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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게시판

☞※100721/25백두산산행기 → 졸업40주년특별기획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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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도 작성일10-07-28 17:01 조회2,283회 댓글2건

본문

아~ 백두산(白頭山:2749m), 언제 다시 오를 날 있으랴!

▪ 일 시 : 2010년 7월 21일~25(4박5일)
▪ 산행지: 백두산일원 등정 및 트레킹 ... 서파, 서북종주, 북파
▪ 구 분 : 졸업40주년기념특별기획산행 겸 제160차정기산행
▪ 일정 및 산행여정 코스등
~~~~~~~~~~~~~~~~~~~~~~~~~~~~~~~~~~~~~~~~~~~~~~
►7/21 : 장춘도착 ... 버스로 송강하 이동(6시간), 명주호텔숙박
►7/22 : 5호경계비(마천루)천지감상.고산화원.금강대협곡.천상화원 왕지(王池) ... 트레킹
►7/23 : A팀서북종주(17명:9시간5분~후미9시간30분), B팀북파일부(12명:왕복6시간)
-A팀:5호경계마천루~청석봉~백운봉~녹명봉~차일봉~용문봉좌측초원~옥벽폭포~소천지
-B팀:(왕복코스)소천지~옥벽폭포~새우등능선~용문봉
*A.B팀 새우등능선 하단부에서 합류, 함께 하산 ... 이도백하 장백산호텔숙박 
►7/24 : 천문봉(짚차로오름), 지하삼림지대 ... 용정,연길로 이동... 대주호텔숙박
►7/25 : 연길 12:15(현지시각)출발 ... 15:40 인천공항도착 ... 해단식
........................................................................................................................
<참가자 명단 ... 28명+1명)
장창학/유경실, 우순명/김민자, 이규도/정영희, 이재홍/권경신, 박흥덕/정원영
유인식/이수란, 신원철/정동련, 최택상/홍승자
엄춘택, 김시영, 김유신, 곽성균, 윤종수, 한성협, 박우규, 황대식, 박민종, 홍기창,
송경헌, 최봉준. + 염원돈(인솔자: 26회, 협력사 신성여행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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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1(수) ...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송강하로 달리다.

- 인천공항을 이륙하는 뱅~기는 2시간여만에 장춘에 도착한다.
뱅~기안에서 두 시간여, 이번 백두산등정길에 오르기까지 개인적인 우여곡절 사연이 스쳐지나가는 구름처럼 머릿속을 빙빙 돌다가 사라진다.
몸과 마음, 주머니도 어느 하나 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뱅~기를 탔지만, 백두산 처음가는 산원.산녀가 대부분이고, 무엇보다도 판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는 의리(?)와 책무가 우선 작동하였으리라.
그 beheind 스토리는 다른 기회에 알게 되겠지만, 당분간 내 가슴 속에 용해시켜야겠지!
내 마음 십분 이해하여 동행해 준 울 마눌에게 무엇보다 고맙게 여기며 장춘에 다시 발을 디뎠다.
꼬~옥 5년만이다.

- 그동안 장춘은 공항, 시내등 많이 발전변화되어 있었고, 송강하로 가는 도로는 훨씬 잘 정비되었기에 소요시간이 예상보다 단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광활한 옥수수밭은 5년전 그대로인 것은 좋은데, 중간 휴게소,화장실등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더라!
