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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우회 게시판

220122-백악산(제298차 정기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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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작성일22-01-23 22:47 조회34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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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2-백악산(제298차 정기산행)

 

[일정]

1020   창의문 출발

1031   백석동길 1번 출입문

1046   청운대 안내소, 출입패찰 교부

1051   옛 군견 훈련장터

1055   한양도성 아래 도착

1100   청운대(293m)

1110   북악산(백악산, 342m)

1127   청운대 회귀

1142   한양도성 곡장(曲墻) 전망대

1158   숙정문

1200   점심

1300   출발

1311   숙정문 안내소, 패찰 반납

1355   와룡공원 입구

1405   혜화동 회식장소 도착

 

[활동]

3시간 45; 5.6km

 

[참가자]

고순환, 곽성균, 김시영, 김용수, 문주일, 박중배, 박흥덕, 박희수, 손정수, 손훈재,

송경헌, 신원철, 양민식, 우갑상, 우순명, 윤자현, 이상설, 이석영, 이용남, 이필중,

임경락, 임춘봉, 임충빈, 정병일, 지용붕, 홍기창 (26)

 

[낙수]

  어제가 대한이었고 보름 후인 24일이 입춘이니 봄의 문턱으로 다가가는 때이다. 변이를 거듭하면서 각종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나 전파력이 강해진 무한바이러스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체 모임은 물론이고 다중을 상대로 하는 개인의 영업활동까지 많은 제약을 가하는 방역정책으로 말미암아 동기들의 취미활동인 등산모임조차도 2년 이상 영향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다행히도 임인년이 되어 무한바아러스의 난관을 극복할만한 능력을 갖춘 새 동기 산우회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모임이 놀랄 만큼 활기를 띠고 회우들의 참여도가 높아지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122일은 새 집행부가 주관하는 신년 첫 산행이자 제298차 정기산행일이다. 집결장소인 창의문 아래에 있는 1·21 사태 추모비 앞에 도착하고 보니 어제가 바로 1·21사태 발발 54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적지 아니한 조화가 놓여 있었다. 1968112박정희 목을 따러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124군부대 무장 게릴라 31명은 국군 복장으로 위장한 채 얼어붙은 임진강을 건넜다. 그들은 노고산을 넘어 북한산에 이르러 승가사, 사모바위를 지나고 진관사를 거쳐 세검정의 창의문 인근에서 경찰의 검문에 걸려서 옥신각신하던 중에 발포를 하여 당시 종로경찰서  최규식 서장이 사망하게 된다. 1·21 사태는 무장게릴라 중에서 투항하여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김신조 목사(본명 김재현, 1942. 6. 2.)의 이름을 따서 김신조 사태라고 부르고 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중에 있던 우리들은 3학년으로 진급하면서 교련이라는 이름으로 군사훈련을 받게 되었고, 학생회의 명칭은 학도호국단으로 바뀌었다. 김신조 일당은 30kg의 군장을 휴대한 채로 산길을 포함하여 평균 시속 10km라는 어마어마한 속력으로 주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경악하였다. 육군 3사관학교가 새로 설립되고 예비군까지 창설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오늘 우리들의 산행들머리는 창의문 안내소에서 바로 성곽길로 올라가지 않고 창의문을 나와서 백석동길을 따라가다가 한양도성 성곽 1번문으로 다시 들어가서 청운대 안내소로 이어지는 길을 선택하였다, 이 길은 최근까지 폐쇄되었다가 작년에 비로소 개방된 호젓한 산길이다. 북악산의 북사면으로 나 있는 산길이어서 며칠 전의 잔설이 여기저기에 남아 있었다. 1번 출입문에서 후미진 산길을 15분 정도 걸어가자 청운대 안내소에 닿았다. 산길을 걷고 보니 이 길은 청와대의 경호상으로는 취약지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21사태의 연상으로 자연히 떠오르는 우리 나이 또래의 북한에 대한 적대감은 계절이 바뀌어도 쉽사리 녹지 않고 있는 이 길의 잔설과 같은 것이다.

