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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24년 | 240114-탕춘대 능선~장미공원(총산시산제 겸 특별산행 33)

페이지 정보

김시영 작성일24-01-20 00:20 조회172회 댓글0건

본문

 

[일 정] 

 

1000   구기동 이북오도위원회 시산제 봉행

1015   서병일 산장 헌주

1025   교가제창

1030   시산제 종료, 기념촬영

1032   탕춘대 능선으로 산행 시작

1053   능선 도착, 좌측 상명여대 방향

1154   탕춘대 암문

1202   은평둘레길 5코스 전망대

1229   장미공원

1235   회식장소

 

[참가자]

 

곽성균, 김시영, 김용수, 서병일, 손훈재, 송경헌, 안종국, 오성학, 우순명, 윤현로, 이용남, 임충빈, 홍기창

 

[낙 수]

 

  총동창 산악회가 이북오도위원회(종전 명칭은 이북오도청)에서 처음으로 시산제를 지내기 시작한 때는 200117일인 것으로 보인다(eQ산행일지). 당시에 어느 동문의 도움으로 청사 내에서 시산제를 거행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2003년도에 강화도 마니산 함허동천에서 거행한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이북오도위원회가 시산제 장소로 굳어졌다. 해마다 400명 이상의 동문이 모여 시산제를 거행할만한 적절한 장소로는 이북오도위원회 청사 앞마당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사실 그 전해인 2000년도는 북한산 비봉 아래 옛 절터에서 시산제를 거행하였는데, 무거운 제물(시루떡, 막걸리, 제사상, 병풍 등)을 산중턱까지 운반하느라고 집행부 후배들이 많은 고생을 하였다. 그 후부터 수백 명의 인원이 북한산중에서 시산제를 지낸다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장소를 물색한 끝에 북한산 향로봉 아래쪽의 구기동 계곡에 위치한 이북오도위원회 청사 앞마당을 시산제 장소로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해마다 1월의 어느 일요일 아침 10시 경부터 시작하는 시산제에 휴대용 메가폰을 장시간 사용함에 따라 청사 건너편의 주택가의 주민들이 시끄러운 소음 발생에 대하여 민원을 제기한 모양이다. 이런 까닭에 금년에는 육성으로 시산제를 거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회장 인삿말이나 내빈 격려사 등이 뒤쪽에 서있는 동문들에게 들리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제단 앞에서 현재 무슨 의식이 진행되고 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어서 자연히 시산제의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서 매우 산만해지고 말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교가도 1절만 제창하는 것을 끝으로 시산제를 마친 다음, 음복 시루떡과 등산용 양말을 분배받은 참가자들은 각 기수별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우리 일행 13명은 예년과 같이 이북오도위원회 정문 아래쪽의 비봉5길로 들어서서 탕춘대 능선으로 방향을 잡았다. 능선에 올라서서 오르막길인 우측길로 직진하면 탕춘대 능선 지킴터로 이어지고, 좌측 길은 탕춘대 암문을 지나 상명여대쪽 또는 불광역으로 하산하는 방향이다. 마침 능선 바로 아래에 이르러서 나는 20회 선배들의 단체 사진을 찍어 주느라고 잠시 지체하였다. 그 사이에 우리 일행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탕춘대 능선 지킴터 쪽으로 먼저 올라간 줄로 생각하고 잰걸음으로 쫓아갔으나 보이지 않기에 더욱 빠른 걸음으로 탕춘대 능선 지킴터를 지나 차마고도로 갈라지는 삼거리 부근까지 질풍처럼 달려갔다

 

  일행이 나와 같은 길로 갔었다면 이미 따라잡고도 남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12명의 일행이 산중에서 길을 잃고 실종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에 하나 내가 너무 빨리 왔거나 그렇지 않으면, 희박한 가정이기는 하지만, 나만 혹시 길을 잘못 들어섰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탕춘대 암문 방향의 철조망을 통과하기 전에 골매헌 산대와 통화하니, 일행이 장미공원 쪽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행이 길을 잃지도, 실종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나의 희박한 가정이 맞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비로소 안도하였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은평둘레길 5코스 전망대 부근에서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헌 산총인 일파선생과 통화를 하기 위하여 착용하고 있던 목장갑을 벗었다. 통화를 끝내고 장미공원 쪽으로 부지런히 내려가고 있는데, 어랍쇼? 오른쪽 손이 시리네? 알고 보니 왼손에만 장갑이 끼워져 있고 오른손은 장갑이 없는 맨손 상태였던 것이다. 오른손 장갑 한 짝이 그만 나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실종된 일행을 찾았듯이 장갑 한 짝도 실종한 나를 찾겠지, 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면서 그대로 하산을 재촉하였다. 장미공원까지 내려와서 길 건너 버스 정류장에서 불광역 방향의 버스를 이용한 덕에 일행보다 많이 늦지 않게 회식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른손에 끼었던 목장갑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산속에서 겨울비를 맞으면서 주인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고 있을 버림받은 장갑이 떠올라서 가엾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러나 회식장소의 환락은 나로 하여금 잃어버린 장갑에 대한 미련을 짧은 시간 내에 떨쳐버리게 하였다. 귀가하는 버스에서 내려서 아파트로 걸어가는 동안 차가워진 기온에 장갑 한 짝이 없는 아쉬움이 다시 느껴졌다. 나아가서 내가 가진 많은 것들 역시 본의든 실수든 상관없이 하나둘씩 잃어버리거나 버릴 때가 되었나보다 하는 생각에 기분마저 약간 위축되었다. 상념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서, 예전에 쉽게 다닐 수 있던 산길로부터, 심지어는 실종된 12명의 일행으로부터도  소외된 것이었다는 자각에까지 이르렀다.

 

 -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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