에서 일유일락(一遺一樂)
* 일 시 : 2003년 4월 20일(일) ... 비
*
산행지: 북한산상장봉능선
* 구 분 : 제73차정기산행
* 코 스 :
솔고개(10:24출)~상장봉능선~육모정고개~용덕사(13:50후미착)...우이동
- 3일째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난달
정기산행을 이 코스로 잡았다가 봄비가 주룩주룩 내려 코스를 변경했었는데,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올해는 상장봉이 우리를 반기지 않는 것인가?
솔고개에도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고, 등산객은 거의 없는 한적한 등산로...
상장봉 능선에는 아직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진달래가
꽃잎을 비바람에 한잎 두잎 떨어뜨리고 있었지만, 좌우로 봄비에 흠뻑 젖어 화사한 빛깔을 내뿜는다.
이러한 진달래의 연분홍 꽃잎은
육모정고개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상장봉 정상부근 능선에 붙는 지점에서는 비안개와 어울려 한폭의 그림을 그려 내고 있더라!
도봉과 북한의 봉우리와 능선은 모두 운해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있고....
봄비에 촉촉히 젖은 한적한 능선 좌우로 수목의 이파리는 더욱
파릇해졌고, 그 사이로 이런 진달래 꽃들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어찌 좋지 않으랴!
빗속의 산행의 묘미를 이럴 때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우리를 고개 갸우뚱하면서 바라보겠지?
- 석달만에 나온 이용남이 오르는 도중 새삼 질문을 던진다.
" 산대, eQ야,
내려갈 걸 왜 힘들게 산을 오르지...? "
녀석, 우문현답을 기다리는 거야? 현답우문을 유도하는거야?
아니면, 우문우답이 나오길
기대하나? 아마, 현문현답을 바랬을꺼야!
그참...., 이럴땐 무어라 답해야 하나? 그 유명한 산악인의 말대로 '산이 저기
있으니까...'라고 대답할 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니니...
갑자기 난감한 입장이더라.
" 어짜피 죽을 인생인데, 왜 우린 기를
쓰고 바둥바둥 살아가지?..."
" 올라보면 표현할 수 없는 근사한 것을 보고 느껴지는 것 같애..."라고 하면서 적당히 얼버무려
버렸다.
산정상에 서고 능선에 올라 굽어보면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을 느끼는데, 그것이 이것이다라고 표현 못하는 나의 한계를
녀석은 꽤 뚫어보고 던진 질문이던가?
'앞으로 그런 어려운 질문을 하지 마!' 속으로 웅얼거리며 녀석을 뒤돌아 보며 씩~ 웃어 보였다.
- 이러한 여유로움(?) 속에 널널히 산행하다보니 어느덧 상장봉 정상밑 능선에 붙었다.
오르는 도중 곳곳에 봄비 흠뻑
머금은 진달래의 화사한 빛깔에 여러번 감탄도 하면서...
그러나, 한 순간의 방심과 간과는 산에서는 아주 위험하다. 특히, 오늘같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면...
몽골이 솟구치던 그 찰라의 순간... 그 덩치 큰 녀석이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뻔 했던 아찔한 장면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맑은 날에도 조심을 요하는 상장봉정상 밑 바위지대, 여러번 왔지만 바로 정상으로 오르는 암릉은 평소에도
피해 우회했고, 오늘도 그 코스는 우회했다지만, 바로 돌아 옆으로 치고가는 코스도 아무리 우리 일행들이 많이 다녀본 길이라도 오늘은 더 밑으로
한참 돌아 우회해서 갔어야 했었는데...
뒤따르던 일부들의 주장을 뿌리치고 내가 결단코 한참 밑으로 돌아가는 길로 가자고 고집했어야
했다.
나보다 훨씬 상장봉능선을 많이 올랐던 그 녀석이지만, 한순간의 스텝이 엉키고 실족을 하면 도리가 없지 않은가?
다행히,
아래에 먼저 있던 제일 덩치 작은 용남이가 필사적(?)으로 손을 내밀고 녀석도 그리로 몸을 날렵히(?) 틀어 잡았기 망정이지... 하산 후
웃으면서 무용담(?)을 늘어 놓을 꺼리가 아니더라!
주변에 있었던 우리들의 간담은 말할 것도 없고 본인의 찰라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하산 후 친구 녀석들이 이 이야기는 우리들만 알자고 하였지만,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도 향후 산행에서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언급한다.
그래, 산에 오르면 몸과 마음을 더욱 낮추고 또 낮추자!
- 놀란 가슴들을 쓸어 담고
이내 진정을 되찾고 ... 예의 우리가 항상 머물며 점심을 먹던 자리에서 점심을 들고 나니 여유를 한층 얻을 수 있었다.
석영이는 솔고개
오르는 도중 간밤의 피로로 산행이 어렵다며 도로 하산한다는 메시지를 핸드폰에 남겨 두고 내려갔다. 백번 현명한 판단이었다. 빠질때는 과감히
빠져야 한다.
봄비는 부슬부슬 계속 내리고 널널한 산길 옆으로 진달래는 우리의 놀랬던 가슴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촉촉히 젖은 꽃잎에서
연분홍 빛깔을 다 토해 내면서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도중 '명상의 집'으로 내려가는 코스는 아예 입밖에도 내는 녀석이 없었고,
파릇파릇해지는 수목 사이로 육모정고개를 거쳐 용덕사로 하산하였다.
용덕사 위쪽 계류물 소리를 오랜만에 들어 보는 것 같았고, 주변엔
다해가는 왕벚꽃잎이 봄비에 젖어 한잎 두잎 떨어지고 있었다.
- 봄비 맞으며 상장봉에서 일유일락(一遺一樂)의 산행, 어쩌면
상장봉능선은 나하고는 인연이 없는지 모르겠다. ^Q^
<참석자>
이상한 최택상 이규도 오성학 윤철원부부 김시영
박효정
서정항 이용남 김용하 임충빈 한성섭 이석영(14명)
(후담)
* 하산 후 우이동 '산에는 꽃이 피네' 집에서
간단한 뒷풀이....
이용남의 흥분이 여기까지 이어지고 ...
그 순간에 친구를 온몸으로 받쳐 함께 떨어지면...? 마누라 얼굴이
제일 먼저 스치고...
그래도, 피하지 않고 친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힘으로 손을 내밀었다나...
앞서가다 목격하지 않은
친구들은 그 무용담(?)에 귀를 열심히 세우지만,
오늘처럼 산대를 하기 싫은 날도 없더라.
* 집합 시간보다 물경 45분이나 늦게
나타난 이용남, 오늘 그 공(?)을 세우려고 나타난 모양이다. 그래도, 사전에 연락도 없이 그리 늦게 나타나면 어떻게? 어찌어찌하다보니 나머지도
시외버스 놓치고 있었지만, 아무도 없었으면 어찌 하려고 했단 말인가?
넘들아, 산대 잔소리 같지만, 시간 지킬 것은 지키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마! 응?
면바지 입고 온 용남이, 반팔 입었다가(거기에 면티) 낭패 본 덩치 큰 녀석, 오늘 톡톡히 경험했으리라?
*
4월도 끄트머리로 향하고...그러면 5월이라?
6월 지리산종주산행이 요즘 머리에 계속 따라 붙는다.
가겠다는 녀석들은 많고...
만만히 볼 산행이 분명 아니지!
나부터도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97년 9월 지리산종주 시 나 같이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면면
몇몇은 훈련(단련)산행을 꼭 하고 가야 하는데...
4월말부터 나라도 단련산행을 시작해야겠다.^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진달래 흐드러진 널널한 산행
부드러운 능선길 진달래 흐드러지고
작지만 길고 깨끗한 깊이울계곡
* 일 시 : 2003년 4월 13일(일) ... 청명
* 산행지:
왕방산(王訪山;737.2m)
* 구 분 : 번외산행(총동창'03년춘계산행대회참석)
* 코 스 :
무럭고개(09:34출)~520봉~보덕사갈림길~정상(11:25착...휴식등12:00출)~
왕방이고개~깊이울계곡~심곡저수지...메아리산장(13:30착)
- 경기도 포천과 동두천의 경계를 이루는 완만히 솟아 있는 이 산의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갈래가 있다고는 하나,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이방원이 중심이 된 왕자의 난때, 다시 한양으로 가다가 골육상쟁의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수일간 체류하였던 절이 이 산 동쪽 2km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름을 왕방사라 붙였다하여 이 산 이름도 왕방산이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그 왕방사가 현재 보덕사이다.
43번 국도를 따라 포천을 지나고, 325지방도를 타고 조금 가면 무럭고개가
나오는데, 산행들머리는 이 고개 왼편(서쪽) 산길을 따라 남서쪽으로 뻗은 능선을 오르면 왕방산 정상에 닿는다.
무럭고개 오른편(동쪽)은
바로 원수봉이고 그 밑에 약수터가 있는 듯, 약수 길러 온 자가용이 여러대 보인다.
- 우리 일행에도 이문식 부인과 중회선생
안주인 청우당님, 그리고 울 마눌님도 오랜만에 산행에 참가하였고, 총동창 산우회원 290여명 가량중에는 42회에서 2회까지 터울이 40년이나
되며, 5학년이 넘은 나이인데도 우리는 딱 중간쯤 되나...
2회~7회 정도 되시는 선배들이 아직도 저렇게 정정하게 산행하시는 것을
보면, 참 건강히들 사시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고, 한편 산행시 마다 절절매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신다.
총동창 산우회 산행시마다
느끼지만, 개미떼마냥 능선에 붙을려고 길~게 늘어선 광경이 좋다고만해야 하는가, 아니면 능선길이 제대로 견딜까 걱정해야 하나?
암튼,
무럭고개에서 올라서자마자 좌우로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아침 햇살에 부끄러운 듯 다소곧이 은은한 연분홍 꽃잎을 살살거리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아예 날 좀 보소 하듯 짙은 진분홍 빛깔을 내던지며 놰살적인 꽃잎을 자랑하기도 한다.
- 아주 부드러운
능선길을 소풍하듯 오르는 한참동안이나 이러한 진달래는 좌우로 피어 있어 발걸음을 한결 편하게 한다. 그 동안 산행을 게을리 한 울 마눌님만
빼고는 모두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520봉 오르는 도중, 오른편에 몇일이 채 되지도 않은 산불 흔적이 있다. 아직도 화근내가
뚜렷하다. 8부 능선에서 산불은 차단된 듯하고 씨꺼먼 탄 자국들이 널널한 산행길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보라는 듯 여기서부터 진달래의 그
화사한 꽃잎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 왕방산 정상을 700여미터 남겨두고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편(동쪽)아래 보덕사가 있다.
보덕사로 해서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가족단위로 산책하듯 오르기 제일 쉬운 코스라 하는데, 오늘은 아직 일반 등산객들은 그리 보이질
않는다.
정상 바로 아래에는 헬기장이 잘 다듬어져 있고, 정상 표지석 바로 밑에는 억새밭이다.
무럭고개에서 정상까지 쉬엄쉬엄
올라도 2시간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정상 일대에서 모두들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들며 따스한 봄햇살 속에서 여유롭다.
-
북쪽으로 국사봉(國師峰;754m)이 바로 손에 잡힐 듯 지근에 있다. 국사봉 정상 바로 밑 가파른 오르막이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국사봉을 넘어
동북쪽 능선을 타고 내려서도 심곡저수지로 빠질 수 있는데, 그 쟁쟁한 산꾼 선후배들도(소위 A그룹) 국사봉을 넘어서 간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니 좀 이상하기도 하다.
정상를 지나서 내리막에 만나는 고개가 왕방이고개다. 바로 오르면 국사봉으로 이어지고...
그러나,
오늘 산행은 여기서 오른편으로 내려서서 깊이울계곡을 거쳐 심곡저수지로 하산한다.
왕방이고개에서 깊이울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바로 급경사
내리막이다.
좌우로 북사면 산기슭이 깊어서 그런가? 여기는 이제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여 수목마다 연한 이파리가 사롯사롯 돋아나고
있었다.
산길 좌우로 피어난 연보라빛 들꽃(이름은 모르겠다)이 참 곱더라!
그리고, 이내 졸~졸~ 계류물 소리가 들린다.
- 아무렇게나 얽키고 설킨 나무가지들과 바위들과 깨끗한 계류 ... 아직은 사람의 손때가 덜 묻은 흔적이 여기저기 뚜렷하다.
폭은 넓지 않지만 길고 깨끗한 계곡, 이러한 계곡이 포천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었다.
겨울에 적설이 많을 때 오늘
코스로 눈산행을 해도 아주 좋을 듯하다고 생각된다.
계곡 중간쯤 차가운 계류에 세수도 하며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은
흘러가고, 마냥 머물 수만은 없어 아쉬움에 다시 발걸음을 채촉하고 ....
- 깨끗한 계류는 하류까지 이어지고, 그래서 그런지
하류 밑에 위치한 심곡저수지 물도 아주 깨끗하더라. 낚시대 들이우고 봄햇살 속에 고기를 기다리는지 세월을 기다리는지 강태공들의 모습도 평화롭고
따스해 보이더라!
간혹 보이는 홍매화 색깔이 더욱 화사롭더라!
발길이 심곡저수지에 닿으면 오늘 산행은 사실상 끝난다.
이만한 산행 코스 잡은 집행부에게 감사드리면서, 우리 오총에게도 캄~사! ^Q^
<참가자>
*22회참가자 : 이상한 이규도부부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김시영부부 이문식부부 엄춘택
임충빈 김진성 박효정
홍기창 (이상 16명)
*총동문참가 : 289명(버스 10대)
(후 담)
*김완순(26회)과 오랜만에 함께
버스에 동승하였다. 백두대간 종주시 나를 끔찍히 존경(?)해 주었고, 특히 악마의 잇빨지대 황철봉 너덜지대를 함께 넘을 때 어스럼이 몰려오는
가운데 미시령으로 향하면서 서로 격려해 주고 나누던 시절 ... 벌써 3년이 넘었나?