이 짱꼴라들 다른 것은 많이 개선하고 왕~왕~대며 때국행세를 하는데, 서비스 개념에선 완전 낙제더라.
6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백두산 서파 관문인 송강하에 도착하였다.
여기도 5년전보다는 많이 발전하고 인구도 많이 유입되었는지 곳곳이 공사중이었다.
명주(明珠)호텔에 여장을 풀고, 현지식(중국식.한식 짬봉이다)으로 저녁을 먹고, 삼삼오오는 주변 상가들을 거닐며 솔솔한 쇼핑과 산책도 즐기고....
난, 세 번째 백두산을 찾는 것이지만, 10년전.5년전 보았던 백두산 풍광을 떠 올리며,
그대도 설레는 마음으로 백두산 여정의 첫 밤을 보냈다

▶ 7/22(목) ... 서파일대 자연은 그대로인데, 철저한 통제관리로 들어 간 백두산

- 새벽에 염원돈(26회:신성여행사대표, 협력사인솔자)이 비가 한바탕 지나가니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에게 오늘 트레킹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묻는다.
그냥 비바람 불면 맞고, 하늘이 열어주면 천지을 보고 어스렁거리며 여유롭게 트레킹하자며 미소로 답만 건넸다.
장춘공항에서부터 합류한 현지가이드(유(兪)권위: 27세가량, 능구렁이가 아니라서 좋았다)가 오늘 일정에 대해 재잘재잘거리는 사이 어느덧 서파산문에 도착하였다.
이번 백두산 일정(특히, 산행과 트레킹)에 대해 몇 번이나 나와 염원돈과의 이견(異見)이 있었는데, 류군으로부터 설명과 산문에 도착하고서야 비로소 알았고 이해되었다.
5호경계비에서 일출을 보고, 서북외륜봉 종주하는 야간산행은 금지되었고,
낮에도 입산허가에다 산행가이드(공안요원이다)가 따라 붙고, 종주댓가를 더 지불해야하며,
달문에서 천지로 내려서는 코스와 장백폭포옆 계단길로 하산도 불허하고,
천문봉에서 고래등을 타고 흑풍구를 지나 산림지대로 내려서는 북파종주산행코스도 금지되어 있었다.
또한, 산문입구까지만 여행객 버스가 운행되며, 산문안부터는 중국당국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야만했었다.
서파트레킹코스도 지정된 곳외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으니, 가고 싶어도 어렵게 만들었다.
예를들어, 5년전 온천지구까지 백두산을 올려보며 야생화도 즐기는 트레킹은 엄두도 못내겠더라!
요즈음 중국 인민들도 먹고 살만하니, 여기(그들은 長白山이라 부른다)를 찾는 관광객이 많이 늘었으니, 백두산 자연보호의 취지와 명목은 한편 이해는 되지만,
백두산 운영관리권이 연변자치구에서 길림성으로 넘어가고, 철저하게 통제관리로 백두산을 접수하겠다는 중국 짱골라들의 광의의 동북공정의 일환이지 않나 싶더라!
산문입구에서 플랜카드 펼치고(내말 듣지 않고 무심코 꺼낸 염원돈 내내 미안해 했다) 기념촬영 할 찰라, 공안들 득달같이 달려들어 빼앗아간다.
‘백두산’이란 표현에 유난히 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짱골라들인데, 그 플랜카드에 선명히 ‘백두산’이란 글자가 씌여져 있으니 사전예고나 외국인이란 배려고 나발이고 없었다.
일순 씁쓰레하고 분한 마음이 교차하면서도 나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 서파경내에서 셔틀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5호경계비 밑 주차장에 닿을 수 있다.
다행히 날씨는 좋아지고 있었고, 5호경계비 오르는 돌계단길(1300여개)은 5년전 그대로인데, 옆으로 계단길 확장공사가 한창이어서 좀 어수선했다.
10년전, 망천우(2691m)밑,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5호경계비(해발2470m)에서의 천지는 일출이 장관이었었다.
