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er.js

건강한 몸 · 즐거운 대화 · 행복한 삶

회원로그인

오늘 : 180  어제 : 235  월간 : 2,926

천우회 게시판

오늘의 복음(1.6)

페이지 정보

김종진 작성일14-01-06 09:19 조회1,189회 댓글0건

본문

2014년 1월 6일 월요일 
 
[(백) 주님 공현 후 월요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2-17.23-25

그때에 12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13 그리고 나자렛을 떠나 즈불룬과 납탈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카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자리를 잡으셨다.
14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5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16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17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23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24 그분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졌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이들, 간질 병자들과 중풍 병자들을 그분께 데려왔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25 그러자 갈릴래아, 데카폴리스, 예루살렘, 유다, 그리고 요르단 건너편에서 온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2014년 가해 주님 공현 후 월요일

<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

복음: 마태오 4,12-17.23-25

    < 들꽃 >           

  ‘연탄길 3’에 소개된 ‘민들레 할머니’입니다. 

한 할머니가 작은 손수레에 헌 종이 박스를 한가득 싣고 고물상 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한여름 무더위에 할머니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리고 밭이랑처럼 주름진 할머니 이마에는 송글송글 구슬땀이 맺혀 있었다.

길을 가던 할머니는 잠시 멈춰 서서 누군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할머니의 시선이 멈춘 곳에는 어떤 할아버지가 있었다. 병색이 짙어 보이는 가엾은 할아버지는 길 한쪽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낡은 수레 위세는 헌 종이 박스 몇 개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지쳐 잠든 할아버지의 손 위에는 껍질째 먹던 참외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할머니는 쯧쯧 혀를 차며 자신이 주워 모은 종이 박스 한 웅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종이 박스들을 할아버지의 가벼운 수레 위에 올려놓았다. 작지만 커다란 사랑을 그렇게 남겨두고, 할머니는 민들레같이 환하게 웃으면 그 곳을 떠났다. 

송정림씨는 ‘내 인생의 화양연화’(69)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풍란이라는 난초가 있습니다. 풍란은 꽃씨나 포기가 바람에 날아다니다가 나무줄기나 바위에 뿌리를 내리면 그곳에서 꽃을 피우고 살아가지요. 그 꽃씨는 바람 속을 날아다니며 자신이 뿌리 내릴 곳을 찾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풍란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허공을 돌며 꽃을 피울 공간을 찾아 헤매는 존재가 아닐까요?”

이철환 작가는 민들레 할머니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들꽃은 아무 곳에나 피어나지만, 아무렇게나 살아가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뿌리를 내리느냐가 아니라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어떻게’ 살아내고 있느냐인 것입니다. 민들레 할머니는 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이 하실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을 실천하면서 사는 작지만 아름다운 민들레꽃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처지는 바람 따라 떠돌아야 하는 입장이 됩니다. 왜냐하면 세례자 요한이 잡혀서 분위기가 뒤숭숭하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을 미워한다면 그가 증언하던 예수님에게 다음 화살이 돌려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변두리로 돌기 시작하십니다. 갈릴레아 지방은 사실 유다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민족으로 ‘억지로’ 인정해주는 변두리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어쩔 수 없이 그 곳에서 대부분의 복음전파를 하였고 그분의 명성은 오히려 유다지방보다는 외국인 ‘온 시리아’에 퍼졌다고 복음은 증언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이스라엘의 중심에 가서 복음을 선포할 수 없다고 한탄하시지 않습니다. 당신 있을 수 있는 바로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하십니다. 병자를 고쳐주시고 진리를 선포하십니다. 유다의 땅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그분을 십자가에 매달고 맙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곳, 즉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굳이 뿌리내리려 하지 않습니다. 

어제 저는 입학동기 신부님이 있는 성당에서 주일 주일미사를 지내고 왔습니다. 주일미사를 할 수 있게 허락해 주어 매우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예전 본당에 있던 분이 어떻게 아셨는지 제가 주례하는 미사에 와서 저에게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느낀 그 분의 표정엔 ‘이제 본당이 없으니 떠돌아다니시며 미사를 하는군요.’라는 안타까운 감정이 들어있었습니다.

물론 미사 할 때 약간 남의 집 신세지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신자들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미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감사합니다. 자리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어떤 자리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뿐입니다. 성령의 바람은 주님께서 일으키시는 것입니다. 그 바람이 보내주는 곳, 그러니까 지금 있는 바로 이 자리가 ‘꽃자리’인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빛이 될 수 없으면 어느 곳에서도 빛일 수 없습니다.

 

- 전삼용(요셉) 신부

 

 
 


댓글목록

Total 508건 9 페이지
천우회 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68 오늘의 복음(2.14) 김종진 2014-02-15 1248
267 오늘의 복음(2.12) 김종진 2014-02-12 1285
266 오늘의 복음(2.11) 김종진 2014-02-11 1226
265 금번 주교님 서품식 축사 김종진 2014-02-10 1401
264 오늘의 복음(2.10) 김종진 2014-02-10 1235
263 2월모임 결과 김종진 2014-02-08 1243
262 오늘의 복음(2.7) 김종진 2014-02-07 1271
261 오늘의 복음(2.6) 김종진 2014-02-06 1260
260 오늘의 복음(2.4) 김종진 2014-02-04 1251
259 오늘의 복음(2.3) 김종진 2014-02-03 1310
258 오늘의 복음(1.29) 김종진 2014-01-29 1285
257 2월모임 안내 첨부파일 김종진 2014-01-28 1235
256 오늘의 복음(1.28) 김종진 2014-01-28 1200
255 오늘의 복음(1.23) 김종진 2014-01-23 1238
254 오늘의 복음(1.22) 김종진 2014-01-22 1382
253 오늘의 복음(1.21) 김종진 2014-01-21 1268
252 오늘의 복음(1.20) 김종진 2014-01-20 1299
251 오늘의 복음(1.16) 김종진 2014-01-16 1250
250 오늘의 복음(1.15) 김종진 2014-01-15 1187
249 오늘의 복음(1.13) 김종진 2014-01-13 1210
248 오늘의 복음(1.10) 김종진 2014-01-10 1237
247 오늘의 복음(1.8) 김종진 2014-01-08 1282
246 오늘의 복음(1.7) 김종진 2014-01-07 1299
열람중 오늘의 복음(1.6) 김종진 2014-01-06 1190
244 1월모임 결과 첨부파일 김종진 2014-01-04 1269
243 오늘의 복음(1.3) 김종진 2014-01-03 1328
242 오늘의 복음(1.2) 김종진 2014-01-02 1242
241 오늘의 복음(12.31) 김종진 2013-12-31 1205
240 오늘의 복음(12.30) 김종진 2013-12-31 1245
239 오늘의 복음(12.27) 김종진 2013-12-27 1290
게시물 검색