 

  청운대 안내소에서는 한양도성 성곽길 출입용 패찰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방문신청서를 작성하던 번거로운 제도는 2019년부터 폐지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한양도성 성곽길을 걸어 본 것은 20181110일을 마지막으로 오늘이 처음이다. 청운대에서 오늘의 산행 목표지인 북악산(백악산) 정상까지는 왕복 30분이 채 걸리지 않고 높이 상으로도 50m만 더 올라가면 된다. 다만 북악산은 우리들이 하산하는 숙정문의 반대쪽에 있으므로 올라갔다가 되돌아와야 한다는 무시하기 어려운 장애요소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일행 26명 중에서 9명은 북악산 정상행을 포기하였다. 대체로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친구들이다. 산우회의 정기산행이 점차 둘레길 위주의 안전하고 쉬운 산책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신체기능의 저하는 행동선택의 범위를 좁히는 것만큼 자유를 제약하게 된다.

 

  청운대에서 15분 만에 한양도성 곡장(曲墻)에 도착하였다. 곡장이라는 어휘가 생소하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방어의 목적으로 성곽 중의 일부를 둥글게 돌출시킨 부분을 곡장이라고 한다. () 또는 치성(雉城)은 곡장과는 달리 성벽의 일부를 네모로 크게 돌출시켜 성으로 접근하는 적을 입체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성벽 시설의 일부로서 누각까지 설치되어 있다. 남한산성의 남장대 옆에는 남옹성치 터가 남아 있는데, 12일의 남한산성 신년산행 시에 우갑상 선생 혼자서 남옹성치 터를 둘러보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12시 조금 못 된 시간에 숙정문(肅靖門)에 닿았다. 숙은 엄숙하다, 정숙하다, 맑다는 의미이고, 정은 다스린다, 진정시킨다, 평정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숙정문은 엄숙하게 다스린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숙정문은 한양의 사대문 중에서 북대문에 해당하지만 풍수상 강한 음기가 한양으로 들어 온다고 해서 늘 닫아 두는 바람에 문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숙정문은 1976년에 복원한 것으로 현판은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이다. 박대통령의 글씨 중에서 날카로움이 덜한 대신에 비교적 온화한 느낌을 주는 필체이다. 박원순 전 시장의 사체가 2020710일 숙정문 인근에서 발견되면서 숙정문이 갑자가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기도 하였다. 자신의 여비서와 강제로 불륜관계를 지속하던, 겉으로 멀쩡한 시장이 숙정문을 죽음의 자리로 택했다는 것이 숙정문의 이름이나 풍수설과 연관되어 묘한 여운을 남긴다. 망인이 우연하게 선택한 자리가 아닌듯하다.

 

  숙정문을 나와 바로 성 아래의 널찍한 공터에서 25명이 여유있게 둘러앉아 1시간 가까이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 중에 전임 산장에 대한 선물 증정이 있었다. 전에는 없던 일이다. 선물 증정을 종전의 역대회장들 모두에게 소급하자고 주장하였으나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다. 신임산장이 겨울산행에 필수적인 도수 높은 음료를 내놓아서 한 잔씩 골고루 돌아가게 하였다. 산사는 상대적으로 추운 응달쪽에 앉았다는 핑계를 대면서 더 많은 분량을 요구하였다.

 

  숙정문에서 오늘 산행의 종착점인 와룡공원 입구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이다. 백주 대낮에 혜화동 골목의 회식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기는 하였으나 창의문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이미 의지가 허락하지 않는 바다. “등산은 길게, 회식은 짧게라는 내 산행준칙은 오늘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그것도 두 차례에 걸쳐서 말이다. 다 너네들 때문이다.

-중회-

  

 

 

 

 

댓글목록

송경헌님의 댓글

송경헌 작성일

산행의 주요 지점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 흥미가 있어 정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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