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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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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작성일13-10-29 23:15 조회1,2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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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9일 화요일 
 
[(녹)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8-21

그때에 18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 19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20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21 그것은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2013년 다해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

복음: 루카 13,18-21

    < 내 마음의 툇마루 >       

 

제가 신학교 들어가기 전에 한 여자 후배가 저의 팔짱을 끼며 이런 말을 한 기억이 납니다.

“오빠는 틈이 없어. 들어갈 틈을 좀 줘요.”

그 때는 사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괜히 가까워져서 힘들어질까봐 그렇게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은 내 마음에도 문이 있어서 내가 열고 닫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음의 문’. 문이 있다면 집을 가정한 것입니다. 어쩌면 사람은 ‘집’과도 같은 것 같습니다. 어떤 집은 크지 않으면서도 편안한 집이 있는가하면, 어떤 집은 웅장하면서도 왠지 휑한 느낌이 들어 불편한 집도 있습니다. 어떤 집은 아예 문을 열어주지도 않는 집도 있습니다. 말도 못 붙이게 냉랭한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뭐 드시고 싶으세요?”

“아무 거나요.”

“...”

“요즘 술 너무 많이 드시는 거 아닌가요?”

“네가 술이라도 사줬냐?”

“...”

우리는 이렇게 누구에게 다가가려 하다가도 그 사람 앞에 커다란 벽이 가로놓여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만 거기서 멈추고 돌아설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집이 나를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는 것입니다. 

김창옥 교수의 ‘내 마음의 툇마루’란 강의에서 들은 내용입니다. 한 프랑스 건축가로부터 건축 철학에 대해 들었다고 합니다. 그 건축가가 회장님이 원하는 건축을 해 주기 위해 회장실에 들어가면 그 방의 구조와 가구 등을 보며 회장님이 원하는 건축을 대충은 짐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는 건축은 문을 크고 높게 하거나 의자와 같은 가구를 높은 것들을 가져다놓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회장실은 매우 넓은데도 회장님 의자만 달랑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제발 할 이야기만 하고 빨리 나가달라는 무언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과연 내가 하나의 집이라면 나는 어떤 모양의 집이고 가구배치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묵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하느님 나라를 비유말씀으로 설명하시는데 겨자나무와 같다고 합니다. 겨자씨가 땅에 떨어져 겨자나무가 되는데 새들이 그 가지들에 깃들인다고 합니다. 하느님나라를 내 안에 실현시킨 사람은 다른 이들이 모여와 쉴 수 있는 공간은 제공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왜냐하면 행복하지도 않고 여유도 없는 사람은, 실상은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면 거부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더 귀찮아지고 힘들어지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내 안에 에너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우리는 과연 힘들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을 내 안으로 초대할 공간이 있습니까? 

우리나라 건축에는 ‘툇마루’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을 벗지 않고 앉아 이야기 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입니다. 만약 마음이 잘 맞으면 안방으로도 들어올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 방은 누구나 앉을 수 있는 온돌방입니다. 어떤 회장실처럼 의자를 준비해놓지 않아 앉을 곳이 없어 할 말만 하고 바로 나와야 하는 그런 삭막한 방과는 다릅니다. 온돌방은 누워서 뒹굴어도 됩니다. 우리나라 선조들은 어쩌면 하느님나라의 편안함을 아시는 분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리도 우리 자신의 집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 내 마음이 하느님나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편안히 쉴 수 있고 자신도 편안히 쉴 수 있는 곳. 그것을 위한 씨앗은 이미 우리 안에 지니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 자신이 지은 집을 눈으로 보고는 깜짝 놀랄 날이 올 것입니다. 겉은 화려하나 사람이 깃들 수 없는 집이 있고, 또 소박하지만 편안하게 사람이 쉴 수 있는 집이 있을 것입니다. 내 마음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앉아서 쉴 수 있는 툇마루가 준비되어 있는지 살펴보아야겠습니다.
 

- 전삼용(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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