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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산행일지

2012년 | 마테호른 라운드트레킹 후기

페이지 정보

김남기 작성일12-08-29 20:04 조회3,036회 댓글4건

본문

마테호른 트레킹 후기

이번 트레킹은 다소 건조하여 후기로 남기고자 할 것도 없고 그저 걷기만 한 기억을 간추려 볼까 합니다.
스위스의 남동쪽 아래 이탈리아와의 국경에 위치한 마테호른...
마테호른은 독일식 이름이며 이탈리아에서는 M.체르비노라 부르는 4478m 높이의 명산, 우리 일행은 그 주변의 마테호른 산군을 돌면서 둘러보기 위하여,
마테호른 서북쪽 산악마을 그리멘츠(Grimentz)로 부터 6일 간의 트레킹을 시작하였습니다.
아이거북벽, 그랑조라스와 더불어 유럽 알프스의 3대 북벽으로 불린다는 바위 봉우리산 마 테호른^^

2012. 8. 15.
제네바에 합류한 우리 트레킹단은 이종현, 김남기, 김용수/채미옥, 석균욱, 유인식, 윤대 영, 장창학 하여 여덟이었고,
현지에서 우리를 안내하게 되는 산악 가이드 베르드나뜨 쥬쿨롱비예와 세바스챤이 함께하여
10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들은 프랑스인으로 프랑스 샤모니-몽블랑 등산학교를 이수하였고,
여자 가이드 비는 프랑스인으로 이목구비가 중세기 여전사 타입의 강한 인상에 한국말을 섞 어가며 영어로 안내하는 한국과 친숙한 산악인이었습니다.

첫째 날의 등반기점은 2167m 모이리 댐에서 시작하여,
그날로부터 5시간-10시간-5시간 반-6시간 반-7시간-4시간, 6일간 도상거리 80km, 38시간의 고달픈 등반을 출발하였고,
매일 3000m 높이의 고개를 넘게 되는데,

첫째 날은 2919미터의 토렌트 패스에 올라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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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은 3114m의 콜론 고개를 넘으며 10시간의 등반이 계속되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깨진 돌덩이들이 빙퇴석으로 남아 흡사 채석장 같은 암석지대를 걸어야 했 고, 올라가도 가도 가도 황량한데다
고개 꼭대기로 갈수록 빙하지대를 만나 빙하 말단부 부터는 횡단하게 됩니다.
흐르는 물은 돌가루들이 섞여 잿빛의 석회석 물이 흘러내리고 지루한 트레킹이 계속되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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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고개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산장에서 싸준 치즈, 햄, 베이컨, 육포 도시락과 오이 및 과일 등 먹는 것은 풍성하였습니 다.
위의 이정표대로 2005m의 프라라이에르 산장까지 하산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오후 6시까지 고도 1000m를 내려가야 했습니다. 온종일 10시간이었습니다.
이 고개를 넘으며 이탈리아령에 들어갔습니다.
나무 한 점 없는 암석밭에서 도시락을 먹고 떠날 채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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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또 다시 마테호른 서남쪽의 이탈리아 지역 발꼬르네라 패스(3072m)를 넘습니다.
오늘도 아침 7시에 출발하며 삼림지대를 지나 경부선 달래네고개 정도의 초원지대를 2시간 남짓 지나더니~~그로부터 바로 꺽어져,
채석장 같은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나고 800미터 직벽이 고개 꼭대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 빙퇴석이 널린 울퉁불퉁한 길을 지그재그로 계속 돌아야 했고, 그마저도 갈지자에 반보 반보로 올라갔습니다.
누구 하나 힘들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는데...심지어 채미옥 박사, 석균까지도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올라가는데~~
누구랄 것도 없이 발길을 멈추고는 허리를 꺽고 숨 고르기를 여러번 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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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하고 고즈넉한 시간이었고, 그렇게 3시간을 올라서야 고개 정상에 다다라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 누구하나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고,
다만 미국에서 원정나온 석균만이 다리가 덜 풀려서 허벅지가 뭉쳤다고 고충을 호소할 뿐...모두가 삼림을 지나며 잘 나아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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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 투명하고 파란 저류지 호수가 보이고 그 옆에 오늘 묵을 산장이 있습니다.
밀린 빨래도 하고 수영도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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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보다 높은 2909m 페루카 산장에서 저녁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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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산 길에 2632m의 지그난츠 패스를 넘으면 마테호른이 있다 합니다.
아침나절에 아이벡스도 나타나고, 나흘을 돌고있는데도 마테호른은 옆 모습도 보여주지를 않습니다.
발투르낸쉬가 내려다 보이는 고갯길을 돌아 에델바이스가 만발한 길목에 들어서 니 마테호른과 몬테로사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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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의 남쪽 사면(South Face)입니다. 저 아래의 이탈리아 체르비나 마을은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변합니다.

