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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게시판

220501-청계산(특별산행 08)

페이지 정보

김시영 작성일22-05-02 17:02 조회292회 댓글1건

본문

 

[일정]

0928   청계산역

1028   옥녀봉(376m)

1108   서울대공원 계곡 갱매폭포 상부 통과

1122   매봉 아래 충혼비 도착

1129   매봉(582m)

1142   혈읍재 아래 쉼터 도착, 점심

1210   출발

1241   마왕굴

1257   석기봉(583m)

1331   이수봉(545m)

1421   봉오재

1423   옛골 농막

 

[활동]

11km/22,000/5시간(삼성 앱)

 

[참가]

최택상, 김시영

 

[낙수]

  4월 들어 동기 산행과 총산 산행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되니 극무 산행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느낌이다. 극무 산행의 기회가 적어진다는 것은 무한폐렴의 확산세가 정체 또는 약화되어 단체 활동에 대한 제약이나 방역의 필요성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2년 여 동안 백신, 마스크 제조 판매 등 무한폐렴 덕에 잘 나가던 관련 사업가 쪽에서 보면, 역병이 한 풀 꺾이는 것이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극무산행을 주창했던 나 역시 한 고비 넘긴 무한폐렴을 인해서 극무산행의 흥행 또한 내리막길을 향할지도 모른다는 예상에 허전한 생각이 눈꼽만큼은 든다. 등산을 살아가는 행동 양식 중의 하나로 본다면, 등산은 숨을 쉬는 것처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사가 된다. 이는 마치 매일 만 보 이상을 걷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버스나 전철을 타고 이동하여야 하는 거리일지라도 습관적으로 걸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걷기가 생활화한 경우에 비견되는 일이다.

 

  오월 첫날의 청계산 등산은 극무산행의 열정이 조금씩 사그라지는데 대한 아쉬움과 이미 일상사처럼 된 등산에 대한 마음가짐이 교차하는데서 이루어진 산행이다. 이날의 산행은 최고문의 안내에 따라 원터골 등산로 바로 초입에 있는 우측 포장도로로 들어서서 먼저 옥녀봉으로 향했다. 며칠간 궂은 날씨가 계속된 후에 말할 수 없이 청명한 공기와 오월의 빛나는 햇살, 싱싱한 녹음이 산길 내내 덮여 있었다. 다소 과장을 하자면 소나기에도 빗방울을 맞지 않을 정도로 숲 그늘 아래를 걸을 수 있는 산이 바로 청계산이다. 매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과 만날 때까지 산길은 호젓하기가 그지없었다. 녹음의 틈 사이로 밝은 햇살이 산길과 풀숲을 비추니, 바람이 불 때마다 양달과 응달의 다양한 무늬가 춤추듯이 내 앞에서 어른거렸다.

 

  두 사람만 같이한 산행이므로 산행의 강도는 평범할 수 없다. 북적대는 옥녀봉에서 내려온 다음 매봉으로 오르는 삼거리 인근의 안부에서 우측의 서울대공원 뒤쪽의 갱매폭포로 연결되는 계곡 길로 방향을 튼다. 매봉으로 오르는 주능선의 혼잡을 피하는 동시에 계곡으로 한참 내려가서 다시 매봉 아래의 충혼비로 오르는 급경사의 난코스를 굳이 택함으로써 산행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그 산길은 역시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고 지난 가을 이후에 쌓인 낙엽이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 채 수북이 덮여 있었다. 옥녀봉을 내려 온 지 약 1시간 만에 하루의 등산 몫에 필적하는 험로를 거쳐서 매봉 아래의 충혼비에 도착하였다. 충혼비 앞에서 최고문은 따님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등산 배낭이 잘 보이도록 옆으로 약간 돌아 선 자세로 기념 촬영에 임했다.