5년전에는 일출은 못보고 새벽 비바람 맞으며 망천우를 우회하며 서북종주를 했었다.
오늘은 낮에 구름이 밀려왔다가길 반복하며 천지를 열어주고 닫곤하는 풍광을 본다.
천지 물가로 내려서는 것과 허가없이 서북종주산행을 통제감시하는 공안들의 임시막사도 생겼다.
중국 관광객들도 많았으나,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한국인이었다,

- 고산화원지대와 제자하(야생화지대와 계곡 내려서는 길은 출입통제)을 주마간산식으로 보고, 금강대협곡 입구에서 점심 ...
아무 곳에서 펼쳐 도시락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서파에 들어서서 점심은 여기 식당에서만 하게 했다.
요건 자연보호등 취지에서 짱골라지만 아주 잘한 처사였다.
금강대협곡은 세 번째보니 흥감이 반감이 되었고, 더구나 2월에 미국 그랜드케년을 보았으니 더욱 그렇더라.
우리 일행 중 처음 온 산원.산녀들은 비가 부슬부슬 내려도 상관없이 여기저기 사진 찍으며 특이한 경치를 즐긴다.

- 난, 서파일대에서 제일 풍광을 꼽으라면 왕지(王池)로 가는 천상화원지대를 으뜸으로 여긴다.
왕지를 가보지 못한 염원돈이 여길 꼬~옥 넣어야한다는 나의 주장에 갸우뚱하다가 막상 들어서 보고서야 감탄을 한다.
야생화의 천지, 천상화원지대를 가로 질러 왕지까지 왕복은 1시간10여분 소요된다.
야생화 보호를 위해, 가로 지르는 길은 나무길로 정비되어 있어 걷기에도 편했다.
요것도 짱골라들, 참 잘했어요!
다만, 허름한 옷차림의 부부가 연신 왔다라 갔다리 하는 모습을 보았겠지만, 자연보호(감시도 겸하겠지) 명목하에 실은 근무중인 공안요원들이다.
암튼, 이 천상화원 왕지일대의 야생화는 다양하고 만개해 있어, 우리 일행 중 누구하나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여길 언제 또 올 기회가 있을까하며 몇 번이나 왕지 천상화원을 뒤돌아보고 뒤돌아 보았다.

- 오후 6시경, 서파산문을 빠져나와 다시 숙소 명주호텔로 ...
내일 서북종주를 위해 여기저기 유혹에도 굴하지 않았고, 밖에는 간간히 빗방울이 뿌리고 있었다.
내일 날씨는 하늘에 맡기자며 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7/23(금) ... 아~ 백두산(白頭山:2749m), 언제 다시 이렇게 오를 날 있으랴!

- 서파산문에서 서북종주팀과 북파팀은 잠시 이별?을 아쉬워 한다.
북파팀(12명+가이드류군)은 이도백하로 해서 북파산문으로 들어가, 북파일대를 트레킹하기로 되었다.
서파에서 북파까지 요즈음은 길이 좋아져서 2시간(5년전 4~5시간) 조금 더 걸린다고 한다.
어제 오후 산문을 나올 때, 미리 오늘 서북종자자들은 지문입력하고 등록인원도 대조필했 으나, 입장할 때 다시 지문과 인원을 대조하고 표한장(일종의 서북종주입산허가증이며 북파산문을 나갈 때 제시해야 한다)을 더 받아, 5호경계비 주차장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한다.
오전8시5분 주차장을 출발하여 계단길로 25분만에 오르니 다시 5호경계비에 닿는다.
천지가 잠깐 열렸다 닫힌다, 어제 보았기에 여기서 지체할 필요는 없었다.

김시영,송경헌,이재홍,홍기창은 5년전 나와 함께 서북종주를 같이 해 보았으나, 그땐 비를 만난 시간이 더 많았고, 어디가 어디인지 통 기억이 없다고 엄살이다.
나중엔 기우였지만, 성협과 유신랑이 서북종주에 붙는다하여 걱정과 긴장도 하였다.
 
- 18명의 서북종주대가 오전 8시 30분 망천우밑으로 우회하며 발걸음을 시작한다.
장창학, 최택상/홍승자, 박흥덕/정원영. 이재홍/권경신, 송경헌, 김시영, 김유신,
박우규, 한성협, 최봉준, 윤종수, 홍기창 그리고 나, eQ ... 16명에다
여기에 염원돈과 산행가이드(41세; 실은 공안요원이다)張氏 ...

천지가 다시 닫히고, 망천우밑 시계방향으로 길게 우회하는 오르막 ...
장씨가 구성지게 노랫가락을 읊으며 치고 나간다.