오늘 저녁은 마테호른 오른 쪽 1시 방향의 테오되 고개에 있는 3409m 산장에서 하룻밤을 보 내고,
내일은 마테호른 북쪽 사면(North Face)인 스위스령 체르마트로 넘어가게 됩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신비한 모습...거대하고 웅장한 수석이 자태를 자랑하듯이 황홀한 경치 입니다.
장엄 그 자체입니다.
조물주의 능력을 보이며 신비한 영험의 산...하나의 첨예한 화강암 덩어리가 1000미터 높이 의 바위산을 만들다니요.....
인상적인 준봉들이 파노라마처럼 줄지어 나타나고...몽블랑쪽의 알프스산군과는 무게가 상 이한 또 다른 마테호른산군입니다.
앙칼진 준봉들과 설릉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마테호른을 옆에 하는 몬테로사(4623m)은 미모의 만년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예봉들의 North Face들은 매서움을 느끼게 합니다.
육체적 즐거움도 느끼면서 시각적 쾌감도 함께하는 트레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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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체르비나 마을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휴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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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9m 테오되 산장에 도착하여 운기를 회복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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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의 일출을 받은 서쪽 사면(West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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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의 North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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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산하고 나서 먹구름이 끼더니 소나기도 내리고 온 천지가 컴컴해졌습니다.
돌아 보건데,
모두가 두려움도 있었겠지만 분에 넘치는 고급 등반이었다는 것이 실감나고, 무사히 완주하여 다행이었습니다.
침봉의 뽀족한 형태로 군락을 이루어 하늘 높이 치솟은 화강암 봉우리들...
태양을 좋아하는 서구사람들에게도 알피니스트들의 파라다이스 동산이라는 마테호른 산군을 맑은 날씨에
각각의 사면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행운에, 나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무한한 매력에 빠졌었습니다.
페루카와 테오듈의 고산 산장에서는 눈을 뜨고 꾸는 꿈인 양, 호흡을 멈추고 그 흥분을 가 슴에 담은 기억이 있습니다.
서울을 출발할 때도 비가 왔었고, 우리가 등반을 시작하는 첫 째 날 아침에도 비가 왔었고, 제네바 공항을 떠나는 때도 비가 오더니,
인천공항에 내려 서울로 돌아오면서도 비가 내렸 습니다.
우리가 맑은 하늘에서 마테호른을 라운딩하고 있는 동안 서울에는 가을 장마가 있었다는 소 식도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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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담이지만, 삼각형 모양의 마테호른을 보면서, 파라마운트사의 영화에서 별들이 산위로 빙 빙 돌면 영화가 시작되는 장면의 그 산이
마테호른이라 하여, 윤대와 온갖 방향으로 맞춰 보며 확인하지 못해 논란이 있었는데...사 실은,
스위스 관광청이 체르마트 지역이라고 소개하는 것이었고, 본디 파라마운트사의 디자이너가 어릴 때 살았던 유타주의 벤 로몬드 산이라고 함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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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정을 마치고 체르마트를 떠나는 시각: 2012. 8. 22. 08:22 , 석균은 2kg이 빠졌다 하시고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댓글목록

김남기님의 댓글

김남기 작성일

  별 말씀까지....발꼬르네라고개에서 카메라만 깨지지 않았으면 후기는 인식형 몫이었소이다.

허나, 어제 혼사에서 만난 규도형 왈, 인식형 얼굴이 뽀해졌답니다.
사전에 몸단련 훈련도 효과가 좋았고 이번 마테 등반 혜택은 확실히 누리셨습니다.

유인식님의 댓글

유인식 작성일

  역시 김남기 형답게 잘 정리해서,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함께 동행한 기분을 느끼리라 생각됩니다 . 트래킹 중 힘들었던 점들, 장엄한 광경들과 느낌들을 군더더기 없이 유려한 문체로 잘 정리해줘서 고맙습니다.

이규도님의 댓글

이규도 작성일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인네 키나바루, 일본알프스, 히말라야 임자체 안나푸루나라운드트레킹, 남미 아콩콰구아, 미국 요세미티종주, 캐나디언 록키, 페루 마추픽추트레일 ...등등
세계적인 산행트레킹에 22회산우들 얼굴을 각인시키니 대단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또 하나의 대단한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한 8명의 대원들에게 경의.축하 표합니다.
22회산우회의 커다란 족적입니다!!!
* 남~간이 후기와 사진을 멋들어지게 올리니, 함께 못한 아쉬움이 더 하고요~잉.
* 가을쯤 ‘한국의 마테호른’ 월악영봉이라도 초대하여 함께 올라 볼꺼나!
* 뒤배경을 마차푸차레(히말라야 안나푸루나트레킹, 포카라에서 오르면 보임)로 하여 8명과 함께하는 꿈~~도 꾸어봄~다(살아 생전에 꼭 한번 가고 싶은 곳인데...).

중회선생이 안나푸루나트레킹 바람잡는다했었지? 마테~대원들이 먼저 나설라 ...ㅋㅋㅋ
그땐 나도 끼게 되었으면 좋겠다~^Q^

김시영님의 댓글

김시영 작성일

  1) 멋진 곳을 다녀 왔네.

2) 22회 동기 산우회의 역사적인 마테호른 트레킹에
화일선생이 안 가서 그런지, 아직까지 후기가 없네.

3) 저 좋은 사진에 어울리지 않게도 진노랑색의 촬영일자를 대문짝만 하게 노출 시키고 말았네.
요즘 디카는 촬영일자를 노출시킬 필요도 없이, 모든 촬영 정보가 사진 속에 담겨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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