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 241208-청계산(총산 송년산행 및 특별산행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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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작성일24-12-10 16:41 조회14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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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
0900 청계산입구역
0920 원터골 등산로 입구
1011 길마재 삼거리 정자 도착
1056 매바위
1059 서병일 산장, 적설기 매바위 “무아이젠” 등정 성공
1105 매봉
1233 성남누비길 6구간 옛골 입구 도착
1245 회식장소 도착
[참가자]
곽성균, 김시영, 서병일, 손훈재, 송경헌, 양승찬, 최택상
[낙 수]
작년 12월 10일의 총동문산악회 정기총회 겸 송년 청계산 등산 모임에 참가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흰 망아지가 문틈 사이를 지나가듯”(白駒過隙-莊子 知北遊) 1년이 휙 지나갔다. 작년에는 오전 9시 30분에 과천의 서울 대공원역을 출발하여 약 13km를 걸어 4시간만인 오후 1시 30분에 옛골의 같은 회식 장소에 도착하였다. 금년에는 3시간 25분간 7km(남강 최고문의 기록)에 미달하는 짧은 거리를 산행하였다. 서울대공원역의 출발시간이 8시로 공고되자 그 시간에 서울대공원역까지 나오는 것이 다소 무리하다는 의견에 따라 출발시간이 9시인 청계산 입구역으로 출발징소를 변경한 것이다.
117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11월 폭설로 인한 피해는 청계산 곳곳에 남아 있었다. 밑둥치까지 부러진 소나무가 산길을 덮친 참혹한 광경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소나무나 전나무 등 우리나라의 산에 흔한 침엽수종은 다른 모든 나무들의 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만 삭막하게 남은 겨울에도 저 혼자 검푸른 잎을 간직하고 있어서 그나마 숲의 모습을 유지하게 하는 나무이다. 그런데 물기를 잔뜩 머금은 습설이 기록적으로 내리니 잎이 무성한 건강한 소나무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많이 쌓인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러지고 만 것이다. 많은 눈이 내리자 저 혼자 시들지 않고 있던 송백만 부러지고 쓰러진 모습을 대하니, "날이 차가워진 후에야 송백이 늦게 시듦을 안다"(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也-論語 子罕編)는 성현의 말씀에는, 대자연이 부리는 조화의 전체적인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점이 있음을 깨닫는다.
부러진 소나무 둥치나 가지를 넘고, 햇빛이 덜 비치는 쪽에 더러 남아 있는 잔설을 조심스럽게 밟으면서 3시간 반가량의 적절한 산행을 마치고 회식장소에 도착하였다. 16회부터 46회까지 231명이 참석한 회식장소에서 미리 지정된 우리 동기의 자리에 앉아 잔뜩 먹고 마시고 떠들었다.
이후에 다시 커피집에 들러서 후식 시간을 더 가진 것으로 짐작하면, 세월이 빨리 가거나 말거나, 괜히 쓸데없는 고집을 피우다가 제 물에 부러진 저 눈 뒤집어쓴 소나무 같은 꼴을 보거나 말거나, 현재 의기가 투합하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유일하게 즐겁고 의미있는 순간임을 다들 느끼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