녀석은 빠른 걸음으로 안내했다가 빨리 내려가면 임무 끝이니 그렇게 유도하겠지?
그런데, 나도 그리 호락호락한 산행가가 아닐진데, 녀석 페이스에 말려 들겠는가?
중국어 좀 하시는 흥덕부인 정여사께 통역부탁하며, 산행 속도 및 운행을 내 방침에 따라 줄 것을 부탁과 엄포를 놓았다.
녀석, 내 산행경력과 나이를 듣고서야 수긍하며 놀라는 기색이었다.

왼편으로 만년설지대를 끼고 만병초(풀이 아니고 아주 키 작은10~15cm 나무다)가 아름다운 곳인데 좀 늦었는지 흰꽃은 거의 지고, 다른 야생화들만 우릴 반긴다.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기 시작하더니 빗방울도 떨어진다.
시야가 10m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뒤에서 오르던 넘~들 중에서 궁시렁이 들린다.
종일 이런 날씨에 비 맞으며 종일 산행하는 것은 아니가?
어찌 이런 하늘이 한순간 활짝 열리고, 천지가 펼쳐 보이겠는가?
eQ, 산대 녀석에게 또 당했다는 둥 하면서, 잔뜩 긴장하며 오른다.

- 임마들아, 그래도 믿어 봐~라! 세 번 온 놈이 너들 보다 더 잘~알제이...
장씨에게 '쓰~부, 짱...‘해가며 아부도하며 몇마디 중국말로 속도를 더 늦추게 하고, 적당히 숨고르기도 하면서 구름 속을 걷는다.
먹이 쪼우는 장닭처럼, 빗방울에 청초한 야생화를 한번 내려다보고, 하늘을 한번 우러러보며 망천우를 돌아  청석봉(2662m)을 우회하여 돌아서 내리막 너덜지대로 들어섰다.
지그재그로 내리지만, 화산석 퍼석돌들이라 낙석도 주의해야하고 미끄지지 않도록 찬찬히 내려야 하는데, 요즘 금복주 몸매의 현산(흥덕)이 한번 뒹굴었다고 나중에 고백하더라..ㅋㅋ

- 너덜지대 하단부에 도착할 무렵, 왼편 아래 한허계곡쪽으로 구름이 무섭게 빠져 내려가더니, 하늘이 활짝 열리고 청아한 천지가 쫘~악 펼쳐진다.
바짝 뒤따르던 흥덕부인 정여사, 괴성에 가까운 탄성을 토해내고, 뒤이어 내려서는 일행들의 감탄사가 연이어 들려온다.
에머럴드,코발트,파란진주...빛등이 서로 어우러진 형태의 천지 물빛은 환상적이었다.
건너 북한땅, 구름을 약간 이고있는 백두산주봉(장군봉:2749m)도 선명하고 ...
몇 번이나 구름커텐은 천지를 닫았다 열었다 하고, 왼편(서쪽) 너른 초원지대를 펼쳤다 오무렸다를 반복한다.
백두산 처음와 본 사람이나 전번에 왔던 사람들이나 모두가 이 순간을 위해 왔으리라!
오늘 백두산서북외륜봉종주는 이 광경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여기서, 장씨의 묵인(사전에 좀 짜웅했다)하에 내가 비상용으로 가져간 ‘산우회플랜카드’를 펼치고 기념촬영을 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백두산 정기를 흠뻑 들이키며 그렇게 한 20여분 머물렀다.
우리 언제 다시 이렇게 오를 날 있으랴!
천지 건너편 주봉(장군봉)에 일었다 사라지는 구름을 보며, 뒤돌아 한허계곡으로 발걸음을 내린다.

- 한허계곡으로 내리는 동안, 날씨는 청청해지고 구름떼도 멋있게 이동하고, 발 아래는 야생화가 지천이다.
널널한 초원지대를 통과하여 청석봉에서 한허계곡까지 600여m 고도를 내렸다가, 800여m 고도를 높혀쳐야 한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이고 가장 힘든 구간이다!
우선, 한허계곡 쉼터에서 간식도 들면서 20여분 휴식을 달콤하게 즐겨본다
그리고는 서서히 발걸음을 올려본다.
노오란색, 흰색, 자주색, 때론 빨간색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널려 피어있지만, 군락을 이룬 노오란 야생화와 청석봉과의 조화로운 풍광에 취하면서, 뒤돌아 펼쳐지는 광활한 초원지대와 가끔 불어주는 바람도 있으니 백운봉(2690m) 오르는 길이 험하고 가파라도 못 오르리랴 있겠는가!
짱골라들은 이 백운봉을 장백산 주봉이라하며 최신 지도에도 그렇게 표기하고 있었다.