지난 3월 한달 그는 서해안으로 해서 남해를 거쳐
동해를 따라 국토순례걷기를 단독으로 했다. 그러니, 이야기꺼리가 많을 수 밖에 ...
다른 26회 후배와 36회 후배들도 반갑기도 하고
... 그래서 22회 총대를 메고, 뒷좌석에서 후배들과 폭탄을 주고 받았다오? 산녀님들, 엄~부 이해해 주구려...
*아니면, 그것은
일종의 나의 변명일 지도 몰라?
최근래에 주변에 웃을 일보다 미간을 찡그리는 일이 더 많았고, 나의 내면 저 깊숙히 잠복해 있던 부글부글
끓던 것들을 다 꺼내 놓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압구정동 만두집에서 또 떠들었다는데 ...
함부로 산행 약속 펑크내고도
지리산은 가자고는 하고 .... ㅎㅎㅎ!
산원, 산녀님들 이 산대 e.Q도 술 취하고 객기 부릴 줄 안다오 ...
어쩌면
'내가 왕이로소이다!' 라고 마음껏 소리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강팔계야, 그래도, 지리산은 가야겠지? 사전에 단련산행도 하지 않고
씰마 가겠다는 말은 아니렸다?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봄햇살속 진달래
관악의 한가운데 8봉능선
짧지만 험하고 힘찬 암릉
* 일 시 : 2003년 4월 6일(일) ... 청명
* 산행지: 관악산 팔봉능선
* 구 분 : 번개산행
* 코 스 : 사당동(08:48출)~제1헬기장~마당바위동쪽건너암릉~제2핼기장~연주대~
통신대밑너럭바위(12:05착;점심등..13:15출)~팔봉능선~무너미고개밑~
안양유원지(16:15착후미)
-
아주 오랜만에 관악산을 오르고 당초 서너명을 예상했던 산행에 열명이 넘게 참가하였다.
와일드울프 오성학과 쏘가리 박효정(얌색시 윤철원은
성묘감)은 어제(4/5) 도봉산과 북한산을 넘나들며 11시간 산행한 것도 모자라 근질근질 한지, 아니면 그 산행에 비하면 오늘 산행코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시위하듯 나타났다.
강팔계 효수는 집합시간 착각으로 그 시간에도 집에 있었는데, 지리산 종주하고픈 일념으로 산행에
꼭 따라 붙겠다고 우기니...허참, 과천으로해서 두꺼비바위능선 맨위, 연주암 위 통신대 동남쪽 너럭바위에서 합류하자고 하고는 11명이
어슬렁어슬렁 발길을 옮긴다.
- 사당에서 낙성대로 넘어가는 대로변 고갯마루 왼편 조경지 석돌들 한가운데 소로를 오늘 산행들머리로
잡았다.
좌우로 주택가가 즐비한 한가운데로 난 널다란 산책로 왼편으로 벚꽃이 만발해 있고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다. 올 봄도
예상보다 기온이 높아 꽃들이, 자연의 순서는 아랑곳 않고, 자기 필 순서를 모두 잃어버리고 제멋대로 피어났다 사라질 것 같다. 자연마져
뒤죽박죽인가?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올라 남현동에서 올라오는 약수터를 거쳐 관음사 위 암릉을 타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곧장 치고
가자는 사당동 터줏대감 성섭이의 고집에 이 산대도 같이 발길을 돌린다. 초장부터 이 산대의 명령(?)이 먹히지 않는다.
하기사, 여기로
가도 제1헬기장으로 가고 중간 약수터가 있기는 있다.
아침 햇살에 여기저기 핀 진달래의 색깔이 사뭇 유혹적이고 아름답다.
약수터에서 약수 한모금...그리고, 제1헬기장, 마당바위 오르는 갈림길에서 항상 등산객들을 유혹하는 간이막걸리 주점...이리로 오르면
만나는 변함없는 모습들이다.
- 우린 오른쪽 마당바위 가는 길을 버리고, 곧장 넘어가서 우리들이 많이 넘나들었던 암릉쪽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진달래가 더욱 많이 피어있고 꽃잎도 짙은 진분홍이었다.
계곡 건너자마자 있는 남근석 앞에서 쏘가리 효정은 이런 사진
찍어 올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몇 컷을 놓치지 않는다.
그렇게 암릉을 거치고 제2헬기장을 지나 연주암과 연주대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오늘은 작심하고 연주대를 넘어 가기로 한다.
보나마나 들어나마나, 요즘 금연도 하고 다이어트 중인 자이언트 용하의 입에서
쌍ㅅ이 절로 나올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예정된 코스를 또 변경하면 이 산대는 뭐~꼬?
- 통천문을 지나고 쇠줄을 잡고
올라 연주대에 닿으니 등산객들은 예상보다는 훨~적더라.
한참 후에야 올라온 용하의 입에서 바른 소리가 나올리는 없었지? 이건 사람 다니는
길이 아니라나 뭐라나....
들은척 만척 하며, 혹 강팔계가 너럭바위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먼저 간다는 구실로 최산고와
수금선생(진호)은 내 뺀지 오래다.
등산객 우굴거리는 연주암으로 내려서 가는니 차라리 통신대를 둘러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빙둘러
너럭바위에 도착하니 강팔계는 없고 택상이와 진호가 한참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수십번은 더 왔던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풍광을 감상한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어렵게 강팔계와 통화가 되어 파악한 즉, 이 넘 과천에서 올라 현재 연주대에 와 있다나? 아니, 과천에서
두꺼비바위 능선 타고 이 너럭바위를 함께 한두번 올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설명 하였건만 연주대에서 우릴 찾다니...
과연, 저팔계 다운
강팔계 효수의 귀요 발걸음이다.
그래서, 덕분에 이 넘 올때까지 나머지 산원들은 너긋하게 관악의 봄햇살을 더 즐길 수 있게 되었다.
- 관양동 수목지대로 가는 길목 국기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오른편으로 틀면 8봉능선이 시작된다. 국기봉으로해서 관양동으로는
몇번이나 가 보았지만, 막상 여기에 이르고 팔봉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몇번이나 마음은 있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잡히지 않았었다.
따라서,
오늘은 꼭 한번 팔봉을 넘어보기로 전부터 마음 먹고 있었다.
관악의 한가운데에 자라잡고 짧지만 험하고 힘찬 팔봉능선, 여기에 서면
관악산도 어디 큰 산에 들어선 듯한 코스, 나도 여길 넘었던 것이 아마 80년대 초 였을 것이다! 그렇게 관악산을 많이 왔다지만, 자이언트
용하, 보스 용덕, 큰제비 세윤, 쏘가리 효정, 강팔계 효수, 임지심 풍천군, 이상한 산장 상한, 등도 이 코스는 처음일꺼야?
-
여덟봉우리마다 험한 암릉을 넘어야 하지만, 지금은 모두 우회로가 있어 넘나드는데 훨씬 위험도와 난이도가 나아졌다.
그래도, 일부는 속으로
이 산대에게 하필 이런 코스로 택했고, 이 산행이 지리산 종주에 무씬 도움이 되나며 중얼웅얼했다는데, 이럴땐 들어도 못들은척 하는 게 상책이지?
암튼, 위에서 6번째 봉우리에 이르면 오른편으로 마치 신라시대 왕관모양의 바위가 보인다. 이름하여 왕관바위다. 그리고, 뒤돌아 보면
바위들이 층층히 이어져 공룡등뼈를 연상케 하는 바위지대가 있는데, 설악의 공룡능선 1275봉에서 본 나한봉 일대를 축소시킨 듯한 모습이다.
8봉능선에서 이 일대의 풍광이 제일 압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면서 쉬고 또 한번 경치를 감상하며 쉬엄쉬엄...어느덧 팔봉을
내려서고...무너미고개로 이어지는 소로길 주변엔 진달래가 화들짝 피어있어 우리를 반긴다.
아마도 관악산 일대에서 등산객 발길이 제일 뜸한
이 일대의 진달래는 진분홍 자태를 보일려고 경쟁이라도 하듯 오후 햇살에 더욱 짙다.
- 지난주 4산산행을 하고 어제 도봉.북한을
넘나들었던 와일드울프는 다시 삼성산을 넘어 독산동으로 빠지자고 농반진반 우기는데, 만약 그랬다간 자이언트에게 무슨 봉변을 당할려고 내가 거기에
부화뇌동하랴? 쏘가리 효정은 싫은 눈치가 아니고, 산장은 우쩨 우리 산우회에서 이런 중증환자들이 발생하게 되었는냐고 안타까와하며 놀려대고
....
오른편으로 오르면 무너미고개를 거쳐 서울대쪽으로 빠지고 왼편으로 가면 안양유원지로 빠진다. 난, 결단코 왼쪽으로 빠진다고 했다.
- 널널한 산길, 오른쪽 아래로 그래도 졸졸히 계류가 흐르고 등산객들은 계곡에서 쉬고 있는 무리들을 제외하곤 거의 없다.
내려서다가 한적한 곳에서 우리도 세수도 하고 탁족도 하면서 여유를 부린다. 관악산 일대에서 평소 하산길에 탁족 정도 할 수 있는 곳은 이
일대 뿐일러라!
예전엔 이길따라 가다가 서울대실습림을 관통하여 안양유원지로 빠졌었는데, 콘크리트 아스팔트길이 지루하고 길었었다. 요즘엔
관통길을 통제하고 대신 오른편으로 능선 4개을 넘는 5부능선 등산로가 개설되어 지루한 줄 모르고 산길도 아기자기하여 좋고, 오늘따라 군데군데
진달래도 활짝 피어 더욱 좋더라!
실습림 계곡 하류에는 조금만 댐을 쌓았는데, 관악산일대 산불에 대비하여 헬기로 소방용수 확보 차원에서
만든 듯 하다고 같이 나란히 걸으며 최산고와 나는 의견을 같이한다.
팔봉을 내려서서 이런 길을 따라 약 3.3km, 널널히 1시간
10여분이면 안양유원지의 윗쪽에 닿는다. 오늘 산행은 사실상 여기서 끝난다. ^Q^
<참석자>
이상한 최택상
오성학 이규도 강효수 김용하 김세윤
김진호 박용덕 박효정 임충빈 한성섭 (이상 12명)
(후담)
* 안양유원지
일대는 옛모습이 아니더라.
그 수많은 무허가 음식점들이 쌍글이 허물어졌고, 새로 도로 건설이 한창이며, 계곡일대도 석축을 새로 쌓았고,
무척 어수선 하였다.
문제는 도로가 새로 개설되고 주변에 무엇이 들어서는냐가 관건일 것이다. 자연친화적인 여건이 조성되어야
할터인데....
내려오는 도중, 그 와중에도 아직 헐리지 않은(아마도 차후 그대로 있을 것 같은) 한 음식점에서 뭘 들고 가시면 전철까지
교통편 제공한다기에 우린 그곳으로 들어섰다.
먼저, 시원한 맥주 한잔씩... 모두들 목구멍이 얼얼하다며 상쾌해 한다.
*
그리고, 화제는 단연 지리산 종주산행에 대해 의견들을 나누고 ...
말 나온김에 가기는 가야겠는데, 과정은 쉽지만은 않겠더라?
하루에 종주하여 내빼자는 넘(누군지 알지?), 1박만 하자는 친구, 2박하며 널널히 하자는 분,
가고는 싶지만 다리가 견뎌낼까
망설이며 눈치보는 녀석들...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찬찬히 생각해야 하지만, 아주 어려운 숙제를 내던진다.
* 그집에서
12명이 쐐주 7병도 못 딴 하산 뒷풀이라? 조금은 지친 것인가 바야흐로 본 모습으로 돌아들 가는 것인가? 더도 덜도 말고 산행 뒷풀이 오늘만
같아라!
여주인의 환상적(?)인 제안에 다음에도 여길 또 오자며 한바탕 웃고는 전철역으로 향했다.
그게 무엇인지 오늘 산행
불참자는 알려고 하지마! 쪌~화야, 궁굼하지? ㅎㅎㅎ!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참석하신 산원,산녀님께 감사드리면서...용봉산030323 산행기
언젠가 많이 올라본 듯한 정다운 산
아기자기한 암릉과 온갖 바위군상들
* 일 시 : 2003년 3월 23일(일)...갬
* 산행지:
용봉산(龍鳳山;381m)~수암산(秀岩山;275m)...충남 홍성~예산
* 구 분 : 번외산행(20회이하합동산행8차;21.23회주최)
* 코 스 : 용봉초등교(10:24출)~미륵암~바위능선~용봉산~촛대바위사거리~장군바위봉~
악귀봉(369m)~절고개~가루실고개~수암산~245봉~덕산온천관광호텔(14:34착)
-충남 홍성과 예산 평야지대 가운데 솟아 있는
용봉산과 수암산은 해발400m 미만의 산이나, 만만히 볼 산은 아니고 막상 올라보면 아주 높은 산에 오른 듯하고, 남(홍성)에서 북(예산)으로
뻗은 능선의 굴곡은 용이 승천하려고 잔뜩 웅크리고 있는 자태이고, 아기자기한 암릉과 온갖 바위군상들이 펼쳐져 한나절 산행코스로써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또한, 충절의 고장과 명사들이 많이 배출한 곳답게 홍성에는 한용운선사, 백야 김좌진장군, 최영장군, 사육신 성삼문 등의 생가가
있고, 9백의총도 있으며, 예산에는 매헌 윤봉길 생가가 있어 이 일대를 다 돌아 보기에는 하루가 부족할 것 같다. 그리고, 노동부차관에 승진됨을
축하하며 어제(22일) 같이 저녁을 하며 한잔했던 오랜 벗 박길상의 고향이 예산이지 않던가! '녀석 큰 넘이 될꺼야!' 생각하면서...
-산행들머리는 용봉초등교 앞에서 잡는다.
널다란 산길(콘크리트포장길)을 따라 쉬엄쉬엄 오르면 곧 미륵암이란 암자가 왼편으로
보이고, 그 바로 뒤에 미륵불이 고고히 서 있다. 관음의 세계에서 미륵의 세계로, 현세에서 미래로 오라는 듯... 은진미륵의 형상을 불현 듯
생각케 한다.
