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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23년 | 230923-녹차독루트(제318차 정기산행)

페이지 정보

김시영 작성일23-10-04 03:48 조회313회 댓글0건

본문

[일 정] 

 

1005   녹번역 3번출구, 힐스테이트 아파트 옆 백련산 등산로 입구

1025   은평둘레길 5코스 생태연결로 통과

1043   쉼터 도착

1053   장군바위

1128   탕춘대 암문

1145   탕춘대 능선에서 점심

1220   출발

1223   차마고도

1237   족두리봉 아래 비봉능선 사거리

1320   정진공원지킴터 하산

1330   독바위역 인근 회식장소

 

[참가자]

곽성균, 김시영, 김용수, 김용하, 문주일, 박정현, 서병일, 손정수, 손훈재, 송경헌, 윤지현, 이영철, 이용남, 이종현, 이필중, 임춘봉, 최택상, 홍기창,(김용남, 임충빈)/20

 

[활 동]

5시간 25/9km

 

[낙 수]


  녹번역 3번 출구를 출발하여 은평둘레길 5코스 입구 생태연결 통로~장군바위~탕춘대암문~탕춘대능선~차마고도~비봉능선~족두리봉 아래 사거리~불광동 정진공원 지킴터로 하산하는 루트는 2022924일 시행된 제306차 정기산행에서 공식루트로 지정되었다. 개인적으로 위 루트의 명칭을 녹번역의 과 차마고도의 ’, 그리고 독바위역의 을 뜻하는 녹차독 루트로 붙여 두었다. 산행지가 어디인지 모르는 산원(산우회원)일지라도 녹번역에서 출발하여 독바위역까지 북한산의 서쪽 끝자락을 등산하는 걸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한 명칭이다. 북한산의 차마고도란 탕춘대능선과 비봉능선의 사이에 있는 깊지 않은 계곡을 통과하는 좁은 암석 벼랑길에 농담처럼 붙여놓은 이름이다. 녹차독 루트를 전부 걷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시간이 족히 되므로 정기산행 코스 중 산행시간이 가장 길고 난이도는 중급으로 평가된다.

 

  여야 간의 대립만큼이나 끝이 없는 듯 뜨겁던 날씨는 추분인 이날 새벽부터 오랜만에 창문도 닫고 이불까지 덮을 정도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연중 지내기가 가장 좋은 계절로 들어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걸어 나오는 아파트 내의 작은 오솔길에는 철 이르게 떨어진 칠엽수, 벚나무, 능소화의 낙엽이 제법 깔려 있어서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팔에 찬 토시의 감촉으로 느껴지는 아침 공기는 기분 좋을 정도로 서늘하여 오늘 산행의 전조를 미리 알려주는 듯하였다.

 

  18명이 모여 산행한 지 50분이 채 걸리지 않아서 은평둘레길 구간에 있는 장군바위에 도착하여 잠시 쉬면서 사방을 조망하였다. 발아래로는 홍은동, 응암동, 신사동의 백색 아파트군이 북악산, 인왕산, 안산의 짙은 녹음 아래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그 뒤쪽으로는 남산 타워의 첨탑과 청계산과 관악산이 선명하며, 먼 곳에는 수리산, 모락산, 백운산, 광교산의 능선들이 맑은 하늘과 부드러운 햇살 아래 검푸른 파도가 일렁거리듯이 펼쳐져 있었다. 저 겹겹이 출렁이는 파도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산원들과 무수히 또는 이따금 넘나들던 친근한 산들의 모습이다.

 

  탕춘대 능선은 북한산의 주능선의 일부인 비봉능선에서 갈라져 나와서 세검정 사거리의 홍지문 인근에 이르는 능선을 말한다. 탕춘대 능선에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이 축조되어 있다. 탕춘대와 탕춘대성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책 한 권의 분량은 족히 될 것이지만, 이 산행기에서는 연산군이 건립한 탕춘대 이야기만 간단히 짚어 보기로 한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 중 연산군 12(1506) 127일 일기에 의하면, 연산군은 이날 어제시 2()를 내리기를,

군현에게 특별히 화정 잔치 허락하여,

한가히 꽃과 술로 태평 세월 깨닫게 하노라,

어찌 홍은이 두터운 것만 다투어 기뻐할 것인가,

모두 충성 생각하여 정성 바치려 할 것이오,

 

어진 이를 중히 여겨 운대 모임 관허하니,

봄 가득한 장도를 재촉하여 떠나누나,

취하여 달빛만 그리워할 뿐이랴,

돌아와 가관 들고 배회할 거요,

하고 마침내 전교하기를 오늘은 실컷 마시고, 뒤에 화답하게 하라.’ 하고 각각 채단 한 필씩을 내렸다왕이 장의문(藏義門) 밖 조지서(造紙署) 터에 이궁(籬宮)을 지으려다가 시작하지 않고, 먼저 탕춘대(蕩春臺)를 봉우리 위에 세웠다. 또 봉우리 밑에 좌우로 흐르는 물을 가로질러 돌기둥[石柱]을 세워 황각(黃閣)을 세우고 언덕을 따라 장랑(長廊)을 연하여 짓고 모두 청기와를 이으니, 고운 색채가 빛났다. 여러 신하들에게 과시(誇示)하고자 하여 놀고 구경하기를 명하였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즉 탕춘대는 현재의 세검정 인근에 있던 사찰인 장의사에 자주 유람을 가서 주색을 즐기던 연산군이 1504(연산군 10)에는 아예  자신의 유락 장소로 이용할 목적으로  착공한 건물이. 그 후로 많은 문인들이 탕춘대에 관하여 지은 글이나 시가 적지 않게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면, 당시 탕춘대는 대단한 절경으로 벼슬아치나 양반들이 빈번하게 놀러 간 명소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탕()이란 넓고 크다, 풍채가 좋고 의기가 당당하다는 뜻이므로 탕춘이란 원래는 봄날의 풍경이 빼어나고 당당하다는 의미에서 작명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탕은 방탕하다, 홀리다, 유혹하다는 의미도 있고, ()이란 남녀간의 정 또는 정욕을 뜻하기도 하므로, 탕춘은 남녀간의 질펀한 정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연산군이 폐위당하기까지 저지른 별의별 황음(荒淫)과 연결지워 생각하, 탕춘은 후자의 뜻으로 새기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하다. 윗물이 흐렸으니 상으로 채단 한 필씩 받은아랫물은 또한 어떠했을까 자못 의심스럽다. 그러나 심신이 맑은 산원들에게는 탕춘이란 전자의 의미로만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행동을 추구하고자 한다.

 

  탕춘대 능선 옆에 있는 널찍한 서울고 22회용의 지정된 그늘에서 간단한 요기를 마친 후, 이른 바 차마고도를 통과한 다음 비봉능선 사거리에서 정진공원지킴터 방향으로 이어지는 북사면 암벽 등산로로 조심스럽게 하산하였다. 하산 후 독바위 역 인근의 불광동 골목길을 20여분간 지루하게 더 걸었지만 중식당에서 향기 짙은 특수 음료로 즐길 생각을 하니, 아스팔트 위에서 과외로 흘린 땀은 식욕을 돋우는 보약으로 간주되었다. 홍산장이 산우회 단톡방에 올렸던 중국 음료의 사진은 과장광고와 흡사한 미끼에 불과하였지만, 그 누구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을 정도로 회식 분위기는 화기만당하였다. 북한산 도사 몇 분 등과 2차를 하고는 싶었으나 다른 일정상 합류하지 못하였다.

 

-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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