- 백운봉 마루터에 오르기까지 3개의 마루터를 올라야하고, 너덜지대도 두군데를 통과해야 하며, 한허계곡에서 백운대 마루터까지 1시간30여분 꼬박 올라야 한다.
오르는 도중 우리보다 앞선 팀도 뒤따라 오던 팀도 모두 한국사람이었다.
첫째 마루터에 올라서면 서북쪽으로 광활한 드넓은 만주벌판이 아스러히 보이고, 두 번째 마루터에 올라서면 더 멀리 보이고, 세 번째 마루터에 서면 더욱 멀리 보인다.
그럴수록, 옛 고구려-우리 땅이었던 저 일대가 가슴저밀며 시야에 점점 다가온다.
두 번째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평평한 마루터에서 휴식과 간식을 들며 여유를 찾아본다.
왼편으로 평펌하게 펼쳐진 9부능선을 돌아 오르면 백운대밑 마루터다!
5년전만해도 만년설지대(폭200여m, 길이400여m : 경사45도))를 가로 지르려면, 적어도 쌍스틱은 필수였는데, 기후온난화 현상인가 만년설도 많이 녹아서 오히려 작은 개울을 건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1시간30여분 걸려 백운대마루터에 닿았다.
구름이 잠시 걷히고 천지가 다시 열리고, 또 구름이 천지를 닫아 버리고...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여기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하기로 한다 ...
짱골라들 도시락 싸는 솜씨, 쥑~인다.
10년전이나 5년전이나 내용과 포장이 진화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락&락 통에 각자 가져온 밑반찬이 아니었다면 어찌 했을꼬!
밥 빼고는 모두 까마귀 먹이감이나 될까?

- 잠시 열린 천지를 배경으로 각자 취향대로 사진도 찍고, 충분히 휴식하니 몸이 조금은 오싹해진다.
구름이 다시 몰려온다. 다시 발걸음을 시작한다.
마귀할멈같이 생긴 요상한 바위가 있고 너덜지대를 지날 때 구름은 점점 더 몰려오고, 완전 구름 속으로 걷고 있었다.
맑은 날 왼편 일대로 펼쳐진 초원지대를 굽어보며 걷는 맛이 일품인데, 오늘 그걸 못 본다.
아쉽다!
녹명봉으로 내려서는 초입에 약간의 돌밭길 ...
가이드 짱씨 발걸음이 빨라지며 이내 보일질 않는다.
불안해하던 정여사가 따라 잡으려 치고 나가는 것을 강력 만류하며 내 뒤로 세웠다.
지~가 우리가 보이질 않으면 되돌아 오는게 산악가이드의 기본이니, 녀석 페이스를 한번 짱~박을 필요가 있었다.
녀석은 되돌아 와, 쌀~라하는데, B팀이 녹명봉에 와 있다니 서둘러야 한다나...???
그래도 늦추면서 후미를 점검하고 가자고 하니, 지~들 별 수가 있겠는가?

- 녹명봉(2603m)과 차일봉(2596m)일대는 널널하고 평탄한 길이나, 의외로 여기서 사고가 가장 많다고 한다.
맑으면 천지가 아주 잘 보이고, 두메양귀비등 야생화도 좋으니,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도 그저그만이다.
욕심부려 가장자리 가까이 발을 잘못 디디면 그냥 푸석 꺼지면서, 내륜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녹명봉을 지나고 차일봉 왼편의 호랑이등 초원지대로 내려서는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짱씨에게 용문봉으로 틀어 오르지 말고, 바로 옥벽폭포쪽으로 바로 하산하자며, 손짓발짓에다 정여사 통역으로 녀석의 발걸음을 돌렸다.
아주 근사한 호랑이등 초원지대를 가로 지르는 일행들의 모습이 그림이었다.
모두 발걸음도 가볍고 색다른 경치를 감상하며 내려서는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우박까지 섞여 내린다.
오버트라우즈 바지를 꺼내 입을 틈도 없었다.
모두들 애~라 모르겠다, 이런 비 맞으며 백두산 산행하는 경험도 특별하다고 여겼는지, 당황하거나 초조해하는 얼굴들은 아니었다.
한바탕 그 비우박이 지나가고, 거짓말처럼 햇빛이 나타나고, 오른편으론 달문입구가 보이고, 저만치 새우등능선 하단부가 보일 즈음,