그러나, 나뿐 아니라 우리 일행들은 거의 모두 그곳을 바라만 보면서 스쳐 지나간다. 현세의 삶의 짐(배낭)들을 모두 지고서
간혹은 그 짐이 버거운 듯 지팡이(스틱)까지 쥐고서 종종 발걸음을 능선 오르막으로 옮긴다. 그래도 그걸 탓할 미륵불은 아니지?
-바위능선을 오르다 뒤돌아 보니 홍성 일대 평야에는 바야흐로 봄의 기운이 가득하다!
우리가 자주 오르던 서울의 관악산
어디엔가를 오르는 것 같은 친숙한 감마져 돈다.
좌우로 수목에는 물이 오를대로 올라 있고, 노오란 산수유는 만개하고 있고, 진달래는 금방
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은 자세다.
약간 북동쪽으로 틀던 능선길은 다시 북으로 ... 저 멀리 용봉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 온다.
용봉산 정상은 검은화강석 표지석을 세워 놓고 있더라. 그러나, 멀리서 보면 그렇지 않은데, 옛부터 여길 용봉산이라 이름 붙인 것은 그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을터인데, 막상 와 보면 용과 봉황이 한데 어우러져 군무를 펼치는 형상을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더라!
암튼 여기서
사방을 둘러보는 조망은 가히 나쁘지는 않은 것 만은 확실하더라.
-촛대바위사거리에서 길은 한번 뚝 떨어졌다가 다시 한번 솟구치고
장군바위봉을 지나면서
앞에서 자꾸 눈길을 잡는 곳이 있으니 악귀봉이다.
이름은 무시무시하지만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수석을 얹어
놓은 듯 근사하다. 또한 올라보면 정답기까지 하는 바위군상이 멋있더라.
곧장 넘어가는 길을 버리고 돌아서 정상 바로 아래 왼편 널찍한
바위터에서 우리 일행들은 점심과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
산녀님들이 가져온 김밥과 잡채 수삼무침 열무김치 등등 먹거리는
손색이 없었다. 서울을 출발할 때 버스에 23회에서 준비한 그 많은 쐐주를 서로가 하나쯤은 챙겨겠지 하고 왔는데,
그걸 가져온 넘이
하나도 없어라! 모두들 아쉬워 하며 입맛만 다시는데... 우리 일행에 붙은 김종문(26회)과 장병관(36회)은 젓가락만 들고 먹기가 미안한지,
후미 주재오(36회)가 튀김닭과 쐐주가 있으니 기다리라고 용기(?)를 불어 넣는다. 일행들은 그걸 목빠지게 기다리는데...시간은 흘러가고
이것저것 먹을 것은 거의 다 먹어 버렸고... 그 덩치 큰 녀석은 통 보이질 않는다. 배달사고가 난 것이 분명하다!
이리하여, 22회
산우회 역사에 길이 남을 무음주 산행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다! ㅎㅎㅎ, ㅋㅋㅋ!
그 와중에 저팔계(강효수)의 명언 한 마디에 우린
모두 까르륵 웃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녀석 왈 " 풍천군(임충빈)의 머리를 보며 걱정도 안했는데, 머리의 사막화가 이리 급속도로
확대될 줄을 난 예전에 미쳐 몰랐다! "라며 모자를 눌러 쓴다.
-악귀봉을 내려서면 널널한 산길이다. 가는 도중 한 쉼터에서
이의성(29회)를 비롯한 주재오등이 그 문제의 튀김닭과 쐐주를 맛있게 먹고는 징그럽게 맞이한다. 쐐주는 그야말로 한방울 남았을까 말까 였다.
주범은 역시 의성이 녀석이었더라! 악귀봉 정상 부근에서 암릉 우회길을 버리고 곧장 넘어갔으니 우릴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 한번 쏘아 붙이고는 발길을 재촉하였다.
절고개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용봉사로 빠지는 길이다.
고려시대부터 큰
절이었다는 용봉사는 지금은 대웅전과 요사채 몇채만 있고, 마애석불만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 준다는데, 우린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오르다
뒤돌아 보니, 용봉사계곡 건너편 병풍바위가 일품이고 지나온 봉우리들의 산세가 좋더라! 꼭 관악산 8봉과 5봉의 좋은 곳만 이리저리 토막내어 얹어
놓은 듯 처음와 보는 곳이 아니듯한 정이 와 붙는 경관이다.
-가루실고개에서 수암산 오르는 능선은 그저그런 산길이며 완만하다.
중간 팔각정이 있어 휴식도 취하면서 널널히 오르니 저만치 북쪽으로 수암산 정상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름 그대로 바위 자태가
근사하다. 저길 넘으면 오늘 산행의 봉우리는 거의 다 지난다.
그러나, 수암산 정상 일대에 발길을 멈추고 둘러보니 동서 산등성이가 온통
숯검댕이다!
1997년 산불로 이 일대 아름다리 수목은 거의 다 타버렸다. 그래도 그 틈 바구니에서 새로 솟아나는 생명의 경이로움이여!
어린 소나무는 한창 물이 올랐고 진달래는 막 터질 듯이 안절부절이다.
260봉 팔각정 일대가 산불의 상흔이 제일 심한 것 같았다.
산불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난 능선길은 화상을 입은 곳에 길~게 상채기가 난 듯 더욱 뚜렸하다. 마음이 씨렸다.
-산불의
상채기들을 벗어나 245봉까지는 쉬엄쉬엄 널널한 능선길이다.
여기서 왼편으로 틀어지는 산길은 급경사 내리막이 한군데 기다리고 있더라.
하기사, 이런 하산 급경사 내리막을 어디 한두군데 다녀 보았던가?
산행의 끄트머리가 어디 만만한데가 있던가? 인생사 말년과 무엇이
다르랴!
급경사 지대를 내려서면 왼편(서쪽) 산자락으로 새로 도로가 건설 중이고, 절개지를 내려서서 도로밑으로 난 토끼굴을 빠져 나오면
오늘 산행은 사실상 여기서 끝난다.
개천을 건너 올라서면 정면으로 저만치 벽돌색의 건물이 코앞이다. 덕산온천관광호텔이다.
하산 후 여기서 온천욕을 하기로 되어 있는 장소다.
춘색(春色)은 점점 짙어져 오고 있더라!^Q^
<참석자>
*22회참석자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박효정부부 이상한 이규도 강효수 이규장 임충빈
장창학(12명)
*초청된 선배님 포함 총 93명 참석함.
(후담)
*온천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큰형님께서
쓰러졌다는 급한 연락을 받다.
수덕사 바로 근처 뒷풀이 장소 "그때 그집"에서의 산채정식을 탐할 처지가 아니더라.
오총의 양해를
받고는 택시로 날았다...삽교역의 열차를 잡기 위하여 택시기사는 평생의 운전 실력을 발휘하였고 덕분에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서울역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 동안 ... 1964년 그 분(모친은 아주 어릴 적에 별세하셨고, 부친마져 71년도에 작고하셨으니 나에겐 아버님같은
존재다.)의 손에 이끌려 서울로 상경하여 대학까지 나와 오늘의 내가 있기 까지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온갖 가상 시나리오가 내 머리를
짓누루고 있었다.
등산복차림으로 병원을 들어서며 고비 넘겼다는 정보 ... 누워 계신 모습, 어언 71세라, 세월이여 세월이여! ...
나도 모르게 되뇌인다! " 아, 용봉산 산신령이시여 고맙소이다! "
<뒷 얘기지만, 이날 산행한 산원, 산녀님 덕택에 그분도 조마간
퇴원할 수가 있다고 하더이다.>
*세월을 이길 수는 없어도 견딜 수는 있어야 한다!
그래, 부와 명예가 다
무엇이더냐? 집착과 탐욕은 참으로 끈질긴 것이지?
건강하게 살다가 이 세상 훌~훌 떠날 수 있다면 그것도 한판 복된 삶인데...
지금 나이에 삶에 더 집착도 해야겠고, 산도 열심히 찾아야 하는데, 모두 가지는 것은 탐욕일까? 얼마나 많은 산행 발걸음 뒤에나 해답을
찾을 수나 있을까?
그래서 인생은 어렵고 삶은 복잡하다고 했던가? 난, 모르겠다! 영재선생, 좀 알켜 줘~요!
와일드울프 오총,
저팔계 효수, 쏘가리 효정, 산지기 풍천군, 얌색시 철원, 쨩~가 창학, 영재도사 규장, 이상한 산장님, 이 e.Q 없으니 뒷풀이
심심했다면서...ㅎㅎㅎ!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봄비 내리는 여성봉으로 발길을 돌리면서...제72차정기산행 단상
여성봉030316
촉촉히 내리는 봄비 속의 여성봉
아쉬움을
안고 발길을 되돌리다
* 일 시 : 2003년 3월 16일(일) ... 비, 봄비!
* 산행지: 도봉산 여성봉
*
구 분 : 제72차정기산행
* 코 스 : 송추계곡입구~여성봉~회귀~송추계곡
가르~륵 또르~륵 따~악 딱 ....
언제부터인가 연인을 떠나보낸 손에
우산을 들고
난 봄비 내리는 소리가 좋더라!
.................................................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 봄비에 결국
상장봉 암릉 코스를 저멀리 하고,
여성봉으로 발길을 돌린다.
진창으로 변한 초입 논두렁 길에도
낙엽이 소소히
깔려있는 널다란 산길에도
능선 오르는 나뭇가지마다에도
봄비는 소록소록 소리없이 내리더니 ...
이윽고,
베낭카버에도
비옷에도 모자에도
가르~륵 또르~륵 따~악 딱 ...
봄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수목마다 물이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촉촉히 내리는 봄비는 여성봉 주변을 휘감아 돌며 내리는데,
저멀리 사패산과 상장봉 능선은 비구름에 수줍음을 타고,
바로 건너 오봉은 허연 눈을 아직도 드문드문 이고 있어
겨울의 잔영(殘影)과 봄비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더라!
그래, 봄은
이렇게 오고야 마는구나!
오~솔 오~솔 한기마져 감도는 여성봉 주변 나무아래에서
위스키 한모금에 몸과 마음을 달래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되돌린다.
송추계곡 한 음식점 바깥으로 번져나오는 웃음소리들...
까~르륵, ㅎㅎㅎ, 씨~끌
씨~끌, ......
밖에는 아직도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
가르~륵 또르~륵 따~악 딱 ...
언제부터인가 연인을 떠나보낸 손에
베낭을 짊어지고
난 봄비 내리는 소리가
좋더라! ^Q^030316
<참석자>
이상한 박흥덕 김시영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장창학부부 박효정부부
이규도 김용하 박용덕 강효수 한성섭 임충빈 김진성 손정수 이문식
이종현(이상 21명)
(후담)
봄이 오는
길목 ...
봄비 내리는 소리와 우리들의 웃음소리 ...
여기에 박인수의 '봄비'가 곁들이면 더욱 좋을 것이고 ...
아쉬운 산행 발걸음은
앞날에 더 기대되는 산행 발걸음을 위한 것일러라!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오대산비로봉0308
새벽공기를 가르며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안의 4명의 사나이!
중회, 일파, 청호(그는 기독교인임), 그리고 나, 화일
e.Q ...
분위기도 불교적 내~음이 풍기는 녀석들이 산 전체가 거대한 불교 도량터같은 오대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눈발이
오락가락하고 간간히 햇빛도 내비치는 하늘을 걱정하면서 도착한 오대산 입구 인적은 드문드문 ...
체인 걸고서도 엉금엉금 기며 설경 속으로
...월정사 입구부터 상원사주차장까지 13km 환상적인 설화터널 속으로...
중원사, 적멸보궁로 오르는 수목마다, 특히 전나무에
핀 눈꽃은 경칩이 지난 3월에 4명의 사내에게 준 자연의 선물은 너무 과분하였다.
정상 500m 남겨두고 아이젠도 잘 먹지않은 급경사
오르막 눈길은 무척이나 힘이 들었고, 그리고 마침내 정상....
중회의 사진 설명처럼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회귀
하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1미터가량 눈을 다지면서 자리잡아, 도시락과 김밥, 컵라면으로 점심...보드카와 매실주로 추위를 달래고...
눈속에서 먹이를 찾지 못하고 헤매던 산새들이 주변에 모여들고, 밥알과 김밥을 놓아주니 전혀 겁내지 않고 허겁지겁 먹더라!
하얀
눈속 산속에서 사람과 산새가 함께 먹이를 먹고 있는 그림을 상상해 보라! 이것이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고 무엇이랴!
급경사 내리막
눈길을 엉덩이 썰매를 타~고 ... 500여m를 단 몇분만에 내려서는 스~릴, 5학년이 지난 나이들에 어디에서 남사서러워 할~까? 안해 본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
적멸보궁의 깨끗한 단청과 고드름과 설화의 아름다운 풍광...
눈속에 푹 파묻힌 중원사의 주변
설경,
산사 앞마당에 수북히 쌓인 눈처럼 포근하면서도 시리도록 고느적한 상원사 , 그 주변 수묵화같은 눈덮힌 산세들...
문수전
법당안에서 예를 갖추지 않고 바같에 서 있기만 하여도 옷깃을 고쳐맨다!
오대산 국립공원을 빠져나와, 비로소 차에 걸맞는 속도로
주문진 방향으로 ....
어둠이 몰려오고 하얀 파도가 밀려오는 남애항 백사장...
일파따라 청호와 나도 녀석이 몇년전 비오는
청사포에서 한 것처럼 x~를 갈기며 파도와 감히 맞선다.
'처녀횟집'에서 싱싱한 횟거리에 쐐~주 한잔, 두잔...
남애항에서 조금
북쪽, 한 카페...경관이 죽여~준다!
차장 발아래로 어둠을 뚫고 달려드는 파도와 그를 거부하는 바위들...필연적으로 일어나는 하얀
포말과 우렁찬 굉음들...
카페 이름마냥, '하늘과 바다 사이에' 자연이 뿜어내는 그림과 소리일러라!
