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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회 게시판

오늘의 복음(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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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작성일13-12-09 11:50 조회1,267회 댓글0건

본문

2013년 12월 9일 월요일 
 
[(백)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2013년 가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

<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

복음: 루카 1,26-38

    < 깨끗함과 받아들임 >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 2’ 중 ‘아버지의 생일’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사연입니다.

완섭 씨는 순대국밥 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아침 햇살이 높아져만 갈 때 여덟 살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눈에 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비를 맞아 땀과 뒤섞인 쾌쾌한 냄새는 완섭 씨의 코를 찔렀습니다. 완섭 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소리 질렀습니다.

“이봐요! 아직 개시도 못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을 보지 못하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구걸이 아니라 식사를 하러 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싫고, 또 돈을 받을 확신도 서지 않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내주는 것이 왠지 꺼림직 했습니다.

“저어, 아저씨! 순대국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볼래.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아이는 주인의 말에 낯빛이 금방 시무룩해지면서 애원하듯 말했습니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게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아이는 주머니에서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 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습니다.

“알았다. 그럼 최대한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말이다, 아빠하고 저쪽 끝으로 가서 앉거라. 여긴 다른 손님들이 와서 앉을 자리니까.”

“예. 아저씨 고맙습니다.”

아이는 아빠를 데리고 화장실이 바로 보이는 맨 끝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잠시 후 완섭 씨는 순대국을 두 그릇 갖다 주고, 계산대에 앉아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아이는 아빠에게 소금을 넣어주겠다고 하면서 자기 국밥 속에 있는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주었습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응, 알았어. 순영이 너도 어서 먹어라. 어제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잖아.”

“나만 못 먹었나 뭐.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어. 어서 밥 떠, 아빠. 내가 김치 올려줄게.”

아빠는 조금씩 떨면서 국밥 한 수저를 떠서 들었습니다. 아빠의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음식을 다 먹을 때 쯤 완섭 씨의 마음도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밥을 다 먹은 아이가 돈 사천 원과 동전을 꺼내고 있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그럴 필요 없다. 식사 값은 이천 원이면 되거든. 아침이라 재료가 준비되지 않아서 국밥 속에 넣어야 할 게 많이 빠졌어. 그러니 음식 값을 다 받을 수 없잖니?”

완섭 씨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천 원짜리 두 장을 다시 건네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아니다. 아까는 내가 오히려 미안했다.”

완섭 씨는 출입문을 나서는 아이의 주머니에 사탕 한 움큼을 넣어주었습니다. 좋아서 웃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완섭 씨는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완섭 씨의 눈에도 눈물이 고이고 있었습니다. 

깨끗함. 우리는 무엇을 깨끗함이라 말합니까. 말끔한 차림을 하고 냄새나는 사람이 곁에 오면 코를 막고 몸을 피하는 사람이 깨끗한 사람일까요? 우리는 오히려 어린 순영이에게서 깨끗함이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습니다. 부당한 대접을 받아도 감사하고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나의 것을 쉽게 포기하며 남을 배불릴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깨끗한 사람입니다. 오히려 처음의 완섭 씨 모습처럼 판단하고 받아들일 줄 모르는 모습이 하느님 보시기에는 그리 깨끗하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수호자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도 시골의 보잘 것 없는 처녀였습니다. 하느님은 가브리엘 천사에게 꼭 그 분을 찾아가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하느님을 담을 유일하게 깨끗하신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그 깨끗함만이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아멘(Fiat)’ 하실 수 있는 능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 깨끗함만이 여과 없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사랑을 이 세상에 전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러움은 마치 안 좋은 것들로 속이 막힌 수도관과 같이 아무리 깨끗한 물이라도 오염시키고 맙니다. 

저희 본당 신자는 손가락 두 개를 기계에 눌려서 잃게 되었는데도 바로 그 손을 들고 손 전체가 잘리지 않게 해 주셔서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모든 것에 ‘아멘!’ 할 수 있다는 뜻은 ‘하느님께서는 항상 좋은 것만 주신다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은 성령의 열매이기 때문에 마음이 더러운 사람에게는 생기지 않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잘 받아들이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 깨끗한 마음이고 그 마음이 온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성모님이 당신 깨끗함으로 봉헌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의 죄를 씻으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꼬마아이 순영이의 깨끗함으로 완섭 씨의 마음이 씻겨진 것과 같습니다. 

죄책감이 많은 강박 환자들은 집안을 지독하게 깨끗이 닦거나 지나치게 정리를 잘 합니다. 혹은 손 등을 피가 날 정도로 닦기도 합니다. 그런다고 깨끗해지겠습니까? 참 깨끗함은 하느님의 모든 뜻에,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아멘’과 ‘감사’를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욥은 그래서 온갖 안 좋은 일을 겪음에도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께 대한 우리 비천한 인간들의 모습이 어때야하는지 보여주셨습니다. 항상 모든 일에 있어서 주님께 이렇게 아룁시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이것이 하느님 뜻에 대해 깨끗함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응답입니다. 원죄 없이 깨끗하신 성모님을 조금이라도 닮아가는 것입니다.

 

- 전삼용(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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