천문봉 일대를 배경으로하여 커다란 쌍무지개가 우리를 환영해 주고 있었다.
또 한번의 탄성과 이 멋지고 특이한 장면을 카메라에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건, 백두산 산신령님의 특별한 시험이고 선물이라 여겨졌다.

- 옥벽폭포로 내려서는 길에서 멀리 굽어보니, 울 마눌 복장이 눈에 들어온다.
유인식부부 모습도 보이고...
큰 소리로 불러보니 손을 흔들어준다. 북파팀도 비우박을 맞고는 하산 중이었다.
아침에 헤어졌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는 기분이 묘할 줄이야?
옥벽폭포 바로 위, 장백폭포의 모습이 아주 일품으로 볼 수 있는 절벽지대가 있다.
산사 중회 김시영의 카메라에 못 담았던 북파팀도 번갈아 김~치하며 찍고,
서북종주팀.북파팀 어울려 비로소 함께 카메라에 얼굴들을 담고는,
다소 따까와진 오후 햇살을 받으며, 널널한 능선따라서 소천지로 내려섰다.
시계는 오후 5시5분경... 서북종주9시간5분여, 북파(용문봉)왕복 6시간 소요.
서울22산우회, 졸업40주년기념특별기획산행, 백두산등정트레킹의 대미(大尾)를 이렇게 장식했다.

- 이도백하 장백산 호텔에 여장을 풀고, 약간 차로 5분거리의 식당(강원도식당)에서 오늘 산행의 덤을 즐긴다.
통돼지바베큐(우리의 통돼지바베큐스타일과는 차이가 남)에다 가져온 술로 권하고 받고, 오늘 산행의 딋 이야기는 한참동안 이어졌고, 이도백하의 밤은 깊어만 갔다.

▶ 7/24(토) ... 유원지화로 변한 천문봉, 아쉬운 발걸음 ... 연길로~

- 아침 6시30분부터 서둘렀는데도 천문봉 오르는 짚차행렬은 벌써 장사진이다.
토요일인데다 중국 일원에서 온 관광객이 많고 몹시 시끄럽다.
그 와중에서도 일찍 천문봉에 올랐으나, 일대의 구름은 좀처럼 물러가지 않고, 바람도 좀 거칠어진다.
5년전 천문봉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가드밧줄따라 행락객들의 모습만 길게 늘어졌다.
30여분 넘게 그렇게 마냥 기다리는데도 천지는 열리지 않았다.
어제 본 천지의 모습이 흐려질까봐 흥덕부부는 일찍 내려가고, 나머지들도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였으니 아쉽게 내려가기로 하였다.
점점 몰려드는 중국 관광객들로 바람 피할 수 있는 조그만 찻집(가게)도 시장바닥이고...
여긴 완전히 유원지화로 변하였고, 천지가 보인들 오붓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까?
중국은 어딜가도 인민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래도 한20여분 더 기다리면 보일 것 같기도하나 중론에 따르기로 한다.
3일동안 천지를 다 본다는 것도 조금은 욕심이리라!
짚차로 내리면서, 5년전 우리가 걸었던 고래등, 흑풍구, 산림지대를 굽어보며 북파종주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새롯새롯하더라!

- 지하삼림지대엔 짱골라 인민은 거의 없었다.
호젓한 숲속을 거닐 수가 있어서 좋았고, 깊은 나무향기들이 머리를 맑게한다.
나무계단길등으로 잘 정비된 산책로는 삼림욕하기엔 안성마춤이었다.
천문봉에서의 아쉬움을 지하삼림지대에서 너렁너렁 거닐며 백두산의 기운을 들이킨다.
그리고는 더 북적거리기 시작한 북파산문을 빠져 나왔다.
오는 도중 1박2일팀 촬영했다는 꿀집도 잠깐 들리고,
이도백하에서의 외진 곳 고려식당(한국을 떠난 지, 우리 입맛에 가장 맞았다)에서 점심,
그리고는 연길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 버스로 이도백하에서 연길까지 4시간여 걸리는 거리...
도중 1750m 넘는 고개도 넘고, 허름한 휴게소에서 소나기도 맞고 장뇌삼 흥정도 재미있었고...
청산리전투 지역 인근 화룡도 지나고, 우리가 즐겨 부르던 선구자 노랫가락에 나오는 일송정도 먼~발취에서보고...