이렇게 네녀석의
짧은(?) 산행 여행은 이런 이바구 추억을 간직하고 막을 내렸다나 ....ㅎㅎㅎ! ^Q^
<사족>
중회;김시영,
일파;김용수, 청호;김향태' 화일;나, e.Q 이규도
신선봉에서 신선을 만나지는 못하고 용담폭포, 선녀탕, 백악의 바위군상들 금수산 서남쪽 숨겨둔 비경을 찾아서
* 일 시 : 2003년 3월 2일(일)
... 갬, 기온 영상
* 산행지: 금수산(錦繡山;1016m) ... 충북 제천 상천리, 충북 단양 적성면
* 구 분 :
개인(답사겸)산행
* 코 스 : 상천리 백운동(08:38출)~용담폭포. 선녀탕~암릉지대~망덕봉(11:18착...11:35출) ~얼음골갈림길~살개바위(지성터)안부(12:25착)...정상...안부(점심.휴식 13:35출)
~절터(옹달샘)~남근석공원~상학주차장(14:45착)
<1부> 틀어지는 일정, 신선봉이나 간단히 오르자고 했는데...
- 3월1일(토) 새벽에 집을 나서니 봄비(?)가 주절주절 내리고 있었다.
중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에서 일행들과 합류하여
내려갈 때까지 비는 계속 흩뿌린다.
당초 계획은 오늘 제천 상천리 백운동으로 가서 금수산을 올랐다가 충주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문경세재에 있는 신선봉(967m)을 등산하였다가 일찍 상경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날씨도 이렇고 이천에서 호법까지 차량은 더디게
움직이니, 영동고속도로는 뻔할 것이고 예상은 처음부터 도로에서 차질을 빗고 있었다.
고심 끝에 일정을 거꾸로 잡기로 하고, 일죽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38번 국도로해서 조령산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정오가 지나고 있었다.
- 신선봉 오르는 산길은 초입부터
아직도 눈이 그득하고 새벽에 내린 눈으로 주변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예사롭지 않아, 지루한 차속에서의 갑갑함을 한꺼번에 날려 보낸다.
신선봉으로 오르는 중간 넓은 너덜지대마저 눈으로 덮혀 온화하게 발걸음을 감싸안고, 오후가 되니 눈꽃이 머리위로 떨어지고 그 차거움은
목덜미를 타고 등줄기까지 내려온다.
그러나, 눈.비는 그쳤으나 사방이 온통 깨스(구름안개)다. 우리 일행을 몇십미터에서 알아볼 정도로
심하다. 김진호와 동생 진산씨, 그 친구 2명, 그리고 나 ... 이 산중에 우리 5명이외엔 사람 그림자를 찾기 힘들다(조금 더 오르다 신선봉
갔다가 도로 내려오는 한무리들을 만나긴 했어도). 하얀 눈속으로 자욱한 깨스 속으로 오르는 우리는 신선을 만나려고 신선봉을 오르나, 신선이
되려고 오르나?
- 신선봉에 도착하니 신선은 없고 다른 등산객 4명이 있었다. 정상 바로 옆 산불감시초소 안에서 라면을 끓이며
점심식사 중이었다. 산행하기 전 내가 먼저 찜~했던 곳인데 이것도 예상과 빗나갔다. 정상 바로 아래 소나무 밑 바위터에서 우리도 통조림을 끓이고
라면과 김밥으로 배를 달래면서, 소나무에서 설화가 녹아 떨어지는 물방울을 머리로 헤딩할 수 밖에 ...
이곳에서 월악산, 소백산, 조령산
일대 문경세재의 풍광을 보면 일품인데, 오늘은 깨스 때문에 모든 것이 글렇고, 이런 날씨에 금수산(모두 초행이다)을 오르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
다행이라며 위로아닌 위로를 주고 받으며, 쐐주는 또 한순배 돌고 ...
- 초소에서 점심을 먹던 등산객들도 마역봉으로 가 버리고
정상에는 우리만 남았다.
주섬주섬 우리도 짐을 챙기고 발걸음을 옮긴다. 그럭저럭 오후 3시가 되었고, 사방은 저녁무렵처럼 어둑어둑하다.
2001년 3월 11일 동기회 정기산행(날씨가 기가 막혔다)도 했고, 백두대간종주 시 마역봉 일대도 지나간 경험이 있어 길은 잘 알고
있지만, 슬금슬금 걱정도 되더라. 능선에는 눈이 많고 밧줄지대도 많아 산행속도가 더디다. 눈과 가스 때문에 밧줄지대를 돌아가는 우회길을 도무지
분간 못하니 계속 능선으로만 갈 수 밖에 ...
뒤따르는 일행들도 머릿속에는 걱정이 많았으리라! 사방은 점점 어두워오고, 아까 먼저간
등산객의 발자국은 중간 오른쪽 비탈길로 탈출했던 것 같다.
1시간이 넘게 걸려 마역봉(일명 마패봉; 940m)에 도착했다. 여기도 사방이
운무로 가득하고 그냥 구름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 조령제3관문까지는 급경사 내리막이 한군데 있으나,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시간도 40여분이면 널널하고 ...
- 마패봉 내역과 백두대간종주 시 에피소드 등을 설명하면서 일행들에게 안심시키니, 그제서야
모두들 비로소 입가에 미소도 번지고, 여유롭게 커피까지 타 마시면서 조마조마했던 마음들을 달랜다.
조령제3관문에 도착하니 일행들은 더욱
씩씩하고, 고사리 주차장까지 힘차게 발을 내디딘다.
수안보에서 온천, 충주시내 '신라정'(요정이 아님, 다음에 가 보면 안다)에서 맛있는
저녁식사, 호텔후랜드리에서 여장 풀고 ... 이렇게 하루 일정을 마쳤다.
<참고>
*고사리주차장(12:15출)~신선봉(13:50착...점심등 14:50출)~마역봉(16:00착)~조령3관문(16:48착)
*코스 및
경관등 상세 설명은 2001년 3월 11일자 졸필 '신선봉산행기' 참조 바람!
<2부> 금수산 서남쪽 숨겨둔 비경지대를 찾아서 ...
- 다음날(3월2일) 새벽 6시에 호텔을 빠져 나와 충주 시내에서 해장국으로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는 충북 제천시
상천리 백운동으로 향했다.
36번 국도의 새벽 공기를 가르며 부지런히 백운동에 도착했어도 벌써 아침 8시가 넘었다.
다행히 하늘은
개이기 시작했고 어제같은 악조건은 면할 것 같은데, 문제는 눈이 쌓여 있는가의 여부다. 최악의 경우 용담폭포 일대만 산행하고 후퇴할 것을 머리에
재삼 각인시킨다.
백운동(상천버스정류장) 앞에는 금수산 훨씬 남쪽에 위치한 가은산(575m; 산행4시간미만) 등산로 안내판은 큼직하게
개념도를 그려 놓고 있는데, 금수산 안내판은 저 곁에 조그맣게 조그만 글씨로만 매달아 놓고 있더라.
가은산 등산객이 주로 찾아 오는
곳이고 여기로해서 금수산으로 오르는 등산객은 그만큼 드물다는 이야기일러라!
- 퇴계 이황 선생이 이 지방에 부임하여 산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릅답다고 하여 '錦繡山'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원래는 백악(百岳?)산이라 하였다 한다.
그건 그렇고, 진호에게 이
산으로 가자고 하니(그의 계획은 선운산, 변산이었다) 선뜻 나선 내역이 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지금은 입적하신
동호(東湖)스님께서 진호에게 '수금'이라 불렀는데, 이 산 이름이 금수산이니 거꾸로 부르면 수금산이라 ... "뭐, 그럼 내 산이네 ..."
하면서 좋아라 하더라!
- 백운동 마을은 고요하기만 하였다. 마을 농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정면에 절이 있고, 여기서 오른편
농로를 따라 계속 오른다. 간간히 표지기도 보인다.
마을 한 어른께 산행코스 예비강의도 5분가량 듣고는 본격적인 산행에 접어든다.
북쪽으로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세가 예사롭지 않고, 초행길에 벌써 머리가 곤두선다.
저멀리 망덕봉은 구름 속으로 숨어
있으나, 다행히 남쪽으로 흘러내린 산줄기에는 눈이 다 녹아 있는 듯 했다.
진호 동생 진산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산행을 포기하기로
하고, 대신 주변 청풍문화재단지등을 구경하며 도로 이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 널다란 농로가 끝나고 왼편에 폐가 한채가
보이는데, 그 앞에 있는 나무에 표지기가 여러개가 나붓긴다. 곧장가지 말고 왼편으로 틀어라는 뜻인듯...곧장가면 지도상에 나와있는 금수산 정상
남쪽 암릉 끝자락 '폐광터'로 해서 적성면 상리로 빠지는 산길일 것같다.
폐가 앞을 지나니 기분이 묘하고 을씨년스럽다.
그러나,
그 앞을 지나자 마자 계곡물 소리가 졸졸 들린다. 얼음이 다 녹았다는 것이고, 봄이 오고 있다는 소리일러라! 오르는 길에 잔설은 없을 것 같은
예감이 온다.
- 깨끗한 계류 물소리 들으며 조금 더 오르니 오른편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웅장하다. 용담폭포다!
금수산
남서쪽 자락에 숨겨둔 비경지대로 들어서는 순간이다. 최근에는 주변 도로 사정이 좋아져 여기로 오르는 등산객들도 많이 늘어났다지만, 아직은 때
묻지 않은 바위와 계류이다.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여유를 부려본다. 이렇게 폭포 가까이 다가가 본 적이 근래에 거의 없었다.
이름있는 산의 이름있는 폭포 주변에는 멀찍히 안전책을 대부분 설치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폭포를 오른쪽으로 굽어보면서 오르는 산길은
초장부터 보조밧줄이 걸려있다. 잔뜩 긴장을 하면서 바위지대를 계속 오른다. 팔다리 품께나 팔면서 조금 더 올라, 비스듬히 조심조심 오른편으로
틀어 올라보니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멋진 곳이 나타난다.
용담폭포 위에 있는 선녀탕을 바로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오른쪽으로
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나, 우린 여기서 경치만 감상하기로 하였다.
건너편(동쪽) 사면에는 아직도 눈이 그득한데, 이 남쪽 사면에는
눈이 다 녹아 있다.
저멀리 충주호가 시야에 들어오고 백운동 마을이 그림같이 아기자기하게 아직도 고요한 듯 했다.
풍광이 아주
멋들어진 곳이다. 한참이나 구경하며 목도 축이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 나같은 숏다리를 괴롭히며 연이어 나타나는 보조밧줄
걸린 바위지대, 급기야 한곳은 밧줄을 잡고 오른쪽 나무 두 개에 발을 걸쳐 곡예하듯 낑낑대며 올라야 하는 곳도 있더라!
그렇지만, 그런
곳을 지나면 발아래 펼처지는 풍광은 가히 일품이라! 이 맛에 이런 지대를 등산하는 가 보다!
망덕봉 서쪽으로 둥글게 흘러내린 암릉지대
독수리바위등 바위군상을 바라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르다 몇번이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래도 힘들게 오르는 곳마다 애매한 곳은
군데군데 표지기를 꼬~옥 꼭 매달아 두는 곳을 잊지 않았다. 여차하면 도로 되돌아 탈출해야 하니까.
- 당초에는 망덕봉을 올라
능선따라 동쪽으로 가서 살개바위안부에서 남쪽으로 15분 정상에 올라, 계속 정상에서 남쪽 능선(암릉)을 타고서 중간쯤 서피고개에서 상학으로
빠지던가, 아니면 정상에서 용담폭포쪽으로 되돌아 올려고 했었다.
그런데, 망덕봉 가까이 오니 눈이 제법 쌓여 있고, 동쪽 저편 정상에서
남으로 뻗은 능선에는 눈이 더 허옇고, 용담폭포쪽으로 내려가는 것은 막상 올라와 보니 도로 내려간다는 것은 끔찍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망덕봉 오르는 암릉지대를 거의 다 올라온 지점에서 휴식과 간식을 들면서 코스를 변경키로 결정하고는, 진산씨에게 정상에 갔다가 안부로 되돌아 와
상학으로 하산(안부에서 1시간여)하니, 그 곳에서 기다리라고 연락을 취하고는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 망덕봉(926m)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해발880m 지점에 이정표가 반긴다.
정상까지 3.3km, 망덕봉 150m... 왜, 이곳에 이정표를 세웠을까?
망덕봉 꼭대기는 별볼일 없는 봉우리일 것이라는 느낌이 번개같이 스친다.
그냥 내빼자는 제안에 진호는 기어코 가야겠다며 횡~하니
앞을 선다. 고집하고는...
150m 거리에 표고차가 46m라? 오르막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아니나 다를까, 눈길엔 짐승 발자국만
있고, 눈도 녹아들며 퍼석이고(이때까지 아이젠을 끼지 않았다), 경사도 만만찮은 길이다.
힘들게 올라온 망덕봉 ... 예상대로 두리뭉실한
봉우리에 눈만 그득하고 무수한 표지기만 바람에 팔랑거린다. 이왕지사 스펫츠등으로 무장하고 쵸코릿등을 먹으면서 원기를 돋구기로 하였다. 간밤에
잠을 설쳤다는 한친구는 벌써 지친 기세가 역력하다.
- 여기서 부터는 널널한 능선길이다. 그런데, 망덕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어렴풋이 난 능선길을 내디디니 발목까지 눈속으로 푹 빠진다. 급경사 내리막도 있고 하니 진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880지점으로 내려서 돌아
가겠다며 지친 친구와 같이 돌아 선다.
나와 다른 친구는 럿쎌하면서 가는데, 조금 가다가 파들짝하는 소리에 놀라 올려보니 꿩이 낮잠을
자다가 놀라 날아간다. 괜히 새가 사람 놀라게 하네...실은 방해한 넘이 누군데?
한 곳 내리막에서는 우리 두사람은 아예 엉덩이 썰매를
타고 신나게 내려선다. 신난다!
발자국이 선명한 능선을 다시 만나 서쪽으로 불러보니 진호의 대답이 메아리친다.
우리가 훨씬 빨리
왔다.