 

  매봉 정상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정상 표지석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서 인증 샷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한폐렴의 창궐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로 젊은이나 젊은 부부의 가족 단위의 산행인구가 부쩍 증가한 점을 들 수 있다. 동네에 가까운 야산은 말할 것도 없고 청계산이나 북한산 또는 관악산의 제법 높은 봉우리까지 아이들이나 반려견을 데리고 등산을 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적지 않게 관찰된다.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설치하는 둘레길의 폭발적인 증가, 가족 단위의 여가활동의 중시, 저렴한 나들이 비용, 웰빙에 대한 선호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듯하다. 그 결과 산행의 들머리 인근의 식당은 무한폐렴의 초창기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호황을 지속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봉을 지나 혈읍재 아래 옛골 방향의 길섶에 있는 데크에서 점심을 먹었다. 최고문이 지참한 포도 음료 한 잔을 곁들였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 어느 일행이 우리가 앉은 데크에 이르러서 방을 빼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득이 30분도 채 되지 아니하여 식사를 마친 다음 쉴 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혈읍재에 올라서서 비로소 식사 후의 호흡을 가다듬었다혈읍재에서 군사 기지가 있는 망경대를 우회하는 루트로는, 망경대의 좌측으로 설치된 계단 길과 우측의 마왕굴을 지나는 길 등 두 개가 있다. 십 수 년 전에는 계단 길이 설치되기 전이어서 마왕굴을 지나서 석기봉 아래로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거리가 조금 더 멀기는 하지만 안전한 계단 길이 정비되면서 다소 험한 V자 형태의 마왕굴 길은 쇠락하게 되었다. 이날은 강도가 높은 등산을 하기로 작정하였으므로 10여 년 만에 굳이 험로인 마왕굴을 거쳐서 석기봉까지 올랐다. 혈읍재에서 마왕굴 계곡의 맨 아래쪽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해발 583m의 석기봉으로 오르는 산길 역시 만만치 않다. 60대 이전의 젊은 시절의 청계산 정기산행 시에도 마왕굴을 통과한 후에 길을 거슬러서 석기봉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것은 산원 모두가 선호하지 않았다. 70이 넘어선 나이에 세월을 거꾸로 돌리는 듯한 이 날의 루트 선택에 대해서는 자부심마저 느껴졌다. 누구라고 밝힐 수 없는 동행자가 마왕굴 초입에서 바위 위로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심하게 찧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우리들의 자부심의 일부이다.

 

  이수봉을 지나면서 산길에는 다시 등산객이 모습이 드물어졌다. 이수봉 주능선 길의 두어군데 길목에 남아 있는 막걸리 가판대는 임자가 장사를 한 지 오래된 듯 시설물이 낡고 허물어지고 있었다. 국립공원 내에서의 장사는 전면적으로 금지되고 있지만, 그 외의 산길에서는 간간이 시설물을 설치하여 막걸리나 라면 등 간식을 판매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서민의 생존권도 무시되어서는 안 되지만 등산로에서의 영업행위는 예외 없이 금지하는 것이 옳다. 생존권을 이유로 모든 사람들이 제한 없이 등산로에서 영업행위를 하도록 방치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오후 2시 반 경에 옛골 위의 텃밭에 이르러서 농막 안에 보관된 캔 맥주와 소주를 들고 나와 데크에 마주 앉아 십 년 갈증에 냉수 들이키듯이 소맥 서너 잔을 마셨다. 장거리 산행 후에 장딴지 근육에서 전해지는 감미로운 통증과 목으로 넘어가는 소맥의 구수한 맛을 음미하면서 잠시 신선의 세계로 드나들었다. 오월의 옛골 숲 위로는 밝은 햇살과 푸른 하늘이 어른거렸다.

댓글목록

최택상님의 댓글

최택상 작성일

덥지않아 등산하기 좋은날.
모처럼 인적이 드물어가는 마왕굴길을 가며
몇년만인지 엉덩방아를 찌니
처음에는 쇠공 하나 달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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