또한, 너무나 익숙하고 역사적인 장소 - 용정,
예정에도 없던 일정을 처음 온 사람들을 위해, 윤동주기념관이 있는 옛 대성중학교 교정도 방문하고...
언제나 가슴을 후펴 파고 드는, ‘윤동주(尹東柱)의 序詩’ 커다란 돌시비가 눈에 들어온다.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 11. 20
.......................................................
70년 가까이 지났건만, 우리에게 역사의식과 시대사항에 대해 묻는 것인가?
우리는 모든 죽어가는 것에 대해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

- 연길은 5년전보다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번화해져 있었다.
교통무질서는 여전했고, 대주호텔도 그 모습 그대로였다.
간판은 모두 위에는 한글, 밑에는 짱골라글로 되어 있어 알 수 없는 통쾌감도 들고...
한라산 식당에서 비로소 한국사람 입맛에 맞는 삼겹살과 불고기를 곁들여,
몇 순배씩이나 돌고 돌며 이번 백두산 여정의 뒷풀이를 하며 연길에서 한밤을 보낸다.
발 마사지로 피로도 풀고 ...
밤늦게 노랫방(규모에 눈이 휘둥그레지더라)에서 산녀들의 앙증맞은 춤솜씨와 노랫가락...
그리고, 몇몇은 호텔로비에서까지 맥주로, 짠~짠~짠~
연길에서 하룻밤은 너무나 짧기만 하였다.

▶ 7/25(일) ... 그래도 꿈을 꾸어보자!

- 오늘은 한국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날 ...
느긋하게 자고나서 아침을 먹고는 여유롭게 호텔을 나왔다.
공항까지 거리는 얼마되지 않은터이라, 가이드 류군은 재잘재잘하더니, 생고무 침구전시장으로 이끌고 가 아줌씨들의 구매욕구를 충동한다,
그 사이, 남정네들은 근처 가게에 들러 중국술 쇼핑으로 시간을 죽이고 ...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연길공항에서 가이드 류군과 석별의 포옹 ...
이 녀석, 지금은 좀 어루수룩하고 순진한 면도 있지만, 가이드 경력 붙으면 붙을수록 능구렁이가 점점 생기겠지 생각하면서도, 그렇게는 되지 말 것을 빌어본다.

- 뱅~기안에서 잠깐 졸았다.
삼지연에 도착하여 백두산을 오르는 꿈을 꾸었던 것 같다!
지금의 북한이라면 아주 요원한 꿈이요, 내 살아 생전에는 택도 없는 소리렸다!
이번처럼 백두산 서북외륜봉종주이던 삼지연을 거쳐 백두산주봉에 오르던,
앞으로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올까?
우리 다함께 꿈을 꾸면, 그건 현실이 되지 않을까?

아~ 백두산(白頭山:2749m), 언제 오를 날 있으랴!

함께한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이 산행기를 바칩니다 ,,, end ^Q^
~~~~~~~~~~~~~~~~~~~~~~~~~~~~~~~~~~~~~~

-기록.정리-
산대 eQ 이규도
       
 
 

댓글목록

최택상님의 댓글

최택상 작성일

  기록 정리 고생많습니다.
몸 잘 추슬러 기어코 삼지연으로 병사봉(장군봉 )정상을 밟는 기쁨을  누려 봅시다.
사족 ; 가이더 이름 -유(兪)권위

이규도님의 댓글

이규도 작성일

  다른 사진은 사진방으로~~~
유인식 꺼..도 게재되어 있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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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중국 섬서성 날씨 - 대체로 맑을 듯 댓글(2) 최택상 2011-08-26 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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