- 능선에는 눈이 그득하다. 곳곳에 발목까지 빠지는 곳도 있지만, 아이젠이 없어도 어려움은 없다. 어제 난 발자국인듯
선명하게 각인된 눈길을 어렵지 않게 널널히 걸을 수 있었다.
그렇게 10여분 가면 또 이정표가 나오는데, 망덕봉 0.5km 정상
1km이라 표기되어 있다.
880지점의 이정표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른쪽(남쪽)으로는 계곡쪽으로 용담폭포로 가는 또 다른
길이며, 왼쪽(북쪽)은 얼음골로 가는 길이다.
얼음골로 가면 능강계곡을 타고 능강리로 빠지는데, 근거리에 청풍문화재단지가 있어 이들을
한데 묶어 산행하는 산악회가 최근 많아졌다고 하며 주로 봄과 가을에 이곳이 좋다고 하더라.
- 지도상의 표시와 이정표는 참고로 할
뿐이더라!
지도에는 망덕봉에서 안부(살개바위)까지 30여분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아무리 눈이 쌓여 있다지만, 글쎄 실제 걸어 보시구려.
택~도 없는 소리 .... 실지로 걸어 보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니까?
안부에 도착하니 상학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이 많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봉우리 두 개째 15여분 걸린다.
눈이 그득하고 나뭇가지에서 핀 상고대가 녹아 우두둑 떨어지는 소리, 오고가는 등산객의 소리등으로 주변이
갑자기 소란스럽다.
한봉우리를 지나자 마자 조금 지친 진호와 두친구는 얼어붙은 정상과 철책과 철계단을 보면서 안가겠다고 한다.
안부에서 올라서서 보아둔 소나무 바위터에서 점심도 할겸 기다리겠다고 한다.
혼자 사진도 찍을 겸 정상 가까이 가니, 정상에는
등산객이 많고 일부는 안방 차지하듯 좌판을 펼친 무리도 있었다.
정상에서 곧장 남쪽 능선을 타고 하산하지 않을 바엔, 나도 거기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 눈덮힌 금수산 정상 사진만 찍고 황급히 돌아섰다.
하기사, 금수산은 진달래 피고 단풍이 들 때 그 이름값을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 새벽의 해장국집에서 싸온 밥과 어젯밤 신라정의 김치(죽여준다)에 컵라면과 김, 명란으로 꿀맛같이
먹는다. 조금만 주석병에 담아온 발렌타인으로 정상주도 곁들이고, 느긋하게 즐긴다! 풍광은 또 어떻고...!
남서쪽 저멀리 충주호에
유람선이 떠 있고, 그너머 구름사이로 월악산 줄기들이 희미하게 손짓하며, 서쪽으로 망덕봉에서 걸어온 능선길따라 하얀 천을 깔아 놓은 듯 설능
자욱이 뚜렷하다. 풍광이 끝~내 줘요!
- 상학으로 내려서는 길이 초장부터 급경사이고 눈이 아직도 많다. 그런데, 이길을
올라오면서 아이젠도 없이 청바지에 아무렇게나 입고 올라오는 등산객이 부지기수다.
상학에서 정상까지 1시간반이면 충분하다는 안일한 계산에서
그런 것 같았다.
산을 두려워 하고 겸손할 줄 알아야 할 터인데...각 계절 각 산마다에 맞는 알맞는 장비를 갖추는 것은 산에 대한 예의
자세일진데...
절터가 있던 옹달샘(밑에서 두 번째) 주변의 잣나무 단지가 멋이 있다.
곳곳에 걸려 있는 금수산 예찬 시팻말도
이채롭다(상학에 예술인단지가 조성이 되어 있다. 아직은 터만 닦아 놓았다).
내려 올수록 눈은 녹아 진창길이다. 여긴 황토지대라 물도 잘
빠지지 않은 곳이다. 신발과 스펫츠는 엉망진창인 것은 물문가지이고....
그렇게 어슬렁어슬렁 내려오니 무엇보다 우리를 반기는 곳은
남근석공원이더라(상학에서 10여분 거리)!
- 금수산 어딘가(정상에서 남쪽 암릉지대에 있다고 알고 있는데?)에 아주 멋진 남근석
바위가 있다.
일전에 어느 식당(서울 강남 뱅뱅사거리에 있는 서초순대국집)에서 그 사진을 보고 주인에게 물었더니 금수산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매우 으씨대었다. 그래서, 이 몸도 거길 한번은 가서 폼나게 사진 한 장 찍어야겠다고 오래전부터 벼루어 왔는데, 남쪽 능선을 포기한
오늘은 글러버렸다.
상리마을은 옛부터 음기가 아주 강한 곳이라 남정네들이 그 남근석 바위와 크기와 모양을 거의 같게 돌로 다듬어 이곳에
세워 놓고 자기들의 자존심을 지켜왔다는데, 조선조 후기에 다 파손되어 없었던 것을 다시 이곳에 화강석으로 만들어 세워놓고 오고가는 등산객의
쉼터로 조성해 놓고 있더라!
여인네 거시기 같은 모양의 돌(인공으로 가공)로 입구(문)를 삼고, 가운데 높이 약2.5m 상징
남근석(남근석바위와 모양과 크기가 거의 같다고 함)이 우뚝하고, 사방에는 4개의 작은 남근석을 세워 두었고, 그 중 한 개의 한가운데에서는 오줌
싸듯(?) 지하수가 퐁~퐁 솟아 오르게 재미있게 꾸며 놓았다.
하산길 전에 필름을 다 소진하여 한컷 못 찍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
- 우리 일행이 여길 그냥 지나칠 수가 있으랴? 특히, 김진호가...?
퐁~퐁 솟는 물에 입을 갖다대고 갈증을 적시고
... 그 물을 지나가는 여등산객은 과연 입을 대고 마실까? 마시면 어떤 상상을 할까?
뭇사내들은 또 무슨 생각을 하면서 희희거리며 입을
대고 마실까? 쪌~화가 여길 오면 어떤 각색을 하며 이야기꺼리를 만들어 낼까?
끝도 모를 이야기들과 상상들을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하여간, 인간 남녀의 음양의 조화로운 그 무궁무진한 이야기꺼리여, 인간이 존재하는 한 끝이 없어라!
그래, 그
이야기꺼리가 영화이고 노래요, 문학이며, 미술이고 음악...이지 않던가!
-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니 두친구는 힘든 산행의
피로도 다 날아 갔는 듯,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고, 거기서 10여분 내려서면 상학이다.
우리들의 웃음소리는 여기까지 계속되었는데,
진신씨는 그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루한 듯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금수산 서남쪽 숨겨둔 비경을 보는 발걸음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언젠가 한번은 더 올만한 곳이더라! ^Q^
<산행동행자>
이규도, 김진호, 진호 아우 진산씨,
그 친구2명
(후담)
* 과게이재 아리랑고개를 넘어 북단양에서 제천으로 빠져, 38번 국도따라 시원한
상경길...영동고속도로는 엄청 막혔으리라, ㅎㅎㅎ!
* 앙성탄산수온천에서 목욕하고 두부집에서 삼십세주에다 저녁 ....
이틀에 두
개산 산행에 조금은 피곤한데, 서울에는 촉촉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틀전 새벽에 집을 나설 때처럼...이 겨울은 이렇게 완전히 가는가 보다!
* 언 넘은 이틀에 두 개 산이나 다니는 e.Q의 팔자가 개팔자라고 여길지 모르나, 간혹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슴은 씨꺼멓고 머리는 터질
것 같은 요즘 e.Q심정을 그 누가 알랴?
살아 남아야 하니까.....^Q^
-정리자- e.Q 이규도
백설(白雪)을 그득 이고 있는
백운산능선
눈길을 따라 마음을 헤치며 겨울을 보내다
* 일 시 : 2003년 2월 23일(일) ... 흐림
* 산행지:
백운산(904.4m) ... 경기 포천 이동면
* 구 분 : 번외산행(20회이하합동산행7차 합류;24회주관)
* 코 스 :
광덕고개(10:18출)~860안부~정상(12:55착...13:35출)~서쪽능선
~백운계곡~흥룡사(14:58착)
- 광덕고개로 가는 도중 운악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압구정동에서 출발할 때부터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새벽까지 서울엔 비가 내렸었지.
47번국도변은 비에 젖어 있으나, 운악산 줄기들을 바라보니 눈이 허옇다.
아마 백운산 능선은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으리라! 오늘 산행이 만만치는 않을 것 같은 예감이다.
새벽 날씨 탓인지, 오늘 산행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불참한다는 통보전화가 새벽부터 물경 7통이라며 산총 오성학은 씩씩거리며 투덜투덜거린다. 총산총의 체면(?)이 말이 아니지?
' 그래,
느그들이 맡아 산우회 운영해 보라고~요? 그럼, 오산총의 마음 10분지 1이나 알랴? '
그러나, 뜻밖의 인물들이 나타나 이 겨울 산행에
나서겠다고 나왔다.
한편으론 반갑고, 한편으론 걱정...? 박변(박희수 변호사)과 비로자나불(이규장;영제철학원장...우리 사랑방에서는
그를 이렇게 부른다)과 따님이라...
- 그런데, 이분들 보소?
박변의 베낭은 옛날 소풍갈 때의 니쿠사쿠 수준이고, 신발,
아이젠, 스펫츠는 10년 가까이 된 듯한 골동품(?)급이나, 갖출 것은 다 갖추었다고 하나, 산장과 이 산대의 말에 겁(?)은 났는지 오산총의
스틱을 만지작만지작하다가 재빨리 빼앗아 확보한다.
비로자나불 부녀를 보니 한숨이 휴~ 나온다.
영제(이넘의 아호다) 선생의 신발은
뒷산에 오를 때나 신어라 하며 이상한 산장이 이상하게 비꼬며 한방 먹이고, 그 따님은 더 과간이라!
두꺼운 츄리닝 상하에 신발은 운동화,
장갑은 면장갑이라? 나무관세음보~살..?
이넘, 귀여운 제 딸을 사랑하는거야 아예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거야? 할 수 없지!
난,
스펫츠 없이 눈길을 헤치기로 하고 여분 장갑도 건네 주고, 여차하면 방한복까지 벗어주어야지 뭐...?
그래도, 비로자나불 이 도사(?)
태연만만 유유자적이다. 어떻게 요만한 산 못 오르랴?
도사급(?)이 산을 대하는 태도가 이럴진데, 하물며 중생급인 일반인이야
오죽하랴?
' 흠, 이 넘 그래 고생 한번 해 보아라! 오늘은 베테랑 선배님과 후배들도 있으니, 비상시엔 응급조치가 가능하니 어떻게
될꺼야! ' 속으로만 꿍~해본다.
- 그런 이런 잡념들을 안고서 광덕고개에 도착했다.
이 기점에서 북으로 광덕산, 남으로
백운산~도마치봉~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줄기의 장대한 풍광의 설명은 오늘 그냥 지나간다.
제일 후미에 김기창(32회)은 어린 공주님을
완전무장 시키느라 꾸물대고, 36회 후배들이 같이 있고 무전기도 휴대했으니 길도 외길이니 염려는 없겠지만, 나도 후미로 빠져 산행키로
했다.
- 매표소 철계단을 오르자마자 사방이 눈이다.
나뭇가지마다 간밤에 내린 눈이 얼어 아름다운 설화를 뽐내고
있다.
지난주는 대구지하철방화참사로 뒤숭숭하고 우울한 사회 분위기 였는데(아직도 수습중이지만), 온통 눈으로 덮힌 능선에 서니 가슴이
후련해진다.
먼저 그 참사로 화를 입은 영령들에게(아직 정확한 인원을 모르지만) 명복을 빌어본다.
........
백운산
산신령이시여, 당신께서 조화를 부릴 수 있으시다면,
우리가 오늘 눈길을 걸을 수 없어도 좋으니,
그 매쾌하고 어둡고 뜨거웠던 그곳에서
가신 분들을 위해,
여기 사방천지 눈을 다 쓸어 담아, 상쾌하고 하얗고 눈부시게 시원하게 뿌리시어,
하늘나라로 평안히 가시게 해
주소서 !
.......
- 능선에는 눈이 보통 쌓여 있는게 아니다. 선두에서는 눈을 헤치며 길을 내고 가느라 고생께나 할 것
같다.
재작년(2001. 1. 21.)에 여기서 신로령까지 눈길을 헤치고 선.후배들이 산행한 적도 있지만, 그때보다 오늘 적설량은 훨씬
많다. 당초 오늘 A코스(신로령~가리산쪽~이동교)는 말도 않되고, 도마치봉에서 흥룡사로 빠지는 B코스도 쉽지는 않을 듯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762봉 오르는 곳부터 길~게 일렬로 정체다.
럿셀(눈을 헤치며 길을 내며 산행)이 어디 쉬운가! 시간은 반은 더 걸리고 힘은
두배를 요구한다. 작년 2월에 사북 두위봉종주 때 톡톡히 경험해 보았고 지난 1월18일 계방산에서도 온몸으로 느꼈었지!
그런데, 오늘은
후미에서 뚫은 발자국만 따라가도 이럴진데, 선두는 더 말해 무엇하랴?
쌍수(김진수 13회, 장헌수 14회)선배님들 후배들 초청 받아 왔다가
엄정 고생들만 하시는 것 같다. 이럴 때 쌍수 형님들은 24회 후배들을 이뻐할까 미워할까? '누가, 24회를 말려?' ㅎㅎㅎㅎ!
-(최)광수생각-
- 860안부에 닿을 때까지 이런 정체가 서너번은 계속되었다.
내 앞에 세운 박변은 가다가 스펫츠가
흘러내리면 연신 올렸다 반복한다.
' 인색하고는 넘, 골프장 한번 가지 말고 장비 좀 사라, 사..!'
비로자나불 부녀를 이상한
산장이 다돗거리며 저만치 가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쯤 양말이 젖어 있을꺼야! 오늘 바람이 불지 않고 기온이 영상이라
살려주는거야?
- 오르는 도중 동쪽으로 반암산 능선 줄기가 바로 건너에 와 잡힌다.
북서면 비탈에는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뒹굴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폭신함마져 든다. 소나무들은 눈을 이고 무게에 버거운 듯 넘어질 듯 서 있고, 나뭇가지마다 아름답게 핀
설화는 깊은 산중에 온 듯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 그래, 이넘들아, 새벽부터 전화하여 이 핑계 저 구실 붙여 펑크낸 넘들아, 오늘
설경이 요렇게 좋을 줄 미쳐 몰랐을꺼야! 하루 종일 이불 속에서 암흑이나 즐겨라! ㅎㅎㅎ! "
- 평소때면 백운산 정상까지
1시간반이면 넉넉한데, 오늘은 거의 1시간 더 걸렸다.
정상에는 먼저 도착한 일행들과 다른 산악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먹고
있었다.
선배들이 다져 놓은 눈위 한켵에서 우리도 자리 잡았다.
우선 비상약 메실주 한뫼금(아주 조금이니까)씩 선배님들께 바치고,
우리도 한순배...그것으로 모자라지?
박변은 쬐그만 양주 한병을 넣고 왔더라. 그래도, 이넘은 뭘 알아! 겨울 산행에 독주는 때론 약이
된다는 사실을...거기에다 오곡밥에 불고기까지...
그런데, 비로자나불 베낭에선 휴~...?
이상한 산장이 우선 여분 양말로 양말부터
갈아 신게 하고, 젖은 양말에서 김이 모락모락..점심은 김밥이 달~랑..어휴, 난 보온병을 딸에게 건네준다. 컵라면도 나누어
먹고...
바로 건너에 왠 부부(우리 일행이 아님)가 김치찌개를 끓이고 있어, 김밥 비비며 아냥 떨며 얻어서 건네고...
진짜,
바람이 심하지 않고 기온이 영상이라 얼마나 다행인가!
- 그렇게들 입을 즐겁게 하는 동안, 김진수 선배, 이정호선배(17회),
한영균(29회)등은 근질근질하여 기어코 도마치봉까지는 갔다가 흥룡사로 내려가겠다며 발길을 돌린다. 오늘따라 장헌수선배는 그냥
하산하신단다.
그런데, 채 10분도 아니되어 온통 눈을 뒤집어 쓰고 모두들 되돌아 왔다.
허리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단다.
그래서 오늘은 62명 몽땅 A코스 산행이지 뭐! 박변도 비로자나불부녀도....
하기사, 매년 겨울이면 백운산
일대에서 조난사고가 발생하곤 했다.
금년 설날에도 국망봉 부근에서 7명이 조난당해 5명이나 목숨을 잃어었지!
(다음날 알았지만,
이날도 도마치봉에서 신로봉 사이 823봉 신계령 부근에서 5명이 조난당해 119 헬기가 뜨고 구조대가 수십명이 동원했다고 들었고 다행히 그들은
구조됐다고 했다.
xxx들(넘들이 아니고)? 겨울 산행에 오후 5시 이전에는 하산해야 하거늘, 오후 6시경에 그 부근에서 헤매? 더군다나
이렇게 눈이 많은 날에?)
그리고, '도마치봉' 이니 '국망봉' 이니 하는 이름이 어딘지 상(祥)스런 이름은 아닌 것 같고, 나도 정감이
썩 가는 봉우리 이름은 아니더라.
그건 부수적인 이야기 일뿐, 문제는 우리들의 마음 자세가 아닐까?
산을 두려워하고 그 앞에 겸손해
하고 자연앞에 감사할 줄 안다면, 산은 우리를 언제나 포근히 감싸안는다.
갑자기 생각이 난다. 국민이 대통령이라는 시대에, 청와대에 들어간
문학진(고교 후배;25회)과 문재인(대학후배), 부디 국민을 산을 대하듯 하여, 두려워하고 겸손해 하고 감사하게 여기면 적어도 과(過)는
없을꺼요!
- 36회후배들과 김기창과 공주님이 도착할 무렵, 대부분은 하산길로 내려섰는데, 비로자나불, 이 분이 기어코 백운산
정상에서 산신령께 제를 올리겠다나...
자리를 깔고 제물을 차리고 무엇을 비는지 경건하다.
도사앞에서 언감생심 이 e.Q가 감히
염불을 외울까? 그래도 웅얼거린다.
' 이 도사야, 네 공주님 완전무장 시키는 것부터 먼저 해? 그리고, 어느 산이던 만만치 않다는 것을
고하게나? '
후미를 정상에 남겨두고 우리도 하산길을 재촉한다. 서쪽으로 난 능선을 쭈~욱 따라서...
내려서는 도중 종종 발걸음을
멈춘다. 이 아름다운 설경, 설산 산행도 이 겨울에는 마지막이 아닐까? 그래서, 더 뒤돌아보고 건너 바라본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거대한 수묵화(水墨畵)를 화~악 그려 놓은 것 같다!
백운산과 도마치봉 사이 능선의 설능이 너무 좋고, 신로령으로 이어지는
방화선따라 눈이 더욱 하얗게 또렷이 보인다.
그렇게 널널히 내려오면 백운계곡 거의 다 내려 온 한 바위지점(441봉 인듯?)에서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 경관을 감상한다. 갈림길이라 흥룡사 방향으로 표지기가 수없이 매달려 있다. 서낭당에 뭐 매달아 놓은 듯...흥룡사까지는
20여분이면 충분하다.
- 흥룡사(興龍寺)는 백운계곡 초입에 자리하고 있고, 신라말 연기도선이 창건했다고 전하며 6.25전쟁 전에는
규모가 상당한 큰 절이었으나, 전란에 완전 소실되어 버렸고 지금은 최근에 세운 것이라 한다.
한때는 깨끗한 암반 위로 폭포와 담소가
연이어 있어, 예로부터 영평8경의 하나로 꼽힐만큼 수려한 계곡미를 자랑하던 백운계곡도 입구에서 계곡따라 즐비한 무수한 음식점과 계곡초입에서
콘크리트로 뒤덮어 한낮 유원지로 전락한 지 오래일러라! ^Q^
<참석자>
*참석기수:
13,14,17,18(초청된기수), 20.21.22.23.24.26.27.28.29.32.36. ...총62명
*22회넘들: 이상한,
오성학, 이규도, 박희수, 이규장부녀...6명
(후담)
* 일동사이판에서 모두들 온천욕 즐기며... 노천온천에서 알몸으로 이
넘도 세방이나 찍히고..
우리 박변, 2만냥에 온천욕에다 뒷풀이까지 제공한다니 좋아 어쩔줄 모른다. 박변, 좋아하긴 일러? 언젠가 우리가
주관하면 이런 메뉴 한번쯤 내어 놓아야 하는디?
이날 22회도 찬조금 내 놓고, 오총은 박변이 내놓은 수표를 재빨리 가로채 연회비로
충당한다나...오총은 영원하라!
* 뒷풀이 장소 '바위섬가든' .. 산자락에 왠 섬인가 했지?
작년에 민주지산에서 내변산에서
뒷풀이에 좌석을 돌고 돌다가 '돌아 버린' 기억이 있어,
오늘도 돌면 '돌지?..' 하면서 참으려 했었는데, 그래도 선배님들께 한뫼금씩만
따라 바치고, 특히 현철수(18회)선배에게 아니가면, 또 "...규도 형, 내가 뭐 잘못했어..? "하고 나오면 나 어떻게 해? 그래서, 돌고
돌아 36회까지 가 부렸다! 가랑비에 옷 젖지! e.Q 니가 황우냐?
한뫼금이 한모금되고 한병이 되더라 .....
*
(최)광수생각- e.Q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야지...
오는 버스안에서 " 희미한 등~불 아~아~래..." 노랫가락을 불렀는지 아닌지 희미한
기억 속에, 버스는 어느덧 광나루까지... 이상한 산장과 함께 내렸다.
주관한 24회 후배님들 고생 많았소!
김기창 아우 공주님,
넘~ 너무 이쁘고 대견해요! 진~짜~루!(e.Q생각)
동참해 주신 선배님들께는 항상 모자라는 마음으로 대합니다. 캄~사합니다(오총
표현).
그라고, 박변, 비로자나불 어때? 설산행 좋~지! 좋았으면 다음엔 장비 제대로 좀 사라, 사!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남한산성, 역사밟기 산행
봄날이 오면 한번
더 갈까나
* 일 시 : 2003년 2월 16일(일) ... 갬
* 산행지: 남한산성
* 구 분 : 제71차정기산행
* 코 스 : 하남시광암동취수장입구(10:26출)~광암터널위능선~망루~연주봉옹성~서문
~북문~동장대~벌봉.한봉갈림길~한봉쪽~영원사지위숲길~'미가'(15:15후미착)
- 남한산성(국가사적제57호)은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토성으로 축성하고 주장성(晝長城) 또는 일장성(日長城)이라 하였고, 주변부가 높고 험한데 비해 성의 중심부는 낮고 평평하여
주거와 수비가 용이하여 산성으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으며, 조선조 광해군 때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하기 시작하여 인조
4년(1626년)에 준공되었다 한다.
그리고 무수한 문화재등을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내 편린의 역사밟기로는 감당도 아니되어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고, 다만 인조 14년(1636) 병조호란 때 본성에 이어하여 45일간 항전한 곳이며 삼전도 치욕사를 기록하였던 역사의 현장이라는
것만은 알고 아마 이를 잊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오고가며 자주 바라보는 서울의 외곽에 위치한 남한산성에 대해 우린 얼마나 알고
있고 역사밟기를 해 보았는가는 우리 모두 한번쯤은 되내여 볼 일이다.
www.namhansansung.or.kr로 방문하면 상세한 역사의
기록들이 있다고 한다.
- 오늘은 이상한 신임 산우회장이 어제 1년만에 귀국하여 정기산행을 갖는 날, 남한산성 산행을 강력히
주장했던 무리들 중 오야봉(?) 최~뻥(최봉준)과 이 e.Q간에 의견이 몇일째 실랑이를 벌이다가 최~뻥의 의견대로 움직이기로 하였다. 하기사,
오늘 임시산대이니 내가 뭔 힘이 있어!
전임회장 박흥덕(앞으로는 박산고라 불린다)은 잠실에서 이상한과 이상한 악수와 포옹으로 이상한
이취임식(?)을 하고는 회사일로 산행에는 참석 못한다고 양해 구하며 횡~가버린다.(이넘,애코 실례, 뉴질랜드에 갔다오면 이취임식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냐?)
산행에 참가한 산원 산녀는 모두 25명...만만찮은 인원이고 이상한 산장의 내재된 이상한 힘이렸다.
- 하남시
광암동 취수장 입구 오른편 야트막한 야산길이 오늘 산행 들머리다. 오는 도중 버스안에서 15회 선배님들 산원 산녀 다섯분을 만났는데, 이들도
우리와 서문까지는 똑같은 코스로 산행한다고 했다.
그렇고 그런 야산을 조금 치고 오르면 능선에 붙는데, 그 밑으로 판교.구리간 고속도로
광암터널이 지나는 능선이며, 북에서 남으로 서서히 오르막 형태의 길이고 마천동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망루밑까지는 등산객이 드문드문 있는
비교적 한적한 길이요 난이도도 평범한 코스이다.
- 남한산성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는 청량산(479.9m)이고 수어장대 바로 서편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그곳으로 가지 않고 서문에서 동서 성벽을 따라 한봉(414m)쪽으로 가기로 하였다.
망루 부근에 오니
마천동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이 북적거리고 여기서부터 오고가는 등산객들로 북새통이다. 연주봉옹성은 개보수 중인데도 많은 등산객이 올라서서
'야~호'를 때리며 폼을 잡고 있다. 올라가지 말라면 올라가지 말아야지! ㅆ~ㄹ...
- 서문에 도착하니 일행은 모두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윤부총 산녀와 울 마눌님을 후미에서 모시고 오는 도중, 한 바위지대에서 우회하라는 최~뻥의 말에 좀 더
잘난척(?)하느라 3명은 더 우회하여 능선에 붙으려는 잔꽤를 부리다가 길도 아닌 엉뚱한 곳으로 들어서서 한15여분 소비하는라 제일 늦게 서문에
도착하였겠다. 최~뻥의 의기양양하는 모습이라니...제길...
이석영을 수배하니 이 넘 그냥 마천동으로 도로 내려 갔다나...?
하기사, 이럴 때 쪌~화야, 화가 나? 안 나?
게시판 공고대로 단독으로 곧장 마천동으로 시간 맞추어 나갔더니 한 넘도 보이질
않고...전화 때리니 뭐, 잠실에서 하남시 광암동으로 코스 바꿔 능선타고 온다고 ...?
서문에서 한시간 훨~ 넘게 기다리려니 죽을
맛이겠지? 그렇다고 훌쩍 내려가? 수어장대나 갔다오면서 두런두런 산성을 음미하며 기다리면 한시간 후딱 가는데, 에이, ~넘!
'잘 났다
잘 났어 ...' 혼자 웅얼웅얼해 본다.
- 서문을 들어서려면 입장료가 두당 1000냥이다(30명은 단체 700냥). 5명 더
모아 단체로 사나 21명분 사나 그게 그거지 ... 성섭이 부락부락 주장하면 뭘해?
그런데, 매표소 직원 좀 보소? 남한산성 안내 지도
주는데 너무 인색하다. 입장료 받았으면 남한산성 역사 알리기 홍보 차원에서라도 냉큼냉큼 내 놓아야지, 악달하니 달랑 3장이라? 외국 관광객에게도
저럴까? 에~이, ~넘들! 아낄 것 아껴야지! ' 그래, 잘 났다, 잘 났어...' 또 혼자서 웅얼웅얼거리며 매표소 직원에게 싸 붙여 버렸다.
이런 마음으로 역사밟기를 제대로 할는지? 제~길....
- 암튼, 우리 일행 25명은 보무도 당당하게 널다란 길을 따라 북문까지
왔다. 용골대가 인조에게 패전 왕이 어찌 남문을 나갈 수 있는냐고 치욕을 주며 이 북문으로 나가게 했던 곳...오른편(남쪽)으로 내려가면 각종
음식점들이 우굴우굴 있는 산성로타리에 닿는다.
우린 왼편(동쪽) 성벽을 따라 양지바른 곳에서 오늘도 예의 오곡밥(어제가 대보름이니까)을
준비해 온 오산총 산녀(누이?) 덕분에 나물에다 김에다 김치에다 입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베낭도 메지 않은 최~뻥은 처음엔 벌써 무씬
간식이냐며 휠난하더니, 슬그머니 한상(?)챙겨 한곁에서 보기만해도 침이 넘어갈 것 같은 모습으로 깨끗이 비운다. 음흉한 넘?ㅎㅎㅎ.
- 동장대로 가는 두서너 곳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고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응달진 곳에는 빙판이라, 몇몇은 아이젠을 끼었다
뺐다 하며 산행하고, 짱~가(장창학)는 마눌님을 모시고 가느라 애를 먹기도 하고, 제비는 미끄러져도 오기로 빙판 가운데만 고집하고 오른다.
그렇게 가다보니 산행은 더디고 시간도 훨~예상보다 더 걸린 것 같다.
-동장대 밑 쪽성문을 나가서 조금 더 가면
벌봉(동림사지)과 한봉의 갈림길이다. 벌봉은 복쪽에 있고, 한봉은 동에서 남으로 둥글게 성벽을 따라가야 한다.
가는 도중
엄미리(은고개)로 빠지는 길이 두군데 있는데, 500고지에서 곧장 동쪽으로 빠지는 길로는 엄미리까지 2km, 500고지에서 한참 내려서면
쪽성문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빠지면 엄미리까지 1.5km이다. 물론 한봉 쪽으로 더가다가 조금만 돌탑이 있는 지점에서 왼편으로 빠지는 길도 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고 양지 바른 곳이라 무덤이 많다. 은고개까지 콘크리트 시골길이 좀 지루하기도 하지만 널널히 걸어봄직한 곳이다.
태종(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극복하고 주변을 싹쓸이 할 때 이복동생 이방석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몇 년전 사극 '용의 눈물'의 계기로 초라한
방석의 묘를 새로 단장했다나... 그 비운의 왕자의 유택이 있는 곳이 엄미리이다.
- 500고지에서 뚝 내려선 쪽성문에서 곧장
한봉쪽으로 가면 야트막한 마루터가 나타나고 널널한 산길을 조금 더 가면 일반등산객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산길이 낙엽에 묻혀
희미하게 보인다. 최~뻥이 아니면 우리 일행 중 누구도 그 포인트에 쉽게 발길을 멈출 수는 없겠더라. 이 지점을 아는 힘으로 오늘 임시산대가 된
최~뻥이 큰소리 칠만하지, 암! ㅎㅎㅎ.
지난 1월 31일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이곳을 지나간(상기 돌탑에서 엄미리로 빠졌다)
나로서는 그런 산길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지. 영원사지 위 동북쪽 지점 인 듯 했다.
표지기 하나 꽉 매어두고 ... 낙엽이 무수한 산길을
15여분 내려서면 잘 단장된 무덤군이 나오고 주변은 온통 밤나무들이다. 길도 매우 뚜렷해졌고 가을이면 밤따러 여기까지는 사람들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거기서, 조금 더 내려서면 오늘 뒷풀이 장소인 '미가' 주변 집들 지붕들이 보이고, 바로 뒷편 언덕자락에 예사롭지 않은 무덤
하나가 있는데, 비문을 자세히 읽지 못해 기억이 아물아물하지만, 명나라 벼슬아치와 조선 부인의 무덤인 듯했다(언제가 다시 가면 유심히 보고
기록해야지...기억이 요즘 아물아물하여...죄~송?)
오늘 산행은 사실상 여기서 끝난다.
- 최~뻥, 우쩨 여기까지
3시간반이면 충분하다냐? 약간 빙판길이 있었다지만....
만보기를 보니 2만보가 넘었더라, 20,000보가 ....
그러니,
세윤이와 기타 등등 삐쭉거리지? '산대는 다 거짓말쟁이야, 그말 누가 믿어?'
" 오늘은 나, 아니야! e.Q가 산대 아니라니깐! "
산원들은 나도 몰라라, 산녀님들은 고생들 하셨습니다. 그리고, Thank You요!
봄날이 오면, 수목이 파릇파릇해지면, 널널히
남한산성을 산행하며 역사밟기를 한번 더 해야겠다. ^Q^
<참석자>
오성학부부 윤철원부부 이규도부부 장창학부부
박효정부부 이상한 최택상 남궁완
서병일 서정항 김진호 강효수 김세윤 임경락 임충빈 이길용 주재훈 한성섭 최봉준
홍기창부부
김시영부부 김진성부녀 이석영 박흥덕 (산행;25+1, 참석총32명)
(후담)
* '미가'...괜찮은 한정식집이다. 산성
동문쪽 일방통행로 다 내려와서 조금 더 내려오면 왼편에 위치함.
최~뻥이 개발하여 남한산성 내 22회 새로운 아지트(?), 한두번 거쳐간
동기들이 한둘이 아니다.
* 당초 오후1:30~2:00 경에 산행 끝내겠다는 말을 믿고, 바로 이곳으로 온 기창 산녀(작은 수정엄마,
큰수정엄마는 오총누이다), 동기회장 김진성부녀(벌써 숙녀티가 난다), 산사 김시영과 그 산녀 청우당...속으로 투덜투덜 했을꺼야?
서문에서 사라진 서병일, 최택상은 어느 길로해서 왔는지는 몰라도, 말숙하게 세면도하고 한참이나 기다렸다고 투덜투덜했을꺼야?
덕분에, 늦은 점심 얼마나 맛있게 먹었소? 그럼, 됐죠?
* '미가' 안주인은 서울중 동기인 김 봉(예고를 나오고 서울음대를 거쳐
현재 경원대음대교수로 있다)과는 고교동기동창에다 혜화국교 출신이라 우리 동기들과 이런저런 사유로 아는 사람도 많고, 바깥주인은 경기고 출신인데
우리보다 5년쯤 연배가 높다.
하산 시점에 이분이 목살바베큐에다 cuttyshark를 곁들인 폭탄주 한방씩 빵~돌린다. 캬~!
*'미가' 뒷뜰 방을 가득 매운 30명 산우회원들....
이상한 귀국을 축하하며, 이상한 신임산장을 위하여...쨘, 쨘,
쨘....
이상하게 산장에 추대되고 이상한 시점에 귀국하여 이상한 이취임식을 가진
이상한 산장과 함께 산우회 발전을 위하여....
" 산~으~로 ... " " 가자~아! " ^Q^
- 정리자 - 산대 e.Q 이 규 도
아름답고(美) 착하고(善) 옳고(義) 상(祥)서로운 일만
이 산하와 사람들에게 내려 주소서 !
* 일 시 :
2003년 1월 19일(일) ... 맑음
* 산행지: 강화도 마니산
* 구 분 : 2003년시산제(제70차정기산행) ...
총동문산우회시산제에 합류
* 코 스 : 화도초등교매표소(10:15)~단군로~참성단(11:50)~주봉~함허동천(15:56)
- 우리 산우회는 6년째 시산제를 마니산에서 갖고 있다. 따라서, 세세한 산행코스 설명은 작년, 재작년 마니산 산행일지에 기술되어
있으니 오늘은 생략하고 지나간다.
그런데, 오늘은 서울고총동문산우회 시산제도 우리가 해마다 가졌던 함허동천에서 올리기로 하였으니, 버스가
11대가 동원되고 4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게 되었다.
아마도 단군로와 마니산 암릉은 거의 서울고산우회 회원들로 길게 이어 지고
남으리라.
마니산 산신령이 반가와 하실까, 아니면 역정을 내실까? 그건, 우리들의 마음에 달렸겠지!
- 우리 22회 일행도
31명이나 참석하였다.
매표소를 지나 뒤를 돌아보니 길을 가득 메운 등산객은 거의가 서울고명찰을 달았고, 마니산을 완전히 점령(?)해
버릴 듯한 기세로 발걸음도 힘차게 내딛는다.
어제 계방산 눈속으로만 호젓이 걸었던 감촉도 채 사라지지 않았는데, 오늘은 봄처럼 포근하고
적설량 하나 없는 산길을 거의 줄 서다 싶이하며 산행해야만 하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이틀 연속 산행이다.
이 산하가 좁디 좁다고 평소
생각했던 나로서는 이틀에 걸쳐 이렇게 완전히 다른 타입의 산행을 하게 될 줄이야? 행운이고 복이라고 생각해야지! 산신령님, 암튼 감~사합니다!
- 단군로 초입부터 산행 정체다. 치고 나가 보아도 그렇고 중간에 끼어도 그렇고 하니 우리 일행은 아예 맨 뒤로 산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다.
총산총 오성학은 시산제 준비 지휘 관계로 애당초 함허동천으로 날았고, 후미는 내가 보는 것이 안전하고 순리(?)가
아니겠는가?
덕분에 우리 일행들 산대의 눈치(?) 보지 않고, 난 일부의 불평을 듣지 않고 산행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지
않겠나! 이 넘도 모처럼 쉬엄쉬엄 다리 풀며 경치 감상하며 널널한 산행이어라!
- 314봉부터는 오른쪽(남쪽)으로 강화 앞바다와
갯벌과 여러 섬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해마다 왔지만 언제나 보아도 시원하고 좋다. 맑은 날도 좋고 구름이 있어도 좋고 눈발이 휘날려도
좋더라!
참성단으로 오르는 오르막에는 길~게 길~게 사람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그럴수록 발걸음이 멈추는 곳이 더욱 늘어나고, 이
기회에 경치를 한번 더 보고 ....
오늘 내가 왜 이러지? 너무 여유를 부린다? 이럴 때도 있어야지, 뭐!
이틈에
끽연3인방(누구라 밝히지는 않겠다)은 옆으로 재빨리 빠져 느긋하게 바위에 걸터 앉고, 영수와 춘택이의 입가에도 여유있는 미소가 흐른다.
- 참성단에는 아직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굵은 동아줄 저지선을 넘어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주변 돌담들을 보호 차 취하는 조치인데,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등산객도 많고, 심지어 거기에서 시산제를 올리는 산악회도 있으니, 마니산
산신령이 그들의 소원까지 들어 주실까?
참성단 건너 헬기장 지나 조그만 바위터에서 산고 최택상이 일행들을 점검할 겸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오고가는 등산객이 좀 빠지는 것도 기다릴 겸, 최산고의 경험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그러나, 6년째 마니산 이 능선을 산행하면서
오늘같이 구차(?)하게 공간을 잡아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들기는 처음이다.
- 시야를 돌려 다시 바다로 향해 본다.
바닷물이 빠지고 강화 갯벌이 햇빛에 반짝반짝 거린다.
저 갯벌이라도 오래 오래 유지하고 보호해야 할 터인데....
아산만
서산간척지로 인해 우리가 얻은 농산물과 부수 수확의 경제적가치와 그로 인해 잃어버린 갯벌의 경제적가치 중 어느 것이 클까?
난,
단언한다. 잃어버린 갯벌의 경제적가치가 훨씬 클 것이라고...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후대에는 그걸 통절히 느낄 것이고, 그걸 복구하려면 상당한
대가를 치룰 것이다.
제발 이 산하를 책상 위에서 즉흥적으로 그리고 세우고 지우고 부수고 하지 말았으면...
이 강화도 일대도
너무 부수고 세우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다 말듣지? ' 아써라, e.Q야, 네 하나 분개한다고 될 일이더냐? 그냥
산행이나 즐기시지..'
- 주봉 부근의 근사한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풍광은 오고가는 등산객이 많아 오늘은 그냥 무심코
지나친다.
정수사와 함허동천 갈림길로 내려서는 길은 얼어 붙어 보조밧줄이 매달려 있지만 조심을 요하고, 함허동천으로 빠지는 갈림길까지도
한군데 급경사가 있는데, 생각보다 미끄럽지가 않았고, 보조밧줄도 튼튼하여 별 어려움은 없이 일행은 통과하였다.
여기서부터는 양지 바르고
널널한 숲길이며 함허동천 계곡까지 20여분이면 충분하다.
얼어 붙은 계곡에서 미끄럼 타면 어떠냐고 낄낄거리면서 여유들 있게 내려왔다.
- '단군마니숭모비'가 있는 넓은 공터 ... 작년까지만해도 우리는 이 자리에서 시산제를 지냈었다. 바람이 불고 한파가 몰아쳐도,
눈이 쌓여 있어도 다지고, 길을 잘못 들어 돌아서 다시 올라와서 여기에서 시산제를 가졌던 의미있는 장소이다.
오늘은 총동문산우회 행사도
겸하고 인원이 워낙 많으니, 더 아래의 매표관리소 뒷편 야영장에서 시산제를 올리기로 하였단다.
총동문산우회의 시산제는 이미 시작하고
있었다.
그후, 따로 제단을 차린 우리 일행도 22회산우회 2003년시산제를 올렸다.
- 영제(靈齊)철학원 원장의 이규장이
제주를 맡고, 격식도 경건하게 완전히 갖추었다.
산장 박흥덕이 올리는 술잔 세 번에 이어... 시산제문을 받치고 ... 빌고 빈다.
우리들의 건강과 무사산행을 기원하고
이 산하와 사람들에게, 아름답고(美) 착하고(善) 옳고(義) 상(祥)서로운 일만
내려 주십사 하고 ....................................
^Q^
<참석자>
오성학-정윤덕 김시영-이희숙 윤철원-전명숙 박효정-박진희 홍기창-박난이 이규도-정영희
박흥덕 최택상 서정항 김세윤 손정수 한성섭
엄춘택 주재훈 석영수 장창학 김진성 남궁완
박용덕 이용남 황대식 이규장 임충빈 이철화 이준화(쪌~동생) -이상31명-
(총동문산우회 각 기수별로 버스11대에 총410여명 참석함.)
(후담)
* 마니산 주능코스를 산행하고 시산제에 처음
참가한 분들께 우선 감사의 절 올립니다.
-이규장, 박용덕, 황대식, 효정 산녀 박진희, 쪌~동생 이준화 님들게 ......넙쭉, ^Q^
* 그라고, 아무래도 꽤심죄(?)를 물어야 하겠다?
총산총 오성학이 층층 선배들의 눈치를 아랑곳 하지 않고 어떻게 버스를
배정했는데..?
22회에 한 대 배당! 명단 제출하고도 나오지 않는다? 오산총이 삐쪄, 안삐쪄?
이상한이 귀국하면 다 보고 할끼라
하더라. 오산총, 너무 수고했어, 다 그런 거지 다 그런 거야!
-강xx, 송xx, 이xx, 손xx, 김xx, 다른 김xx, 다른
이xx, 박oo님...물경 여덟 분이라, 심했다!
* 찍사 효정이, 박진희 산녀님 뫼시고 나와서 좋았어! 그동안 이 산대
e.Q에게 진 미운죄 다 사면이다! 박산녀님, 모든 산원 산녀들이 열열히 다시 한번 환영함~네다!
다음에도 우리 찍사 꼭 잡고 나오기요?
안 나와봐라, ㅆ~ ^Q^
* 와, 쪌~화가 약속지켜 너무 너~ㅁ 좋더라!
준화 仁兄, 반가왔고요 또한 즐거웠습니다!
소홀한 거 없~었어요?
시산제 뒷풀이에서 배추와 젓갈의 절묘한 맛, 거기에 안동쐐주라...캬!
언제 우리 무엇이 되어 또 만나랴?
이날 처럼 만나요!
* 함허동천에서 버스안과 대치동 필~링까지, 이 산대 e.Q가 좀 오버했나?
박산장님, 동기회 김회장님
.... 나, 실수 한 거 없~어?
시산제 끝나자 마자 함허동천 산신령께서 시산제문 마음에 드시는지,
산대 e.Q는 오늘 마
무어라 안 카~나? 그래서, 마셔 버렸~지!
어제는 눈~내린 계방산에서 ....
오늘은 시~산제 마치고나서 ....
~zzzz~ ^Q^
-정리자- 산대 e.Q 이 규 도
|
유세 차(維歲 次), 계미년(癸未年), 단기4336년, 서기2003년, 1월 19일,
|
산길도 수목도 하늘도 온통 은백색
계방산 환상적인 설경 속으로 ....
* 일 시 : 2003년 1월
18일(토) ... 흐림
* 산행지: 계방산(桂芳山;1577m)
* 구 분 : 無心山行(개인)
* 코 스 :
운두령(08:35)~1166봉~1492봉~안부~정상(11:40)~남쪽능선
~1275.5봉~노동리아랫삼거리(14:40)
-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진부면에 걸쳐 있고, 오대산 서남쪽에 우뚝 솟은 계방산...한라, 지리, 설악, 덕유산에 이어 남한
제5위봉이며, 높고 크면서도 넉넉하고 완만한 산세, 능선을 뒤덮은 산죽 군락, 계곡 빼꼽게 들어선 원시림 등...괜시리 남한 5위봉이라고 솟아
있지 않은 산이다.
특히, 겨울에 환상적인 설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 더 유명하다는 이곳을 2년여만에 다시 밟아본다.
-
작년 2월 2일 강원도 사북의 두위봉 설원종주에 흠뻑 빠졌던 김진호가 자기 아성기술(주) 임직원 동계단합등산에 이번에도 수고해 달라고 20여일
전부터 작은 향응(?)과 협박(?)의 양면작전으로 이 몸을 꼬득여 왔었는데, 당초에는 지리산(뱀사골~반야봉~노고단)을 택하고 싶다고 하였으나
겨울 적설기에 하루산행(야간산행 겸해야 함)으로는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되어 우여곡절 끝에 계방산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 1월
17일 오후 이승복기념관(속사초등계방분교) 부근 민박집에 도착하고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앉는 순간부터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서울을 출발할
때 지릭지릭 내리던 빗속 도회지와는 완죤히 별천지다.
계방산에 와서 적설량이 적으면 어쩌나 했는데, 이젠 눈 때문에 내일 산행이 가능한가
여부를 더 걱정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휩싸인다.
내가 작년에 전수해 준 '동물고스톱'은 아성 사람들은 이미 달인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고, 가끔 밖에 나가 내리는 눈의 상태를 살피면서 판에 매달리니 집중 될 리가 있겠는가?
그래서, 작년 영월 배꼽장승에서 이어
동물고스톱은 아성 사람들에게 완패... 씨, 언젠가는 복수혈전을 해야하는데....?
자정이 훨~씬 넘어 눈은 일단 멈추었고 대략
30cm가 내렸다나...
- 아침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온통 하얀 세상이다.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운두령을 넘는
31번 국도는 그런대로 제설작업이 되어 있었다. 컨디션 나쁘고 미리 겁(?)먹은 사람들은 빼고 6명이 산행을 결행키로 하였다.
운두령(해발 1089m)에는 적막감 마져 휘도는데 벌써 코란도 한 대가 있더라.
우리보다 먼저 올라간 발자국이 선명하다. 2사람인
것 같았다.
작년 두위봉 종주시에는 발자국 하나 없어 럿셀을 하며 헤쳐 나갔지만 아무도 밟지 않은 설원을 디디는 통쾌한 맛은 있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하니 괜히 심통이 난다. 나도 속물임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속으로 '흠, 대단한 넘들인가 보다?'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내디딘다.
- 겨울 설원산행, 땀 흘리며 그 위를 걸어보라! 가다 아무데나 눈밭에 퍽 누워 아싸한 그 촉감을 느껴보라!
찍~인다!
근년에 설경 속으로 산행해 본 중에서, 재작년 겨울 한북정맥 구간 백운산~신로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작년 두위봉 종주, 그리고
오늘 이 계방산 산행이 가장 환상적인 설경 속으로 걷는 것 같고 오래 기억될 것 같다.
- 양옆으로 산죽 군락까지 완전히 눈속에
파 묻히고 주변 수목은 온통 설화(雪花)로 만발하다. 하늘은 잔뜩 흐려 금방이라도 펑펑 눈을 더 쏟아 뿌릴 것 같고, 사방천지 은백색 이외에는
볼 수가 거의 없다.
1166봉을 넘어 1492봉으로 오르는 오르막은 두근데 만만치 않지만, 일행들은 생전 이런 눈속의 산행은 처음이라며
흡족해 하는 것 같아, 내 마음도 편했다.
- 1492봉 바로 아래 어린(?)주목들에 핀 설하는 그야말로 끝내준다.
하늘은
기어코 하얀 쌀가루같은 실눈을 흩뿌린다. 주변은 온통 은백색 천지다!
저만치 두사람의 윤곽이 시야에 들어오고, 삼각대에 카메라를 받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운두령에서 우리보다 먼저 올라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의외였다.
나보다 훨~나이가 아래인 것 같고 복장이나
장비로 보아 탁월한 산행 경력의 소유자는 아닌 듯 한 남녀였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데 여자는 눈만 내 놓고 온통 가려있어 나이 짐작이나 미색의
판단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얼굴 좀 보자고 할 수도 없고....
' 흠, 대단한 분들이야? 이 사람들에게 설원 첫발자욱을
빼았겼다? 쪕, 쪕..... ' 속으로 웅얼거리면서, 우리도 사진도 찍고 주변도 감상하며 베낭을 내려 놓는다.
그들은 정상까지만 갔다가
도로 운두령으로 내려 간단다.
- 여기까지 오르면서 물한방울 마시지 않았다. 아니, 필요 없었다. 퍼석 누워 주변의 눈을 한움큼
쥐고서 입안으로 틀어 넣어 보면, 입술과 혀로 서서히 녹아 들어가는 순백의 맛은 어느 약수보다 못할까?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았다.
기온도 적당하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하늘이 흐려 1492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하얀 능선 곡선과 장쾌한 조망을 전혀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곳곳에 표지기가 적당히 달려 있어 길을 헤매일 염려는 없지만, 바람이 불면 길을 덮기 때문에 낭패고 적설량이 많아 잘못 디디면
오른쪽 사면으로 구루기 딱 좋은 여건이다.
오르는 도중, 내 필설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나목(裸木)에 핀 설화(雪花) 앞에서는
감탄도 하고 사진도 찍고 취한다. 욕심많은 진호는 디지털카메라로 열심히 그 설경을 몽땅 담아 갈 자세였다.
- 정상을 코앞에 두고
올라서니 아까 그 남녀는 도로 내려 오고 있었다. 조심해 하산해라는 서로의 묵례를 뒤로하고, 아성 사람들은 그 남녀가 부부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을 하는데, 나는야 판단 유보지, 뭐. 그게 지금 중요한가? 우리는 우리의 산행이 있을 뿐이다.
정상에는 우리들 뿐이었다.
구름이 정상을 휘감고 맴돌고 있다. 제법 으스스하다.
일순 동서남북이 어디인지 분간도 못하겠다.
여기서 직진하여 1548봉 못미처
안부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면 윗삼거리 이승복생가터로 빠지는 코스이지만, 계곡에는 아마 1m가 넘는 눈으로 뒤덮혀 있을 것이고, 1548봉을 거쳐
동쪽으로 계속 능선을 타면 오대산 비로봉까지 이어진다는데, 이 적설량에 그건 꿈도 못 꿀 일이니, 정상에서 남쪽으로 능선따라 아랫삼거리로
내려서는 길 밖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 공사현장에서 익힌 익숙한 솜씨와 노하우로, 이 와중에서도 아성 사람들은 정상에서
기어코 라면을 끓이고 정상주를 해야 한다고 준비를 한다. 바람과 눈으로 정상 부근 길은 완전히 덮어 버렸으니, 준비를 하는 동안, 난 안전하고
뚜렷한 표지기가 나타나는 곳까지 길을 내고 와야겠다며 완전무장을 다시 한다.
발이 푹~푹 눈속에 빠진다. 10여분 내려서니 뚜렷한
표지기가 연이어 나타나고, 만약 계속 럿셀하더라도 그리 어렵지 않겠다고 판단되어 도로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
- 정상에서의 라면과
김치에 쐐주 한 잔 ... 알싸한 그 맛을 누가 알랴? 중회선생, 그 맛 죽여준다! 쪌~화야, 맛 있겠어 없겠어?
바닥까지 쨕~쨕 비우고
정리할 무렵, 사람소리가 들리고 무전기 소리도 난다. 인천에서 새벽6시에 출발한 한 산악회의 선두 2명이 정상에 도착했다. 1시간 30분만에
치고 올라 왔단다. 나보다 연배는 위인 듯한 대장이라는 분은 반가움에 먼저 인사를 건너는데, 자기들보다 먼저 올라온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서운한 눈빛을 감추지는 못하더라. 1492봉 밑에서 내가 느꼈던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자기 일행들을 위하여 먼저 길을 내고 가야하니
아랫삼거리 방향을 묻기에, 10여분 내려 서는 길은 내 놓았으니 염려 없다고 일러주니 바람처럼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 흠, 이래서
우리도 편해 지는 구나...이제, 럿셀 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 ㅎㅎㅎ. '
- 우리는 더욱 여유를 부린다.
그 산악회
일행들 일부 몇 명이 더 도착하고, 사진 부탁도 다 들어 주고는 어슬렁 어슬렁 하산 준비를 한다. 하늘은 아직도 구름으로 정상을 뒤덮고 있다.
거의 직선으로 남쪽으로 뻗은 능선길은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국만 빼고 사방은 온통 하얀 눈으로 도배해 있었다. 그래도, 잘못 디디면 푹푹
빠진다.
1275.5봉에서 왼쪽길(이승복생가터로 가는 길이다)은 아예 막아 놓아서 길을 착각할 염려는 완전히 없었고, 드문드문 전나무
군락지에서 본 환상적인 설경은 마치 북유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자아내게 한다. 약간의 바람에도 나무가지에서 흩뿌리는 눈가루는 얼굴을 차갑게
간지러주고 목덜미 뒤로 떨어지는 눈뭉치는 정신이 바짝들만큼 차가움이 등줄기로 흘러 내린다.
- 1210봉을 지나면 두군데 급경사
내리막이 있지만, 마음 같아서는 엉덩이 썰매를 탈 만한 곳도 있다. 눈을 헤치고 미끄러지는 맛에 급경사도 이내 잊어 버리고 ....
아랫삼거리를 30여분 남겨 두고 능선 좌우로 도로와 집들이 보인다. 처음 오는 사람은 이 부근에서 다 왔다고 발에 힘을 놓다가는
낭패본다. 다 왔는가 싶으면 조그만 오르막과 내리막, 또 한군데는 아주 짧은 급경사 내리막이니 다리 풀리기에는 딱 좋은 여건이다.
아성의
정부사장은 여기에서 딱 걸려버렸지! 속으로 나를 원망도 했을 것이고...길이 그리 생겨 먹었는데 난들 어떻게 하리까? 그래서 하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고 여러번 했었는데 괜히 말한 것이 아니라오. ㅎㅎㅎ!
환상적인 설경 속으로 6시간 산행... 너무, 너무
좋았는데.......
아랫삼거리 31번 국도는 벌써 질퍽거렸고, 주변 나무가지들은 기온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르르 떨며 눈을
털어내고 있었다.^Q^
<후담>
* 이승복기념관 부근 노동리 한 민박집에서 1박 ....
인심 후하고
특히 아침 식사 깔끔하고 담백하더라. 순자연산 두부와 채소, 구수한 우거지국등 동물성은 멸치볶음 한가지...
이름하여
'산골후지민박'(김상근;033-332-4434), 이곳에서 기회 있을 시 한번 들러 보구려.
* 김진호 왈 ; 이상한이 귀국하면 이젠
동기회 산행에 많이 참석하겠다고...
중회선상, 이렇게 까지 하였는데 약속 안지키면 무어라 불러야지?
* 서둘러 서울로
올라왔으나, 밤8시가 훨씬 넘어섰더라.
내일은 마니산 시산제? 내일 새벽부터 젖은 장비 정리하여 나서야겠지?
이틀 연속 산행이라?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몰~라~ zzzz ^Q^
- 산대 - e.Q 이 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